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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근기(根機) 따라 익히는 정혜(定慧)


목우자수심결언해:31ㄱ

問據汝所判컨댄 悟後修門中에 定慧等持之義ㅣ 有二種니 一은 自性定慧오 二 隨相定慧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4ㄴ

무로 네 요 주001)
요:
가림을. 판단함을. 분별함을. ‘븓건댄’[據]을 고려하면 현대어로는 선행어의 성분을 부사어로 옮기는 것이 적당하다. -[辨]+욤(ㅣ모음 아래서 ‘옴’의 이형태)+(목적격조사). 어간 ‘-’는 근대국어 시기에는 ‘희-’로, 후에 다시 유성음 사이에서 ‘ㅎ’의 약화와 ‘ㆍ’의 비음운화와 단모음화를 겪어 ‘-~릐-〉가리-’로 정착되었다.
븓건댄 주002)
븓건댄:
(…에) 따르면. 의지하면. 븥-[據]+-건댄. 어간 ‘븥-’에 어미 ‘-건댄’이 통합된 것이지만 ‘븥건댄’으로 표기하지 않은 것은 종성해의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븥건댄→븓건댄’으로 표기한 결과이다.
안 後ㅅ 닷논 門中에 定慧 平等히 디뇰 디 두 가지 잇니 나 주003)
나:
하나는. 나ㅎ[一]+(보조사). 모음 조사가 오면 ‘나히, 나…’ 등으로, 자음 조사가 오면 ‘나토, 나콰’ 등으로, 휴지가 오면 ‘나’로 실현됨. 계림유사(13세기 중엽)에는 “一曰河屯”, 조선관역어(1408)에 “一哈那”였다.
自性 주004)
자성(自性):
자(自)는 자기, 본래. 성(性)은 불변하는 참다운 성품을 말함. 자기 본래의 심성(心性).
定慧오 둘흔 주005)
둘흔:
둘은. 15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기본형은 ‘둘·두을’〈두초17:10〉. 모음 조사와 결합하면 ‘둘히, 둘흘’ 등으로, 자음 조사와 결합하면 ‘둘토, 둘콰’ 등으로 실현됨. 계림유사(1104)에는 “二曰途孛”, 조선관역어(1408)에는 “二 覩卜二”였다.
相 조 定慧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묻기를, “너의 가림
(=판단)
에 의하건대, 안
(=깨달은)
뒤에 닦는 방법 가운데 선정과 지혜를 평등하게 지닐 뜻이 두 가지가 있나니, 하나는 자기 성품의 선정과 지혜이고, 둘은 상(相)을 따르는 선정과 지혜이니.”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1ㄱ

自性門은 則曰호 任運寂知야 元自無爲야 絶一塵而作對어니 何勞遣蕩之功이며 無一念而生情이라 不假忘緣之力이라 고 判云

목우자수심결언해:31ㄴ

호 此是頓門个(=箇)者의 不離自性 定慧等持也ㅣ라 고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4ㄴ

自性門 주006)
자성문(自性門):
자성문은 무명에 가린 바가 없으므로 수행의 표준을 세울 필요가 없으며 한 티끌의 정념(情念)도 생겨나지 않는 까닭에 망연(忘緣=인연을 잊음)이나 단연(斷緣=연을 끊음)의 용단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는 돈오문 가운데 자성을 여의지 않고 정·혜(定慧)를 평등하게 가지는 대승의 문이요, 불조의 명맥을 잇고 혜광을 나타내는 최상승이다.
 닐오 寂知 運을 맛뎌 本來 욤 업서  塵도 주007)
대(對):
대상. 세간에서 인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 물질적인 대상.
외요미 주008)
외요미:
됨이. 외-[爲]+욤(ㅣ모음 아래 오는 명사형어미)+이(주격). 15세기 한글문헌에서 ‘-’가 ‘외-’로 변화한 것은 석보상절(1447)부터이다.
긋거니 주009)
긋거니:
그치는데. 없는데. ‘긋거니’는 ‘긏거니’에서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으로 치음인 ‘ㅊ’과 동일한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대표해서 씀.
엇뎨 룔 功 잇비 며  念도 주010)
정(情):
감정.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이 나미 업순디라 緣을 니줄 히믈 븓디

목우자수심결언해:35ㄱ

아니니라 고 야 닐오 이 頓門 주011)
돈문(頓門):
점문(漸門)에 상대되는 말. ‘돈오’의 문(방법). 선종에서 깨침을 기준으로 한 분류.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시에 단박 깨치는 것을 주장함이 돈(頓)이고, 점차로 차례를 밟아 깨친다고 함이 점(點)이다.
엣 사 自性 주012)
자성(自性):
자기 본래의 심성(心性). 자기의 성품.
 여희디 아니 定慧 平等히 디뇨미라 고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자성문
(自性門=자기 성품의 문)
에서는 말하기를 ‘고요함[寂]과 앎[知)]을 운
(運=움직임)
에 맡겨 본래 행함이 없어[=無爲] 하나의 티끌[塵]도 상대[對] 될 것이 그치는데
(=없는데)
어찌 버려야 할 공(功)을 힘들게 하며 하나의 생각[念]도 감정[情]이 나는 것이 없는지라 인연[緣]을 잊어야 하는 힘에 붙지
(=의지하지)
아니하느니라.’ 하고, 가려
(=판단하여)
말하기를, ‘이것은 돈문
(頓門=돈오의 문)
에 들어간 사람이 자성(自性)을 떠나지 아니하고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를 평등하게 지니는 것’이라 하고,”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1ㄴ

隨相門은 則曰호 稱理攝散야 擇法觀空야 均調昏亂야 以入無爲라 고 判云호 此是漸門劣機所行也ㅣ라 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5ㄱ

隨相門 주013)
수상문(隨相門):
어떠한 표준과 범주에 의해 본래 자성을 목표로 하고 닦아가는 성리에 비추어 산란에 대해 다스리고 대치하고 만법을 바로 공(空)으로 관조하여 혼침과 난상(亂想)을 치수(治修)하여 무위의 본성에 들어가자는 방편문(方便門).
닐오 주014)
닐오:
이르되. 말하길. 닐ㅇ-(‘니-’의 이형태)+오. 중세국어에서 용언 어간 ‘니-’[說]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니-’,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닐ㅇ-’ 형으로 교체하였다.
理예 마초 주015)
마초:
맞추어. 알맞게. 맞-+호(부사 파생접미사). ¶옷 바 데 마초 足게 몯 주면 엇뎨 大王ㅅ 太子ㅣ라 료〈월석22:30ㄴ〉. 노리갯 거슬 다 초 받시니〈석상3:5ㄴ.〉
흐로 주016)
흐로:
흩어짐을. 산란을. 한자 ‘散(산)’에 대한 번역. 15세기 문헌에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는 ‘흗-’[ㄷ불규칙용언]과 ‘흩-’이 존재하였으며, 이 둘은 쌍형어. ¶① 구루믈 흐터〈월석10:81ㄱ〉. ② 散은 흐를씨라〈월석21:112ㄴ.〉
자바 法을 야 주017)
야:
가리어. 판단하여. 분별하여. -[辨]+야(연결어미). ㅣ모음 아래 ‘아’의 이형태.
空 보아 昏沉 주018)
혼침(昏沉):
마음을 어둡고 혼미하고 몽롱하게 만드는 마음의 여러 정신 작용.
散亂괄 주019)
산란(散亂)괄:
산란(散亂)을. ‘산란’은 외계의 대상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
골오 다려 욤 업소매 드니라 고 야 닐오 이 이 漸門엣 사오나온 根機의 行호미라 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수상문
(隨相門=상을 따르는 문)
에서는 이르길, ‘이치[理]에 맞추어 흩어짐[散]을 다잡아 법(法)을 가리어
(=택하여)
공(空)을 보고, 혼침(昏沉)과 산란(散亂)을 고르게 다스려 행함 없음[=無爲]에 들어가는 것’이라 하고, 판단하여 이르길, ‘이것은 점문(漸門)에 든 낮은 근기(根機)의 수행이다.’라고 하였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1ㄴ

就此兩門定慧야 不無疑焉니 若言一人所行也댄 爲復先依自性門야 定慧 雙修然後에 更用隨相門對治之功耶아 爲復先依隨相門야 均調昏亂然後에 以入自性門耶아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5ㄱ

이 두 門 定慧예 나가 주020)
나가:
나아가. 구결문 “就此兩門定慧(취차량문정혜)야”에서 ‘就…야’에 대한 번역. 기원적으로는 어근 ‘-’[進]과 어근 ‘가-’[去]가 연결어미 ‘-아’를 매개로 하여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인데, 구성 부분의 배열 방식이 국어의 정상적인 단어 배열법과 같은 합성어를 ‘통사적 합성어’라 한다.
疑心 업디 아니니 다가  사 行이라 닐올딘댄 주021)
닐올딘댄:
말할진대. 이를 것이면. 말할 것 같으면. ‘-(오/우)-ㄹ딘댄’은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했지만, 이 책부터는 ‘ㆆ’과 ‘각자병서’의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담과 집과 지 能히 보  그딘댄〈능엄2:43ㄴ〉 이 길헤 다로려 홀띤댄〈금강,서9ㄱ.〉
몬저 주022)
몬저:
먼저. 15세기의 일반적 어형이 ‘몬져’임을 감안하면 특이한 표기.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치음(여기서는 ‘ㅈ’)이 구개음화한 증거로 들 수 있으나, 용례가 적고 15세기 문헌이라 하여도 대개 16세기 복각본들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自性門 주023)
자성문(自性門):
돈오문 가운데 자성을 잃지 않고 정과 혜를 평등하게 가지는 방법.
 브터 定과 慧와  닷 後에 주024)
후(後)에:
뒤에야. 후에야. ‘’는 중세국어에서 강조를 표시하는 보조사. 고대국어에서는 ‘沙’로 차자 표기되었고, 현대국어의 ‘야’로, 일부 방언에서는 ‘-사’로 남아 있다.
다시 隨相門엣 對治功 리여 주025)
리여:
쓰랴? 쓸 것인가? 써야 하는가?
 몬저 隨相門 브터 昏沉과 散亂과 골오 다린 後에 自性門에 들리여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이 두 가지 문
(門=방법)
의 정·혜(定慧)에 나아가 의심이 없지 아니하니, 만약에 한 사람의 행
(行=수행)
이라 말할진대, 또 먼저 자성문(自性門)에 의지하여 정
(定=선정)
과 혜
(慧=지혜)
를 함께 닦은 후에야 다시 수상문(隨相門)의 대치공(對治功)을 써야 하는가? 또는 먼저 수상문에 의지해 혼침(昏沉)과 산란(散亂)을 고르게 다스린 후에야 자성문에 들어가야 하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1ㄴ

