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1집 서
  • 원각경 서 [종밀(宗密)]
메뉴닫기 메뉴열기

원각경 서 [종밀(宗密)]


大方廣圓覺脩多羅了義經序
終南山草堂寺沙門 宗密 疏鈔

원각경언해 서:15ㄱ

元亨利貞은 乾之德也ㅣ니

원각경언해 서:17ㄴ

始於一氣고

원각경언해 서:18ㄱ

元과 亨과 利와 貞과 주001)
원(元)과 형(亨)과 리(利)와 정(貞)과:
원형이정(元亨利貞)은. 현재는 ‘元과…貞은’처럼 끝 체언에 바로 격 또는 보조사가 붙는데, 중세국어는 끝 체언까지 접속조사 ‘와/과’가 붙고 뒤에 격 또는 보조사가 붙음.
주002)
건(乾):
주역에 나오는 괘(卦)의 이름으로, 상형은 ‘≡’으로 ‘하늘’을 상징함.
의 德이니【元은 비르슬시오 주003)
비르슬시오:
비롯되는 것이고. 처음 시작되는 것이요.
亨은 通시오 利 和시오 貞은 正시라 乾은 周易 卦ㅅ 일후미니 이 卦 하 象니 이 卦ㅅ 德이 純 陽性이 이셔 自然히 能히 陽氣로 萬物을 비르서 주004)
비르서:
비로소. 15세기 문헌에 영접사 파생어 ‘비릇’을 비롯하여 ‘비르소, 비르수, 비루수’ 등이 쓰임.
내야 亨通케 고 能히 物의 性이 和야 各各 그 利 잇게 고  能히 物로 굳고 正케 니

원각경언해 서:18ㄴ

라】
氣分 주005)
기분(氣分):
현대어의 ‘기운’에 대응되며, 피 즉 혈기(血氣)에 대한 원기(元氣)를 뜻함.
비릇고 주006)
비릇고:
비롯되고. 시작되고.
【 氣分은 陰陽 天地ㅅ 根本이라】

원(元)과 형(亨)과 이(利)와 정(貞)은 건(乾)의 덕(德)이니【원(元)은 비롯되는 것이고, 형(亨)은 통하는 것이고, 이(利)는 화합하는 것이고, 정(貞)은 바른 것이다. 건(乾)은 주역(周易)의 괘(卦)의 이름이니 이 괘는 하늘을 본떴으니 이 괘의 덕(德)은 순(純)한 양성(陽性)이 있어 자연히 능히 양기(陽氣)로써 만물을 비로소 나오게 하여 형통하게 하고, 능히 물(物)의 성질이 화합하여 각각 그 이(利)가 있게 하고, 또 능히 물(物)로 굳고 정(正)하게 하느니라.】 하나의 기분(氣分)에서 비롯되고【하나의 기분(氣分)은 음양(陰陽) 천지(天地)의 근본이다.】

常樂我凈은 佛之德也ㅣ시니

원각경언해 서:22ㄱ

本乎一心시니라

원각경언해 서:22ㄴ

주007)
상(常):
열반의 4가지 공덕. 곧 상·락·아·정(常樂我淨) 중 하나. 절대적인 영원함.
과 樂과 주008)
아(我):
능동적인 자재자(自在者).
주009)
정(淨):
청정한 것.
과 부텻 德이시니【生티 아니며 滅티 아니호 닐오 常이오 寂靜 주010)
적정(寂靜):
번뇌가 끊어진 것을 적(寂), 고통이 끊어진 것을 정(靜)이라 함. 즉 열반의 상태.
며 覺知호 닐오 樂이오 自在 주011)
자재(自在):
마음대로 무엇이나 자유로우며, 장애될 것이 없음.
야 方所 주012)
방소(方所):
일정한 처소나 위치.
업수믈 닐오 我ㅣ오 微妙 주013)
미묘(微妙):
규정지을 수 없게 뚜렷하지 않고 야릇함.
塵勞 주014)
진로(塵勞):
번뇌. 세속적 노고.
그추믈 닐오 淨이라】
 매 根源시니라

상(常)·낙(樂)·아(我)·정(淨)은 부처님의 덕(德)이시니【생겨나지도 아니하며 멸(滅)치도 아니함을 상(常)이라 이르고, 적정(寂靜)하며 깨달아 아는 것을 낙(樂)이라 이르고, 자재(自在)하여 일정하게 정한 처소 없음을 아(我)라 이르고, 미묘하게 진로(塵勞) 끊어진 것을 정(淨)이라고 이른다.】 한 마음에 밑바탕을 두신 것이다.

專一氣而致柔고

원각경언해 서:24ㄱ

 氣分에 專一 주015)
전일(專一):
마음을 오직 한 곳에만 씀.
히 야 부드러우믈 주016)
부드러우믈:
부드러움[柔]에.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부드러믈’로 적음.
닐위오 주017)
닐위오:
이르고[致]. 어떤 정도에 미치고. 자동사.
道經 주018)
도경(道經):
중국의 사상가 노자(老子)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책. 노자(老子) 또는 도덕경(道德經). 약 5,000자 상하 2편.
에 닐오 氣分에 專一히 야 부드러우믈 닐위다 주019)
닐위다:
이르렀다[至].
니 데 닐오 本來ㅅ 氣分은 이 自然 주020)
자연(自然):
자연스런.
큰 道ㅣ라 주021)
성(性):
나면서부터 가진 본연의 성품.
이 本來 安靜 주022)
안정(安靜):
심신이 편안하고 고요함.
며 괴외며 주023)
괴외며:
고요하며. ‘괴외-’의 발음은 [koj-oj-hʌ-]. 모음충돌로 ‘괴-’[koj-joj-hʌ-](두중, 24:55)로도 변하고, ‘j’음이 생략되어 ‘고요-’[ko-jo-hʌ-](두중,2:16)로도 적음. 여기 ‘ㅚ’는 현대어처럼 단모음이 아니라 하향이중모음 [oj]임.
부드러우며 弱 能히 뮈유믈 주024)
뮈유믈:
움직임을. 능엄경언해(1462)에는 무유(7:81)로도 적음. ‘ㅟ’가 [uj]임은 ‘괴외며’와 같음.
내며 能히 剛强 주025)
강강(剛强):
마음이나 기력이 굽힘 없이 단단하고 강함.
 내니 道 아 사 그 들 至極히 安靜며 至極히 부드러운  本來ㅅ 氣分에 젼혀 주026)
젼혀:
온전히.
뫼화 自然 큰 道애 맛게 니 功이 마 주027)
마:
이미. 벌써.
나타 부드러우믈 닐위요미 주028)
닐위요미:
이르는 것이[致].
일후미 成道ㅣ라】

하나의 기운에 오직 한 곳에만 마음을 써 부드러움을 이루고,【《도덕경(道德經)》에 이르되, 기운에 온전히 마음을 써 부드러움을 이루었다고 하니, 뜻으로 이르되 본래의 기운은 이것이 자연스런 큰 도(道)이다. 성(性)은 본래 편안하고 고요하며 부드러우며 약하므로, 능히 움직임을 내며, 능히 단단하고 강함을 내나니, 도(道)를 아는 사람은 그 뜻을 지극히 안정(安靜)하게 하며 지극히 부드러운 한 가지 본래의 기운에 온전히 모아 자연스런 큰 도(道)에 맞게 하나니, 공(功)이 이미 나타나 부드러움에 이르는 것이 이름이 성도(成道)이다.】

修一心而成道니

원각경언해 서:24ㄴ

 주029)
:
마음을. [心]에 대한 방언형 ‘’과 ‘’ 등을 절충하여 ‘’으로 정하고 이를 이상적 표준음으로 보급하려 했을 것으로 봄.
닷가 주030)
닷가:
닦아. -[修]+-아. ‘다’(석13:20)로 적기도 함. 이 때 ‘ㅺ’은 된소리 [k’]로 해석됨.
道 일우니 주031)
일우니:
이루나니. ‘일우-’는 ‘일-[成]’에 사동접사 ‘-우-’가 결합한 파생어.

한 마음을 닦아 도(道)를 이루나니

원각경언해 서:25ㄱ

心也者



마음은

沖虛妙粹며 炳煥靈明며

원각경언해 서:25ㄴ

기프며 虛며 微妙며 粹며 주032)
수(粹)며:
순수하며.
【粹 섯근 주033)
섯근:
섞은. 섞인. 이질적인 것이 합쳐진. ‘서’으로 적기도 함. 구슬 서 帳이며(석13:24).
것 업슬시라】
나며 빗나며 주034)
빗나며:
빛나며. ‘빗’은 ‘빛’에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ㅊ’과 같은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쓴 것임. 표기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빈나며]로 비자음화하였을 것임.
靈며 며

깊으며 비어 있으며 미묘(微妙)하며 순수하며【수(粹)는 섞인 것이 없는 것이다.】 나타나며 빛나며, 신령하며 밝으며

無去無來야 冥通三際며

원각경언해 서:26ㄱ

주035)
감:
감. 가는 것.
업스며 주036)
옴:
옴. 오는 것.
업서 세  주037)
세 :
세 가장자리에. 삼세(三世)에. 원문 ‘三際(삼제)’에 대한 번역으로, 과거·미래·현재, 또는 전세·내세·현세를 가리킴.
어우러 주038)
어우러:
아울러. 합하여.
通며【세  過去와 未來와 現在왜라】

가는 것 없으며 오는 것 없어, 세 가장자리, 즉 과거·현재·미래에 아울러 통하며【세 가장자리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이다.】

非中非外라 洞徹十方며

원각경언해 서:26ㄴ

가온 주039)
가온:
가운데. 《월인석보》 권14에는 ‘가’(14:80)로도 적었음. ‘ㅸ’ 표기는 실제로 쓰인 음소가 아니라 ‘가’형과 ‘가온’형의 절충적 표기를 위해 만들어낸 추상적 음소일 듯. 이 표기법이 연서법(連書法)이며, 주로 외국어음(중국음) 표기에 활용함. 《조선관역어》(1408년)는 ‘ㅸ’의 존재를 보여주지 않음. (85) 江心 把剌戞噴得(*바 가븐).
아니며 밧기 주040)
밧기:
밖이. [外]+ 이→밧기.
아니라 十方 주041)
시방(十方):
불교에서, 동·서·남·북의 사방과 건(乾)·곤(坤)·간(艮)·손(巽)의 사우(四隅) 및 상하를 아울러 일컬음.
애 훤히 며 주042)
며:
사무치며. 깊은 곳까지 스며들며.

가운데도 아니며 바깥도 아니라. 시방에 훤히 사무치며

不滅不生커니 豈四山之可害며

원각경언해 서:27ㄱ

滅티 주043)
멸(滅)티:
망하여 없어지지.
아니며 生티 아니커니 주044)
아니커니:
아니 하거니.
엇뎨 四山이 어루 害며 涅槃 주045)
열반(涅槃):
열반경.
애 니샤 내 니논 주046)
니논:
말하는 바.
四山 주047)
사산(四山):
네 개의 큰산.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산에 빗댐.
 곧 이 衆生 주048)
중생(衆生):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
 生老病死ㅣ라 시니라】

〈진심(眞心)은〉 멸(滅)치도 아니하며 생겨나지도 아니하거니와, 어찌 네 개의 산[四山]이 가히 해칠 수 있으며【열반경(涅槃經)에 이르시되, 내가 말하는 바 사산(四山)은 이것이 곧 중생의 생·로·병·사(生老病死)라 하시니라.】

離性離相커니 奚五色之能盲이리오

원각경언해 서:27ㄴ

性을 여희며 주049)
여희며:
여의며. 떠나며.
주050)
상(相):
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 여희어니 엇뎨 五色이 能히 눈 멀우리오 주051)
멀우리오:
멀게 하리오. ‘멀우-’는 ‘멀-[盲]’에 사동접사 ‘-우-’가 결합한 사동사.
【諸法이 性 업서 다 空호미 곧 性이니 닐오 色이 곧 空等 주052)
공등(空等):
공(空) 같은 것들. ‘공’은 실체(實體)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음.
이라 緣

원각경언해 서:28ㄱ

주053)
연(緣)야:
인연을 맺어.
난 諸法이 곧 相이니 닐오 空이 곧 色等 주054)
색등(色等):
색(色) 같은 것들. ‘색’은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 곧 물질 세계.
이라 이제 眞實ㅅ  비록 空야  物도 업스나 주055)
체(體):
만물의 일정 불변하는 본 모양.
ㅣ 空 아닐 性을 여희오 비록 緣을 조차 一切 色等 諸法을 일우나 體ㅣ 色 아닐 相을 여희니 相 여희며 性 여흴 일후미 中道 주056)
중도(中道):
유(有)·공(空)의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진실된 도리.
眞性 주057)
진성(眞性):
인위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성질.
이라 五色 靑黃赤白黑이니 道經에 닐오 五色이 사로 눈멀에 주058)
눈멀에:
눈멀게. ‘ㄹ’과 ‘ㅣ’(i, j) 다음에서 ‘ㄱ’이 약화한 것을 ‘◦’로 적음.
다 니 淫을 貪야 色 즐기면 精을 傷야 明을 일니라 주059)
일니라:
잃느니라. ‘일니라(능2:2)’와 공존하다가 《능엄경언해》 이후 단일자로만 씀.

성(性)을 떠나며 상(相)을 떠나거니와 어찌 오색(五色)이 능히 눈을 멀게 하리오?【모든 법(法)은 성(性)이 없어 다 공(空)한 것이 곧 성(性)이니, 색(色)이 곧 공(空)[色卽空]과 같은 것이라 말한다. 인연을 맺어 생겨난 모든 법이 곧 상(相)이니 공(空)이 곧 색(色)[空卽色] 같은 것이라 말한다. 이제 진실된 마음은 비록 공(空)하여 하나의 물(物)도 없으나 체(體)가 공(空)이 아니므로 성(性)을 떠나고, 비록 인연을 좇아 일체 색(色) 같은 모든 법을 이루나, 체(體)가 색(色)이 아니므로 상(相)을 떠나니, 상(相)을 떠나며 성(性)을 떠나므로 중도진성(中道眞性)이라고 말한다. 오색(五色)은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이니 《도덕경》에 이르기를 오색이 사람으로 하여금 눈멀게 한다고 하였으니, 음(淫)을 탐하여 색(色)을 즐기면 정기(精氣)를 다쳐 밝음[明]을 잃느니라.】

處生死流얀 驪珠ㅣ 獨耀於滄海오 踞涅槃岸얀 桂輪이 孤朗於碧天이니

원각경언해 서:29ㄱ

生死ㅅ 므레 주060)
므레:
물에. 흐름[流]에. ‘믈[水]-물[衆]’은 서로 다른 단어.
이션 주061)
이션:
있어서는.
驪珠 주062)
이주(驪珠):
여의주.
ㅣ 기픈 바래 주063)
바래:
바다에. 바[海]+애. 어간이 ‘바다ㅎ’라면 ‘바다해’.
오 비취오 주064)
비취오:
비치고. ‘비취-’는 자·타동사 두 가지로 쓰임.
無始生死 주065)
무시생사(無始生死):
죽고 사는 것이 시작이 없음.
有情 주066)
유정(有情):
마음이 있는 중생.
디게 주067)
디게:
꺼지게[滅].
 믈 고 주068)
:
가[邊]. 끝.
업스며 믿 주069)
믿:
밑. ‘밑’의 8종성가족용법에 따른 표기.
업슬 바 니라 驪珠 驪龍 주070)
:
턱[頤.이].
아래 明月寶珠 주071)
명월보주(明月寶珠):
밝은 달 같은 보배로운 구슬. 여의주.
ㅣ 잇니 光明이 차 주072)
차:
사무쳐. 꿰뚫어.
비록 海中에 이셔도 光明이 滅티 아닌니 주073)
아닌니:
아니하나니. 아니-+-니(어미구조체). 자음어미가 오면 ‘’의 ‘丶’가 탈락하고 유기음화(아닣+다→아니타) 또는 비자음화함(아닣니→아닌니).
그러나 海中에 잇 一切 다 비취디 몯 닐오 오 주074)
오:
혼자. ‘’(용35장)로 적기도 함.
비취다 니 衆生이 비록 生死ㅅ 中에 이시나 이  靈히 비취요 주075)
비취요:
비춤은. 비추는 것은.
어듭디 주076)
어듭디:
어둡지. 후에 순음성 자음 ‘ㅂ’의 영향으로 ‘어둡-’으로 변함. 인접역행동화.
아니니 그러나 迷惑 주077)
미혹(迷惑):
정신이 헷갈려서 갈팡질팡함.
야 아디 주078)
아디:
알지. 어미 ‘-디’ 앞에서 어간 ‘알-’의 말음 ‘ㄹ’이 자동 탈락함.
몯니 아디 몯 一切 通達 몯고 오직

원각경언해 서:29ㄴ

照體 주079)
조체(照體):
빛을 내는 본체. 마음[心]을 가리킴.
오 셔미 구스리 오 비취욤 니라】
涅槃ㅅ  걸안잔 주080)
걸안잔:
걸어앉아 있는. 어간 ‘걸앉-’은 ‘걸-[跪]+앉-[坐]’의 합성어로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다.’는 뜻.
桂輪 주081)
계륜(桂輪):
달[月]의 별칭. 계수나무가 있다 하여 유래함.
퍼런 주082)
퍼런:
퍼런[碧]. 파란. 구름 없는 가을밤의 하늘빛을 표현함.
하해 오 니【涅槃 이 第一義天이며 뎌  노피 건넌 딜 며 하히라 닐오미 잇니라 桂輪은 리라 퍼런 하 바 구룸 업슬 오직 프른 빗분 보미 第一義天에 한 惑業ㅅ 구룸 업수미  프른 하해 가비니 마 한 法이 다 空寂 주083)
공적(空寂):
텅 비고 고요하다는 뜻으로, 자성(自性) 곧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불성(佛性)이 그러함.
면  本覺 大智慧 光明이 法界 너비 비취여 한 分別을 여 닐오 오 다 니라】

