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목우자수심결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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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 닦는 길


목우자수심결언해:1ㄱ

牧牛子修心訣
<건물>丕顯閤 주001)
비현합(丕顯閤):
경복궁(景福宮)의 사정전(思政殿)에 딸린 부속 건물 이름. 세조실록에 “사정전의 동쪽 모퉁이에 내상고(內廂庫) 두 칸에 창[窓牖]을 설치하고 잔치를 베푸는 장소로 삼고 이름을 ‘비현합’이라 하사하였다. 이는 서경(書經)의 ‘새벽에 크게 나타난다.’는 글의 뜻에서 취한 것이다.”라는 기사에서 확인된다.〈세조실록31:25ㄱ〉 (세조 9년 11월 8일 기사)
口訣
慧覺尊者 주002)
혜각존자(慧覺尊者):
조선 세종대와 세조대에 주로 활동한 승려. 생몰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신미(信眉. 1409?~1481?). 본명은 김수성(金守省)으로 ‘혜각존자’는 법호(法號). 1459년 동생 김수온(金守溫)과 월인석보(月印釋譜)를 편찬하였으며, 간경도감의 불경 언해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능엄경·선종영가집·원각경 등을 공역하였고, 몽산화상법어약록·사법어·목우자수심결은 단독으로 번역하였다. 범어·범자에 밝아 훈민정음 창제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이나 행적은 자세치 않다. 현재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法住寺)에 혜각존자의 부도(浮屠)가 남아 있다.
三界熱惱ㅣ 猶如火宅니 其忍淹留야 甘受長苦아 欲免輪廻댄 莫若求佛니라 若欲求佛인댄 佛即是心이니 心何遠覔이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ㄱ

三界 주003)
삼계(三界):
생사(生死)가 쉴 새 없는 중생의 세계를 셋으로 나눈 것. 욕계·색계·무색계. ① 욕계(欲界) : 욕심이 끊어지지 않는 세계. ② 색계(色界) : 욕심은 없으나 미묘한 형체가 있는 세계. ③ 무색계(無色界) : 형체마저 없어진 순 정신적 세계. 이는 오직 명상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다. 깨치면 이 삼계를 모두 벗어난다.
더워 셜오미 주004)
셜오미:
고통스러움이. 괴로움이. 구결문 “三界熱惱ㅣ”에서 ‘惱(뇌)ㅣ’를 옮긴 것이다. 셟-[苦·惱]+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 간행된 문헌에서는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으로 실현되지만, 능엄경언해부터는 /ㅸ/[β]→[w/ɦ]로 교체되어 ‘셜우/셜오/셜ㅇ’ 등으로 실현된다. ‘셜우미’가 일반적이며 이 ‘셜오미’는 모음조화에 어긋난 표기이다. ¶妻眷 외여 셜미 이러쎠〈월곡143장〉. 熱惱 더 셜씨니〈월석1:29ㄱ〉. 痛 셜씨라〈월석,서10ㄱ〉. 夫人ㅅ 말 드르시고  더욱 셜 너기샤〈월석8:94ㄱ〉. 내 每常 셜이 너겨〈능엄9:113ㄱ〉. 두리우며 셜우며 시르믄 곧 三界의 受苦ㅅ 相이오〈법화2:81ㄱ〉.
블븐 주005)
블븐:
불붙는. 불타는. 블[火]+븥-[燃]+(현재시제)+ㄴ(관형사형어미). ‘블븥’을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블븓’으로 적는 것이 일반적인데, ‘블븐’은 ‘블븓’의 비음화한 표면 음성형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표기는 ‘건나’[←걷나], ‘몽라’[←목라] 등과 함께 극히 적게 나타남. ¶블븓 집과 것 아〈월석11:94ㄱ〉. 건나디 몯야〈월석10:24ㄱ〉.  골코 라도 모고〈은중경16ㄱ〉.
집 니 그 마 주006)
마:
참고. 참-[忍]+아(어미). 억누르고 견디어.
머므러 긴 受苦 히 주007)
히:
달게. 달갑게. -[甘]+히(부사 파생접미사). ¶孔聖도 나조 주구믈 히 너기샤미 다 根源을 아샤〈석상20:12ㄱ〉. 苦  고. 甘  감〈자회,하6ㄴ〉.
受려 輪廻 주008)
윤회(輪廻):
사람이 태어나 죽고,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 免

목우자수심결언해:2ㄴ

코져 홀딘댄 부텨 求홈 니 주009)
니:
같은 것이. -[如]+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업스니라 다가 부텨 求코져 홀딘댄 부톄 주010)
부톄:
부처가. 부텨[佛. 평평]+·이(주격조사.거성)→부:톄(0-2). 음운축약으로 제2음절 ‘톄’가 상성으로 변동하였다. 주격조사 ‘i’는 선행 음절의 음운환경에 따라 ‘이/ㅣ/Ø(무형)’ 등으로 실현되었다.
곧 이 미니  엇뎨 머리 주011)
머리:
멀리. 멀-[遠]+이(부사 파생접미사). 15세기 문헌에서는 [머·리]로 적어 “머리[頭], 머리털[髮]”을 뜻하는 경우와 동음이의어의 관계에 있었다. 번역소학(1518)에서 오늘날과 같은 ‘멀리’(3:14)가 나타나면서 ‘머리’와 공존해 간다.
어료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의 마음 닦는 비결
<건물>비현합에서 구결을 달고, 혜각존자가 번역
(=언해)
하다.
삼계(三界)의 더워 고통스러움이 〈마치〉 불붙는
(=불타는)
집과 같으니, 그
(=그곳에)
참고 〈오래〉 머물러 긴 수고
(受苦, 고통스러움)
를 달게 받으랴! 윤회(輪廻)를 면하고자
(=벗어나고자)
할 것 같으면 부처[佛]를 찾는 것〈만〉 같은 것이 없느니라. 만약 부처를 찾고자 할진댄 ‘부처’[佛]가 곧 이 마음[心]이니, 마음을 어찌 멀리에서 찾으리오?