若先依自性定慧댄 則任運寂知야 更無對治之功커니 何

목우자수심결언해:32ㄱ

須更取隨相門定慧耶ㅣ리오 如將皓玉야 彫文喪德이로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5ㄱ

다가 몬저 自性定慧 브툴딘댄 주026)
브툴딘댄:
의지할진대. 의지한다면.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냄.
寂知 運을 맛뎌 주027)
맛뎌:
맡겨[任]. 어간 ‘맛디-’는 어근 ‘-’[任]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任’에 대한 고유어가 ‘-〉맡-(-)’으로 재구조화한 예가 17세기 전반 문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① 天下 맛시릴[將受九圍]〈용가6장〉. 任 맛딜임〈1576 유합,하9ㄴ〉. ② 임진왜난의 샹 목 되여셔 내 맛  나디 아니고〈1617 동신,충1:48ㄴ.〉
다시 對治홀 주028)
대치(對治)홀:
어떤 대상에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일어나는 번뇌를 다스릴(=끊을).
功이 업거니 엇뎨 다시

목우자수심결언해:35ㄴ

隨相門 定慧 取리오  玉 져셔 주029)
져셔:
가져서. 가지고서[持]. 지-[將·持]+어셔(어미). 한자 ‘將(장)’은 문맥상 “가지다·취하다(取--)”의 뜻을 가지는데, ‘가지다’의 15세기 문헌어의 일반형은 ‘가지다’형이다. 그러나 신미(信眉)의 오대산상원사 중창권선문(1464)과 이 책에는 독특하게 ‘지다’형으로 나타난다. ¶①   가져…마디니라[却不得將心]〈몽법5ㄱ〉. 두려운 부체 비록 가져[圓扇雖將]〈남명,상11ㄱ〉. ② 恒常 조 念을 져[恒懷淨念]〈권선문.〉
文彩 주030)
문채(文彩):
아름다운 광채. 무늬.
사겨 주031)
사겨:
새겨. 사기-[彫]+어(어미). j-활음화. 중세어의 ‘사기-’는 ‘彫(조)’와 ‘釋(석)’의 뜻을 나타내는 동음이의어. 움라우트를 겪은 ‘새기-’도 현대어에서 동음어로 쓰인다.
德 야룜 주032)
야룜:
헐어버림. 잃어버림. 원문 “彫文喪德(조문상덕)”에서 ‘喪’에 대한 번역. 야리-[喪·破]+옴(명사형어미). ¶破 야릴씨라〈월석,서6ㄴ.〉
도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에 먼저 자성(自性)의 정혜(定慧)에 의지한다면, 적지
(寂知=고요함과 앎)
를 움직임[運]에 맡겨 다시 대치(對治)할 공
(功=공부)
이 없는데, 어째서 다시 수상문(隨相門)의 정혜(定慧)를 취하겠는가? 〈이것은 마치〉 맑은 옥(玉)을 가지고서 문채
(文彩=무늬)
를 새겨 덕
(德=본바탕)
을 잃어버림과 같도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2ㄱ

若先以隨相門定慧로 對治功成然後에 趣於自性門인댄 則宛是漸門中엣 劣機의 悟前엣 漸熏也ㅣ니 豈云頓門箇者의 先悟後修야 用無功之功也ㅣ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5ㄴ

다가 몬저 隨相門 定慧로 對治 功이 주033)
인:
다스리는 공부를 이룬. 일-[成]+ㄴ(관형사형어미).
後에 自性門에 나갈딘댄 주034)
나갈딘댄:
나아갈 것이면. 나아간다면.
번드시 주035)
번드시:
뚜렷이. 분명히. 한문 “則宛是漸門中(즉완시점문중)”에서 ‘宛’에 대한 번역. 번듯[宛]+이(부사파생접미사). 중세어에 같은 의미로 ‘번드기’(←번득+이)도 쓰였다. ¶사미 번드기 수  時節은〈석상9:2ㄱ〉. 부톄 번드기 니디 아니시고〈능엄5:31ㄱ.〉
漸門中엣 사오나온 機의 안 前엣 漸漸 닷고미니 엇뎨 닐오 頓門엣 주036)
돈문(頓門)엣:
돈문의. ‘頓門엣 사’은 “돈오(頓悟)의 ‘문/방법’에 들어간 사람” 정도의 의미로 풀이됨.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시에 단박 깨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돈(頓)이고, 점차로 차례를 밟아 깨친다고 하는 것이 점(點)이다.
사 몬저 알오 後에 닷가 功 업슨 功을 미라 주037)
미라:
쓰는 것이라. 사용하는 것이라. -[用]+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라(어미). 15세기 문헌에서 ‘-’는 “사용하다[用], (맛이) 쓰다[苦]”, ‘쓰-’는 “(글을) 쓰다[書], (갓을) 쓰다[冠]”로 엄격히 구분되었다.
리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에 먼저 수상문(隨相門)의 정혜(定慧)로 대치(對治)한 공
(功=노력)
이 이루어진 뒤에야 자성문(自性門)으로 나아간다면, 분명히 점문
(漸門=점수의 문/방법)
의 낮은 기
(機=근기)
가 알기
(=깨닫기)
이전의 ‘점차 닦음’
[=漸修]
이니, 어째서 돈문
(頓門=돈오의 문/방법)
의 사람이 먼저 알고
(=깨닫고)
후에 닦아 공
(功=노력)
없는 공(功)을 쓰는 것이라고 말하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2ㄱ

若一時예 無前後댄 則二門定慧ㅣ 頓漸이 有異니 如何一時예 並行也ㅣ리오 則頓門介(=箇)者 依自性門야 任運 亡功코 漸門劣機 趣隨相門야 對治 勞功니 二門之機ㅣ 頓漸이 不

목우자수심결언해:32ㄴ

同며 優劣이 皎然커늘 云何先悟後修門中에 並釋二種耶오 請爲通會야 令絶疑情케 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5ㄴ

다가 一時예 前後 업술딘댄 주038)
업술딘댄:
없을 것이면. 없다면. ‘-(오/우)-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했지만, 이 책부터는 ‘ㆆ’과 ‘각자병서’의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담과 집과 지 能히 보  그딘댄(능엄2:43ㄴ). 道 닷고져 홀띤댄〈영가,상3ㄴ.〉
두 門 定慧ㅣ 頓과 漸 주039)
점수(漸修):
깨달은 후에 점차로 닦음. ¶츼 자바  門 닷면 이 漸修ㅣ며〈법집81ㄱ.〉
달오미 주040)
달오미:
다름이. 다른 것이. 명사형 ‘달옴’은 ‘다-+옴’의 통합형.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다-’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달ㅇ-’로 실현돼 오늘날과는 활용형이 달랐다. ¶異잉 다씨라〈훈언1ㄱ〉. 中國귁에 달아〈훈언1ㄴ〉. ‘달ㄹ-’로의 활용은 태산집요(1608)에 보인다. ¶쳑이 다이저 촌구애셔 달라〈태산8ㄴ.〉
잇니 엇뎨 一時예  行리오 頓門엣 사 自性門을 브터 運을 맛딜 주041)
맛딜:
맡기므로[任]. 어간 ‘맛디-’는 ‘-’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주042)
공(功):
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 부처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마음을 닦아 얻은 힘.
 닛고 漸門엣 사오나온 根機 주043)
근기(根機):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는 능력.
 隨相門에 나가 對治 주044)
대치(對治):
경계를 당해서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일어나는 번뇌를 끊는 것.
 功 잇비 니 두 門ㅅ 根機ㅣ 頓과 漸괘 디 아니며 어딜며 사오나오미 주045)
사오나오미:
낮음이. 나쁨이. 못남이[劣].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음이. 열등함이.
번득거 주046)
번득거:
뚜렷하거늘. 분명하거늘. ‘ㄱ,ㄷ’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번득’으로, 그 밖에는 ‘번득-’형으로 통합됨. ¶디샛 기 번득거늘〈능엄6:72ㄴ〉. 모미 번득디 아니커니〈두초6:67ㄴ〉. 高下ㅣ 번득나〈영가,상11ㄴ〉. 번득히〈두초3:68ㄴ.〉
엇뎨 몬저 알오 後에 닷 주047)
닷:
닦는. 수행하는.

목우자수심결언해:36ㄱ

에 두 가질 와 주048)
와:
아울러. 나란히 하여. -[竝]+아(어미)→와. 1461년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처럼 ‘ㅸ’이 반영됨. 그러나 그 문헌부터는 ‘와’로 표기함. ‘ㅸ’ 폐지에 따른 결과로, 뒤에 오는 음운환경에 따라 [ㅸ⇒오/우/ㅇ] 등으로 반영되었다.
사기다 주049)
사기다:
새기느냐. 해석하느냐. ‘-ㄴ다/ㄹ다’는 2인칭 주어에 호응하여 쓰이는 의문형 어미이다.
請 주050)
청(請):
청컨대.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됨. 청원 구문의 동사(願-, 라-, 請-, 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가 있을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구문은 선·후행문 전체가 직접화법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願’ 등의 주체는 항상 화자 자신이다.
通히 뫼화 疑情 주051)
의정(疑情):
의심스러운 마음. 사실이 아닌 것 같이 드는 마음.
을 긋게 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에 일시에
(=동시에)
하여 앞·뒤[前後]가 없다면, 두 문
(門=방법)
의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가 돈(頓)과 점(漸)이 다름이 있는데 어떻게 일시에 함께 행하겠는가? 돈문(頓門)의 사람은 자성문(自性門)에 의지해 운
(運=움직임)
에 맡기므로 공(功)을 잊고, 점문(漸門)의 낮은 근기(根機)는 수상문(隨相門)에 나아가 대치
(對治=대상을 다스림)
하므로 공(功)을 힘들게 하니, 두 문
(門=돈문과 점문)
의 근기(根機)가 돈(頓)과 점(漸)이 같지 아니하며, 어질며 열등함이 분명하거늘 어떻게 먼저 알고
(=깨닫고)
후에 닦는 문(門)에 두 가지를 아울러
(=나란히)
새기느냐
(=해석하느냐)
? 청컨대 통하도록 모아서 의심하는 마음을 그치게
(=끊게)
하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2ㄴ

答所釋이 皎然커늘 汝自生疑야 隨言生解야 轉生疑惑니 得意忘言면 不勞致詰리라 若就兩門야 各判所行인댄 則修自性定慧者 此ㅣ 是頓門이니 用無功之功야 並運雙寂야 自修自性야 自成佛道者也ㅣ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6ㄱ

