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목우자수심결언해

  • 역주 목우자수심결언해
  • 목우자수심결언해
  • 8. 지혜는 선정(禪定)을 떠나지 않는다
메뉴닫기 메뉴열기

8. 지혜는 선정(禪定)을 떠나지 않는다


목우자수심결언해:26ㄱ

問後修門中엣 定慧等持之義 實未明了

목우자수심결언해:26ㄴ

노니 更爲宣說야 委示開迷야 引入解脫之門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8ㄴ

무루 後에 닷논 門中엣 주001)
문중(門中)엣:
문(門) 중에 있는. 방법 가운데 있는.
定과 慧와 平等히 주002)
평등(平等)히:
고르게. 서로 다르지 않고 한가지로. 구별 없이 동일하게. 조화롭게.
디뇰 주003)
디뇰:
지닐. 가질. 디니-[持]+오(대상활용)+ㄹ(관형사형어미).
들 實로 기 주004)
기:
밝게. 어떤 일에 대해 똑똑하고 분명하게. -[明]+이(부사파생접미사).
아디 몯노니 주005)
몯노니:
못하나니. 몯-+(직설법 현재)+오(1인칭활용)+니(어미). 여기 주어(=화자)는 1인칭인 ‘나’임. ‘몯니’로 표현된 예문과 비교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든 사 죽디 나디 몯니라〈석상24:14ㄴ〉. 내 이 爲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여듧 字 노니〈훈언3ㄱ.〉
다시 펴 닐어 仔細히 뵈여 주006)
뵈여:
보여. 말씀하여, 설명하여.
迷惑 여러 解脫門 주007)
해탈문(解脫門):
해탈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을 문(門). 예컨대,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이라는 3종의 선정은 열반에 들어서는 문이라고 하여 이처럼 일컬음.

목우자수심결언해:29ㄱ

드리라
주008)
혀드리라:
이끌어 들이라. 이끌어 들게 하라. 한문 “引入(인입)”에 대한 번역.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묻기를, “〈깨달은〉 뒤에 닦는
(=닦아나가는)
(門=방법)
가운데 선정[定]과 지혜[慧]를 고르게 지닌다는 뜻을 실로 밝히 알지 못하나니, 다시 펴 말하여 자세히 보여 미혹함을 열어 해탈(解脫)의 문(門)에 이끌어 들이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6ㄴ

答若設法義댄 入理千門이 莫非定慧오 取其綱要홀뎬 則但自性上앳 體用二義니 前所謂空寂靈知ㅣ 是也ㅣ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9ㄱ

對答호 다가 法義 펼딘댄 주009)
펼딘댄:
펼 것 같으면. 말할 것 같으면.
理예 드롤 주010)
드롤:
들어갈. 들-[入]+오(대상활용의 어미)+ㄹ(관형사형어미).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명사[여기서는 ‘千門’]가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일 때 쓰임.
千門 주011)
천문(千門):
천 가지 문. 즉 많은 방법. ‘문(門)’은 여러 뜻이 있으니, 여기서는 ‘방법(方法)·방도(方途)’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012)
정(定):
선정(禪定)의 줄인 말. ① 마음을 한 곳에 머물게 하여 흩어지지 않게 함. 여기서는 ② 움직이지 않고 고요한 마음의 본체를 가리킨다.
주013)
정혜(定慧):
선정(禪定)과 지혜(智慧).
주014)
혜(慧):
지혜(智慧)의 줄인 말. 사물을 사물대로 볼 수 있는 밝음. 마음이 본래 신령스럽게 아는 작용.
아니니 주015)
아니니:
아닌 것이. 아니-[非]+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업고 조왼 주016)
조왼:
종요로운. 중요한. 어간 ‘조외-’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하다”는 뜻.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서는 ‘조’으로 썼으나, 그 문헌부터 ‘조왼’으로 ‘ㅸ→w(오/우)/ɦ(ㅇ)’으로 표기가 바뀐다. ¶ 조 고로 니건댄〈월석18:11ㄱ〉. 涅槃門 生死애 나 眞常證 조왼 道ㅣ라〈능엄6:77ㄱ〉.
고 取홀뎬 오직 自性 주017)
자성(自性):
고유한 성질. 본체. 본성. 자기 존재성. 그 자체에 정해진 본질. 저마다 본래 갖추고 있는 진실한 성질. 진실하고 불변하는 본성. 존재의 본래적인 실체.
上앳 體와 用괏 두 디니 알 주018)
알:
앞에. 앒[前]+(처소의 부사격조사). 16세기 문헌에는 ‘앏’로 중철한 예가 많이 나타난다. 어간 ‘앒’의 형태 유지와 제2음절 초성 ‘ㅍ’의 폐쇄지속시간이 긴 것을 중철로 반영함. ¶ 李壽를 都亭 앏 가 딜여 주기고〈속삼,효3ㄱ〉.
닐온 空寂 주019)
공적(空寂):
공공적적(空空寂寂). 우주에 형상이 있는 것이나 형상이 없는 것이나, 모두 그 실체가 공무(空無)하여 아무것도 생각하고 분별할 것이 없다는 것.
과 靈知왜 이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대답하기를, “만약에 법의
(法義=불법의 이치)
를 말한다면, 진리[理]에 들어가는 천 가지 문
(門=방도/방법)
이 모두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아닌 것이 없고, 중요한 바를 취한다면 오직 자성
(自性=자기 성품)
의 체
(體=본체)
와 용
(用=작용)
의 두 가지 뜻이니, 앞에서 말한 공적
(空寂=고요함)
과 영지
(靈知=신령스런 앎)
가 그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6ㄴ

定은 是體오 慧 是用也ㅣ니 卽體之用故로 慧不離定고 卽用之體故로 定不離慧니 定則慧故로 寂而常知고 慧則定故로 知而常寂니 如曺溪ㅣ 云샤 心地無亂이 自性定이오 心地無癡ㅣ 自性慧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9ㄱ