목우자수심결언해:1ㄱ

不離身中니 色身은 是假ㅣ라 有生有滅고 眞心은 如空야 不斷不變故로 云百骸 潰散야 歸火歸風커든 一物은 長靈야 盖天盖地라 시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ㄴ

모매 여희디 아니니 色身 주012)
색신(色身):
여러 가지 물질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형체가 있는 육체. 물질적 존재로서 형체가 있는 몸. 육안으로 보이는 몸. 생겨났다가는 없어지는 것이 특징.
 이 거즛 주013)
거즛:
거짓. 거짓된. 거즈[假]+ㅅ(관형격). ¶그 겨지비 닐오 王이 거즈말  法이 업스시니〈삼강 열30〉. 實理 顚倒 여희여 虛 거즛 것 아닌 젼니〈원각 상2-2:127ㄱ〉.
거시라 生이 이시며 滅이 잇고 眞心 주014)
진심(眞心):
참마음. 부처[佛]로서의 마음에는 참 또는 거짓이라는 분별을 할 수 없다. 여기서는 앞에 색신(色身)을 가(假=거짓된 것)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여 표현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에는 생·멸(生滅)이 없다는 것이다.
 虛空 야 긋디 주015)
긋디:
그치지. 끊어지지. 중세국어에서 ‘긏다’는 자타(自他) 양용 동사인데, 여기서는 자동사로 사용되었다. 형태음소적 표기 ‘긏디’에서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으로 치음인 ‘ㅊ’과 동일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대표해서 표기한 것임.
아니며 改變 주016)
개변(改變):
상태나 제도 따위를 근본적으로 바꿈. 생각 따위를 고쳐 바꿈.
아니 닐오 모 서거 주017)
서거:
썩어. 관련 구결문은 “百骸 潰散야 歸火歸風커든”이며 ‘潰散(야’지만 ‘석다’에 대응되는 한자는 없으며 보충 번역에서 나타난 것이다. 석-[朽]+어(어미). 경상남북도 거의 전역에서는 아직도 ‘석-’이 사용된다. ¶朽 서글씨라〈월석 서24ㄴ〉.
브레 도라가며 매 도라가거든  物 주018)
 물(物):
한 물건. 하나의 물건. 문맥상 ‘ 物’은 앞선 구절에서 말한 ‘마음’[心]. 인간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실재적 사물. 또는 느낄 수 없어도 그 존재를 사유할 수 있는 일체의 것.
長常 주019)
장상(長常):
늘. 항상. 중세국어 시기까지 한자로 표기한 ‘長常’과 한글 표기 ‘’이 공존하다가 17세기 ‘쟝샹’〈두중 8:28〉을 끝으로 이후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움.
靈야 하 두프며 주020)
두프며:
덮으며. 일정한 범위나 공간을 빈틈없이 휩싸며. 구결문 “盖天盖地(개천개지)라 시니”에서 ‘盖(개)’에 대한 번역. 표제어의 기저형은 ‘둪-’이지만, 15세기 국어문헌에는 쌍형어 ‘덮-’도 나타난다. ¶覆는 두플씨라〈월석10:77ㄴ〉. 느릅 나못 거츠로 더퍼 헌  리오〈구방, 하73ㄴ〉.
 두펫니라 시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마음’은〉 몸에서 떠나지 아니하니 색신
(色身=육신)
이것은 거짓 것이다. 생
(生=생겨남)
이 있으며 멸
(滅=없어짐)
이 있고, 진심
(眞心=참마음)
은 허공(虛空)과 같아서 끊어지지 아니하며 개변
(改變=고쳐 바꿈)
도 아니하므로, 이르기를, “몸은 썩어 불[火]로 돌아가며, 바람[風]으로 돌아가는데, ‘한 물건’
[一物. 마음]
은 항상 신령스러워 하늘을 덮으며 땅을 덮고 있느니라.”고 말씀하시었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1ㄱ

嗟夫 今

목우자수심결언해:1ㄴ

之人이 迷來ㅣ 久矣라 不識自心이 是眞佛며 不識自性이 是眞法야 欲求法호 而遠推諸聖고 欲求佛호 而不觀己心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ㄴ