對答호 사교미 주052)
사교미:
새김이. 해석이. 사기-[釋]+옴(명사형어미)+이(주격). j-활음화.
번득거늘 :네 疑心 내야 말 주053)
말:
말을. 한문 “隨言生解(수언생해)”에서 ‘言’에 대한 번역. 말[言]+(목적격조사). 15세기 국어에서 ‘말’은 언어 행위를, ‘말’은 언어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기 ‘말’은 ‘말’의 높임말은 아니다.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고유어 표기에서 각자병서를 폐지하였는데, 각자병서를 사용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어떤 문헌의 간행 또는 원고 성립 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 이 책에는 폐지된 경향이 아주 우세하지만 간혹 이처럼 예외적 표기도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조차 아로 내야 주054)
내야:
내어[生]. 생기게 하여. 어간 ‘내-’는 ‘나-[生]+ㅣ(사동접사)’의 파생동사.
더욱 疑惑 주055)
의혹(疑惑):
의(疑)는 모든 실상의 이치에 망설여 결정하지 못하는 마음이며, 경계에 망설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며, 혹(惑)이란 미망한 마음으로서, 경계를 대해서 일과 이치에 전도된 것을 말한다.
 내니 들 得고 마 니면 무로 주056)
무로:
물음을. 묻기를. 묻는 것을[詰]. ‘무루믈’이 모음조화에 맞는 어형이다.
잇비 아니리라 다가 두 門에 나가 行 제여곰 주057)
제여곰:
제각기. 여기 ‘제여곰’은 부사로 쓰였지만, 명사로 쓰인 예도 있다. ¶各各 제여고밀〈석상11:6ㄴ.〉
욜딘댄 自性 定慧 닷닌 주058)
닷닌:
닦는 사람은. 구결문 “則修自性定慧者(즉수자성정혜자)”에서 ‘修…者’에 대한 번역. -[修]+(현재)+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ㄴ(보조사). 음절구조제약에 따라 ‘닌→닷닌’으로 제1음절말 자음군 ‘ㅺ→ㅅ’으로 단순화함.
이 頓門이니 功 업슨 功  와 뮈워 주059)
뮈워:
움직이게 하여. 어간 ‘뮈우-’는 어근 ‘뮈-’[動]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사동사.
둘히 괴외야 주060)
괴외야:
고요하여[寂].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 순행동화하여 ‘괴’[koj·joj]〈두중24:55〉로도 변하고, 활음 ‘j’가 생략돼 ‘고요’[ko·jo]〈두중2:16〉로도 표기되었다. 중세국어에서 ‘ㅚ’는 단모음이 아니라 하향이중모음 [oj]였고, 이것이 단모음 ‘외’[Ø]로 변화한 시기는 현대국어에 들어서의 일이다.
自性 제 닷가 佛道 주061)
불도(佛道):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면 불과(佛果)를 성취할 수 있는 것. 무상(無上) 보리(菩提)의 불과(佛果=부처님의 지위)를 가리킴.
 제 일우미오 주062)
일우미오:
이루는 것이고. ‘일우-’[成]는 어근 ‘일-’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파생동사. 일우-[成]+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오(어미 ‘고’의 이형태).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대답하길, “〈내〉 새김
(=해석)
은 분명한데 네가 의심을 내어 말을 좇아서
(=따라서)
(=해석)
을 내어
(=만들어)
더욱 의혹(疑惑)을 나오게 하니, 뜻을 얻고 말을 잊으면 묻는 것을 힘들게 아니할 것이다. 만약에 두 문(門)에 나아가 수행[行]을 제각기 가린다면
(=판단한다면)
, 자성
(自性=자기 성품)
의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를 닦는 사람은 이것이 돈문(頓門)이니 공
(功=노력)
없는 공
(功=노력)
으로써 아울러 움직여 둘이 고요하여 자성
(自性=자기 성품)
을 자기가 닦아서 불도(佛道)를 자기가 이루는 것이고,”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2ㄴ

修隨相門定慧者 此ㅣ 是未悟前엣 漸門劣機니 用對治之功야 心心斷惑야 取靜爲行者ㅣ니 而

목우자수심결언해:33ㄱ

此二門所行頓漸이 各異라 不可參亂也ㅣ라 然이나 悟後修門中에 兼論隨相門對治者 非全取漸機所行也ㅣ라 取其方便야 假道托宿而已니 何故오 於此頓門에도 亦有機勝者며 亦有機劣者니 不可一例로 判其行李也ㅣ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6ㄱ

隨相門앳 定慧 이 몯 안 주063)
몯 안:
(아직) 알지 못한. 아직 깨닫지 못한[未悟].
前엣 漸門엣 사오나온 주064)
사오나온:
낮은. 못난[劣].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능엄경언해(1461)에서 ‘ㅸ⇒오/우/ㅇ’로 교체되기 전에는 ‘사오나’식으로 표기하였다. ¶劣은 사오나씨라〈석상20:38ㄴ.〉
根機ㅣ니 對治ㅅ 功  心心에 惑 그처 寂靜 주065)
적정(寂靜):
번뇌가 끊어진 것을 적(寂), 고통이 끊어진 것을 정(靜)이라 함. 즉 열반의 상태를 가리킴.
 取야 行 사모미니 이 두 門에 行논 頓과 漸괘 제여곰 달온디라 주066)
달온디라:
다른 것이다. 다-[異]+오+ㄴ#(의존명사)+이-(서술격)+라(종결어미). 중세국어에서 ‘다-’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다-’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달ㅇ-’로 활용해, 오늘날과는 활용 방식이 달랐다. ‘’불규칙용언. ¶異잉 다씨라〈훈언1ㄱ〉. 中國귁에 달아〈훈언1ㄴ〉. ‘달ㄹ-’로의 활용은 태산집요(1608)에 보인다. ¶쳑이 다이저 촌구애셔 달라〈태산8ㄴ.〉
섯구미 주067)
섯구미:
섞음이. 여기서는 ‘亂’에 대한 번역으로 ‘혼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섯구미’는 ‘-[混]+움+이’, ‘-’은 모음 어미와 결합하면 기저형의 말자음 ‘ㅺ’이 모두 실현되지만, 자음 어미와 결합하면 ‘ㅺ→ㅅ’으로 자음군단순화 한다. ¶두 習이 서르 섯니라〈능엄8:72ㄱ〉. 하 香이 섯버므러 곧곧마다 비치 나더라〈월석2:52ㄱ.〉
몯리라 그러나 안 後에 닷논 門中에 隨相門 對治 兼야 論호 漸機 주068)
점기(漸機):
점차로 방편을 통해서 수행을 쌓은 결과로서 불과(佛果)를 성취하는 둔한 근기. 또는 그러한 근기를 지닌 사람.
의 行 오로 주069)
오로:
온전히. 올-[全]+오(부사 파생접미사). 15세기 문헌들에 [:오·로]~[오··로]~[오·오·로]형이 공존하였다. ¶오··로〈석상13:28〉. 오·오·로〈두초21:11.〉

목우자수심결언해:36ㄴ

논디 아니라 方便 주070)
방편(方便):
중생을 불법으로 이끌어 교화시키는 수단과 방법을 총칭하는 말. 궁극적으로는 진실(眞實)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을 取야 길흘 비러 주071)
비러:
빌려[假]. ‘빌-’은 동음어로 ‘假’, ‘祈禱’, ‘乞’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성조에서 앞의 두 의미는 상성의 ‘:빌-’이고 마지막은 평성의 ‘빌-’로 차이가 난다.
브터 잘 미니 엇뎨어뇨 주072)
엇뎨어뇨:
어째서이냐? 어째서 그런가? 엇뎨[何]+Ø(서술격)+어(‘거’의 음운적 이형태)+니+오(의문형 종결어미). 확인법 어미로 서술격조사, 자동사, 형용사와 통합할 때는 ‘-거-’가, 타동사 뒤에는 ‘-어/아-’가 선택되지만 j모음 뒤여서 ‘-어-’로 교체된 것임. 의문사 ‘엇뎨’와 관계되어 어미 ‘오’가 선택된 설명의문.
頓門 주073)
돈문(頓門):
‘돈문’은 점문(漸門)에 상대되는 말로 그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시에 단박 깨치는 방법.
에도  根機ㅣ 勝니 주074)
승(勝)니:
재주나 능력 따위가 뛰어난 사람이. 勝-+ㄴ(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이시며  根機ㅣ 劣니 주075)
열(劣)니:
열등한 사람이. 남보다 뒤떨어진 사람이.
잇니  例로 그 行李 주076)
행리(行李):
수행하며 나아감. ‘行李(행리)’는 관청의 심부름꾼 또는 손님을 맡아보던 관리. 여기서는 특별히 협주를 두어 “길을 가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 요미 몯리니【行李 길 녈씨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수상문
(隨相門=상을 따르는 문/방법)
의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이것은 알지
(=깨닫지)
못한 이전의 점문(漸門)의 낮은 근기(根機)이니, 대치
(對治=다스림)
의 공
(功=공부)
를 써서 마음마음에 혹
(惑=의혹)
을 끊어 적정
(寂靜=고요함)
을 취하여 행
(行=수행)
을 삼는 것이니, 이 두 문(門)으로 행(行)하는 돈(頓)과 점(漸)이 제각기 다른지라 〈그러므로〉 섞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안
(=깨달은)
뒤에 닦는 문(門)에서 수상문(隨相門) 대치(對治)를 겸하여 논함은 점기(漸機)의 행
(行=수행)
을 온전히 취하는 것이 아니라, 방편(方便)을 취하여 길을 빌려 의지하여 잠잘 따름이니 어째서인가? 이 돈문(頓門)에도 또 근기(根機)가 뛰어난 이가 있으며 또 근기(根機)가 낮은 사람도 있나니, 한 가지 예로써 그 행리(行李)를 가리어서는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행리(行李)는 길을 간다는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3ㄱ

若煩惱ㅣ 淡薄야 身心이 輕安야 於善에 離善코 於惡애 離惡야 不動八風야 寂然三受者 依自性定慧야 任運雙修야 天眞無作야 動靜이 常禪이라 成就自然之理이니 何假