생사(生死)의 물에 있어서는 이주(驪珠)가 깊은 바다에서 혼자 비치고【시작도 없는 생사(生死)가 마음 있는 중생들을 꺼지게 하므로 물 같고, 끝없으며 밑도 없으므로 바다 같으니라. 이주(驪珠)는 이룡(驪龍)의 턱 아래에 명월보주(明月寶珠)가 있나니, 광명(光明)이 사무쳐 비록 바다 속에 있어도 광명이 멸(滅)치 아니하나니, 그러나 바다 속에 있는 일체의 것을 다 비추지는 못하므로 혼자 비친다고 말한 것이니, 중생(衆生)이 비록 생사(生死) 가운데 있으나 이 ‘마음’이 신령하게 비치는 것은 어둡지 아니하니라. 그러나 미혹하여 알지 못하나니, 알지 못하므로 일체를 통달(通達)하지 못하고 오직 조체(照體) 혼자 서는 것이 〈마치〉 구슬이 혼자서 비치는 것과 같으니라.】 열반(涅槃)의 언덕에 걸어앉아 있는 ‘달[桂輪]’이 퍼런 하늘에 혼자 밝으니【열반(涅槃)은 이것이 제일의천(第一義天)이며, ‘저 언덕’에 높이 건넜다는 뜻이므로 ‘언덕’이며 하늘이라고 말한 것이 있느니라. 계륜(桂輪)은 달이다. 퍼런 하늘은 가을밤에 구름이 없으므로 오직 푸른빛만 보이는 것이 제일의천에 많은 혹업(惑業)의 구름이 없는 것과 같으므로 푸른 하늘에 비유한 것이니, 이미 많은 법(法)이 다 공적(空寂)하면 마음의 본각(本覺) 대지혜(大智慧) 광명(光明)이 법계(法界)를 널리 비추어 많은 분별심을 떠나므로 ‘혼자 밝다’고 말한 것이다.】

大矣哉라 萬法資始也여

원각경언해 서:31ㄱ

클셔 주084)
클셔:
크구나. 크-+-ㄹ셔[감탄법 어미]. 우러러 감탄하는 말. 형용사 어간에 통합됨. 각자병서 폐지로 ‘클쎠→클셔’로 적음.
萬法 주085)
만법(萬法):
우주 간에 존재하는 정신적·물질적인 일체의 것.
브터 주086)
브터:
붙어. 의지하여.
비르수미여 주087)
비르수미여:
비롯됨이여. 비릇-[始]+ -움[명사형어미]+ ㅣ여[호격조사]. ‘비롯되다’는 ‘어떤 일이 시작되다’는 자동사.

크구나! 만법(萬法)이 이를 의지해 비롯됨이여.

萬法이 虛僞야 緣會而生니

원각경언해 서:31ㄴ

生法이 本無나 一切唯識이니

원각경언해 서:32ㄴ

識은 如幻夢야

원각경언해 서:33ㄴ

但是一心이니

원각경언해 서:34ㄴ

心은 寂而知니

원각경언해 서:35ㄴ

目之圓覺이니

원각경언해 서:36ㄴ

萬法이 虛僞 주088)
허위(虛僞):
헛되고 거짓됨.
야 【오직 妄 주089)
상(相):
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이 잇고 實 體 업수믈 닐오 虛ㅣ오 虛 相 숨기고 實  주090)
:
모습을. 한자어 ‘樣姿’의 한글 표기.
소겨 나토 주091)
나토:
나타냄을. ‘나토-’는 ‘낟-[現]’에 사동접사 ‘-호-’가 결합한 파생어.
닐오 僞라】
緣이 모다 나니 나 法이 本來 업스나 一切 오직 주092)
식(識):
대상을 식별하여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 알음.
이니 識 주093)
환(幻):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일종의 영상. 허깨비. 참된 것이 아니고 거짓된 것. 중생심은 모두 환(幻)임.
과 夢괘 야 오직 이  미니  괴외고 아니 일후믈 圓覺이라 니

만법(萬法)은 헛되고 거짓되어【오직 그릇된 상(相)이 있고, 실한 체(體)가 없음을 허(虛)라 이르고, 허(虛)한 상(相)을 숨기고 실한 모습을 속여 나타냄을 위(僞)라 이른다.】 연(緣)이 모여 생겨나니 생겨나는 법(法)이 본래 없으나 일체가 오직 식(識)이니, 식(識)은 환(幻)·몽(夢)과 같아서 오직 이것은 한 마음이니, 마음은 고요하고 아나니 〈그래서〉 원각(圓覺)이라고 이름하나니

彌滿淸淨야 中不容他

원각경언해 서:37ㄱ

야 주094)
야:
가득하고. (공간 안에) 꽉 차고. 중세 언해문에서 ‘…야…야’ 형이 거듭될 때는 앞 어절을 ‘…하고’로 풀이하는 것이 자연스러움.
淸淨 주095)
청정(淸淨):
깨끗함. 어떤 생각에 쏠리거나 휘둘리거나 집착함이 없는 가장 순수한 상태.
야 가온 주096)
가온:
가운데에.
다 거슬

원각경언해 서:37ㄴ

리디
주097)
드리디:
받아들이지[容納]. 한동아리로 들게 하지.
아니

가득하고 청정(淸淨)하여 그 가운데에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므로

故로 德用이 無邊나 皆同一性니

주098)
덕(德):
도를 행하여 체득한 품성.
주099)
용(用):
사물의 운용 및 활동. 즉 물건에 갖추어진 기능.
업스나 주100)
업스나:
끝없으나. 가없으나.
다  가짓 주101)
가짓:
가지의.
 性이니

덕(德)과 용(用)이 끝없으나, 모두 한 가지의 한 성품이니

性이 起爲相이라 境智ㅣ 歷然

원각경언해 서:38ㄱ

며 相이 得性融이라 身心이 廓爾니

원각경언해 서:38ㄴ

주102)
성(性):
나면서부터 가진 본연의 성품.
니러 주103)
니러:
일어나. 닐-[起]+-어. ‘일-’은 이루어지다[成].
주104)
상(相):
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외욘디라 주105)
외욘디라:
된지라. 된 것이라서. ‘ㄴ디라’는 이유나 근거가 되는 과거 사실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주106)
경(境):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대상.
주107)
지(智):
시비(是非)와 사정(邪正)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번득며 주108)
번득며:
뚜렷하며. 분명하며.
相이 性의 노교 주109)
노교:
녹임을. 녹인 것을.
得혼디라 주110)
득(得)혼디라:
얻은지라. 득한 것이라서.
몸과 미 훤니 주111)
훤니:
훤하니.

성(性)이 일어나 상(相)이 된지라 경(境)과 지(智)가 뚜렷하며, 〈또한〉 상(相)은 성(性) 녹인 것을 득(得)한지라 몸과 마음이 훤하니

方之海印이며 越彼太虛야

원각경언해 서:39ㄱ

海印 주112)
해인(海印):
바다가 만상(萬象)을 비춘다는 뜻으로, 일체를 깨달아서 아는 ‘부처의 지혜’를 이름.
에 가비며【海印 華嚴 十種 三昧門 中엣 第一 圓明海印三昧門이니 닐오 큰 바리 주113)
바리:
바다가. 15세기 문헌에는 ‘바[海]’ 외에 ‘바다ㅎ, 바’ 형도 공존함.
가 萬象 주114)
만상(萬象):
온갖 사물. 형상이 있는 온갖 물건과 세상의 모든 일. 만유(萬有).
번드기 주115)
번드기:
뚜렷이. 번득+이.
나토미 주116)
나토미:
나타남이.
印ㅅ 글 니 그리멧 주117)
그리멧:
그림자의. ‘그리메’는 ‘그르메(곡15), 그림제(월2:55)’와 동의어.
象 한 相 고 바므른 圓覺 니라】
뎌 큰 虛空애 너머

해인(海印)에 비유되며【해인(海印)은 화엄(華嚴) 10종, 삼매문(三昧門) 중에 있는 제1 원명해인삼매문(圓明海印三昧門)이니, 이르되 큰 바다가 맑아 만상(萬象)이 뚜렷이 다 나타남이 〈마치〉 도장의 글자와 같으니, 그림자의 영상은 많은 상(相)과 같고 바닷물은 원각(圓覺)과 같으니라.】 저 큰 허공(虛空)을 넘어

恢恢焉며 晃晃焉야 逈出思議之表也니라

원각경언해 서:40ㄱ

恢恢 주118)
회회(恢恢):
넓고 크고 먼 모양.
며 晃晃 주119)
황황(晃晃):
번쩍번쩍하고 환하게 빛남.
야【恢恢 어위크며 주120)
어위크며:
넓고 크며. 어간 ‘어위크-’는 ‘어위-[闊.寬]’와 ‘크-[大]’의 합성어.
먼 이오 晃晃 비치 盛히 비취 이라】
思議 주121)
사의(思議):
생각하여 헤아리는 것.
밧긔 머리 주122)
머리:
멀리. ‘멀-’에 접사 ‘-이’가 결합한 파생부사.
나니라

넓고 크고 멀며 환하게 빛나【회회(恢恢)는 넓고 크며 먼 모양이요, 황황(晃晃)은 햇빛이 왕성하게 비치는 모양이다.】 사의(思議) 밖에 멀리 나가니라.

我佛이 證此샤 愍物의 迷之샤 再歎奇哉시며

원각경언해 서:40ㄴ

三思大事야

원각경언해 서:41ㄱ

우리 부톄 주123)
부톄:
부처가. 부텨(평-평)+ㅣ(주격.거성)→부:톄[평-상].
이 주124)
증(證):
증득. 바른 지혜로써 진리를 깨달아 얻음.
샤 物의 주125)
물(物)의:
중생이. ‘의’는 의미상 주격.
몰로 주126)
몰로:
모르는 것을. 15세기에 모음어미와 통합할 때 ‘ㄹ·ㄹ’로 활용하는 용언은 -[急], 누르-[壓], 브르-[呼], 므르-[退], 흐르-[流] 등이 있음. 라. 눌러 등.
어엿비 주127)
어엿비:
불쌍히. 가엾이. 의미가 이동하여 현재는 ‘예쁘다[美]’는 뜻의 ‘어여삐’로 쓰임.
너기샤 奇異셔 다시 嗟嘆 주128)
차탄(嗟嘆):
한숨지어 탄식함.
시며【華嚴에 니샤 그  如來ㅣ 一切 衆生 너비 보시고 이 말샤 奇異셔 奇異셔 이 諸衆生이 엇뎨 如來智慧 다 두쇼 주129)
두쇼:
두었으되. 가졌으되. 가졌는데.
迷惑야 보디 몯거뇨 주130)
몯거뇨:
못하는가.
시니 두 번 奇異셔 실 다시 嗟

원각경언해 서:41ㄴ

嘆시다 니라】
큰 이 세 번 思量 주131)
사량(思量):
생각하여 헤아림.
샤【法華經에 니샤 三七日 주132)
삼칠일(三七日):
21일.
中에 이  이 思量호라 시니 이제 닐온 주133)
닐온:
이른바. 소위(所謂).
세 번 思量샤 세흔 곧 三七日이오 思量 곧 이  일 思量샤미라】

우리 부처님이 이것을 바른 지혜로 깨달으시고 중생(衆生)이 모르는 것을 불쌍히 여기시어 ‘기이하구나!’ 다시 차탄(嗟嘆)하시며【화엄경(華嚴經)에 이르시되, 그 때 여래(如來)가 일체 중생을 널리 보시고 이 말씀을 하시기를, ‘기이하구나! 기이하구나!’ 이 모든 중생이 여래(如來)의 지혜(智慧)를 다 가졌는데 어찌 미혹(迷惑)하여 보지 못하는가? 말씀하시니, 두 번 ‘기이하구나!’ 하시므로 다시 차탄(嗟嘆)하셨다고 말한 것이다.】 큰 일을 세 번 생각하여 헤아리시고【법화경(法華經)에 삼칠일(三七日) 중에 이 같은 일을 사량(思量)하였다고 이르시니, 이제 이른바 세 번 사량(思量)하셨다 함은, 셋은 곧 삼칠일이요, 사량(思量)은 곧 이 같은 일을 사량(思量)하셨다 함이다.】

旣全十力샤 能摧樹不魔軍시며

원각경언해 서:42ㄱ

爰起四心샤 欲示宅中寶藏이어신마

원각경언해 서:43ㄱ

마 十力 주134)
십력(十力):
부처님에게만 있는 10가지 지혜의 힘. ① 옳고 그름을 변별하는 힘, ② 선악의 업과 그 과보를 여실히 아는 힘, ③ 선정과 해탈 등을 여실히 아는 힘, ④ 중생의 근기(根機)의 상하·우열을 아는 힘, ⑤ 중생의 갖가지 욕구를 아는 힘, ⑥ 중생의 온갖 경계를 아는 힘, ⑦ 온갖 수행해 나아가는 길을 아는 힘, ⑧ 중생의 숙명을 아는 힘, ⑨ 중생들의 미래 일을 아는 힘, ⑩ 일체의 번뇌가 다한 것을 아는 힘.
올오샤 주135)
올오샤:
온전하게 하시어. 어간 ‘올오-’는 ‘올-[全]+-오-(사동접사)’로 결합된 파생어. 15세기 다른 책에는 ‘오오-’형도 공존함.
能히 樹下ㅅ 魔軍 주136)
마군(魔軍):
악마의 군병(軍兵). 마구니. 싯달태자가 수행할 때 성도(成道)를 방해하려고 온 마왕과 그 권속.
것그시며 주137)
것그시며:
꺾으시며.
【本行經에 니샤 悉達太子ㅣ 菩提樹下 向샤 매 念샤 魔王波旬 주138)
마왕파순(魔王波旬):
석가모니와 그의 제자들의 수행을 방해하려고 한 마왕 이름.
濟度 주139)
제도(濟度):
미혹의 경계에 있는 중생들을 인도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들게 함.
코져 샤 放光 주140)
방광(放光):
방(放)은 열다[開], 광(光)은 광명(光明)으로, 부처가 백호로 무량세계(無量世界)에 광명을 내쏨.
샤 三千界 주141)
삼천계(三千界):
불교에서 말하는 소천(小千)·중천(中千)·대천(大千) 세계의 통칭. 삼천대천세계.
비취여시 주142)
비취여시:
비추시거늘.
魔王이 無量

원각경언해 서:43ㄴ

衆을 領야 菩提樹에 가 種種앳 저픈 주143)
저픈:
두려운. 어간 ‘저프-’는 ‘젛-[懼]+-브-(파생접사)’에 의한 파생형용사.
相 變야 나토거늘 주144)
나토거늘:
나타내거늘.
太子ㅣ 오직 法을 念시고  擾亂 주145)
요란(擾亂):
시끄럽고 어지러움.
아니 시니 魔ㅣ 믈러니거늘 주146)
믈러니거늘:
물러가거늘. ‘믈러니-[退行]’는 ‘믈ㄹ-[退]+-어+니-[行]’로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
그 낤 바 正覺 일우시니라】
四心 주147)
사심(四心):
자비희사(慈悲喜捨), 즉 자애로움[慈], 가엾이 여김[悲], 기뻐함[喜], 모든 것을 버려서 집착하지 않는 마음[捨]의 4가지 무량심. 사무량심(四無量心).
을 니르와샤【四心은 慈와 悲와 喜와 捨왓 네 無量心 주148)
무량심(無量心):
헤아릴 수 없이 끝없는 마음.
이라】
집안햇 보 藏을 뵈오져커신마 주149)
뵈오져커신마:
보이고자 하시건마는.
【涅槃애 니샤 艱難 주150)
간난(艱難):
가난[貧]. 간난(艱難)〉가난[貧]. 내훈(1:30)에 ‘가난’으로 적음.
 女人이 집안해 眞金藏 주151)
진금장(眞金藏):
진짜 금창고.
주152)
해:
많이. 하-[多]+-ㅣ(부사파생접사). 당시엔 접사를 쓰지 않은 예도 있음. 하(석6:23). 브르[飽](두초7:14).
이쇼 지븻 사미 알리 주153)
알리:
아는 사람이.
업거늘 그  奇異 사미 方便을 이대 주154)
이대:
잘[善].
아라 眞金藏 파 어드니 善男子아 衆生 佛性도  이 야 一切 衆生이 能히 보디 몯호미 주155)
몯호미:
못함이. 못하는 것이.
뎌 寶藏 艱難 사미 아디 몯홈 니 善男子아 내 이제 一切 衆生 뒷 주156)
뒷:
두고 있는. 가지고 있는.
佛性이 한 煩惱 두펴쇼미 주157)
두펴쇼미:
덮여 있음이. ‘덮-’과 ‘둪-’이 공존함.

