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목우자수심결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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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게으르지 말고 힘써 닦으라


목우자수심결언해:38ㄴ

願諸修道之人이 硏味此語야 更莫狐疑야 自生退屈이어다 若具丈夫之志야 求無上菩提者 捨此코 奚以哉리오 切莫執文코 直須了義야 一一歸就自己야 契合本宗면 則無師之智ㅣ 自然現前며 天眞之理ㅣ 了然不昧야 成就慧身호 不由他悟리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2ㄱ

願 주001)
원(願):
얻고자 하는 것을 성취하기를 바라는 것.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의존명사)+(보조사)’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됨. 청원 구문의 동사[願-/라-/請-/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가 있을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구문은 선·후행문 전체가 직접화법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願’ 등의 주체는 항상 화자 자신이다.
모 道 닷 사미 이 마 자 맛보아 주002)
맛보아:
맛보고. 음미하여. 속 내용을 찾아 느끼거나 생각하여. 한문 “硏味此語(연미차어)야”에서 ‘硏…야’에 대한 번역.

목우자수심결언해:42ㄴ

狐疑야 주003)
호의(狐疑)야:
여우같이 의심하여. 여우가 의심이 많다는 뜻에서 모든 일에 지나칠 정도로 의심함을 ‘호의(狐疑)’라 함. ¶狐 이니 그 性이 疑心 하니라〈능엄2:3ㄱ.〉
믈루믈 주004)
믈루믈:
물러남을. 므르-[退]+움(명사형어미)+을. 어간 ‘므르-’는 모음 어미 앞에서는 ‘-’로, 자음 어미 앞에서는 ‘므르-’로 통합된다. ¶녁 面에 믈러 안니라〈석상13:11ㄴ〉. 도로 므르고져 거뇨〈월석14:76ㄴ.〉
내디 마롤디어다 주005)
마롤디어다:
말아야 할 것이다. 말지어다. 어간 ‘말-’에 어미구조체 ‘-올디어다’의 통합형. ‘-ㄹ디어다’는 모음으로 끝난 동사 어간에 붙는 종결 형식. ‘마땅히 그리하여라’ 정도의 뜻을 명령조로 장중하게 나타냄. 15세기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까지는 ‘-(오/우)-ㅭ디어다’ 또는 ‘-(오/우)-ㄹ띠어다’로 표기되었음. ¶ 깃븐  내디 마디어다〈몽법18〉. 校正홀띠어다〈법화1:10ㄴ.〉
다가 丈夫 디 자 無上菩提 주006)
무상보리(無上菩提):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이면서 최고의 깨달음.
 求린 이 리고 어딀 리오 모 文字 주007)
문자(文字):
한문 “切莫執文(절막집문)”에서 ‘文’에 대한 번역. 문자(文字)는 인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시각적인 기호체계. ① 한자, 라틴 문자 등 언어를 기록하는 부호. ② 한문·영문 등 언어의 서면형식. 여기서는 이들을 총칭하는 의미로 쓰였음.
 잡디 말오 바 주008)
바:
바로. 시간적인 간격을 두지 아니하고 곧.
모로매 들 아라 一一히 自己예 나가 本宗애 마면 스 업슨 智慧ㅣ 自然히 알 나며 天然 주009)
천연(天然):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사람 힘으로 움직이거나 변화시키지 않은.
理ㅣ 가 어듭디 아니야 慧身 주010)
혜신(慧身):
지혜의 법신(法身).
일우 주011)
일우:
이루되. 구결문 “成就慧身(성취혜신)호”에서 ‘成就…호’에 대한 번역.
 브터 아디 주012)
아디:
깨닫지. 알지[覺]. 중세국어 시기에는 말음이 ‘ㄹ’인 어간 뒤에 ‘ㄴ,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니, 디 등)가 오면 어간의 ‘ㄹ’은 자동 탈락했다. ¶世界 다 이니 긔 成劫이오〈월석1:47ㄱ〉.   거스디 아니거든〈석상6:8ㄴ.〉
아니리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원컨대, 모든 도(道) 닦는 사람은 이 말을 찾아 맛보고 다시는 호의(狐疑)하여 스스로 물러난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에 장부(丈夫)의 뜻이 갖추어져 무상보리
(無上菩提=위없는 보리)
를 구하는 사람은 이것을 버리고 어디에 쓰겠는가? 반드시 문자(文字)만을 잡지
(=집착하지)
말고 바로 모름지기 뜻
(=참뜻)
을 알아
(=깨달아)
일일이 자기에게 나아가 본종
(本宗=근본)
에 맞으면
(=부합하면)
스승 없는 지혜가 자연히 앞에 나타나며 천연(天然)한 이치[理]가 밝아 어둡지 아니하여 혜신
(慧身=지혜의 몸)
을 이루되 남에게 의지하여 알지
(=깨닫지)
아니할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8ㄴ

而此妙旨ㅣ 雖是諸人分上이나 若非夙植般若種智 大乘根器者댄 不能一念而生正信리니 豈徒不信이리오 亦乃謗讟야 返招無間者ㅣ 比

목우자수심결언해:39ㄱ

比有之리니 雖不信受나 一經於耳야 暫時나 結緣면 其功厥德이 不可稱量이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2ㄴ

微妙 주013)
미묘(微妙):
어떤 현상이나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야릇하고 묘(妙)함
 디 비록 이 모 사 分上 주014)
분상(分上):
경지. 입장. 여기서는 ‘깨달음이 어떤 단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를 의미함.
이나 다가 주015)
녜:
옛날[夙]. 예로부터. 한문 “若非夙植般若種智(약비숙식반야종지)”에서 ‘夙(숙)’에 대한 번역. 이 한자의 ‘이르다, 빠르다, 일찍, 예로부터·평소의’ 등의 뜻 중에서 “예로부터” 정도의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般若 주016)
반야(般若):
지혜(智慧). 범어 ‘prajñā’의 음역. 혜(慧)·명(明) 등으로도 번역한다.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 최고의 지혜, 깨달음에 이른 부처 밝은 지혜.
種智 주017)
종지(種智):
일체종지(一切種智)의 준말. 일체만법의 별상(別相=각각 다른 모양)을 낱낱이 정밀하게 아는 지혜.
시믄 주018)
시믄:
심은. 시므-[植]+ㄴ(관형사형). 15세기 국어에서 어간 ‘시므-’는 오늘날과는 달리 모음 어미 앞에서는 ‘-’으로, 자음 어미 앞에서는 ‘시므-’로 교체되었다. ¶根源을 시므고〈석상19:33ㄴ〉. 善根 심거〈월석17:89ㄴ〉. 德本을 오래 시므며〈월석18:84ㄴ〉. 園은 菓實 시므 히오〈월석21:39ㄴ.〉
大乘 주019)
대승(大乘):
중생을 제도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불교. 그 교리·이상·목적이 모두 크고 깊은 것, 또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중생의 능력(=근기)이 큰 그릇인 것을 이름.
根器옛 사미 아닌댄 能히 一念에 正 信 내디 아니리니 엇뎨 갓 주020)
갓:
한갓. 고작하여야 다른 것 없이 겨우. ¶香 갓 옷곳 것분 아니라 고로 맏 거슬 다 니르니라〈석상13:39ㄱ.〉
아니 信 미리오  비야 주021)
비야:
비방하여[誹謗].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하여. 구결문 “亦乃謗讟(역내방독)야”에서 ‘謗讟(방독)야’에 대한 번역. 대부분 한자어 ‘誹謗’으로 반영했으나, 여기서 한글로 ‘비’이라 옮긴 것이 색다르다. 특히 ‘謗’은 중국음운학 36자모에서 순중음 ‘滂’[pʰ]모 계열자인데 이를 ‘’으로 반영한 것은 설명이 쉽지 않다. ‘說法’에 대한 ‘셜웝’(번박,상75)과 함께 역사적 설명이 필요하다.
도혀 無間獄 주022)
무간옥(無間獄):
무간지옥(無間地獄). 팔열지옥(八熱地獄)의 하나. 아비지옥(阿鼻地獄)이라고도 하며, 쉴 사이도 없이 고통을 받는 지옥.
혀리 주023)
혀리:
끌 사람이. 끌어들일 사람이. 불러들일 사람이. 혀-[引]+ㄹ(관형사형)+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구결문 “返招無間者(반초무간자)ㅣ”에서 ‘招…者ㅣ’에 대한 번역. ‘招’의 뜻 가운데 ‘부르다, 손짓하다’를 ‘혀-’[引]로 대역한 것이다. 문맥상 “(무간지옥에) 떨어질 사람이” 정도로 이해된다.
조 주024)
조:
자주. 흔히. -[頻]+오(부사파생접미사). 한문 “比比有之(비비유지)”에서 ‘比比’에 대한 번역. ‘比’의 여러 뜻 중 ‘자주, 흔히’를 ‘조’로 옮긴 것이다.
이시리니 비록 信야 받디 아니나  번 귀예 디내야 暫時나 結緣 주025)
결연(結緣):
인연을 맺음. 또는 그런 관계. 불·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중생과 인연을 맺음. 중생이 불도를 닦기 위하여 삼보(三寶)와 인연을 맺음.
면 그 功德 주026)
공덕(功德):
좋은 일을 함으로써 쌓이는 것이 공(功)이며, 그런 수행을 통해서 얻어진 것을 덕(德)이라고 한다. 공(功)은 복되고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며, 선행(善行)의 덕은 공을 닦음으로써 얻어진다.
이 혜아리디 몯리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이러한 미묘(微妙)한 뜻이 비록 모든 사람의 경지이나, 만약에 예로부터 반야(般若)의 종지(種智)를 심은 대승(大乘) 근기(根器)의 사람이 아니면 능히 한 생각에 바른 믿음[信]을 내지 못할 것이니, 어찌 한갓 믿지 않을 따름이겠는가? 또 비방(誹謗)하여 도리어 무간옥(無間獄)을 끌
(=불러들일)
사람이 자주 있을 것이니, 비록 믿고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한 번 귀에 지나게 하여 잠시(暫時)라도 인연을 맺으면
[=결연(結緣)하면]
그 공덕(功德)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9ㄱ

如唯心訣云샤 聞而不信야도 尙結佛種之因며 學而不成야도 猶盖人天之福야 不失成佛之正因니 況聞而信고 學而成야 守護不忘者 其功德을 豈能度量이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2ㄴ

唯心訣 주027)
유심결(唯心訣):
법안종(法眼宗)의 제3조 영명(永明. 904-975)의 저서. 법명은 연수(延壽). 사람들의 번뇌 망상과 탐·진·치 삼독(三毒)도 마음의 본성을 바꿀 수 없고, 온갖 법문도 마음의 본성을 바꿀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목우자수심결언해:43ㄱ

에 니샤 듣고 信티 아니야도 오히려 佛種因 주028)
불종인(佛種因):
불종(佛種)의 원인. ‘불종’은 부처가 될 종자[씨앗]. 성불할 수 있는 원인.
 며 호고 일우디 몯야도 오히려 人天ㅅ 주029)
인천(人天)ㅅ:
인천(人天)의. 인간계와 천상계의. 윤회하여 태어나는 세계를 여섯 군데[육취(六趣)]ㅡ 즉, 천(天)·인(人)·수라(修羅)·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으로 나누는데, 그 중에 인간계와 천상계.
福애 덥다 주030)
덥다:
덮다[盖]. 구결문 “猶盖人天之福(유개인천지복)야”에서 ‘盖’에 대한 번역. (어떤 대상을) 기세에서 앞서거나 누르다. ‘덮-’의 말음 ‘ㅍ’을 8종성가족법에 따라 ‘ㅂ’으로 표기하였다. 이 문헌에는 쌍형어로 ‘둪-’도 나타난다. ¶覆는 두플씨라〈월석10:77ㄴ〉. 하 두프며  두펫니라〈수심결2ㄴ.〉
샴 야 부텨 외욜 正 주031)
인(因):
원인. 결과를 일으키는 것. 근거가 되는 것. 결과를 내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연(緣)이라 한다. 예를 들면, 쌀·보리의 경우 그 종자가 인(因)이라면, 노력(勞力)·우로(雨露)·비료(肥料) 등은 연(緣)이라 할 수 있다.
 일티 아니니 며 드러 信고 화 주032)
화:
배워. 습득하여. 호-[學]+아(어미)→화. w-활음화.
일워 守護야 닛디 주033)
닛디:
잊지. 닞-[忘]+디(어미). 8종성가족용법에 따른 문헌에서는 용언의 어간 ‘닞-’ 뒤에 휴지 또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 등)가 오면 말음 ‘ㅈ’을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아니닌 주034)
아니닌:
않은 사람은. 아니-[不]+ㄴ(관형사형)+이[者](의존명사)+ㄴ(보조사). 15세기 국어에서 의존명사 ‘이’는 선행하는 관형사형 어미 ‘-ㄹ/ㄴ’을 뒤에 오는 ‘이’의 초성에 연철 표기하였다. ¶一萬神靈이 侍衛며 자리 업시 닐굽 거르믈 거르샤〈석상6:17ㄱ〉. 無等은 니 업슬씨니 無等等은 니 업슨 德으로〈석상21:19ㄴ.〉
그 功德 엇뎨 能히 혜아리리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러므로〉 유심결(唯心訣)에 이르시길, “듣고 믿지 아니하여도 오히려 부처가 될 씨앗
[=불종(佛種)]
의 인
[因=원인]
을 만들며, 배우고 이루지는 못하여도 오히려 인간과 천상의 복(福)을 덮는다.”고 하심과 같아서 부처[佛]가 될 정(正)한
(=바른/직접적인)
[因=원인]
을 잃지 아니하나니, 하물며 들어서 믿고[信], 배워 이루고 〈그것을〉 수호
(守護=지키고 보호)
하여 잊지 않은 사람은 그 공덕(功德)을 어찌 능히 헤아릴 수 있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9ㄱ

追念過去輪廻之業건댄 不知其幾千劫이며 墮黑暗야 入無間야 受種種苦ㅣ 又不知其幾何오 而欲求佛道호 不逢善友야 長劫에 沉淪야 冥冥

목우자수심결언해:39ㄴ

無覺야 造諸惡業니 時或一思컨댄 不覺長吁ㅣ로소니 其可放緩야 再受前殃가 又不知誰復使我로 今値人生야 爲萬物之靈야 不昧修眞之路ㅣ어뇨 實謂盲龜遇木이며 纖芥投針이라 其爲慶幸을 曷勝道哉아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3ㄱ

過去에 輪廻 주035)
윤회(輪廻):
사람이 태어났다가 죽고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輪은 술위니 輪廻 횟돌씨라〈월석,서4ㄱ.〉
던 주036)
업(業):
‘짓는다[作]’는 뜻. 몸[身]·입[口]·뜻[意]으로 짓는 동작과 말과 생각하는 온갖 움직임과 그 세력을 말함. 개인은 이 업(業)으로 말미암아 육도에 윤회하게 되며, 여러 사람이 같이 짓는 공업(共業)에 의해 사회와 국가와 세계가 건설된다고 한다. 따라서 착한 업은 착한 결과를, 악한 업은 악한 결과를 가져온다.
믈리 주037)
믈리:
물려. 돌이켜. 어간 ‘므르-’[退]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할 때 ‘-’로 교체되며, 여기 ‘믈리’는 ‘-’[追]에 부사 파생접미사 ‘이’가 결합한 파생부사.
컨댄 주038)
컨댄:
생각하면. 생각하건대.
아디 몯게라 주039)
몯게라:
못하겠구나. ‘-게라’는 감탄형어미로서 ‘아디 몯-, 듣디 몯-, 보디 몯-’에만 붙는다는 통합상의 특징이 있다.
주040)
현:
몇. 한문 “其幾千劫(기기천겁)”에서 ‘幾’에 대한 번역.
千劫이며  黑暗 주041)
흑암(黑暗):
매우 껌껌하고 어두움. 흑암(黑闇)으로도 적는다. 보통 ‘흑암지옥’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으나, 지옥의 한 종류는 아닐 것이다. 뒤에 ‘무간옥(無間獄)’이 나오고, ‘지옥’의 이미지가 보통 어두운 곳에 있으므로 오해한 것일 게다.
애 디여 無間獄애 드러 種種 苦 受호미  아디 몯게라 언마오 주042)
언마오:
얼마인가. 얼마인고? 언마〉얼마[幾].
佛道 주043)
불도(佛道):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면 불과(佛果)를 성취할 수 있는 것. 무상(無上) 보리(菩提)의 불과(佛果)를 가리킴.
 求코져 호 善 버들 맛나디 몯야 긴 劫에 沉淪야 어드워 아디 몯야 모 惡業 주044)
악업(惡業):
나쁜 과보(果報)를 가져올, 입·몸·뜻으로 짓는 악한 행위.
을 짓니 시혹  디위 주045)
디위:
번. 차례. 한문 “時或一思(시혹일사)컨댄”에서 ‘一思’에 대한 보충 번역에 나타난 것이다. 중세국어에서 ‘디위’는 ① 번. 어떤 일의 횟수나 차례, ② 지위(地位), ③ 경계(境界) 등을 나타냈는데, 여기서는 의존명사로 ①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① 이 經을 마아홉 디위 닑고 마아홉 燈의 블 혀고〈석상9:32ㄴ〉. ② 學地 호 地位라〈월석12:18ㄱ〉. ③ 녜는 楊州 올히여 디위예 新都 形勝이샷다〈악장가사: 신도가.〉
컨댄 不覺애 한 주046)
한:
한숨. 기원적으로는 ‘한’[大](←하-+ㄴ)과 ‘숨’[息]이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로, 중세국어에서 ‘한’과 ‘한숨’이 공존하다가 ‘한숨’으로 통일된다. ‘한’은 한자어 ‘대식(大食)·태식(太息)’ 등에 대응되는 우리말로, ‘한숨’에서 유성음 사이에 놓인 ‘ㅅ’을 ‘ㅅ→ㅿ’로 약화시킨 표기로 간주된다.
디흐리로소니 주047)
디흐리로소니:
(한숨) 지을 것이니. ‘-로소니’는 동사나 형용사 어간 뒤에 붙어 ‘-으니’ 정도의 어미에 대응된다. 어간 ‘딯-’은 명사 ‘한숨/한’과 긴밀한 구성을 형성한다.
노하 날혹기 주048)
날혹기:
느리고 느직하게. 한문 “其可放緩(기가방완)”에서 ‘緩’에 대한 번역.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지 않고 게으르게 지내는 것을 표현함.
야 아 殃孽 주049)
앙얼(殃孽):
지은 죄의 앙갚음으로 받는 온갖 재앙. 앙화(殃禍).
 다시 受야려 주050)
수(受)야려:
받으랴. 받을 것인가?
 아디 몯게라 뉘  날로 이제 人生 맛나 萬物엣 靈