주020)
정(定):
사마디(samādhi)의 번역. 선나(禪那)·선정(禪定)·정려(靜慮) 등으로도 번역한다. 정신 통일의 명상. 마음의 통일과 안정을 구하는 정신 집중.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지혜를 양성하여 진실한 이치에 상응해 가는 수행법.
 이 體오 주021)
체(體)오:
체(體)이고. 체(體)요. 體(톄)+오(어미 ‘-고’의 이형태). ‘체(體)’는 사물의 본질로서 고정 불변의 특성을 지닌 것. 계(界)·성(性)·본체(本體) 등과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주022)
혜(慧):
prajñā.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하는 것.
 이 주023)
용(用):
작용. 움직여 기능을 발휘하는 것.
이니 體예 브튼 用일 慧ㅣ 定에 여희디 주024)
여희디:
떠나지. 이탈하지. 벗어나지.
아니고 用에 브튼 體ㄹ 定이 慧예 여희디 아니니 定이면 慧ㄹ 주025)
체(體)ㄹ:
체(體)이므로. 體(톄)+오(어미 ‘-고’의 이형태). ‘체’는 사물의 본질로서 고정 불변의 특성을 지닌 것. 계(界)·성(性)·본체(本體) 등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寂호 녜 알오 慧면 定일 아로 녜 괴외니 曺溪 주026)
조계(曺溪):
중국의 광동성 조계에 계셨던 육조 혜능(慧能)을 가리킴. 혜능(638 ~713)은 선종의 제6조. 중국 남해 신흥 사람으로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땔나무를 팔아 어머니를 봉양하다가, 어느 날 장터에서 금강경 읽는 것을 듣고 발심하여 5조 홍인(弘忍)대사에게 가서, 선(禪)의 깊은 뜻을 전해 받았다. ‘육조단경’으로 유명하며, 고려의 보조국사 지눌(知訥)은 혜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ㅣ 니샤 心地 주027)
심지(心地):
마음. 일체 만법을 발생케 하기 때문에 땅[地]에다 비유함.
어즈러움 주028)
어즈러움:
어지러움. 혼란스러움. 산란함.
업수미 自性定 주029)
자성정(自性定):
자기 성품의 선정.
이오 心地 어륨 주030)
어륨:
어리석음. 어리-[癡]+움(명사형어미). 모음조화에서 어긋나는 ‘어룜’형도 쓰였다. ¶能히 이 性을 보면 어룜과 아롬과 남과 주굼과 매 得디 몯리라〈능엄2:108ㄱ.〉
업수미 自性慧 주031)
자성혜(自性慧):
자기 성품의 지혜.
라 샴 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정
(定=선정)
은 이것이 체
(體=본체)
이고, 혜
(慧=지혜)
는 이것이 용
(用=작용)
이니, 체(體)에 붙은 용(用)이므로 혜(慧)가 정(定)에서 떠나지 아니하고, 용(用)에 붙은 체(體)이므로 정(定)이 혜(慧)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 정
(定=선정)
이면 혜
(慧=지혜)
이므로 고요하되[寂] 항상 알고, 지혜[慧]이면 선정[定]이므로 알되 항상 고요한 것이다. 조계(曺溪)스님이 말씀하시길, ‘심지
(心地=마음)
가 어지러움 없는 것이 자성
(自性=자기 성품)
의 선정[定]이요, 심지가 어리석음 없는 것이 자성의 지혜[慧]라.’ 하심과 같으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6ㄴ

若悟如是야 任運寂知야 遮照無

목우자수심결언해:27ㄱ

二면 則是爲頓門箇者의 雙修定慧也ㅣ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9ㄱ

다가 이 토 주032)
토:
같음을. -[如]+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아라 寂과 주033)
지(知):
사물을 인식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
와 運을 맛뎌 주034)
차(遮):
막고 끊는다는 뜻으로 번뇌가 침범하지 못하는 선정[定]의 상태를 말함.
주035)
조(照):
비친다는 뜻으로 지혜가 사물을 비춰봄을 가리키는 지혜[慧]의 상태.
왜 둘 업스면 이 頓門엣 주036)
돈문(頓門)엣:
‘돈문’은 점문(漸門)에 상대되는 말로 그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 뜻이 있음. ① 부처님의 설법의 형식에 따라, ② 사상의 내용에 따라, ③ 수행의 과정에 따라, ④ 선종에서 깨침을 기준으로 한 분류에 따라 조금씩 달리 씀. 여기서는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단박에 깨치는 방법.
사 定과 慧왈 주037)
혜(慧)왈:
혜를. 慧+와(공동격)+ㄹ(목적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체언을 나열할 때 그 뒤에 공동격조사 ‘와/과’로 마지막 체언까지 연결한 다음에 격조사를 연결하였다. 즉 “N1과/와 N2과/와+(조사)”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시 곡용의 질서였다. ¶ 一切 믜 相이 업서 입시울와 혀와 엄과 니왜 다 됴며 고히 길오〈석상19:7ㄴ〉. ‘혜’는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하는 것.
 닷고미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 이와 같음을 알아
(=깨달아)
고요함[寂]과 아는 것[知]을 운
(運=움직임)
에 맡기어 ‘막고 끊음’[遮=선정]과 비춤[照=지혜]이 둘이 없어지게 되면, 이것이 돈문(頓門)에 들어간 사람이 선정[定]과 지혜[慧]를 함께 닦는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7ㄱ

若言先以寂寂으로 治於緣慮고 後以惺惺으로 治於昏住야 先後對治야 均調昏亂야 以入於靜者 是爲漸門劣機의 所行也ㅣ라 雖云惺寂等持나 未免取靜爲行면 則豈爲了事人의 不離本寂本知야 任運雙修者也ㅣ리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9ㄱ

다가 닐오 몬져 寂寂로 주038)
적적(寂寂)로:
적적(寂寂)함으로. 고요하고 조용함으로.
緣 주039)
연(緣):
직접적 원인인 인(因)을 돕는 간접적인 원인, 부차적인 원인.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 원인을 조성하는 사정이나 조건. 경험 세계에서 어떤 것이 발생하여 변화하고 소멸하게 하는 조건, 근거, 원인. 세분하면 4연(緣)이 된다. 원인이 되는 것을 두루 일컫는 말. 온갖 조건.
念을 다리고 주040)
다리고:
다스리고. 수습하여 바로잡고.
後에

목우자수심결언해:29ㄴ

주041)
성성(惺惺):
마음의 용(用)인 신령스러운 앎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어둡지 않고 환히 밝아 깨어 있음을 말한다. 이렇게 환히 밝아 깨어 있는 상태는 마음의 본체인 적적(寂寂)한 가운데에 밝은 것이니, 고요 속에 있는 밝음이다.
로 昏沉 주042)
혼침(昏沉):
마음으로 하여금 어둡고 답답하게 하는 정신 작용.
 다려 先後로 對야 다려 昏沉과 散亂괄 주043)
산란(散亂)괄:
산란을. 외계의 대상으로 인해서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중세국어에서 여러 개의 체언을 나열할 때는 “N1(昏沉)과/와+N2(散亂)과/와+(목적격조사ㄹ)”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곳과 果實와 플와 나모와 머그리도 이시며〈석상3:33ㄴ.〉
골오 주044)
골오:
고루. 고르게. 고-[均]+오(부사 파생접미사). 자음 어미 앞에서는 ‘고-’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접미사 앞에서는 ‘골ㅇ-’로 실현돼 오늘날과는 활용형이 달랐다. ‘’불규칙용언. ¶나 바면 네 이 고디 몯리〈월석4:51ㄴ〉. 衆生 골오 어여 너기더니〈석상11:18ㄱ〉. 定과 慧왜 골아 티 妙야〈영가,하78ㄴ.〉
다려 괴외호매 주045)
괴외호매:
고요함에. 조용하고 평화로움에.
드니 주046)
드니:
들어가는 사람은. 들-[入]+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보조사). 15세기 국어에서 어간 말음이 ‘ㄹ’로 끝나는 ‘들-’은 ‘ㄴ,ㄷ’ 앞에서 말음 ‘ㄹ’이 탈락하는 규칙에 의해 ‘들-→드-’로 실현된 것이다.
漸門 주047)
점문(漸門):
돈문(頓門)의 반대. 점수(漸修)의 문(門).
사오나온 주048)
사오나온:
낮은. 못난[劣].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능엄경언해(1461)에서 ‘ㅸ⇒오/우/ㅇ’로 교체되기 전에는 ‘사오나’식으로 표기함. ¶劣은 사오나씨라〈석상20:38ㄴ.〉
根機 주049)
근기(根機):
중생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 본래 근(根)이란 어떤 것의 근본이 되는 힘을 말하며, 기(機)란 곧 발동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을 가리켜서 근기라고 한다.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은 능력을 가리킨다. 흔히 선근(善根)이니 악근(惡根)이니 하는데, 이는 선업을 짓는 근원과 악업을 짓는 근원을 대비시킨 말이다.
의 行호미라 비록 惺과 寂과 平等히 디뇨 니나 寂靜 주050)
적정(寂靜):
고요하고 편안한 경지. 번뇌가 끊어진 것을 적(寂), 고통이 끊어진 것을 정(靜)이라 함.
 取야 行 사모 免티 몯면 엇뎨 일  사 本寂本知 여희디 아니야 運을 맛뎌  닷 사미리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만약에 말하되, 먼저 적적
(寂寂=고요)
함으로써 연(緣)하는
[얽어 맺어지는]
생각[念]을 다스리고, 뒤에 깨어있는 정신[惺惺]으로써 혼침(昏沉)함을 다스려 선후(先後)로 대하여 다스려 혼침과 산란(散亂)함을 고르게 다스려 고요함에 들어간 사람은 점수(漸修)하는 방법〈에 들어간〉 낮은 근기(根機)의 수행이다. 비록 깨어있음[惺]과 고요함[寂]을 평등하게 가진다고 말하지만, 고요함[寂靜]만을 취하여 행
(行=수행)
삼기를 면치 못하면, 어찌 ‘일을 마친’[=깨달은] 사람의 ‘본래 고요함’[本寂]과 ‘본래 앎’[本知]을 떠나지 아니하고 운
(運=움직임)
에 맡겨 함께 닦을 사람이라 하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7ㄱ