슬프다 주021)
슬프다:
슬프다. 슬프구나. 한문의 “嗟夫”에 대한 번역. ‘嗟夫(차부)’는 감탄형이며 ‘夫’는 감탄의 결사. 슳-[悲]+브(형용사 파생접미사)+다(어미).
이젯 사미 몰로미 주022)
몰로미:
모르는 것이. 모름이[迷·不知]. 모-[不知]+옴(명사형)+이(주격조사). 어간 ‘모-’는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몰ㄹ-’로 변모함. 음운 연쇄가 유사한 ‘모로미’는 “모름지기”의 뜻이며 전혀 다른 단어임. ¶① 녯나랫 몰로미 오낤 아로미니〈금삼4:48ㄱ〉. ② 홀 사미 모로미 몬져 이러 이 업시 야〈번소8:18ㄴ〉.
오라 주023)
오라:
오래되어. 오라-[久]+아(어미). 석보상절(1447)에서는 ‘오라아’식으로 어미 ‘-아’를 표기했으나 월인석보(1459)에서는 ‘오라’식으로 ‘-아’를 생략하는 경향이 우세했다. ¶아니 오라아 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석상11:23ㄴ〉. 아니 오라 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월석21:222ㄱ〉.
제 미 이 眞實ㅅ 부톈 아디 주024)
아디:
알지[識]. 어간의 말음이 ‘ㄹ’인 형태소 뒤에 ‘ㄷ,ㄴ’으로 시작되는 어미 형태소(-디, -니 등)가 오면 ‘ㄹ’은 자동 탈락하였다. ¶거스디[拒](←거슬-+디)〈석석상11:37ㄱ〉. 이니[成](←일-+니)〈월석1:47ㄱ〉.
몯며 제 주025)
성(性):
어떤 것의 본체(本體)를 이루는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것. 어떤 사물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 성덕(性德)과 수덕(修德)을 구분하는 경우에 수(修)에 대응하는 말로 쓰임. 선천적인 것은 성(性)이며, 후천적인 것은 수(修)라고 함.
이 이 眞實ㅅ 주026)
법(法):
크게 나누어 3가지 뜻이 있다. ① 사물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로, 온갖 일과 모든 물질. ② 부처님의 가르침, 즉 교법(敎法). ③ 진리. 여기서는 ③을 가리킴.
인  아디 몯야 法을 求코져 호 머리 모 聖人 주027)
성인(聖人):
불·보살. 또는 중생 제도를 위하여 출현한 성자(聖者). ¶大聖正覺世尊釋迦文佛이시니 大聖은 큰 聖人이라 文은  어여 너기시다 혼 디라〈월석2:52ㄴ〉.
밀오 주028)
밀오:
밀고. 미루고. 밀-[推]+오(ㄹ 아래에서 ‘-고’의 음운론적 이형태). ‘밀다’는 (…을) 남에게 넘기고. 한문 “而遠推諸聖”을 “멀리 성인들만 추앙하고”로 풀이한 주석서들도 있다.
부텨를 求코져 호 제  보디 아니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슬프다. 지금 사람들은 〈자기 마음이 부처인 줄을〉 모르는 것이 오래되어 자기의 마음 이것이 진실한 ‘부처’인 것을 알지 못하며, 자기의 성
(性=성품/본체)
이것이 진실한 법
(法=진리)
인 것을 알지 못하여, 법(法)을 찾고자 하되 멀리 모든 성인(聖人)께 미루고, ‘부처’를 찾고자 하되 자기의 마음을 〈살펴〉보지 아니한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1ㄴ

若言心外예 有佛코 性外예 有法면 堅執此情야 欲求佛道者ㅣ 縱經塵劫록 燒身煉臂며 敲骨出髓며 刺血寫經며 長坐不臥며 一食卯齋며 乃至轉讀一大藏敎야 修種種苦行야도 如蒸沙作飯야 只益自勞尒(爾)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ㄴ

다가  밧긔 부톄 잇고 性 밧긔 法 잇다 니면 이 들 구디 주029)
구디:
굳게. 단단한 마음으로 굳게. 굳-[堅]+이(부사 파생접미사). 구결문 “堅執此情(견집차정)야”에서 ‘堅(견)’에 대한 번역. ¶三執藏 구디 守야 리디 아니논 디니〈월석11:64ㄴ〉.
자바 부텻 道 求코져 리 비록 塵劫 주030)
진겁(塵劫):
과거, 미래의 티끌처럼 많은 시간.
디내록 몸 며 주031)
며:
사르며[燒]. 불사르며. 불에 태우며. 구결문 “燒身煉臂(소신연비)며”에서 ‘燒(소)’에 대한 번역. ¶爇은  씨라〈능엄8:106ㄴ.〉
주032)
:
팔. 한문 “燒身煉臂(소신연비)”에서 ‘臂(비)’에 대한 번역. 곡용시에 명사 ‘ㅎ’은 모음 조사가 연결되면 ‘ㅎ’이 실현되고, ‘과·도’ 등 자음 조사가 연결되면 유기음화하며, 휴지가 오면 ‘ㅎ’이 탈락하였다. 15세기에 ‘ㅎ’이던 것이 훈몽자회(1527)에서 ‘’로 유기음화한 어형이 나타난다. ¶爲臂정음해례:용자〉. 히 臂  비〈자회,상13ㄴ〉. 내 두 히 도로 녜 리라〈석상20:19ㄴ〉. 소로 콰 바 고〈구방,상77ㄱ.〉
며  두드려 골슈 주033)
골슈:
골수(骨髓). 뼈의 속을 채우고 있는 연한 조직. 한자어 ‘骨髓’의 한국한자음 표기.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 아주 우세하였다. ¶骨髓는  소개 잇 기르미라〈월석1:13ㄱ.〉

목우자수심결언해:3ㄱ

며 피 내여 經 스며 長常 안자 눕디 아니며 卯齋 주034)
묘재(卯齋):
묘시(卯時)에 먹는 밥. ‘묘시’는 십이시(十二時)의 넷째 시로, 오전 5시에서 7시까지. 사찰에서의 아침 공양을 가리킴.
  번 머그며【卯齋 卯時ㅅ 주035)
묘시(卯時)ㅅ:
묘시(卯時)의. 여기 ‘ㅅ’은 무정물에 사용되는 관형격조사.
바비라】
一大藏敎 주036)
일대장교(一大藏敎):
아주 굉장한 장교(藏敎). ‘장교’는 경(經)·율(律)·논(論) 삼장에 설파된 석가모니의 교법. 대장경(大藏經).
닐거 種種 苦行 닷고매 니르러도 몰애 주037)
몰애:
모래[沙·砂]. 잘게 부스러진 돌 부스러기. ¶沙 몰애오 礫은 혀근 돌히오〈월석10:117ㄴ.〉
주038)
:
찌어. 뜨거운 김으로 익히거나 데워. -[蒸]+어(어미). j-활음화. 모음축약. ¶烝  〈자회,하6ㄱ.〉
밥 지 야 오직 제 잇부믈 주039)
잇부믈:
힘듦을. 수고스러움을. 곤함을. 잇브-[勞]+움(명사형어미)+을(목적격조사). 어간 ‘잇브-’는 동사 어간 ‘-’[勞]에 형용사 파생접미사 ‘-브-’가 붙어 형용사로 파생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골-’(←곯-+), ‘깃브-’(←-+브), ‘-’(←‘-+), ‘그립-’(←그리-+ㅂ) 등이 있다. ‘앗갑-, 붓그럽-’은 ‘앗기-’, ‘붓그리-’에 ‘-압-/-업-’이 붙은 것인데 이때 어근의 말모음 ‘ㅣ(i)’는 탈락된다.
더을 주040)
더을:
더할. 어떤 정도나 상태가 더 크거나 심하게 될.
미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에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법
(法=진리)
이 있다고 말하면, 이 뜻을 굳게 잡아 부처의 도(道)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비록 진겁(塵劫)을 지내도록 몸을 불사르며 팔을 태우며 뼈를 두드려 골수(骨髓)를 내며, 피 내어 경(經)을 쓰며, 항상 앉아서 눕지 아니하며, 묘재(卯齋)를 한 번 먹으며【묘재는 묘시(卯時)에 먹는 밥이다.】 일대(一大) 장교
(藏敎=불경의 가르침)
를 읽어 온갖 고행(苦行)을 닦음에 이르러도 〈마치〉 모래를 찌어 밥을 짓는 것과 같아서 오직 스스로 힘듦〈만〉을 더할 따름이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1ㄴ

