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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음은 이름 없는 부처


목우자수심결언해:3ㄴ

問호 若言佛性이 現在此身인댄 旣在身中야 不離凡夫토소니 因何我今에 不見佛性고 更爲消釋야 悉令開悟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5ㄱ

무로 주001)
무로:
묻되. 묻기를. 묻-[問]+오(어미). 동사 어간 ‘묻다’는 오늘날과 같이 ‘ㄷ’ 불규칙용언.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연결될 때는 어간이 ‘묻-→물-’로 변동한다. 모음조화에 의거하였다면 ‘무루’였을 것이나 그 원칙에는 어긋남.
다가 佛性 주002)
불성(佛性):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근본 성품. 깨닫고 미혹하고에 관계없이 본래 중생에게 갖추어진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 부처나 중생이나 심지어 꿈적거리는 미물(微物)에 이르기까지 그 자성(自性)에 있어서는 차등이 없음.
이 이 모매 現在라 주003)
현재(現在)라:
나타나 있다. 오늘날에는 “지금 시간, 현세(現世)” 등 명사로만 쓰이나 중세어 자료에는 한자의 기본 자석(字釋)대로 존재·상태를 나타내는 동사 어근으로 쓰임. ¶이 經은 如來 現在야도 오히려 怨嫉리 하곤〈월석15:49ㄱ.〉
닐올딘댄 주004)
닐올딘댄:
말할 것 같으면(=것이면). 어간 ‘닐ㅇ-’(모음 어미 앞에서 ‘니-’의 이형태)는 구결문 “言…인댄”에 대한 번역. 통합형 어미 ‘-(오/우)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마 주005)
마:
이미[已]. 다 끝나거나 지난 일을 이를 때 쓰는 말. ‘벌써’, ‘앞서’의 뜻을 나타낸다. 불성(佛性)은 중생으로 태어나면서 갖추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과거의 일로 표현함.
모매 이셔 凡夫 주006)
범부(凡夫):
성자(聖者)의 반대말. 깨닫지 못한 어두운 중생. 견도[見道=처음으로 지혜를 얻어 번뇌와 미혹(迷惑)을 벗어나 진리를 보는 단계] 이전 단계에 있는 모든 중생.
애 여희디 아니도소니 주007)
아니도소니:
아니하니. 용언의 어간 뒤에 붙어 ‘-으니’ 정도의 뜻을 나타냄. ¶모딘 이 므엽도소니 므스므라 바 나오나뇨〈석상6:19ㄴ.〉
엇뎨 나 이제 佛性 보디 몯뇨 다시 사겨 다 알에 주008)
알에:
알게[悟]. 깨닫게. 16세기 중반까지 나온 문헌에서는 ‘ㄹ’ 말음 어간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게, -고;과 등)가 연결되면 ‘ㄱ’을 후음 ‘ㅇ’로 약화 표기하였다. ¶上根은  번 듣고 곧 알어니와〈금강,서6ㄱ〉. 果實와 믈와 좌시고〈월석1:5ㄴ.〉
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묻되, “만약에 불성(佛性)이 이 몸에 나타나 있다고 말할 것 같으면, 이미 몸에 있어 범부(凡夫)에서 떠나지
(=벗어나지)
아니하니
(=못하니)
, 어째서 나는 지금 불성(佛性)을 보지 못하는가? 다시 새겨
(=풀이하여)
모두 알게
(=깨닫게)
하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3ㄴ

答호 在汝身中커늘 汝ㅣ 自不見니 汝ㅣ 於十二時中에 知飢知渴며 知寒知熱며 或嗔或喜ㅣ 竟是何物오 且色身은 是地水火風四緣所集이라 其質이 4ㄱ頑而無情니 豈能見聞覺知리오 能見聞覺知者ㅣ 必是汝의 佛性이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5ㄱ

對答호 네 모매 잇거 네 보디 몯니 네 十二時 주009)
십이시(十二時):
하루 24시간. 옛날에는 자시(子時)에서 해시(亥時)까지 하루를 24시간이 아니라 12시간으로 나누었음. 1시(時)는 오늘날의 2시간에 해당되므로 하루 24시간임.
中에 골폼 주010)
골폼:
배고픔. 한문 “知飢知渴(지기지갈)”에서 ‘飢’에 대한 번역. 곯-[]+브(형용사 파생접미사)+움(명사형어미). ‘골프다〉고프다’의 변화는 17세기 문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삿기  골하 거든 매 닛디 몯다〈석상11:41ㄱ〉.  골파 몯 녀더시니〈월석20:43ㄱ〉. 흉년의 가히   고프디 아니니〈1660 구황보유-윤3ㄴ.〉
알며 渴홈 알며 치움 주011)
치움:
추움. 추운 것. 한문 “知寒知熱(지한지열)”에서 ‘寒’에 대한 번역. 칩-[寒]+움(명사형어미). 대체로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는 ‘치’이, 이후부터는 ‘ㅸ’의 폐지로 ‘치움’으로 표기된다. ¶치과 더과 과 비와 골폼과 목롬〈월석7:53ㄴ〉. 치움과 더움괘 올마 흘러 漸漸 이 니르로다〈능엄2:6ㄴ.〉
알며 더움 알

목우자수심결언해:5ㄴ

며 시혹 怒며 시혹 깃 주012)
깃:
기꺼워하는. 기뻐하는. -[喜]+(현재시제 관형사형어미). 어간의 기저형 ‘-’은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이 확인되지만, 그 뒤에 자음 어미나 접미사 또는 휴지가 오면 ‘깃-’으로 자음군단순화가 일어난다. 접미사 ‘-브-’와 결합하여 형용사 ‘깃브-’가 파생한 것이다. ¶喜 깃글씨니〈월석9:42ㄱ〉. 喜 깃글 희〈1576 신유,하3ㄱ〉. 喜 깃블씨니 衆生 즐겁긔 씨라〈석상9:6ㄴ.〉
거시 매 주013)
매:
끝에. 궁극(窮極)에. [末]+애(부사격). 한문 “竟是何物(경시하물)”에서 ‘竟(경)’에 대한 번역. ‘’은 “어떤 일이나 과정, 절차 따위가 끝나다.”는 뜻의 ‘-’에 명사 파생접사 ‘-’이 결합한 파생명사.
므스것고 주014)
므스것고:
무엇인가? 무슨 것인가? ‘므스’계 대명사로 ‘므스, 므슴; 므슥’ 등이 사용되었는데, 그 중 ‘므슥’만 ‘므스기/므스글’처럼 완전한 곡용을 한다. 의문사 ‘므스’와 관계되어 의문법의 보조사 ‘고’가 쓰인 것인데, 이처럼 의문사 ‘므스’가 있어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의문에는 ‘고’가 쓰이지만, 의문사가 없었다면 판정의문의 ‘가’가 쓰이는 것이 중세국어 의문법의 질서였다.
 色身은 이 콰 주015)
콰:
땅과. ㅎ[地]+과(공동격조사). 공동격 ‘과/와’가 열거의 기능으로 쓰일 때는 마지막 체언에까지 ‘과/와’가 붙는 것이 현대국어와 다른 점이다. ¶四大 콰 믈와 블와 괘라〈석상20:43ㄱ.〉
믈와 주016)
믈와:
물과. 대체로 16세기 중반까지의 문헌에서는 ‘ㄹ’ 말음 어간 뒤 또는 서술격조사 ‘ㅣ(i)’나 하향중모음 ‘j’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과;-게, -고 등)가 결합하면 ‘ㄱ→ㅇ’로 약화 표기되었다. 15·16세기 문헌에서 ‘물’은 ‘무리’[衆]를, ‘믈’은 ‘물’[水]을 뜻하는 말로 분명히 구별 사용되었다.
블와 과 네 緣 주017)
네 연(緣):
사연(四緣). 모든 것들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넓은 의미의 원인. 즉 조건을 넷으로 분류한 것. 직접적 원인인 인(因)을 돕는 간접적인 원인. 지(地=땅)·수(水=물)·화(火=불)·풍(風=바람).
의 모 거시라 그 모미 頑야 주018)
완(頑)야:
둔하여. 무디어. ¶頑  사오나올씨오〈능엄8:127ㄴ.〉
 업스니 엇뎨 能히 보며 드르며 알리오 能히 보며 드르며 아 거시 반기 이 너의 佛性이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답하되, “〈불성이〉 네 몸에 있거늘
(=있는데)
네가 〈그것을〉 보지 못하나니, 너는 12시
(=하루 24시간)
중에 배고픔을 알며 목마름을 알며, 추운 것을 알며 더운 것을 알며, 혹은 노하고 혹은 기뻐하는 것이 끝
(=궁극)
에 이 무엇인가? 또 색신(色身) 이것은 땅[地]과 물[水]과 불[火]과 바람[風] 네 가지 연
(緣=인연/조건)
이 모인 것이라. 그 몸이 둔하여 뜻이 없으니 어떻게 능히 보며 들으며 알겠는가
(=깨닫겠는가)
? 능히 보며 들으며 아는 것이어야 분명히 이것이 너의 불성(佛性)이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ㄱ

故로 臨際云샤 四大ㅣ 不解說法聽法며 虛空이 不解說法聽法고 只汝目前에 歷歷孤明 勿形段者ㅣ 始解說法聽法이라 시니 所謂勿形段者 是諸佛之法印이며 亦是汝의 本來心也ㅣ니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5ㄴ