목우자수심결언해:43ㄴ

이 외야 眞實ㅅ 닷골 길흘 모디 아니케 야뇨 實로 눈 먼 거부비 주051)
거부비:
거북이가. 거붑[龜]+이(주격조사). ‘거북’은 17세기부터 출현해 공존하다가 점차 ‘거붑〉거북’으로 통합된다. 오늘날 ‘거북이’는 ‘거북[龜]+이(명사파생접사)’로 재구조화된 것이며, 곡용형은 ‘거북이가·거북이를’ 등이다. ¶고래와 거부글 타 가고져 논 디 잇노라〈두중8:58ㄴ〉. 龜 거북 귀〈1664 칠장사판 유합7:9ㄴ〉.
나모 맛나며  주052)
:
작은. 가는[纖(섬)]. 가느다란. -[纖·細]+ㄴ(관형사형어미).
芥子 주053)
개자(芥子):
겨자씨와 갓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 겨자씨[芥子]는 식물 중에서 가장 열매가 작으므로 흔히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할 때 사용됨.
바래 주054)
바래:
바늘에. 바[針]+애. 한문 “纖芥投針(섬개투침)”에서 ‘針/鍼’에 대한 번역.
마조미라 주055)
마조미라:
맞는 것이다. 한문 “纖芥投針(섬개투침)”의 문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맞다, 맞히다’ 정도의 의미로 이해된다. 한문 주석서들에서는 ‘投針’을 ‘(바늘에) 꽂히는 것’으로 풀이하나, 반드시 그렇게 풀이하지 않더라도 불가능한 상황을 표현하므로 구결문과 언해문을 충실히 따라 풀이한다.
깃부 주056)
깃부:
기쁨을. 다행스러움을. 구결문 “其爲慶幸(기위경행)을”에서 ‘爲慶幸’에 대한 번역. 금생에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것과 진리의 정법과 깨달은 성자를 만날 수 있음이 기쁘다는 것이다. ‘깃부믈’이 모음조화에 맞는 표기이다.
엇뎨 내 니료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과거에 윤회(輪廻)하던 업(業)을 물려
(=돌이켜)
생각하건대 알지 못하겠구나, 〈그것이〉 몇 천겁
(千劫=오랜 세월)
이며 또 흑암
(黑暗=어두운 곳)
에 떨어져 무간옥(無間獄)에 들어가 갖가지 고통을 받은 것이 또 알지 못하겠구나! 〈그〉 얼마인가? 불도(佛道)를 구하고자 하되, 선(善)한 벗을 만나지 못하여 긴 겁(劫) 동안 침륜(沉淪)하여 어두워 알지
(=깨닫지)
못하고 모든 악업(惡業)을 지었나니, 혹은 때때로 한 번 생각하면 불각
(不覺=깨닫지 못함)
에 한숨지을 것이니 〈자기를〉 놓아 느리고 느직하여 과거의 앙얼
(殃孽=재앙)
을 다시 받으랴! 또 알지 못하겠구나, 누가 나로 〈하여금〉 지금 인생(人生)을 만나 만물(萬物)의 영
(靈=영장)
이 되어 닦아야 할 진실한 길을 모르지 않게 하였는가? 〈이것은〉 실로 눈 먼 거북이가 나무를 만나며, 가느다란 겨자씨[芥子]가 바늘에 맞는 것이라, 〈그러니〉 그 기쁨을 내가 어찌 〈다〉 말하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9ㄴ

我今에 若自生退屈커나 或生懈怠야 而恒常望後다가 須臾에 失命면 退墮惡趣야 受諸苦痛之時예 雖欲願聞一句佛法야 信解受持야 欲免辛酸 豈可復得乎ㅣ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3ㄴ

내 이제 다가 믈루믈 주057)
믈루믈:
스스로 굴복하여 물러남을. 물러나는 마음을. 한문 “若自生退屈(약자생퇴굴)”에서 ‘退屈’에 대한 번역. 보살수행에서 흔히 퇴굴심을 일으키는 3가지는 ① 부처님의 지혜가 광대 심원(深遠)하다 함을 듣고, ② 6바라밀의 행이 수행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③ 번뇌장·소지장을 버리고, 대열반·대보리의 깨달음이 얻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퇴굴(退屈)하는 마음을 낸다고 한다.
내어나 시혹 주058)
시혹:
때로. 어쩌다가 혹은.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한자어 ‘時或’의 당시 현실한자음 표기. ¶시혹  디위 컨댄[時或一思컨댄(39ㄴ)]〈수심결43ㄱ.〉
게을우믈 주059)
게을우믈:
게으름을. 나태함을. 한문 “或生懈怠(혹생해태)”에서 ‘懈怠’에 대한 번역. 게으르-[懈怠]+움(명사형)+을(목적격조사). 어간 ‘게으르-’는 모음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할 때 ‘게을ㅇ-’로 활용한다. ¶ 게을이 먹디 마라라〈석상23:12ㄱ.〉
내야 恒常애 後 라다가 아니 한 더데 주060)
더데:
동안에. 때에. 덛+에. 언해의 ‘아니 한 더데’는 한문 “須臾(수유)에”에 대한 번역. ¶녯 衆이 여 小劫을 밥 머 덛만 너기고〈월석11:87ㄴ.〉
목수믈 일흐면 모딘 무레 주061)
무레:
무리에. 물[趣]+에(처소 부사격). ‘모딘 무레’는 ‘惡趣(악취)’에 대한 번역으로, “악한 짓이 원인이 되어 태어나 고통 받는 악한 곳”을 뜻하며, 3악취(惡趣)·4악취·5악취·6악취로 분별함. 예컨대, ‘삼악취’는 지옥·아귀·축생을 가리킨다.
러디여 한 苦痛 受  비록  句ㅅ 佛法을 드러 信解 주062)
신해(信解):
불법을 믿고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
受持 주063)
수지(受持):
법을 받아서 잊지 않고 지니는 것.
야 셜우믈 免코져  엇뎨 외야 주064)
외야:
다시. 외-[復·更]+야(ㅣ모음 아래 어미 ‘아’의 이형태). 구결문 “豈可復得乎(기가부득호)ㅣ리오”에서 ‘復(부)’에 대한 번역.
得료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내가 지금 만약에 물러날 마음을 내거나 때때로 게으름을 내어
(=부려)
항상 훗날을 바라다가 오래지 않은 때에 목숨을 잃으면 모진 무리에[=악취(惡趣)에] 떨어지어 많은 고통(苦痛)을 받을 때에 비록 한 구절의 불법(佛法)을 들어서 신해(信解)·수지(受持)하여 고통스러움을 면하고자 한들 어찌 다시 〈사람의 몸을〉 얻을 수 있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9ㄴ

及到臨危야 悔無所益

목우자수심결언해:40ㄱ

리니 願諸修道之人이 莫生放逸며 莫著貪婬야 如救頭然야 不忘照顧라 無常이 迅速야 身如朝露코 命若西光니 今日에 雖存나 明亦難保ㅣ니 切須在意며 切須在意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3ㄴ

어려운  다로매 주065)
다로매:
다다름에. 이르름에. 다-[到]+옴(명사형어미)+애(부사격조사). 어간은 ‘다-’으로 ㄷ불규칙동사. ¶노 四天 王宮에 다더니[高至四天王宮터니]〈법화4:109ㄱ〉. 아 지븨 마초아 다라[遇到父舍야]〈법화2:191ㄱ.〉
미처 뉘으처도 주066)
뉘으처도:
뉘우쳐도. 스스로 제 잘못을 깨닫고 마음으로 가책을 느껴도. 뉘늧-[悔]+어(어미)+도(보조사). ¶悔 뉘으츨씨니〈석상6:9ㄱ〉. 녯 일후믈 뉘읏고 오 어두 慶賀호미라〈법화4:36ㄴ.〉
利益 주067)
이익(利益):
이익이 있는. 이로운. 오늘날 ‘이익(利益)’은 명사로만 사용된다.
고디 업스리니 願 모 道 닷 사미 放逸 주068)
방일(放逸):
제멋대로 거리낌 없이 방탕한. 물욕이나 애욕에 매달려 귀중한 세월을 흘려보낸.
 내디 말며 주069)
탐(貪):
탐욕(貪慾).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애착. ‘삼독’은 사람의 착한 마음을 해치는 세 가지 번뇌. 욕심, 성냄, 어리석음 따위를 독(毒)에 비유해 이름.
주070)
음(婬):
음행(淫行). 음란한 짓을 함. 또는 그런 행실.
과애 着디 주071)
착(着)디:
집착하지. 마음이 바깥 경계의 사물에 끌려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이. 집착(執着)은 ‘執著’이라고도 씀.
마라 머리옛 블 주072)
머리옛 블:
머리에 붙은 불. ‘NP1옛 NP2’ 구성에서 NP1(머리)은 어떤 작용이 미치는 대상이고, NP2(블)는 그 작용의 주체를 나타낸다. ‘맷 비’(두초3:33ㄱ)는 “강에 내리는 비” 정도로 풀이된다.
救야 주073)
구(求)야:
구하듯이 하여. 끄듯이 하여. ‘求’은 ‘求-+’의 축약형. ‘X+-+’으로 결합할 때 ‘X’의 말음이 모음 또는 유성자음이면 ‘X’으로 축약된다. ¶子息 샤〈월석4:31ㄱ〉. 變니〈능엄2:45ㄱ〉. 제 性이 滅딘댄〈능엄4:123ㄱ.〉
표 주074)
표:
살핌을. 살피기를. 자세히 따지거나 헤아리기를. 피-[照顧]+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察은 필씨라 〈월석11:46ㄴ.〉
닛디 말라 無常 주075)
무상(無常):
물(物)·심(心)의 모든 현상이 한 찰나에도 생멸 변화하여 항상 머물러있는 모양이 없다는 것.
라 주076)
라:
빨라. -[速]+아(어미). 오늘날의 ‘르’불규칙과 같은 활용을 하는 용언은 15세기 문헌에서는 매우 제한되어 있었다. 누르다[壓], 브르다[號], 모다[不知], 므르다[退], 흐르다[流], 다[乾/渴] 정도. 이 밖의 대부분은 ‘ㄹ·ㅇ’형으로 활용한다(올아, 달아 등). ¶눌러〈석상3:14ㄱ〉. 블러〈석상3:7ㄱ〉. 몰라〈용가85〉. 믈러〈월석10:45ㄴ〉. 흘러〈훈언1ㄴ〉. 라〈능엄6:86ㄱ.〉
모 아이슬 고 목수 주077)
목수:
목숨은. 목숨[命]+(보조사). 모음조화 표기에 따랐다면 ‘목수믄’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목숨’은 기원적으로 ‘목[項]+숨[息]’으로 구성된 합성어. ¶므렛 거시며 무틧 거시며 숨  거슬 다 衆生이라 니라〈월석1:11ㄱ〉. 命 목숨 〈자회,상18ㄱ.〉
나죗 주078)
나죗:
저녁의. 나죄[夕]+ㅅ(관형격조사). 15세기 문헌에는 이와 대응되는 ‘나조’ 형도 공존하는데 ‘나조ㅎ[夕]+(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나조 雲霞ㅣ로다〈두초6:48ㄴ〉. 나죗  기우도다〈두초11:37ㄴ〉. 朝 아 됴. 夕 나죄 셕〈자회,상1ㄴ.〉
西ㅅ녁  니 今日에 비록 이시나 明日이  미두미 주079)
미두미:
믿기가. 믿는 것이. 구결문 “明亦難保(명역난보)ㅣ니”에서 ‘保(보)’에 대한 풀이. 어떤 사실이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믿-[信]+움(명사형)+이(주격). 번역박통사(1517)에는 ‘미도미’(상,76ㄱ)[←믿-+옴+이]형도 나타난다.
어려우니 모 주080)
모:
반드시[須]. 구결문 “切須在意(절수재의)라”에서 ‘切須’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어떤 내용을 더욱 강조하는 표현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정도의 뜻으로 이해된다. 15세기 문헌에서 한자 ‘須’에 대한 번역으로는 ‘반기’를 비롯하여 ‘반시(두초24:32)·반개(두초25:2)·모로매’ 등으로 대역되었다.
데 두며 모 데 두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어려운
(=위태로운)
데에 다다름에 미쳐 뉘우쳐도 이익(利益)이 있는 바가 없을 것이니, 원컨대 모든 도(道) 닦는 사람은 방일(放逸)한 마음을 내지 말며 탐욕[貪]과 음욕[婬]에 집착하지 말고 머리에 〈붙은〉 불을 구하듯이
(=끄듯이)
하여 살피기를 잊지 말라. 덧없는 세월은 빨라 몸은 아침이슬 같고 목숨은 저녁에 비치는 서녘의 해
(=저녁노을)
와 같으니, 오늘은 비록 있으나
(=살아 있으나)
내일이 또 〈살아 있을 거라고〉 믿기가 어려우니 반드시 마음에 두며
(=새기며)
, 반드시 마음에 두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0ㄱ

且憑世間有爲之善야도 亦可免三途苦輪야 於天上人間애 得殊勝果報야 受諸快樂곤 況此最上乘甚深法門을 暫時나 生信야 所成功德이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3ㄴ

世間

목우자수심결언해:44ㄱ

주081)
세간(世間)앳:
세간(世間)의. 세간에서 행하는. ‘세간’은 “세상 일반”. 또는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서로 모여 있는 우주 공간” 정도의 뜻.
욤 잇 善을 依憑 주082)
의빙(依憑):
어떤 힘을 빌려 의지함.
야도  어루 주083)
어루:
가히. “가히 …할 수 있다” 형식으로도 풀이된다. 15세기 문헌에 적지만 ‘어·로’형도 사용되었다. ¶목수미 길아지라 시면 내 어로 호려니와월석20:85ㄴ.〉
三塗ㅅ 주084)
삼도(三塗)ㅅ:
삼도(三塗)의. ‘삼도’는 지옥·축생·아귀 세계의. 맹화로 타오르고 있는 지옥의 화도(火塗),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축생의 혈도(血塗), 칼에 의해 핍박당하고 있는 아귀의 도도(刀塗).
受苦왼 주085)
수고(受苦)왼:
수고로운. 고통스러운. 오늘날 ‘수고’는 기원적으로 한자어 ‘受苦’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을 뜻하는 말로 국어화가 진행되었다. 여기 ‘受苦’는 ‘受(받을 수)·苦(아픔/고통 고)’로 한자의 본래 의미대로 사용된 것이다.
輪廻 주086)
윤회(輪廻):
사람이 태어났다가 죽고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 免야 天上 주087)
천상(天上):
천상세계(天上世界). 하늘의 세계.
人間애 됴 果報 주088)
과보(果報):
업인(業因)의 결과. 행업(行業)으로 인하여 받는 결과. 전에 행동했던 선업이나 악업에 의해 나중에 그 대가로서 받는 즐거움이나 고통 등의 결과. 인간 또는 동물로 태어나는 것과 같은 과보의 총체적인 양상은 총보(總報)이고, 인간으로 태어나서 남녀나 빈부의 차별이 있는 것 같은 과보의 개별적인 양상은 별보(別報)라 한다.
 어더 快樂 受곤 주089)
수(受)곤:
받거늘. 받았는데 (하물며). ‘-곤(온)’은 ‘…-곤(-온)…며…녀(-려, -리오)’와 같은 문장 구조와 호응하는 것이 원칙. ¶너비 善根 시므디 아니닌 일훔도 듣디 몯리온 며 보미녀〈영험5〉. 여기서는 “ 어루…快樂 受곤 며…暫時나 信 내야 일운 功德이”와 같은 문장 구조로 표현된 것이다.
며 이 주090)
:
가장[最]. 15세기 국어에서 ‘’은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맨 위”를 뜻하는 ‘맏이’[伯]의 뜻으로 ‘’[最]와는 구분되었으니, 음절 말음 위치에서 ‘ㄷ-ㅅ’의 차이로 뜻이 달라지는 최소대립어. ¶去聲은  노 소리라〈훈언14ㄴ〉. 내 아리 비록 디라도〈월석2:5ㄴ.〉
上乘엣 주091)
상승(上乘)엣:
상승(上乘)의. 최상의. 승(乘)은 타는 것으로, 곧 수레나 배(船)처럼 우리들을 깨달음의 실어 나르는 것을 뜻하며, ‘상승’은 “최상의” 정도의 의미.
甚히 기픈 法門 주092)
법문(法門):
부처님의 가르침. ‘법’은 부처님이 가르친 진리, 문(門)은 ‘드나든다’는 뜻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을 괴로운 세계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暫時나 주093)
잠시(暫時)나:
짧은 시간이나마. 조금이나마. ‘잠시’는 시간 개념어이지만, ‘조금’이라는 정도의 의미로도 풀이된다.
信 내야 일운 功德이 주094)
공덕(功德)이:
공덕임에야. “수(受)곤…며…공덕(功德)이” 구문. 세간에서 행한 선업만으로도 고통스런 윤회에서 벗어나고 좋은 과보를 얻어 유쾌함과 즐거움을 받을 수 있는데, 가장 높고 깊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음을 내어 이룬 공덕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는 말이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또 세간(世間)에서 행함이 있는 선(善)을 의지하기만 하여도 또한 가히 삼도(三塗)의 고통스러운 윤회(輪廻)를 면하고 천상(天上) 세계와 인간(人間) 세계에서 좋은 과보(果報)를 얻어 쾌락
(快樂=유쾌하고 즐거움)
을 받을 수 있는데
(=누릴 수 있는데)
, 하물며 이 가장 높고 심히 깊은 법문(法門)을 잠시나마 믿음을 내어 이룬 공덕(功德)임에야! 〈두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0ㄱ

不可以比喩로 說其小分이니 如經云若人이 以三千大千世界七寶로 布施供養

목우자수심결언해:40ㄴ

尒(=爾)所世界衆生야 皆得充滿고 又敎化尒所世界一切衆生야 令得四果면 其功德이 無量無邊컨마 不如一食頃이나 正思此法야 所獲功德니 是知我此法門이 最尊最貴야 於諸功德에 比況不及이로다 故經云一念正心이 是道場이라 勝造恒沙七寶塔니 寶塔은 畢竟에 碎爲塵이어니와 一念正心이 成正覺이라 시니 願諸修道之人이 硏味此語야 切須在意니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4ㄱ