원각경언해 서:44ㄱ

뎌 艱難 사미 眞金藏 보디 몯홈  거슬 너비 뵈노라 주158)
뵈노라:
보이노라. ‘-노라’는 화자(나. 부처)가 ‘자기 나름으로는 한다고’ 표현할 때 씀.
시니라】

이미 십력(十力)을 온전하게 하시어 보리수 아래에서 능히 마군(魔軍)을 꺾으시며【본행경(本行經)에 이르시길, 싯달태자가 보리수 아래를 향하시어 마음에 염하시길, 마왕 파순(波旬)을 제도(濟度)코자 하시어 방광(放光)하시고 삼천계(三千界)를 비추시거늘, 마왕(魔王)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리[衆]를 거느리고 보리수에 가서 갖가지 두려운 모양으로 변하여 나타내거늘 싯달태자가 오직 법(法)만을 염하시고 마음을 요란(擾亂)하게 아니 하시니 마귀가 물러가거늘 그 날 밤에 정각(正覺)을 이루시니라.】 사심(四心)을 일으키시어【사심(四心)은 자(慈)·비(悲)·희(喜)·사(捨) 네 가지 무량심(無量心)이다.】 집안에 있는 보배 창고를 보이고자 하시건마는【열반경(涅槃經)에 이르시길, 가난한 여인이 집 안에 진금장(眞金藏)이 많이 있으되 집에 있는 사람들이 아는 사람이 없거늘 그 때 기이(奇異)한 사람이 방편을 잘 알아서 진금장(眞金藏)을 파서 찾으니, 선남자야, 중생(衆生)의 불성(佛性)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 중생이 능히 보지 못함이 더 보배창고를 가난한 사람이 알지 못함과 같으니, 선남자야, 내가 이제 일체 중생이 가지고 있는 불성(佛性)이 많은 번뇌(煩惱)에 덮이어 있는 것이 〈마치〉 저 가난한 사람이 진금장(眞金藏)을 보지 못함과 같은 것을 〈부처가〉 널리 보이노라고 하시니라.】

然이나 迷頭며 捨父야

원각경언해 서:45ㄴ

悟有易難 故로 仙苑覺場애

원각경언해 서:46ㄱ

敎興頓漸샤

그러나 머릴 모며 아빌 주159)
아빌:
아비를.
려 주160)
려:
버려[棄]. 어간 ‘버리-’는 ‘벌이다[나열]’는 뜻으로 다른 단어.
【머리 몰롬과 주161)
몰롬과:
모름과. 모르는 것과. ‘몰롬’은 ‘모-[不知]’의 명사형.
아비 린 두 가뵤 주162)
가뵤:
비교함은. 비유함은. 견줌은. ‘가비-’는 ‘비교하다, 비유하다, 견주다’.
다 衆生이 本性을 몰라 일코 주163)
일코:
잃어버리고. 잃고.
本來 업스니라 주164)
업스니라:
없는 것이라.
 주165)
:
하므로. 할새. ‘-ㄹ새’는 모음으로 끝나는 어간에 붙어, 어떤 사실을 제기하면서 뒤에 그 설명을 덧붙이는 뜻을 나타내는 옛말 투의 연결어미.
生死애 그우뇨 주166)
그우뇨:
굴러다님을. 어간 ‘그우니-’는 ‘그울-[轉]’과 ‘니-[行]’의 합성어.
가비

원각경언해 서:46ㄴ

시니라 머리 몰로 楞嚴에 부톄 富樓那 주167)
부루나(富樓那):
부처님 10대 제자의 한 사람. ‘富婁那’로도 적음. 가비라성 부근의 바라문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정반왕의 국사(國師)의 아들로 석가모니와 나이가 같았음. 부처가 성도한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찾아가 귀의함. 득도한 후, 각지를 떠돌며 포교에 전념했으며, 교묘한 언변으로 교화하는 일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였다 하여 ‘설법제일(說法第一)’이라고 불림.
려 주168)
려:
더러. 에게.
니샤 演若達多ㅣ 믄득 새바 주169)
새바:
새벽에. ‘새박[晨]’은 ‘새배, 새볘’ 등과 공존함.
거우루로 주170)
거우루로:
거울로. ‘거우로’형도 쓰임. 끝음절 모음이 탈락하여 현재의 ‘거울’이 됨.
 비취오 주171)
비취오:
비추고. ‘ㅟ’의 ‘j’ 아래서 ‘-고’의 ‘ㄱ’이 약화함.
거우룻 가온 머리의 눈섭과 누니 어루 보 고 주172)
고:
기뻐하고. ‘愛’의 직역. 대구 한자는 ‘瞋’[진.성내다].
내 머리의 과 주173)
과:
낯과. ‘’은 ‘[面]’의 8종성가족용에 따른 표기. ‘얼굴’은 형체(形體)를 뜻했으며 현재보다 의미영역이 넓음.
눈 보디 몯호 嗔心 주174)
진심(嗔心):
성내는 마음.
야 責야 귓거시라 주175)
귓거시라:
귀신이라고. ‘귓것’은 ‘귀(鬼)+ㅅ+것’.
야 귿 업시 미쳐 니 주176)
니:
달리니[疾走]. 자음어미 앞에서 ‘-’, 매개모음을 포함한 모음어미 앞에선 ‘-’가 선택됨. 거늘(원,서47). 락 도로오락(두초25:51).
덴 엇더뇨 이 사미 어딀 因야 緣故 업시 미쳐 뇨 富樓那ㅣ 오 이 사미 미 미츈디라 주177)
미츈디라:
미친지라. ‘미치-[狂]+-우-(선어말어미)+-ㄴ(관형형어미)+(의존명사)+-ㅣ라’의 통합형.
외야 주178)
외야:
다시. 다시는.
다 緣故ㅣ 업스니다 주179)
업스니다:
없습니다.
니라 아비 료 法華애 닐오 사미 져머셔 주180)
져머셔:
어려서. 당시 ‘어리다’는 ‘어리석다’는 뜻.
아비 리고 逃亡야 가 다 나라해 오래 사로 쉰 에 니르러 나히 주181)
나히:
나이가. 나ㅎ[年]+이[주격조사].
마 라 더욱 窮困야 四方애 녀 주182)
녀:
다녀. 어원은 ‘-[走]+니-[行]’의 합성이나 당시에 이미 ‘니-[行]’로 새 어휘가 됨.
옷밥 求다가 漸漸 녀 믿나라해 주183)
믿나라해:
본국에. ←밑[本]+나라ㅎ[國]+애.
오니 그 아비 몬져 아 求다가 몯 어더  城에 사로 그 지비  가며러 주184)
가며러:
가멸어. 부유하여. 재산이 많아.
쳔 보 그지 업더니 貧窮 아리

원각경언해 서:47ㄱ

올며 올마 아 주185)
아:
아비의. ←아비+. 관형격조사 ‘’와 통합할 때 ‘아비’의 ‘ㅣ’가 탈락함.
지븨 마초아 주186)
마초아:
마침[適].
다라 門ㅅ 겨틔 셔셔 머리셔 주187)
머리셔:
멀리서.
보 제 아비 師子床애 걸안자 주188)
걸안자:
걸어앉아. 어간 ‘걸앉-’은 ‘걸-[踞]+앉-[坐]’의 비통사적 합성어.
寶机 주189)
보궤(寶机):
보배로 꾸민 책상.
바댓거든 주190)
바댓거든:
받들었는데[承].
한 婆羅門과 刹利 주191)
찰리(刹利):
찰제리(刹帝利)의 준말. 크샤트리야의 음역. 인도의 4성(姓) 중 하나로 다른 3성을 지배하는 왕종(王種). 최상 계급인 바라문 다음의 지위. 토전주(土田主).
居士 주192)
거사(居士):
① 인도의 네 계급 중에서 상공업에 종사하는 재물이 많고 부유하게 사는 호족. ② 속인으로서 불교에 귀의한 남자. 여기서는 ①의 뜻.
왜 恭敬 圍遶 주193)
위요(圍遶):
주위를 둘러쌈.
얫거늘 주194)
얫거늘:
하여 있거늘.
窮子ㅣ 두리여 주195)
두리여:
두려워하여. 무섭게 여겨.
그기 이 念호 이 王이며 大臣이라 다와다 주196)
다와다:
다그치어. ←다왇-+-아.
브릴가 주197)
브릴가:
부릴까. 시킬까.
저허 리 거늘 주198)
거늘:
달리거늘[질주].
長者 주199)
장자(長者):
인도에서 덕망이 높고 재산이 많은 노인을 높여 부르는 말.
ㅣ 머리셔 알오 매 깃거 사 보내야 가 자라 니 窮子ㅣ 怨讐ㅣ여 일라 주200)
일라:
일컬어. ‘稱怨’의 직역으로 ‘소리쳐’가 나을 듯. 모음어미 앞에서는 ‘일-’, 자음어미 앞에서는 ‘일-’이 선택됨.
제 念호 罪 업시 자표 주201)
자표:
잡힘을. 어간 ‘자피-’는 ‘잡-[執]+-히-(피동접사)’.
닙노라 야 아비 뎌의 사오나오 주202)
사오나오:
(능력이) 모자람을[下劣.하열]. 못난 것을.
알오 方便 주203)
방편(方便):
그때의 형편에 따라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수단 방법.
으로  주204)
:
모습이. ←+ㅣ.
시든 주205)
시든:
시든. 파리한. 憔悴(초췌)에 대한 번역임.
사 보내야 기 주206)
기:
조용조용히. 천천히[徐].
닐오 이 일홀 히 잇니 네 갑 倍히 주고 널로  츼유리라코 주207)
츼유리라코:
치우리라 하고.
아비 麤 헌 옷 닙고  츨 그릇 잡고 닐오 브즈러니 주208)
브즈러니:
부지런히.
고 다  가디 말라 내 네 아비 야 나혼 주209)
나혼:
낳은. ‘나’이 아닌 것은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아’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어간 뒤에 대상활용의 ‘-오-’를 넣은 결과임.
아 니라 야 블로 아리라 야 窮子ㅣ 비록 깃그나 주210)
깃그나:
기쁘나. 기쁘기는 하나. ←-[喜]+-으나.


원각경언해 서:47ㄴ

주211)
:
오히려. 아직.
일 사미로라 주212)
사미로라:
사람이로다.
너길 二十年을 녜  츼이더니 주213)
츼이더니:
치우게 하더니[令除]. 어간 ‘츼이-’는 츼-[除]+-이-(사동접사).
後에 서르 미더 드나로 주214)
드나로:
드나듦을.
어려이 주215)
어려이:
어렵게. ‘어려비’와 ‘어려이’의 절충적 표준음으로 ‘어려’를 제정하여 통일하려다가, 《능엄경언해》(1461)부터 폐지함.
아니나 그 잇논 히  本來ㅅ 고대 잇더니 아비 病야 주글 제 아 주216)
아:
아들에게.
命며 아과 주217)
아과:
친족과. 친척과.
國王과 大臣 뫼화 쳔과 보 맛디다 주218)
맛디다:
맡기다. 맡긴다고. ‘맛디-’는 -[任]+-이-(사동접사).
니라】
아로미 주219)
아로미:
아는 것이. 앎에. ‘아롬’은 ‘알-[知]’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형.
쉬우며 어려우미 이실 仙苑과 覺場애【仙苑은 鹿野苑이니 녯 仙人 사던 히니 부톄 成道샤 이 와 처 法輪 주220)
법륜(法輪):
‘다르마 차크라’의 번역.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레바퀴로 비유함. 부처님의 교화와 설법을 가리켜 법륜을 굴린다고 함.
을 옮기시니라 覺場 菩提場이니 부텨 成道신 히라】
敎 주221)
돈(頓):
돈교(頓敎). 법문(法門)을 듣는 즉시 단박에, 또는 빠르게 불과(佛果)를 깨닫게 해 주는 교법(敎法).
주222)
점(漸):
점교(漸敎). 오랫동안 수행을 쌓은 다음에 불과(佛果)를 얻게 되는 교법(敎法).
과 니르와샤 주223)
니르와샤:
일으키시어. ‘-왇/-’은 힘줌[강조]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

그러나 머리를 모르며 아비를 버려【머리 모르는 것과 아비를 버린 것 두 가지를 비유함은 모두 중생이 본성(本性)을 몰라 잃고 본래 없는 것이라고 하므로, 생사(生死)에 굴러다님을 비유하신 것이다. 머리를 모른다 함은, 능엄경(楞嚴經)에 부처가 부루나(富樓那)더러 이르시길, 연야달다(演若達多)가 문득 새벽에 거울로 낯을 비추고 거울 가운데 있는 머리의 눈썹과 눈이 가히 보임은 기뻐하고, 나의 머리의 낯과 눈을 보지 못함은 왈칵 화를 내어 꾸짖어 귀신이라고 하고 끝없이 미쳐 달리니 〈네〉 마음에는 어떠냐? 이 사람이 어디에서 원인이 되어 연고(緣故)없이 미쳐 달리느뇨? 부루나(富樓那)가 사뢰기를, 이 사람은 마음이 미친 것이라. 전혀 다른 연고가 없습니다 하니라. 아비를 버린 것은, 법화경(法華經)에 이르되, 어떤 사람이 어려서 아비를 버리고 도망해 가 다른 나라에서 오래 살되, 쉰 해[50세]에 이르러 나이가 이미 들어 더욱 곤궁해져 사방으로 다니면서 옷과 밥을 구하다가 점점 다녀 〈우연히〉 본국에 오니 그 아비가 먼저[앞서] 아들을 찾다가 못 찾아 한 성(城)에 살되, 그 집이 대단히 부유하여 재물과 보배가 그지없더니 빈궁(貧窮)한 아들이 옮으며 옮아 아비의 집에 마침 다다라 문 곁에 서서 멀리서 보되, 저의 아비가 사자상(獅子床)에 걸어앉아 보궤(寶机)에 발을 받들었는데, 많은 바라문(婆羅門)과 찰리(刹利)와 거사(居士)가 공경하여 위요(圍遙)해 있거늘 가난한 아들이 두려워하여 그윽이 생각하되 이것이 왕이며 대신이라. 다그쳐 부릴까 두려워 빨리 달리거늘 장자(長者)가 멀리서 알고 마음에 기뻐하여 사람을 보내어 가서 잡으라고 하니, 궁자(窮子)가 원수여! 하고 소리쳐 제가 죄 없이 잡혀감을 당하는구나 생각하거늘, 아비가 저(=아들)의 모자람을 알고 방편(方便)으로 모습이 시든(=초췌한) 사람을 보내어 조용조용히 이르기를 여기에 일할 땅이 있으니, 너의 값을 배(倍)로 주고 너로 하여금 똥을 치우게 하리라 하고 아비가 거친 헌 옷을 입고 똥 치는 그릇을 잡고 말하기를, 부지런히 하고 다른 데는 가지 말아라. 내가 너의 아버지 같고 〈너는 내가〉 낳은 아들 같으니라 하고, 아들이라고 부르거늘 궁자(窮子)가 비록 기쁘기는 하나 오히려 〈나는〉 일하는 사람이로다 하고 여기므로 20년을 항상 똥을 치우게 하더니 후에 서로 믿어 드나듦을 어렵게 아니하였으나 그가 〈머물러〉 있는 땅은 아직 본래 있던 곳에 있었다. 아비가 병들어 죽을 적에 아들에게 명하며 친족과 국왕과 대신들을 모아놓고 재물과 보배를 맡긴다고 하였다.】 앎에는 쉬움과 어려움이 있으므로 선원(仙苑)과 각장(覺場)에【선원(仙苑)은 녹야원(鹿野苑)이니 옛날 선인(仙人)이 살던 땅이니, 부처님이 성도(成道)하시어 여기에 와 처음으로 법륜(法輪)을 옮기셨다. 각장(覺場)은 보리장(菩提場)이니 부처님이 성도하신 땅이라.】 교(敎)를 돈(頓)과 점(漸)을 일으키시어

漸은 設五時之異샤

원각경언해 서:48ㄱ

空有 迭彰시고

원각경언해 서:48ㄴ

頓은 無二諦之殊샤 幽靈이 絶待시니

원각경언해 서:49ㄱ

漸은 다 時 주224)
다 時:
점교(漸敎)의 다섯 단계의 때.
달오 주225)
달오:
다름을. 다른 것을. ‘달옴’은 ‘다-’의 명사형.
펴샤【다 時 다샤 부톄 成道신 열두  예 주226)
예:
사이에. 체언 말음 ‘ㅣ(i)’나 ‘ㅣ’ 하향중모음(ㅐ,ㅔ,ㅚ 등) 아래에서 처격조사는 ‘예’임.
有爲法 주227)
유위법(有爲法):
여러 가지 원인과 조건이 모여 형성된 것. 인연에 의해 생멸(生滅) 변화하는 현상계의 모든 사물. 인과 관계로 구속되어 있는 존재.
이 緣야 나 我 업수믈 주228)
업수믈:
없음을. 없는 것을. ‘업숨’은 없-[無]+-움(명사형어미).
니시나  法이 我 업슨 理 니디 아니