그럴 臨際 주019)
임제(臨際):
임제가. 임제 스님이. 臨際(림졩)+Ø(무형의 주격조사). 체언 말음이 ‘ㅣ’(i, j)로 끝나면 조사의 형태가 생략되었다. 임제 의현(義玄: ?~867) 당나라 선종 때 중국스님. 황벽희운(黃蘗希運)의 법을 이어 선종 5가(家)의 하나인 임제종을 열었음.
니샤 四大 주020)
사대(四大):
물질계를 구성하는 지(地)·수(水)·화(火)·풍(風)의 네 가지 원소.
說法 주021)
설법(說法):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는 것. 중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써 불법(佛法)의 이치를 가르쳐 주는 것.
聽法 주022)
청법(聽法):
부처님의 법문(法門)을 듣는 것. 법문(法門)은 부처님의 가르침[法]을 들으면 지혜의 문(門)으로 들어가므로 이같이 표현함.
을 아디 몯며 虛空이 說法 聽法을 아디 몯고 주023)
몯고:
(…지) 못하고. 부정(否定)의 보조동사 ‘몯-’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고, -거- 등)가 오면 ‘’가 수의적으로 생략되기도 하였다. ¶字句를 아디 몯고 구틔여 올호라 고〈월석23:5ㄴ〉. 아디 몯거니〈능엄4:91ㄴ〉. 아디 몯거니와〈능엄9:47ㄱ.〉
오직 네 눈 알 주024)
알:
앞에. 앒[前]+(처소의 부사격조사). 보편적으로 체언 말음의 모음의 종류에 따라 ‘애/에/예’가 구분되어 쓰였으나 어떤 단어는 관형격조사와 동일한 형태의 처소부사격조사 ‘/의’를 고정적으로 선택하였는데 이를 특이처격어(特異處格語)라 부른다. ‘낮,밤,나조ㅎ,나모,ㅎ’ 등은 ‘’를, ‘집,,우ㅎ,녁,밑’ 등은 ‘의’를 취하였다.
번드기 주025)
번드기:
뚜렷이[歷歷]. 번듯이. 확실히.
로 주026)
로:
따로. 남달리. 구결문 “歷歷孤明”에서 ‘孤(고)’에 대한 번역. ‘로’의 제2음절 모음 ‘ㅗ’의 영향으로 제1음절의 ‘→’로 동화한 예로, 수의적인 현상임. ¶特은  므리예 로 다씨라〈석상6:7ㄱ〉. 卓 로 난 이라〈원각,서2ㄴ.〉
 얼굴 주027)
얼굴:
모습. 형체(形體). 한문 “勿形段者(물형단자)ㅣ”에서 ‘形(형)’에 대한 번역. 15세기 국어에서 ‘얼골/얼굴’은 [안면(顔面)]이 아니라 [형체(形體)]의 뜻을 나타냈다. 근대국어 시기, 예컨대 1748년 동문유해에 ‘얼굴’(상18)이 [안면]으로 쓰인 예가 나타난다.
몯 거시 說法 聽法을 아니라 시니 니샨 얼굴 몯홀 거 이 諸佛ㅅ 法印 주028)
법인(法印):
법인(法印: dharma mudra)은 진리[法]의 표치(標幟)라는 말이다. 불교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 삼법인(三法印)이므로 이를 ‘불교의 깃발’이라 부르기도 한다. 3법인은 제행무상(諸行無常)·제법무아(諸法無我)·일체개고(一切皆苦)의 형식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체개고’ 대신 열반적정(涅槃寂靜)을 넣어 ‘삼법인’이라는 경우가 더 많다.
이며  이 너의 本來ㅅ 心 주029)
본래(本來)ㅅ심(心):
본래(本來)의 마음. 즉 어떤 실상이 전해 내려온 그 처음의 마음[心]. ‘마음’은 모든 존재를 정신과 물질로 구분할 때의 정신.
이니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러므로 임제(臨際) 스님이 말씀하시되, “사대
(四大=땅·물·불·바람)
가 설법(說法)·청법(聽法)을 알지 못하며, 허공
(虛空=텅 빈 하늘)
이 설법(說法)·청법(聽法)을 알지 못하고 오직 네 눈앞에 뚜렷이 따로 밝은 모습
(=형체)
나타나지 못하는 그것이 설법·청법을 아느니라.” 말씀하셨으니, 이르신바 모습 〈나타내지〉 못하는 이것이 여러 부처님의 법인(法印)이며 또 이것이 너의 본래(本來)의 마음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ㄱ

則佛性이 現在汝身커니 何假外求ㅣ리오 汝ㅣ 若不信커든 略擧古聖入道因緣야 令汝除疑호리니 汝須諦信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5ㄴ

佛性이 네 모매 現在커니 주030)
현재(現在)커니:
현재(現在)하거니. 나타나 있는데. 現在-+-거니. ‘-거니’는 주로 동사, 형용사 어간 뒤에서, 1인칭 이외의 주어와 함께 쓰여 이미 정해진 어떤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것이 다른 사실의 전제나 조건이 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흔히 뒤에는 의문 형식이 온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X-’ 어간에 무성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거-, -, -디 등)가 통합할 때는 ‘-’의 ‘ㆍ’가 탈락하고 ‘X커-/X/X티’ 등으로 축약된다. ¶부톄 現在커든〈원각,하3-2:12〉. 오샛 구스리 現在니라〈법화4:41ㄱ.〉
엇뎨 밧긔 求호 브트료 주031)
브트료:
의지하리오? 의지하겠는가? 구결문 “何假外求(하가외구)ㅣ리오”에서 ‘假(가)…ㅣ리오’에 대한 번역. 오늘날에는 ‘(…에) 의지하다/기대다’처럼 활용하지만, 중세국어 시기에는 목적격조사 ‘/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네 다가 믿디 아니커든 져기 주032)
져기:
조금. 적이. 간략히. 한문 “略擧古聖入道因緣(략거고성입도인연)야”에서 ‘略(략)’에 대한 번역. 젹-[少]+이(부사파생접사). 서술어 ‘들다’[擧] 즉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하여 사실을 가져다 대다”는 뜻을 분명하게 함.
녯 聖人ㅅ 道애 드르샨 因緣 주033)
인연(因緣):
인(因)과 연(緣). 결과를 낳게 하는 직접적 또는 내부적 원인과 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 하는 간접적 또는 외부적 원인. 원인과 조건.
 드러 널로 주034)
널로:
너로. 너로 하여금. 구결문 “令汝除疑호리니”에서 ‘令汝(령제)’에 대한 번역. 1음절 대명사[이, 그, 뎌 나, 너, 저 등]와 도구의 부사격 ‘로’의 곡용은 ‘대명사+ㄹ로’로 실현된다. ¶일로 아래 三世옛 道理 가지론 주를 니르시니〈석상13:50ㄱ〉. 글로 오미[爾來]〈법화5:160ㄴ〉. 뎔로 便安케 고〈영가,상31ㄱ〉. 날로 解脫케니〈능엄7:27ㄱ.〉
疑心을 덜에 주035)
덜에:
덜게. 없애게. 구결문 “令汝除疑호리니”에서 ‘除(제)’에 대한 번역. 덜-[除]+에(어미 ‘-게’의 이형태).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전반기에 간행된 관판문헌에서는 ‘ㄹ’ 및 서술격조사[i]와 j계 하향중모음[ㅐ/ㅒ/ㅔ/ㅖ/ㅙ/ㅚ/ㅞ/ㅟ/ㅢ 등] 아래에서 ‘ㄱ’으로 시작하는 조사[과, 고 등]나 어미[-게, -고 등]를 후음 ‘ㅇ’[ɦ]로 약화 표기하는 규칙이 있었다. ¶사마다 수 알에 야〈월석,서12ㄴ〉. 믈와 블와  〈석상3:33ㄴ〉. 여희에〈석상21:41ㄱ.〉
호리니 네 모 仔細히 주036)
자세(仔細)히:
사소한 부분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히.
미드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불성(佛性)이 네 몸에 나타나 있는데 어찌 밖에서 구함에 의지하겠는가? 네가 만약에 믿지 아니한다면
(=못한다면)
적이
(=간략히)
옛 성인(聖人)이 도(道)에 들어가신 인연(因緣)을 들어 너로 〈하여금〉 의심(疑心)을 덜게 해줄 것이니 너는 반드시 자세히(仔細)히 믿으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ㄱ

昔에 異見王이 問婆羅提尊者

목우자수심결언해:4ㄴ

曰何者ㅣ 是佛이고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5ㄴ

주037)
녜:
옛날. 아주 먼 과거에. 구결문 “昔(석)에”에 대한 번역. 여기서는 부사로 기능함. ‘녜〉예’의 변화는 17세기 자료 계녀서에 여러 개가 나타남. ¶옛 사람이 구를 한가지 잇스되 우암 션 계녀셔.〉
異見王 주038)
이견왕(異見王):
남천축(南天竺) 향지국(香至國)의 왕. 보리달마(菩提達磨)의 조카[姪]. 처음에는 사견(邪見)에 빠져 인과보응의 도리를 부정하고 삼보(三寶)를 경멸했으나, 바라제(婆羅提)의 교화를 받아 참회함. 앞에서 언급한 ‘古聖入道(고성입도)’ 즉 “도(道)에 들어가신 옛 성인” 중의 한 사람.
波羅提

목우자수심결언해:6ㄱ

尊者
주039)
파라제존자(波羅提尊者):
남천축(南天竺) 육종(六宗) 중의 하나인 무상종(無相宗)의 지자(智者)였으나 보리달마(菩提達磨)의 변론을 듣고 본심을 깨달은 뒤에, 사견(邪見)에 빠진 이견왕(異見王)을 제도함. 사라사(娑羅寺)에서 중이 되어 오사바삼장(烏娑婆三藏)에게 수학함. 앞에서 말한 고성.
묻와 주040)
묻와:
물어. 묻자와. 여기서 ‘’은 객체(客體)ㅡ일반적으로는 부사어 명사와 목적어 명사를 합친 뜻으로 씀―에 해당하는 ‘파라제존자(波羅提尊者)’에 대한 존대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환경에 따라 여러 이형태가 쓰였다. ① ‘--’은 선행 용언의 어간 말음이 ‘ㄷ, ㅈ, ㅊ’이며 자음 어미 앞에서, ② ‘--’은 어간 말음이 모음이거나 ‘ㄴ, ㄹ(ㄹ탈락), ㅁ’이며 자음 어미 앞에서, ③ 그 밖의 자음 뒤이며 자음 어미 앞에서는 ‘--’으로 표기되었다. 이 선어말어미 뒤에 모음 어미나 매개모음을 가지는 어미가 통합될 때는 각각 ‘, , ’으로 교체 표기되었다.
닐오 어늬 주041)
어늬:
어느 것이. 어느[何]+ㅣ(주격조사). 오늘날 ‘어느’는 관형사로만 쓰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① 관형사, ② 부사(어찌), ③ 대명사 등 3가지로 쓰였다. ¶① 어느 날오[何日]〈두초21:16ㄴ〉. ② 어느 다 리〈월곡1장.〉
부톄고 주042)
부톄고:
부처[佛]입니까? 부텨+ㅣ(서술격)+고.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 의문사 ‘어늬’와 관계되어 의문법의 보조사 ‘고’가 쓰인 것임. 중세국어에서는 의문사로써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의문에는 ‘고/오’가, 의문사가 없이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판정의문에는 ‘가/아’가 쓰였다. 현재는 동남방언과 동북방언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그 밖의 방언에서는 문어에 화석으로 일부가 보일 뿐 사용되지 않는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옛날 이견왕(異見王)이 파라제존자(波羅提尊者)께 물어 이르기를, “어느 것이 부처[佛]입니까?”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ㄴ