가뵤로 주095)
가뵤로:
비유(比喩)로. 가비-[比喩]+옴(명사형어미)+로(도구의 부사격조사). 어간 ‘가비-’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다. ¶譬 가벼 니를씨오 喩는 알욀씨라〈석상13:38ㄱ.〉
죠고매도 주096)
죠고매도:
조금도. 죠고매[小分]+도(보조사). 15세기 국어 문헌에는 이것 외에 ‘죠고마’도 사용되었다. ¶시혹  죠고매 머리 수기거나 일로 像 供養닌〈법화1:221ㄴ〉.  비치 슬피 죠고마 더라〈두초9:5ㄱ.〉
니르디 몯리니 經에 니샤 다가 사미 三千大千世界옛 주097)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옛: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전 우주에 있는. ‘삼천대천세계’는 고대 인도인의 세계관에 의거하여 불교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 우주를 뜻하는 말. ‘NP1(三千大千世界)옛 NP2(七寶)’ 구성으로서, 이 문장에서는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칠보)”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七寶 주098)
칠보(七寶):
7가지 보배. 금(金)·은(銀)·유리(瑠璃)·파려(玻瓈)·수정·차거(硨磲)·마노(碼瑙).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귀한 것을 ‘칠보’로 비유함.
로 뎌 世界옛 衆生게 布施 주099)
보시(布施):
다른 사람에게 물질 등을 베풀어 주는 것. 6바라밀의 하나. 보시의 내용에 따라 여러 가지 분류가 있다. 재(財)·법(法) 2종 보시를 비롯하여, 3, 4, 5, 6, 8종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 등으로 나누는 3종 보시가 가장 대표적이다. ‘무외시’는 계(戒)를 지녀 남을 침해하지 아니하며, 또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게 하는 것을 말한다.
供養 주100)
공양(供養):
공급하여 자양(資養)함. 음식물이나 의복·탕약(湯藥) 같은 것들을 부처님이나 승려에게 바치는 것.
야다 充滿히 주101)
충만(充滿)히:
한껏 차서 가득히. 가득 차게.
고  뎌 世界옛 一切 衆生 敎化 주102)
교화(敎化):
불법(佛法)으로써 교도(敎導)하여 감화(感化)시킴. 설법을 통해서 중생을 진리로 인도하고 자비를 베풂. 일반적으로는 “잘못된 것을 선도하여 좋게 바꿈”의 의미로 쓰인다. ¶敎化 쳐 어딜에 외올씨라〈월석1:19ㄱ〉. 부톄 百億世界예 化身야 敎化샤미 리 즈믄 매 비취요미 니라〈월석1:1ㄱ.〉
야 四果 주103)
사과(四果):
성자(聖者)가 도달하는 4가지 단계의 경지. 번뇌가 단절되어 가는 경지를 넷으로 구분한 성자의 단계적 지위. 소승불교에서 구분하는 성자의 4단계. 과(果)는 목표에 도달한 경지. 4단계는 예류(預流)·일래(一來)/사다함, 불환(不還)/아나함, 아라한(阿羅漢) 등을 말한다.
 得게면 그 功德이 無量無邊컨마 주104)
무량무변(無量無邊)컨마:
무량무변하건마는.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한계(限界)가 없이 무한하건마는. ‘-마’은 앞의 사실을 인정을 하면서도 그와 어긋나는 상황을 나타내는 보조사. 고려가요에 ‘-마’이, 15세기에는 일반적으로 ‘-마’이, 16세기에는 ‘-마’이 사용되었다. ¶西京이 셔울히마〈서경별곡〉. 히 쳐비 이셔야 자내 미나 편리언마 노여 가〈청주간찰29:5.〉
 번 밥 머글 나 주105)
나:
때이나. 구결문 “不如一食頃이나”에서 ‘頃(경)이나’에 대한 번역.
주106)
법(法):
부처님의 가르침을 불법·정법·교법 등이라 하며,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계법이라 하고, 규정을 따라 수행하는 의식을 수법(修法)이라 함.
 正히 야 어돈 주107)
어돈:
얻은. 찾은. 여기서 동사 ‘얻다’는 “거저 주는 것을 받아 가지다.”의 의미보다는 “구하거나 찾아서 가지다.”와 같이 주체의 적극적인 행위의 결과로 해석되는 것이 적절하다. 한문 “所獲功德니”에서 ‘所獲(소획)’에 대한 번역. 얻-[獲]+오(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 어미).
功德 디 몯다 주108)
몯다:
못하다[不如]. 15세기 문헌에는 어근 ‘몯’[不]에 ‘ㄱ,ㄷ’으로 시작하는 어미(X)가 결합할 때 ‘몯-X’형(①)과 ‘’가 생략된 ‘몯-X’형(②) 두 가지가 모두 쓰였는데 후자가 절대적으로 우세하였다. ¶① 恩愛 겨실 敬心이 몯더시니〈월곡46ㄴ〉.  바 아디 몯다니〈월석,서10ㄴ〉. 摩竭國은 王이 正티 몯고〈월석2:11ㄱ〉. ② 모미  다디 몯더시니〈법화4:121ㄴ〉. 미 비록 나 히미 自在티 몯다니 〈능엄7:27ㄱ〉. 如來ㅅ 法流水예 븓디 몯고〈월석2:62ㄴ.〉
샴 니 이런  아로리라 주109)
아로리라:
알아야 하리라. 알아야 할 것이다.
내 이 法門 주110)
법문(法門):
부처님의 가르침. 법은 부처님이 가르친 진리, 문은 드나든다는 뜻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을 괴로운 세계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이렇게 씀.
이  尊며  貴야 모 功德에 가뵤로 밋디 주111)
밋디:
미치지. 미치지. 및-[及]+디(어미). 구결문 “比況不及(비황불급)이로다”에서 ‘及(급)’에 대한 번역.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으로 ‘및디’를 ‘밋디’로 표기함. 후대에 어간 ‘및-’이 ‘미치-’로 음절이 더 증가하면서 재구조화됨.
몯리로다 그럴

목우자수심결언해:44ㄴ

經에 니샤 一念 주112)
일념(一念):
한결같은 마음. 또는 오직 한 가지 생각.
正心 주113)
정심(正心):
마음을 올바르게 가짐. 또는 그 마음.
이 이 道場 주114)
도량(道場):
석가모니가 성도하던 당시 보리수 아래 앉아 있었던 자리 근처, 즉 금강 보좌를 말함. 불도를 수행하는 곳을 뜻함.
이라 恒沙 주115)
항사(恒沙):
항하사(恒河沙)의 준말. 항하의 모래. 항하는 인도의 갠지스강을 말하니, 갠지스강가의 모래, 즉 한량없이 많은 것을 비유함.
七寶塔 주116)
칠보탑(七寶塔):
다보탑(多寶塔)과 유사함. 가장 웅장하고 아름답게 장식한 탑.
로매 주117)
로매:
만듦보다. -[造]+옴(명사형어미)+애(비교의 부사격조사).
더으니 주118)
더으니:
더하니[加]. 문맥상 “더 높으며 귀하니” 정도의 뜻. 15세기 문헌에는 ‘더으-’형이 일반적이고 ‘더-’형이 극소수이다. 동사의 일반형 ‘-다’형을 기준으로 삼아 점차로 ‘더으다’가 ‘더다’로 바뀌어감. 유추(類推)에 의한 변화. ‘다다’[盡]가 ‘다다’로 바뀐 것도 같은 과정으로 이해된다.
寶塔 주119)
보탑(寶塔):
귀한 보배로 장식한 탑.
매 주120)
매:
끝에는. 결국에는. 구결문의 ‘畢竟(필경)’에 대한 번역. 체언 ‘’은 ‘-’에 접미사 ‘-’이 결합한 파생명사.
야디여 주121)
야디여:
무너져. 부서져. 구결문 “碎爲塵(쇄위진)이어니와”에서 ‘碎(쇄)’에 대한 번역. ¶壞 야딜씨오〈월석1:49ㄱ〉. ¶ 碎  쇄〈신유,하59ㄴ.〉
드트리 주122)
드트리:
티끌이. 드틀[塵]+이(조사). ‘티끌’은 티와 먼지를 통틀어 이르는 말. 15세기 문헌에는 ‘드틀’과 ‘듣글’이 공존하였는데, 둘은 형태는 다르나 동일한 어원에서 변화했을 것으로 보이는 한 묶음의 단어 즉 쌍형어(雙形語)라 할 수 있다. ¶다 아 듣글 라  듣그레  劫을 혜여도〈법화3:86ㄴ.〉
외어니와 一念 正心이 正覺 주123)
정각(正覺):
바른 깨달음. 모든 법을 깨달은 여래의 지혜.
일우니라 주124)
일우니라:
이루느니라. 어간 ‘일우-’는 동사 어근 ‘일-’[成]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파생동사인데, 이때에는 ‘이루-’로 연철하지 않고 ‘일우-’로 분철하였다. 이때 ‘우’의 ‘ㅇ’는 후음 불청불탁음 [ɦ]로서 자음으로 기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니 願 모 道 닷 사미 이 말 주125)
말:
말[語]을. 구결문 “硏味此語(연미차어)야”에서 ‘語(어)’에 대한 번역. 정음 창제 초기문헌에는 ‘말’으로 표기되었으나,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고유어 표기에서 각자병서를 폐지함으로써 ‘말’식으로 표기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각자병서가 폐지된 경향이 우세하지만 각자병서 용례는 열세지만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나랏 말미…中國에 달아〈훈언1ㄱ〉. 그 僧이 말매 아니[其僧이 言下애 有省니]〈수심결7ㄱ.〉
자 맛보아 모 주126)
모:
반드시. 구결문 “切須在意(절수재의)니라”에서 ‘切須(절수)’에 대한 번역. 반드시. 응당(應當). 마땅히.
데 둘디니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앞의 단락에 대한 의미를 어떤〉 비유로도 조금도 말하지
(=설명하지)
못할 것이니, 경(經)에 이르시되 “만약에 사람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있는 칠보(七寶)로써 저
(=그)
세계에 사는 중생(衆生)에게 보시(布施)·공양(供養)하여 모두 충만히 하고, 또 저
(=그)
세계에 사는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사과(四果)를 얻게 하면 그 공덕(功德)이 한량없고 끝이 없다.” 하건마는 한 번 밥 먹을 〈정도로 잠깐의〉 때이지만, 이 법(法)을 정히
(=바르게)
생각하여 얻은
(=찾은)
공덕(功德)만 같지 못하다고 하심과 같으니, 이런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나의 이 법문(法門)이 가장 높으며 가장 귀하여 모든 공덕(功德)에 비유하는 것으로도 미치지 못할 것이로다. 그러므로 경(經)에 이르시되, “일념 정심(一念正心) 이것이 〈곧〉 도량(道場)이라, 항하사 〈같은〉 칠보탑(七寶塔)을 만드는 것보다 더하니, 보탑(寶塔)은 결국에
(=끝에는)
무너져 티끌이 되거니와 일념(一念) 정심(正心)이야말로 정각(正覺)을 이루는 것이다.” 하셨으니, 원컨대 도(道) 닦는 모든 사람은 이 말을 찾아서 맛보고 반드시 마음속에 둘지니라
(=두어야 할 것이니라)
.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0ㄴ

此身을 不向今生度면 更待何生야 度此

목우자수심결언해:41ㄱ

身리오 今若不修면 萬劫을 差違리니 今若强修면 難修之行이 漸得不難야 功行이 自進리니 嗟夫ㅣ라 今之人이 飢逢王膳야도 不知下口며 病遇醫王야도 不知服藥니 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로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4ㄴ

이 모 今生 주127)
금생(今生):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 이승.
 向야 濟度티 주128)
제도(濟度)티:
제도(濟度)하지. 미혹한 세계에서 생사만을 되풀이하는 중생을 건져 내어 생사 없는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지.
몯면 가야 주129)
가야:
다시. 다음에 또. 구결문 “更待何生(갱대하생)야”에서 ‘更’에 대한 번역. ¶更 가 〈광주천자25ㄱ〉. 改 가 〈광주천자8ㄱ.〉
어느 주130)
어느:
어느. 오늘날 ‘어느’는 표제어처럼 관형사로만 쓰이나, 중세국어에서는 ① 관형사, ② 부사(어찌), ③ 대명사 등 3가지로 쓰였다. ¶① 어느 날오[何日]〈두초21:16〉. ② 어느 다 리〈월곡1〉.③  어늬 브린  어늬 지빈  어늬 왼  몰라〈월석12:26ㄱ.〉
生 기드려 주131)
기드려:
기다려. 이 단어가 오래 전부터 쓰였음은 제망매가(祭亡妹歌)에서 “待是古如”[*기드리고다]에서 확인된다. ¶待 기드릴 〈신유,하34ㄴ.〉
이 모 濟度리오 이제 다가 닷디옷 주132)
닷디옷:
닦지. -[修]+디(어미)+옷(단독의 보조사). ‘옷’은 모음이나 ‘ㄹ’로 끝나는 체언 아래 쓰이는 ‘곳’의 이형태이나, 여기 ‘옷’은 활용 어미 아래에 쓰인 경우이다. ‘-+디→닷디’는 자음군 단순화의 적용을 받은 표면음성형이다.
아니면 萬劫 주133)
만겁(萬劫):
지극히 오랜 시간.
어긔리니 주134)
어긔리니:
어긋날 것이니. 어그러질 것이니. ¶違 어긜 위〈신증유합,하19ㄴ.〉
이제 다가 힘 닷면 어려 주135)
어려:
어려이. 어렵게. 어렵-[難]+이(부사 파생접미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 한글문헌에는 ‘어려’로 표기하였다. ¶아리 어려 너기  아라〈월석12:19ㄱ〉. 一切 어려이  거슨 내 모매 너므니〈능엄6:105ㄴ.〉
닷골 주136)
닷골:
닦을. -[修]+오(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 ¶내 이제 三摩地예 드 學 닷골 妙門을 몬져 니노니〈능엄7:1ㄴ.〉
行이 漸漸 어렵디 아니야 功行 주137)
공행(功行):
공덕이 되는 수행. 수련의 공력과 세상에 대한 봉사.
이 제 나리니 주138)
나리니:
나아갈 것이니. 증진할 것이니. 구결문 “功行이 自進리니”에서 ‘進리니’에 대한 번역.
슬프다 이젯 사미 주으리니 주139)
주으리니:
굶주린 사람이. 주으리-[飢]+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者)+Ø(무형의 주격조사).
님 주140)
님:
임금의. 왕(王)의. 임금님의. 님금[王]+ㅅ(관형격조사). 이때 ‘ㅅ’은 존칭 체언 아래에 쓰이는 관형격조사. ¶님 德 일시면 親戚도 叛니〈용가118.〉
飮食을 맛나도 주141)
맛나도:
만나도. 구결문 “病遇醫王(병우의왕)야도”에서 ‘遇…야도’에 대한 번역. 형태음소적 표기법이 적용된 월인천강지곡에서는 ‘맞나’이고, 음소적 표기법이 적용된 15세기 일반 문헌에서는 ‘맛나’이며, 16세기 문헌에서는 휴지 또는 자음 앞에서 ‘ㅅ’ 말음이 ‘ㄷ’ 말음과 [t ̚]로 중화되고 ‘ㄴ’ 앞에서 비음화하여 ‘만나’로도 표기되었다. 어간 ‘맛나-’는 기원적으로 ‘맞-[迎]+나-[出]’의 결합에 의한 비통사적 합성어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맞나→맛나’로 표기되고 16세기부터는 ‘만나-’로 재구조화되어 오늘날에 계승됨. 맞나-[遇]+아도(연결어미). ¶世尊 맞나며〈월곡178장〉. 사미 苦 만나 〈1500 개간법화 1:14ㄱ.〉
머구 주142)
머구:
먹음을. 먹을 것을. 먹-[食]+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모음조화 규칙을 적용한다면 ‘머구믈’이 정상. 15세기 말까지의 자료를 조사해보면 ‘머구믈’(50회)이 ‘머구’(5회)보다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아디 몯며 病니 주143)
병(病)니:
병든 사람이. 환자가. 病-+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15·16세기 문헌에서 거의 어간 ‘병(病)-’형으로 통일되어 있음. ‘病()들-’형은 1514년 속삼강행실도언해에서 처음으로 나타나고, 16세기 중엽의 장수경언해에도 이어진다. ¶病드러니〈속삼.효23〉. 잔망며 병들며 등 구며〈장수경72ㄴ.〉
醫王 주144)
의왕(醫王):
‘의사 중의 왕’이라는 뜻으로 부처님을 칭송해 ‘의왕’이라 부름. 불·보살이 중생의 번뇌의 병이나 마음의 병을 치료하여 깨달음에 들게 하는 것이 마치 명의(名醫)가 환자에게 약을 써서 고치는 것과 같다는 뜻.
 맛나도 藥 머곰 주145)
머곰:
먹음. 먹을 줄을. 구결문 “不知服藥(부지복약)니”에서 ‘服(복)’에 대한 번역. 모음조화 규칙에 따랐다면 어간 ‘먹-’의 모음이 음성모음이므로 명사형어미 ‘-움’을 선택하여 ‘머굼’(←먹-+움)으로 실현되었을 것이다. 명사형 ‘머곰’은 15세기 문헌에서 머굼(30여회):머곰(5회)으로 ‘머굼’형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나, 주격형인 ‘머고미’형은 80여회, ‘머구미’형은 40여회로 ‘머고미’형이 우세하다.
아디 몯니 엇뎨 려뇨 엇뎨 려뇨 니디 아니 사 나도 엇뎨 려뇨 호미 업스리로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이 몸을 금생(今生)에 나아가 제도
(濟度=건져냄)
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生)을 기다려 이 몸을 제도하겠는가? 지금 만약에 닦지 아니하면 만겁(萬劫)에 어긋날 것이니, 지금 만약에 힘써 닦으면 어렵게 닦을 행
(行=행위)
도 점차로 어렵지 아니하여 공행(功行)이 스스로 나아갈
(=증진할)
것이니라. 슬프다. 지금 사람은 굶주린 이가 임금님의 음식
[왕선(王膳)]
을 만나도 먹을 줄을 알지 못하며, 병든 사람이 의왕
(醫王=명의)
을 만나도 약(藥) 먹을 줄을 알지 못하니 어찌 하려 하는가? 어찌 하려는가? 〈행하지〉 아니하는 사람을 나도 어떻게 하겠는가? (나도) 해줄 것이 없도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1ㄱ

且世間有爲之事 其狀을 可見이며 其功을 可驗이라 人得一事코 歎其希有커니와 我此心宗은 無形可觀이며 無狀可見이라 言語道ㅣ 斷코 心行處ㅣ 滅 故로 天魔外道ㅣ 毁謗 41ㄴ無門며 釋梵諸天도 稱讚不及곤 況凡夫淺識之流ㅣ 其能髣髴아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4ㄴ

世間 주146)
세간(世間):
세상 일반.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서로 모여 있는 우주 공간.