원각경언해 서:49ㄴ

시니 일후미 初時有敎 주229)
최시유교(初時有敎):
초시의 가르침.
ㅣ오 第二時中에 徧計 주230)
편계(徧計):
빈틈없는 계획.
자보 주231)
자보:
잡음을. 헤아려 요량함에.
브트샤 주232)
브트샤:
의거하시어. 붙으시어.
諸法 주233)
제법(諸法):
우주 사이에 있는 유형 무형의 모든 존재. 인연에 따라 발생하고 존재하는 차별의 현상.
주234)
공(空):
없음.
 니시나 依他圓成 주235)
의타원성(依他圓成):
다른 것에 기대어 원만히 성취함.
에  有를 니디 아니시니 일후미 空敎ㅣ오 第三時中에 法相 주236)
법상(法相):
모든 법의 모양. 만유의 자태(姿態).
大乘ㅅ 주237)
경(境):
인식의 대상.
은 空코 心은 주238)
유(有):
존재.
ㅣ라 니시니 일후미 中道敎 주239)
중도교(中道敎):
두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올바른 도의 가르침.
ㅣ오 第四時中에 一切衆生 如來知見 주240)
여래지견(如來知見):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깨닫고 비추어보는 여래와 같은 지혜.
을 여러 뵈샤 三乘 주241)
삼승(三乘):
부처님 교법(敎法)을 수레에 비유하여 중생을 태워 생사에서 해탈케 한다는 뜻으로,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의 3가지 교법. 세 가지 길.
을 뫼화 一乘 주242)
일승(一乘):
하나의 길.
샤 주243)
샤:
만드시고. 어미 ‘-아/어’를 ‘-고’로 푸는 것이 자연스런 경우.
주244)
권(權):
방편(方便)의 별칭. 거짓말을 둘러대서라도 정도(正道)에 이르게 하기 위한 수단 방법.
을 뫼화 實에 드리시니 주245)
드리시니:
들게 하시니.
일후미 同歸敎 주246)
동귀교(同歸敎):
함께 돌아가도록 하는 가르침.
ㅣ오 第五時中에 涅槃애 드르실 제 一切衆生과 闡提 주247)
천제(闡提):
욕망을 끊지 못한 사람. 성불(成佛)하지 못하는 원인을 가진 사람을 가리킴. 일천제(一闡提).
니르리 주248)
니르리:
이르기까지.
다 佛性 이실 믈읫  뒷니 주249)
뒷니:
둔 것은. 있는 사람은. ‘有心’에 대한 번역.
一定히 주250)
일정(一定)히:
어떤 모양이나 범위가 확고하게.
반기 주251)
반기:
반드시. 마땅히[當]. ‘반시’와 공존함.
부톄 외야 常며 주252)
상(常)며:
생겨나지도 멸하지도 않고 영원히 불변하며.
樂며 我며 주253)
아(我)며:
자재(自在)하여 일정하게 정한 처소가 없으며.
淨니라 니시니 일후미 常住敎 주254)
상주교(常住敎):
열반경에서 말한 가르침. 온갖 중생에게 보편적으로 불성의 상주함을 인정하며 어떤 것이든지 기연(機緣)이 익숙해지면 반드시 성불한다고 말한 가르침.
ㅣ라】
空과 有와 서르 나토시고 주255)
나토시고:
나타내시고. 어간 ‘나토-’는 ‘낟-+-호-[사동접사]’.
【我

원각경언해 서:50ㄱ

와 法과 心과 境과 眞과 俗과 자샤 시혹 몬져 며 後에 며 시혹  야 서르 마초아 주256)
마초아:
맞추어.
諸法의 空과 有왓 들 나토시니라】
頓 二諦 주257)
이제(二諦):
두 가지 진리. 제(諦)는 ‘진리’.
달오미 업스샤 기프며 靈호미 기드룜 주258)
기드룜:
기다림. 때가 오기를 바람. 모음조화에는 ‘기드륨’이 맞음.
그츠시니【中道 第一義諦 주259)
제일의제(第一義諦):
깊고 묘한 진리. 중도의 진리가 모든 법 가운데 제일이라는 뜻.
 나토시니 第一義諦 두 사교미 주260)
사교미:
새김이. 해석이.
잇니 나 둘흘 노겨 주261)
노겨:
녹여. 합쳐.
中을 교미니 주262)
교미니:
밝힘이니. ‘굠’은 어간인 사동사 ‘기-’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
곧 眞과 俗괘 서르 卽야 주263)
즉(卽)야:
같아. 가까워.
둘 아니니 곧 第一義라 둘흔 둘흘 업게 야 中을 나토미니 닐오 眞 아니며 俗 아니라 오직 이 心靈 주264)
심령(心靈):
마음의 작용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존재.
이니 곧 아랫 句ㅅ 기프며 靈호미 기드룜 그츤 거시 이라】

점(漸)은 다섯 때[五時]가 다르다는 것을 펴시어【다섯 때[五時]가 다르시다는 것은, 부처님이 성도(成道)하신 열두 해 사이에 많은 유위법(有爲法)이 연유하여 생겨나 아(我) 없음을 말씀하셨으나 오히려 법(法)은 아(我) 없는 이치를 말하지 않으셨으니 이름이 초시유교(初時有敎)이고, 제이시(第二時) 중에 편계(徧計)의 잡음에 의거하시어 제법(諸法)이 공(空)함을 말씀하셨으나 의타원성(依他圓成)에 오히려 유(有)를 말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름이 공교(空敎)이고, 제삼시(第三時) 중에 법상대승(法相大乘)의 경(境)은 공(空)하고 심(心)은 유(有)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름이 중도교(中道敎)이고, 제사시(第四時) 중에 일체 중생의 여래지견(如來知見)을 열어 보이시어 삼승(三乘)을 모아 일승(一乘)을 만드시고 권(權)을 모아 실(實)에 들게 하셨으니 이름이 동귀교(同歸敎)이고, 제오시(第五時) 중에 열반(涅槃)에 드실 적에 일체 중생과 천제(闡提)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성(佛性)이 있으므로 무릇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게 반드시 부처가 되어 상(常)하며 즐거우며[樂] 아(我)하며 정(淨)하니라 하고 말씀하셨으니 이름이 상주교(常住敎)이다.】 공(空)과 유(有)를 서로 나타내시고【아(我)와 법(法)과 심(心)과 경(境)과 진(眞)과 속(俗)을 잡으시고 어떤 것은 혹 먼저 나타내시고, 혹 어떤 것은 후에 나타내며, 어떤 것은 혹 함께 나타내어 서로 맞추어 제법(諸法)의 공(空)과 유(有)의 뜻을 나타내신 것이다.】 돈(頓)은 이제(二諦)는 다름이 없으시고, 깊으며 신령함은 기다림을 끊으시니【중도(中道) 제일의제(第一義諦)를 나타내신 것이니, 제일의제(第一義諦)에는 두 가지 새김이 있나니, 하나는 둘을 녹여 중(中)을 밝히는 것이니, 곧 진(眞)과 속(俗)이 서로 같아서 둘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제일의(第一義)이다. 둘은 두 가지를 없게 하여 중(中)을 나타내는 것이니 이르되 진(眞)도 아니며 속(俗)도 아니다. 오직 이 심령(心靈)이니 곧 아랫 구절의 깊으며 신령함이 기다림을 끊은 것이라는 것이 이것이다.】

今此經者 頓之類歟뎌

원각경언해 서:50ㄴ

이제 이 經은 주265)
돈(頓):
돈교(頓敎). 법문(法門)을 듣는 즉시 단박에, 또는 빠르게 불과(佛果)를 깨닫게 해 주는 교법(敎法).
類ㄴ뎌 주266)
유(類)ㄴ뎌:
부류(部類)인저. 종류인저. ‘-ㄴ뎌’는 ‘-고나, -ㄹ셔’ 같은 감탄법 종결어미.

지금 이 경(經)[원각경(圓覺經)]은 돈(頓)의 부류인저.

故로 如來ㅣ 入寂光土샤

원각경언해 서:51ㄱ

凡聖一源에 現受用身샤 主伴이 同會어시

그럴 주267)
그럴:
그러므로. ‘-ㄹ’는 앞말이 뒷말의 원인이나 전제가 됨을 나타내는 어미. 이전 문헌에서는 ‘-ㄹ’로 적음.
如來 주268)
여래(如來):
석가모니의 10가지 호칭 중 하나.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 본래 의미는 ‘진리에 따라 그와 같이 온’이라는 뜻.
寂光土 주269)
적광토(寂光土):
고요하고 빛나는 진리의 땅.
애 드르샤 주270)
범(凡):
범부(凡夫). 번뇌에 얽매여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주271)
성(聖):
성인(聖人). 깨달음을 얻은 사람.
괘  根原에 受用身 주272)
수용신(受用身):
자증(自證)하여 얻은 법락(法樂)을 수용키 위해 나타내는 불신(佛身).
 나토샤 【受用身은 他受用 주273)
타수용(他受用):
중생에게 깨달음을 향수(享受)하게 하려고 하는 부처님의 측면.
이라】
주274)
주(主):
주인. 주체자.
주275)
반(伴):
동무. 짝. 상대자.
괘   몯거시늘 주276)
몯거시늘:
모이시거늘.
【 經文엣 菩薩衆 주277)
보살중(菩薩衆):
여러 보살들.
버리고 주278)
버리고:
벌이고. 나열하고.
結야 닐오

원각경언해 서:51ㄴ

眷屬 주279)
권속(眷屬):
권고(眷顧)와 예속(隷屬). 친히 따르고 순응하며 부속된 것. 예컨대 처자(妻子)나 노복(奴僕). 또는 불보살을 따르는 협시존(脇侍尊) 등을 가리킴.
과 다 三昧 주280)
삼매(三昧):
들뜨거나 가라앉은 마음을 모두 떠나 평온한 마음을 견지하는 것. 흩어짐 없이 집중된 마음의 상태.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지혜는 흩어짐 없이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 상태에서 비롯되므로, 불교에서 삼매의 상태가 강조되며, 선원(禪院)에서 스님들이 좌선(坐禪)하거나 선정(禪定) 수행을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삼매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임.
예 드르샤 如來ㅅ 平等신 法會 주281)
법회(法會):
불법을 강설(講說)하는 모임.
예   住샤미라 주282)
주(住)샤미라:
머무르심이다. 일정한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如來)가 적광토(寂光土)에 들어가시어 범부(凡夫)와 성인(聖人)이 하나의 근원에 수용신(受用身)을 나타내시고【수용신(受用身)은 타수용(他受用)이다.】 주(主)와 반(伴)이 한 곳에 모이시거늘【경문(經文)에 있는 여러 보살(菩薩)들을 나열하고 결(結)하여 말하기를, 많은 권속(眷屬)과 모두 삼매(三昧)에 들어가시어 여래(如來)의 평등하신 법회(法會)에 함께 주(住)하심이라.】

曼殊大士ㅣ 創問本起之因야시 薄伽

원각경언해 서:52ㄱ

至尊이 首提究竟之果샤

원각경언해 서:52ㄴ

照斯眞體면 滅彼夢形며 知無我人면 誰受輪轉이리오

文殊大士 주283)
문수대사(文殊大士):
보현보살과 짝하여 부처님 왼쪽에 있으며 불법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 문수보살. 만수대사(曼殊大士).
ㅣ 本來ㅅ 니르와샨 주284)
니르와샨:
일으키신. 니르-[起]+-왇-(힘줌의 접미사)+-()샤-+-오-(대상법 선어말어미)+-ㄴ(관형형어미). 주체높임 선어말어미 ‘-()시-’는 모음어미가 뒤에 오면 ‘-()샤-’로 교체됨.
因을 처 무러시 주285)
무러시:
물으시거늘. ‘묻다’가 타동사이므로 확인법의 ‘-아/어-’ 중에서 ‘-어-’가 선택되어 ‘무러-’로 실현됨.

원각경언해 서:53ㄱ

伽至尊
주286)
박가지존(薄伽至尊):
석가모니의 10가지 호칭 중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란 뜻.
究竟 주287)
구경(究竟):
사물을 궁구(窮究)해 가다가 마침내 도달한.
주288)
과(果):
원인에 따라 생겨나는 결과.
 몬져 자샤【究竟果 經에 처 니샤 善男子 주289)
선남자(善男子):
대승법을 믿는 신심(信心) 있는 남자. 여기선 ‘문수보살’을 가리킴.
아 우 업슨 法王 주290)
법왕(法王):
법을 설하는 주왕(主王)이란 뜻으로 석가여래를 가리킴. 법에 자재(自在)하여 더이상 위가 없으므로 무상법왕(無上法王)임.
이 큰 陀羅尼門 주291)
다라니문(陀羅尼門):
다라니(dharani)는 총지(摠持)라 번역되며, 우주 실상에 계합하여 한량없는 묘법(妙法)을 지닌 문. 이것으로 일체 공덕을 들여오기도 내기도 하므로 ‘문(門)’을 붙임.
을 뒷니 일후미 圓覺이니 一切ㅅ 淸淨 眞如 주292)
진여(眞如):
우주 만유의 본체로서 있는 그대로의 평등한 진리이자 깨달음 그 자체.
菩提 주293)
보리(菩提):
보디(bodhi)의 음역으로, 정각(正覺)의 지혜.
涅槃 주294)
열반(涅槃):
탐(貪)·진(瞋)·치(痴), 3가지 독심(毒心)을 끊고, 고요해진 평정의 경지. 깨달음을 얻어 해탈한 경지.
波羅蜜 주295)
바라밀(波羅蜜):
피안에 도달하다[到彼岸], 깨달음의 언덕으로 건너간다는 뜻으로 ‘완성’이란 의미로도 쓰임.
와 흘려내야 주296)
흘려내야:
흘러나오게 하여. ‘흐르-’의 사동형 ‘흘리-’와 ‘나-[出]’의 사동형 ‘내-’가 ‘-어’로 연결된 통사적 합성어.
菩薩 주297)
보살(菩薩):
부처가 되고자 하는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敎授다 주298)
교수(敎授)다:
교수한다. 가르쳐 심는다. 敎授는 쳐 심길씨라(석6:46).
시니라】
이 眞實ㅅ 주299)
체(體):
사물의 근본 바탕.
 비취면 뎌 멧 주300)
멧:
꿈 같은. 꿈속의.
얼구를 주301)
얼구를:
형체를. 현재는 ‘얼굴’이 ‘낯[面]’의 의미로 축소됨.
滅며【멧 얼구른 無明 주302)
무명(無明):
진리를 알지 못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이것이 고(苦)의 원인. ‘어둡다’는 뜻으로, 중생들은 번뇌망상 때문에 모든 것을 그릇되게 보고 그릇되게 생각하여 거기에 집착하기 때문에 어둡다는 것.
가비니라 주303)
가비니라:
비유한 것이다. 견준 것이다.
주304)
아(我):
나.
주305)
인(人):
남. 타인.
괘 업수믈 알면 주306)
뉘:
누가. 누[誰.대명사]+ㅣ[주격조사].
그우루믈 주307)
그우루믈:
구르는 것을. 미혹의 세계에서 생사를 되풀이하는 것을.
바리오 주308)
바리오:
받으리오. 받겠는가. 의문사 ‘누’와 관계되어 라체 설명의문문 종결어미 ‘-오’가 쓰임.

문수대사(文殊大士)가 본래 일으키신 원인을 물으시거늘, 박가지존(薄伽至尊)께서 궁극적인 결과를 먼저 잡으셔서【구경과(究竟果)는, 경(經)에 처음 이르시길 선남자(善男子)야, 위없는 법왕[無上法王]이 큰 다라니문(陀羅尼門)을 가지고 있나니 이름은 원각(圓覺)이니, 일체의 청정(淸淨)한 진여(眞如)와 보리(菩提)와 열반(涅槃)과 바라밀(波羅蜜)을 흘러나오게 하여 보살(菩薩)을 교수(敎授)한다고 하셨다.】 이 진실한 체(體)를 비추면 저 꿈속의 형체가 멸(滅)하여지며【꿈속의 형체란 무명(無明)을 비유한 것이다.】 나[我]와 남[人]이 없음을 안다면 누가 〈생사에〉 구르는 것을 받으리오.

種種幻化ㅣ 生於覺心니

원각경언해 서:53ㄴ

幻이 盡야 覺이 圓면

원각경언해 서:54ㄱ

心이 通코 法이 徧리라

種種앳 주309)
종종(種種)앳:
갖가지의.
幻化 주310)
환화(幻化):
우주 만물이 허깨비처럼 변하는 것.
覺心 주311)
각심(覺心):
미망(迷妄)을 떠나 깨달아 있는 본래 마음. ‘미망’은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것.
에 나니 幻이 다아 주312)
다아:
다하여. 다-[盡]+-아. ‘더으-’는 ‘더하다[加]’는 뜻.
覺이 두려우면 주313)
두려우면:
원만하면. 온전하면.
미 通코 주314)
법(法):
법계(法界). 우주 전체의 존재가 그대로 드러난 진리.

원각경언해 서:54ㄴ

이 리라

갖가지의 허깨비 같은 변화가 각심(覺心)에 생겨나나니, 허깨비가 다하고 깨달음이 온전하면 마음이 통하고 법(法)이 가득하리라.

心本是佛이로 由念起而漂沈며

원각경언해 서:55ㄱ

岸實不移로 因舟行而騖驟니 頓除妄

원각경언해 서:55ㄴ

宰면 空不生華며 漸竭愛源면 金無重鑛리라

원각경언해 서:56ㄱ

미 本來 이 부톄로 주315)
부톄로:
부처[佛]이로되.
주316)
염(念):
생각. 경험한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 작용.
니루믈 주317)
니루믈:
일어남을. 일어남으로.
브터 주318)
브터:
붙어. 말미암아. 15세기에 ‘브터’는 ‘븥-’의 활용형과 보조사로도 쓰임. ‘/을, 로’를 앞세운 경우도 있음. 命을브터. 녜로브터.
漂沈 주319)
표침(漂沈):
뜨고 가라앉음.
며【 漂 시니 人天 주320)
인천(人天):
인간계와 천상계.
간 주321)
간:
잠깐. 한자 ‘暫間’이 우리말처럼 바뀌어 ‘잠’으로도 적음.
날시오 沈은 길시니 주322)
길시니:
잠기는 것이니.
三惡道 주323)
삼악도(三惡道):
지옥, 아귀, 축생의 세계. 죄업을 지은 결과로 태어나서 고통을 받는 악한 곳을 총칭함.
딜시라 주324)
딜시라:
꺼지는(또는 빠지는) 것이다. ‘디-’는 한자 [沒·淪·陷]의 뜻이며 《용비어천가》·《월인석보》 등에 ‘디-’가 쓰인 것으로 보아 ‘ㅴ=ㅺ’으로서 된소리였을 것임.
 주325)
:
언덕은. ‘’은 ‘언덕, 가장자리’.
實로 옮디 주326)
옮디:
옮아가지. 이동하지.
아니호  녀 주327)
녀:
가는 것을. 녀-[行]+-움(명사형어미)+. ‘녀믈’이 모음조화에 맞는 표기.
因야 니 주328)
니:
달리나니. ‘니’의 ‘ㄷ’이 비자음 ‘ㄴ’ 위에서 비자음화한 표기. -[走]+--(현재시제)+-니.
주329)
망(妄):
이치에 어긋나는 망령된 생각.
님자 주330)
님자:
임자를. 주체(主體)를. ‘님자ㅎ[主宰]’는 ㅎ종성체언.
다 덜면 虛空애 고지 주331)
고지:
꽃이. 15세기에는 ‘곶’이었음.
나디 아니며 주332)
애(愛):
애욕.
ㅅ 根原을 漸漸 다면 주333)
다면:
다하면. 없애면.
金이 다시 주334)
광(鑛):
광물. 땅속 같은 곳에서 캐내 녹이기 이전 상태의 무기물.
외디 아니리라 【鑛 쇠 아니 불엿 주335)
불엿:
불리어 있는. 어간 ‘불이-’는 ‘(쇠붙이를) 불리다, 녹이다, 단련하다’는 뜻.
돌히라 주336)
돌히라:
돌이다. 돌ㅎ[石]+이라.