尊者曰見性이 是佛이다 王曰師ㅣ 見性否ㅣ가 尊者曰我ㅣ 見佛性호다 王曰性在何處ㅣ고 尊者曰性在作用니다 王曰是何作用인고 我今不見야다 尊者曰今에 現作用샤 王自不見시다 王曰於我에 有否ㅣ가 尊者曰王若作用이신댄 無有不是코 王若不用이신댄 體亦難見이니다 王曰若當用時예 幾處에 出現이니고 尊者曰若出現時ㅣ 當有其八니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6ㄱ

尊者 주043)
존자(尊者):
성자(聖者). 현자(賢者). 덕 있는 스님을 공경하는 칭호.
ㅣ 니샤 性 보니 주044)
보니:
본 것. 본 것이. 보-[見]+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구결문 “見性이”에 대한 번역. ‘불성’은 유정체가 공유하므로 ‘見性(견성)이’에 대한 ‘性 보니’를 “본 사람이”로 풀이하지 않았다.
부톄다 주045)
부톄다:
부처입니다. 부텨[佛]+ㅣ-(서술격조사)+(상대높임법 선어말)+다(종결어미).
王이 닐오 師ㅣ 性을 보시니가 주046)
보시니가:
보셨습니까? 보-[見]+시(주체높임법 선어말)+니+(상대높임법 선어말)+가(보조사). ‘--’은 의문문에서 ‘쇼셔’체의 상대높임법 표지로, 판정의 의문형 ‘-니/리…가/고’ 사이에서 실현되는 선어말어미.
몯시니가 尊者ㅣ 니샤 내 佛性을 보다 주047)
보다:
보았습니다. 보-[見]+오(1인칭활용 선어말)+(상대높임법)+다(종결어미). ‘보다’의 ‘보-(평성)’에 ‘-오-(거성)’가 축약된 사실은 ‘:보·다’로 상성으로 변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나 齋米 求야 온 디 아니라 大王 보라 오다〈월석8:90ㄴ.〉
王이 닐오 주048)
성(性):
어떤 것의 본체(本體)를 이루는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것. 어떤 사물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
 어느 고대 잇니고 주049)
잇니고:
있습니까?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인데, 의문형 어미 ‘리/니…가/고’의 사이에 삽입된 경우이다. 여기서는 의문사 ‘어느’와 관계되어 의문법의 보조사 ‘고’가 쓰인 것임. 15세기 국어에서는 대체로 의문사를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의문에는 ‘고/오’가 쓰이며, 의문사 없이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판정의문에는 ‘가/아’가 쓰였다.
尊者ㅣ 니샤 性이 作用 주050)
작용(作用):
움직여 기능을 발휘하는 것. 활동. 실행하는 것.
애 잇니다 王이 닐오 이 어늬 作用인고 내 이제 보디 몯야다 尊者ㅣ 니샤 이제 번드기 作用샤 王이 걔 주051)
걔:
자기가. 스스로. 스스로가. ‘갸’는 중세국어 재귀대명사로서 ‘저’는 평칭, ‘갸’는 ‘저’의 존칭으로 쓰였다. 갸+ㅣ(주격조사). 아주 드물게 단독형으로 ‘걔’로 나타난 경우도 있다. ¶四衆의 맷 疑心을 알며 걔도 아디 몯야〈법화1:161ㄴ.〉
보디 몯시다 王이 닐오 내게 잇니가 업스니가 尊者ㅣ 니샤 王이 다가 作用샬딘댄 주052)
작용(作用)샬딘댄:
작용하실 것 같으면. 움직여 기능을 발휘할 것 같으면.
이 아니니 업고 王이 다가 作用 아니 샬딘댄 주053)
체(體):
절대 평등한 본체. 만물의 일정불변한 모양.
ㅣ  보미 어려우니다 王이 닐오 다가 作用 주054)
:
때를. [時]+ㄹ(목적격조사). 주격조사 ‘이’와 통합되면 ‘’, 처소의 부사격조사와 결합하면 ‘’로 형태가 바뀌었다. 16세기 국어에서는 ‘시(時)’를 의미하는 어휘로 사용된 어휘 중 ‘’만 실질명사이고 ‘時, , 니’ 등은 의존명사로 쓰였다.
當야 주055)
몃:
몇. (흔히 의문문에 쓰여) 뒤에 오는 말(여기서는 ‘곧’)과 관련된 수를 물을 때 쓰는 말로 관형사. ‘몇→몃’은 팔종성가족용법에 따른 표기. 종성부용초성 표기를 지향한 용비어천가에서도 ‘몇’은 ‘몃’으로 8종성법을 따랐다. ¶몃 間ㄷ지븨 사시리고〈용가110〉.  무로 眷屬 며치니고〈석상24:46ㄴ.〉
고대 낟니고 주056)
낟니고:
나타납니까? 구결문 “出現이니고” 낱-[現]+(현재시제)+니++고. ‘낱-→낟-’은 팔종성 제한 규정에 따른 표기. 15세기에 이미 ‘나타나-’(←낱-[現]+아#나-[出])로 된 합성어가 자리잡았다. ¶了 나씨니〈법화1:6ㄴ〉. 顯은 번드기 나타날씨라〈월석10:12ㄴ〉. 顯 나타날 현〈신유,하62ㄱ.〉
尊者ㅣ 니샤 나 주057)
:
때가. [時]+이(주격조사)→. ¶이  부텻 나히 닐흔 나히러시니〈석상13:1ㄱ.〉
반기 여들비 잇나니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파라제〉 존자(尊者)가 이르시길, “성
(性=본성)
을 본 것, 이것이 ‘부처’입니다.” 왕
(王=이견왕)
이 이르되, “사(師)는 성(性)을 보셨습니까? 못 보셨습니까?” 존자(尊者)가 이르시되, “나는 불성(佛性)을 보았습니다.” 왕이 이르되, “성(性)은 어느 곳에 있습니까?” 존자가 이르시길, “성(性)은 작용(作用)에 있습니다.” 왕이 이르되, “이 어느 것이 작용(作用)인가, 나는 지금 보지 못합니다.” 존자(尊者)가 이르시되, “지금 〈불성이〉 뚜렷이 작용하시되 왕이 스스로 보지 못하십니다.” 왕(王)이 이르되, “내게 있습니까, 없습니까?” 존자가 이르시되, “왕이 만약에 작용하실 것 같으면 이것
(=불성)
아닌 것이 없고, 왕이 만약에 작용하지 아니하실 것 같으면 체(體)도 보기 어렵습니다.” 왕이 이르되, “만약에 작용할 때를 당하여(서는) 몇 곳
(=군데)
에 나타납니까?” 존자가 이르시되, “나타나는 때가 마땅히 여덟 곳이 있습니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4ㄴ

王曰其八出現

목우자수심결언해:5ㄱ

을 當爲我說쇼셔 尊者曰在胎曰身이오 處世曰人이오 在眼曰見이오 在耳曰聞이오 在鼻辨香코 在舌談論코 在手執捉고 在足運奔야 徧現면 俱該沙界코 收攝면 在一微塵니 識者 知是佛性커든 不識者 喚作精魂니다 王聞고 心即開悟니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6ㄱ