목우자수심결언해:45ㄱ

욤 주147)
욤:
행함. 구결문 “有爲之事(유위지사)”의 ‘有爲(유위)’에 대한 번역. 인연으로 말미암아 조작되는 모든 현상.
잇 이 그 얼구를 주148)
얼구를:
모양을. 구결문 “其狀(기상)을”에 대한 번역. 15·16세기에 ‘얼굴’은 ‘형체(形體)’ 또는 ‘모습’이라는 뜻. 근대국어 자료 동문유해(1748)에 ‘얼굴’[容顔](상18)로 쓰인 예가 나타나며, 그 후로 점차 “안면·낯” 정도의 뜻으로 의미 영역이 축소되어 오늘날에 이름.
어루 보며 그 주149)
공(功):
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 부처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마음을 닦아 얻은 힘.
 어루 마촤 주150)
마촤:
맞추어. 둘 이상의 대상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펴. 구결문 “其功(기공)을 可驗(가험)이라”에서 ‘驗(험)’에 대한 번역으로, “검증·검사·증험·증명하다” 정도의 뜻을 나타낸다. 마초-[驗]+아(어미)→마촤. 15세기 문헌에는 ‘마초아’가 절대 우세하며, ‘마촤’는 활음화에 의해 [maʦʰwa]로 실현됨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어간 ‘마초-’는 ‘맞-’에 접미사 ‘-호-’가 결합한 파생어. 15세기 말까지의 자료에서 ‘마초아’는 90여회, ‘마촤’는 1회로 나타난다.
디라 사미  이 得고 쉽디 몯호 기리거니와 우리 이 心宗 주151)
심종(心宗):
마음의 법. 선종의 다른 이름. 선종(禪宗)은 문자 경전에 의하여 종을 세운 것이 아니라, ‘마음’[心]을 기본으로 하므로 이렇게 부른다.
 주152)
:
모양을. 구결문 “無形可觀이며”에서 ‘形(형)’에 대한 번역으로, ‘’ 또는 ‘樣子’로 대응되었다. ¶形은 니〈월석8:21ㄴ〉. 어버 일코 남로 어버 樣子 라[乃刻木爲親形像]〈삼강,효10〉. 形은 얼구리오〈월석9:36상ㄱ.〉
어루 보미 업스며 얼구를 어루 보미 업서 말길히 주153)
말길히:
말의 길이. 언어의 길이. 구결문 “言語道(언어도)ㅣ”에 대한 번역. 말[言語]+ㅅ(관형격조사)+긿[道]+이(주격조사). ‘言語道(언어도)’는 언어의 표현. 도(道)는 입으로 말하는 일.
긋고 주154)
긋고:
그치고. 끊어지고. 긏-[斷]+고(어미). 동사 기저형 ‘긏-’을 노출하여 ‘긏고’로 표기하지 않은 이유는 종성을 8개로만 제한하는 ‘8종성가족용법’을 따랐기 때문에 ‘긏고→긋고’로 표기한 것이다.
 주155)
녈:
갈. 가는. 녀-[行]+ㄹ(관형사형어미). 여기 ‘녈 고디’는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 표기법에 따랐다면 ‘ 고디’ 또는 ‘녈 꼬디’ 정도로 표기되었을 것이다. ¶行 녈씨오〈월석2:67ㄱ〉. 도라 고디〈능엄2:26ㄱ〉. 욜 꼬디〈영가,하99ㄱ.〉
고디 업슬 天魔 주156)
천마(天魔):
불법(佛法)을 방해하는 자. 인간이 선한 일을 이루고자 할 때, 훼방을 놓는 타화자재천의 마왕(魔王)을 일컫는다.
外道 주157)
외도(外道):
불교 이외의 교학(敎學)이나 종파를 가리키는 말. 석가모니 당시에 인도에서 성했던 6사(師) 외도 또는 95종의 외도 등이 불전에서 거론되고 있다. ¶外道 밧 道理니 부텻 道理예 몯 든 거시라〈월석1:9ㄱ.〉
할알 주158)
할알:
헐뜯을. 구결문 “毁謗無門(훼방무문)며”에서 ‘毁謗(훼방)’에 대응된 번역. 할아-[毁]+ㄹ(관형사형어미). ¶衆生이 律儀 할아 헐며〈능엄8:113ㄴ〉. 八風은 利와 衰와 할암과 기름과 일롬과 구지좀과 空와 樂괘라〈원각,상2-1:12ㄱ.〉
門이 업스며 釋梵 주159)
석범(釋梵):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을 줄인 이름. ‘제석천’은 불교 우주관의 중심 산인 수미산의 정상부에 있는 도리천의 제왕. ‘범천’은 사바세계를 다스리는 천왕.
諸天 주160)
제천(諸天):
천상 세계에 머물며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여러 신들.
도 기료미 밋디 몯곤 주161)
몯곤:
못하거늘. 못하는데. ‘-곤(온)’은 ‘…-곤(-온)…며…녀(-려, -리오)’와 같은 문장 구조와 호응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너비 善根 시므디 아니닌 일훔도 듣디 몯리온 며 보미녀〈영험5.〉
며 凡夫ㅅ 주162)
범부(凡夫)ㅅ:
범부(凡夫)의. ‘범부’는 성자(聖者)의 반대말로, 깨닫지 못한 어두운 중생. 번뇌에 얽매어서 생사고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보통 사람. 지혜가 얕고 우둔한 중생.
아롬 녀튼 주163)
녀튼:
얕은. 옅은. 식견이 좁은. 한문 “淺識之流(천식지류)”에서 ‘淺(천)’에 대응된 번역으로, 대개 “얕다, 엷다, 부족하다, 미숙하다, 견문이 좁다” 등의 뜻을 가졌다.
무리 주164)
무리:
무리가. 물[流·衆]+이(주격조사). 15·16세기 문헌에서 ‘물’은 ‘무리’[衆·流]를, ‘믈’은 ‘물’[水]을 뜻하는 말로 구별되었으며, 훈민정음 초기문헌에서 ‘衆’의 뜻을 나타내는 것에 ‘므리’형도 공존한다. ¶特은  므리예 로 다씨라〈석상6:7ㄱ〉. 이것의 원순모음화형, 또는 ‘물〉무리’로 재구조화된 ‘무리’가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에 나타난다. ¶ 쥐 무리예 욕 배 되디 몯 거시라〈동신,열1:4ㄴ.〉
그 能히 즈기 주165)
즈기:
비슷하게. 즉-[髣髴]+이(부사 파생접미사). 15세기 문헌에는 ‘즛-’형도 나타나는데 둘은 쌍형어라 할 수 있다. ‘즛-’형이 일반적이며, ‘즉-’형은 고립적이고 16세기 문헌에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일희 자최 즛 狼迹山이라 니〈월석4:27ㄱ〉. 汲黯 닌 즉도다〈번소9:41ㄱ.〉
야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또 세간(世間)에 행함이 있는 일은 그 모양
(=형상)
을 가히 볼 수 있으며, 그 공(功)을 가히 맞추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한 가지 일을 얻고도 쉽지 않음을 기리거니와
(=찬탄하거니와)
, 우리의 이 심종
(心宗=마음)
은 모양을 가히 볼 수 없으며, 모습을 가히 볼 수 없어 언어의 길
(=표현)
이 끊어지고 마음 가는 곳이 없으므로 천마(天魔)·외도(外道)가 헐뜯을 문(門)이 없으며, 석범
(釋梵=제석천·범천)
과 제천(諸天)도 기림이
(=찬탄함이)
미치지 못하는데 하물며 앎
(=식견)
이 얕은 범부(凡夫)의 무리가 그 능히 비슷하게 할 수 있으랴!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1ㄴ

悲夫ㅣ라 井蛙ㅣ 焉知滄海之闊며 野干이 何能師子之吼ㅣ리오 故知末法世中에 聞此法門코 生希有想야 信解受持者 已於無量劫中에 承事諸聖와 植諸善根야 深結般若正因 最上根性也ㅣ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5ㄱ

슬프다 우므렛 주166)
우므렛:
우물에 사는. 우물에 있는. 우믈[井]+에(처소 부사격)+ㅅ(관형격조사). ‘우므렛 머구리’는 구결문 “井蛙ㅣ”에 대한 번역. ‘우믈〉우물’로의 변화는 1630년대에 기록된 병자일기에 보인다. ¶집 나모 버히고 우물 츠다〈병자184〉.
머구리 주167)
머구리 :
개구리가. 구결문 “蛙(와)ㅣ”에 대한 번역. 머구리[蛙]+Ø(무형의 주격조사). ‘개구리’는 민물이나 땅 위에서 사는 동물로, 여기서는 상식의 가르침에 구속되어 있는 식견이 좁은 사람들[범부(凡夫)]을 비유함. ¶우믌 머구리려 바 니디 몯호〈법화3:156〉. 蟼 머구리  黽 머구리  蛙 머구리 와 〈자회,상12〉. 표준어 ‘개구리’에 대응되는 함경방언. 신증유합에 오늘날의 ‘개구리’에 해당하는 ‘개고리’가 나타난다. ¶蛙 䵷 개고리 와〈신유,상15ㄴ.〉
바 주168)
바:
바다[海]. 민물에 사는 ‘개구리’로서는 알지 못하는 깨달음의 세계(경지). 15세기 문헌에서 ‘바’과 함께 빈번히 사용되던 쌍형어는 ‘바다ㅎ’이다. ¶① 바므른〈원각,서39ㄱ〉. 바 보〈원각,서79ㄱ〉. ② 닐굽 山  香水 바다히니〈월석1:23ㄱ.〉
너부믈 주169)
너부믈:
넓음을. 넓은 것을. 한문 “滄海之闊(창해지활)”에서 ‘闊(활)’에 대한 번역. 넙-[廣·闊]+움(명사형어미)+을(목적격조사). ‘넙-〉넓-’으로 재구조화한 시기는 18세기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서4)가 쓰인 것으로 볼 때 18세기에 들어서의 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엇뎨 알며 이 주170)
이:
여우가. 한문 “野干(야간)이”에 대한 번역. 들여우[野狐]가. 여[狐]+이(주격조사). 모음 조사와 연결될 때는 ‘여’의 말모음 ‘ㅡ’가 탈락한다. ¶의갗爲狐皮〈정음해례:종성해〉. 여기 사자(獅子)와 대비된 ‘여우’는 아직 불법(佛法)을 깨닫지 못한 무리, 또는 성문(聲聞)·연각(緣覺) 등과 같이 아직 소승에 머물러 있는 무리를 비유한다.
師子 주171)
사자(師子):
사자(獅子). 부처[佛]나 부처의 정법(正法)을 전해 받은 조사(祖師)들을 비유함.
우루믈 엇뎨 能히 료 그럴 알리로다 末法世 주172)
말법세(末法世):
말법의 세계. 말세(末世). 사람의 마음이 어지럽고 여러 가지 죄악이 성행하는 시대.
中에 이 法門 주173)
법문(法門):
부처님의 가르침. 법은 부처님이 가르친 진리.
을 듣고 쉽디 몯 들 내야 信解 주174)
신해(信解):
교법을 믿고 아는 것. 불도 수행의 단계를 화엄경에서 신·해·행·증(信解行證)의 넷으로 나누었다. ① 법을 믿고[信], ② 그 법을 분명하게 이해하고[解], ③ 그 법에 의해 행을 닦아서[行], ④ 마침내 과(果)를 증득함[證].
受持닌 주175)
수지(受持)닌:
수지하는 이는. 법을 받아서 잊지 않고 지니고 실천하는 사람은. ‘수지’의 참뜻을 이해하려면,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간경, 독경/독송 등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간경(看經)은 경전을 읽고 그 뜻을 새기는 것을, 독경(讀經) 또는 독송(讀誦)은 경전을 읽는 것을 뜻한다. ‘독경·독송’에 비해 ‘간경’을 으뜸으로 치는 것은, 경전의 내용을 잘 파악하며 소화해 내며 읽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간경은 참선·염불과 함께 유력한 수행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수지(受持)는 ‘간경’처럼 이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 즉 신(身=몸)·구(口=말)·의(意=생각)까지 ‘나’라는 존재의 모두가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믿는 것은 물론이고 실천도 함께 한다는 뜻을 내포하므로 ‘간경’보다 몇 걸음 앞서 있는 것이다.
마 無量劫 주176)
무량겁(無量劫):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 또는 끝이 없는 시간.
中에 한 聖人 주177)
성인(聖人):
불·보살. 또는 중생 제도를 위하여 출현한 성자(聖者).
셤기와 주178)
셤기와:
섬기어. 섬기와. 잘 모시어 받들어. 셤기-[事]+(객체높임 선어말)+아(어미). 주어 명사인 수행자가 동사 ‘섬기-’의 목적어 명사인 ‘聖人’을 대접하되, 어간 말음이 모음이므로 ‘--’이 선택·사용됨.
한 善根 심거 般若 주179)
반야(般若):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智慧).
正 因을 기피 주180)
기피:
깊이. 정도가 심하게. 깊-[深]+이(부사 파생접미사). 중세국어에서 ‘깊-’의 파생명사는 ‘기픠’(←깊-+의)인데, 오늘날에는 ‘깊이’가 부사이자 명사이다.
 주181)
:
만든. -[作]+ㄴ(관형사형어미). 15세기 일반형은 ‘-’이고, ‘-’은 이와 쌍형어의 관계. 16세기에는 ‘-’형도 나타난다. ¶담 답야 오 보육 라[直答曰作脯라]〈소언6:72ㄱ〉. 宗諤의  바에 난이라[宗諤所制也ㅣ니라]〈소언6:101ㄱ.〉
上根 주182)
상근(上根):
수승한 지혜가 있어 수행을 능히 감당할 만한 기류(機類). 지혜나 직관력이 매우 좋아서 반야류의 경전을 능히 이해할 수 있는 근기가 있는 사람. ‘근기’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은 능력.
性이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슬프다. 우물에 사는 개구리가 바다의 넓음을 어떻게 알며, 여우가 사자의 울음
(=포효)
을 어찌 능히 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알아야 할 것이로다. 말법(末法) 세상에서 이 법문(法門)을 듣고 쉽지 아니한 뜻을 내어 신해(信解)를 수지(受持)하는 사람은 이미 무량겁(無量劫) 동안에 많은 성인(聖人)을 섬기어 많은 선근(善根)을 심고 반야(般若)의 정(正)한 인
(因=인연)
을 깊이 만든 가장 높은 근성
[=上根性]
이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1ㄴ

故로 金剛經云於此章句에 生信心者 當知已於無量佛所애 種諸善根이라 시며 又云爲發大乘者說며 爲發最上乘者說이라

목우자수심결언해:42ㄱ

시니 願諸求道之人이 莫生怯弱고 須發勇猛之心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5ㄱ

그럴 金剛經 주183)
금강경(金剛經):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의 약칭. 금강석과 같이 견고한 지혜를 얻어 무명(無明)을 타파하고 열반에 이르라는 부처님의 말씀.
에 니샤 이 章句 주184)
장구(章句):
글의 장(章)과 구(句)를 아울러 이르는 말. 글의 장을 나누고 구를 자르는 일. 문장의 단락.
信心 주185)
신심(信心):
불·보살을 믿고 따르는 마음. 불법(佛法)을 믿는 데 전혀 의심이 없는 마음.
을 내닌 반기 알라 마

목우자수심결언해:45ㄴ

無量佛所 주186)
무량불소(無量佛所)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처님이 계신 곳에. 한량없는 부처님께.
善根 주187)
선근(善根):
선업(善業)을 짓는 근원으로서, 선한 과보를 받는 원인이 되는 것.
시므니라 주188)
시므니라:
심은 것이다. 시므-[種]+니+라(어미). 자음 어미 앞에서는 어간 ‘시므-/시-’형이, 모음 어미 앞에서는 ‘-’형이 선택되었다. 충청·전라·제주 방언에 남아 있는 ‘싱구-’는 ‘심ㄱ-’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됴 根源을 시므고〈석상19:33ㄴ〉. 根源을 기피 시니〈석상20:50ㄴ〉. 됴 根源을 기피 심거〈석상21:57ㄴ.〉
시며  니샤 大乘 주189)
대승(大乘):
‘큰 수레’라는 뜻으로, 보살도의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적 흐름. 자기 혼자만의 해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모든 중생들을 한꺼번에 태우고 지혜와 자비가 넘치는 저 언덕으로 실어 나르는 일을 함. 이타(利他) 구제의 입장에서 널리 인간 전체의 평등(平等)과 성불(成佛)을 이상으로 삼고, 그것을 부처의 가르침의 참다운 대도(大道)임을 주장하는 교리.
을 發 사 爲야 니며 最上乘 주190)
최상승(最上乘):
비할 데 없이 가장 뛰어난 교법(敎法)을 가리킴.
을 發 사 爲야 닐오라 시니 願 모 道 求 주191)
구(求):
구할. 구하는. 찾아 얻을. 求-+ㅭ(관형사형어미). 15세기 국어표기법의 역사로 보면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ㆆ’과 각자병서가 폐지돼 ‘求’식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사미 怯야 주192)
겁(怯)야:
겁(怯)내어. 겁을 먹어. 오늘날 명사로만 쓰이는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怯(겁)+-’로 결합한 파생동사로 쓰인 것이다. 무섭거나 두려운 마음을 나타내어.
사오나온 주193)
사오나온:
약한. 못난. 열등한. 사오납-[弱]+(관형사형어미). 한문 “莫生怯弱(막생겁약)”에서 ‘弱(약)’에 대한 번역. 형용사 ‘사오납-’은 “열등하다, 사납다, 억세다, 나쁘다, 약하다” 정도의 의미였으나, 오늘날 ‘사납-’은 “(성질이나 날씨 등이) 사납다, (생김새가) 무섭다, (상황 등이) 나쁘다” 등으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 내디 말오 주194)
말오:
말고. 말-[莫]+오(‘-고’의 음운론적 이형태). 여기 ‘고→오’는 ‘ㄹ’을 말음으로 가진 어간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고, -게 등)가 결합할 때 ‘ㄱ’이 후음 ‘ㅇ’로 약화되는 음운규칙에 따른 것으로서 교체현상 중의 하나.
모 주195)
모:
모름지기. 반드시. 사리를 따져 보건대 마땅히. 한문 “須發勇猛之心(수발용맹지심)”에서 ‘須(수)’에 대한 번역.
勇猛 주196)
용맹(勇猛):
용감하고 사나운 데가 있는. 용맹스러운.
 發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러므로 금강경(金剛經)에 말씀하시길, “이 장구
(章句=글귀)
에 신심(信心)을 내는 사람은 반드시 알아라. 〈그 사람은〉 이미 무량불소(無量佛所)에 많은 선근(善根)을 심은 것이다.”라고 하셨으며, 또 말씀하시길, “대승(大乘)을 발한 사람을 위하여 말하고 최상승(最上乘)을 발한 사람을 위하여 말하리라.” 하셨으니, 원컨대 도(道)를 구하는 모든 사람은 겁을 내어 약한 마음을 내지 말고 반드시 용맹스러운 마음을 발하라
(=내어라)
.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2ㄱ

宿劫善因은 未可知也ㅣ나 若不信殊勝고 甘爲下劣야 生艱阻之想야 今不修之면 則縱有宿世善根야도 今斷之故로 彌在其難야 轉展遠矣리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5ㄴ