목우자수심결언해:33ㄴ

隨相門對治之義也ㅣ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6ㄴ

다가 煩惱 주077)
번뇌(煩惱):
보리(菩提)의 반대. ‘나’라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나쁜 경향의 생각. 중생의 몸과 마음을 뇌란시키는 정신작용. 그 수가 한량없으므로 팔만 사천번뇌라고도 하고 백팔번뇌라고도 함.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무명번뇌.
열워 주078)
열워:
엷어. 적어. 엷-[薄]+어(어미). 어간 ‘엷-’은 자음 어미 앞에서 ‘엷-’으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열오/열워/열운’ 등으로 ‘ㅂ’불규칙활용을 하였으나, 근대국어시기에 규칙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른다. ¶열 어르믈 하히 구티시니〈용30〉. 옷이 아니 열우니여 더라〈내훈3:45〉. 열운 風俗 업수 니르시니라〈법화3:72.〉
몸과 괘 가얍고 주079)
가얍고:
가볍고[輕]. ‘가얍-’은 자음 어미 앞에서는 ‘가얍-’으로, 모음 어미나 접미사 앞에서는 ‘가야w-’ 또는 ‘가야ɦ-’로 실현되는 불규칙활용 어간이다.
便安야 善에 善 여희오 주080)
여희오:
여의고. 이별하고. 떠나고. 어간 ‘여·희-’는 “수척하다”는 뜻의 ‘여·위-’와는 다른 단어.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전반기에 간행된 관판 한글문헌에서는 ‘ㄹ’ 및 서술격조사(i)와 j계 하향중모음[ㅐ, ㅒ, ㅔ, ㅖ, ㅙ, ㅚ, ㅞ, ㅟ, ㅢ 등] 아래에서 ‘ㄱ’으로 시작하는 조사(과, 고 등)나 어미(-게, -고 등)를 후음 ‘ㅇ’[ɦ]로 표기하는 규칙이 적용되었다. ¶여희오〈석상6:5ㄱ〉. 여희에〈석상21:41ㄱ〉 등.
惡애 惡 여희여 八風 주081)
팔풍(八風):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여덟 가지. 이로움[利]·명예로움[譽]·칭찬받음[稱]·즐거움[樂] 등 4가지의 순조로움[四順]과, 쇠퇴함[衰]·훼손됨[毁]·꾸지람 받음[譏]·괴로움[苦] 등 4가지의 어긋남[四違]을 합하여 말함. 이것은 세상에서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것들로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므로 여덟 가지 바람이라고 한다.
뮈디 주082)
뮈디:
움직이지. 흔들리지. 여기서는 ‘八風에 동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였다.
아니야【八風은 나 利益이오 둘흔 衰호미오 세흔 할아미오 주083)
할아미오:
훼손됨이고. 할아-[毁]+암(명사형어미)+이-(서술격)+오(‘고’의 이형태).
네흔 기류미오 주084)
기류미오:
명예로움이고. 기리-[譽]+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오(어미 ‘고’의 이형태).
다 일로미오 주085)
일로미오:
칭송함이고. 칭찬함이고. 어간 ‘일-’[稱]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 어간 말음 ‘ㄷ’이 ‘ㄹ’로 활용하는 ‘ㄷ’불규칙활용 어간이다.
여스슨 誹謗 주086)
비방(誹謗):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함. ‘비’(42ㄴ)으로 표기한 곳도 있다.
호미오 닐구븐 受苦 주087)
수고(受苦):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을 받음. ‘생로병사’의 고통을 사고(四苦)라 함. ① 생고(生苦): 처음 일어날 때의 고통, 곧 태(胎)에 들어가서 태에서 나올 때까지의 고통. ② 노고(老苦): 출생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쇠변(衰變)하는 동안에 받는 고통. ③ 병고(病苦): 병들었을 때에 받는 몸과 마음의 고통. ④ 사고(死苦): 목숨이 마칠 때의 고통. 또는 병으로 죽거나, 혹은 수재·화재로 인해서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일찍 죽을 때의 고통.
ㅣ오 여들븐 즐거우미니 이 여듧 法을 世間ㅅ 사미 논 배며 믜논 주088)
믜논:
미워하는. ¶愛랑 . 憎 믤 증〈신유,하3ㄱ.〉
배라 能히 사  부처 주089)
부처:
부쳐. 바람을 일으켜. 부채질하여. 어떤 감정이나 상태의 변화 따위를 더욱 부추겨. 붗-[扇]+어(어미). ¶ 기른 믈로 곳 굼긔 처디오 부체로 부츠라〈구방,상10ㄴ.〉
뮈울 일후미 風이라】
三受 주090)
삼수(三受):
세 가지의 감각. ① 고수(苦受=괴로움), ② 낙수(樂受=즐거움), ③ 사수(捨受) 즉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 등 3가지.
ㅣ 괴외닌【受 바씨니 六根ㅅ 주091)
육근(六根)ㅅ:
육근의. 6가지 기관, 즉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이 기관들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하므로 ‘근(根)’이라고 한다.
주092)
식(識):
6식의 하나. 인식 작용. 식별 작용. 인식하는 기능, 즉 구별하여 아는 것. 인식하는 마음, 즉 감관에 의지하여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가 되는 주관인 마음.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기관 및 사고력을 매개로 하는 6종의 인식 기능.
이 六塵ㅅ 주093)
경(境):
인식 작용이나 감각 작용의 대상, 또는 외부의 대상. 6식에 대한 각각의 경, 즉 6경. 넓은 의미로는,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모든 대상을 일컫는다.
을 바도 니니 三受 나

목우자수심결언해:37ㄱ

주094)
고수(苦受):
고통의 감각. 3수(受) 중 하나.
ㅣ니 六塵이 데 어긘 주095)
어긘:
어긋난. 어그러진. ¶瞋心은 데 어긔요 브터 닐며〈능엄6:30ㄴ.〉
境에 셜우미 주096)
셜우미:
괴로움이. 고통스러움이. 셟-[苦·惱]+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 간행된 문헌에서는 모음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할 때는 ‘-’으로 실현됐으나, 능엄경언해부터는 /ㅸ/[β]→[w/ɦ]로 교체되어 ‘셜우/셜오/셜ㅇ’ 등으로 실현된다. ‘셜우미’가 일반적이며 ‘셜오미’는 모음조화에 어긋난 표기이다.
이실씨오 둘흔 樂受 주097)
낙수(樂受):
3수(受) 중의 하나. 외경(外境)과 접촉하여 얻게 되는 즐겁고 유쾌한 감정.
ㅣ니 六塵이 데 順 境에 즐겨씨오 세흔 苦 아니며 樂 아닌 受ㅣ니 六塵이 어긔도 아니며 順토 아니 境에 苦도 아니며 樂도 아니씨라】
自性 定慧 브터 運을 맛뎌  닷가 天然야 주098)
천연(天然)야: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아니하여.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거나 변화시키지 않아.
지 업서 動과 靜괘 녜 禪定 주099)
선정(禪定):
정신 집중의 수련. 마음을 가라앉혀 명상하는 것. 좌선에 의해 몸과 마음이 깊이 통일된 상태. 마음의 평정. 선(禪)은 원어의 음역이고, 정(定)은 의역이므로, 같은 뜻의 두 말이 합성된 것.
이라 自然 理ㅣ 일어니 엇뎨 隨相門엣 對治논 들 브트리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에 번뇌(煩惱)가 엷어 몸과 마음이 가볍고 편안하여 선(善)에서도 선(善)을 여의고
(=떠나고)
악(惡)에서도 악을 여의어
(=떠나)
팔풍
(八風=여덟 가지 바람)
이 움직이지 않아【팔풍(八風)은 하나는 이로움[利益]이고, 둘은 쇠약함[衰]이고, 셋은 훼손됨[毁]이고, 넷은 찬양함[譽]이고, 다섯은 칭송함[稱]이고, 여섯은 비방(誹謗)함이고, 일곱은 수고
(受苦=고통당함)
이고, 여덟은 즐거움[樂]이니, 이 여덟 가지 법(法)을 세상 사람들이 사랑하는 바이며 미워하는 바이라, 능히 사람의 마음을 부채질하여 움직이게 하므로 풍(風)이라 이름한다.】
삼수(三受=3가지 느낌)에도 고요한 이는【수(受)는 받는다는 것이니, 육근(六根)의 식(識)이 육진(六塵)의 경계[境]를 받아들임을 말하는 것이다. 삼수(三受)는, 하나는 고수(苦受)이니 육진이 뜻
(=마음)
에 어긋난 〈외부〉 경계에 괴로움이 있는 것이고, 둘은 낙수(樂受)이니 육진이 뜻에 순응한 경계
(=대상)
에 즐거워하는 것이고, 셋은 괴로움[苦]도 즐거움[樂]도 아닌 수(受)이니, 육진이 어긋나지도 순응하지도 않은 경계에 〈대하여〉 괴롭지도 즐겁지도 아니한 것이다.】
자기 성품의 선정과 지혜에 의지하여 움직임에 맡겨
(=자유롭게)
함께 닦으며 천진하여 조작됨이 없어 움직임[動]과 고요함[靜]이 항상 선정(禪定)이라서 자연스러운 이치가 이루어지거니와 어찌 상(相)을 따라 다스리는 뜻에 의지하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7ㄱ

無病不求藥일 雖先頓悟나 煩惱ㅣ 濃厚며 習氣ㅣ 堅重야 對境而念念生情고 遇緣而心心作對야 被他昏亂의 使殺야 昧却寂知常然者 卽借隨相門定慧야 不忘對治야 均調昏亂야 以入無爲ㅣ 卽其宜矣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7ㄱ

病은 藥 求티 아니홈 업슬 비록 몬저 믄득 아나 煩惱 주100)
번뇌(煩惱):
보리(菩提)의 반대. ‘나’라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나쁜 경향의 생각. 중생의 몸과 마음을 뇌란시키는 정신작용. 그 수가 한량없으므로 팔만 사천번뇌라고도 하고 백팔번뇌라고도 함.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무명번뇌이다.
ㅣ 둗거우며 習氣 주101)
습기(習氣):
익혀온 버릇, 익혀온 습성.
구드며 므거워 境 對야 念念에 情이 나고 緣 맛나 心心에 對 외야 뎌 昏과 亂 주102)
혼란(昏亂):
즉 혼침과 산란. 성성하지도 못하고 적적하지도 못한 상태를 가리킨다.
과 브료 니버 寂知ㅣ 녜 주103)
녜:
늘. 항상(恒常). 한자어 ‘常例’의 현실한자음 ‘례’의 실제발음을 [녜]로 표기한 것임. 오늘날 ‘常例’는 “보통 있는 일”의 뜻인데, 15세기에는 한자로만 적음.
그러호 모닌 곧 隨相門 定慧 假借 주104)
가차(假借):
정하지 않고 잠시만 빌리는 것.
야 對治 주105)
대치(對治):
상대하여 다스림. 상대하여 이김.
 닛디 아니

목우자수심결언해:37ㄴ

야 昏沉과 散亂과 골오 다려 욤 업수매 드루미 곧 맛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병(病)은 약(藥)을 구하지
(=찾지)
아니함이 없다. 그러므로 비록 먼저 문득 아나
(=깨달으나)
번뇌가 두꺼우며 습기
(習氣=익혀온 버릇)
가 굳으며 무거워 경계
(境=대상)
를 대하여 생각생각에 감정이 일어나고, 인연을 만나 마음마음에 경계
(境=대상)
가 되어 저 혼침[昏]과 산란[亂]에 부림을 입어[=부추김을 당해] 고요함[寂]과 아는 마음[知]이 항상 그러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곧 수상문
(隨相門=상을 따라 수행하는 문/방법)
의 선정과 지혜를 빌려서 다스려야 함을 잊지 말고, 혼침과 산란을 고르게 다스려 ‘행함 없음’[無爲]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마땅하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3ㄴ