王이 닐오

목우자수심결언해:6ㄴ

 그 여듧 나토 주058)
여듧 나토:
여덟 군데 나타남을. 여덟 군데는 본문에 있다. 구결문 “其八出現을”에서 ‘八出現’에 대한 번역. ‘나토’은 ‘낱-[現]+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로 분석된다.
반기 날 爲야 니쇼셔 尊者ㅣ 니샤 胎예 주059)
태(胎)예:
태(胎)에. ‘태’는 태반이나 탯줄과 같이 태아(胎兒)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조직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胎예’는 명사 ‘胎’의 한자음이 j-계 하향이중모음(ㆎ)이므로 처소의 부사격조사로 ‘예’가 연결된 것이다.
잇닐 주060)
잇닐:
있는 것을. 잇-[在]+(현재시제)+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ㄹ(목적격조사). 15세기에는 ‘이’를 문법형태소로 인식했음인지 관형사형 어미 ‘-ㄴ, -ㄹ’ 뒤에 의존명사 ‘이’가 통합될 때 후행어의 초성에 ‘-니, -리’처럼 연철(連綴)하였다. 그러나 어휘형태소인 ‘일’[事]이 올 때는 분철하여 구분이 되었다. ¶① 드트릐 닐 닐오 微오〈능엄3:68ㄴ〉. ② 佛道 求리〈월석15:40ㄴ〉. ③ 몸 이[敬身]〈번소8:43ㄱ.〉
닐오 모미오 世예 잇닐 닐오 사미오 누네 잇닐 닐오 보미오 귀예 잇닐 닐오 드루미오 고해 주061)
고해:
코에. 고ㅎ[鼻]+애(부사격조사). ‘고〉코’로 어두음에서 유기음화한 예는 17세기 문헌에는 다수가 나타나고, 중세국어에서는 16세기 전기 자료인 훈몽자회(1527)에서는 극히 적은 수효로 나타난다. ¶齈 콧물 . 涕 곳믈 톄〈자회,상15ㄴ.〉
이션 주062)
이션:
있어서는. ‘애/에/예/Ø’[처격] 뒤에 ‘이션’이 이어지는 구조로 나타나며, 오늘날의 “에서는”과 거의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이시-[在]+어(어미)+ㄴ(보조사). ¶(毗婆舍那) 因에 이션 닐오 止觀이오 果애 이션 닐오 定慧라〈영가,상8ㄱ.〉
香 오 주063)
오:
가리고. 분간하고. -[辨]+오(어미 ‘-고’의 이형태). 16세기 중반 문헌까지는 ‘i’ 또는 ‘j’로 끝나는 어간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문법형태소(-고, -거 등)가 오면 ‘ㄱ→ㅇ’로 약화되는 규칙의 적용을 받았다. 어간 ‘-’는 근대국어 시기에는 ‘희-’로도 쓰였으며, 유성음 사이에서 ‘ㅎ’이 약화되고 다시 ‘~릐〉가리’처럼 단모음화와 아래아(·)의 비음운화를 거쳐 ‘가리-’로 정착되었다.
혀에 이션 말고 소내 이션 잡고 바래 이션 뮈여 주064)
뮈여:
움직여. 뮈-[動]+여(어미 ‘어’의 음운론적 이형태). 어간말 모음 ‘ㅟ’[uj]의 영향으로 어미 ‘-어’ 앞에 활음 ‘j’가 첨가됨. 이 동사 어간에 모음 어미가 올 때 ‘뮈-’형과 활음 ‘ㅣ(j)’가 탈락된 ‘무-’형의 2가지로 실현되었다. ① 뮈옛니〈두초8:70〉, 뮈유메〈두초7:29〉. ② 무여〈두초20:20〉, 무유미〈내훈3:69〉. ¶動 뮐씨오 起 니와씨오〈월석2:14ㄱ.〉
라 주065)
라:
달려. -[奔]+아(어미). ‘다’는 ‘ㄷ’불규칙 용언. ¶馳  티. 奔  분〈신유,상14ㄴ〉. 安樂國이 바 逃亡야 다가 그짓   죠 맛나니〈월석8:98ㄴ.〉
너비 現면 沙界 주066)
사계(沙界):
항하(恒河)의 모래와 같이 수많은 세계라는 말.
 다 리고 주067)
리고:
꾸리고. 포함하고. 구결문 “俱該沙界코”에서 ‘該…코’에 대한 번역. ¶該  〈신유,하57ㄱ〉. 擁 릴 씨라〈석상21:24ㄴ.〉
거두워 주068)
거두워:
거두어. “收攝(수섭)면”에서 ‘收’에 대한 번역.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한데 모아. 거두-+w(활음)+어(어미). 활음(w) 첨가. 일반형은 ‘거두어’임. ¶뎌 들 거두어 敎 니와샤 알에 노라〈반야12ㄴ.〉
자면  微塵 주069)
미진(微塵):
아주 작은 티끌이나 먼지. ¶微塵  드트리니〈월석20:26ㄴ.〉
에 잇니 아닌 주070)
아닌:
아는 이는. 아는 사람은. “識者(식자)”에 대한 번역. 알-[識]+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ㄴ(보조사).
이 佛性인 알어든 주071)
알어든:
알거든. 알-[知]+어든(통합형어미 ‘-거든’의 이형태). 15세기 국어에는 ‘ㄹ’로 끝나는 어간 말음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게, -거-;과 등)가 결합할 때 ‘ㄱ’ 대신에 후음 ‘ㅇ’로 표기하는 규칙이 존재하였다.
아디 몯닌 精魂 주072)
정혼(精魂):
죽은 사람의 영혼.
이라 니니다 王이 듣고 미 즉재 주073)
즉재:
곧. 즉시(卽時). 구결문 “心即開悟니라”에서 ‘即(즉)’에 대한 번역. 15세기 문헌 중 정음창제 초기문헌에는 ‘즉자히’가 우세하고 후대로 갈수록 ‘즉재’형이 많아져 17세기 동국신속삼강행실도언해 2개 예를 제외하고는 ‘즉재’로 통일되어 간다. 목우자수심결언해(1467) 이전 문헌에 사용된 고유어 사용 경향으로 본다면 석보상절과 삼강행실도에는 ‘즉자히’형만, 능엄경언해·법화경언해·영가집언해·아미타경언해·원각경언해에는 ‘즉재’형만 나타난다. 그러나 월인석보·금강경언해·구급방언해에는 ‘즉자히’형과 ‘즉재’형이 혼용되어 나타난다. 한자어인 ‘卽時(즉시)예’는 세력이 우세하지는 않지만 여러 문헌에 고르게 나타난다. 국어음운사의 관점에서 보면 ‘즉자히’형이 구형이고, 모음 사이에서 ‘ㅎ’의 약화·탈락에 이어 축약된 어형인 ‘즉재’형이 신형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아니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왕이 이르길 “그 여덟 〈군데〉 나타남을 나를 위하여 마땅히 말씀해주소서.” 존자가 이르시길, “태(胎)에 있는 것을 ‘몸’이라 말하고, 세상에 있는 것을 ‘사람’이라 말하고, 눈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이라 말하고, 귀에 있는 것을 ‘들음’이라 말하고, 〈그것이〉 코에 있어서는 향(香)을 가리고
(=분간하고)
, 혀에 있어서는 말을 하고, 손에 있어서는 잡고, 발에 있어서는 움직이고 달려 널리 나타나면 사계(沙界)를 모두 꾸리고
(=포함하고)
, 거두어 잡으면 하나의 미진
(微塵=가는 티끌)
에 있으니, 아는 이는 이것이 불성(佛性)인 것을 아는데, 알지 못하는 이는 정혼(精魂)이라고 말합니다.” 왕이 듣고 마음이 즉시 열리어 알았다
(=깨달았다.)
.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6ㄴ

又僧이 問歸宗和尙호 如何是佛오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7ㄱ

 僧이 歸宗和尙 주074)
귀종화상(歸宗和尙):
귀종화상께. 귀종화상의 생몰연대는 미상이며, 마조도일(馬祖道一)이 그의 법사(法嗣)임. ‘법사’는 법통(法統)을 이어받은 후계자. 중국의 여산(廬山) 귀종사(歸宗寺)에 주석하였다. 대사는 눈이 중동(重瞳)이었는데, 약 묻은 손으로 눌렀더니 눈알이 붉어져 세상에서 적안귀종(赤眼歸宗)이라 불렸다 한다. 시호는 지진선사(至眞禪師).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권7) 및 『선문염송(禪門拈頌)』(권29)에 게송 1수(首)가 들어 있다. 여기에 인용된 것은 제자 부용영훈(芙蓉靈訓)과의 문답으로 알려져 있다. ‘’는 오늘날 ‘에게’의 높임말인 ‘께’의 중세국어 어형으로서, 어떤 행동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내는 격조사이다. 15세기 문헌에는 ‘ㅅ긔’로도 표기되었으며, 이와 동일한 기능을 가진 이형태 ‘ㅅ게/’와 공존하였다. ¶定社之聖ㅅ긔 뉘 아니 오리〈용가99〉. 王ㅅ게 도로 오나〈월석25:112ㄱ〉. 諸佛 한 德 미틀 시므샤〈법화1:37ㄴ.〉
묻오 주075)
묻오:
묻자오되. 묻되. ‘묻-’의 부사어 명사인 ‘귀종화상’이 어느 승(僧)보다 상위자이고, 어간 말음이 ‘ㄷ’으로 끝나므로 객체높임 선어말어미 ‘--’이 쓰인 것임. 객체높임법은 목적어명사나 부사어명사가 주어명사보다 높을 때 실현되는 문법적 절차이다.
엇더니 주076)
엇더니:
어떠한 이가. 어떠한 것이. 구결문 “如何是佛오”에서 ‘如何(여하)’에 대한 번역. 엇더-[如何]+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부톄고 주077)
부톄고:
부처입니까? 부텨[佛]+이-(서술격조사)+(선어말)+고(의문법어미).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로 의문형어미 ‘이…고’ 사이에 삽입되었다. 의문을 표시하는 ‘엇더’와 관여되어 의문법의 어미 ‘고’가 선택된 것이다. 15세기 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의문사가 있고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 의문문에서는 ‘고/오’가 쓰였고, 의문사가 없고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판정 의문에서는 ‘가/아’가 쓰였다.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또 〈어떤〉 스님이 귀종화상(歸宗和尙)께 묻자오되, “어떠한 것이 ‘부처’입니까?”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6ㄴ

宗云我今에 向汝道호려니와 恐汝ㅣ 不信노라 僧云和尙誠言을 焉敢不信리고 師云即汝ㅣ 是라

목우자수심결언해:7ㄱ

僧云如何保任리고 師云一翳ㅣ 在眼면 空花ㅣ 亂墜니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7ㄱ

宗이 니샤 내 이제 너려 주078)
너려:
너더러. 너에게. 너한테. 너[汝]+려(조사). 구결문 “向汝道호려니와”에서 ‘向汝(향여)’에 대한 번역. ‘려’는 동사 ‘리-’[率]에 어미 ‘-어’가 결합한 형식이 조사로 문법화한 부사격조사로, 여기서는 사람을 나타내는 체언(‘너’) 뒤에 붙어 어떤 행동(‘말함’)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낸다. 출발점 처소의 ‘브터’[←븥-+어], 차등 비교의 ‘두고’[←두-+고] 등도 동일하게 설명된다. 이때 ‘-어, -고’ 등을 접미사로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세어에서 ‘리-’는 “아랫사람이나 동물 등을 자기 몸 가까이에 있게 하다”는 뜻을 갖는 타동사. 말하는 주체는 ‘귀종화상’이고, 승(僧)은 그보다 하위자이므로 ‘려’가 쓰일 수 있음.
닐오려니와 :네 信티 아니가 젇노라 주079)
젇노라:
걱정된다. 걱정되노라. 젛-[恐]+(현재시제)+오(의도법 선어말어미)+라(종결어미). 동사의 어간 말음이 ‘ㅎ’인 경우에 ‘ㄱ,ㄷ’ 등 평파열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ㅋ,ㅌ’ 등으로 유기음화하고, ‘ㅅ’ 어미가 오면 ‘ㅎ→ㅅ’으로, ‘ㄴ’이 오면 ‘ㅎ→ㄷ 또는 ㄴ’으로 실현되는 것이 15세기 국어의 표기원칙이었다. ¶갓 주리며 치우믈 저코〈영가,상23ㄱ〉. 獅子 울우믈 저티 아니호미〈남명,상38ㄱ〉. 大衆이 울워러 보고 젓오며〈능엄7:28ㄴ〉. 王ㄱ 出令을 저〈월석1:10ㄱ〉. 자바 내라 가 전노라 시니〈월석11:53ㄱ.〉
僧이 닐오 和尙ㅅ 주080)
화상(和尙)ㅅ:
화상의. 화상(和尙)은 본래 계(戒)를 주는 스님[수계사(授戒師)]을 말하였으나 후세에는 “덕이 높은 스님”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됨. 여기 ‘ㅅ’은 존칭 체언에 쓰이는 관형격조사. 어떤 사람을 마땅치 않게 여겨 낮잡아 이르는 말로 ‘화상’이 쓰이는데 그것은 화상(畵像)이다.
眞實 마 엇뎨 信티 아니리고 師ㅣ 니샤 곧 :네 이라 僧이 닐오 엇뎨 安保야 주081)
안보(安保)야:
편안히 보전하여. 안전하게 보존하여. 한문 “僧云如何保任(승운여하보임)”에서 ‘保(보)’에 대한 번역. 오늘날 ‘안보(安保)’는 주로 ‘안전 보장’을 줄여 명사로만 쓰인다. 그러나 1세기 전 개화기 자료들만 보아도 ‘안(安)·보(保)’라는 각 형태소 의미가 그대로 사용된 예들이 보인다. ¶나라가 있은 연후에 집이 있나니 나라가 안보치 못하면 집을 오히려 어찌 두랴 〈독립신문〉. 황제는…조칙을 내려 가로되…너희 인민의 자유를 안보하리라 하였다더라 〈대한매일신보.〉
가져시리고 주082)
가져시리고:
가지고 있을 것입니까? 가지고 있어야 합니까? 가지-[持]+어(어미)#(이)시-[有]+리++고. ‘가져시-’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의 결과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師ㅣ 니샤  료미 주083)
료미:
가림이. 가리는 것이. 구결문 “一翳(일예)ㅣ”에서 ‘翳ㅣ’에 대한 번역. ‘翳(예)’는 눈에 백태(白苔) 같은 것이 끼어 사물이 잘 보이지 않음을 말함. ¶翳 마씨니 더 氣韻으로 누네 리씨라〈월석11:75ㄴ.〉
누네 이시면 虛空앳 주084)
허공(虛空)앳:
허공의. 허공에 있는. 이것은 ‘NP1(虛空)앳 NP2(곶)’ 구성에서 조사통합체 ‘앳’은 처소 부사의 ‘애’와 관형격조사 ‘ㅅ’의 의미 기능이 결합된 것으로, ‘虛空앳 곶’은 ‘허공의 꽃’으로 옮겼지만, “허공(=공중)에 떠 있는 꽃”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고지 어즈러 디니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귀종(歸宗)화상이 말씀하시길 “내가 이제 너더러 말하려니와 네가 믿지 않을까 걱정된다.” 승(僧)이 이르기를, “화상(和尙)의 진실한 말씀을 어찌 믿지 않겠습니까?” 사
(師=귀종화상)
가 말씀하시길, “곧 네가 이것
(=부처)
이다.” 승이 이르기를, “〈그러면〉 어떻게 안전하게 보존하여 가지고 있어야 합니까?” 사(師)가 말씀하시길, “한 가지 가림이 눈에 있으면 허공(虛空)의 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느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목우자수심결언해:7ㄱ