但識自心면 恒沙法門無量妙義 不求而得리니 故로 世

목우자수심결언해:2ㄱ

尊이 云샤 普觀一切衆生호니 具有如來智慧德相이라 시며 又云一切衆生의 種種幻化ㅣ 皆生如來圓覺妙心이라 시니 是知離此心外예 無佛可成이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ㄱ

오직 제  알면 恒沙法門 주041)
항사법문(恒沙法門):
항사(恒沙)와 같은 법문(法門). ‘항사’는 항하(恒河)의 모래. 항하는 인도의 갠지스강으로서, ‘항사’는 갠지스강가의 모래, 즉 한량없이 많은 것을 비유함. 법문(法門)은 부처님의 가르침.
無量妙義 주042)
무량묘의(無量妙義):
한량없는 묘한 뜻.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묘한 뜻 또는 이치.
 求티 아니야 어드리니 그럴 世尊 주043)
세존(世尊):
부처님의 10가지 호(號) 중의 하나.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시며 세상의 존중을 받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이 니샤 一切 衆生 주044)
중생(衆生):
생존하는 것. 생명이 있는 것. 모든 생물. 특히 감각이나 지각의 능력을 지닌 존재인 유정(有情). 일반적으로는 미혹의 세계에 있는 생명체를 가리킨다. 한글로 표기된 []은 ‘짐승’[獸]을 가리킨다. ¶衆生 一體 世間앳 사미며 하히며 긔 거시며 므렛 거시며 무틧 거시며 숨 거슬 다 衆生이라 니라〈월석1:11ㄱ〉. 사 외락  외락 야〈석상3:20ㄱ.〉
너비 주045)
너비:
널리. 넙-[廣]+이(부사 파생접미사). 18세기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서4)가 쓰인 것을 보아 적어도 18세기에는 ‘넙-〉넓-’으로 재구조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보니 다 如來ㅅ 주046)
여래(如來)ㅅ:
여래의. ‘여래’는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 석가모니를 부르는 10가지 호칭 중의 하나. 여실한 진리에 따라서 이 세상에 와서 진리를 보여주는 사람. ‘ㅅ’은 유정물의 존칭 체언(여기서는 ‘如來’)에 사용되는 관형격 조사.
智慧 德相 초 주047)
초:
갖추어[具]. 여기서 ‘초’는 부사로 쓰였는데, 동사 어간 ‘초-’[←-+호(부사 파생접미사)]가 그대로 부사가 된 경우이다.
뒷니라 주048)
뒷니라:
두었느니라. 구결문 “具有如來智慧德相(구유여래지혜덕상)이라”에서 ‘有 …이라’에 대한 번역. 기원적으로는 ‘두-[置]#잇/[在]++니+라’. 중세국어에서 완료상을 나타낼 때는 용언 어간 뒤에 ‘-아/어#잇-’이 축약된 ‘-앳/엣-’으로 실현됨이 일반적인데, 동사 ‘두-’[置]만은 ‘-앳/엣-’ 대신 ‘--’ 또는 ‘-ㅅ-’으로 실현되었다. ¶이런 神力을 뒷니라〈석상20:46ㄱ〉. 새지블  프리예 브텨 둣노라〈두초19:33ㄱ〉.  두어〈월석2:63ㄴ.〉
시며  니샤 一切 衆生 種種 幻化 주049)
환화(幻化):
실체도 없고 자성(自性)도 없는 이름뿐인 것을 비유하여 쓰는 말. 일반적으로 ‘허깨비, 허망한 생각, 헛것’ 등으로 옮긴다.
ㅣ 다 如來ㅅ 圓覺妙心 주050)
원각묘심(圓覺妙心):
원만히 깨달은 묘한 마음. 본래 청정한 마음.
에 나니라 시니 이 아롤디로다 주051)
아롤디로다:
알아야 할 것이로다. 2 당위법(當爲法). 용언 어간에 ‘-(오/우)+ㄹ+디로다’로 표현된다. 정음 창제 초기문헌부터 원각경언해(1465) 바로 앞 문헌까지는 용언 어간에 ‘-(오/우)ㅭ디로다’ 또는 ‘-(오/우)ㄹ띠로다’로 표기하였다.
이  여희오 밧긔 부텨 외요미 업순디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오직 자기의 마음을 알면 항하
(恒河=갠지스강)
의 모래같이 많은 법문(法門)과 한량없는 묘의
(妙義=오묘한 뜻/진리)
를 구하지 아니하고도 얻을 것이니, 그러므로 세존(世尊)이 이르시길 “일체 중생(衆生)을 널리 보니 모두 여래(如來)의 지혜(智慧)와 덕상
(德相=덕스러운 모습)
을 갖추어 두었느니라.” 하셨으며, 또 이르시길 “일체(一切) 중생(衆生)의 갖가지 환화
(幻化=허깨비)
가 모두 여래(如來)의 원각묘심(圓覺妙心)에서 나오느니라.”고 하셨으니, 이것을 알아야 할 것이로다. 이 ‘마음’을 여의고서
(=떠나서)
밖에서 ‘부처’가 되는 것은 없는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ㄱ