雖借對治功夫야 暫調習氣나 以先頓悟心性이 本淨며 煩惱ㅣ 本空 故卽不落漸門劣機의 汙(=汚)染修也ㅣ니라 何者오 修在悟前면 則雖用功不忘야 念念

목우자수심결언해:34ㄱ

熏修야도 着着애 生疑야 未能無㝵호미 如有一物이 礙在胸中야 不安之相이 常現在前이어든 日久月深야 對治功熟면 則身心客塵이 恰似輕安리니 雖復輕安나 疑根이 未斷호미 如石壓草야 猶於生死界예 不得自在故로 云修在悟前이 非眞修也ㅣ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7ㄴ

비록 對治 주106)
대치(對治):
상대하여 다스림. 상대하여 이김.
功夫 주107)
공부(功夫):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 假借야 간 習氣 다리나 몬저 心性이 本來 조며 煩惱ㅣ 本來 空 믄득 알 곧 漸門劣機 주108)
열기(劣機):
열등한 근기(根機). 근기는 교법을 듣고 닦아 증(證)하여 얻는 능력, 교법을 받는 중생의 성능을 말함.
더러운 주109)
더러운:
더러운. 오염된. 물든. 한문 “汙(=汚)染修也”에서 ‘汙染(오염)’에 대한 번역.
닷고매 디디 아니니라 엇뎨어뇨 닷고미 안 前에 이시면 비록 功 믈 닛디 아니야 念念에 닷가도 著며 著호매 疑心 내야 能히 룜 주110)
룜:
가림. 걸림. 장애. ‘룜’은 ‘리-’[礙]에 명사형어미 ‘옴’이 통합한 명사형.
업게 몯호미  物이 가매 리여 이숌 야 便安티 몯 주111)
상(相):
특징이나 특질. 겉으로 드러나 있는 모습. 현상의 차별적인 모양. 양상. 양태. 상태. 성질. 상(想)과 같은 뜻. 경지(境地).
이 녜 알 나탯거든 주112)
나탯거든:
나타나 있거든(=있는데). 낱-[現]+-아#잇-+-거든. ‘나탯거든’은 ‘낱-’에 어미 ‘-아’와 어간 ‘잇-[有·存]’가 축약되어 ‘-앳-’이 되고 다시 어미와 결합한 형태이다. ‘-앳-’은 현대어의 ‘과거’를 나타내는 ‘-었-’의 중세국어형으로 문법화 과정을 보여준다.
나리 오라며 리 기퍼 對治 功이 니그면 몸과 과 客塵 주113)
객진(客塵):
번뇌를 가리킴. 고정되어 정주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인해 사라지는 것이므로 객(客)이라 하고, 마치 먼지와도 같이 미세하고 무수하기 때문에 진(塵)이라고 함.
괘 마치 가얍고 便安 리니 비록  가얍고 便安나 疑心ㅅ 불휘 긋디 주114)
긋디:
끊지[斷]. 단절하지. ‘긋디’는 ‘긏디’에서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을 받아 치음 ‘ㅊ’과 동일한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대표해서 쓴 것이다. 이때의 ‘ㅅ’은 [t]로 보아야 할 것이다.
몯호미 돌히 플 지즈룸 야  주115)
:
아직. 어떤 일이나 상태가 끝나지 아니하고 지속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 지금도 역시. 〉샹긔≈상긔〉상기. ‘’의 후대형 ‘상기’가 아직도 황해·평안·함경 및 강원도 방언에 사용되고 있다. ‘猶(유)’에 대한 번역.
生死ㅅ  주116)
:
경계에. 가에. [邊]+애(처소의 부사격조사).
自在티 주117)
자재(自在)티:
행동과 생각이 자유롭지. 마음이 번뇌의 속박을 떠나 걸림이 없지.
몯혼 젼로 주118)
젼로:
까닭으로[故]. 젼[故]+로. 17, 8세기까지 폭넓게 쓰이다가 사용이 점차 감소된다. 이두로는 ‘詮次’로 표기하였다. 유의어로 ‘앛’(금삼3:38ㄱ)이 쓰였고, 한중록에 ‘닥’(566쪽)이 새 단어로 등장한다.
닐오 닷

목우자수심결언해:38ㄱ

고미 아롬 前에 이쇼미 眞實ㅅ 닷고미 아니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비록 대치
(對治=대상에 따라 다스리는)
공부를 빌려서 잠깐 습기(習氣)를 다스리지만
(=조절하나)
먼저 심성
(心性=마음의 본성)
이 본래 깨끗하며 번뇌가 본래 비어있는 것을 문득 알므로
(=깨달았으므로)
, 곧 점문
(漸門=점수문)
의 열기
(劣機=낮은 근기)
에 물든 닦음[수행]에는 떨어지지 않는다. 어째서 그런가? 닦음[=수행]이 알기
(=깨닫기)
이전에 있으면 비록 공부
(=노력)
씀을 잊지 않고 생각마다 닦아도 착
(著=붙음)
하며 붙음에 의심을 내어 능히 가림
(=막힘)
이 없게 못하는 것이 〈마치〉 한 물건이 가슴에 가리어
(=막혀)
있음과 같아서 편안하지 못한 모양[相]이 항상 앞에 나타나 있는데, 날이 오래되며 달이 깊어 대상에 따라 다스리는 공부가 익으면 몸과 마음과 객진
(客塵=객관의 대상)
이 가볍고 편안해진 것 같으리라. 비록 가볍고 편안하지만, 의심의 뿌리를 끊지 못함이 〈마치〉 돌이 풀을 누른 것 같아서 아직 생사(生死)의 경계에 자유롭지 못한 까닭으로, 이르되 ‘닦음이 깨닫기 이전에 있는 것은 진실한 닦음이 아니다.’라고 한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4ㄱ

悟人分上앤 雖有對治方便나 念念無疑야 不落汙(=汚)染야 日久月深에 自然契合天眞妙性야 任運寂知야 念念攀緣一切境에 心心이 永斷야 諸

목우자수심결언해:34ㄴ

煩惱ㅣ 不離自性야 定慧等持야 成就無上菩提야 與前機勝과 更無差別면 則隨相門定慧ㅣ 雖是漸機所行이나 於悟人分上애 可謂點鐵成金이니 若知如是면 則豈以二門定慧로 有先後次第二見之疑乎ㅣ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8ㄱ