故로 曺溪云自悟修行은 不在於靜니 若靜先後 卽是迷人이라 시니 則達人分上애 定慧等持之義 不落功用야 元自無爲야 更無 27ㄴ特地時節야 見色聞聲時예 但伊麽코 著衣喫飯時예 但伊麽코 屙屎送尿時예 但伊麽코 對人接話時예 但伊麽코 乃至行住坐臥或語或黙或喜或怒一切時中에 一一如是야 似虛舟ㅣ 駕浪야 隨高隨下며 如流水ㅣ 轉山야 遇曲遇直에 而心心無知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29ㄴ

그럴 曺溪ㅣ 니샤 :제 아라 修行호 寂靜에 잇디 아니니 다가 靜이 先커나 後커나 닌 곧 이 迷 사미라 시니 그러면 주051)
그러면:
그렇게 하면. 구결문 “則達人分上(즉달인분상)애”에서 ‘則(즉)’에 대한 번역. 한문에서 ‘則’은 ‘ⓐ 곧, ⓑ 만일 ~이라면, ⓒ ~하면, ~할 때에는’ 등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부사적 접속사로서, 전후 문맥을 따져보면 ‘그러면’보다는 ‘그러므로’가 적합하다.
通達 주052)
통달(通達):
골고루 미쳐 관통한. 철저한. 지혜가 완성의 극치에 도달한. 확실하게 이해한. 깨달은.
사 分上 주053)
분상(分上):
경지. 입장. 분수.
애 定과 慧와 平等히 디니논 든 功用애 디디 아니야 本來 욤 업서 다시 奇特 주054)
기특(奇特):
특별한. 오늘날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는 뜻의 ‘기특하다’와는 의미가 다르다.
時節이 업서 비 보며 소릴 드를  오직 이리코 주055)
이리코:
이리하고. 이렇게 하고.
옷 니브며 밥 머글  오직 이리코 주056)
:
똥. 대변(大便). ‘屎’에 대한 번역으로, 그 음이 15·16세기에는 [히]였으나, 오늘날에는 [시]로 구개음화함. 훈몽자회 범례의 ‘언문자모’에서 ‘ㅎ’을 〈屎〉자로 대표시켰다. 다른 자료에서는 ‘’을 ‘큰’로도 표현하였다. ¶大小便不通 큰 져근 다 몯 보 〈구간3:61ㄱ.〉
보며 오좀 주057)
오좀:
오줌[尿]. 소변(小便). 한글 문헌으로는 석보상절(1447)의 예가 가장 빠르다. ¶고 춤 흘리고 오좀 니 니르리 며 고 고고 니 오〈석상3:25ㄴ.〉
주058)
눌:
눌. ‘누다’는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다. 누-[送]+ㄹ(관형사형어미). ¶모 도 오좀 누는  할니〈석상11:25ㄱ.〉
 오직 이리

목우자수심결언해:30ㄱ

코 사 對야 말  오직 이리코 行커나 住커나 坐커나 臥커나 말커나 주059)
말커나:
말하거나. 15세기 자료로 볼 때는 ‘말거나’의 축약형인 ‘말커나’형이 아주 우세하다. 여기 ‘말’[←말]은 남의 말[言]을 높여 이르는 말로 쓰인 것은 아니다.
괴외커나 깃브거나 怒커나 一切 時中에 一一히 이티 야 뷘  믌결 메여 주060)
메여:
메어. 타. 구결문 “虛舟ㅣ駕浪야”에서 ‘駕(가)…야’에 대한 번역. 여기서는 “탈것이나 짐승의 등 따위에 몸을 얹다”는 뜻의 ‘타다’로 옮길 수도 있다.
노  조며 가온 주061)
가온:
낮은[下]. 갑-[下]+(관형사형어미).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서는 ‘가’으로 표기하였다. ¶ 艱難 가 사과 디 몯 사게〈월석21:140ㄱ〉. 低 가씨라〈월석10:79ㄴ〉. 가온 즐겁디 아니 해〈능엄7:50ㄴ.〉
 조촘 며 흐르 므리 뫼 올마 주062)
올마:
옮아. 옮겨. ‘옮다’가 중세국어에서는 ‘(…을) 옮다’처럼 타동사로 기능했으나, 오늘날에는 “(…으로) 어떤 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여 자리를 바꾸다.”의 의미로 쓰여 자동사로 기능한다. ¶녜 올마 새예 갈〈능엄7:83ㄴ〉. 동사의 자질이 변화한 것을 감안해 ‘옮겨’로 옮길 수도 있다. ‘옮기다’는 “어떤 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여 자리를 바꾸다.”는 뜻.
구븐  맛나며 고  맛나매 心心이 아로미 업서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러므로 조계스님이 말씀하시길, ‘스스로가 알아
(=깨달아)
수행하는 것은 적정
(寂靜=고요함)
에 있지 아니하니, 만약에 정(靜)이 먼저라거나 뒤라거나 한 사람은 곧 그 사람이 미혹한 사람이다.’고 하시었다. 그러면 통달한 사람의 경지
(=입장)
에서 선정[定]과 지혜[慧]를 평등하게
(=고르게)
지닌다는 뜻은 힘씀[功]과 작용[用]에 떨어지지 않고, 본래 ‘행함이 없어’[無爲] 다시 특별한 때가 없다. 〈그리하여〉 빛을 보며 소리를 들을 때에 오직 이렇게 하고, 옷 입으며 밥 먹을 때에 오직 이렇게 하고, 대변(大便) 보며 오줌 눌 때에도 이렇게 하고, 사람을 대하여 말할 때에도 오직 이렇게 하고, 다니거나[行] 섰거나[住] 앉거나[坐] 눕거나[臥] 말하거나[語] 침묵하거나[黙] 기뻐하거나[喜] 성내거나[怒] 어느 때에나 일일이 이와 같이 하여, 〈마치〉 빈 배가 물결을 메고
(=타고)
높은 데로 좇아가며 낮은 데로 좇아감과 같으며, 흐르는 물이 산을 옮겨 굽은 곳을 만나며 곧은 곳을 만남에 〈있어서〉 마음마다 앎
(=분별)
이 없는 것과 같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7ㄴ