過去諸如來도 只是明心底人이시며 現在諸賢聖도 亦是修心底人이시며 未來修學人도 當依如是法이니 願諸修道之人이 切莫外求ㅣ니라 心性이 無染야 本自圓成니 但離妄緣면 即如如佛이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ㄱ

過去엣 諸如來도 오직 이  긴 주052)
긴:
밝힌. 밝-[明]+이(사동접미사)+ㄴ(관형사형어미). 15세기 문헌에는 ‘-’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기-’형만 나타난다. 그러나 16세기 문헌에 ‘키-’(유합,하42)와 ‘키-’(번소10:14) 등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아 16세기부터 어간 ‘-’은 사동접미사 ‘-히-’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사미시며 現在옛 모 賢聖 주053)
현성(賢聖):
현자(賢者)와 성자(聖者). 아직 무루지(無漏智=모든 번뇌를 떠난 청정한 지혜)를 발하지 못하고 번뇌를 완전히 끊지 못한 범부의 상태에 있는 자를 현(賢), 범부의 속성을 버리고 이미 깨달은 자를 성(聖)이라고 한다.
도  이  닷신 사미시며 未來옛 學 닷 사도

목우자수심결언해:3ㄴ

반기 이런 法을 브툴디니 주054)
브툴디니:
붙어야 할 것이니. 의지해야 할 것이니. 구결문 “當依如是法(당의여시법)이니”에서 ‘(當)依…이니’에 대한 번역.
願 주055)
원(願):
원컨대. 바라건대.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된 것이다. 청원 구문의 동사[願-/라-/請-/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가 있을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구문은 선·후행문 전체가 직접화법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願’의 주체는 항상 화자 자신이다.
모 道 닷 사미 모 주056)
모:
반드시[須]. 구결문 “切須在意(절수재의)라”에서 ‘切須’를 우리말 부사로 옮긴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정도의 뜻으로서 당부하는 내용을 더욱 강조한다. 15세기에는 ‘須’에 대한 번역으로 ‘반기’를 비롯하여 ‘반시(두초24:32)·반개(두초25:2)·모로매’ 등이 사용되었다.
밧 주057)
밧:
밖에서. [外]+(처소의 부사격조사). 부사격조사로는 ‘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구결문 “切莫外求(절막외구)ㅣ니라”에서 ‘外(외)’에 대한 번역. ¶부텨 밧 求홀디 아니라〈금삼3:58ㄱ〉. 제 性을 몰라 밧긔 求가 저흐시니〈능엄5:13ㄴ.〉
求티 마롤디니라 心性이 더러움 업서 本來 제 圓成 주058)
원성(圓成):
원만성취(圓滿成就)의 뜻. 원만하게 이루어짐.
니 오직 妄緣 주059)
망연(妄緣):
허망한 인연. 망령된 인연. 망령된 생각.
을 여희면 곧 如如佛 주060)
여여불(如如佛):
여여(如如)의 이치를 깨달은 각자(覺者), 곧 ‘부처’를 말함. ‘여여(如如)’는 이치에 꼭 맞는 모습. 진리 그 자체.
이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과거의 모든 여래(如來)도 오직 이 마음[心]을 밝힌 사람이시며, 현재의 모든 현성
(賢聖=현인·성인)
도 또 이 ‘마음’을 닦으신 사람이시며, 미래에 배움[學]을 닦을 사람도 반드시 이런 법(法)을 의지해야 할 것이니, 원컨대 도(道) 닦을 모든 사람은 반드시 밖에서 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심성
(心性=마음의 성품)
은 더러움이 없어 본래 그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이니, 오직 망연
(妄緣=허망한 인연)
을 여의면 곧 여여불
(如如佛=부처)
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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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비현합(丕顯閤):경복궁(景福宮)의 사정전(思政殿)에 딸린 부속 건물 이름. 세조실록에 “사정전의 동쪽 모퉁이에 내상고(內廂庫) 두 칸에 창[窓牖]을 설치하고 잔치를 베푸는 장소로 삼고 이름을 ‘비현합’이라 하사하였다. 이는 서경(書經)의 ‘새벽에 크게 나타난다.’는 글의 뜻에서 취한 것이다.”라는 기사에서 확인된다.〈세조실록31:25ㄱ〉 (세조 9년 11월 8일 기사)
주002)
혜각존자(慧覺尊者):조선 세종대와 세조대에 주로 활동한 승려. 생몰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신미(信眉. 1409?~1481?). 본명은 김수성(金守省)으로 ‘혜각존자’는 법호(法號). 1459년 동생 김수온(金守溫)과 월인석보(月印釋譜)를 편찬하였으며, 간경도감의 불경 언해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능엄경·선종영가집·원각경 등을 공역하였고, 몽산화상법어약록·사법어·목우자수심결은 단독으로 번역하였다. 범어·범자에 밝아 훈민정음 창제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이나 행적은 자세치 않다. 현재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法住寺)에 혜각존자의 부도(浮屠)가 남아 있다.