안 사 分上 주119)
분상(分上):
경지. 입장. 여기서는 ‘깨달음이 어떤 단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를 뜻함.
앤 비록 對治논 方便이 이시나 念念에 疑心이 업서 더러우매 주120)
더러우매:
더러움에. 물듦에. 더럽-[汚]+움(명사형어미)+애(처소부사격조사). 모음조화현상으로 보면 ‘더러우메’가 정상적임. ¶蓮의 더러우메 나가〈법화1:4ㄴ.〉
디디 아니야 나리 오라며 리 기푸메 주121)
기푸메:
깊음에. 여기서 ‘달이 깊다’는 ‘시간이 오래다’는 의미이다.
自然히 天眞 주122)
천진(天眞):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자연 그대로 깨끗하고 순진함.
妙性에 마자 寂知 運을 맛뎌 念念에 一切 境을 攀緣 주123)
반연(攀緣):
바깥 경계에 의지한다는 뜻. 마음이 일어나도록 하는 바깥 경계의 인연. 마음은 경계를 의지하여 일어나는데 이 마음을 일으키는 경계를 말한다.
호매 心과 心괘 永히 주124)
영(永)히:
영원히. 길이. 오래. 구결문 ‘永斷(영단)야’에서 ‘永’에 대한 번역. 후대 문헌에는 ‘영영’(은중경14), ‘영영히’(동국신속, 열2:13) 등으로도 번역하였다.
그처 모 煩惱ㅣ 自性을 여희디 아니야 定慧 平等히 디녀 無上菩提 주125)
무상보리(無上菩提):
위없이 지극히 높은 경지의 정각(正覺)의 지혜.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데,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이면서 최고의 깨달음.
일워 주126)
일워:
이루어. 성취하여. ‘일우-’[成]는 어근 ‘일-’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파생동사. ‘일-’의 사동사에 ‘이-’도 있다. 전자는 “(어떤 일을) 성취하다”의 뜻으로, 후자는 “(건물 등을) 세우다”의 뜻으로 구별 사용됨. ¶如來 위 精舍 이지다〈석상6:24ㄱ.〉
前에 根機 어더니와 주127)
어더니와:
얻거니와. 낫거니와. 얻-[勝]+어니와(확인법 선어말어미 ‘-아-’와의 통합형). 분석되는 어미 ‘-어-’는 타동사 어간에 붙는 확인법 선어말어미. 확인법은 서법의 일종으로, 주관적 믿음에 근거해 사태를 확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표현. 중세국어에서는 비타동사 뒤에는 선어말 ‘거’가, 타동사 뒤에서는 ‘아/어’가 결합하는 이른바 ‘거/어’ 교체를 하였다. ¶보아〈영가, 상30ㄴ〉. 마 길흘 아라 이티 조차 셤굘디니라〈원각,하3-1:91ㄴ〉. 그 精舍ㅣ 업거니 어드리 가료〈석상6:22ㄱ.〉
다시 差別 업스면 隨相門 定慧ㅣ 비록 漸機 주128)
점기(漸機):
점차로 방편을 통해서 수행을 쌓은 결과로서 불과(佛果)를 성취하는 둔한 근기. 또는 그러한 근기를 지닌 사람.
의 行호미나 안 사 分上애 鐵에 뎌거 주129)
뎌거:
점찍는데(?). 점찍거든. 한문 “點鐵成金(점철성금)”에서 ‘點’에 대한 번역. 동사 ‘點’은 “점찍다, 고치다, 불붙이다, 점철(點綴)하다, 지시하다, 조사하다, 가리키다, 따르다, 떨어지다, 붓다, 시들다” 등의 뜻을 가졌으나 현대어로 옮기기가 마땅치 않다. 뎍-[點]+어(확인법의 어미구조체). ‘점철성금’은 대체로 “쇠를 단련해 금을 만듦” 정도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짐작된다.
金이 이다 닐올디니 다가 이런  알면 엇뎨 二門 定慧로 先後 次第 둘헤 보논 疑心을 두리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안
(=깨달은)
사람의 경지에서는 비록 대치
(對治=대상에 따라 다스림)
하는 방편이 있으나, 생각생각에 의심이 없어 더러움
(=번뇌)
에 떨어지지
(=빠지지)
않는다. 날이 오래되고 달이 깊음에 자연히 천진(天眞)하고 묘한 성품에 맞아
(=부합하여)
, 고요함[寂]과 앎[知]을 움직임에 맡겨 생각마다 일체의 경계[境=대상]에 관계함에 마음[心]과 마음[心]이 〈모든 번뇌를〉 영원히 그쳐
(=끊어)
모든 번뇌가 자성
(自性=자기의 성품)
을 떠나지 않고 선정[定]과 지혜[慧]를 평등하게
(=고르게)
지녀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이루어 앞에 말한 근기(根機)가 얻거니와
(=낫거니와)
다시 차별
(=다름)
이 없으면, 수상문
(隨相門=상을 따르는 문)
의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가 비록 점기(漸機)를 지닌 사람이 수행하는 것이지만, 안
(=깨달은)
사람의 경지에서는 〈가히〉 쇠[鐵]에 점찍는데 금(金)이 이루어진다고 말해야 할 것이니, 만약에 이런 줄을 안다면 어찌 두 가지 문[門=자성문(自性門)과 수상문(隨相門)]의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로써 전후
(=앞뒤)
와 차례 두 가지로 보는 의심(疑心)을 두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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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요:가림을. 판단함을. 분별함을. ‘븓건댄’[據]을 고려하면 현대어로는 선행어의 성분을 부사어로 옮기는 것이 적당하다. -[辨]+욤(ㅣ모음 아래서 ‘옴’의 이형태)+(목적격조사). 어간 ‘-’는 근대국어 시기에는 ‘희-’로, 후에 다시 유성음 사이에서 ‘ㅎ’의 약화와 ‘ㆍ’의 비음운화와 단모음화를 겪어 ‘-~릐-〉가리-’로 정착되었다.
주002)
븓건댄:(…에) 따르면. 의지하면. 븥-[據]+-건댄. 어간 ‘븥-’에 어미 ‘-건댄’이 통합된 것이지만 ‘븥건댄’으로 표기하지 않은 것은 종성해의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븥건댄→븓건댄’으로 표기한 결과이다.
주003)
나:하나는. 나ㅎ[一]+(보조사). 모음 조사가 오면 ‘나히, 나…’ 등으로, 자음 조사가 오면 ‘나토, 나콰’ 등으로, 휴지가 오면 ‘나’로 실현됨. 계림유사(13세기 중엽)에는 “一曰河屯”, 조선관역어(1408)에 “一哈那”였다.
주004)
자성(自性):자(自)는 자기, 본래. 성(性)은 불변하는 참다운 성품을 말함. 자기 본래의 심성(心性).
주005)
둘흔:둘은. 15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기본형은 ‘둘·두을’〈두초17:10〉. 모음 조사와 결합하면 ‘둘히, 둘흘’ 등으로, 자음 조사와 결합하면 ‘둘토, 둘콰’ 등으로 실현됨. 계림유사(1104)에는 “二曰途孛”, 조선관역어(1408)에는 “二 覩卜二”였다.
주006)
자성문(自性門):자성문은 무명에 가린 바가 없으므로 수행의 표준을 세울 필요가 없으며 한 티끌의 정념(情念)도 생겨나지 않는 까닭에 망연(忘緣=인연을 잊음)이나 단연(斷緣=연을 끊음)의 용단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는 돈오문 가운데 자성을 여의지 않고 정·혜(定慧)를 평등하게 가지는 대승의 문이요, 불조의 명맥을 잇고 혜광을 나타내는 최상승이다.
주007)
대(對):대상. 세간에서 인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 물질적인 대상.
주008)
외요미:됨이. 외-[爲]+욤(ㅣ모음 아래 오는 명사형어미)+이(주격). 15세기 한글문헌에서 ‘-’가 ‘외-’로 변화한 것은 석보상절(1447)부터이다.
주009)
긋거니:그치는데. 없는데. ‘긋거니’는 ‘긏거니’에서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으로 치음인 ‘ㅊ’과 동일한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대표해서 씀.
주010)
정(情):감정.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주011)
돈문(頓門):점문(漸門)에 상대되는 말. ‘돈오’의 문(방법). 선종에서 깨침을 기준으로 한 분류.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시에 단박 깨치는 것을 주장함이 돈(頓)이고, 점차로 차례를 밟아 깨친다고 함이 점(點)이다.
주012)
자성(自性):자기 본래의 심성(心性). 자기의 성품.
주013)
수상문(隨相門):어떠한 표준과 범주에 의해 본래 자성을 목표로 하고 닦아가는 성리에 비추어 산란에 대해 다스리고 대치하고 만법을 바로 공(空)으로 관조하여 혼침과 난상(亂想)을 치수(治修)하여 무위의 본성에 들어가자는 방편문(方便門).
주014)
닐오:이르되. 말하길. 닐ㅇ-(‘니-’의 이형태)+오. 중세국어에서 용언 어간 ‘니-’[說]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니-’,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닐ㅇ-’ 형으로 교체하였다.
주015)
마초:맞추어. 알맞게. 맞-+호(부사 파생접미사). ¶옷 바 데 마초 足게 몯 주면 엇뎨 大王ㅅ 太子ㅣ라 료〈월석22:30ㄴ〉. 노리갯 거슬 다 초 받시니〈석상3:5ㄴ.〉
주016)
흐로:흩어짐을. 산란을. 한자 ‘散(산)’에 대한 번역. 15세기 문헌에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는 ‘흗-’[ㄷ불규칙용언]과 ‘흩-’이 존재하였으며, 이 둘은 쌍형어. ¶① 구루믈 흐터〈월석10:81ㄱ〉. ② 散은 흐를씨라〈월석21:112ㄴ.〉
주017)
야:가리어. 판단하여. 분별하여. -[辨]+야(연결어미). ㅣ모음 아래 ‘아’의 이형태.
주018)
혼침(昏沉):마음을 어둡고 혼미하고 몽롱하게 만드는 마음의 여러 정신 작용.
주019)
산란(散亂)괄:산란(散亂)을. ‘산란’은 외계의 대상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
주020)
나가:나아가. 구결문 “就此兩門定慧(취차량문정혜)야”에서 ‘就…야’에 대한 번역. 기원적으로는 어근 ‘-’[進]과 어근 ‘가-’[去]가 연결어미 ‘-아’를 매개로 하여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인데, 구성 부분의 배열 방식이 국어의 정상적인 단어 배열법과 같은 합성어를 ‘통사적 합성어’라 한다.
주021)
닐올딘댄:말할진대. 이를 것이면. 말할 것 같으면. ‘-(오/우)-ㄹ딘댄’은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했지만, 이 책부터는 ‘ㆆ’과 ‘각자병서’의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담과 집과 지 能히 보  그딘댄〈능엄2:43ㄴ〉 이 길헤 다로려 홀띤댄〈금강,서9ㄱ.〉
주022)
몬저:먼저. 15세기의 일반적 어형이 ‘몬져’임을 감안하면 특이한 표기.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치음(여기서는 ‘ㅈ’)이 구개음화한 증거로 들 수 있으나, 용례가 적고 15세기 문헌이라 하여도 대개 16세기 복각본들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023)
자성문(自性門):돈오문 가운데 자성을 잃지 않고 정과 혜를 평등하게 가지는 방법.
주024)
후(後)에:뒤에야. 후에야. ‘’는 중세국어에서 강조를 표시하는 보조사. 고대국어에서는 ‘沙’로 차자 표기되었고, 현대국어의 ‘야’로, 일부 방언에서는 ‘-사’로 남아 있다.
주025)
리여:쓰랴? 쓸 것인가? 써야 하는가?
주026)
브툴딘댄:의지할진대. 의지한다면.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냄.
주027)
맛뎌:맡겨[任]. 어간 ‘맛디-’는 어근 ‘-’[任]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任’에 대한 고유어가 ‘-〉맡-(-)’으로 재구조화한 예가 17세기 전반 문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① 天下 맛시릴[將受九圍]〈용가6장〉. 任 맛딜임〈1576 유합,하9ㄴ〉. ② 임진왜난의 샹 목 되여셔 내 맛  나디 아니고〈1617 동신,충1:48ㄴ.〉
주028)
대치(對治)홀:어떤 대상에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일어나는 번뇌를 다스릴(=끊을).
주029)