今日에 騰騰任運고 明日에 任運騰騰야 隨順衆緣호 無障無礙야 於善於惡애 不斷不修야 質直無僞야 視聽이 尋常면 則絶一塵而作對

목우자수심결언해:28ㄱ

어니 何勞遣蕩之功이며 無一念而生情이라 不假忘緣之力이어니와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0ㄱ

今日에 騰騰히 주063)
등등(騰騰)히:
드러내는 기세가 상대의 기를 누를 만큼 드높이.
運을 맛디고 明日에 運을 맛뎌 騰騰히 야 모 緣 조차 順호 룜 주064)
룜:
걸림. 가림. 걸림. 한문 “無障無礙”에서 ‘障礙(장애)’에 대한 번역. ‘룜’은 어간 ‘리-’에 명사형어미 ‘옴’의 통합형. 이 과정에서 j-활음화 규칙이 적용되었다.
업스며 룜 업서 善과 惡과애 斷티 주065)
단(斷)티:
단(斷)하지. 끊지. ‘斷(단)-+디’의 통합이지만, 15세기 국어에서는 ‘斷티’와 ‘斷디’는 공존하며 전자가 우세하지만 수의적 현상이었다. ¶간대로 펴 傳티 말라〈법화2:156ㄴ〉. 쇽졀업시 傳디 말라〈두초23:43ㄱ.〉
아니며 닷디 아니야 고다 거즛 일 업서 보며 드로미 녜외면 주066)
녜외면:
예사로우면. 대수롭지 아니하면. 구결문 “尋常(심상)면”에 대한 번역.
 塵도 對 외요미 긋거니 엇뎨 룔 주067)
룔:
버릴. 버려야 할. 리-[遣蕩]+오(의도법)+ㄹ(관형사형). 여기서 ‘룔’은 “어떤 것을 떼어 없애다”의 뜻임. 한문 “何勞遣蕩之功(하로견탕지공)”에서 ‘遣蕩’에 대한 번역.
功夫 잇비 주068)
잇비:
힘들게. ‘잇비’는 어간 ‘잇브-’[勞]에 부사파생접미사 ‘이’가 결합한 파생부사. ‘잇브다’는 “고단하다, 힘들다, 피곤하다”는 뜻.
며  念도 情이 주069)
남:
나는 것. 일어나는 것. 생겨나는 것. [:남]. 나-[生]+암(명사형어미). 음운론적으로는 동사의 어간이 ‘ㅏ/ㅑ’일 때는 명사형어미 ‘-옴/움’의 이형태 ‘-암’을, ‘ㅓ/ㅕ’일 때는 ‘-엄’을 선택·결합하여, ‘나-[生]+·암(명사형어미. 거성)→[:남]’으로 실현된다고 설명하는 것이 합당하다. ¶:자·〈능엄3:14ㄱ〉 :자·매〈능엄10:82ㄱ〉 :건너·미〈영가,하80ㄱ〉 :셔·미〈능엄2:37ㄴ〉 :녀·미〈석상9:21ㄴ.〉
업순디라 緣 니졸 히믈 븓디 아니커니와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리하여〉 오늘도 등등(騰騰)히 운
(運=움직임)
에 맡기고, 내일도 운(運)에 맡겨 등등(騰騰)히 하여 모든 인연을 따르되 걸림
[=장애(障礙)]
이 없고, 선(善)과 악(惡)을 끊지도 않으며 닦지도 아니하여 곧아 거짓일이 없고, 보고 들음이 예사로우면 하나의 티끌
[塵=번뇌]
도 상대[對] 됨이 그치거니, 어찌 버려야 할 공부(功夫)를 힘들게 하며, 한 생각[念]도 감정[情]이 나지 않는지라, 인연을 잊어야 할 힘을 붙지
[=의탁하지]
않거니와…”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8ㄱ

然이나 障濃習重고 觀劣心浮야 無明之力은 大코 般若之力은 小 於善惡境界예 未免被動靜의 互換야 心不恬淡者ㅣ 不無忘緣遣蕩功夫矣리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0ㄱ

그러나 障이 둗거우며 주070)
둗거우며:
두껍고. 구결문 “障濃習重(장농습중)고”에서 ‘濃’에 대한 번역. 15세기 문헌에 ‘둗겁-’과 ‘두텁-’형이 쌍형의 어간으로 공존하였다. ¶習氣 두터우며 열우며 〈원각,상2-1:3ㄱ.〉
習氣 주071)
습기(習氣):
갖가지 번뇌의 결과로써 훈습된 여기(餘氣). 업(業)을 지은 결과로써 습관이 된 버릇이나 어떤 성벽(性癖) 등을 가리킨다.
므거워 주072)
므거워:
무거워[重]. 형용사의 명사파생 과정을 고려할 때 ‘므겁다’의 어간 ‘므겁-’은 ‘*믁-[重]+업(형용사파생접미사)’을 가정해볼 수 있다. 파생명사 ‘노/기픠’에서 각각 어근 ‘높-/깊-’을 분석할 수 있듯이 ‘므긔’[重]에서 ‘*믁-’을 추정할 수 있다. ¶고깃 므긔 비두리와 게 주쇼셔〈월석11:4ㄴ.〉
주073)
관(觀):
관행(觀行). 마음으로 진리를 비추어 보고 그 진리에 따라 실천함. 자기의 본 성품을 밝게 비추어 보는 방법.
바랍고 주074)
바랍고:
약하고. 위태롭고. 한문 “觀劣心浮(관렬심부)”에서 ‘劣(열)’에 대한 번역. ¶弱 바라올 약광주판 〈천자24ㄱ〉. 殆 바라올 〈광주판 천자30ㄴ.〉
미 데 주075)
데:
들떠[浮]. ‘:데·’의 어간 ‘데-’는 ‘:데-’와 ‘·-’가 합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이와 관련 있는 의미의 ‘:데-’를 찾기 어렵다. ¶불휘 업 데 마 쇽졀업시 닐어〈초발심20ㄱ〉. 덧덧디 아닌 데 목수 야〈초발심32ㄴ.〉
無明 주076)
무명(無明):
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번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잘못된 의견이나 집착 때문에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 상태.
히믄 크고 般若 주077)
반야(般若):
지혜(智慧). 법의 실다운 이치에 계합한 최상의 지혜. 이 반야를 얻는 것이 성불이므로, ‘반야’는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며 어머니이다.
ㅅ 히믄 져글

목우자수심결언해:30ㄴ

善과 惡괏 境界 주078)
경계(境界):
세력이 미치는 범위 또는 과보(果報)가 미치는 경역(境域).
예 動과 靜과 서르 밧곰 니보 免티 몯야  디 몯니 緣을 니즈며 룔 주079)
룔:
버릴. 버려야 할. 리-[捨]+오(의도법)+ㄹ(어미). 중세국어에서 어간 ‘리-’는 ‘버리다’[捨]는 뜻이고, ‘버리-’는 ‘벌이다[나열하다]’는 뜻으로 전혀 다른 단어였다.
功夫ㅣ 업디 아니리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러나 장
(障=업장)
이 두꺼우며 습기(習氣)가 무거워, 관
(觀=관행)
이 약하고 마음이 들떠 무명
(無明=무지)
의 힘은 크고 반야(般若)의 힘은 적으므로, 선(善)과 악(惡)의 경계(境界)에서 동
(動=움직임)
과 정
(靜=고요함)
이 서로 ‘바꿈 입기’[=바뀌기]를 면하지 못하여 마음이 맑지 못한 사람은 연
(緣=인연)
을 잊으며 버려야 할 공부(功夫)가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28ㄱ