주197)
겁(劫):
우리의 셈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시간. 비유하면 둘레가 40리쯤 되는 바위가 3년에 한 번 씩 내려오는 천사의 부드러운 옷깃에 스치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 ‘劫엣善因’은 [[劫엣][善]因]의 구성으로 ‘劫엣因’은 “겁(劫) 동안에 쌓은 인(因)”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엣 善 주198)
인(因):
원인. 결과를 일으키는 것. 업인(業因) 또는 인업(因業). 즐거움이나 고통이라는 결과를 받을 원인이 되는 선행이나 악행.
은 아디 몯나 다가 殊勝 주199)
수승(殊勝):
가장 뛰어난. 세상에 희유하리만큼 아주 뛰어난.
고 信티 아니코 사오나 주200)
사오나:
열등하게. 못나게. 사오-[劣]+이(부사 파생접미사). 형용사 ‘사오납다’는 “열등하다·사납다·억세다·나쁘다·약하다” 정도의 의미였으나, 오늘날 ‘사납다’는 “(성질이나 날씨 등이) 사납다, (생김새가) 무섭다, (상황 등이) 나쁘다” 등으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능엄경언해(1461)부터는 ‘사오나이’식으로 ‘ㅸ→오/우(w)/ㅇ(ɦ)’식으로 표기되었다. 표기법의 역사로 보면 예외적인 표기. ¶사오나〈월석20:12ㄴ〉. 사오나온〈능엄4:22ㄴ〉.
외요 맛드러 주201)
맛드러:
(-을) 달게 여겨. 달게 여기고. 구결문 “甘爲下劣(감위하열)야”에서 ‘甘(감)’에 대한 번역으로, 한자 ‘甘’의 뜻 중에서 “달다·달게 여기다”를 참고할 만하다. 현대어로 옮기기 어려운 부분으로, 한문 주석서들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풀이가 일정치 않다. 문맥상 “자족(自足)하다” 정도의 의미가 느껴진다. 15세기 자료에는 “…을 맛들-”식으로 나타나며, 현대어로는 “-을 좋아하거나 즐기다” 정도의 의미가 된다. ¶노 거나 婬亂 맛들어나 수으를 즐기거나〈석상9:37ㄱ.〉
어려 주202)
어려:
어렵게. 어렵게. 어-[難]+이(부사화 접미사). 표기법사의 관점에서는 정음 초기문헌에는 ‘어려’로 표기하다가, 능엄경언해(1461)부터는 ‘어려이’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었다. ‘사오나’와 마찬가지로 부사 파생접미사 ‘-이’와 결합할 경우에 이 책(사법어 포함)에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예외적 표기. ¶어려〈월석, 서23ㄴ〉. 어려이〈능엄1:86ㄱ.〉
너교 주203)
너교:
여김을. 여기는 마음을. 마음속으로 그러하다고 인정하거나 생각함을. 너기-+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너규믈’도 가능하지만, 15세기 자료를 통틀어 ‘너규믈’(2) 대 ‘너교’(12)로 쓰는 것이 훨씬 우세하다. ¶어엿비 너규믈 드리우샤〈능엄2:26ㄴ.〉
내야 이제 닷디 아니면 비록 아 善根 주204)
아 선근(善根):
과거의 선근. 한문 “宿世善根(숙세선근)”에 대한 번역. 지난 세상, 과거의 세상에서 쌓은 선근(善根). ‘선근’은 좋은 과보를 받을 좋은 인(因). 또는 온갖 선을 내는 근본.
이 이셔도 이제 그츤 젼로 더욱 어려우매 이셔 더욱 멀리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옛날 겁(劫) 동안에 쌓은 선(善)한 인
(因=인연)
은 알지 못하나, 만약에 수승(殊勝)한 바를 믿지 않고 열등하게
(=못나게)
된 것을 달게 여기고, 〈부처 될 일을〉 어렵게 여김
(=생각하는 마음)
을 내어 지금 닦지 아니하면, 비록 과거의 선근(善根)이 있어도
(=있더라도)
지금 그친 까닭으로 더욱 어려움에 있고
(=처하고)
더욱 멀어지리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2ㄱ

今에 旣到寶所란 不可空手而還이니 一失人身면 萬劫에 難復리니 請須愼之니라 豈有智者ㅣ 知其寶所고 反不求之야 長怨孤貧이리오 若欲獲寶댄 放下皮囊이니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45ㄴ

이제 마 보 잇  니를란 주205)
니를란:
이를 것 같으면. 이를 것이면. 이를진대. 니를-[到]+란. ‘-란’는 ‘가정’을 나타내는 어미. 구결문 “旣到寶所(기소보소)란”에서 ‘旣到…란’와 관련지으면 “(이미) 이르렀다면” 정도의 의미로 풀이된다. ¶期 긔지오 致 니를에 씨라〈월석,서19ㄴ〉. 괴시란 우러곰 좃니노이다〈서경별곡〉. 두 사미 어우러 精舍 지란 일후믈 太子祇陁樹給孤獨園이라 라〈석상6:40ㄱ〉. 經에 疑心 아니노니 엇뎨어뇨 란 一切 如來ㅅ 몸과 말과 뎃 業이 다 淸淨시니〈석상9:26ㄴ〉.
뷔워 주206)
뷔워:
비우고. 한문 “空手而還(공수이환)”에서 ‘空(공)’에 대한 번역. 인생에서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름. ¶空 뷜씨니〈월석1:49ㄱ〉. 空 뷜 공. 虛 뷜 허〈신유,하49ㄱ〉.
도라오미 주207)
도라오미:
돌아옴이. 돌아가기가. 구결문 “不可空手而還(불가공수이환)이니”에서 ‘還(환)’의 대역.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사대(四大)의 집산(集散=모임과 흩어짐)으로 볼 때, 여기서는 “돌아가기가” 정도로 풀이함이 적절하다.
몯리니 주208)
몯리니:
여기 ‘몯리니’는 ‘-오미 몯-’ 구문으로서 ‘-리-’(←ㄹ+이+이-)와 결합되어 있다. “-함이 옳지 못할 것이니” 정도의 의미로 이해된다.
 번 사 모 일흐면 萬劫 주209)
만겁(萬劫):
지극히 오랜 시간. 죽은 뒤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때까지의 기약 없는 시간을 표현함. ¶聞法을 請시니 부톄 드르시고 二萬劫을 디나샤 法華經을 니시니〈월석14:2ㄴ〉.
에 다시 도라오미 주210)
도라오미:
‘도라오미 어려우리니’는 구결문 “(難)復리니”에 대한 번역. “돌아오기가” 정도로 풀이되며, 문맥상 ‘태어나기가’ 정도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어려우리니 請 모로매 삼갈디니라 주211)
삼갈디니라:
삼가야 할 것이니라. 삼가-[愼]+아(선어말어미)+ㄹ디니라(통합형어미). 여기 당위법(當爲法)은 ‘-(오/우)-ㄹ디니라’로 표현되었지만,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에는 ‘-(오/우)+ㅭ+디니라’ 또는 ‘-(오/우)+ㄹ+띠니라’로 표현되었다. 선행 어간이 ‘ㅏ’인 경우에는 ‘-오/우-’의 또 다른 이형태 ‘-아-’가 통합하여 외형상 나타나지 않았다. ¶愼 삼갈 신〈광주천자13ㄱ〉. 일후믈 알면 一切世間앳 天人이 禮數야 절디니라〈석상21:48ㄴ〉. 홀 싸미 반기 이 나갈띠니라〈법화6:119ㄱ〉.
엇뎨 智慧왼 주212)
지혜(智慧)왼:
지혜로운. [智慧+외]+()ㄴ. 형용사 파생접미사 ‘--’은 자음 어근 뒤 자음 어미 앞에, ‘--’은 모음 어근 뒤 자음 어미 앞에, 모음 어미(또는 매개모음) 앞에서는 ‘-외/외-’로 교체되었다. ¶쥬변고  쥬변외니 겨르외며〈금삼5:34ㄴ〉. 妖怪 常例디 아니 荒唐 이리라〈석상9:24ㄱ〉.
사미 보 잇  알오 도혀 求티 아니야 艱難호 주213)
간난(艱難)호:
외롭고 가난함을. 구결문 “長怨孤貧(장원고빈)이리오”에서 ‘孤貧’에 대한 번역. ¶貧 艱難씨오〈월석12:37ㄴ〉.
기리 怨歎리오 주214)
원탄(怨歎)리오:
원망하고 탄식하리오? 원망하고 탄식하겠는가?