마음[心], 이것이 본래 부처[佛]이로되 염(念)이 일어남으로 말미암아 표침(漂沈)하며 【표(漂)는 뜨는 것이니 인·천(人天) 세계에 잠깐 나오는 것이요, 침(沈)은 잠기는 것이니 삼악도(三惡道)에 꺼지는 것이다.】 언덕은 실로 옮아가지 아니하되 배가 가는 것으로 인하여 달리나니, 망녕된 〈생각의〉 임자를 다 제거하면 허공에 〈허깨비〉 꽃이 나오지 아니하며, 애욕의 근원을 조금씩 없애면 금(金)이 다시는 광물(鑛物)이 되지 않으리라.【광(鑛)은 쇠를 불리지 아니한 돌이다.】

理絶修證나

원각경언해 서:56ㄴ

智似階差니 覺前前非ㅣ 名後後位니

주337)
이(理):
경험적 인식을 초월해 언제나 바뀌지 않으며 보편적이며 평등한 진여(眞如).
닷곰과 주338)
닷곰과:
닦음과. -[修]+-옴+과.
證홈 주339)
증(證)홈:
증득함. 바른 지혜로써 진리를 깨달아 얻음.
그츠나 주340)
그츠나:
그치나. 끊어지나.
智 릿 주341)
릿:
다리의. 계단의.
差等 주342)
차등(差等):
차이가 나는 등급.
니 前前 주343)
전전(前前):
전번의 그 전번.
외욤 주344)
외욤:
그름. 잘못됨. ‘외-[非]’의 명사형.
아로미 주345)
아로미:
깨달은 것이.
일후미

원각경언해 서:57ㄱ

주346)
후후(後後):
뒤의 뒤.
ㅅ 位니【前前 외욤 아로미 일후미 後後ㅅ 位 經에 니샤 주347)
니샤:
이르시되. 말씀하시길.
다가 이든 주348)
이든:
착한. 선(善)한.
버디 주349)
버디:
벗이. 벋〉벗.
쳐 주350)
쳐:
가르쳐. 알게 일러주어.
여러 알에 주351)
알에:
알게. ‘-ㄹ’ 아래에서 ‘-게’의 ‘ㄱ’ 약화를 후음 ‘◦’로 적음.
호 맛나며 주352)
맛나며:
만나며. 어원은 ‘맞-[迎]+나-[出]’이나 이미 ‘맛나-[逢]’로 재구조화됨.
조 주353)
조:
깨끗한. ‘좋다[好]’는 뜻은 ‘둏다’였음.
圓覺性으로 起와 滅와 發明 주354)
발명(發明):
경(經)의 뜻을 깨달아 밝힘.
면 곧 이 生이 性이 제 잇비 주355)
잇비:
힘들게. 잇브-+-이(부사파생접사). ‘잇브-’는 ‘-[勞]’에 형용사화 접사 ‘-브-’가 결합한 파생형용사.
분별던 주356)
분별던:
걱정하던[慮]. 생각하던.
 알리라 다가  사미 잇비 분별호미 永히 주357)
영(永)히:
영원히.
그츠면 法界 주358)
법계(法界):
진리 자체인 진여(眞如).
조호 어드리니 곧 뎌 조 아로미 제 료미 주359)
료미:
가림이. 보이지 않게 막히거나 덮임이. 장애됨이. ‘리-[礙]’의 명사형은 ‘룜’.
외야 圓覺애 自在티 주360)
자재(自在)티:
자재치. 속박이나 장애 없이 마음대로 하지.
몯니라 시니 十信位 주361)
십신위(十信位):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階位) 52위 중, 처음의 10위(位). 부처님의 교법을 믿어 의심이 없는 지위.
라 아로미 룜 외요 보아 비록 아론 주362)
아론:
안. 인식한 바.
료 그츠나  見覺애 住야 룜 아로미 료미 외야 自在티 몯니라 시니 賢位라 照 이시며 覺 이쇼미 다 일후미 료미니 이럴 주363)
이럴:
이럴새. 그러므로.
菩薩 녜 覺호미 住티 아니야 照와 照 것괘  주364)
:
함께.
寂滅 주365)
적멸(寂滅):
니르바나의 번역. 생(生)도 멸(滅)도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경지. 열반(涅槃).
호미 제 머리 버횸 주366)
버횸:
벰. 베는 것. ‘버히-’의 명사형인데, ‘버흄’이 모음조화에 맞음.
야 료로 주367)
료로:
가림으로.
료 滅야 료미 마 그처 업스면 

원각경언해 서:57ㄴ

료 滅리 업다 시니 聖位 주368)
성위(聖位):
상당히 높은 단계의 위계(位階).
라 一切ㅅ 료미 곧 究竟覺 주369)
구경각(究竟覺):
무명(無明)의 번뇌를 완전히 없애고 본각(本覺)의 이치를 체득한 경지.
이니 得 念과 失 念이 解脫 주370)
해탈(解脫):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난 경지.
아니니 주371)
아니니:
아닌 것이. 아니-+-ㄴ(관형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태 주격조사).
업스며 法界海慧로 諸相 주372)
제상(諸相):
만유의 자태.
이 虛空 호 비취요매 주373)
비취요매:
비춤에. 비추기에.
니르다 주374)
니르다:
이르렀다[至]. 어떤 상태에 가 닿았다.
시니 果位 주375)
과위(果位):
깨달음을 성취한 지위. 불과(佛果).
라】

〈진여의〉 이치는 닦음과 증(證)함이 끊어지나, 지혜는 계단의 차이남과 같으니, 전번 그 전번의 잘못됨을 깨달은 것이 이름이 후후위(後後位)이니【전전(前前)의 잘못됨을 깨달은 것이 이름이 후후위(後後位)라 함은, 경(經)에 이르시되 만약에 선한 벗[善友]이 가르쳐 열어 깨닫게 함을 만나며 깨끗한 원각(圓覺)의 성품으로 기(起)와 멸(滅)을 깨달아 밝히면, 곧 이 생(生)은 성(性) 그것이 힘들게 분별하였다는 것을 알리라. 만약에 또 사람이 힘들게 분별하는 것이 영원히 끊어지면 법계(法界)의 깨끗함을 얻으리니, 곧 저 깨끗한 앎, 그것이 가림[장애]이 되어 원각(圓覺)에 자재(自在)치 못하니라 하시니 〈이것이〉 십신위(十信位)다. 아는 것이 가림이 되는 것을 보고 비록 알고 있는 바 가림[장애]을 끊었으나 아직도 견각(見覺)에 머물러 가림을 아는 것이 〈또한〉 가림이 되어 자재(自在)치 못하니라 하시니 〈이것은〉 현위(賢位)이다. 조(照) 있으며 각(覺) 있음이 모두 이름이 가림[장애]이니, 그러므로 보살(菩薩)은 항상 각(覺)함이 머물러 있지 않고 조(照)와 조(照)하는 것이 함께 적멸(寂滅)함이 제 머리 베는 것과 같아 가림으로써 가림을 멸(滅)하여 가림이 이미 끊어져 없어지면 가림을 멸(滅)할 것이 없다고 말씀하시니 〈이것은〉 성위(聖位)이다. 일체의 가림은 곧 구경각(究竟覺)이니 얻은 염(念)과 잃은 염(念)이 해탈(解脫) 아닌 것이 없으며, 법계(法界)의 바다 같은 지혜[海慧]로 제상(諸相)이 허공(虛空)과 같음을 비추기에 이르렀다고 말씀하시니 〈이것은〉 과위(果位)이다.】

況妄애 忘起滅야 德等圓明者焉이여

며 주376)
며:
하물며. 앞 사실을 전제로 할 때, 뒷 사실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자명함을 나타내는 말.
妄애 주377)
기(起):
일어남. (어떤 심리 작용이) 마음속에서 생겨남.
주378)
멸(滅):
없어짐.
와 니저 주379)
니저:
잊어. 어떤 일이나 대상을 생각해낼 수 없거나 알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德이 두려우며 주380)
두려우며:
온전하며. 원만하며.
고매 주381)
고매:
밝음과. 다음에 ‘-[等]’이 오므로 ‘곰+애’의 ‘애’는 비교의 부사격조사.
오니녀 주382)
오니녀:
같은 것이겠는가. 중세국어의 특이한 의문법 형태로 ‘-이, -이니가’ 등이 있음. ‘며’ 뒤의 서술 내용을 더욱 강조함.
【 德이 두려우며 고매 오 주383)
오:
…과 같음은. 대등함은. 한자 ‘等’의 새김으로 모음어미 앞에서는 ‘오-’, 자음어미 앞에서는 ‘-’이 선택됨.
부텨 호미라 주384)
호미라:
같음이라. 같다는 것이다. 선행 명사 ‘부텨’는 비교의 대상.

하물며 망녕된 생각에서 일어남[起]과 없어짐[滅]을 잊어버려 덕(德)이 원만하며 밝은 것과 같은 것이겠는가?【덕(德)이 온전하며 밝음과 같다는 것은 부처와 같다는 것이다.】

원각경언해 서:58ㄱ

然이나 出廐良駒 已搖鞭影이어니와 薶塵大寶 須設治方일

원각경언해 서:58ㄴ

그러나 馬廐 주385)
마구(馬廐):
마구간(馬廏間). 말 기르는 곳.
에 나 됴  주386)
:
말은. [馬]-:말[言]-·[斗].
마 주387)
챗:
채찍의. 채[鞭.편]+-ㅅ(관형격조사).
그리메 주388)
그리메:
그림자에. 그르메(곡15), 그림제(월2:55)도 공존함.
뮈여니와 주389)
뮈여니와:
움직이거니와.
【됴 리 주390)
:
갓. 이제 막. 겨우.
챗 그리메 보고 즉재 주391)
즉재:
즉시. 《석보상절》은 ‘즉자히’만, 《월인석보》는 ‘즉자히(1-12권까지)’와 ‘즉재(13-25권)’를 선택하였음.
긴 길헤 라 조 툐 주392)
툐:
침을. 때림을. 어간 ‘티-[鞭撻.편달]’는 17세기에는 ‘치-’로 구개음화함.
븓디 아니호미 上根 주393)
상근(上根):
교법을 듣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기류(機類).
엣 사미  法 듣고 즉재 아로 내야 行 니와다 證야 드로매 주394)
드로매:
들어감에[入].
니를오 주395)
니를오:
이르고[至]. 다다르고. 어간은 ‘니를-’인데 ‘니르-, 니-’형도 공존함.
三觀 주396)
삼관(三觀):
공(空)·가(假)·중(中) 삼제(三諦)의 진리를 관찰하는 방법. ‘공관’은 사마타(奢摩他)의 정관(靜觀)으로, 모든 상념과 번뇌를 끊고,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켜 적정(寂靜)한 상태를 견지하는 것. ‘가관’은 삼마발제(三摩鉢提)의 환관(幻觀)으로, 혼침(昏沈)이나 도거(掉擧)를 떠나 심신이 평온하게 안정된 상태. ‘중관’은 선나(禪那)의 적관(寂觀)으로,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지혜를 양성하여 진실한 이치에 상응해 가는 것.
諸輪 주397)
제륜(諸輪):
여러 가지 차별. 또는 차이.
 븓디 아니홈 니라】
듣그레 주398)
듣그레:
티끌에. 《석보상절》 등에는 ‘드틀’이 더 흔하며, 간혹 ‘몬’(석11:21)도 보임.
무톗 주399)
무톗:
묻혀 있는. 어간 ‘무티-’는 ‘묻-[埋]’에 피동접사 ‘-히-’의 결합.
큰 보 모로매 주400)
모로매:
모름지기. 사리나 도리에 비추어 반드시. ‘몰로매’는 ‘모름에’의 뜻.
다룔 주401)
다룔:
다스릴.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法’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다리-’ 뒤에 대상활용의 ‘-오-’를 넣어 ‘다룔’로 표현함.
法을 펴릴 주402)
펴릴:
펼 것이므로.
【起信에 닐오 가비건댄 주403)
가비건댄:
비유하건대는. 견주건대는.
摩尼寶 주404)
마니보(摩尼寶):
‘마니’라는 보배. 여의주.
體性 주405)
체성(體性):
본성.
이 고 조호 주406)
광(鑛):
땅속에서 캐낸 자연 상태의 광물질.
더러운 주407)
:
때가. ‘때[垢.구]’는 순수하지 못한 요소.
잇거든 다가 사미 오직 보 주408)
보:
보배의. ‘보性’은 불성(佛性).
性을

원각경언해 서:59ㄱ

念고 方便으로 種種로 라 주409)
라:
갈아. 연마하여.
다리디 주410)
다리디:
다스리지. 좋은 상태로 바로잡아 만들지.
아니면 내 주411)
내:
끝내. ‘’은 ‘-[終]’의 파생명사이고, ‘-내’는 어떤 기간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됨을 나타내는 접미사. 현대어 ‘마침내’와는 쓰임이 조금 다름. 정음 초기 문헌에는 거의 ‘아니, 몯’ 등 부정어를 수반함.
조호 得디 몯리니 이티 주412)
이티:
이같이. 이처럼.
衆生 眞如法 주413)
진여법(眞如法):
우주 만물의 평등하며 차별 없는 절대 진리.
이 體性이 空고 조호 無量 煩惱  더러우미 잇거든 주414)
잇거든:
있는데. 가정이나 조건을 나타내는 현대어의 ‘-거든’과는 다르며, 다음 말을 끌어내기 위해 관련될 만한 사실을 먼저 베풀어 말할 때 쓰는 ‘-ㄴ데’ 정도에 대응됨.
다가 사미 오직 眞如를 念고 種種로 熏習 주415)
훈습(熏習):
‘향이 그 냄새를 옷에 배게 한다’는 뜻으로, 여러 방법으로 진여(眞如)를 몸에 익혀감.
야 닷디 주416)
닷디:
닦지. 어간 ‘-’ 다음에 자음어미가 오면 ‘ㅺ→ㅅ’으로 단순화함.
아니면  조호 얻디 몯리라 시니라】

그러나 마구간에서 나오는 좋은 말은 이미 채찍의 그림자에 움직이거니와【좋은 말이 이제 막 채찍 그림자를 보고 즉시 먼 길로 달려 자주 채찍질하는 것을 의지하지 않는 것은, 상근(上根)의 사람이 이제 막 법(法)을 듣고 즉시 깨달음을 내어 수행을 일으켜 증(證)하여 들어감에 다다르고 삼관(三觀) 제륜(諸輪)들을 의지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티끌에 묻혀 있는 큰 보배는 모름지기 다스릴 법(法)을 펴야 할 것이므로【기신론(起信論)에 이르기를, 비유하건대 큰 마니 보배가 체성(體性)이 밝고 깨끗하되 광물(鑛物)의 더러운 때가 있는데, 만약에 사람이 오직 보배로운 성품[佛性]만을 염(念)하고 갖가지 방편(方便)으로 갈아서 다스리지 않으면 끝내 깨끗함을 얻지 못할 것이니, 이같이 중생의 진여법(眞如法)은 본성이 비어 있고 깨끗하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번뇌(煩惱) 때의 더러움이 있는데, 만약에 사람이 오직 진여(眞如)만을 염(念)하고 갖가지 방법으로 훈습(熏習)하여 닦지 않으면 또한 깨끗함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느니라.】

故로 三觀을 澄明샤 眞假俱로 入게 시며

원각경언해 서:59ㄴ

諸輪을 綺互히 單複圓修케 시며 四相이 潛神이언 非覺이 違拒ㅣ며

원각경언해 서:60ㄱ

四病 出體샤 心華 發明시고

三觀 주417)
삼관(三觀):
공(空)·가(假)·중(中) 삼제(三諦)의 진리를 관찰하는 방법. → 58장.
기며 주418)
기며:
맑게 하며. 현대의 ‘맑게 하며’에 대응됨. 접사를 이용한 사동 표현이 현대어보다 많음.
기샤 주419)
기샤:
밝히시어. 어미 ‘-아/어’가 중복될 경우 앞을 ‘-고’로 푸는 것이 자연스러움.
주420)
진(眞):
사마타의 정관(靜觀)과 같음.
주421)
가(假):
삼마발제의 환관(幻觀)과 같음.
주422)
구(俱):
삼제의 중관(中觀)과 같으며 선나의 적관(寂觀).
와로 들에 시며【眞은 주423)
상(相):
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 업게 야 神을 기