如云六根이 攝境야 心不隨緣을 謂之定이오 心境이 俱空야 照鑑無惑을 謂之慧니 此ㅣ 雖隨相門定慧ㅣ 漸門劣機所行也ㅣ나 對治門中엔 不可無也ㅣ니 若掉擧ㅣ 熾盛커든 則先以定門으로 稱

목우자수심결언해:28ㄴ

理攝散야 心不隨緣야 契乎本寂고 若昏沈이 尤多커든 則次以慧門으로 擇法觀空야 照鑑無惑야 契乎本知야 以定治乎亂想코 以慧治乎無記야 動靜이 相亡야 對治功終면 則對境而念念이 歸宗며 遇緣而心心이 契道야 任運雙修야 方爲無事人리니 若如是면 則眞可謂定慧等持야 明見佛性者也ㅣ리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30ㄴ

닐온 六根 주080)
육근(六根):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가지 기관. 이 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함으로 근(根)이라고 한다.
주081)
경(境):
인식 작용이나 감각 작용의 대상, 또는 외부의 대상. 5식(識) 또는 6식에 대한 각각의 경, 즉 6경. 넓은 의미로는,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모든 대상을 일컬음.
을 자바 미 緣을 좃디 주082)
좃디:
좇지. 따르지. ‘좃-’은 기저형 ‘좇-’[隨]을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ㅊ’과 동일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간략 표기한 것임.
아니호 닐오 定이오 과 境괘 다 空야 비취유미 어륨 주083)
어륨:
미혹됨. 어리석음. 어리-[愚]+움(명사형어미)+(보조사). 모음조화에 어긋나지만 ‘어룜’(←어리-+옴)〈원각,상2-1:29ㄱ〉도 나타남.
업수믈 닐오 慧라 홈 니 이 비록 隨相門 주084)
수상문(隨相門):
① 어떠한 표준과 범주에 의하여 본래 자성을 목표로 하고 닦아가는 수행문으로, 성리에 비추어 산란을 대치하고 만법을 바로 공으로 관조하여 혼침과 난상(亂想)을 치수(治修)하여 무위의 본성에 들자는 것. ② 깨친 뒤 닦는 문에서 수상문을 논하는 입장은 그때그때에 필요한 방편과 길을 빌려서 닦아가는 것. 원리는 오득(悟得)하였다 할지라도 여러 생에 걸친 습기가 아직도 남아 있어 이를 제거할 때 부득이 대치 방법을 잠깐 빌리기 때문이다.
定慧ㅣ 漸門엣 사오나온 根機 주085)
근기(根機):
중생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 근(根)이란 어떤 것의 근본이 되는 힘을 말하며, 기(機)란 발동한다는 뜻.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는 능력.
의 行호미나 對治門中엔 업수미 몯리니 다가 妄念 주086)
망념(妄念):
무명(無明)에서 비롯된 그릇된 생각.
재 주087)
재:
가장. 극도로. ¶昏沈과 散亂애 재 힘 더야 장 며 장 다면〈사법어9ㄱ〉. 極 재 극〈자회,하15ㄴ.〉
盛커든 몬저 定門 주088)
정문(定門):
선정(禪定)의 이치. 선정하는 방법.
으로 理예 마초 흐로 주089)
흐로:
흘러감을. 여기서는 ‘마음이 산란해지는 상황’을 뜻한다.
자바 미 緣을 좃디 아니야 本來 괴외호매 맛고 다가 昏沉 주090)
혼침(昏沉):
마음을 어둡고 혼미하게 하는 마음의 여러 정신작용.
이 더욱 하거든 버거 주091)
버거:
다음으로. 벅-[次]+어(연결어미). 어간이 ‘벅-’임은 ‘벅게코져’〈원각,상1-2:75ㄴ〉 같은 예에서 확인된다.
慧門 주092)
혜문(慧門):
지혜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으로, 불도의 교의를 이르는 말.
으로 法 야 空 보아 비취유미 어림 업서 本來ㅅ 아로매 마자 주093)
마자:
맞아. 계합하여. 부합하여.
定으로 亂想 다리고 慧로 無記 주094)
무기(無記):
선·악·무기의 3성(性)의 하나. 법의 도덕적 성질을 3종으로 나눈 가운데서 선(善)도 악(惡)도 아닌 성질로, 선악 중의 어떤 결과도 끌어오지 않는 중간성을 말함.
다려 動과 靜괘 서르 업서 對