목우자수심결언해:46ㄱ

다가 보 어두려 주215)
어두려:
얻으려. 찾으려. 붙잡으려. 구결문 “若欲獲寶(약욕획보)댄”에서 ‘欲獲’에 대한 번역. ‘獲’은 “얻다·잡다·붙잡다” 정도의 의미가 있으나, 한자의 기원상 “개를 풀어 새나 짐승을 잡다” 정도의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홀딘댄 주216)
홀딘댄:
할진댄. 할 것 같으면. ‘X(오/우)ㄹ딘댄’은 “X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앞 절의 일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뒷 절 일의 조건이나 이유, 근거로 삼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되었으나, 1465년 원각경언해부터는 ‘ㆆ’과 ‘각자병서’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이 말옷 虛티 아니딘댄 내 두 히 도로 녜 리라〈석상20:19ㄴ〉. 正宗 通達코져 홀띤댄 모로매 몬져 序分을 굘띠니〈법화1:16ㄴ〉.
갓 주217)
갓:
가죽주머니를. 가죽포대를. 갗[皮]+[囊.주머니]+(목적격조사). ‘가죽주머니’[被囊]는 사람의 ‘육신·몸뚱이’ 즉 목숨(=생명)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 한문 “放下皮囊(방하피낭)”에서 ‘皮囊(피낭)’에 대한 번역. 형태음소 ‘/갗/’을 연철하여 /갗/로 적을 수 있었겠으나, 용비어천가나 월인천강지곡 등 일부 문헌에만 적용됐고, 이 책에서는 15·16세기 국어 문헌의 보편적인 종성 표기법 ‘8종성가족용’ 방법에 따라 ‘갓’로 적었다. ¶의갗爲狐皮〈정음해례 종성해〉. 소내   갓신 잡고〈남명,상52ㄱ〉. 솔옷 든  지노라〈두초3:12ㄴ〉. 囊  〈자회,중7ㄴ〉. 漉水囊은 므레 거리 치라〈월석25:56ㄴ〉.
룔디니라 주218)
룔디니라:
버릴지니라. 버려야 할 것이니라. 구결문 “放下皮囊(방하피낭)이니라”에 대한 번역. 리-[放下]+오+ㄹ디니라(어미구조체). 한문의 ‘放下(방하)’는 정신적, 육체적인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일. 또는 집착을 일으키는 여러 인연을 놓아 버리는 일을 가리킨다. 수행자가 ‘보배’를 잡고자 한다면 생명을 버릴 정도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수행해야 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이제 이미 보배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면 손 비우고 돌아가는 것이 옳지 못한 것이니, 한번 사람의 몸을 잃으면
(=사람으로서 생이 끝나면)
만겁(萬劫)에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기
(=태어나기)
어려울 것이니, 청컨대 모름지기 삼가야 할지니라. 어찌 지혜로운 사람이 보배 있는 데를 알고도 도리어 구하지 않고 간난(艱難)함을 오래 원망하고 한탄하리요? 만약에 보배를 얻으려고
(=찾으려고)
할 것 같으면 가죽 주머니
[피낭(皮囊)=몸뚱이]
를 버려야 할 것이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牧牛子修心訣 終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 마침.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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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원(願):얻고자 하는 것을 성취하기를 바라는 것.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의존명사)+(보조사)’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됨. 청원 구문의 동사[願-/라-/請-/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가 있을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구문은 선·후행문 전체가 직접화법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願’ 등의 주체는 항상 화자 자신이다.
주002)
맛보아:맛보고. 음미하여. 속 내용을 찾아 느끼거나 생각하여. 한문 “硏味此語(연미차어)야”에서 ‘硏…야’에 대한 번역.
주003)
호의(狐疑)야:여우같이 의심하여. 여우가 의심이 많다는 뜻에서 모든 일에 지나칠 정도로 의심함을 ‘호의(狐疑)’라 함. ¶狐 이니 그 性이 疑心 하니라〈능엄2:3ㄱ.〉
주004)
믈루믈:물러남을. 므르-[退]+움(명사형어미)+을. 어간 ‘므르-’는 모음 어미 앞에서는 ‘-’로, 자음 어미 앞에서는 ‘므르-’로 통합된다. ¶녁 面에 믈러 안니라〈석상13:11ㄴ〉. 도로 므르고져 거뇨〈월석14:76ㄴ.〉
주005)
마롤디어다:말아야 할 것이다. 말지어다. 어간 ‘말-’에 어미구조체 ‘-올디어다’의 통합형. ‘-ㄹ디어다’는 모음으로 끝난 동사 어간에 붙는 종결 형식. ‘마땅히 그리하여라’ 정도의 뜻을 명령조로 장중하게 나타냄. 15세기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까지는 ‘-(오/우)-ㅭ디어다’ 또는 ‘-(오/우)-ㄹ띠어다’로 표기되었음. ¶ 깃븐  내디 마디어다〈몽법18〉. 校正홀띠어다〈법화1:10ㄴ.〉
주006)
무상보리(無上菩提):더할 나위 없는 최상이면서 최고의 깨달음.
주007)
문자(文字):한문 “切莫執文(절막집문)”에서 ‘文’에 대한 번역. 문자(文字)는 인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시각적인 기호체계. ① 한자, 라틴 문자 등 언어를 기록하는 부호. ② 한문·영문 등 언어의 서면형식. 여기서는 이들을 총칭하는 의미로 쓰였음.
주008)
바:바로. 시간적인 간격을 두지 아니하고 곧.
주009)
천연(天然):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사람 힘으로 움직이거나 변화시키지 않은.
주010)
혜신(慧身):지혜의 법신(法身).
주011)
일우:이루되. 구결문 “成就慧身(성취혜신)호”에서 ‘成就…호’에 대한 번역.
주012)
아디:깨닫지. 알지[覺]. 중세국어 시기에는 말음이 ‘ㄹ’인 어간 뒤에 ‘ㄴ,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니, 디 등)가 오면 어간의 ‘ㄹ’은 자동 탈락했다. ¶世界 다 이니 긔 成劫이오〈월석1:47ㄱ〉.   거스디 아니거든〈석상6:8ㄴ.〉
주013)
미묘(微妙):어떤 현상이나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야릇하고 묘(妙)함
주014)
분상(分上):경지. 입장. 여기서는 ‘깨달음이 어떤 단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를 의미함.
주015)
녜:옛날[夙]. 예로부터. 한문 “若非夙植般若種智(약비숙식반야종지)”에서 ‘夙(숙)’에 대한 번역. 이 한자의 ‘이르다, 빠르다, 일찍, 예로부터·평소의’ 등의 뜻 중에서 “예로부터” 정도의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016)
반야(般若):지혜(智慧). 범어 ‘prajñā’의 음역. 혜(慧)·명(明) 등으로도 번역한다.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 최고의 지혜, 깨달음에 이른 부처 밝은 지혜.
주017)
종지(種智):일체종지(一切種智)의 준말. 일체만법의 별상(別相=각각 다른 모양)을 낱낱이 정밀하게 아는 지혜.
주018)
시믄:심은. 시므-[植]+ㄴ(관형사형). 15세기 국어에서 어간 ‘시므-’는 오늘날과는 달리 모음 어미 앞에서는 ‘-’으로, 자음 어미 앞에서는 ‘시므-’로 교체되었다. ¶根源을 시므고〈석상19:33ㄴ〉. 善根 심거〈월석17:89ㄴ〉. 德本을 오래 시므며〈월석18:84ㄴ〉. 園은 菓實 시므 히오〈월석21:39ㄴ.〉
주019)
대승(大乘):중생을 제도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불교. 그 교리·이상·목적이 모두 크고 깊은 것, 또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중생의 능력(=근기)이 큰 그릇인 것을 이름.
주020)
갓:한갓. 고작하여야 다른 것 없이 겨우. ¶香 갓 옷곳 것분 아니라 고로 맏 거슬 다 니르니라〈석상13:39ㄱ.〉
주021)
비야:비방하여[誹謗].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하여. 구결문 “亦乃謗讟(역내방독)야”에서 ‘謗讟(방독)야’에 대한 번역. 대부분 한자어 ‘誹謗’으로 반영했으나, 여기서 한글로 ‘비’이라 옮긴 것이 색다르다. 특히 ‘謗’은 중국음운학 36자모에서 순중음 ‘滂’[pʰ]모 계열자인데 이를 ‘’으로 반영한 것은 설명이 쉽지 않다. ‘說法’에 대한 ‘셜웝’(번박,상75)과 함께 역사적 설명이 필요하다.
주022)
무간옥(無間獄):무간지옥(無間地獄). 팔열지옥(八熱地獄)의 하나. 아비지옥(阿鼻地獄)이라고도 하며, 쉴 사이도 없이 고통을 받는 지옥.
주023)
혀리:끌 사람이. 끌어들일 사람이. 불러들일 사람이. 혀-[引]+ㄹ(관형사형)+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구결문 “返招無間者(반초무간자)ㅣ”에서 ‘招…者ㅣ’에 대한 번역. ‘招’의 뜻 가운데 ‘부르다, 손짓하다’를 ‘혀-’[引]로 대역한 것이다. 문맥상 “(무간지옥에) 떨어질 사람이” 정도로 이해된다.
주024)
조:자주. 흔히. -[頻]+오(부사파생접미사). 한문 “比比有之(비비유지)”에서 ‘比比’에 대한 번역. ‘比’의 여러 뜻 중 ‘자주, 흔히’를 ‘조’로 옮긴 것이다.
주025)
결연(結緣):인연을 맺음. 또는 그런 관계. 불·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중생과 인연을 맺음. 중생이 불도를 닦기 위하여 삼보(三寶)와 인연을 맺음.
주026)
공덕(功德):좋은 일을 함으로써 쌓이는 것이 공(功)이며, 그런 수행을 통해서 얻어진 것을 덕(德)이라고 한다. 공(功)은 복되고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며, 선행(善行)의 덕은 공을 닦음으로써 얻어진다.
주027)
유심결(唯心訣):법안종(法眼宗)의 제3조 영명(永明. 904-975)의 저서. 법명은 연수(延壽). 사람들의 번뇌 망상과 탐·진·치 삼독(三毒)도 마음의 본성을 바꿀 수 없고, 온갖 법문도 마음의 본성을 바꿀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주028)
불종인(佛種因):불종(佛種)의 원인. ‘불종’은 부처가 될 종자[씨앗]. 성불할 수 있는 원인.
주029)
인천(人天)ㅅ:인천(人天)의. 인간계와 천상계의. 윤회하여 태어나는 세계를 여섯 군데[육취(六趣)]ㅡ 즉, 천(天)·인(人)·수라(修羅)·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으로 나누는데, 그 중에 인간계와 천상계.
주030)
덥다:덮다[盖]. 구결문 “猶盖人天之福(유개인천지복)야”에서 ‘盖’에 대한 번역. (어떤 대상을) 기세에서 앞서거나 누르다. ‘덮-’의 말음 ‘ㅍ’을 8종성가족법에 따라 ‘ㅂ’으로 표기하였다. 이 문헌에는 쌍형어로 ‘둪-’도 나타난다. ¶覆는 두플씨라〈월석10:77ㄴ〉. 하 두프며  두펫니라〈수심결2ㄴ.〉
주031)
인(因):원인. 결과를 일으키는 것. 근거가 되는 것. 결과를 내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연(緣)이라 한다. 예를 들면, 쌀·보리의 경우 그 종자가 인(因)이라면, 노력(勞力)·우로(雨露)·비료(肥料) 등은 연(緣)이라 할 수 있다.
주032)
화:배워. 습득하여. 호-[學]+아(어미)→화. w-활음화.
주033)
닛디:잊지. 닞-[忘]+디(어미). 8종성가족용법에 따른 문헌에서는 용언의 어간 ‘닞-’ 뒤에 휴지 또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 등)가 오면 말음 ‘ㅈ’을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주034)
아니닌:않은 사람은. 아니-[不]+ㄴ(관형사형)+이[者](의존명사)+ㄴ(보조사). 15세기 국어에서 의존명사 ‘이’는 선행하는 관형사형 어미 ‘-ㄹ/ㄴ’을 뒤에 오는 ‘이’의 초성에 연철 표기하였다. ¶一萬神靈이 侍衛며 자리 업시 닐굽 거르믈 거르샤〈석상6:17ㄱ〉. 無等은 니 업슬씨니 無等等은 니 업슨 德으로〈석상21:19ㄴ.〉
주035)
윤회(輪廻):사람이 태어났다가 죽고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輪은 술위니 輪廻 횟돌씨라〈월석,서4ㄱ.〉
주036)
업(業):‘짓는다[作]’는 뜻. 몸[身]·입[口]·뜻[意]으로 짓는 동작과 말과 생각하는 온갖 움직임과 그 세력을 말함. 개인은 이 업(業)으로 말미암아 육도에 윤회하게 되며, 여러 사람이 같이 짓는 공업(共業)에 의해 사회와 국가와 세계가 건설된다고 한다. 따라서 착한 업은 착한 결과를, 악한 업은 악한 결과를 가져온다.
주037)
믈리:물려. 돌이켜. 어간 ‘므르-’[退]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할 때 ‘-’로 교체되며, 여기 ‘믈리’는 ‘-’[追]에 부사 파생접미사 ‘이’가 결합한 파생부사.
주038)
컨댄:생각하면. 생각하건대.
주039)
몯게라:못하겠구나. ‘-게라’는 감탄형어미로서 ‘아디 몯-, 듣디 몯-, 보디 몯-’에만 붙는다는 통합상의 특징이 있다.
주040)
현:몇. 한문 “其幾千劫(기기천겁)”에서 ‘幾’에 대한 번역.
주041)
흑암(黑暗):매우 껌껌하고 어두움. 흑암(黑闇)으로도 적는다. 보통 ‘흑암지옥’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으나, 지옥의 한 종류는 아닐 것이다. 뒤에 ‘무간옥(無間獄)’이 나오고, ‘지옥’의 이미지가 보통 어두운 곳에 있으므로 오해한 것일 게다.
주042)
언마오:얼마인가. 얼마인고? 언마〉얼마[幾].
주043)
불도(佛道):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면 불과(佛果)를 성취할 수 있는 것. 무상(無上) 보리(菩提)의 불과(佛果)를 가리킴.
주044)
악업(惡業):나쁜 과보(果報)를 가져올, 입·몸·뜻으로 짓는 악한 행위.
주045)
디위:번. 차례. 한문 “時或一思(시혹일사)컨댄”에서 ‘一思’에 대한 보충 번역에 나타난 것이다. 중세국어에서 ‘디위’는 ① 번. 어떤 일의 횟수나 차례, ② 지위(地位), ③ 경계(境界) 등을 나타냈는데, 여기서는 의존명사로 ①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① 이 經을 마아홉 디위 닑고 마아홉 燈의 블 혀고〈석상9:32ㄴ〉. ② 學地 호 地位라〈월석12:18ㄱ〉. ③ 녜는 楊州 올히여 디위예 新都 形勝이샷다〈악장가사: 신도가.〉
주046)
한:한숨. 기원적으로는 ‘한’[大](←하-+ㄴ)과 ‘숨’[息]이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로, 중세국어에서 ‘한’과 ‘한숨’이 공존하다가 ‘한숨’으로 통일된다. ‘한’은 한자어 ‘대식(大食)·태식(太息)’ 등에 대응되는 우리말로, ‘한숨’에서 유성음 사이에 놓인 ‘ㅅ’을 ‘ㅅ→ㅿ’로 약화시킨 표기로 간주된다.
주047)
디흐리로소니:(한숨) 지을 것이니. ‘-로소니’는 동사나 형용사 어간 뒤에 붙어 ‘-으니’ 정도의 어미에 대응된다. 어간 ‘딯-’은 명사 ‘한숨/한’과 긴밀한 구성을 형성한다.
주048)
날혹기:느리고 느직하게. 한문 “其可放緩(기가방완)”에서 ‘緩’에 대한 번역.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지 않고 게으르게 지내는 것을 표현함.
주049)
앙얼(殃孽):지은 죄의 앙갚음으로 받는 온갖 재앙. 앙화(殃禍).
주050)
수(受)야려:받으랴. 받을 것인가?
주051)
거부비:거북이가. 거붑[龜]+이(주격조사). ‘거북’은 17세기부터 출현해 공존하다가 점차 ‘거붑〉거북’으로 통합된다. 오늘날 ‘거북이’는 ‘거북[龜]+이(명사파생접사)’로 재구조화된 것이며, 곡용형은 ‘거북이가·거북이를’ 등이다. ¶고래와 거부글 타 가고져 논 디 잇노라〈두중8:58ㄴ〉. 龜 거북 귀〈1664 칠장사판 유합7:9ㄴ〉.
주052)
:작은. 가는[纖(섬)]. 가느다란. -[纖·細]+ㄴ(관형사형어미).
주053)
개자(芥子):겨자씨와 갓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 겨자씨[芥子]는 식물 중에서 가장 열매가 작으므로 흔히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할 때 사용됨.
주054)
바래:바늘에. 바[針]+애. 한문 “纖芥投針(섬개투침)”에서 ‘針/鍼’에 대한 번역.
주055)
마조미라:맞는 것이다. 한문 “纖芥投針(섬개투침)”의 문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맞다, 맞히다’ 정도의 의미로 이해된다. 한문 주석서들에서는 ‘投針’을 ‘(바늘에) 꽂히는 것’으로 풀이하나, 반드시 그렇게 풀이하지 않더라도 불가능한 상황을 표현하므로 구결문과 언해문을 충실히 따라 풀이한다.
주056)
깃부:기쁨을. 다행스러움을. 구결문 “其爲慶幸(기위경행)을”에서 ‘爲慶幸’에 대한 번역. 금생에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것과 진리의 정법과 깨달은 성자를 만날 수 있음이 기쁘다는 것이다. ‘깃부믈’이 모음조화에 맞는 표기이다.
주057)
믈루믈:스스로 굴복하여 물러남을. 물러나는 마음을. 한문 “若自生退屈(약자생퇴굴)”에서 ‘退屈’에 대한 번역. 보살수행에서 흔히 퇴굴심을 일으키는 3가지는 ① 부처님의 지혜가 광대 심원(深遠)하다 함을 듣고, ② 6바라밀의 행이 수행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③ 번뇌장·소지장을 버리고, 대열반·대보리의 깨달음이 얻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퇴굴(退屈)하는 마음을 낸다고 한다.
주058)
시혹:때로. 어쩌다가 혹은.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한자어 ‘時或’의 당시 현실한자음 표기. ¶시혹  디위 컨댄[時或一思컨댄(39ㄴ)]〈수심결43ㄱ.〉
주059)
게을우믈:게으름을. 나태함을. 한문 “或生懈怠(혹생해태)”에서 ‘懈怠’에 대한 번역. 게으르-[懈怠]+움(명사형)+을(목적격조사). 어간 ‘게으르-’는 모음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할 때 ‘게을ㅇ-’로 활용한다. ¶ 게을이 먹디 마라라〈석상23:12ㄱ.〉
주060)
더데:동안에. 때에. 덛+에. 언해의 ‘아니 한 더데’는 한문 “須臾(수유)에”에 대한 번역. ¶녯 衆이 여 小劫을 밥 머 덛만 너기고〈월석11:87ㄴ.〉
주061)
무레:무리에. 물[趣]+에(처소 부사격). ‘모딘 무레’는 ‘惡趣(악취)’에 대한 번역으로, “악한 짓이 원인이 되어 태어나 고통 받는 악한 곳”을 뜻하며, 3악취(惡趣)·4악취·5악취·6악취로 분별함. 예컨대, ‘삼악취’는 지옥·아귀·축생을 가리킨다.
주062)
신해(信解):불법을 믿고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
주063)
수지(受持):법을 받아서 잊지 않고 지니는 것.
주064)
외야:다시. 외-[復·更]+야(ㅣ모음 아래 어미 ‘아’의 이형태). 구결문 “豈可復得乎(기가부득호)ㅣ리오”에서 ‘復(부)’에 대한 번역.
주065)
다로매:다다름에. 이르름에. 다-[到]+옴(명사형어미)+애(부사격조사). 어간은 ‘다-’으로 ㄷ불규칙동사. ¶노 四天 王宮에 다더니[高至四天王宮터니]〈법화4:109ㄱ〉. 아 지븨 마초아 다라[遇到父舍야]〈법화2:191ㄱ.〉
주066)
뉘으처도:뉘우쳐도. 스스로 제 잘못을 깨닫고 마음으로 가책을 느껴도. 뉘늧-[悔]+어(어미)+도(보조사). ¶悔 뉘으츨씨니〈석상6:9ㄱ〉. 녯 일후믈 뉘읏고 오 어두 慶賀호미라〈법화4:36ㄴ.〉
주067)
이익(利益):이익이 있는. 이로운. 오늘날 ‘이익(利益)’은 명사로만 사용된다.
주068)
방일(放逸):제멋대로 거리낌 없이 방탕한. 물욕이나 애욕에 매달려 귀중한 세월을 흘려보낸.
주069)
탐(貪):탐욕(貪慾).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애착. ‘삼독’은 사람의 착한 마음을 해치는 세 가지 번뇌. 욕심, 성냄, 어리석음 따위를 독(毒)에 비유해 이름.
주070)
음(婬):음행(淫行). 음란한 짓을 함. 또는 그런 행실.
주071)
착(着)디:집착하지. 마음이 바깥 경계의 사물에 끌려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이. 집착(執着)은 ‘執著’이라고도 씀.
주072)
머리옛 블:머리에 붙은 불. ‘NP1옛 NP2’ 구성에서 NP1(머리)은 어떤 작용이 미치는 대상이고, NP2(블)는 그 작용의 주체를 나타낸다. ‘맷 비’(두초3:33ㄱ)는 “강에 내리는 비” 정도로 풀이된다.
주073)