주003)
삼계(三界):생사(生死)가 쉴 새 없는 중생의 세계를 셋으로 나눈 것. 욕계·색계·무색계. ① 욕계(欲界) : 욕심이 끊어지지 않는 세계. ② 색계(色界) : 욕심은 없으나 미묘한 형체가 있는 세계. ③ 무색계(無色界) : 형체마저 없어진 순 정신적 세계. 이는 오직 명상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다. 깨치면 이 삼계를 모두 벗어난다.
주004)
셜오미:고통스러움이. 괴로움이. 구결문 “三界熱惱ㅣ”에서 ‘惱(뇌)ㅣ’를 옮긴 것이다. 셟-[苦·惱]+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 간행된 문헌에서는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으로 실현되지만, 능엄경언해부터는 /ㅸ/[β]→[w/ɦ]로 교체되어 ‘셜우/셜오/셜ㅇ’ 등으로 실현된다. ‘셜우미’가 일반적이며 이 ‘셜오미’는 모음조화에 어긋난 표기이다. ¶妻眷 외여 셜미 이러쎠〈월곡143장〉. 熱惱 더 셜씨니〈월석1:29ㄱ〉. 痛 셜씨라〈월석,서10ㄱ〉. 夫人ㅅ 말 드르시고  더욱 셜 너기샤〈월석8:94ㄱ〉. 내 每常 셜이 너겨〈능엄9:113ㄱ〉. 두리우며 셜우며 시르믄 곧 三界의 受苦ㅅ 相이오〈법화2:81ㄱ〉.
주005)
블븐:불붙는. 불타는. 블[火]+븥-[燃]+(현재시제)+ㄴ(관형사형어미). ‘블븥’을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블븓’으로 적는 것이 일반적인데, ‘블븐’은 ‘블븓’의 비음화한 표면 음성형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표기는 ‘건나’[←걷나], ‘몽라’[←목라] 등과 함께 극히 적게 나타남. ¶블븓 집과 것 아〈월석11:94ㄱ〉. 건나디 몯야〈월석10:24ㄱ〉.  골코 라도 모고〈은중경16ㄱ〉.
주006)
마:참고. 참-[忍]+아(어미). 억누르고 견디어.
주007)
히:달게. 달갑게. -[甘]+히(부사 파생접미사). ¶孔聖도 나조 주구믈 히 너기샤미 다 根源을 아샤〈석상20:12ㄱ〉. 苦  고. 甘  감〈자회,하6ㄴ〉.
주008)
윤회(輪廻):사람이 태어나 죽고,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주009)
니:같은 것이. -[如]+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주010)
부톄:부처가. 부텨[佛. 평평]+·이(주격조사.거성)→부:톄(0-2). 음운축약으로 제2음절 ‘톄’가 상성으로 변동하였다. 주격조사 ‘i’는 선행 음절의 음운환경에 따라 ‘이/ㅣ/Ø(무형)’ 등으로 실현되었다.
주011)
머리:멀리. 멀-[遠]+이(부사 파생접미사). 15세기 문헌에서는 [머·리]로 적어 “머리[頭], 머리털[髮]”을 뜻하는 경우와 동음이의어의 관계에 있었다. 번역소학(1518)에서 오늘날과 같은 ‘멀리’(3:14)가 나타나면서 ‘머리’와 공존해 간다.
주012)
색신(色身):여러 가지 물질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형체가 있는 육체. 물질적 존재로서 형체가 있는 몸. 육안으로 보이는 몸. 생겨났다가는 없어지는 것이 특징.
주013)
거즛:거짓. 거짓된. 거즈[假]+ㅅ(관형격). ¶그 겨지비 닐오 王이 거즈말  法이 업스시니〈삼강 열30〉. 實理 顚倒 여희여 虛 거즛 것 아닌 젼니〈원각 상2-2:127ㄱ〉.
주014)
진심(眞心):참마음. 부처[佛]로서의 마음에는 참 또는 거짓이라는 분별을 할 수 없다. 여기서는 앞에 색신(色身)을 가(假=거짓된 것)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여 표현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에는 생·멸(生滅)이 없다는 것이다.
주015)
긋디:그치지. 끊어지지. 중세국어에서 ‘긏다’는 자타(自他) 양용 동사인데, 여기서는 자동사로 사용되었다. 형태음소적 표기 ‘긏디’에서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으로 치음인 ‘ㅊ’과 동일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대표해서 표기한 것임.
주016)
개변(改變):상태나 제도 따위를 근본적으로 바꿈. 생각 따위를 고쳐 바꿈.
주017)
서거:썩어. 관련 구결문은 “百骸 潰散야 歸火歸風커든”이며 ‘潰散(야’지만 ‘석다’에 대응되는 한자는 없으며 보충 번역에서 나타난 것이다. 석-[朽]+어(어미). 경상남북도 거의 전역에서는 아직도 ‘석-’이 사용된다. ¶朽 서글씨라〈월석 서24ㄴ〉.
주018)
 물(物):한 물건. 하나의 물건. 문맥상 ‘ 物’은 앞선 구절에서 말한 ‘마음’[心]. 인간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실재적 사물. 또는 느낄 수 없어도 그 존재를 사유할 수 있는 일체의 것.
주019)
장상(長常):늘. 항상. 중세국어 시기까지 한자로 표기한 ‘長常’과 한글 표기 ‘’이 공존하다가 17세기 ‘쟝샹’〈두중 8:28〉을 끝으로 이후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움.
주020)
두프며:덮으며. 일정한 범위나 공간을 빈틈없이 휩싸며. 구결문 “盖天盖地(개천개지)라 시니”에서 ‘盖(개)’에 대한 번역. 표제어의 기저형은 ‘둪-’이지만, 15세기 국어문헌에는 쌍형어 ‘덮-’도 나타난다. ¶覆는 두플씨라〈월석10:77ㄴ〉. 느릅 나못 거츠로 더퍼 헌  리오〈구방, 하73ㄴ〉.