목우자수심결언해:31ㄱ

논 주095)
대치(對治)논:
‘대치’는 경계를 당해서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일어나는 번뇌를 끊는 것.
功이 면 境을 對야 念念이 宗애 가며 緣을 맛나 心心이 道애 마자 運을 맛뎌  주096)
:
함께. 역사적으로 ‘〉〉함께’로 변한 것은 ‘’과 ‘’가 긴밀 연접됨으로써 어두자음군 ‘ㅴ’의 첫 자음 ‘ㅂ’이 선행 음절 말음 ‘ㄴ’을 동화(양순음화)시킨 결과로 해석됨.
닷가 비르서 일 업슨 사미 외리니 다가 이러면 眞實로 어로 닐오 定慧 平等히 디녀 佛性 주097)
불성(佛性):
부처를 이룰 근본 성품. 깨닫고 미혹하고에 관계없이 본래 중생에게 갖추어진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
 기 본 사미리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이른바 육근(六根)이 경
(境=경계/대상)
을 잡아 마음이 인연을 좇지
(=따르지)
않는 것을 일러 ‘정
(定=선정)
’이라 하고, 마음과 경계
(=대상)
가 모두 공하여 비추어봄이 어리석음 없음을 일러 ‘혜
(慧=지혜)
’라 함과 같으니라. 이것이 비록 수상문
(隨相門=상을 따르는 문)
의 정혜
(定慧=선정과 지혜)
이고 점문
(漸門=점차로 깨치고 닦는 문)
의 낮은 근기(根機)의 수행이지만 대치하는 문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망념(妄念)이 매우 심하거든 먼저 정문
(定門=선정의 방법)
으로 이
(理=이치)
에 맞추어 흩음
(=산란한 마음)
을 잡아, 마음이 인연을 좇지
(=따르지)
않고 ‘본래의 고요함’[本寂]에 맞으며
(=맞게 하며)
, 만약에 혼침(昏沉)이 더욱 많거든 다음으로 혜문
(慧門=지혜의 문)
으로써 법을 가리어
(=택하여)
공(空)을 보고
(=관조하고)
비추어봄이 어리석음이 없어 ‘본래의 앎’[本知]에 맞추어
(=맞게 하고)
, 선정(禪定)으로써 어지러운 생각을 다스리고, 지혜로써 무기
(無記=선·악도 아닌 중간)
를 다스려서 움직임[動]과 고요함[靜]도 없어지고 대치(對治)하는 공(功)이 마쳐지면 경
(境=경계/대상)
을 대하여 생각마다[念念] 종
(宗=근본)
으로 가며 인연을 만나도 마음마다 도(道)에 맞추어 운
(運=움직임)
에 맡겨 함께 닦아 비로소 일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니라. 만약에 이렇게 하면 진실로 가히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지녀 불성(佛性)을 밝히 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7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문중(門中)엣:문(門) 중에 있는. 방법 가운데 있는.
주002)
평등(平等)히:고르게. 서로 다르지 않고 한가지로. 구별 없이 동일하게. 조화롭게.
주003)
디뇰:지닐. 가질. 디니-[持]+오(대상활용)+ㄹ(관형사형어미).
주004)
기:밝게. 어떤 일에 대해 똑똑하고 분명하게. -[明]+이(부사파생접미사).
주005)
몯노니:못하나니. 몯-+(직설법 현재)+오(1인칭활용)+니(어미). 여기 주어(=화자)는 1인칭인 ‘나’임. ‘몯니’로 표현된 예문과 비교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든 사 죽디 나디 몯니라〈석상24:14ㄴ〉. 내 이 爲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여듧 字 노니〈훈언3ㄱ.〉
주006)
뵈여:보여. 말씀하여, 설명하여.
주007)
해탈문(解脫門):해탈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을 문(門). 예컨대,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이라는 3종의 선정은 열반에 들어서는 문이라고 하여 이처럼 일컬음.
주008)
혀드리라:이끌어 들이라. 이끌어 들게 하라. 한문 “引入(인입)”에 대한 번역.
주009)
펼딘댄:펼 것 같으면. 말할 것 같으면.
주010)
드롤:들어갈. 들-[入]+오(대상활용의 어미)+ㄹ(관형사형어미).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명사[여기서는 ‘千門’]가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일 때 쓰임.
주011)
천문(千門):천 가지 문. 즉 많은 방법. ‘문(門)’은 여러 뜻이 있으니, 여기서는 ‘방법(方法)·방도(方途)’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012)
정(定):선정(禪定)의 줄인 말. ① 마음을 한 곳에 머물게 하여 흩어지지 않게 함. 여기서는 ② 움직이지 않고 고요한 마음의 본체를 가리킨다.
주013)
정혜(定慧):선정(禪定)과 지혜(智慧).
주014)
혜(慧):지혜(智慧)의 줄인 말. 사물을 사물대로 볼 수 있는 밝음. 마음이 본래 신령스럽게 아는 작용.
주015)
아니니:아닌 것이. 아니-[非]+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주016)
조왼:종요로운. 중요한. 어간 ‘조외-’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하다”는 뜻.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서는 ‘조’으로 썼으나, 그 문헌부터 ‘조왼’으로 ‘ㅸ→w(오/우)/ɦ(ㅇ)’으로 표기가 바뀐다. ¶ 조 고로 니건댄〈월석18:11ㄱ〉. 涅槃門 生死애 나 眞常證 조왼 道ㅣ라〈능엄6:77ㄱ〉.
주017)
자성(自性):고유한 성질. 본체. 본성. 자기 존재성. 그 자체에 정해진 본질. 저마다 본래 갖추고 있는 진실한 성질. 진실하고 불변하는 본성. 존재의 본래적인 실체.
주018)
알:앞에. 앒[前]+(처소의 부사격조사). 16세기 문헌에는 ‘앏’로 중철한 예가 많이 나타난다. 어간 ‘앒’의 형태 유지와 제2음절 초성 ‘ㅍ’의 폐쇄지속시간이 긴 것을 중철로 반영함. ¶ 李壽를 都亭 앏 가 딜여 주기고〈속삼,효3ㄱ〉.
주019)
공적(空寂):공공적적(空空寂寂). 우주에 형상이 있는 것이나 형상이 없는 것이나, 모두 그 실체가 공무(空無)하여 아무것도 생각하고 분별할 것이 없다는 것.
주020)
정(定):사마디(samādhi)의 번역. 선나(禪那)·선정(禪定)·정려(靜慮) 등으로도 번역한다. 정신 통일의 명상. 마음의 통일과 안정을 구하는 정신 집중.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지혜를 양성하여 진실한 이치에 상응해 가는 수행법.
주021)
체(體)오:체(體)이고. 체(體)요. 體(톄)+오(어미 ‘-고’의 이형태). ‘체(體)’는 사물의 본질로서 고정 불변의 특성을 지닌 것. 계(界)·성(性)·본체(本體) 등과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주022)
혜(慧):prajñā.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하는 것.
주023)
용(用):작용. 움직여 기능을 발휘하는 것.
주024)
여희디:떠나지. 이탈하지. 벗어나지.
주025)
체(體)ㄹ:체(體)이므로. 體(톄)+오(어미 ‘-고’의 이형태). ‘체’는 사물의 본질로서 고정 불변의 특성을 지닌 것. 계(界)·성(性)·본체(本體) 등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주026)
조계(曺溪):중국의 광동성 조계에 계셨던 육조 혜능(慧能)을 가리킴. 혜능(638 ~713)은 선종의 제6조. 중국 남해 신흥 사람으로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땔나무를 팔아 어머니를 봉양하다가, 어느 날 장터에서 금강경 읽는 것을 듣고 발심하여 5조 홍인(弘忍)대사에게 가서, 선(禪)의 깊은 뜻을 전해 받았다. ‘육조단경’으로 유명하며, 고려의 보조국사 지눌(知訥)은 혜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주027)