져셔:가져서. 가지고서[持]. 지-[將·持]+어셔(어미). 한자 ‘將(장)’은 문맥상 “가지다·취하다(取--)”의 뜻을 가지는데, ‘가지다’의 15세기 문헌어의 일반형은 ‘가지다’형이다. 그러나 신미(信眉)의 오대산상원사 중창권선문(1464)과 이 책에는 독특하게 ‘지다’형으로 나타난다. ¶①   가져…마디니라[却不得將心]〈몽법5ㄱ〉. 두려운 부체 비록 가져[圓扇雖將]〈남명,상11ㄱ〉. ② 恒常 조 念을 져[恒懷淨念]〈권선문.〉
주030)
문채(文彩):아름다운 광채. 무늬.
주031)
사겨:새겨. 사기-[彫]+어(어미). j-활음화. 중세어의 ‘사기-’는 ‘彫(조)’와 ‘釋(석)’의 뜻을 나타내는 동음이의어. 움라우트를 겪은 ‘새기-’도 현대어에서 동음어로 쓰인다.
주032)
야룜:헐어버림. 잃어버림. 원문 “彫文喪德(조문상덕)”에서 ‘喪’에 대한 번역. 야리-[喪·破]+옴(명사형어미). ¶破 야릴씨라〈월석,서6ㄴ.〉
주033)
인:다스리는 공부를 이룬. 일-[成]+ㄴ(관형사형어미).
주034)
나갈딘댄:나아갈 것이면. 나아간다면.
주035)
번드시:뚜렷이. 분명히. 한문 “則宛是漸門中(즉완시점문중)”에서 ‘宛’에 대한 번역. 번듯[宛]+이(부사파생접미사). 중세어에 같은 의미로 ‘번드기’(←번득+이)도 쓰였다. ¶사미 번드기 수  時節은〈석상9:2ㄱ〉. 부톄 번드기 니디 아니시고〈능엄5:31ㄱ.〉
주036)
돈문(頓門)엣:돈문의. ‘頓門엣 사’은 “돈오(頓悟)의 ‘문/방법’에 들어간 사람” 정도의 의미로 풀이됨.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시에 단박 깨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돈(頓)이고, 점차로 차례를 밟아 깨친다고 하는 것이 점(點)이다.
주037)
미라:쓰는 것이라. 사용하는 것이라. -[用]+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라(어미). 15세기 문헌에서 ‘-’는 “사용하다[用], (맛이) 쓰다[苦]”, ‘쓰-’는 “(글을) 쓰다[書], (갓을) 쓰다[冠]”로 엄격히 구분되었다.
주038)
업술딘댄:없을 것이면. 없다면. ‘-(오/우)-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했지만, 이 책부터는 ‘ㆆ’과 ‘각자병서’의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담과 집과 지 能히 보  그딘댄(능엄2:43ㄴ). 道 닷고져 홀띤댄〈영가,상3ㄴ.〉
주039)
점수(漸修):깨달은 후에 점차로 닦음. ¶츼 자바  門 닷면 이 漸修ㅣ며〈법집81ㄱ.〉
주040)
달오미:다름이. 다른 것이. 명사형 ‘달옴’은 ‘다-+옴’의 통합형.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다-’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달ㅇ-’로 실현돼 오늘날과는 활용형이 달랐다. ¶異잉 다씨라〈훈언1ㄱ〉. 中國귁에 달아〈훈언1ㄴ〉. ‘달ㄹ-’로의 활용은 태산집요(1608)에 보인다. ¶쳑이 다이저 촌구애셔 달라〈태산8ㄴ.〉
주041)
맛딜:맡기므로[任]. 어간 ‘맛디-’는 ‘-’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주042)
공(功):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 부처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마음을 닦아 얻은 힘.
주043)
근기(根機):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는 능력.
주044)
대치(對治):경계를 당해서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일어나는 번뇌를 끊는 것.
주045)
사오나오미:낮음이. 나쁨이. 못남이[劣].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음이. 열등함이.
주046)
번득거:뚜렷하거늘. 분명하거늘. ‘ㄱ,ㄷ’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번득’으로, 그 밖에는 ‘번득-’형으로 통합됨. ¶디샛 기 번득거늘〈능엄6:72ㄴ〉. 모미 번득디 아니커니〈두초6:67ㄴ〉. 高下ㅣ 번득나〈영가,상11ㄴ〉. 번득히〈두초3:68ㄴ.〉
주047)
닷:닦는. 수행하는.
주048)
와:아울러. 나란히 하여. -[竝]+아(어미)→와. 1461년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처럼 ‘ㅸ’이 반영됨. 그러나 그 문헌부터는 ‘와’로 표기함. ‘ㅸ’ 폐지에 따른 결과로, 뒤에 오는 음운환경에 따라 [ㅸ⇒오/우/ㅇ] 등으로 반영되었다.
주049)
사기다:새기느냐. 해석하느냐. ‘-ㄴ다/ㄹ다’는 2인칭 주어에 호응하여 쓰이는 의문형 어미이다.
주050)
청(請):청컨대.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됨. 청원 구문의 동사(願-, 라-, 請-, 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가 있을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구문은 선·후행문 전체가 직접화법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願’ 등의 주체는 항상 화자 자신이다.
주051)
의정(疑情):의심스러운 마음. 사실이 아닌 것 같이 드는 마음.
주052)
사교미:새김이. 해석이. 사기-[釋]+옴(명사형어미)+이(주격). j-활음화.
주053)
말:말을. 한문 “隨言生解(수언생해)”에서 ‘言’에 대한 번역. 말[言]+(목적격조사). 15세기 국어에서 ‘말’은 언어 행위를, ‘말’은 언어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기 ‘말’은 ‘말’의 높임말은 아니다.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고유어 표기에서 각자병서를 폐지하였는데, 각자병서를 사용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어떤 문헌의 간행 또는 원고 성립 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 이 책에는 폐지된 경향이 아주 우세하지만 간혹 이처럼 예외적 표기도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주054)
내야:내어[生]. 생기게 하여. 어간 ‘내-’는 ‘나-[生]+ㅣ(사동접사)’의 파생동사.
주055)
의혹(疑惑):의(疑)는 모든 실상의 이치에 망설여 결정하지 못하는 마음이며, 경계에 망설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며, 혹(惑)이란 미망한 마음으로서, 경계를 대해서 일과 이치에 전도된 것을 말한다.
주056)
무로:물음을. 묻기를. 묻는 것을[詰]. ‘무루믈’이 모음조화에 맞는 어형이다.
주057)
제여곰:제각기. 여기 ‘제여곰’은 부사로 쓰였지만, 명사로 쓰인 예도 있다. ¶各各 제여고밀〈석상11:6ㄴ.〉
주058)
닷닌:닦는 사람은. 구결문 “則修自性定慧者(즉수자성정혜자)”에서 ‘修…者’에 대한 번역. -[修]+(현재)+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ㄴ(보조사). 음절구조제약에 따라 ‘닌→닷닌’으로 제1음절말 자음군 ‘ㅺ→ㅅ’으로 단순화함.
주059)
뮈워:움직이게 하여. 어간 ‘뮈우-’는 어근 ‘뮈-’[動]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사동사.
주060)
괴외야:고요하여[寂].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 순행동화하여 ‘괴’[koj·joj]〈두중24:55〉로도 변하고, 활음 ‘j’가 생략돼 ‘고요’[ko·jo]〈두중2:16〉로도 표기되었다. 중세국어에서 ‘ㅚ’는 단모음이 아니라 하향이중모음 [oj]였고, 이것이 단모음 ‘외’[Ø]로 변화한 시기는 현대국어에 들어서의 일이다.
주061)
불도(佛道):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면 불과(佛果)를 성취할 수 있는 것. 무상(無上) 보리(菩提)의 불과(佛果=부처님의 지위)를 가리킴.
주062)
일우미오:이루는 것이고. ‘일우-’[成]는 어근 ‘일-’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파생동사. 일우-[成]+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오(어미 ‘고’의 이형태).
주063)
몯 안:(아직) 알지 못한. 아직 깨닫지 못한[未悟].
주064)
사오나온:낮은. 못난[劣].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능엄경언해(1461)에서 ‘ㅸ⇒오/우/ㅇ’로 교체되기 전에는 ‘사오나’식으로 표기하였다. ¶劣은 사오나씨라〈석상20:38ㄴ.〉
주065)
적정(寂靜):번뇌가 끊어진 것을 적(寂), 고통이 끊어진 것을 정(靜)이라 함. 즉 열반의 상태를 가리킴.
주066)
달온디라:다른 것이다. 다-[異]+오+ㄴ#(의존명사)+이-(서술격)+라(종결어미). 중세국어에서 ‘다-’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다-’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달ㅇ-’로 활용해, 오늘날과는 활용 방식이 달랐다. ‘’불규칙용언. ¶異잉 다씨라〈훈언1ㄱ〉. 中國귁에 달아〈훈언1ㄴ〉. ‘달ㄹ-’로의 활용은 태산집요(1608)에 보인다. ¶쳑이 다이저 촌구애셔 달라〈태산8ㄴ.〉
주067)
섯구미:섞음이. 여기서는 ‘亂’에 대한 번역으로 ‘혼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섯구미’는 ‘-[混]+움+이’, ‘-’은 모음 어미와 결합하면 기저형의 말자음 ‘ㅺ’이 모두 실현되지만, 자음 어미와 결합하면 ‘ㅺ→ㅅ’으로 자음군단순화 한다. ¶두 習이 서르 섯니라〈능엄8:72ㄱ〉. 하 香이 섯버므러 곧곧마다 비치 나더라〈월석2:52ㄱ.〉
주068)
점기(漸機):점차로 방편을 통해서 수행을 쌓은 결과로서 불과(佛果)를 성취하는 둔한 근기. 또는 그러한 근기를 지닌 사람.
주069)
오로:온전히. 올-[全]+오(부사 파생접미사). 15세기 문헌들에 [:오·로]~[오··로]~[오·오·로]형이 공존하였다. ¶오··로〈석상13:28〉. 오·오·로〈두초21:11.〉
주070)
방편(方便):중생을 불법으로 이끌어 교화시키는 수단과 방법을 총칭하는 말. 궁극적으로는 진실(眞實)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주071)
비러:빌려[假]. ‘빌-’은 동음어로 ‘假’, ‘祈禱’, ‘乞’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성조에서 앞의 두 의미는 상성의 ‘:빌-’이고 마지막은 평성의 ‘빌-’로 차이가 난다.
주072)
엇뎨어뇨:어째서이냐? 어째서 그런가? 엇뎨[何]+Ø(서술격)+어(‘거’의 음운적 이형태)+니+오(의문형 종결어미). 확인법 어미로 서술격조사, 자동사, 형용사와 통합할 때는 ‘-거-’가, 타동사 뒤에는 ‘-어/아-’가 선택되지만 j모음 뒤여서 ‘-어-’로 교체된 것임. 의문사 ‘엇뎨’와 관계되어 어미 ‘오’가 선택된 설명의문.
주073)
돈문(頓門):‘돈문’은 점문(漸門)에 상대되는 말로 그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일시에 단박 깨치는 방법.
주074)
승(勝)니:재주나 능력 따위가 뛰어난 사람이. 勝-+ㄴ(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주075)
열(劣)니:열등한 사람이. 남보다 뒤떨어진 사람이.
주076)
행리(行李):수행하며 나아감. ‘行李(행리)’는 관청의 심부름꾼 또는 손님을 맡아보던 관리. 여기서는 특별히 협주를 두어 “길을 가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주077)
번뇌(煩惱):보리(菩提)의 반대. ‘나’라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나쁜 경향의 생각. 중생의 몸과 마음을 뇌란시키는 정신작용. 그 수가 한량없으므로 팔만 사천번뇌라고도 하고 백팔번뇌라고도 함.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무명번뇌.