구(求)야:구하듯이 하여. 끄듯이 하여. ‘求’은 ‘求-+’의 축약형. ‘X+-+’으로 결합할 때 ‘X’의 말음이 모음 또는 유성자음이면 ‘X’으로 축약된다. ¶子息 샤〈월석4:31ㄱ〉. 變니〈능엄2:45ㄱ〉. 제 性이 滅딘댄〈능엄4:123ㄱ.〉
주074)
표:살핌을. 살피기를. 자세히 따지거나 헤아리기를. 피-[照顧]+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察은 필씨라 〈월석11:46ㄴ.〉
주075)
무상(無常):물(物)·심(心)의 모든 현상이 한 찰나에도 생멸 변화하여 항상 머물러있는 모양이 없다는 것.
주076)
라:빨라. -[速]+아(어미). 오늘날의 ‘르’불규칙과 같은 활용을 하는 용언은 15세기 문헌에서는 매우 제한되어 있었다. 누르다[壓], 브르다[號], 모다[不知], 므르다[退], 흐르다[流], 다[乾/渴] 정도. 이 밖의 대부분은 ‘ㄹ·ㅇ’형으로 활용한다(올아, 달아 등). ¶눌러〈석상3:14ㄱ〉. 블러〈석상3:7ㄱ〉. 몰라〈용가85〉. 믈러〈월석10:45ㄴ〉. 흘러〈훈언1ㄴ〉. 라〈능엄6:86ㄱ.〉
주077)
목수:목숨은. 목숨[命]+(보조사). 모음조화 표기에 따랐다면 ‘목수믄’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목숨’은 기원적으로 ‘목[項]+숨[息]’으로 구성된 합성어. ¶므렛 거시며 무틧 거시며 숨  거슬 다 衆生이라 니라〈월석1:11ㄱ〉. 命 목숨 〈자회,상18ㄱ.〉
주078)
나죗:저녁의. 나죄[夕]+ㅅ(관형격조사). 15세기 문헌에는 이와 대응되는 ‘나조’ 형도 공존하는데 ‘나조ㅎ[夕]+(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나조 雲霞ㅣ로다〈두초6:48ㄴ〉. 나죗  기우도다〈두초11:37ㄴ〉. 朝 아 됴. 夕 나죄 셕〈자회,상1ㄴ.〉
주079)
미두미:믿기가. 믿는 것이. 구결문 “明亦難保(명역난보)ㅣ니”에서 ‘保(보)’에 대한 풀이. 어떤 사실이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믿-[信]+움(명사형)+이(주격). 번역박통사(1517)에는 ‘미도미’(상,76ㄱ)[←믿-+옴+이]형도 나타난다.
주080)
모:반드시[須]. 구결문 “切須在意(절수재의)라”에서 ‘切須’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어떤 내용을 더욱 강조하는 표현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정도의 뜻으로 이해된다. 15세기 문헌에서 한자 ‘須’에 대한 번역으로는 ‘반기’를 비롯하여 ‘반시(두초24:32)·반개(두초25:2)·모로매’ 등으로 대역되었다.
주081)
세간(世間)앳:세간(世間)의. 세간에서 행하는. ‘세간’은 “세상 일반”. 또는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서로 모여 있는 우주 공간” 정도의 뜻.
주082)
의빙(依憑):어떤 힘을 빌려 의지함.
주083)
어루:가히. “가히 …할 수 있다” 형식으로도 풀이된다. 15세기 문헌에 적지만 ‘어·로’형도 사용되었다. ¶목수미 길아지라 시면 내 어로 호려니와월석20:85ㄴ.〉
주084)
삼도(三塗)ㅅ:삼도(三塗)의. ‘삼도’는 지옥·축생·아귀 세계의. 맹화로 타오르고 있는 지옥의 화도(火塗),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축생의 혈도(血塗), 칼에 의해 핍박당하고 있는 아귀의 도도(刀塗).
주085)
수고(受苦)왼:수고로운. 고통스러운. 오늘날 ‘수고’는 기원적으로 한자어 ‘受苦’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을 뜻하는 말로 국어화가 진행되었다. 여기 ‘受苦’는 ‘受(받을 수)·苦(아픔/고통 고)’로 한자의 본래 의미대로 사용된 것이다.
주086)
윤회(輪廻):사람이 태어났다가 죽고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주087)
천상(天上):천상세계(天上世界). 하늘의 세계.
주088)
과보(果報):업인(業因)의 결과. 행업(行業)으로 인하여 받는 결과. 전에 행동했던 선업이나 악업에 의해 나중에 그 대가로서 받는 즐거움이나 고통 등의 결과. 인간 또는 동물로 태어나는 것과 같은 과보의 총체적인 양상은 총보(總報)이고, 인간으로 태어나서 남녀나 빈부의 차별이 있는 것 같은 과보의 개별적인 양상은 별보(別報)라 한다.
주089)
수(受)곤:받거늘. 받았는데 (하물며). ‘-곤(온)’은 ‘…-곤(-온)…며…녀(-려, -리오)’와 같은 문장 구조와 호응하는 것이 원칙. ¶너비 善根 시므디 아니닌 일훔도 듣디 몯리온 며 보미녀〈영험5〉. 여기서는 “ 어루…快樂 受곤 며…暫時나 信 내야 일운 功德이”와 같은 문장 구조로 표현된 것이다.
주090)
:가장[最]. 15세기 국어에서 ‘’은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맨 위”를 뜻하는 ‘맏이’[伯]의 뜻으로 ‘’[最]와는 구분되었으니, 음절 말음 위치에서 ‘ㄷ-ㅅ’의 차이로 뜻이 달라지는 최소대립어. ¶去聲은  노 소리라〈훈언14ㄴ〉. 내 아리 비록 디라도〈월석2:5ㄴ.〉
주091)
상승(上乘)엣:상승(上乘)의. 최상의. 승(乘)은 타는 것으로, 곧 수레나 배(船)처럼 우리들을 깨달음의 실어 나르는 것을 뜻하며, ‘상승’은 “최상의” 정도의 의미.
주092)
법문(法門):부처님의 가르침. ‘법’은 부처님이 가르친 진리, 문(門)은 ‘드나든다’는 뜻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을 괴로운 세계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주093)
잠시(暫時)나:짧은 시간이나마. 조금이나마. ‘잠시’는 시간 개념어이지만, ‘조금’이라는 정도의 의미로도 풀이된다.
주094)
공덕(功德)이:공덕임에야. “수(受)곤…며…공덕(功德)이” 구문. 세간에서 행한 선업만으로도 고통스런 윤회에서 벗어나고 좋은 과보를 얻어 유쾌함과 즐거움을 받을 수 있는데, 가장 높고 깊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음을 내어 이룬 공덕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는 말이다.
주095)
가뵤로:비유(比喩)로. 가비-[比喩]+옴(명사형어미)+로(도구의 부사격조사). 어간 ‘가비-’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다. ¶譬 가벼 니를씨오 喩는 알욀씨라〈석상13:38ㄱ.〉
주096)
죠고매도:조금도. 죠고매[小分]+도(보조사). 15세기 국어 문헌에는 이것 외에 ‘죠고마’도 사용되었다. ¶시혹  죠고매 머리 수기거나 일로 像 供養닌〈법화1:221ㄴ〉.  비치 슬피 죠고마 더라〈두초9:5ㄱ.〉
주097)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옛: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전 우주에 있는. ‘삼천대천세계’는 고대 인도인의 세계관에 의거하여 불교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 우주를 뜻하는 말. ‘NP1(三千大千世界)옛 NP2(七寶)’ 구성으로서, 이 문장에서는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칠보)”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098)
칠보(七寶):7가지 보배. 금(金)·은(銀)·유리(瑠璃)·파려(玻瓈)·수정·차거(硨磲)·마노(碼瑙).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귀한 것을 ‘칠보’로 비유함.
주099)
보시(布施):다른 사람에게 물질 등을 베풀어 주는 것. 6바라밀의 하나. 보시의 내용에 따라 여러 가지 분류가 있다. 재(財)·법(法) 2종 보시를 비롯하여, 3, 4, 5, 6, 8종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 등으로 나누는 3종 보시가 가장 대표적이다. ‘무외시’는 계(戒)를 지녀 남을 침해하지 아니하며, 또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게 하는 것을 말한다.
주100)
공양(供養):공급하여 자양(資養)함. 음식물이나 의복·탕약(湯藥) 같은 것들을 부처님이나 승려에게 바치는 것.
주101)
충만(充滿)히:한껏 차서 가득히. 가득 차게.
주102)
교화(敎化):불법(佛法)으로써 교도(敎導)하여 감화(感化)시킴. 설법을 통해서 중생을 진리로 인도하고 자비를 베풂. 일반적으로는 “잘못된 것을 선도하여 좋게 바꿈”의 의미로 쓰인다. ¶敎化 쳐 어딜에 외올씨라〈월석1:19ㄱ〉. 부톄 百億世界예 化身야 敎化샤미 리 즈믄 매 비취요미 니라〈월석1:1ㄱ.〉
주103)
사과(四果):성자(聖者)가 도달하는 4가지 단계의 경지. 번뇌가 단절되어 가는 경지를 넷으로 구분한 성자의 단계적 지위. 소승불교에서 구분하는 성자의 4단계. 과(果)는 목표에 도달한 경지. 4단계는 예류(預流)·일래(一來)/사다함, 불환(不還)/아나함, 아라한(阿羅漢) 등을 말한다.
주104)
무량무변(無量無邊)컨마:무량무변하건마는.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한계(限界)가 없이 무한하건마는. ‘-마’은 앞의 사실을 인정을 하면서도 그와 어긋나는 상황을 나타내는 보조사. 고려가요에 ‘-마’이, 15세기에는 일반적으로 ‘-마’이, 16세기에는 ‘-마’이 사용되었다. ¶西京이 셔울히마〈서경별곡〉. 히 쳐비 이셔야 자내 미나 편리언마 노여 가〈청주간찰29:5.〉
주105)
나:때이나. 구결문 “不如一食頃이나”에서 ‘頃(경)이나’에 대한 번역.
주106)
법(法):부처님의 가르침을 불법·정법·교법 등이라 하며,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계법이라 하고, 규정을 따라 수행하는 의식을 수법(修法)이라 함.
주107)
어돈:얻은. 찾은. 여기서 동사 ‘얻다’는 “거저 주는 것을 받아 가지다.”의 의미보다는 “구하거나 찾아서 가지다.”와 같이 주체의 적극적인 행위의 결과로 해석되는 것이 적절하다. 한문 “所獲功德니”에서 ‘所獲(소획)’에 대한 번역. 얻-[獲]+오(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주108)
몯다:못하다[不如]. 15세기 문헌에는 어근 ‘몯’[不]에 ‘ㄱ,ㄷ’으로 시작하는 어미(X)가 결합할 때 ‘몯-X’형(①)과 ‘’가 생략된 ‘몯-X’형(②) 두 가지가 모두 쓰였는데 후자가 절대적으로 우세하였다. ¶① 恩愛 겨실 敬心이 몯더시니〈월곡46ㄴ〉.  바 아디 몯다니〈월석,서10ㄴ〉. 摩竭國은 王이 正티 몯고〈월석2:11ㄱ〉. ② 모미  다디 몯더시니〈법화4:121ㄴ〉. 미 비록 나 히미 自在티 몯다니 〈능엄7:27ㄱ〉. 如來ㅅ 法流水예 븓디 몯고〈월석2:62ㄴ.〉
주109)
아로리라:알아야 하리라. 알아야 할 것이다.
주110)
법문(法門):부처님의 가르침. 법은 부처님이 가르친 진리, 문은 드나든다는 뜻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을 괴로운 세계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이렇게 씀.
주111)
밋디:미치지. 미치지. 및-[及]+디(어미). 구결문 “比況不及(비황불급)이로다”에서 ‘及(급)’에 대한 번역.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으로 ‘및디’를 ‘밋디’로 표기함. 후대에 어간 ‘및-’이 ‘미치-’로 음절이 더 증가하면서 재구조화됨.
주112)
일념(一念):한결같은 마음. 또는 오직 한 가지 생각.
주113)
정심(正心):마음을 올바르게 가짐. 또는 그 마음.
주114)
도량(道場):석가모니가 성도하던 당시 보리수 아래 앉아 있었던 자리 근처, 즉 금강 보좌를 말함. 불도를 수행하는 곳을 뜻함.
주115)
항사(恒沙):항하사(恒河沙)의 준말. 항하의 모래. 항하는 인도의 갠지스강을 말하니, 갠지스강가의 모래, 즉 한량없이 많은 것을 비유함.
주116)
칠보탑(七寶塔):다보탑(多寶塔)과 유사함. 가장 웅장하고 아름답게 장식한 탑.
주117)
로매:만듦보다. -[造]+옴(명사형어미)+애(비교의 부사격조사).
주118)
더으니:더하니[加]. 문맥상 “더 높으며 귀하니” 정도의 뜻. 15세기 문헌에는 ‘더으-’형이 일반적이고 ‘더-’형이 극소수이다. 동사의 일반형 ‘-다’형을 기준으로 삼아 점차로 ‘더으다’가 ‘더다’로 바뀌어감. 유추(類推)에 의한 변화. ‘다다’[盡]가 ‘다다’로 바뀐 것도 같은 과정으로 이해된다.
주119)
보탑(寶塔):귀한 보배로 장식한 탑.
주120)
매:끝에는. 결국에는. 구결문의 ‘畢竟(필경)’에 대한 번역. 체언 ‘’은 ‘-’에 접미사 ‘-’이 결합한 파생명사.
주121)
야디여:무너져. 부서져. 구결문 “碎爲塵(쇄위진)이어니와”에서 ‘碎(쇄)’에 대한 번역. ¶壞 야딜씨오〈월석1:49ㄱ〉. ¶ 碎  쇄〈신유,하59ㄴ.〉
주122)
드트리:티끌이. 드틀[塵]+이(조사). ‘티끌’은 티와 먼지를 통틀어 이르는 말. 15세기 문헌에는 ‘드틀’과 ‘듣글’이 공존하였는데, 둘은 형태는 다르나 동일한 어원에서 변화했을 것으로 보이는 한 묶음의 단어 즉 쌍형어(雙形語)라 할 수 있다. ¶다 아 듣글 라  듣그레  劫을 혜여도〈법화3:86ㄴ.〉
주123)
정각(正覺):바른 깨달음. 모든 법을 깨달은 여래의 지혜.
주124)
일우니라:이루느니라. 어간 ‘일우-’는 동사 어근 ‘일-’[成]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파생동사인데, 이때에는 ‘이루-’로 연철하지 않고 ‘일우-’로 분철하였다. 이때 ‘우’의 ‘ㅇ’는 후음 불청불탁음 [ɦ]로서 자음으로 기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125)
말:말[語]을. 구결문 “硏味此語(연미차어)야”에서 ‘語(어)’에 대한 번역. 정음 창제 초기문헌에는 ‘말’으로 표기되었으나,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고유어 표기에서 각자병서를 폐지함으로써 ‘말’식으로 표기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각자병서가 폐지된 경향이 우세하지만 각자병서 용례는 열세지만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나랏 말미…中國에 달아〈훈언1ㄱ〉. 그 僧이 말매 아니[其僧이 言下애 有省니]〈수심결7ㄱ.〉
주126)
모:반드시. 구결문 “切須在意(절수재의)니라”에서 ‘切須(절수)’에 대한 번역. 반드시. 응당(應當). 마땅히.
주127)
금생(今生):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 이승.
주128)
제도(濟度)티:제도(濟度)하지. 미혹한 세계에서 생사만을 되풀이하는 중생을 건져 내어 생사 없는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지.
주129)
가야:다시. 다음에 또. 구결문 “更待何生(갱대하생)야”에서 ‘更’에 대한 번역. ¶更 가 〈광주천자25ㄱ〉. 改 가 〈광주천자8ㄱ.〉
주130)
어느:어느. 오늘날 ‘어느’는 표제어처럼 관형사로만 쓰이나, 중세국어에서는 ① 관형사, ② 부사(어찌), ③ 대명사 등 3가지로 쓰였다. ¶① 어느 날오[何日]〈두초21:16〉. ② 어느 다 리〈월곡1〉.③  어늬 브린  어늬 지빈  어늬 왼  몰라〈월석12:26ㄱ.〉
주131)
기드려:기다려. 이 단어가 오래 전부터 쓰였음은 제망매가(祭亡妹歌)에서 “待是古如”[*기드리고다]에서 확인된다. ¶待 기드릴 〈신유,하34ㄴ.〉
주132)
닷디옷:닦지. -[修]+디(어미)+옷(단독의 보조사). ‘옷’은 모음이나 ‘ㄹ’로 끝나는 체언 아래 쓰이는 ‘곳’의 이형태이나, 여기 ‘옷’은 활용 어미 아래에 쓰인 경우이다. ‘-+디→닷디’는 자음군 단순화의 적용을 받은 표면음성형이다.
주133)
만겁(萬劫):지극히 오랜 시간.
주134)
어긔리니:어긋날 것이니. 어그러질 것이니. ¶違 어긜 위〈신증유합,하19ㄴ.〉
주135)
어려:어려이. 어렵게. 어렵-[難]+이(부사 파생접미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 한글문헌에는 ‘어려’로 표기하였다. ¶아리 어려 너기  아라〈월석12:19ㄱ〉. 一切 어려이  거슨 내 모매 너므니〈능엄6:105ㄴ.〉
주136)
닷골:닦을. -[修]+오(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 ¶내 이제 三摩地예 드 學 닷골 妙門을 몬져 니노니〈능엄7:1ㄴ.〉
주137)
공행(功行):공덕이 되는 수행. 수련의 공력과 세상에 대한 봉사.
주138)
나리니:나아갈 것이니. 증진할 것이니. 구결문 “功行이 自進리니”에서 ‘進리니’에 대한 번역.
주139)
주으리니:굶주린 사람이. 주으리-[飢]+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者)+Ø(무형의 주격조사).
주140)
님:임금의. 왕(王)의. 임금님의. 님금[王]+ㅅ(관형격조사). 이때 ‘ㅅ’은 존칭 체언 아래에 쓰이는 관형격조사. ¶님 德 일시면 親戚도 叛니〈용가118.〉
주141)
맛나도:만나도. 구결문 “病遇醫王(병우의왕)야도”에서 ‘遇…야도’에 대한 번역. 형태음소적 표기법이 적용된 월인천강지곡에서는 ‘맞나’이고, 음소적 표기법이 적용된 15세기 일반 문헌에서는 ‘맛나’이며, 16세기 문헌에서는 휴지 또는 자음 앞에서 ‘ㅅ’ 말음이 ‘ㄷ’ 말음과 [t ̚]로 중화되고 ‘ㄴ’ 앞에서 비음화하여 ‘만나’로도 표기되었다. 어간 ‘맛나-’는 기원적으로 ‘맞-[迎]+나-[出]’의 결합에 의한 비통사적 합성어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맞나→맛나’로 표기되고 16세기부터는 ‘만나-’로 재구조화되어 오늘날에 계승됨. 맞나-[遇]+아도(연결어미). ¶世尊 맞나며〈월곡178장〉. 사미 苦 만나 〈1500 개간법화 1:14ㄱ.〉
주142)
머구:먹음을. 먹을 것을. 먹-[食]+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모음조화 규칙을 적용한다면 ‘머구믈’이 정상. 15세기 말까지의 자료를 조사해보면 ‘머구믈’(50회)이 ‘머구’(5회)보다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주143)
병(病)니:병든 사람이. 환자가. 病-+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15·16세기 문헌에서 거의 어간 ‘병(病)-’형으로 통일되어 있음. ‘病()들-’형은 1514년 속삼강행실도언해에서 처음으로 나타나고, 16세기 중엽의 장수경언해에도 이어진다. ¶病드러니〈속삼.효23〉. 잔망며 병들며 등 구며〈장수경72ㄴ.〉
주144)
의왕(醫王):‘의사 중의 왕’이라는 뜻으로 부처님을 칭송해 ‘의왕’이라 부름. 불·보살이 중생의 번뇌의 병이나 마음의 병을 치료하여 깨달음에 들게 하는 것이 마치 명의(名醫)가 환자에게 약을 써서 고치는 것과 같다는 뜻.
주145)
머곰:먹음. 먹을 줄을. 구결문 “不知服藥(부지복약)니”에서 ‘服(복)’에 대한 번역. 모음조화 규칙에 따랐다면 어간 ‘먹-’의 모음이 음성모음이므로 명사형어미 ‘-움’을 선택하여 ‘머굼’(←먹-+움)으로 실현되었을 것이다. 명사형 ‘머곰’은 15세기 문헌에서 머굼(30여회):머곰(5회)으로 ‘머굼’형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나, 주격형인 ‘머고미’형은 80여회, ‘머구미’형은 40여회로 ‘머고미’형이 우세하다.
주146)
세간(世間):세상 일반.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서로 모여 있는 우주 공간.
주147)
욤:행함. 구결문 “有爲之事(유위지사)”의 ‘有爲(유위)’에 대한 번역. 인연으로 말미암아 조작되는 모든 현상.
주148)
얼구를:모양을. 구결문 “其狀(기상)을”에 대한 번역. 15·16세기에 ‘얼굴’은 ‘형체(形體)’ 또는 ‘모습’이라는 뜻. 근대국어 자료 동문유해(1748)에 ‘얼굴’[容顔](상18)로 쓰인 예가 나타나며, 그 후로 점차 “안면·낯” 정도의 뜻으로 의미 영역이 축소되어 오늘날에 이름.
주149)
공(功):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 부처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마음을 닦아 얻은 힘.
주150)
마촤:맞추어. 둘 이상의 대상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펴. 구결문 “其功(기공)을 可驗(가험)이라”에서 ‘驗(험)’에 대한 번역으로, “검증·검사·증험·증명하다” 정도의 뜻을 나타낸다. 마초-[驗]+아(어미)→마촤. 15세기 문헌에는 ‘마초아’가 절대 우세하며, ‘마촤’는 활음화에 의해 [maʦʰwa]로 실현됨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어간 ‘마초-’는 ‘맞-’에 접미사 ‘-호-’가 결합한 파생어. 15세기 말까지의 자료에서 ‘마초아’는 90여회, ‘마촤’는 1회로 나타난다.
주151)
심종(心宗):마음의 법. 선종의 다른 이름. 선종(禪宗)은 문자 경전에 의하여 종을 세운 것이 아니라, ‘마음’[心]을 기본으로 하므로 이렇게 부른다.
주152)