심지(心地):마음. 일체 만법을 발생케 하기 때문에 땅[地]에다 비유함.
주028)
어즈러움:어지러움. 혼란스러움. 산란함.
주029)
자성정(自性定):자기 성품의 선정.
주030)
어륨:어리석음. 어리-[癡]+움(명사형어미). 모음조화에서 어긋나는 ‘어룜’형도 쓰였다. ¶能히 이 性을 보면 어룜과 아롬과 남과 주굼과 매 得디 몯리라〈능엄2:108ㄱ.〉
주031)
자성혜(自性慧):자기 성품의 지혜.
주032)
토:같음을. -[如]+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주033)
지(知):사물을 인식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
주034)
차(遮):막고 끊는다는 뜻으로 번뇌가 침범하지 못하는 선정[定]의 상태를 말함.
주035)
조(照):비친다는 뜻으로 지혜가 사물을 비춰봄을 가리키는 지혜[慧]의 상태.
주036)
돈문(頓門)엣:‘돈문’은 점문(漸門)에 상대되는 말로 그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 뜻이 있음. ① 부처님의 설법의 형식에 따라, ② 사상의 내용에 따라, ③ 수행의 과정에 따라, ④ 선종에서 깨침을 기준으로 한 분류에 따라 조금씩 달리 씀. 여기서는 시간과 차례를 거치지 않고 단박에 깨치는 방법.
주037)
혜(慧)왈:혜를. 慧+와(공동격)+ㄹ(목적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체언을 나열할 때 그 뒤에 공동격조사 ‘와/과’로 마지막 체언까지 연결한 다음에 격조사를 연결하였다. 즉 “N1과/와 N2과/와+(조사)”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시 곡용의 질서였다. ¶ 一切 믜 相이 업서 입시울와 혀와 엄과 니왜 다 됴며 고히 길오〈석상19:7ㄴ〉. ‘혜’는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하는 것.
주038)
적적(寂寂)로:적적(寂寂)함으로. 고요하고 조용함으로.
주039)
연(緣):직접적 원인인 인(因)을 돕는 간접적인 원인, 부차적인 원인.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 원인을 조성하는 사정이나 조건. 경험 세계에서 어떤 것이 발생하여 변화하고 소멸하게 하는 조건, 근거, 원인. 세분하면 4연(緣)이 된다. 원인이 되는 것을 두루 일컫는 말. 온갖 조건.
주040)
다리고:다스리고. 수습하여 바로잡고.
주041)
성성(惺惺):마음의 용(用)인 신령스러운 앎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어둡지 않고 환히 밝아 깨어 있음을 말한다. 이렇게 환히 밝아 깨어 있는 상태는 마음의 본체인 적적(寂寂)한 가운데에 밝은 것이니, 고요 속에 있는 밝음이다.
주042)
혼침(昏沉):마음으로 하여금 어둡고 답답하게 하는 정신 작용.
주043)
산란(散亂)괄:산란을. 외계의 대상으로 인해서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중세국어에서 여러 개의 체언을 나열할 때는 “N1(昏沉)과/와+N2(散亂)과/와+(목적격조사ㄹ)”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곳과 果實와 플와 나모와 머그리도 이시며〈석상3:33ㄴ.〉
주044)
골오:고루. 고르게. 고-[均]+오(부사 파생접미사). 자음 어미 앞에서는 ‘고-’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접미사 앞에서는 ‘골ㅇ-’로 실현돼 오늘날과는 활용형이 달랐다. ‘’불규칙용언. ¶나 바면 네 이 고디 몯리〈월석4:51ㄴ〉. 衆生 골오 어여 너기더니〈석상11:18ㄱ〉. 定과 慧왜 골아 티 妙야〈영가,하78ㄴ.〉
주045)
괴외호매:고요함에. 조용하고 평화로움에.
주046)
드니:들어가는 사람은. 들-[入]+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보조사). 15세기 국어에서 어간 말음이 ‘ㄹ’로 끝나는 ‘들-’은 ‘ㄴ,ㄷ’ 앞에서 말음 ‘ㄹ’이 탈락하는 규칙에 의해 ‘들-→드-’로 실현된 것이다.
주047)
점문(漸門):돈문(頓門)의 반대. 점수(漸修)의 문(門).
주048)
사오나온:낮은. 못난[劣].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능엄경언해(1461)에서 ‘ㅸ⇒오/우/ㅇ’로 교체되기 전에는 ‘사오나’식으로 표기함. ¶劣은 사오나씨라〈석상20:38ㄴ.〉
주049)
근기(根機):중생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 본래 근(根)이란 어떤 것의 근본이 되는 힘을 말하며, 기(機)란 곧 발동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을 가리켜서 근기라고 한다.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은 능력을 가리킨다. 흔히 선근(善根)이니 악근(惡根)이니 하는데, 이는 선업을 짓는 근원과 악업을 짓는 근원을 대비시킨 말이다.
주050)
적정(寂靜):고요하고 편안한 경지. 번뇌가 끊어진 것을 적(寂), 고통이 끊어진 것을 정(靜)이라 함.
주051)
그러면:그렇게 하면. 구결문 “則達人分上(즉달인분상)애”에서 ‘則(즉)’에 대한 번역. 한문에서 ‘則’은 ‘ⓐ 곧, ⓑ 만일 ~이라면, ⓒ ~하면, ~할 때에는’ 등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부사적 접속사로서, 전후 문맥을 따져보면 ‘그러면’보다는 ‘그러므로’가 적합하다.
주052)
통달(通達):골고루 미쳐 관통한. 철저한. 지혜가 완성의 극치에 도달한. 확실하게 이해한. 깨달은.
주053)
분상(分上):경지. 입장. 분수.
주054)
기특(奇特):특별한. 오늘날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는 뜻의 ‘기특하다’와는 의미가 다르다.
주055)
이리코:이리하고. 이렇게 하고.
주056)
:똥. 대변(大便). ‘屎’에 대한 번역으로, 그 음이 15·16세기에는 [히]였으나, 오늘날에는 [시]로 구개음화함. 훈몽자회 범례의 ‘언문자모’에서 ‘ㅎ’을 〈屎〉자로 대표시켰다. 다른 자료에서는 ‘’을 ‘큰’로도 표현하였다. ¶大小便不通 큰 져근 다 몯 보 〈구간3:61ㄱ.〉
주058)
누고:누고. 한문 “屙屎送尿時(아시송뇨시)”에서 ‘屙(아)’에 대한 번역. 여기서는 ‘屎(시)’와 관련된 동사로 쓰였으며, 최남선의 신자전(1915)에도 “屙 뒤볼 [아]”라 하여 ‘대변’과 관련된 동사로 쓰여 왔음을 보여준다.
주057)
오좀:오줌[尿]. 소변(小便). 한글 문헌으로는 석보상절(1447)의 예가 가장 빠르다. ¶고 춤 흘리고 오좀 니 니르리 며 고 고고 니 오〈석상3:25ㄴ.〉
주058)
눌:눌. ‘누다’는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다. 누-[送]+ㄹ(관형사형어미). ¶모 도 오좀 누는  할니〈석상11:25ㄱ.〉
주059)
말커나:말하거나. 15세기 자료로 볼 때는 ‘말거나’의 축약형인 ‘말커나’형이 아주 우세하다. 여기 ‘말’[←말]은 남의 말[言]을 높여 이르는 말로 쓰인 것은 아니다.
주060)
메여:메어. 타. 구결문 “虛舟ㅣ駕浪야”에서 ‘駕(가)…야’에 대한 번역. 여기서는 “탈것이나 짐승의 등 따위에 몸을 얹다”는 뜻의 ‘타다’로 옮길 수도 있다.
주061)
가온:낮은[下]. 갑-[下]+(관형사형어미).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서는 ‘가’으로 표기하였다. ¶ 艱難 가 사과 디 몯 사게〈월석21:140ㄱ〉. 低 가씨라〈월석10:79ㄴ〉. 가온 즐겁디 아니 해〈능엄7:50ㄴ.〉
