하 풍속(風俗) 내 서르 친(親)호라 이를 주어진 대로 하면 ‘하늘 가의 풍속을 내가 서로 친하구나.’와 같이 된다. 주어진 대로는 첫째 ‘풍속을’의 ‘을’이 해결되지 않는다. ‘을/를’ 주제에 의한 해결를 시도해 볼 수도 있으나 쉽지 않다. ‘을/를’ 주제가 성립하려면 그 서술어가 적어도 동사이어야 하는데, ‘친(親)호라’의 ‘친-’는 형용사이기 때문이다. 둘째 ‘내’가 무엇을 서술어로 하는지 알 수 없다. 언해자는 원문의 ‘자(自)’를 1인칭 대명사 ‘나’로 해석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자(自)’는 어디까지나 ‘자기, 스스로’와 같이 해석되는 것이지 ‘나’로 번역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 뒤에 ‘보건댄’과 같은 서술어를 보충하여, ‘하늘 가의 풍속을’ 목적어로 가지게 하고, 의미적으로 그것이 ‘친호라’의 주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두보 나는 홀로 늙어 가는데, 기주 사람들은 풍속이 서로 자기들끼리는 친하구나.’와 같은 해석이 얻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