其僧이 言下애 有省니 上來所擧古聖入道因緣이 明白簡易야 不妨省力니 因此公案야 若有信解處ㅣ면 即與古聖과 把手共行리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목우자수심결언해:7ㄱ

그 僧이 말매 주085)
말매:
말에. 말[言]+애(부사격조사). 여기 ‘애’는 앞말이 원인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조사. 15세기 국어에서 ‘말’은 언어 행위를, ‘말’은 언어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 ‘말’은 주체인 귀종화상의 ‘말’에 대한 높임말처럼 보이지만, 비존칭 체언 뒤에서도 출현하고 서술어에 주체높임 ‘-시-’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존칭 체언 뒤에서 ‘말시-’형도 공존하는 것으로 볼 때 ‘말’을 높임말로 보기는 어렵다. ¶坐커나 臥커나 말커나 괴외커나 깃브거나〈수심결30ㄱ〉. 나랏 말미…中國에 달아〈훈언1ㄱ〉. 如來ㅣ 一切 衆生 너비 보시고 이 말샤〈원각,서41ㄱ〉. 釋迦ㅣ 녜 十方佛이 말샤 慰勞샤〈법화1:238ㄱ〉. 1465년 원각경언해부터는 고유어 표기에서 각자병서를 폐지함으로써 ‘말’식으로 표기함으로써 각자병서 사용 여부를 어떤 문헌의 간행 또는 원고 성립 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 이 책에는 폐지된 경향이 우세하며 각자병서 용례는 매우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목우자수심결언해:7ㄴ