주062)
올마:옮아. 옮겨. ‘옮다’가 중세국어에서는 ‘(…을) 옮다’처럼 타동사로 기능했으나, 오늘날에는 “(…으로) 어떤 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여 자리를 바꾸다.”의 의미로 쓰여 자동사로 기능한다. ¶녜 올마 새예 갈〈능엄7:83ㄴ〉. 동사의 자질이 변화한 것을 감안해 ‘옮겨’로 옮길 수도 있다. ‘옮기다’는 “어떤 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여 자리를 바꾸다.”는 뜻.
주063)
등등(騰騰)히:드러내는 기세가 상대의 기를 누를 만큼 드높이.
주064)
룜:걸림. 가림. 걸림. 한문 “無障無礙”에서 ‘障礙(장애)’에 대한 번역. ‘룜’은 어간 ‘리-’에 명사형어미 ‘옴’의 통합형. 이 과정에서 j-활음화 규칙이 적용되었다.
주065)
단(斷)티:단(斷)하지. 끊지. ‘斷(단)-+디’의 통합이지만, 15세기 국어에서는 ‘斷티’와 ‘斷디’는 공존하며 전자가 우세하지만 수의적 현상이었다. ¶간대로 펴 傳티 말라〈법화2:156ㄴ〉. 쇽졀업시 傳디 말라〈두초23:43ㄱ.〉
주066)
녜외면:예사로우면. 대수롭지 아니하면. 구결문 “尋常(심상)면”에 대한 번역.
주067)
룔:버릴. 버려야 할. 리-[遣蕩]+오(의도법)+ㄹ(관형사형). 여기서 ‘룔’은 “어떤 것을 떼어 없애다”의 뜻임. 한문 “何勞遣蕩之功(하로견탕지공)”에서 ‘遣蕩’에 대한 번역.
주068)
잇비:힘들게. ‘잇비’는 어간 ‘잇브-’[勞]에 부사파생접미사 ‘이’가 결합한 파생부사. ‘잇브다’는 “고단하다, 힘들다, 피곤하다”는 뜻.
주069)
남:나는 것. 일어나는 것. 생겨나는 것. [:남]. 나-[生]+암(명사형어미). 음운론적으로는 동사의 어간이 ‘ㅏ/ㅑ’일 때는 명사형어미 ‘-옴/움’의 이형태 ‘-암’을, ‘ㅓ/ㅕ’일 때는 ‘-엄’을 선택·결합하여, ‘나-[生]+·암(명사형어미. 거성)→[:남]’으로 실현된다고 설명하는 것이 합당하다. ¶:자·〈능엄3:14ㄱ〉 :자·매〈능엄10:82ㄱ〉 :건너·미〈영가,하80ㄱ〉 :셔·미〈능엄2:37ㄴ〉 :녀·미〈석상9:21ㄴ.〉
주070)
둗거우며:두껍고. 구결문 “障濃習重(장농습중)고”에서 ‘濃’에 대한 번역. 15세기 문헌에 ‘둗겁-’과 ‘두텁-’형이 쌍형의 어간으로 공존하였다. ¶習氣 두터우며 열우며 〈원각,상2-1:3ㄱ.〉
주071)
습기(習氣):갖가지 번뇌의 결과로써 훈습된 여기(餘氣). 업(業)을 지은 결과로써 습관이 된 버릇이나 어떤 성벽(性癖) 등을 가리킨다.
주072)
므거워:무거워[重]. 형용사의 명사파생 과정을 고려할 때 ‘므겁다’의 어간 ‘므겁-’은 ‘*믁-[重]+업(형용사파생접미사)’을 가정해볼 수 있다. 파생명사 ‘노/기픠’에서 각각 어근 ‘높-/깊-’을 분석할 수 있듯이 ‘므긔’[重]에서 ‘*믁-’을 추정할 수 있다. ¶고깃 므긔 비두리와 게 주쇼셔〈월석11:4ㄴ.〉
주073)
관(觀):관행(觀行). 마음으로 진리를 비추어 보고 그 진리에 따라 실천함. 자기의 본 성품을 밝게 비추어 보는 방법.
주074)
바랍고:약하고. 위태롭고. 한문 “觀劣心浮(관렬심부)”에서 ‘劣(열)’에 대한 번역. ¶弱 바라올 약광주판 〈천자24ㄱ〉. 殆 바라올 〈광주판 천자30ㄴ.〉
주075)
데:들떠[浮]. ‘:데·’의 어간 ‘데-’는 ‘:데-’와 ‘·-’가 합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이와 관련 있는 의미의 ‘:데-’를 찾기 어렵다. ¶불휘 업 데 마 쇽졀업시 닐어〈초발심20ㄱ〉. 덧덧디 아닌 데 목수 야〈초발심32ㄴ.〉
주076)
무명(無明):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번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잘못된 의견이나 집착 때문에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 상태.
주077)
반야(般若):지혜(智慧). 법의 실다운 이치에 계합한 최상의 지혜. 이 반야를 얻는 것이 성불이므로, ‘반야’는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며 어머니이다.
주078)
경계(境界):세력이 미치는 범위 또는 과보(果報)가 미치는 경역(境域).
주079)
룔:버릴. 버려야 할. 리-[捨]+오(의도법)+ㄹ(어미). 중세국어에서 어간 ‘리-’는 ‘버리다’[捨]는 뜻이고, ‘버리-’는 ‘벌이다[나열하다]’는 뜻으로 전혀 다른 단어였다.
주080)
육근(六根):눈·귀·코·혀·몸·뜻의 여섯 가지 기관. 이 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함으로 근(根)이라고 한다.
주081)
경(境):인식 작용이나 감각 작용의 대상, 또는 외부의 대상. 5식(識) 또는 6식에 대한 각각의 경, 즉 6경. 넓은 의미로는,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모든 대상을 일컬음.
주082)
좃디:좇지. 따르지. ‘좃-’은 기저형 ‘좇-’[隨]을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ㅊ’과 동일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간략 표기한 것임.
주083)
어륨:미혹됨. 어리석음. 어리-[愚]+움(명사형어미)+(보조사). 모음조화에 어긋나지만 ‘어룜’(←어리-+옴)〈원각,상2-1:29ㄱ〉도 나타남.
주084)
수상문(隨相門):① 어떠한 표준과 범주에 의하여 본래 자성을 목표로 하고 닦아가는 수행문으로, 성리에 비추어 산란을 대치하고 만법을 바로 공으로 관조하여 혼침과 난상(亂想)을 치수(治修)하여 무위의 본성에 들자는 것. ② 깨친 뒤 닦는 문에서 수상문을 논하는 입장은 그때그때에 필요한 방편과 길을 빌려서 닦아가는 것. 원리는 오득(悟得)하였다 할지라도 여러 생에 걸친 습기가 아직도 남아 있어 이를 제거할 때 부득이 대치 방법을 잠깐 빌리기 때문이다.
주085)
근기(根機):중생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 근(根)이란 어떤 것의 근본이 되는 힘을 말하며, 기(機)란 발동한다는 뜻.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는 능력.
주086)
망념(妄念):무명(無明)에서 비롯된 그릇된 생각.
주087)
재:가장. 극도로. ¶昏沈과 散亂애 재 힘 더야 장 며 장 다면〈사법어9ㄱ〉. 極 재 극〈자회,하15ㄴ.〉
주088)
정문(定門):선정(禪定)의 이치. 선정하는 방법.
주089)
흐로:흘러감을. 여기서는 ‘마음이 산란해지는 상황’을 뜻한다.
주090)
혼침(昏沉):마음을 어둡고 혼미하게 하는 마음의 여러 정신작용.
주091)
버거:다음으로. 벅-[次]+어(연결어미). 어간이 ‘벅-’임은 ‘벅게코져’〈원각,상1-2:75ㄴ〉 같은 예에서 확인된다.
주092)
혜문(慧門):지혜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으로, 불도의 교의를 이르는 말.
주093)
마자:맞아. 계합하여. 부합하여.
주094)
무기(無記):선·악·무기의 3성(性)의 하나. 법의 도덕적 성질을 3종으로 나눈 가운데서 선(善)도 악(惡)도 아닌 성질로, 선악 중의 어떤 결과도 끌어오지 않는 중간성을 말함.
주095)
대치(對治)논:‘대치’는 경계를 당해서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일어나는 번뇌를 끊는 것.
주096)
:함께. 역사적으로 ‘〉〉함께’로 변한 것은 ‘’과 ‘’가 긴밀 연접됨으로써 어두자음군 ‘ㅴ’의 첫 자음 ‘ㅂ’이 선행 음절 말음 ‘ㄴ’을 동화(양순음화)시킨 결과로 해석됨.
주097)
불성(佛性):부처를 이룰 근본 성품. 깨닫고 미혹하고에 관계없이 본래 중생에게 갖추어진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