:모양을. 구결문 “無形可觀이며”에서 ‘形(형)’에 대한 번역으로, ‘’ 또는 ‘樣子’로 대응되었다. ¶形은 니〈월석8:21ㄴ〉. 어버 일코 남로 어버 樣子 라[乃刻木爲親形像]〈삼강,효10〉. 形은 얼구리오〈월석9:36상ㄱ.〉
주153)
말길히:말의 길이. 언어의 길이. 구결문 “言語道(언어도)ㅣ”에 대한 번역. 말[言語]+ㅅ(관형격조사)+긿[道]+이(주격조사). ‘言語道(언어도)’는 언어의 표현. 도(道)는 입으로 말하는 일.
주154)
긋고:그치고. 끊어지고. 긏-[斷]+고(어미). 동사 기저형 ‘긏-’을 노출하여 ‘긏고’로 표기하지 않은 이유는 종성을 8개로만 제한하는 ‘8종성가족용법’을 따랐기 때문에 ‘긏고→긋고’로 표기한 것이다.
주155)
녈:갈. 가는. 녀-[行]+ㄹ(관형사형어미). 여기 ‘녈 고디’는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 표기법에 따랐다면 ‘ 고디’ 또는 ‘녈 꼬디’ 정도로 표기되었을 것이다. ¶行 녈씨오〈월석2:67ㄱ〉. 도라 고디〈능엄2:26ㄱ〉. 욜 꼬디〈영가,하99ㄱ.〉
주156)
천마(天魔):불법(佛法)을 방해하는 자. 인간이 선한 일을 이루고자 할 때, 훼방을 놓는 타화자재천의 마왕(魔王)을 일컫는다.
주157)
외도(外道):불교 이외의 교학(敎學)이나 종파를 가리키는 말. 석가모니 당시에 인도에서 성했던 6사(師) 외도 또는 95종의 외도 등이 불전에서 거론되고 있다. ¶外道 밧 道理니 부텻 道理예 몯 든 거시라〈월석1:9ㄱ.〉
주158)
할알:헐뜯을. 구결문 “毁謗無門(훼방무문)며”에서 ‘毁謗(훼방)’에 대응된 번역. 할아-[毁]+ㄹ(관형사형어미). ¶衆生이 律儀 할아 헐며〈능엄8:113ㄴ〉. 八風은 利와 衰와 할암과 기름과 일롬과 구지좀과 空와 樂괘라〈원각,상2-1:12ㄱ.〉
주159)
석범(釋梵):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을 줄인 이름. ‘제석천’은 불교 우주관의 중심 산인 수미산의 정상부에 있는 도리천의 제왕. ‘범천’은 사바세계를 다스리는 천왕.
주160)
제천(諸天):천상 세계에 머물며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여러 신들.
주161)
몯곤:못하거늘. 못하는데. ‘-곤(온)’은 ‘…-곤(-온)…며…녀(-려, -리오)’와 같은 문장 구조와 호응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너비 善根 시므디 아니닌 일훔도 듣디 몯리온 며 보미녀〈영험5.〉
주162)
범부(凡夫)ㅅ:범부(凡夫)의. ‘범부’는 성자(聖者)의 반대말로, 깨닫지 못한 어두운 중생. 번뇌에 얽매어서 생사고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보통 사람. 지혜가 얕고 우둔한 중생.
주163)
녀튼:얕은. 옅은. 식견이 좁은. 한문 “淺識之流(천식지류)”에서 ‘淺(천)’에 대응된 번역으로, 대개 “얕다, 엷다, 부족하다, 미숙하다, 견문이 좁다” 등의 뜻을 가졌다.
주164)
무리:무리가. 물[流·衆]+이(주격조사). 15·16세기 문헌에서 ‘물’은 ‘무리’[衆·流]를, ‘믈’은 ‘물’[水]을 뜻하는 말로 구별되었으며, 훈민정음 초기문헌에서 ‘衆’의 뜻을 나타내는 것에 ‘므리’형도 공존한다. ¶特은  므리예 로 다씨라〈석상6:7ㄱ〉. 이것의 원순모음화형, 또는 ‘물〉무리’로 재구조화된 ‘무리’가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에 나타난다. ¶ 쥐 무리예 욕 배 되디 몯 거시라〈동신,열1:4ㄴ.〉
주165)
즈기:비슷하게. 즉-[髣髴]+이(부사 파생접미사). 15세기 문헌에는 ‘즛-’형도 나타나는데 둘은 쌍형어라 할 수 있다. ‘즛-’형이 일반적이며, ‘즉-’형은 고립적이고 16세기 문헌에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일희 자최 즛 狼迹山이라 니〈월석4:27ㄱ〉. 汲黯 닌 즉도다〈번소9:41ㄱ.〉
주166)
우므렛:우물에 사는. 우물에 있는. 우믈[井]+에(처소 부사격)+ㅅ(관형격조사). ‘우므렛 머구리’는 구결문 “井蛙ㅣ”에 대한 번역. ‘우믈〉우물’로의 변화는 1630년대에 기록된 병자일기에 보인다. ¶집 나모 버히고 우물 츠다〈병자184〉.
주167)
머구리 :개구리가. 구결문 “蛙(와)ㅣ”에 대한 번역. 머구리[蛙]+Ø(무형의 주격조사). ‘개구리’는 민물이나 땅 위에서 사는 동물로, 여기서는 상식의 가르침에 구속되어 있는 식견이 좁은 사람들[범부(凡夫)]을 비유함. ¶우믌 머구리려 바 니디 몯호〈법화3:156〉. 蟼 머구리  黽 머구리  蛙 머구리 와 〈자회,상12〉. 표준어 ‘개구리’에 대응되는 함경방언. 신증유합에 오늘날의 ‘개구리’에 해당하는 ‘개고리’가 나타난다. ¶蛙 䵷 개고리 와〈신유,상15ㄴ.〉
주168)
바:바다[海]. 민물에 사는 ‘개구리’로서는 알지 못하는 깨달음의 세계(경지). 15세기 문헌에서 ‘바’과 함께 빈번히 사용되던 쌍형어는 ‘바다ㅎ’이다. ¶① 바므른〈원각,서39ㄱ〉. 바 보〈원각,서79ㄱ〉. ② 닐굽 山  香水 바다히니〈월석1:23ㄱ.〉
주169)
너부믈:넓음을. 넓은 것을. 한문 “滄海之闊(창해지활)”에서 ‘闊(활)’에 대한 번역. 넙-[廣·闊]+움(명사형어미)+을(목적격조사). ‘넙-〉넓-’으로 재구조화한 시기는 18세기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서4)가 쓰인 것으로 볼 때 18세기에 들어서의 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170)
이:여우가. 한문 “野干(야간)이”에 대한 번역. 들여우[野狐]가. 여[狐]+이(주격조사). 모음 조사와 연결될 때는 ‘여’의 말모음 ‘ㅡ’가 탈락한다. ¶의갗爲狐皮〈정음해례:종성해〉. 여기 사자(獅子)와 대비된 ‘여우’는 아직 불법(佛法)을 깨닫지 못한 무리, 또는 성문(聲聞)·연각(緣覺) 등과 같이 아직 소승에 머물러 있는 무리를 비유한다.
주171)
사자(師子):사자(獅子). 부처[佛]나 부처의 정법(正法)을 전해 받은 조사(祖師)들을 비유함.
주172)
말법세(末法世):말법의 세계. 말세(末世). 사람의 마음이 어지럽고 여러 가지 죄악이 성행하는 시대.
주173)
법문(法門):부처님의 가르침. 법은 부처님이 가르친 진리.
주174)
신해(信解):교법을 믿고 아는 것. 불도 수행의 단계를 화엄경에서 신·해·행·증(信解行證)의 넷으로 나누었다. ① 법을 믿고[信], ② 그 법을 분명하게 이해하고[解], ③ 그 법에 의해 행을 닦아서[行], ④ 마침내 과(果)를 증득함[證].
주175)
수지(受持)닌:수지하는 이는. 법을 받아서 잊지 않고 지니고 실천하는 사람은. ‘수지’의 참뜻을 이해하려면,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간경, 독경/독송 등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간경(看經)은 경전을 읽고 그 뜻을 새기는 것을, 독경(讀經) 또는 독송(讀誦)은 경전을 읽는 것을 뜻한다. ‘독경·독송’에 비해 ‘간경’을 으뜸으로 치는 것은, 경전의 내용을 잘 파악하며 소화해 내며 읽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간경은 참선·염불과 함께 유력한 수행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수지(受持)는 ‘간경’처럼 이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 즉 신(身=몸)·구(口=말)·의(意=생각)까지 ‘나’라는 존재의 모두가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믿는 것은 물론이고 실천도 함께 한다는 뜻을 내포하므로 ‘간경’보다 몇 걸음 앞서 있는 것이다.
주176)
무량겁(無量劫):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 또는 끝이 없는 시간.
주177)
성인(聖人):불·보살. 또는 중생 제도를 위하여 출현한 성자(聖者).
주178)
셤기와:섬기어. 섬기와. 잘 모시어 받들어. 셤기-[事]+(객체높임 선어말)+아(어미). 주어 명사인 수행자가 동사 ‘섬기-’의 목적어 명사인 ‘聖人’을 대접하되, 어간 말음이 모음이므로 ‘--’이 선택·사용됨.
주179)
반야(般若):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智慧).
주180)
기피:깊이. 정도가 심하게. 깊-[深]+이(부사 파생접미사). 중세국어에서 ‘깊-’의 파생명사는 ‘기픠’(←깊-+의)인데, 오늘날에는 ‘깊이’가 부사이자 명사이다.
주181)
:만든. -[作]+ㄴ(관형사형어미). 15세기 일반형은 ‘-’이고, ‘-’은 이와 쌍형어의 관계. 16세기에는 ‘-’형도 나타난다. ¶담 답야 오 보육 라[直答曰作脯라]〈소언6:72ㄱ〉. 宗諤의  바에 난이라[宗諤所制也ㅣ니라]〈소언6:101ㄱ.〉
주182)
상근(上根):수승한 지혜가 있어 수행을 능히 감당할 만한 기류(機類). 지혜나 직관력이 매우 좋아서 반야류의 경전을 능히 이해할 수 있는 근기가 있는 사람. ‘근기’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은 능력.
주183)
금강경(金剛經):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의 약칭. 금강석과 같이 견고한 지혜를 얻어 무명(無明)을 타파하고 열반에 이르라는 부처님의 말씀.
주184)
장구(章句):글의 장(章)과 구(句)를 아울러 이르는 말. 글의 장을 나누고 구를 자르는 일. 문장의 단락.
주185)
신심(信心):불·보살을 믿고 따르는 마음. 불법(佛法)을 믿는 데 전혀 의심이 없는 마음.
주186)
무량불소(無量佛所)애: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처님이 계신 곳에. 한량없는 부처님께.
주187)
선근(善根):선업(善業)을 짓는 근원으로서, 선한 과보를 받는 원인이 되는 것.
주188)
시므니라:심은 것이다. 시므-[種]+니+라(어미). 자음 어미 앞에서는 어간 ‘시므-/시-’형이, 모음 어미 앞에서는 ‘-’형이 선택되었다. 충청·전라·제주 방언에 남아 있는 ‘싱구-’는 ‘심ㄱ-’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됴 根源을 시므고〈석상19:33ㄴ〉. 根源을 기피 시니〈석상20:50ㄴ〉. 됴 根源을 기피 심거〈석상21:57ㄴ.〉
주189)
대승(大乘):‘큰 수레’라는 뜻으로, 보살도의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적 흐름. 자기 혼자만의 해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모든 중생들을 한꺼번에 태우고 지혜와 자비가 넘치는 저 언덕으로 실어 나르는 일을 함. 이타(利他) 구제의 입장에서 널리 인간 전체의 평등(平等)과 성불(成佛)을 이상으로 삼고, 그것을 부처의 가르침의 참다운 대도(大道)임을 주장하는 교리.
주190)
최상승(最上乘):비할 데 없이 가장 뛰어난 교법(敎法)을 가리킴.
주191)
구(求):구할. 구하는. 찾아 얻을. 求-+ㅭ(관형사형어미). 15세기 국어표기법의 역사로 보면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ㆆ’과 각자병서가 폐지돼 ‘求’식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주192)
겁(怯)야:겁(怯)내어. 겁을 먹어. 오늘날 명사로만 쓰이는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怯(겁)+-’로 결합한 파생동사로 쓰인 것이다. 무섭거나 두려운 마음을 나타내어.
주193)
사오나온:약한. 못난. 열등한. 사오납-[弱]+(관형사형어미). 한문 “莫生怯弱(막생겁약)”에서 ‘弱(약)’에 대한 번역. 형용사 ‘사오납-’은 “열등하다, 사납다, 억세다, 나쁘다, 약하다” 정도의 의미였으나, 오늘날 ‘사납-’은 “(성질이나 날씨 등이) 사납다, (생김새가) 무섭다, (상황 등이) 나쁘다” 등으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주194)
말오:말고. 말-[莫]+오(‘-고’의 음운론적 이형태). 여기 ‘고→오’는 ‘ㄹ’을 말음으로 가진 어간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고, -게 등)가 결합할 때 ‘ㄱ’이 후음 ‘ㅇ’로 약화되는 음운규칙에 따른 것으로서 교체현상 중의 하나.
주195)
모:모름지기. 반드시. 사리를 따져 보건대 마땅히. 한문 “須發勇猛之心(수발용맹지심)”에서 ‘須(수)’에 대한 번역.
주196)
용맹(勇猛):용감하고 사나운 데가 있는. 용맹스러운.
주197)
겁(劫):우리의 셈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시간. 비유하면 둘레가 40리쯤 되는 바위가 3년에 한 번 씩 내려오는 천사의 부드러운 옷깃에 스치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 ‘劫엣善因’은 [[劫엣][善]因]의 구성으로 ‘劫엣因’은 “겁(劫) 동안에 쌓은 인(因)”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198)
인(因):원인. 결과를 일으키는 것. 업인(業因) 또는 인업(因業). 즐거움이나 고통이라는 결과를 받을 원인이 되는 선행이나 악행.
주199)
수승(殊勝):가장 뛰어난. 세상에 희유하리만큼 아주 뛰어난.
주200)
사오나:열등하게. 못나게. 사오-[劣]+이(부사 파생접미사). 형용사 ‘사오납다’는 “열등하다·사납다·억세다·나쁘다·약하다” 정도의 의미였으나, 오늘날 ‘사납다’는 “(성질이나 날씨 등이) 사납다, (생김새가) 무섭다, (상황 등이) 나쁘다” 등으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능엄경언해(1461)부터는 ‘사오나이’식으로 ‘ㅸ→오/우(w)/ㅇ(ɦ)’식으로 표기되었다. 표기법의 역사로 보면 예외적인 표기. ¶사오나〈월석20:12ㄴ〉. 사오나온〈능엄4:22ㄴ〉.
주201)
맛드러:(-을) 달게 여겨. 달게 여기고. 구결문 “甘爲下劣(감위하열)야”에서 ‘甘(감)’에 대한 번역으로, 한자 ‘甘’의 뜻 중에서 “달다·달게 여기다”를 참고할 만하다. 현대어로 옮기기 어려운 부분으로, 한문 주석서들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풀이가 일정치 않다. 문맥상 “자족(自足)하다” 정도의 의미가 느껴진다. 15세기 자료에는 “…을 맛들-”식으로 나타나며, 현대어로는 “-을 좋아하거나 즐기다” 정도의 의미가 된다. ¶노 거나 婬亂 맛들어나 수으를 즐기거나〈석상9:37ㄱ.〉
주202)
어려:어렵게. 어렵게. 어-[難]+이(부사화 접미사). 표기법사의 관점에서는 정음 초기문헌에는 ‘어려’로 표기하다가, 능엄경언해(1461)부터는 ‘어려이’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었다. ‘사오나’와 마찬가지로 부사 파생접미사 ‘-이’와 결합할 경우에 이 책(사법어 포함)에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예외적 표기. ¶어려〈월석, 서23ㄴ〉. 어려이〈능엄1:86ㄱ.〉
주203)
너교:여김을. 여기는 마음을. 마음속으로 그러하다고 인정하거나 생각함을. 너기-+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너규믈’도 가능하지만, 15세기 자료를 통틀어 ‘너규믈’(2) 대 ‘너교’(12)로 쓰는 것이 훨씬 우세하다. ¶어엿비 너규믈 드리우샤〈능엄2:26ㄴ.〉
주204)
아 선근(善根):과거의 선근. 한문 “宿世善根(숙세선근)”에 대한 번역. 지난 세상, 과거의 세상에서 쌓은 선근(善根). ‘선근’은 좋은 과보를 받을 좋은 인(因). 또는 온갖 선을 내는 근본.
주205)
니를란:이를 것 같으면. 이를 것이면. 이를진대. 니를-[到]+란. ‘-란’는 ‘가정’을 나타내는 어미. 구결문 “旣到寶所(기소보소)란”에서 ‘旣到…란’와 관련지으면 “(이미) 이르렀다면” 정도의 의미로 풀이된다. ¶期 긔지오 致 니를에 씨라〈월석,서19ㄴ〉. 괴시란 우러곰 좃니노이다〈서경별곡〉. 두 사미 어우러 精舍 지란 일후믈 太子祇陁樹給孤獨園이라 라〈석상6:40ㄱ〉. 經에 疑心 아니노니 엇뎨어뇨 란 一切 如來ㅅ 몸과 말과 뎃 業이 다 淸淨시니〈석상9:26ㄴ〉.
주206)
뷔워:비우고. 한문 “空手而還(공수이환)”에서 ‘空(공)’에 대한 번역. 인생에서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름. ¶空 뷜씨니〈월석1:49ㄱ〉. 空 뷜 공. 虛 뷜 허〈신유,하49ㄱ〉.
주207)
도라오미:돌아옴이. 돌아가기가. 구결문 “不可空手而還(불가공수이환)이니”에서 ‘還(환)’의 대역.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사대(四大)의 집산(集散=모임과 흩어짐)으로 볼 때, 여기서는 “돌아가기가” 정도로 풀이함이 적절하다.
주208)
몯리니:여기 ‘몯리니’는 ‘-오미 몯-’ 구문으로서 ‘-리-’(←ㄹ+이+이-)와 결합되어 있다. “-함이 옳지 못할 것이니” 정도의 의미로 이해된다.
주209)
만겁(萬劫):지극히 오랜 시간. 죽은 뒤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때까지의 기약 없는 시간을 표현함. ¶聞法을 請시니 부톄 드르시고 二萬劫을 디나샤 法華經을 니시니〈월석14:2ㄴ〉.
주210)
도라오미:‘도라오미 어려우리니’는 구결문 “(難)復리니”에 대한 번역. “돌아오기가” 정도로 풀이되며, 문맥상 ‘태어나기가’ 정도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주211)
삼갈디니라:삼가야 할 것이니라. 삼가-[愼]+아(선어말어미)+ㄹ디니라(통합형어미). 여기 당위법(當爲法)은 ‘-(오/우)-ㄹ디니라’로 표현되었지만,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에는 ‘-(오/우)+ㅭ+디니라’ 또는 ‘-(오/우)+ㄹ+띠니라’로 표현되었다. 선행 어간이 ‘ㅏ’인 경우에는 ‘-오/우-’의 또 다른 이형태 ‘-아-’가 통합하여 외형상 나타나지 않았다. ¶愼 삼갈 신〈광주천자13ㄱ〉. 일후믈 알면 一切世間앳 天人이 禮數야 절디니라〈석상21:48ㄴ〉. 홀 싸미 반기 이 나갈띠니라〈법화6:119ㄱ〉.
주212)
지혜(智慧)왼:지혜로운. [智慧+외]+()ㄴ. 형용사 파생접미사 ‘--’은 자음 어근 뒤 자음 어미 앞에, ‘--’은 모음 어근 뒤 자음 어미 앞에, 모음 어미(또는 매개모음) 앞에서는 ‘-외/외-’로 교체되었다. ¶쥬변고  쥬변외니 겨르외며〈금삼5:34ㄴ〉. 妖怪 常例디 아니 荒唐 이리라〈석상9:24ㄱ〉.
주213)
간난(艱難)호:외롭고 가난함을. 구결문 “長怨孤貧(장원고빈)이리오”에서 ‘孤貧’에 대한 번역. ¶貧 艱難씨오〈월석12:37ㄴ〉.
주214)
원탄(怨歎)리오:원망하고 탄식하리오? 원망하고 탄식하겠는가?
주215)
어두려:얻으려. 찾으려. 붙잡으려. 구결문 “若欲獲寶(약욕획보)댄”에서 ‘欲獲’에 대한 번역. ‘獲’은 “얻다·잡다·붙잡다” 정도의 의미가 있으나, 한자의 기원상 “개를 풀어 새나 짐승을 잡다” 정도의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주216)
홀딘댄:할진댄. 할 것 같으면. ‘X(오/우)ㄹ딘댄’은 “X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앞 절의 일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뒷 절 일의 조건이나 이유, 근거로 삼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되었으나, 1465년 원각경언해부터는 ‘ㆆ’과 ‘각자병서’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이 말옷 虛티 아니딘댄 내 두 히 도로 녜 리라〈석상20:19ㄴ〉. 正宗 通達코져 홀띤댄 모로매 몬져 序分을 굘띠니〈법화1:16ㄴ〉.
주217)
갓:가죽주머니를. 가죽포대를. 갗[皮]+[囊.주머니]+(목적격조사). ‘가죽주머니’[被囊]는 사람의 ‘육신·몸뚱이’ 즉 목숨(=생명)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 한문 “放下皮囊(방하피낭)”에서 ‘皮囊(피낭)’에 대한 번역. 형태음소 ‘/갗/’을 연철하여 /갗/로 적을 수 있었겠으나, 용비어천가나 월인천강지곡 등 일부 문헌에만 적용됐고, 이 책에서는 15·16세기 국어 문헌의 보편적인 종성 표기법 ‘8종성가족용’ 방법에 따라 ‘갓’로 적었다. ¶의갗爲狐皮〈정음해례 종성해〉. 소내   갓신 잡고〈남명,상52ㄱ〉. 솔옷 든  지노라〈두초3:12ㄴ〉. 囊  〈자회,중7ㄴ〉. 漉水囊은 므레 거리 치라〈월석25:56ㄴ〉.
주218)
룔디니라:버릴지니라. 버려야 할 것이니라. 구결문 “放下皮囊(방하피낭)이니라”에 대한 번역. 리-[放下]+오+ㄹ디니라(어미구조체). 한문의 ‘放下(방하)’는 정신적, 육체적인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일. 또는 집착을 일으키는 여러 인연을 놓아 버리는 일을 가리킨다. 수행자가 ‘보배’를 잡고자 한다면 생명을 버릴 정도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수행해야 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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