주078)
열워:엷어. 적어. 엷-[薄]+어(어미). 어간 ‘엷-’은 자음 어미 앞에서 ‘엷-’으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열오/열워/열운’ 등으로 ‘ㅂ’불규칙활용을 하였으나, 근대국어시기에 규칙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른다. ¶열 어르믈 하히 구티시니〈용30〉. 옷이 아니 열우니여 더라〈내훈3:45〉. 열운 風俗 업수 니르시니라〈법화3:72.〉
주079)
가얍고:가볍고[輕]. ‘가얍-’은 자음 어미 앞에서는 ‘가얍-’으로, 모음 어미나 접미사 앞에서는 ‘가야w-’ 또는 ‘가야ɦ-’로 실현되는 불규칙활용 어간이다.
주080)
여희오:여의고. 이별하고. 떠나고. 어간 ‘여·희-’는 “수척하다”는 뜻의 ‘여·위-’와는 다른 단어.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전반기에 간행된 관판 한글문헌에서는 ‘ㄹ’ 및 서술격조사(i)와 j계 하향중모음[ㅐ, ㅒ, ㅔ, ㅖ, ㅙ, ㅚ, ㅞ, ㅟ, ㅢ 등] 아래에서 ‘ㄱ’으로 시작하는 조사(과, 고 등)나 어미(-게, -고 등)를 후음 ‘ㅇ’[ɦ]로 표기하는 규칙이 적용되었다. ¶여희오〈석상6:5ㄱ〉. 여희에〈석상21:41ㄱ〉 등.
주081)
팔풍(八風):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여덟 가지. 이로움[利]·명예로움[譽]·칭찬받음[稱]·즐거움[樂] 등 4가지의 순조로움[四順]과, 쇠퇴함[衰]·훼손됨[毁]·꾸지람 받음[譏]·괴로움[苦] 등 4가지의 어긋남[四違]을 합하여 말함. 이것은 세상에서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것들로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므로 여덟 가지 바람이라고 한다.
주082)
뮈디:움직이지. 흔들리지. 여기서는 ‘八風에 동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였다.
주083)
할아미오:훼손됨이고. 할아-[毁]+암(명사형어미)+이-(서술격)+오(‘고’의 이형태).
주084)
기류미오:명예로움이고. 기리-[譽]+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오(어미 ‘고’의 이형태).
주085)
일로미오:칭송함이고. 칭찬함이고. 어간 ‘일-’[稱]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 어간 말음 ‘ㄷ’이 ‘ㄹ’로 활용하는 ‘ㄷ’불규칙활용 어간이다.
주086)
비방(誹謗):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함. ‘비’(42ㄴ)으로 표기한 곳도 있다.
주087)
수고(受苦):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을 받음. ‘생로병사’의 고통을 사고(四苦)라 함. ① 생고(生苦): 처음 일어날 때의 고통, 곧 태(胎)에 들어가서 태에서 나올 때까지의 고통. ② 노고(老苦): 출생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쇠변(衰變)하는 동안에 받는 고통. ③ 병고(病苦): 병들었을 때에 받는 몸과 마음의 고통. ④ 사고(死苦): 목숨이 마칠 때의 고통. 또는 병으로 죽거나, 혹은 수재·화재로 인해서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일찍 죽을 때의 고통.
주088)
믜논:미워하는. ¶愛랑 . 憎 믤 증〈신유,하3ㄱ.〉
주089)
부처:부쳐. 바람을 일으켜. 부채질하여. 어떤 감정이나 상태의 변화 따위를 더욱 부추겨. 붗-[扇]+어(어미). ¶ 기른 믈로 곳 굼긔 처디오 부체로 부츠라〈구방,상10ㄴ.〉
주090)
삼수(三受):세 가지의 감각. ① 고수(苦受=괴로움), ② 낙수(樂受=즐거움), ③ 사수(捨受) 즉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 등 3가지.
주091)
육근(六根)ㅅ:육근의. 6가지 기관, 즉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이 기관들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하므로 ‘근(根)’이라고 한다.
주092)
식(識):6식의 하나. 인식 작용. 식별 작용. 인식하는 기능, 즉 구별하여 아는 것. 인식하는 마음, 즉 감관에 의지하여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가 되는 주관인 마음.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기관 및 사고력을 매개로 하는 6종의 인식 기능.
주093)
경(境):인식 작용이나 감각 작용의 대상, 또는 외부의 대상. 6식에 대한 각각의 경, 즉 6경. 넓은 의미로는,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모든 대상을 일컫는다.
주094)
고수(苦受):고통의 감각. 3수(受) 중 하나.
주095)
어긘:어긋난. 어그러진. ¶瞋心은 데 어긔요 브터 닐며〈능엄6:30ㄴ.〉
주096)
셜우미:괴로움이. 고통스러움이. 셟-[苦·惱]+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 간행된 문헌에서는 모음 어미나 접미사와 결합할 때는 ‘-’으로 실현됐으나, 능엄경언해부터는 /ㅸ/[β]→[w/ɦ]로 교체되어 ‘셜우/셜오/셜ㅇ’ 등으로 실현된다. ‘셜우미’가 일반적이며 ‘셜오미’는 모음조화에 어긋난 표기이다.
주097)
낙수(樂受):3수(受) 중의 하나. 외경(外境)과 접촉하여 얻게 되는 즐겁고 유쾌한 감정.
주098)
천연(天然)야:사람의 힘을 가하지 아니하여.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거나 변화시키지 않아.
주099)
선정(禪定):정신 집중의 수련. 마음을 가라앉혀 명상하는 것. 좌선에 의해 몸과 마음이 깊이 통일된 상태. 마음의 평정. 선(禪)은 원어의 음역이고, 정(定)은 의역이므로, 같은 뜻의 두 말이 합성된 것.
주100)
번뇌(煩惱):보리(菩提)의 반대. ‘나’라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나쁜 경향의 생각. 중생의 몸과 마음을 뇌란시키는 정신작용. 그 수가 한량없으므로 팔만 사천번뇌라고도 하고 백팔번뇌라고도 함.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무명번뇌이다.
주101)
습기(習氣):익혀온 버릇, 익혀온 습성.
주102)
혼란(昏亂):즉 혼침과 산란. 성성하지도 못하고 적적하지도 못한 상태를 가리킨다.
주103)
녜:늘. 항상(恒常). 한자어 ‘常例’의 현실한자음 ‘례’의 실제발음을 [녜]로 표기한 것임. 오늘날 ‘常例’는 “보통 있는 일”의 뜻인데, 15세기에는 한자로만 적음.
주104)
가차(假借):정하지 않고 잠시만 빌리는 것.
주105)
대치(對治):상대하여 다스림. 상대하여 이김.
주106)
대치(對治):상대하여 다스림. 상대하여 이김.
주107)
공부(功夫):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주108)
열기(劣機):열등한 근기(根機). 근기는 교법을 듣고 닦아 증(證)하여 얻는 능력, 교법을 받는 중생의 성능을 말함.
주109)
더러운:더러운. 오염된. 물든. 한문 “汙(=汚)染修也”에서 ‘汙染(오염)’에 대한 번역.
주110)
룜:가림. 걸림. 장애. ‘룜’은 ‘리-’[礙]에 명사형어미 ‘옴’이 통합한 명사형.
주111)
상(相):특징이나 특질. 겉으로 드러나 있는 모습. 현상의 차별적인 모양. 양상. 양태. 상태. 성질. 상(想)과 같은 뜻. 경지(境地).
주112)
나탯거든:나타나 있거든(=있는데). 낱-[現]+-아#잇-+-거든. ‘나탯거든’은 ‘낱-’에 어미 ‘-아’와 어간 ‘잇-[有·存]’가 축약되어 ‘-앳-’이 되고 다시 어미와 결합한 형태이다. ‘-앳-’은 현대어의 ‘과거’를 나타내는 ‘-었-’의 중세국어형으로 문법화 과정을 보여준다.
주113)
객진(客塵):번뇌를 가리킴. 고정되어 정주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인해 사라지는 것이므로 객(客)이라 하고, 마치 먼지와도 같이 미세하고 무수하기 때문에 진(塵)이라고 함.
주114)
긋디:끊지[斷]. 단절하지. ‘긋디’는 ‘긏디’에서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을 받아 치음 ‘ㅊ’과 동일한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대표해서 쓴 것이다. 이때의 ‘ㅅ’은 [t]로 보아야 할 것이다.
주115)
:아직. 어떤 일이나 상태가 끝나지 아니하고 지속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 지금도 역시. 〉샹긔≈상긔〉상기. ‘’의 후대형 ‘상기’가 아직도 황해·평안·함경 및 강원도 방언에 사용되고 있다. ‘猶(유)’에 대한 번역.
주116)
:경계에. 가에. [邊]+애(처소의 부사격조사).
주117)
자재(自在)티:행동과 생각이 자유롭지. 마음이 번뇌의 속박을 떠나 걸림이 없지.
주118)
젼로:까닭으로[故]. 젼[故]+로. 17, 8세기까지 폭넓게 쓰이다가 사용이 점차 감소된다. 이두로는 ‘詮次’로 표기하였다. 유의어로 ‘앛’(금삼3:38ㄱ)이 쓰였고, 한중록에 ‘닥’(566쪽)이 새 단어로 등장한다.
주119)
분상(分上):경지. 입장. 여기서는 ‘깨달음이 어떤 단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를 뜻함.
주120)
더러우매:더러움에. 물듦에. 더럽-[汚]+움(명사형어미)+애(처소부사격조사). 모음조화현상으로 보면 ‘더러우메’가 정상적임. ¶蓮의 더러우메 나가〈법화1:4ㄴ.〉
주121)
기푸메:깊음에. 여기서 ‘달이 깊다’는 ‘시간이 오래다’는 의미이다.
주122)
천진(天眞):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자연 그대로 깨끗하고 순진함.
주123)
반연(攀緣):바깥 경계에 의지한다는 뜻. 마음이 일어나도록 하는 바깥 경계의 인연. 마음은 경계를 의지하여 일어나는데 이 마음을 일으키는 경계를 말한다.
주124)
영(永)히:영원히. 길이. 오래. 구결문 ‘永斷(영단)야’에서 ‘永’에 대한 번역. 후대 문헌에는 ‘영영’(은중경14), ‘영영히’(동국신속, 열2:13) 등으로도 번역하였다.
주125)
무상보리(無上菩提):위없이 지극히 높은 경지의 정각(正覺)의 지혜.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데,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이면서 최고의 깨달음.
주126)
일워:이루어. 성취하여. ‘일우-’[成]는 어근 ‘일-’에 사동접미사 ‘우’가 결합한 파생동사. ‘일-’의 사동사에 ‘이-’도 있다. 전자는 “(어떤 일을) 성취하다”의 뜻으로, 후자는 “(건물 등을) 세우다”의 뜻으로 구별 사용됨. ¶如來 위 精舍 이지다〈석상6:24ㄱ.〉
주127)
어더니와:얻거니와. 낫거니와. 얻-[勝]+어니와(확인법 선어말어미 ‘-아-’와의 통합형). 분석되는 어미 ‘-어-’는 타동사 어간에 붙는 확인법 선어말어미. 확인법은 서법의 일종으로, 주관적 믿음에 근거해 사태를 확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표현. 중세국어에서는 비타동사 뒤에는 선어말 ‘거’가, 타동사 뒤에서는 ‘아/어’가 결합하는 이른바 ‘거/어’ 교체를 하였다. ¶보아〈영가, 상30ㄴ〉. 마 길흘 아라 이티 조차 셤굘디니라〈원각,하3-1:91ㄴ〉. 그 精舍ㅣ 업거니 어드리 가료〈석상6:22ㄱ.〉
주128)
점기(漸機):점차로 방편을 통해서 수행을 쌓은 결과로서 불과(佛果)를 성취하는 둔한 근기. 또는 그러한 근기를 지닌 사람.
주129)
뎌거:점찍는데(?). 점찍거든. 한문 “點鐵成金(점철성금)”에서 ‘點’에 대한 번역. 동사 ‘點’은 “점찍다, 고치다, 불붙이다, 점철(點綴)하다, 지시하다, 조사하다, 가리키다, 따르다, 떨어지다, 붓다, 시들다” 등의 뜻을 가졌으나 현대어로 옮기기가 마땅치 않다. 뎍-[點]+어(확인법의 어미구조체). ‘점철성금’은 대체로 “쇠를 단련해 금을 만듦” 정도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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