니 우희 드룬 주086)
드룬:
든. 설명하기 위해 사실을 가져다 댄. 한문의 ‘所擧(소거)’에 대한 번역. 들-[擧]+우(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ㄴ(어미).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명사[聖人ㅅ道]가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일 때 어간 모음의 종류에 따라 ‘오/우/아/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어간 ‘들-’ 뒤에서 ‘-우-’를 선택·삽입한 것이다.
녯 聖人ㅅ 道애 드르샨 因緣이 明白며 젹고 쉬워 힘 져고매 주087)
져고매:
조금. 15세기 문헌에서 ‘져고마, 져곰’ 형도 나타난다. ¶ 兩 므를 져고매 야 글혀 서르 밋게 고〈구방,상58ㄴ.〉
막디 아니니 이 公案 주088)
공안(公案):
고칙(古則) 또는 화두(話頭)라고도 함. 관공서의 문서. 선문에서 수행하는 데는 조사스님들의 말과 행동이 모범이 되어 범치 못할 권위를 가졌고, 또한 학인의 깨치고 못 깨친 것을 판정하는 것이므로 세속에 비유하여 공안이라 한다. 선종의 큰 스님들이 심지를 밝게 깨달은 기연(機緣), 또는 학인을 인도하던 사실을 기록하여 후세에 공부하는 규범이 되게 한 것.
 因야 다가 아론 고디 이시면 곧 녯 聖人과 손 자바  주089)
:
함께. 기원적으로는 ‘[一]+[處]’로 “한곳에, 한군데에” 정도의 의미 요소이지만, 여기서는 “함께”[共] 정도의 의미를 나타냄. ¶굴근 比丘 八千人과  잇더시니〈석상9:1ㄱ〉. ‘’와 동의어로 쓰인 경우도 있다. ¶ 긼 가온 이  길헤  行홀디니[途中事 一道애 具行이니]〈금삼1:27ㄴ.〉
녀리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그 승(僧)이 〈귀종화상의〉 말에 아니
(=깨달으니)
, 위에서 든 옛 성인(聖人)의 도(道)에 들어가신 인연(因緣)이 명백하며 적고
(=간단하고)
쉬워서 힘쓰기를 조금도 막지
(=방해하지)
아니하니, 이 공안(公案)으로 인하여 만약에 안
(=깨달은)
바가 있으면, 곧 옛 성인(聖人)과 손잡고 함께 가리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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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무로:묻되. 묻기를. 묻-[問]+오(어미). 동사 어간 ‘묻다’는 오늘날과 같이 ‘ㄷ’ 불규칙용언.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연결될 때는 어간이 ‘묻-→물-’로 변동한다. 모음조화에 의거하였다면 ‘무루’였을 것이나 그 원칙에는 어긋남.
주002)
불성(佛性):부처를 이룰 수 있는 근본 성품. 깨닫고 미혹하고에 관계없이 본래 중생에게 갖추어진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 부처나 중생이나 심지어 꿈적거리는 미물(微物)에 이르기까지 그 자성(自性)에 있어서는 차등이 없음.
주003)
현재(現在)라:나타나 있다. 오늘날에는 “지금 시간, 현세(現世)” 등 명사로만 쓰이나 중세어 자료에는 한자의 기본 자석(字釋)대로 존재·상태를 나타내는 동사 어근으로 쓰임. ¶이 經은 如來 現在야도 오히려 怨嫉리 하곤〈월석15:49ㄱ.〉
주004)
닐올딘댄:말할 것 같으면(=것이면). 어간 ‘닐ㅇ-’(모음 어미 앞에서 ‘니-’의 이형태)는 구결문 “言…인댄”에 대한 번역. 통합형 어미 ‘-(오/우)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주005)
마:이미[已]. 다 끝나거나 지난 일을 이를 때 쓰는 말. ‘벌써’, ‘앞서’의 뜻을 나타낸다. 불성(佛性)은 중생으로 태어나면서 갖추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과거의 일로 표현함.
주006)
범부(凡夫):성자(聖者)의 반대말. 깨닫지 못한 어두운 중생. 견도[見道=처음으로 지혜를 얻어 번뇌와 미혹(迷惑)을 벗어나 진리를 보는 단계] 이전 단계에 있는 모든 중생.
주007)
아니도소니:아니하니. 용언의 어간 뒤에 붙어 ‘-으니’ 정도의 뜻을 나타냄. ¶모딘 이 므엽도소니 므스므라 바 나오나뇨〈석상6:19ㄴ.〉
주008)
알에:알게[悟]. 깨닫게. 16세기 중반까지 나온 문헌에서는 ‘ㄹ’ 말음 어간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게, -고;과 등)가 연결되면 ‘ㄱ’을 후음 ‘ㅇ’로 약화 표기하였다. ¶上根은  번 듣고 곧 알어니와〈금강,서6ㄱ〉. 果實와 믈와 좌시고〈월석1:5ㄴ.〉
주009)
십이시(十二時):하루 24시간. 옛날에는 자시(子時)에서 해시(亥時)까지 하루를 24시간이 아니라 12시간으로 나누었음. 1시(時)는 오늘날의 2시간에 해당되므로 하루 24시간임.
주010)
골폼:배고픔. 한문 “知飢知渴(지기지갈)”에서 ‘飢’에 대한 번역. 곯-[]+브(형용사 파생접미사)+움(명사형어미). ‘골프다〉고프다’의 변화는 17세기 문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삿기  골하 거든 매 닛디 몯다〈석상11:41ㄱ〉.  골파 몯 녀더시니〈월석20:43ㄱ〉. 흉년의 가히   고프디 아니니〈1660 구황보유-윤3ㄴ.〉
주011)
치움:추움. 추운 것. 한문 “知寒知熱(지한지열)”에서 ‘寒’에 대한 번역. 칩-[寒]+움(명사형어미). 대체로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는 ‘치’이, 이후부터는 ‘ㅸ’의 폐지로 ‘치움’으로 표기된다. ¶치과 더과 과 비와 골폼과 목롬〈월석7:53ㄴ〉. 치움과 더움괘 올마 흘러 漸漸 이 니르로다〈능엄2:6ㄴ.〉
주012)
깃:기꺼워하는. 기뻐하는. -[喜]+(현재시제 관형사형어미). 어간의 기저형 ‘-’은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는 ‘-’이 확인되지만, 그 뒤에 자음 어미나 접미사 또는 휴지가 오면 ‘깃-’으로 자음군단순화가 일어난다. 접미사 ‘-브-’와 결합하여 형용사 ‘깃브-’가 파생한 것이다. ¶喜 깃글씨니〈월석9:42ㄱ〉. 喜 깃글 희〈1576 신유,하3ㄱ〉. 喜 깃블씨니 衆生 즐겁긔 씨라〈석상9:6ㄴ.〉
주013)
매:끝에. 궁극(窮極)에. [末]+애(부사격). 한문 “竟是何物(경시하물)”에서 ‘竟(경)’에 대한 번역. ‘’은 “어떤 일이나 과정, 절차 따위가 끝나다.”는 뜻의 ‘-’에 명사 파생접사 ‘-’이 결합한 파생명사.
주014)
므스것고:무엇인가? 무슨 것인가? ‘므스’계 대명사로 ‘므스, 므슴; 므슥’ 등이 사용되었는데, 그 중 ‘므슥’만 ‘므스기/므스글’처럼 완전한 곡용을 한다. 의문사 ‘므스’와 관계되어 의문법의 보조사 ‘고’가 쓰인 것인데, 이처럼 의문사 ‘므스’가 있어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의문에는 ‘고’가 쓰이지만, 의문사가 없었다면 판정의문의 ‘가’가 쓰이는 것이 중세국어 의문법의 질서였다.
주015)
콰:땅과. ㅎ[地]+과(공동격조사). 공동격 ‘과/와’가 열거의 기능으로 쓰일 때는 마지막 체언에까지 ‘과/와’가 붙는 것이 현대국어와 다른 점이다. ¶四大 콰 믈와 블와 괘라〈석상20:43ㄱ.〉
주016)
믈와:물과. 대체로 16세기 중반까지의 문헌에서는 ‘ㄹ’ 말음 어간 뒤 또는 서술격조사 ‘ㅣ(i)’나 하향중모음 ‘j’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과;-게, -고 등)가 결합하면 ‘ㄱ→ㅇ’로 약화 표기되었다. 15·16세기 문헌에서 ‘물’은 ‘무리’[衆]를, ‘믈’은 ‘물’[水]을 뜻하는 말로 분명히 구별 사용되었다.
주017)
네 연(緣):사연(四緣). 모든 것들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넓은 의미의 원인. 즉 조건을 넷으로 분류한 것. 직접적 원인인 인(因)을 돕는 간접적인 원인. 지(地=땅)·수(水=물)·화(火=불)·풍(風=바람).
주018)
완(頑)야:둔하여. 무디어. ¶頑  사오나올씨오〈능엄8:127ㄴ.〉
주019)
임제(臨際):임제가. 임제 스님이. 臨際(림졩)+Ø(무형의 주격조사). 체언 말음이 ‘ㅣ’(i, j)로 끝나면 조사의 형태가 생략되었다. 임제 의현(義玄: ?~867) 당나라 선종 때 중국스님. 황벽희운(黃蘗希運)의 법을 이어 선종 5가(家)의 하나인 임제종을 열었음.
주020)
사대(四大):물질계를 구성하는 지(地)·수(水)·화(火)·풍(風)의 네 가지 원소.
주021)
설법(說法):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는 것. 중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써 불법(佛法)의 이치를 가르쳐 주는 것.
주022)
청법(聽法):부처님의 법문(法門)을 듣는 것. 법문(法門)은 부처님의 가르침[法]을 들으면 지혜의 문(門)으로 들어가므로 이같이 표현함.
주023)
몯고:(…지) 못하고. 부정(否定)의 보조동사 ‘몯-’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고, -거- 등)가 오면 ‘’가 수의적으로 생략되기도 하였다. ¶字句를 아디 몯고 구틔여 올호라 고〈월석23:5ㄴ〉. 아디 몯거니〈능엄4:91ㄴ〉. 아디 몯거니와〈능엄9:47ㄱ.〉
주024)
알:앞에. 앒[前]+(처소의 부사격조사). 보편적으로 체언 말음의 모음의 종류에 따라 ‘애/에/예’가 구분되어 쓰였으나 어떤 단어는 관형격조사와 동일한 형태의 처소부사격조사 ‘/의’를 고정적으로 선택하였는데 이를 특이처격어(特異處格語)라 부른다. ‘낮,밤,나조ㅎ,나모,ㅎ’ 등은 ‘’를, ‘집,,우ㅎ,녁,밑’ 등은 ‘의’를 취하였다.
주025)
번드기:뚜렷이[歷歷]. 번듯이. 확실히.
주026)
로:따로. 남달리. 구결문 “歷歷孤明”에서 ‘孤(고)’에 대한 번역. ‘로’의 제2음절 모음 ‘ㅗ’의 영향으로 제1음절의 ‘→’로 동화한 예로, 수의적인 현상임. ¶特은  므리예 로 다씨라〈석상6:7ㄱ〉. 卓 로 난 이라〈원각,서2ㄴ.〉
주027)
얼굴:모습. 형체(形體). 한문 “勿形段者(물형단자)ㅣ”에서 ‘形(형)’에 대한 번역. 15세기 국어에서 ‘얼골/얼굴’은 [안면(顔面)]이 아니라 [형체(形體)]의 뜻을 나타냈다. 근대국어 시기, 예컨대 1748년 동문유해에 ‘얼굴’(상18)이 [안면]으로 쓰인 예가 나타난다.
주028)
법인(法印):법인(法印: dharma mudra)은 진리[法]의 표치(標幟)라는 말이다. 불교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 삼법인(三法印)이므로 이를 ‘불교의 깃발’이라 부르기도 한다. 3법인은 제행무상(諸行無常)·제법무아(諸法無我)·일체개고(一切皆苦)의 형식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체개고’ 대신 열반적정(涅槃寂靜)을 넣어 ‘삼법인’이라는 경우가 더 많다.
주029)
본래(本來)ㅅ심(心):본래(本來)의 마음. 즉 어떤 실상이 전해 내려온 그 처음의 마음[心]. ‘마음’은 모든 존재를 정신과 물질로 구분할 때의 정신.
주030)