주021)
슬프다:슬프다. 슬프구나. 한문의 “嗟夫”에 대한 번역. ‘嗟夫(차부)’는 감탄형이며 ‘夫’는 감탄의 결사. 슳-[悲]+브(형용사 파생접미사)+다(어미).
주022)
몰로미:모르는 것이. 모름이[迷·不知]. 모-[不知]+옴(명사형)+이(주격조사). 어간 ‘모-’는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몰ㄹ-’로 변모함. 음운 연쇄가 유사한 ‘모로미’는 “모름지기”의 뜻이며 전혀 다른 단어임. ¶① 녯나랫 몰로미 오낤 아로미니〈금삼4:48ㄱ〉. ② 홀 사미 모로미 몬져 이러 이 업시 야〈번소8:18ㄴ〉.
주023)
오라:오래되어. 오라-[久]+아(어미). 석보상절(1447)에서는 ‘오라아’식으로 어미 ‘-아’를 표기했으나 월인석보(1459)에서는 ‘오라’식으로 ‘-아’를 생략하는 경향이 우세했다. ¶아니 오라아 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석상11:23ㄴ〉. 아니 오라 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월석21:222ㄱ〉.
주024)
아디:알지[識]. 어간의 말음이 ‘ㄹ’인 형태소 뒤에 ‘ㄷ,ㄴ’으로 시작되는 어미 형태소(-디, -니 등)가 오면 ‘ㄹ’은 자동 탈락하였다. ¶거스디[拒](←거슬-+디)〈석석상11:37ㄱ〉. 이니[成](←일-+니)〈월석1:47ㄱ〉.
주025)
성(性):어떤 것의 본체(本體)를 이루는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것. 어떤 사물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 성덕(性德)과 수덕(修德)을 구분하는 경우에 수(修)에 대응하는 말로 쓰임. 선천적인 것은 성(性)이며, 후천적인 것은 수(修)라고 함.
주026)
법(法):크게 나누어 3가지 뜻이 있다. ① 사물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로, 온갖 일과 모든 물질. ② 부처님의 가르침, 즉 교법(敎法). ③ 진리. 여기서는 ③을 가리킴.
주027)
성인(聖人):불·보살. 또는 중생 제도를 위하여 출현한 성자(聖者). ¶大聖正覺世尊釋迦文佛이시니 大聖은 큰 聖人이라 文은  어여 너기시다 혼 디라〈월석2:52ㄴ〉.
주028)
밀오:밀고. 미루고. 밀-[推]+오(ㄹ 아래에서 ‘-고’의 음운론적 이형태). ‘밀다’는 (…을) 남에게 넘기고. 한문 “而遠推諸聖”을 “멀리 성인들만 추앙하고”로 풀이한 주석서들도 있다.
주029)
구디:굳게. 단단한 마음으로 굳게. 굳-[堅]+이(부사 파생접미사). 구결문 “堅執此情(견집차정)야”에서 ‘堅(견)’에 대한 번역. ¶三執藏 구디 守야 리디 아니논 디니〈월석11:64ㄴ〉.
주030)
진겁(塵劫):과거, 미래의 티끌처럼 많은 시간.
주031)
며:사르며[燒]. 불사르며. 불에 태우며. 구결문 “燒身煉臂(소신연비)며”에서 ‘燒(소)’에 대한 번역. ¶爇은  씨라〈능엄8:106ㄴ.〉
주032)
:팔. 한문 “燒身煉臂(소신연비)”에서 ‘臂(비)’에 대한 번역. 곡용시에 명사 ‘ㅎ’은 모음 조사가 연결되면 ‘ㅎ’이 실현되고, ‘과·도’ 등 자음 조사가 연결되면 유기음화하며, 휴지가 오면 ‘ㅎ’이 탈락하였다. 15세기에 ‘ㅎ’이던 것이 훈몽자회(1527)에서 ‘’로 유기음화한 어형이 나타난다. ¶爲臂정음해례:용자〉. 히 臂  비〈자회,상13ㄴ〉. 내 두 히 도로 녜 리라〈석상20:19ㄴ〉. 소로 콰 바 고〈구방,상77ㄱ.〉
주033)
골슈:골수(骨髓). 뼈의 속을 채우고 있는 연한 조직. 한자어 ‘骨髓’의 한국한자음 표기.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 아주 우세하였다. ¶骨髓는  소개 잇 기르미라〈월석1:13ㄱ.〉
주034)
묘재(卯齋):묘시(卯時)에 먹는 밥. ‘묘시’는 십이시(十二時)의 넷째 시로, 오전 5시에서 7시까지. 사찰에서의 아침 공양을 가리킴.
주035)
묘시(卯時)ㅅ:묘시(卯時)의. 여기 ‘ㅅ’은 무정물에 사용되는 관형격조사.
주036)
일대장교(一大藏敎):아주 굉장한 장교(藏敎). ‘장교’는 경(經)·율(律)·논(論) 삼장에 설파된 석가모니의 교법. 대장경(大藏經).
주037)
몰애:모래[沙·砂]. 잘게 부스러진 돌 부스러기. ¶沙 몰애오 礫은 혀근 돌히오〈월석10:117ㄴ.〉
주038)
:찌어. 뜨거운 김으로 익히거나 데워. -[蒸]+어(어미). j-활음화. 모음축약. ¶烝  〈자회,하6ㄱ.〉
주039)
잇부믈:힘듦을. 수고스러움을. 곤함을. 잇브-[勞]+움(명사형어미)+을(목적격조사). 어간 ‘잇브-’는 동사 어간 ‘-’[勞]에 형용사 파생접미사 ‘-브-’가 붙어 형용사로 파생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골-’(←곯-+), ‘깃브-’(←-+브), ‘-’(←‘-+), ‘그립-’(←그리-+ㅂ) 등이 있다. ‘앗갑-, 붓그럽-’은 ‘앗기-’, ‘붓그리-’에 ‘-압-/-업-’이 붙은 것인데 이때 어근의 말모음 ‘ㅣ(i)’는 탈락된다.
주040)
더을:더할. 어떤 정도나 상태가 더 크거나 심하게 될.
주041)
항사법문(恒沙法門):항사(恒沙)와 같은 법문(法門). ‘항사’는 항하(恒河)의 모래. 항하는 인도의 갠지스강으로서, ‘항사’는 갠지스강가의 모래, 즉 한량없이 많은 것을 비유함. 법문(法門)은 부처님의 가르침.
주042)
무량묘의(無量妙義):한량없는 묘한 뜻.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묘한 뜻 또는 이치.