원각경언해 서:60ㄴ

 觀이오 假 幻 니와다 주424)
니와다:
일으키어[起]. ‘-왇-’은 강조의 의미를 더하는 접사.
듣그를 노기 觀이오 俱 眞 아니며 假 아니며  眞이며  假ㅣ니 곧 기드룜 주425)
기드룜:
기다림. 어간 ‘기드리-[待]’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형. ‘기드륨’(원,하2-2:12)도 공존함.
그츤 주426)
그츤:
그친. 끊어진.
靈  觀이라】
諸輪을 깁 섯시 주427)
섯시:
섞듯이. ‘-’[交.混] 뒤에 자음어미가 와 종성이 ‘ㅼ→ㅅ’으로 단순화함.
單과 複과 圓과로 닷게 시며【諸輪을 깁 섯다 주428)
섯다:
섞다. 섞는다.
호 二十五輪 주429)
이십오륜(二十五輪):
선정(禪定)의 스물다섯 가지 방법.
이 펴미 이시며 뫼호미 이셔 시혹 몬져 며 後에 며 시혹  주430)
:
함께. 역사적으로 ‘〉함께’로 변한 것은 ‘’과 ‘’가 폐쇄 연접되어 ‘ㅴ’의 초두 ‘ㅂ’이 앞 음절 말음 ‘ㄴ’을 동화시킨 결과임.
야 서르 섯구미 주431)
섯구미:
섞음이. 섞는 것이.
錦과 깁괘 니라 주432)
니라:
같으니라. 같은 것이다. 훈민정음(언해)에서는 ‘니라’로 적음. ‘-’와 ‘-’은 19세기 이후까지 공존함.
單複圓修 주433)
단복원수(單複圓修):
삼관을 홑으로[單], 겹으로[複], 또는 삼관을 온전히[圓] 닦는 것.
는 二十五輪 中에 첫 세 單이오 後ㅅ 나 圓이오 中間앳 複 三觀 서르 드러 머리 사마 各各 七觀 주434)
칠관(七觀):
진리를 관찰하는 7가지의 방법.
 일우니 三七이 二十一이 외니라】
네 相이 神에 수머실 주435)
수머실:
숨어 있을[潛伏.잠복]. ‘시’는 ‘이시-[有]’의 이형태.
니언 주436)
니언:
뿐이언정. 뿐이지. ‘-(이)언’은 앞 사실을 인정(가정)하되 뒷 사실이 그에 매이지 않음을 나타내는 어미.
네 相 주437)
네 상(相):
사상(四相). 즉 아·인·중생·수명상. ① 아상(我相):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온(五蘊)이 화합하여 조직된 것이 ‘나’라는 존재인데도 참다운 나[實我]가 있다고 집착하는 것. ② 인상(人相):우리는 사람이니 지옥이나 축생과는 다르다고 집착하는 견해. ③ 중생상(衆生相):중생들이 잘못된 소견으로 자기 몸은 오온(五蘊)이 거짓으로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견해. ④ 수명상(壽命相):선천적으로 길든 짧든 일정한 목숨을 받았다고 착각하는 견해.
 我와 人과 衆生과 壽命이니 經에 니샤 기려든 주438)
기려든:
칭찬하는데. ‘기리-[讚]’는 타동사이므로 확인법 선어말어미 ‘-거-’의 이형태 ‘-어-’가 선택됨.
깃고 구지저든 주439)
구지저든:
꾸짖는데.
怒면 我相이 구디 주440)
구디:
굳게. 굳-[固]+-이(부사파생접사).
자바 藏識 주441)
장식(藏識):
모든 법(法)의 종자를 함장하고 있으므로 본식(本識)이라고 함. 선(善)과 악(惡)의 행업에 따라 알라야식의 과상(果相)이 달라지기 때문에 과보식(果報識)이라고도 함.

원각경언해 서:61ㄱ

마니 주442)
마니:
가만히. 중세어에 ‘니(석24:50), 가마니(유합,하55)’도 공존함.
수므며 諸根 주443)
제근(諸根):
감각을 일으키는 모든 기관.
노로미 주444)
노로미:
노는 것이[遊戱].
간도 긋디 주445)
긋디:
그치지. 끊어지지. ‘긏디’에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ㅊ’과 같은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씀. 이 때의 ‘ㅅ’은 [t].
아니호 알리로다 주446)
알리로다:
알 것이로다.
시니라】
覺이 거스논 주447)
거스논:
거스르는. 거역하는. 거슬-[違拒]+--(현재시제)+-오-(대상활용)+-ㄴ.
디 아니며 네 病을 주448)
체(體):
만물의 본 모양. 일체 차별 현상의 근본.
 내샤【네 病은 나 作病 주449)
작병(作病):
짓는 병. 억지로 갖가지 행을 지어서 깨달음을 구하는 병.
이오 둘흔 任病 주450)
임병(任病):
맡기는 병. 번뇌가 바로 깨달음이라는 관념적 이해를 통해 번뇌에 그대로 맡기는 병.
이오 세흔 止病 주451)
지병(止病):
그치는 병. 억지로 번뇌에 대한 생각을 그쳐 깨달음을 구하는 병.
이오 네흔 滅病 주452)
멸병(滅病):
없애는 병. 번뇌를 끊어버린 공적(空寂)한 것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병.
이라】
 고 주453)
 고:
마음의 꽃을. ‘마음’을 꽃에 빗댐. 심화(心華).
펴 기시고

삼관(三觀)을 맑게 하며 밝히시고 진(眞)과 가(假)와 구(俱)로 들어가게 하시며【진(眞)은 상(相)을 없게 하여 정신을 맑게 하는 관(觀)이고, 가(假)는 허깨비를 일으켜 티끌을 녹이는 관(觀)이고, 구(俱)는 진(眞)도 아니며 가(假)도 아니며, 또 진(眞)이기도 하며 또 가(假)이기도 하니 곧 기다림이 끊어진 신령한 마음의 관(觀)이다.】 제륜(諸輪)을 깁 섞듯이 단(單)과 복(複)과 원(圓)으로 닦게 하시며【제륜(諸輪)을 깁 섞는다 함은, 이십오륜(二十五輪)이 펼침이 있고 모음이 있어서 혹은 먼저 하기도 하며 후에 하기도 하며, 혹은 함께 하여 서로 섞는 것이 〈마치〉 비단이나 깁 〈짜는 것과〉 같으니라. 단복원수(單複圓修)는 이십오륜 중에 처음 셋은 단(單)이고, 뒤의 하나는 원(圓)이고, 중간에 있는 복(複)은 삼관(三觀)을 서로 들어 머리를 삼아 각각 칠관(七觀)을 이루니 삼·칠(三七)이 이십일(二十一)이 된 것이다.】 네 가지 상(相)이 정신에 숨어 있을 뿐이지【네 상(相)은 아(我)·인(人)·중생(衆生)·수명상(壽命相)이니, 경(經)에 이르시되, 칭찬하는데 기뻐하고 꾸짖는데 노하면 아상(我相)이 굳게 잡아 장식(藏識)에 가만히 숨으며 제근(諸根)에 노는 것이 잠시도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로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깨달음[覺]이 〈중생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며, 4가지 병(病)을 체(體)에서 나오게 하여【네 가지 병(病)은, 하나는 작병(作病)이고, 둘은 임병(任病)이고, 셋은 지병(止病)이고, 넷은 멸병(滅病)이다.】 마음의 꽃[心華]을 〈온 국토에〉 펴 밝게 하시고

復令長中下期로 克念攝念야 而加行시며 別徧互習으로

원각경언해 서:61ㄴ

業障惑障이 而銷亡야 成就慧身야 靜極고 覺徧야 百千世界예 佛境이 現前케 시니

원각경언해 서:62ㄱ

長과 中과 下 주454)
장·중·하(長中下):
부처님 멸도 후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이들이 참회할 수 있도록 정한 세 기한(期限). 장(長)은 120일, 중(中)은 100일, 하(下)는 80일.
왓 期限로 주455)
염(念):
마음 작용의 일종. 경험한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一定며 주456)
일정(一定)며:
확고히 정하며.
念을 자바 行 더으게 시며 別와 徧과 互왓 習으로別習 주457)
별습(別習):
하나의 관(觀)을 특별히 닦는 것.
은  觀 各別히 주458)
각별(各別)히:
특별히. 따로따로.
닷시오 주459)
닷시오:
닦는 것이고. 1464년 문헌까지만 하여도 ‘닷씨오’로 씀.
徧習 주460)
편습(徧習):
3가지 관(觀)을 모두 닦는 것.
은 세 觀 다 닷시오 互習 주461)
호습(互習):
3가지 관(觀)을 서로 닦는 것.
은 세 觀 서르 닷시라】
業障 주462)
업장(業障):
삼장(三障)의 하나로 말과 몸과 생각으로 악업(惡業)을 지어 정도(正道)를 가로막고 선심(善心)을 방해하는 장애.
惑障 주463)
혹장(惑障):
미혹함으로 인해 정각(正覺)을 막는 장애.
이 노가 업서 慧身 주464)
혜신(慧身):
지혜의 몸.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하는 것.
을 일워【一切法이 곧  自性 주465)
자성(自性):
자기 성품. ‘참된 나[眞我]’를 가리키며 불성(佛性)을 가진 자기 성품.
인 아라 온 體 이 慧ㄹ 닐오 身이라】
寂靜 주466)
적정(寂靜):
마음에 번뇌가 없고 몸에 괴로움이 없는 편안한 상태.
호미 至極고 覺이 야 주467)
야:
가득하여. 어떤 것이 공간 범위 안에 꽉 차 있어.
百千世界예 부텻 境이 알 주468)
알:
앞에. 16세기 문헌에는 ‘앏’로 거듭적은 예가 많음. 어간 ‘앒’의 형태 유지와 제2음절 초성 ‘ㅍ’의 폐쇄지속시간이 긴 것을 중철로 반영함.
낟게 시니

또 장(長)·중(中)·하(下)의 기한으로 염(念)을 확고히 정하며, 염(念)을 다잡아 수행을 더하게 하시며, 별습(別習)·편습(徧習)·호습(互習)으로【별습(別習)은 한 가지 관(觀)을 특별히 닦는 것이요, 편습(徧習)은 세 가지 관(觀)을 모두 닦는 것이요, 호습(互習)은 세 가지 관(觀)을 서로 닦는 것이다.】 업장(業障)과 혹장(惑障)이 녹아 없어져 혜신(慧身)을 이루고【일체의 법(法)이 곧 마음의 자성(自性)인 것을 알아서 온전한 체(體), 이것이 혜(慧)이므로 신(身)이라고 이른 것이다.】 적정(寂靜)함이 지극하고 깨달음이 가득하여 백천 세계에 부처의 경계(境界)가 앞에 나타나게 하시니

원각경언해 서:62ㄴ

以로 聞五種名이 超刹寶施福며 說半偈義ㅣ 勝河沙小乘니

이럴 주469)
이럴:
이럴새. 이러므로.
다 가짓 일훔 주470)
다 가짓 일훔:
이 경(經)의 5가지 이름. ① 대방광원각다라니(大方廣圓覺陁羅尼), ② 수다라요의(修多羅了義), ③ 비밀왕삼매(秘密王三昧), ④ 여래결정경계(如來決定境界), ⑤ 여래장(如來藏).
드로미 刹앳 주471)
찰(刹)앳:
찰토(刹土)에 있는. ‘찰토’는 ‘나라, 국토’를 달리 이르는 말.
보 布施혼 福애 주472)
복(福)애:
복(福)보다. 비교의 대상.
건너며 주473)
건너며:
건너며. 뛰어나며. ‘걷너-, 걷나-~건나-’형이 공존함.
【刹 나라히라 文에 니샤 다가 사미 純히 주474)
순(純)히:
순수하게. 다른 것 섞임이 없이. 오로지.
七寶 주475)
칠보(七寶):
일곱 가지 보배. 금, 은, 유리(검푸른 보배), 마노(짙은 녹색 보배), 수정, 백산호, 적진주.
三千大千世界 주476)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대천세계(大天世界)의 삼천 배 되는 세계. 한 부처님의 교화권(敎化圈). 우주는 무수한 삼천대천세계로 이루어졌다 함. 수미산 주위에 사대주(四大洲)가 있고, 그 주위에 철위산(鐵圍山)이 있어 이를 사천하(四天下)라 하며, 이것의 천 배가 소천세계(小天世界), 소천세계의 천 배가 중천세계(中天世界), 중천세계의 천 배가 대천세계.
사하 주477)
사하:
쌓아. 용언이 연거푸 어미 ‘-어/아’로 이어질 때는 앞 어절을 ‘-고’로 푸는 것이 어울림. 쌓고. 積은 싸씨라(월,서23). 각자병서 폐지로 ‘싸하→사하’로 적음.
와 주478)
와:
채워. 어간 ‘오-’는 ‘-[滿]+-ㅣ-(사동접사)+-오-(사동접사)’의 파생임. 사동접미사가 거듭 쓰임. ‘오다[乘, 燃], 오다[浮]’도 같음.
주479)
:
써. ‘以’에 대한 직역. 以  논 디라(월,서5). ‘그것을 가지고’란 뜻의 접속부사.
布施야도 사미 이 經ㅅ 일훔과  句  드르니 주480)
드르니:
들은 것. 들은 것과. 후행하는 ‘다’가 주격 표지를 지배함. 문맥상 ‘들은 것만’으로 풀이함.
디 몯다 주481)
몯다:
못하다. 못하다고. 자음어미 앞에서 ‘-’가 생략되기도 함. 븓디 몯고(월2:62). 다디 몯더시니(법화4:121).
시니라】
半偈 주482)
반게(半偈):
게구(偈句)의 절반. ‘게’는 불경을 한시 형식으로 만든 글.
ㅅ 

원각경언해 서:63ㄱ

닐오미 河沙 주483)
하사(河沙):
항하사(恒河沙). 모래알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데서 무한한 것을 비유함.
小乘에 주484)
소승(小乘)에:
소승보다. 대승(大乘)과 대비되는 말로, 경전에 대한 주석적 연구가 중심을 이룬 흐름의 경향을 ‘소승’이라 함. 소승불교에서 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단계인 ‘아라한과’를 얻은 것보다.
더으니 주485)
더으니:
더하니. 더 나으니.

이럴새 〈이 경전의〉 5가지 이름 듣는 것이 나라의 보배를 보시한 복(福)보다 뛰어나며【찰(刹)은 나라이다. 문(文)에 이르시되, 만약에 사람이 순수하게 칠보(七寶)로써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쌓고 채워서 그것으로써 보시(布施)하여도 사람이 이 경(經)의 이름과 한 구(句)의 뜻을 들은 것만 같지 못하다고 말씀하셨느니라.】 반게(半偈)의 뜻을 말하는 것이 항하사(恒河沙)같이 많은 소승(小乘)보다 더 나으니

實由無法不持며 無機不被者也ㅣ라

實로 주486)
법(法):
‘다르마(dharma)’의 번역. 정법(正法), 묘법(妙法) 등 일체의 부처님 교법(敎法).
가지디 주487)
가지디:
가지지. 17세기 이후 ‘-디〉-지’ 구개음화를 거쳐 정착됨.
아니홈 주488)
아니홈:
아니함. 않은 것이.
업스며 주489)
기(機):
부처의 가르침에 감동하고 이끌려 생기는 중생의 정신적 변화.
니피디 주490)
니피디:
입히지. ‘닙-[被]’에 사동접미사 ‘-히-’가 결합함. 축약[유기음화].
아니홈 업슨 젼라 주491)
젼라:
까닭이다. 젼[故]+ㅣ라.

실로 법(法)을 가지지 않은 것이 없으며 기(機)를 입히지 아니함이 없는 까닭이다.

噫라 巴歌 和衆이라 似量이 騰於猿心이오 雪曲 應稀라 了義ㅣ 匿於龍藏니라

원각경언해 서:64ㄱ

噫라 巴歌 주492)
파가(巴歌):
중국 파(巴)지방 산골의 노래.
和리 주493)
화(和)리:
서로 응하는 이가. 소리에 맞추어 따라하는 이가.
한디라 似量 주494)
사량(似量):
사비량(似比量). 사이비한 인식.
나 주495)
나:
원숭이의. 잔나비의. 납爲猿(정음해례,용자)
 봄놀이고 주496)
봄놀이고:
뛰놀게 하고. ‘봄:놀-’은 ‘뛰어놀다[踊躍]’는 뜻으로 ‘봅:놀-’로도 적었고(박초,상42), ‘봄:뇌-’형과 공존함. 뜻과 소리가 변화하여 현대어 ‘뽐내다’가 됨. ‘봄놀이-’는 어근 ‘봄놀-’에 사동접사 ‘-이-’ 결합형.
【巴歌 巴峽 주497)
파협(巴峽):
중국 파(巴)지방 산골.
놀애니 주498)
놀애니:
노래[歌]이니. ‘놀래’(첩해신어6:8)는 ‘노래’(동문유해,상53)와 동일한 발음이었을 것임.
소리 내요 주499)
내요:
냄을. 내는 것을.
조차 아디 몯리 업서 모다 和니 녀트며 주500)
녀트며:
얕으며. 한문 ‘천근(淺近)’에서 ‘천(淺)’에 대한 번역.
갓가온 주501)
갓가온:
가까운. ‘속되다’는 뜻. 近 通俗.
주502)
권(權):
방편(方便)의 별칭. 옳지는 않은 수단.
엣 져근 敎 드러 주503)
드러:
들어[擧]. 내세워.
들이면 주504)
들이면:
듣게 하면. ‘들이-’는 ‘듣-[聞]’의 사동사.
쉬이 주505)
쉬이:
쉽게. 쉬. ‘쉬~수’로도 적었으나 ‘ㅸ’ 폐지로 ‘쉬이(영가,하109)~수이(능1:34)’로 적음.
미드며 쉬이 順호 가비니라 和 對答시라 似 시라 量이 세 가지니 나 現量 주506)
현량(現量):
마음이 현재의 현상을 그대로 느껴 아는 것. 가령, 꽃은 꽃으로 보고, 노래는 노래로 듣고, 냄새는 냄새로 맡고, 매운 것은 매운 대로 맛보고, 굳은 것은 굳은 대로 느끼는 것.
이니 오직 佛果 주507)
불과(佛果):
불도 수행을 원인으로 하여 얻는 최상의 경지. 즉 부처의 경지를 얻는 과보.
 자바 니니 後得智 주508)
후득지(後得智):
근본지로 진리를 깨달은 뒤, 다시 분별의 얕은 지혜를 일으켜 의타기성(依他起性)의 속사(俗事)를 요지(了知)하는 지혜.
 니와다 實相理 주509)
실상리(實相理):
있는 그대로의 진리.
보미 둘히 잇니 나 定位니 定心 주510)
정심(定心):
의식(意識)을 통일하여 한 곳에 집중하는 마음.
이 가 境을 다 기 주511)
기:
밝게. 똑똑하게. 환히.
證 일후미 現量이니 現은 시라 주512)
시라:
밝은 것이다.
둘흔 散心 주513)
산심(散心):
한 대상에 마음이 쏠리지 않고, 어수선하게 흩어진 마음. ↔ 정심.
現量이니 五識 주514)
오식(五識):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5경(境)에 대하여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닿는 5가지 인식작용.
이 色等 緣 時節에 親히 기 取야 境體 주515)
경체(境體):
인식 대상 자체.
조비 주516)
조비:
좁게. 바짝. ‘좁-’에 부사파생접사 ‘-이’ 통합형.