현재(現在)커니:현재(現在)하거니. 나타나 있는데. 現在-+-거니. ‘-거니’는 주로 동사, 형용사 어간 뒤에서, 1인칭 이외의 주어와 함께 쓰여 이미 정해진 어떤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것이 다른 사실의 전제나 조건이 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흔히 뒤에는 의문 형식이 온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X-’ 어간에 무성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거-, -, -디 등)가 통합할 때는 ‘-’의 ‘ㆍ’가 탈락하고 ‘X커-/X/X티’ 등으로 축약된다. ¶부톄 現在커든〈원각,하3-2:12〉. 오샛 구스리 現在니라〈법화4:41ㄱ.〉
주031)
브트료:의지하리오? 의지하겠는가? 구결문 “何假外求(하가외구)ㅣ리오”에서 ‘假(가)…ㅣ리오’에 대한 번역. 오늘날에는 ‘(…에) 의지하다/기대다’처럼 활용하지만, 중세국어 시기에는 목적격조사 ‘/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032)
져기:조금. 적이. 간략히. 한문 “略擧古聖入道因緣(략거고성입도인연)야”에서 ‘略(략)’에 대한 번역. 젹-[少]+이(부사파생접사). 서술어 ‘들다’[擧] 즉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하여 사실을 가져다 대다”는 뜻을 분명하게 함.
주033)
인연(因緣):인(因)과 연(緣). 결과를 낳게 하는 직접적 또는 내부적 원인과 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 하는 간접적 또는 외부적 원인. 원인과 조건.
주034)
널로:너로. 너로 하여금. 구결문 “令汝除疑호리니”에서 ‘令汝(령제)’에 대한 번역. 1음절 대명사[이, 그, 뎌 나, 너, 저 등]와 도구의 부사격 ‘로’의 곡용은 ‘대명사+ㄹ로’로 실현된다. ¶일로 아래 三世옛 道理 가지론 주를 니르시니〈석상13:50ㄱ〉. 글로 오미[爾來]〈법화5:160ㄴ〉. 뎔로 便安케 고〈영가,상31ㄱ〉. 날로 解脫케니〈능엄7:27ㄱ.〉
주035)
덜에:덜게. 없애게. 구결문 “令汝除疑호리니”에서 ‘除(제)’에 대한 번역. 덜-[除]+에(어미 ‘-게’의 이형태).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전반기에 간행된 관판문헌에서는 ‘ㄹ’ 및 서술격조사[i]와 j계 하향중모음[ㅐ/ㅒ/ㅔ/ㅖ/ㅙ/ㅚ/ㅞ/ㅟ/ㅢ 등] 아래에서 ‘ㄱ’으로 시작하는 조사[과, 고 등]나 어미[-게, -고 등]를 후음 ‘ㅇ’[ɦ]로 약화 표기하는 규칙이 있었다. ¶사마다 수 알에 야〈월석,서12ㄴ〉. 믈와 블와  〈석상3:33ㄴ〉. 여희에〈석상21:41ㄱ.〉
주036)
자세(仔細)히:사소한 부분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히.
주037)
녜:옛날. 아주 먼 과거에. 구결문 “昔(석)에”에 대한 번역. 여기서는 부사로 기능함. ‘녜〉예’의 변화는 17세기 자료 계녀서에 여러 개가 나타남. ¶옛 사람이 구를 한가지 잇스되 우암 션 계녀셔.〉
주038)
이견왕(異見王):남천축(南天竺) 향지국(香至國)의 왕. 보리달마(菩提達磨)의 조카[姪]. 처음에는 사견(邪見)에 빠져 인과보응의 도리를 부정하고 삼보(三寶)를 경멸했으나, 바라제(婆羅提)의 교화를 받아 참회함. 앞에서 언급한 ‘古聖入道(고성입도)’ 즉 “도(道)에 들어가신 옛 성인” 중의 한 사람.
주039)
파라제존자(波羅提尊者):남천축(南天竺) 육종(六宗) 중의 하나인 무상종(無相宗)의 지자(智者)였으나 보리달마(菩提達磨)의 변론을 듣고 본심을 깨달은 뒤에, 사견(邪見)에 빠진 이견왕(異見王)을 제도함. 사라사(娑羅寺)에서 중이 되어 오사바삼장(烏娑婆三藏)에게 수학함. 앞에서 말한 고성.
주040)
묻와:물어. 묻자와. 여기서 ‘’은 객체(客體)ㅡ일반적으로는 부사어 명사와 목적어 명사를 합친 뜻으로 씀―에 해당하는 ‘파라제존자(波羅提尊者)’에 대한 존대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환경에 따라 여러 이형태가 쓰였다. ① ‘--’은 선행 용언의 어간 말음이 ‘ㄷ, ㅈ, ㅊ’이며 자음 어미 앞에서, ② ‘--’은 어간 말음이 모음이거나 ‘ㄴ, ㄹ(ㄹ탈락), ㅁ’이며 자음 어미 앞에서, ③ 그 밖의 자음 뒤이며 자음 어미 앞에서는 ‘--’으로 표기되었다. 이 선어말어미 뒤에 모음 어미나 매개모음을 가지는 어미가 통합될 때는 각각 ‘, , ’으로 교체 표기되었다.
주041)
어늬:어느 것이. 어느[何]+ㅣ(주격조사). 오늘날 ‘어느’는 관형사로만 쓰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① 관형사, ② 부사(어찌), ③ 대명사 등 3가지로 쓰였다. ¶① 어느 날오[何日]〈두초21:16ㄴ〉. ② 어느 다 리〈월곡1장.〉
주042)
부톄고:부처[佛]입니까? 부텨+ㅣ(서술격)+고.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 의문사 ‘어늬’와 관계되어 의문법의 보조사 ‘고’가 쓰인 것임. 중세국어에서는 의문사로써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의문에는 ‘고/오’가, 의문사가 없이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판정의문에는 ‘가/아’가 쓰였다. 현재는 동남방언과 동북방언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그 밖의 방언에서는 문어에 화석으로 일부가 보일 뿐 사용되지 않는다.
주043)
존자(尊者):성자(聖者). 현자(賢者). 덕 있는 스님을 공경하는 칭호.
주044)
보니:본 것. 본 것이. 보-[見]+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구결문 “見性이”에 대한 번역. ‘불성’은 유정체가 공유하므로 ‘見性(견성)이’에 대한 ‘性 보니’를 “본 사람이”로 풀이하지 않았다.
주045)
부톄다:부처입니다. 부텨[佛]+ㅣ-(서술격조사)+(상대높임법 선어말)+다(종결어미).
주046)
보시니가:보셨습니까? 보-[見]+시(주체높임법 선어말)+니+(상대높임법 선어말)+가(보조사). ‘--’은 의문문에서 ‘쇼셔’체의 상대높임법 표지로, 판정의 의문형 ‘-니/리…가/고’ 사이에서 실현되는 선어말어미.
주047)
보다:보았습니다. 보-[見]+오(1인칭활용 선어말)+(상대높임법)+다(종결어미). ‘보다’의 ‘보-(평성)’에 ‘-오-(거성)’가 축약된 사실은 ‘:보·다’로 상성으로 변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나 齋米 求야 온 디 아니라 大王 보라 오다〈월석8:90ㄴ.〉
주048)
성(性):어떤 것의 본체(本體)를 이루는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것. 어떤 사물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
주049)
잇니고:있습니까?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인데, 의문형 어미 ‘리/니…가/고’의 사이에 삽입된 경우이다. 여기서는 의문사 ‘어느’와 관계되어 의문법의 보조사 ‘고’가 쓰인 것임. 15세기 국어에서는 대체로 의문사를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의문에는 ‘고/오’가 쓰이며, 의문사 없이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판정의문에는 ‘가/아’가 쓰였다.
주050)
작용(作用):움직여 기능을 발휘하는 것. 활동. 실행하는 것.
주051)
걔:자기가. 스스로. 스스로가. ‘갸’는 중세국어 재귀대명사로서 ‘저’는 평칭, ‘갸’는 ‘저’의 존칭으로 쓰였다. 갸+ㅣ(주격조사). 아주 드물게 단독형으로 ‘걔’로 나타난 경우도 있다. ¶四衆의 맷 疑心을 알며 걔도 아디 몯야〈법화1:161ㄴ.〉
주052)
작용(作用)샬딘댄:작용하실 것 같으면. 움직여 기능을 발휘할 것 같으면.
주053)
체(體):절대 평등한 본체. 만물의 일정불변한 모양.
주054)
:때를. [時]+ㄹ(목적격조사). 주격조사 ‘이’와 통합되면 ‘’, 처소의 부사격조사와 결합하면 ‘’로 형태가 바뀌었다. 16세기 국어에서는 ‘시(時)’를 의미하는 어휘로 사용된 어휘 중 ‘’만 실질명사이고 ‘時, , 니’ 등은 의존명사로 쓰였다.
주055)
몃:몇. (흔히 의문문에 쓰여) 뒤에 오는 말(여기서는 ‘곧’)과 관련된 수를 물을 때 쓰는 말로 관형사. ‘몇→몃’은 팔종성가족용법에 따른 표기. 종성부용초성 표기를 지향한 용비어천가에서도 ‘몇’은 ‘몃’으로 8종성법을 따랐다. ¶몃 間ㄷ지븨 사시리고〈용가110〉.  무로 眷屬 며치니고〈석상24:46ㄴ.〉
주056)
낟니고:나타납니까? 구결문 “出現이니고” 낱-[現]+(현재시제)+니++고. ‘낱-→낟-’은 팔종성 제한 규정에 따른 표기. 15세기에 이미 ‘나타나-’(←낱-[現]+아#나-[出])로 된 합성어가 자리잡았다. ¶了 나씨니〈법화1:6ㄴ〉. 顯은 번드기 나타날씨라〈월석10:12ㄴ〉. 顯 나타날 현〈신유,하62ㄱ.〉
주057)
:때가. [時]+이(주격조사)→. ¶이  부텻 나히 닐흔 나히러시니〈석상13:1ㄱ.〉
주058)
여듧 나토:여덟 군데 나타남을. 여덟 군데는 본문에 있다. 구결문 “其八出現을”에서 ‘八出現’에 대한 번역. ‘나토’은 ‘낱-[現]+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로 분석된다.
주059)
태(胎)예:태(胎)에. ‘태’는 태반이나 탯줄과 같이 태아(胎兒)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조직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胎예’는 명사 ‘胎’의 한자음이 j-계 하향이중모음(ㆎ)이므로 처소의 부사격조사로 ‘예’가 연결된 것이다.
주060)
잇닐:있는 것을. 잇-[在]+(현재시제)+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ㄹ(목적격조사). 15세기에는 ‘이’를 문법형태소로 인식했음인지 관형사형 어미 ‘-ㄴ, -ㄹ’ 뒤에 의존명사 ‘이’가 통합될 때 후행어의 초성에 ‘-니, -리’처럼 연철(連綴)하였다. 그러나 어휘형태소인 ‘일’[事]이 올 때는 분철하여 구분이 되었다. ¶① 드트릐 닐 닐오 微오〈능엄3:68ㄴ〉. ② 佛道 求리〈월석15:40ㄴ〉. ③ 몸 이[敬身]〈번소8:43ㄱ.〉
주061)
고해:코에. 고ㅎ[鼻]+애(부사격조사). ‘고〉코’로 어두음에서 유기음화한 예는 17세기 문헌에는 다수가 나타나고, 중세국어에서는 16세기 전기 자료인 훈몽자회(1527)에서는 극히 적은 수효로 나타난다. ¶齈 콧물 . 涕 곳믈 톄〈자회,상15ㄴ.〉
주062)
이션:있어서는. ‘애/에/예/Ø’[처격] 뒤에 ‘이션’이 이어지는 구조로 나타나며, 오늘날의 “에서는”과 거의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이시-[在]+어(어미)+ㄴ(보조사). ¶(毗婆舍那) 因에 이션 닐오 止觀이오 果애 이션 닐오 定慧라〈영가,상8ㄱ.〉
주063)
오:가리고. 분간하고. -[辨]+오(어미 ‘-고’의 이형태). 16세기 중반 문헌까지는 ‘i’ 또는 ‘j’로 끝나는 어간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문법형태소(-고, -거 등)가 오면 ‘ㄱ→ㅇ’로 약화되는 규칙의 적용을 받았다. 어간 ‘-’는 근대국어 시기에는 ‘희-’로도 쓰였으며, 유성음 사이에서 ‘ㅎ’이 약화되고 다시 ‘~릐〉가리’처럼 단모음화와 아래아(·)의 비음운화를 거쳐 ‘가리-’로 정착되었다.
주064)
뮈여:움직여. 뮈-[動]+여(어미 ‘어’의 음운론적 이형태). 어간말 모음 ‘ㅟ’[uj]의 영향으로 어미 ‘-어’ 앞에 활음 ‘j’가 첨가됨. 이 동사 어간에 모음 어미가 올 때 ‘뮈-’형과 활음 ‘ㅣ(j)’가 탈락된 ‘무-’형의 2가지로 실현되었다. ① 뮈옛니〈두초8:70〉, 뮈유메〈두초7:29〉. ② 무여〈두초20:20〉, 무유미〈내훈3:69〉. ¶動 뮐씨오 起 니와씨오〈월석2:14ㄱ.〉