주043)
세존(世尊):부처님의 10가지 호(號) 중의 하나.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시며 세상의 존중을 받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주044)
중생(衆生):생존하는 것. 생명이 있는 것. 모든 생물. 특히 감각이나 지각의 능력을 지닌 존재인 유정(有情). 일반적으로는 미혹의 세계에 있는 생명체를 가리킨다. 한글로 표기된 []은 ‘짐승’[獸]을 가리킨다. ¶衆生 一體 世間앳 사미며 하히며 긔 거시며 므렛 거시며 무틧 거시며 숨 거슬 다 衆生이라 니라〈월석1:11ㄱ〉. 사 외락  외락 야〈석상3:20ㄱ.〉
주045)
너비:널리. 넙-[廣]+이(부사 파생접미사). 18세기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서4)가 쓰인 것을 보아 적어도 18세기에는 ‘넙-〉넓-’으로 재구조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주046)
여래(如來)ㅅ:여래의. ‘여래’는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 석가모니를 부르는 10가지 호칭 중의 하나. 여실한 진리에 따라서 이 세상에 와서 진리를 보여주는 사람. ‘ㅅ’은 유정물의 존칭 체언(여기서는 ‘如來’)에 사용되는 관형격 조사.
주047)
초:갖추어[具]. 여기서 ‘초’는 부사로 쓰였는데, 동사 어간 ‘초-’[←-+호(부사 파생접미사)]가 그대로 부사가 된 경우이다.
주048)
뒷니라:두었느니라. 구결문 “具有如來智慧德相(구유여래지혜덕상)이라”에서 ‘有 …이라’에 대한 번역. 기원적으로는 ‘두-[置]#잇/[在]++니+라’. 중세국어에서 완료상을 나타낼 때는 용언 어간 뒤에 ‘-아/어#잇-’이 축약된 ‘-앳/엣-’으로 실현됨이 일반적인데, 동사 ‘두-’[置]만은 ‘-앳/엣-’ 대신 ‘--’ 또는 ‘-ㅅ-’으로 실현되었다. ¶이런 神力을 뒷니라〈석상20:46ㄱ〉. 새지블  프리예 브텨 둣노라〈두초19:33ㄱ〉.  두어〈월석2:63ㄴ.〉
주049)
환화(幻化):실체도 없고 자성(自性)도 없는 이름뿐인 것을 비유하여 쓰는 말. 일반적으로 ‘허깨비, 허망한 생각, 헛것’ 등으로 옮긴다.
주050)
원각묘심(圓覺妙心):원만히 깨달은 묘한 마음. 본래 청정한 마음.
주051)
아롤디로다:알아야 할 것이로다. 2 당위법(當爲法). 용언 어간에 ‘-(오/우)+ㄹ+디로다’로 표현된다. 정음 창제 초기문헌부터 원각경언해(1465) 바로 앞 문헌까지는 용언 어간에 ‘-(오/우)ㅭ디로다’ 또는 ‘-(오/우)ㄹ띠로다’로 표기하였다.
주052)
긴:밝힌. 밝-[明]+이(사동접미사)+ㄴ(관형사형어미). 15세기 문헌에는 ‘-’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기-’형만 나타난다. 그러나 16세기 문헌에 ‘키-’(유합,하42)와 ‘키-’(번소10:14) 등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아 16세기부터 어간 ‘-’은 사동접미사 ‘-히-’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주053)
현성(賢聖):현자(賢者)와 성자(聖者). 아직 무루지(無漏智=모든 번뇌를 떠난 청정한 지혜)를 발하지 못하고 번뇌를 완전히 끊지 못한 범부의 상태에 있는 자를 현(賢), 범부의 속성을 버리고 이미 깨달은 자를 성(聖)이라고 한다.
주054)
브툴디니:붙어야 할 것이니. 의지해야 할 것이니. 구결문 “當依如是法(당의여시법)이니”에서 ‘(當)依…이니’에 대한 번역.
주055)
원(願):원컨대. 바라건대.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된 것이다. 청원 구문의 동사[願-/라-/請-/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가 있을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구문은 선·후행문 전체가 직접화법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願’의 주체는 항상 화자 자신이다.
주056)
모:반드시[須]. 구결문 “切須在意(절수재의)라”에서 ‘切須’를 우리말 부사로 옮긴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정도의 뜻으로서 당부하는 내용을 더욱 강조한다. 15세기에는 ‘須’에 대한 번역으로 ‘반기’를 비롯하여 ‘반시(두초24:32)·반개(두초25:2)·모로매’ 등이 사용되었다.
주057)
밧:밖에서. [外]+(처소의 부사격조사). 부사격조사로는 ‘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구결문 “切莫外求(절막외구)ㅣ니라”에서 ‘外(외)’에 대한 번역. ¶부텨 밧 求홀디 아니라〈금삼3:58ㄱ〉. 제 性을 몰라 밧긔 求가 저흐시니〈능엄5:13ㄴ.〉
주058)
원성(圓成):원만성취(圓滿成就)의 뜻. 원만하게 이루어짐.
주059)
망연(妄緣):허망한 인연. 망령된 인연. 망령된 생각.
주060)
여여불(如如佛):여여(如如)의 이치를 깨달은 각자(覺者), 곧 ‘부처’를 말함. ‘여여(如如)’는 이치에 꼭 맞는 모습. 진리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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