원각경언해 서:64ㄴ

브터 分明히 顯現 주517)
현현(顯現):
명백하게 드러나듯, 또는 드러내듯.
시니 現은 親시라 둘흔 比量 주518)
비량(比量):
삼량(三量)의 하나. 이미 아는 사실로써 아직 알지 못하는 사실을 추측하여 앎.
이니 凡夫로셔 주519)
범부(凡夫)로셔:
범부로부터. ‘로셔’는 출발점처소의 부사격조사.
等覺 주520)
등각(等覺):
① 부처의 다른 이름. 모든 부처님이 깨달은 것은 한결같이 평등하므로 등각이라 함. ② 보살이 수행하는 가장 높은 지위로서 그 지혜가 만덕(萬德) 원만한 부처와 대개 같다는 뜻.
애 니르리 通히 자바 니니 가벼 혜여 아로 낼시니 머리셔  주521)
:
연기(煙氣)를. 내[냄새]-[연기]는 최소대립어.
보고 블 잇  가벼 아니 주522)
아니:
아는 것과 같으니.
비록 브를 몯 보아도 말미 虛티 아니 젼라 세흔 證言量 주523)
증언량(證言量):
여러 부처의 경(經)의 가르침으로 진리에 부합하는 것.
이니 諸佛 經敎로 證시라 이제 데 닐오 禪 열리 주524)
열리:
여는 사람이.
親히 제  根源을 마초 주525)
마초:
맞추어. 맞게. 맞-+-호(부사파생접사).
아디 몯야 다 觀慧 주526)
관혜(觀慧):
관심(觀心)이나 관법(觀法)을 수행하는 지혜. 사리(事理)를 관찰하는 지혜.
ㅅ 力이 업고 오직  조왼 주527)
조왼:
종요로운.
微妙 마 뫼화 니겨 記持야 니니 주528)
니니:
말하는 이가.
이 眞現量이 아니라 似現量이라 講야 니리 親히 제 心識 주529)
심식(心識):
마음. 정신. 심의식(心意識)을 대신하는 말.
中에 미러 주530)
미러:
미루어[推]. 이미 알려진 사실로써 다른 것을 헤아리거나 짐작해.
가벼 혜여 大小乘ㅅ 性과 相과 法과 譬喩를 마초디 몯고 오직 一家 주531)
일가(一家):
학문이나 예술의 한 유파.
ㅅ 읏드믈 조차 곧 그를 브터 니기 記持야 사게 펼시 주532)
펼시:
펴는 것이. 펴-+-ㄹ+(의존명사)+이(주격조사).
이 일후미 眞比量

원각경언해 서:65ㄱ

이 아니라 似比量이라 나  봄놀요 凡夫ㅅ 사미 그 이 貪着 주533)
탐착(貪着):
만족할 줄 모르고 사물에 더욱 집착함.
야 해 디 文字 語言에 이셔 몸 셰욜 주534)
셰욜:
세울. ‘몸 셰욜’은 ‘立身(입신)’의 직역으로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세워 출세함’.
事業 오 理 비취며  비취여 여희여 나 求리 져거 名相 봄놀요 니부미 나  니라】
雪曲 주535)
설곡(雪曲):
양춘백설(陽春白雪)이라는 노래.
對答리 주536)
대답(對答)리:
서로 응하여 답하는 이가.
져곤디라 주537)
져곤디라:
적은지라. 어미구조체 ‘-ㄴ디라’는 이유나 근거가 되는 사실을 나타내는 어미.
了義 주538)
요의(了義):
불법의 이치를 끝까지 다한 가르침.
龍藏 주539)
용장(龍藏):
용궁에 감추어진 대장경.
애 수므니라 【雪曲 陽春白雪 주540)
양춘백설(陽春白雪):
중국 초나라에서 가장 고상하다는 노래. 훌륭한 사람의 언행을 범인(凡人)은 이해하기 어려움을 비유할 때 쓰임.
놀애니 소리 노파 和호미 어려울  사미 소리 내야도 千萬人中에 對答리 두만 주541)
두만:
두엇만. 두어 사람만.
 젹다 니라 了義ㅅ 宗이 비록 그 敎ㅣ 經藏 주542)
경장(經藏):
경(經)이라고 불리는 부처님의 설법을 총칭하는 말.
ㅅ 中에 이시나 사미 펴 부르리 주543)
부르리:
자세히 설명하는 이가. 演은 부를씨라(월,서7). ‘브르다[呼.歌]’와는 뜻과 활용이 전혀 다름.
져글 義理 수므니라 주544)
수므니라:
숨은 것이다. 세상이나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게 된 것이다.
龍藏 부텨 滅度신 一千年 後에 魔와 外道 주545)
외도(外道):
불교 이외의 다른 교(敎). 현재는 ‘외음(外淫)’의 뜻으로 의미 하강.
왜 盛야 正敎 주546)
정교(正敎):
사교(邪敎)가 아닌 바른 종교. 불도(佛道).
야릴 주547)
야릴:
헐어버리므로. ‘야리-’는 [破.壞]의 뜻.
沙竭大龍 주548)
사갈대룡(沙竭大龍):
여덟 큰 용왕의 하나. 다르마팔마의 선신(善神)으로 바다에 살며 물을 공급하는 일을 맡은 신(神).
이 부텻 기티샨 주549)
기티샨:
남기신[遺]. 기틸유(遺)(유합,하13). 주체높임 선어말어미 ‘-시-’가 모음어미 앞에서 ‘-샤’로 실현됨. 관형사형에 나타나는 선어말어미 ‘-오-’는 ‘대상활용’으로서 꾸밈을 받는 ‘付囑’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쓰임. 부텻 기티샨 付囑→부톄 付囑 기티시다.
付囑 주550)
부촉(付囑):
불법을 널리 펴고 보호하기를 거듭 부탁함. 촉루(囑累).
 

원각경언해 서:65ㄴ

經律 주551)
경률(經律):
삼장(三藏), 즉 대장경 중에서 경(經)을 모아 놓은 경장과 율(律)을 모아 놓은 율장.
을 다 가져 龍宮에 드려 두니 이 海藏이라】

슬프구나. 파가(巴歌)는 서로 응하는 이가 많은지라, 사량(似量)이 원숭이의 마음을 뛰놀게 하고【파가(巴歌)는 파협(巴峽)의 노래이니, 한 소리 내는 것을 좇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어 모두 소리를 따라 부르나니, 얕으며 가까운[천박하고 얕은] 권(權)으로 행하는 작은 교(敎)를 내세워 듣게 하면 쉽게 믿으며 쉽게 따르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화(和)는 응하여 답하는 것이다. 사(似)는 같다는 것이다. 양(量)은 세 가지니, 하나는 현량(現量)이니 오직 불과(佛果)를 잡아 말하니 후득지(後得智)를 일으켜 실상리(實相理)를 보는 것이 둘이 있는데, 하나는 정위(定位)이니 정심(定心)이 맑아 경(境)을 모두 밝게 깨달으므로 이름이 현량(現量)이니 현(現)은 밝은 것이다. 둘은 산심현량(散心現量)이니 오식(五識)이 색(色) 같은 것과 인연을 맺을 때에 친히 밝게 취하여 경체(境體)에 좁게 붙어 분명히 현현(顯現)하듯 하는 것이니, 현(現)은 친한 것이다. 두 번째 양(量)은 비량(比量)이니, 범부(凡夫)로부터 등각(等覺)에 이르기까지 통틀어 잡아 말하는데, 비교하여 헤아려 깨달음을 내는 것이니, 멀리서 연기를 보고 불이 있는 것을 비교하여 아는 것과 같으니, 비록 불을 보지 못하여도 말씀이 비어 있지 아니한 까닭이다. 세 번째는 증언량(證言量)이니 여러 부처의 경교(經敎)로써 깨닫는 것이다. 지금 뜻으로 말한다면, 선(禪)을 여는 사람이 친히 자기 마음의 근원을 맞추어 알지 못하고 모두 관혜력(觀慧力)이 없고 오직 남이 말한 종요롭고 미묘(微妙)한 말만을 모아 익혀 기록해 가지고 말하니, 이것은 진정한 현량(現量)이 아니라 가짜 현량(現量)이라. 〈또한〉 강(講)하여 말하는 사람이 친히 자기 심식(心識) 가운데서 미루어 비교하고 헤아려 대·소승(大小乘)의 성품과 모양과 본질과 비유(譬喩)를 맞추지 못하고 오직 일가(一家)의 으뜸을 좇아 곧 글에 의지하여 익히 적어 가지고 사람들에게 펴는 것, 이것은 이름이 진짜 비량(比量)이 아니라 가짜 비량(比量)이다. 원숭이의 마음을 뛰놀게 한다 함은, 범부(凡夫)인 사람이 그 일에 탐착(貪着)하여 마음이 많이 문자(文字)와 언어(言語)에 있어 몸을 세울[입신할] 일들을 만들고, 진리를 비추며 마음을 비추어 〈생로병사를〉 떠나 나옴을 구하는 이는 적어 이름난 재상의 뛰놀게 함을 받아 누리는 것이 〈마치〉 원숭이의 마음과 같으니라.】 설곡(雪曲)은 서로 응하여 답하는 사람이 적은지라, 요의(了義)가 용장(龍藏)에 숨은 것이다.【설곡(雪曲)은 양춘설곡(陽春白雪)이라는 노래이니, 소리가 높아 따라 부르는 것이 어려우므로 한 사람이 소리를 내어도 천만(千萬) 사람들 가운데 응하여 답하는 사람이 두엇밖에는 하지 못하므로 적다고 말한 것이다. 요의(了義)의 중심되는 뜻[宗]이 비록 그 교(敎)의 경장(經藏) 속에 들어 있으나 사람들이 펼쳐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가 적으므로 깊은 뜻[義理]이 숨은 것이다. 용장(龍藏)은 부처님 멸도(滅度)하신 1천년 후에 마귀와 외도(外道)가 왕성하여 정교(正敎)인 불도(佛道)를 헐어버리므로, 사갈대룡(沙竭大龍)이 부처님이 남기신 부촉(付囑)을 찾아서 경률(經律)을 다 가지고 용궁(龍宮)에 들여다 놓으니 이것이 해장(海藏)이다.】

宗密이 髫專魯誥다가 冠討竺墳호

원각경언해 서:66ㄱ

俱溺筌罤며

원각경언해 서:67ㄱ

唯味糟粕다니

원각경언해 서:67ㄴ

宗密 주552)
종밀(宗密):
규봉(圭峰) 종밀선사.
髫애 주553)
초(髫)애:
다박머리 시절에. 髫 다박머리 초. ‘다박머리’는 어린이의 다보록하게 난 짧은 머리털. 또는 그런 머리털을 가진 아이. (큰말) 더벅머리.
魯誥 주554)
노고(魯誥):
노나라 공자(孔子)의 글.
 專히 다가 【髫 아 주555)
아:
아이. 아이의.
머리터리니 열섨 주556)
열섨:
열 살의. [:설]은 ‘새해 첫날[元旦]’과 ‘나이 세는 말[歲]’ 두 가지를 나타냄. 이 당시 [·살]은 화살[矢]과 바퀴살[輻]의 뜻을 나타냄.
 니니라 誥 글워리니 주557)
글워리니:
글[文]이니. 《용비어천가》에만 ‘글’로 적었고, 다른 문헌에서는 ‘글왈~글월’을 함께 쓰다가 ‘글월’로 정착됨.
魯誥 儒敎 주558)
유교(儒敎):
인의(仁義)를 근본으로 하는 공자·맹자의 가르침.
ㅣ니 孔子ㅣ 魯國 사미실 주559)
사미실:
사람이시므로.
魯誥ㅣ라 니라】
冠야 주560)
관(冠)야:
성년이 되어서. 관(冠)은 ‘나이 20살, 남자가 갓을 쓰고 어른이 되는 예식’ 등을 나타냄.
竺墳 주561)
축분(竺墳):
부처님의 가르침. 불교(佛敎).
을 講論호【冠은 머리 조져 주562)
조져:
틀어 매어. 단단히 잡아매어.
슬시니 주563)
슬시니:
쓰는 것이니[冠]. 동사 어간 ‘스-’는 이전에는 ‘쓰-[冠, 書]’로 적었음. ‘-’는 ‘(맛이) 쓰다[苦]·(물건을) 쓰다[用]’로 달랐음.
나히 스믈힌 저기라 竺은 天竺國 주564)
천축국(天竺國):
중국에서 인도[인디아]를 이르던 말.
이오 墳은

원각경언해 서:68ㄱ

글워리니 竺墳은 釋敎 주565)
석교(釋敎):
석가모니의 가르침. ‘불교’를 가리킴.
ㅣ라】
筌罤 주566)
전제(筌罤):
‘전(筌)’은 물고기 잡는 통발, ‘제(罤)’는 토끼 잡는 올가미. 모두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편.
디며 주567)
디며:
꺼지며[陷]. 빠지며[溺]. 《용비어천가》 등에는 ‘디-’가 일반적이고 《능엄경언해》부터 ‘디-’가 쓰임. ‘ㅺ=ㅴ=[k’]=된소리’로 해석됨.
【筌 고기 잡 그르시오 罤 톳기 주568)
톳기:
토끼[兎]. 지명에는 ‘투’형도 있음(용7:53).
잡 그므리니 筌 말 가비고 罤 敎 가비니 周易에 象 得고 마 니즈며 들 得고 象 니주미 주569)
니주미:
잊음이. ‘니줌’은 ‘닞-[忘]’에 명사형어미 ‘-움’의 통합형.
톳기 잡고 罤 니즈며 고기 잡고 筌 니줌 다 니라】
오직 糟粕 주570)
조박(糟粕):
술을 걸러내고 남은 찌끼. 지게미.
을 맛보다니【糟粕은 술주여미라 주571)
술주여미라:
술찌끼라. 술지게미라. ‘술[酒]+주여미[糟]’의 합성어. 16세기에는 ‘술즈의[粕]’형도 나타남(유합,하61).
莊子애 桓公이 글 닑거늘 주572)
닑거늘:
읽거늘. 여기 ‘-거늘’은 ‘이렇게 하는데 그와는 딴판으로’의 뜻으로 풀이됨.
輪扁 주573)
윤편(輪扁):
윤편. 수레공.
무루 주574)
무루:
묻되. 묻기를. 어미구조체 ‘-우’ 등 모음어미 앞에서 ‘듣-’은 ‘들-’이 선택됨.
公 닐그시논 거슨 엇던 마리고 주575)
마리고:
말입니까? 상대높임의 ‘-()-’ 다음의 의문형어미 ‘-고’는 앞의 ‘엇던’ 때문임. 설명의문문.
公이 닐오 聖人 주576)
성인(聖人):
지덕(智德)이 뛰어나 세인의 모범으로서 숭상 받을 만한 사람.
ㅅ 마리라 닐오 聖人이 겨시니가 주577)
겨시니가:
계십니까? 상대높임의 의문형.
公이 닐오 셔 주그시니라 주578)
주그시니라:
돌아가셨느니라. 15세기에 ‘죽다’를 ‘도라가다’로 표현한 예가 발견되지 않음.
닐오 그러면 주579)
군(君):
당신. 상대방을 높여 이름.
의 닐그시 거슨 녯 사 糟粕이라 니라】

종밀(宗密)이 다박머리 어린아이 시절에 마음을 한 곳에 쏟아 노고(魯誥)를 공부하다가【초(髫)는 아이의 머리털이니, 열 살 사이를 말하는 것이다. 고(誥)는 글월이니 노고(魯誥)는 유교(儒敎)인데, 공자(孔子)가 노(魯)나라 사람이시므로 노고(魯誥)라고 한 것이다.】 성년이 되어서 축분(竺墳)을 강론(講論)하되【관(冠)은 머리를 틀어 매어 관(冠)을 쓰는 것이니 나이가 스물인 때이다. 축(竺)은 천축국(天竺國)이요, 분(墳)은 글월이니 축분(竺墳)은 석교(釋敎)이다.】 모두 전제(筌罤)에 빠지며【전(筌)은 고기 잡는 그릇이요, 제(罤)는 토끼 잡는 그물이니, 전(筌)이란 말씀을 비유하고 제(罤)는 가르침[敎]을 비유한 것이니, 《주역(周易)》에 상(象)을 얻고 말[言]을 잊으며, 뜻[意]을 얻고 상(象)을 잊는 것이 〈마치〉 토끼를 잡고 올가미를 잊으며 물고기를 잡고 통발을 잊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오직 조박(糟粕)을 맛보았더니【조박(糟粕)은 술지게미라. 《장자(莊子)》에, 환공(桓公)이 글을 읽고 있는데 윤편(輪扁)이 묻되 공(公)이 읽으시는 것은 어떤 말입니까? 공(公)이 말하기를, 성인(聖人)의 말이라. 〈윤편이〉 이르길, 성인(聖人)이 〈살아〉 계십니까? 공이 말하길, 벌써 돌아가셨느니라. 이르기를, 그러면 군(君)께서 읽으시는 것은 옛날 사람의 조박(糟粕)이군요 하였다.】