주065)
라:달려. -[奔]+아(어미). ‘다’는 ‘ㄷ’불규칙 용언. ¶馳  티. 奔  분〈신유,상14ㄴ〉. 安樂國이 바 逃亡야 다가 그짓   죠 맛나니〈월석8:98ㄴ.〉
주066)
사계(沙界):항하(恒河)의 모래와 같이 수많은 세계라는 말.
주067)
리고:꾸리고. 포함하고. 구결문 “俱該沙界코”에서 ‘該…코’에 대한 번역. ¶該  〈신유,하57ㄱ〉. 擁 릴 씨라〈석상21:24ㄴ.〉
주068)
거두워:거두어. “收攝(수섭)면”에서 ‘收’에 대한 번역.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한데 모아. 거두-+w(활음)+어(어미). 활음(w) 첨가. 일반형은 ‘거두어’임. ¶뎌 들 거두어 敎 니와샤 알에 노라〈반야12ㄴ.〉
주069)
미진(微塵):아주 작은 티끌이나 먼지. ¶微塵  드트리니〈월석20:26ㄴ.〉
주070)
아닌:아는 이는. 아는 사람은. “識者(식자)”에 대한 번역. 알-[識]+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ㄴ(보조사).
주071)
알어든:알거든. 알-[知]+어든(통합형어미 ‘-거든’의 이형태). 15세기 국어에는 ‘ㄹ’로 끝나는 어간 말음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게, -거-;과 등)가 결합할 때 ‘ㄱ’ 대신에 후음 ‘ㅇ’로 표기하는 규칙이 존재하였다.
주072)
정혼(精魂):죽은 사람의 영혼.
주073)
즉재:곧. 즉시(卽時). 구결문 “心即開悟니라”에서 ‘即(즉)’에 대한 번역. 15세기 문헌 중 정음창제 초기문헌에는 ‘즉자히’가 우세하고 후대로 갈수록 ‘즉재’형이 많아져 17세기 동국신속삼강행실도언해 2개 예를 제외하고는 ‘즉재’로 통일되어 간다. 목우자수심결언해(1467) 이전 문헌에 사용된 고유어 사용 경향으로 본다면 석보상절과 삼강행실도에는 ‘즉자히’형만, 능엄경언해·법화경언해·영가집언해·아미타경언해·원각경언해에는 ‘즉재’형만 나타난다. 그러나 월인석보·금강경언해·구급방언해에는 ‘즉자히’형과 ‘즉재’형이 혼용되어 나타난다. 한자어인 ‘卽時(즉시)예’는 세력이 우세하지는 않지만 여러 문헌에 고르게 나타난다. 국어음운사의 관점에서 보면 ‘즉자히’형이 구형이고, 모음 사이에서 ‘ㅎ’의 약화·탈락에 이어 축약된 어형인 ‘즉재’형이 신형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074)
귀종화상(歸宗和尙):귀종화상께. 귀종화상의 생몰연대는 미상이며, 마조도일(馬祖道一)이 그의 법사(法嗣)임. ‘법사’는 법통(法統)을 이어받은 후계자. 중국의 여산(廬山) 귀종사(歸宗寺)에 주석하였다. 대사는 눈이 중동(重瞳)이었는데, 약 묻은 손으로 눌렀더니 눈알이 붉어져 세상에서 적안귀종(赤眼歸宗)이라 불렸다 한다. 시호는 지진선사(至眞禪師).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권7) 및 『선문염송(禪門拈頌)』(권29)에 게송 1수(首)가 들어 있다. 여기에 인용된 것은 제자 부용영훈(芙蓉靈訓)과의 문답으로 알려져 있다. ‘’는 오늘날 ‘에게’의 높임말인 ‘께’의 중세국어 어형으로서, 어떤 행동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내는 격조사이다. 15세기 문헌에는 ‘ㅅ긔’로도 표기되었으며, 이와 동일한 기능을 가진 이형태 ‘ㅅ게/’와 공존하였다. ¶定社之聖ㅅ긔 뉘 아니 오리〈용가99〉. 王ㅅ게 도로 오나〈월석25:112ㄱ〉. 諸佛 한 德 미틀 시므샤〈법화1:37ㄴ.〉
주075)
묻오:묻자오되. 묻되. ‘묻-’의 부사어 명사인 ‘귀종화상’이 어느 승(僧)보다 상위자이고, 어간 말음이 ‘ㄷ’으로 끝나므로 객체높임 선어말어미 ‘--’이 쓰인 것임. 객체높임법은 목적어명사나 부사어명사가 주어명사보다 높을 때 실현되는 문법적 절차이다.
주076)
엇더니:어떠한 이가. 어떠한 것이. 구결문 “如何是佛오”에서 ‘如何(여하)’에 대한 번역. 엇더-[如何]+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주077)
부톄고:부처입니까? 부텨[佛]+이-(서술격조사)+(선어말)+고(의문법어미).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로 의문형어미 ‘이…고’ 사이에 삽입되었다. 의문을 표시하는 ‘엇더’와 관여되어 의문법의 어미 ‘고’가 선택된 것이다. 15세기 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의문사가 있고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설명 의문문에서는 ‘고/오’가 쓰였고, 의문사가 없고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판정 의문에서는 ‘가/아’가 쓰였다.
주078)
너려:너더러. 너에게. 너한테. 너[汝]+려(조사). 구결문 “向汝道호려니와”에서 ‘向汝(향여)’에 대한 번역. ‘려’는 동사 ‘리-’[率]에 어미 ‘-어’가 결합한 형식이 조사로 문법화한 부사격조사로, 여기서는 사람을 나타내는 체언(‘너’) 뒤에 붙어 어떤 행동(‘말함’)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낸다. 출발점 처소의 ‘브터’[←븥-+어], 차등 비교의 ‘두고’[←두-+고] 등도 동일하게 설명된다. 이때 ‘-어, -고’ 등을 접미사로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세어에서 ‘리-’는 “아랫사람이나 동물 등을 자기 몸 가까이에 있게 하다”는 뜻을 갖는 타동사. 말하는 주체는 ‘귀종화상’이고, 승(僧)은 그보다 하위자이므로 ‘려’가 쓰일 수 있음.
주079)
젇노라:걱정된다. 걱정되노라. 젛-[恐]+(현재시제)+오(의도법 선어말어미)+라(종결어미). 동사의 어간 말음이 ‘ㅎ’인 경우에 ‘ㄱ,ㄷ’ 등 평파열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ㅋ,ㅌ’ 등으로 유기음화하고, ‘ㅅ’ 어미가 오면 ‘ㅎ→ㅅ’으로, ‘ㄴ’이 오면 ‘ㅎ→ㄷ 또는 ㄴ’으로 실현되는 것이 15세기 국어의 표기원칙이었다. ¶갓 주리며 치우믈 저코〈영가,상23ㄱ〉. 獅子 울우믈 저티 아니호미〈남명,상38ㄱ〉. 大衆이 울워러 보고 젓오며〈능엄7:28ㄴ〉. 王ㄱ 出令을 저〈월석1:10ㄱ〉. 자바 내라 가 전노라 시니〈월석11:53ㄱ.〉
주080)
화상(和尙)ㅅ:화상의. 화상(和尙)은 본래 계(戒)를 주는 스님[수계사(授戒師)]을 말하였으나 후세에는 “덕이 높은 스님”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됨. 여기 ‘ㅅ’은 존칭 체언에 쓰이는 관형격조사. 어떤 사람을 마땅치 않게 여겨 낮잡아 이르는 말로 ‘화상’이 쓰이는데 그것은 화상(畵像)이다.
주081)
안보(安保)야:편안히 보전하여. 안전하게 보존하여. 한문 “僧云如何保任(승운여하보임)”에서 ‘保(보)’에 대한 번역. 오늘날 ‘안보(安保)’는 주로 ‘안전 보장’을 줄여 명사로만 쓰인다. 그러나 1세기 전 개화기 자료들만 보아도 ‘안(安)·보(保)’라는 각 형태소 의미가 그대로 사용된 예들이 보인다. ¶나라가 있은 연후에 집이 있나니 나라가 안보치 못하면 집을 오히려 어찌 두랴 〈독립신문〉. 황제는…조칙을 내려 가로되…너희 인민의 자유를 안보하리라 하였다더라 〈대한매일신보.〉
주082)
가져시리고:가지고 있을 것입니까? 가지고 있어야 합니까? 가지-[持]+어(어미)#(이)시-[有]+리++고. ‘가져시-’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의 결과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주083)
료미:가림이. 가리는 것이. 구결문 “一翳(일예)ㅣ”에서 ‘翳ㅣ’에 대한 번역. ‘翳(예)’는 눈에 백태(白苔) 같은 것이 끼어 사물이 잘 보이지 않음을 말함. ¶翳 마씨니 더 氣韻으로 누네 리씨라〈월석11:75ㄴ.〉
주084)
허공(虛空)앳:허공의. 허공에 있는. 이것은 ‘NP1(虛空)앳 NP2(곶)’ 구성에서 조사통합체 ‘앳’은 처소 부사의 ‘애’와 관형격조사 ‘ㅅ’의 의미 기능이 결합된 것으로, ‘虛空앳 곶’은 ‘허공의 꽃’으로 옮겼지만, “허공(=공중)에 떠 있는 꽃” 정도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085)
말매:말에. 말[言]+애(부사격조사). 여기 ‘애’는 앞말이 원인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조사. 15세기 국어에서 ‘말’은 언어 행위를, ‘말’은 언어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 ‘말’은 주체인 귀종화상의 ‘말’에 대한 높임말처럼 보이지만, 비존칭 체언 뒤에서도 출현하고 서술어에 주체높임 ‘-시-’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존칭 체언 뒤에서 ‘말시-’형도 공존하는 것으로 볼 때 ‘말’을 높임말로 보기는 어렵다. ¶坐커나 臥커나 말커나 괴외커나 깃브거나〈수심결30ㄱ〉. 나랏 말미…中國에 달아〈훈언1ㄱ〉. 如來ㅣ 一切 衆生 너비 보시고 이 말샤〈원각,서41ㄱ〉. 釋迦ㅣ 녜 十方佛이 말샤 慰勞샤〈법화1:238ㄱ〉. 1465년 원각경언해부터는 고유어 표기에서 각자병서를 폐지함으로써 ‘말’식으로 표기함으로써 각자병서 사용 여부를 어떤 문헌의 간행 또는 원고 성립 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 이 책에는 폐지된 경향이 우세하며 각자병서 용례는 매우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주086)
드룬:든. 설명하기 위해 사실을 가져다 댄. 한문의 ‘所擧(소거)’에 대한 번역. 들-[擧]+우(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ㄴ(어미).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명사[聖人ㅅ道]가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일 때 어간 모음의 종류에 따라 ‘오/우/아/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어간 ‘들-’ 뒤에서 ‘-우-’를 선택·삽입한 것이다.
주087)
져고매:조금. 15세기 문헌에서 ‘져고마, 져곰’ 형도 나타난다. ¶ 兩 므를 져고매 야 글혀 서르 밋게 고〈구방,상58ㄴ.〉
주088)
공안(公案):고칙(古則) 또는 화두(話頭)라고도 함. 관공서의 문서. 선문에서 수행하는 데는 조사스님들의 말과 행동이 모범이 되어 범치 못할 권위를 가졌고, 또한 학인의 깨치고 못 깨친 것을 판정하는 것이므로 세속에 비유하여 공안이라 한다. 선종의 큰 스님들이 심지를 밝게 깨달은 기연(機緣), 또는 학인을 인도하던 사실을 기록하여 후세에 공부하는 규범이 되게 한 것.
주089)
:함께. 기원적으로는 ‘[一]+[處]’로 “한곳에, 한군데에” 정도의 의미 요소이지만, 여기서는 “함께”[共] 정도의 의미를 나타냄. ¶굴근 比丘 八千人과  잇더시니〈석상9:1ㄱ〉. ‘’와 동의어로 쓰인 경우도 있다. ¶ 긼 가온 이  길헤  行홀디니[途中事 一道애 具行이니]〈금삼1:27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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