幸於涪上애 針芥相投야

원각경언해 서:68ㄴ

禪遇南宗고 敎逢斯典야

원각경언해 서:69ㄴ

一言之下애 心地開通며 一軸之中에 義天이 朗耀호니

幸혀 주580)
행(幸)혀:
다행히. 운 좋게. 어쩌다가 혹시.
涪上애【涪 믌 일후미라】 바와 주581)
바와:
바늘과. 선행 어간말음이 ‘ㄹ’이거나 ‘ㅣ[i, j]’ 뒤에서 조사 ‘과’의 ‘ㄱ’ 약화를 ‘와’로 적음.
芥子 주582)
개자(芥子):
겨자씨와 갓 씨. 열매는 원기둥 모양의 꼬투리로 자루가 짧고 안에 갈색의 노란 씨가 들어 있음. 극히 적음을 비유함.
왜 서르 마자【부톄 迦葉려 주583)
가섭(迦葉)려:
가섭더러. 가섭에게. 석가모니 10대 제자의 한 사람. 10대 제자가 아닌 가섭과 구분키 위해 마하(摩訶)를 앞에 붙이기도 함. 항상 소욕(少欲)·지족(知足)을 실천하여 두타행[頭陀行:번뇌와 의식주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산과 들에 노숙하면서 빌어먹고 검박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을 닦았기에 ‘두타제일’이라고 불림.
무르샤 兜率天 주584)
도솔천(兜率天):
6욕천의 넷째 세계. 최하에서 최상의 순서는 ① 사천왕천, ② 도리천, ③ 야마천, ④ 도솔천, ⑤ 화락천, ⑥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일찍이 석가모니도 이곳에서 수행했다 함.
에셔  芥子 그우리고 주585)
그우리고:
굴리고. 어떤 물체를 굴려 옮겨가고. ‘그울-’에 사동접사 ‘-ㅣ-’가 결합된 사동사.
閻浮提 주586)
염부제(閻浮提):
수미산을 중심으로 4개로 인간세계를 나눈 것 중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 ‘남염부제’라고도 함. 4대주는 동비제하(東毘提訶), 서구다니(西瞿陀尼), 남염부제(南閻浮提), 북구로주(北俱盧洲).
예  바  주587)
바 :
바늘날을. 바늘끝[針鋒]을. ‘ㅎ’은 ㅎ종성체언.
셰여 芥子ㅣ 바 해 맛게 호미 이 이리 어려우녀 주588)
어려우녀:
어려우냐.
쉬우녀 주589)
쉬우녀:
쉬우냐.
迦葉이 오 주590)
오:
사뢰되. 모음어미 ‘-오’ 앞에서 ‘오-[白]’가 선택됨.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로 적었음.
甚히 어려우다 주591)
어려우다:
어렵습니다. ‘--’는 청자인 ‘부텨’를 높여 표현하는 문법소.
부톄 니샤

원각경언해 서:70ㄱ

因正緣
주592)
정인정연(正因正緣):
정인연(正因緣), 친인연(親因緣)과 같은 말. 다른 것에 의존하는 관계. 인과의 법칙. 인과 관계. 인(因)과 연(緣). 인은 결과를 낳게 하는 직접적 또는 내부적 원인, 연은 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 하는 간접적 또는 외부적 원인.
맛나미 주593)
맛나미:
만나는 것이.
예셔 주594)
예셔:
여기보다. ‘예’는 바늘과 겨자씨가 맞는 것.
더 어려우니라 시니 圭峯이 道圓和尙 맛나 法 무러  마조미 바와 芥子왜 서르 마좀 니라】
禪 南宗 주595)
남종(南宗):
남종선(南宗禪)의 준말로, 중국의 선종에서 제6조 혜능(慧能, 638~713)을 계승한 수행의 전통. 제5조 홍인(弘忍)의 두 제자로부터 유래한 남북 양종 중에서, 장안(長安)이나 낙양(洛陽) 등 북방에서 번성한 신수(神秀)의 종풍에 대립해 강남(江南)의 남방에서 성행한 혜능의 종풍(宗風).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가르침을 전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와, 수행자가 각자가 지닌 불성(佛性)을 깨달을 때 그대로 부처가 된다는 돈오(頓悟)를 표방함.
 맛나고 敎 이 典을 맛나  말 아래 心地 주596)
심지(心地):
마음의 본바탕.
여러 通며【心地 아론 주597)
아론:
안. 깨달은. 여기 ‘-오-’는 ‘대상활용’으로서 꾸밈을 받는 ‘’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쓰임.
 일훔호 주598)
일훔호:
이름하되. 이름짓되. 16세기 문헌에 ‘일홈, 일흠’도 나타남.
 다 니 道 보아 眞證 주599)
진증(眞證):
옳은 것임을 인증함.
야 가 十地 주600)
십지(十地):
보살이 수행하여 성불하기까지 총 52단계의 수행 중에서 제41부터 제50 단계까지를 말함. 이에 이르러야 보살은 비로소 불성(佛性)을 보며 중생을 구제하고 지혜를 갖추기 때문에, 10성(聖)이라 하며 성인의 칭호를 받음.
라 일훔호미 디  이 가지라 本業經에 니샤  일후미 디뇨미니 주601)
디뇨미니:
지니는 것이니. 디니다[持]〉지니다.
百萬 僧祗 주602)
승기(僧祗):
아승기(阿僧祇)의 준말. 셀 수 없이 많은 수, 또는 그런 시간. 항하사(恒河沙)의 1만 배, 나유타(那由他)의 1만분의 1이 되는 수.
功德을 디닐오 주603)
디닐오:
지니기 때문이요.
 일후미 내며 일우미니 一切ㅅ 因果 내며 일울라】
주604)
축(軸):
둘둘 말도록 되어 있는 물건[두루말이]의 가운데 끼는 막대. 경전(經典)을 뜻함.
ㅅ 中에 義天 주605)
의천(義天):
뜻의 하늘. ‘뜻[義]’을 하늘에 빗댐.
이 기 비취요니 주606)
비취요니:
비치니. 당대 문헌에 ‘비취다’로만 나타남. 타동사로 쓰인 것은 ‘비추다’, 자동사로 쓰인 것은 ‘비치다’로 풀이함.
【이  經에 一切 義 알시니 華嚴序에 닐오 空空야 주607)
공공(空空)야:
일체 사물이 실체가 없이 공(空)하며, 또 그 공(空)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공하여.
자최 주608)
자최:
자취[跡]. 자취가.
그처 義天ㅅ 벼리 주609)
벼리:
별이. [:별]은 ‘星’, [별ㅎ]은 ‘벼랑[崖]’으로 구별됨.
璨然 주610)
찬연(璨然):
(옥빛처럼) 눈부시게 빛남.
이라 니라 璨 玉ㅅ 비치라】

다행히 부(涪) 위에서【부(涪)는 물 이름이다.】 바늘과 개자(芥子)가 서로 맞닿아【부처님이 가섭(迦葉)에게 물으시길, 도솔천(兜率天)에서 하나의 겨자씨를 굴리고 염부제(閻浮提)에서 하나의 바늘 끝을 세워 겨자씨가 바늘 끝에 맞닿게 하는 것, 이 일이 어려우냐 쉬우냐? 가섭이 사뢰되 심히 어렵습니다. 부처님이 이르시되 정인정연(正因正綠)을 만나는 것이 이것보다 더 어려우니라 하고 말씀하시니, 규봉(圭峯)도원화상(道圓和尙)을 만나 법(法)을 물어 마음이 서로 맞음이 〈마치〉 바늘과 겨자씨가 서로 맞음 같으니라.】 선(禪)은 남종(南宗)을 만나고, 교(敎)는 이 경전(經典)을 만나 한 가지 말 아래 심지(心地)를 열어 통하며【심지(心地)는 깨달은 마음을 이름하되 땅 같다고 하니, 도(道)를 보고 진증(眞證)하여 가는 것을 십지(十地)라 이름지음이 뜻이 또한 이것과 한가지다. 본업경(本業經)에 이르시길, 땅은 이름이 지니는 것이니 백만(百萬) 승기(僧祗)의 공덕(功德)을 지니는 것이기 때문이요, 또 이름이 나게 하며 이루는 것이니 일체의 인과(因果)를 나게 하며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축(軸) 가운데 의천(義天)이 밝게 비치니【이 한 가지 경(經)에서 일체 의(義)를 알 것이니, 화엄경서(華嚴經序)에 공공(空空)하여 자취가 끊어져 의천(義天)의 별이 찬연(璨然)이라고 한 것이다. 찬(璨)은 옥(玉) 빛이다.】

頃에 以

원각경언해 서:70ㄴ

道非常道ㅣ라 諸行이 無常이라 다니

원각경언해 서:71ㄱ

今엔 知心是佛心이라 定當作佛호라

아 주611)
아:
지난날. 예전. 일찍.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에서 [下]는 [아·래], [前日]은 [:아·래]임. 다른 문헌에서는 [아·래~아라](下), [:아·](前日)로 구분하여 사용됨.
道ㅣ 덛덛 주612)
덛덛:
늘 한결같은[常]. 현대어의 ‘굽힐 것이 없이 당당하고 어엿하다.’는 뜻의 ‘떳떳하다’와는 다름.
道ㅣ 아니라 한 行이 無常 주613)
무상(無常):
생멸 변화가 언제나 존재함.
이라 다니 주614)
다니:
하더니. 하였는데. ‘-다-’는 회상시제 선어말어미 ‘-더-’에 1인칭활용어미 ‘-오-’가 통합된 이형태.
이젠 미 이 부텻 미라 一定히 주615)
일정(一定)히:
확실하게.
반기 주616)
반기:
반드시. 필연적으로 꼭.
부텨 외요 주617)
외요:
됨을. 된다는 것을.
아로라 주618)
아로라:
알았다. ‘알-+-오-+-라’로 분석되며 주체가 화자이므로 ‘-오-’가 사용됨. 동사의 부정법(不定法, aorist)으로 과거시제를 표시하며, 형용사·서술격조사 등과 결합하면 현재시제를 표시함.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청산별곡). 별헤 룐 빗 다호라(동동).

〈내가〉 지난날에 도(道)는 늘 한결같은 도(道)가 아니라, 온갖 현상이 무상(無常)이라 하였는데, 이제는 마음[心], 이것이 부처님의 마음이라, 확실하게 반드시 부처가 된다는 것을 〈내가〉 알았다.

然이나 佛을 稱種智도 修 假多聞이실

원각경언해 서:72ㄴ

故復行詣百城며 坐探群籍야

원각경언해 서:73ㄱ

그러나 부텨 주619)
부텨:
부처를. 모음조화에는 ‘부텨를’이 맞음.
種智 주620)
종지(種智):
불교에서, 지혜를 세 가지로 분류한 삼지(三智)의 하나. 일체 만상(萬相)의 진리를 낱낱이 구체적으로 아는 부처의 지혜.
닐옴도 주621)
닐옴도:
이르는 것도. 일컫는 것도. ‘닐옴’은 ‘니르-[謂]’의 명사형. 모음어미가 오면 ‘닐◦-’가 선택됨.
닷고 주622)
닷고:
닦음은. 닦는다는 것은. ‘-[修]’에 명사형어미 ‘-옴’의 통합형은 ‘닷곰’.
주623)
해:
많이. ‘하-[多]+-ㅣ[부사화접사]’. 접사 없는 ‘하’도 부사로 쓰임. 모미 하 커(월2:51).
드루믈 주624)
드루믈:
들음을. 듣는 것에.
브트실  녀 주625)
녀:
다녀. 다니면서. 어원적 표기인 ‘니-’와 비자음화형인 ‘니-’가 공존함. ‘니-’는 지속적인 행위를 나타낼 때 쓰임.
百城에 가며國邑 주626)
국읍(國邑):
나라의 여러 고을.
에 녀 善知識 주627)
선지식(善知識):
불법을 설(說)하여 중생을 불도(佛道)로 들게 하는 덕 높은 스님. 선종의 전개와 함께 ‘화두(話頭)를 타파한 도인’을 가리키다가, 점차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이는 ‘선지식’이라 하게 됨. 의미 확대.
뵈야 주628)
뵈야:
찾아보아. 찾아보고. 사동사와 피동사가 동일함.
法門 주629)
법문(法門):
부처님의 교설(敎說). 이를 따라 배우면 성인(聖人)의 지혜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문(門)’을 씀.
호미라 주630)
호미라:
배우는 것이라. ‘호다〉우다(여사서)’를 거쳐 ‘배우다’로 정착됨.
안자 한 그를 더드머 주631)
더드머:
더듬어. 이리저리 살펴 찾아.

그러나 부처를 종지(種智)라고 일컫는 것도, 닦는다는 것은 많이 듣는 것에 의지하므로 또 계속 다녀 여러 성읍에 가며【국읍(國邑)에 다니면서 선지식(善知識)을 찾아보고 법문(法門)을 배우는 것이라.】 앉아서 많은 글을 살펴 찾아

講雖濫泰나 學且師安야

원각경언해 서:73ㄴ

叨沐猶吾之納고

원각경언해 서:74ㄱ

謬當眞子之印호니

주632)
강(講):
강론하여 설명하는 것. 강설(講說).
 비록 泰예 주633)
태(泰)예:
태(泰)라는 사람보다.
汎濫나 주634)
범람(汎濫)나:
넘쳐흐르나.
【녜 서르 傳호 蒲州ㅅ 듣디 아니 泰와 淄州 주635)
포주(蒲州)·치주(淄州):
둘 다 중국의 지명.
半만 주636)
반(半)만:
반만한. 무엇에 비교하여 그것과 같은 정도의.
주637)
조(沼):
사람 이름.
ㅣ라 호미 잇니 뎌 주638)
뎌:
저것은. ‘그것은’이 어울림. 전해지는 말. 모음조화에는 ‘뎌는’이 맞음.
聰慧 주639)
총혜(聰慧):
총명하고 슬기로움.
 노 德이라 듣디 아니

원각경언해 서:74ㄴ

講야니와 주640)
강(講)야니와:
강론하였거니와.
나 어린 주641)
어린:
어리석은. ‘어리-’는 ‘愚’의 뜻.
그텟 주642)
그텟:
끝에 있는. 끝에 속한.
무리언마 주643)
무리언마:
무리이건마는. ‘무리’는 같은 ‘종류·부류’를 뜻하는 ‘류(流)’의 번역. ‘마’은 앞 내용을 일단 인정은 하면서 거기에 의문을 나타내거나 양해를 구하거나 상반된 내용을 담은 어절을 다음에 잇는 보조사. 마〉마는.
아 주644)
아:
과거의. 옛날의.
生애 져근 因緣이 이실 華嚴ㅅ 疏 펴 더드머 간 그틀 보고 疏主 주645)
소주(疏主):
소(疏)를 쓴 사람. ‘소’는 경(經)·논(論)을 주해한 것.
보아 호디 아니야신 주646)
아니야신:
아니하고 있던. 여기 ‘시’는 ‘이시-[有]’의 이형태.
제 몬져 두 버늘 講호니 이리 주647)
이리:
행한 일이. 행적이.
古德에 주648)
고덕(古德)에:
덕이 높은 옛 승려와. 형용사 ‘-’의 지배를 받는 ‘에’는 비교의 부사격.
호 어디롬과 주649)
어디롬과:
어짊과. 현명함과. ‘어디롬’은 ‘어딜-[賢]’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형.
어류미 주650)
어류미:
어리석음이. ‘어륨’은 ‘어리-[愚]+-움’.
디 주651)
디:
가지런하지. 비교 대상과 서로 나란하게 놓인 상태에 있지.
아니 닐오 汎濫이라 泰와 沼와 다 녯 사 일후미오 疏主는 華嚴疏主 澄觀 주652)
징관(澄觀):
중국 당(唐)나라 승려(738~839). 청량대사(淸凉大師), 화엄보살(華嚴菩薩) 등으로 불림. 화엄종(華嚴宗) 제4대조로 화엄경소(華嚴經疏)(60권) 등을 저술함.
이라】
호 주653)
안(安):
도안법사(道安法師).
 스 사마【安 스 사모 晉ㅅ 道安法師 주654)
도안법사(道安法師):
중국 동진(東晋)시대의 승려(312~385). 흔히 석도안(釋道安)으로 불림. 하북성(河北省) 출생으로 초기 중국불교의 기초를 닦은 대표적 학승(學僧). 최초의 경전목록인 종리중경목록(綜理衆經目錄)을 지었고, 승려들의 의식이나 행규(行規)를 정하고, 승려는 모두 석(釋)을 성(姓)으로 할 것을 제창함. 자주적인 중국 불교 교단을 창설하고 많은 고승을 육성해냈으며 경전을 직접 연구하는 방법을 수립하는 등 큰 공적을 남김.
當代 주655)
당대(當代):
그 대(代). 또는 그 시대. 과거의 그 때나 지금의 이 때를 가리킬 수도 있음.
옛 天下 읏드미러니 주656)
읏드미러니:
으뜸이더니. 으뜸이었는데.
後엣 사미 다 닐오 호 安 스 아니면 義ㅣ 詰難 주657)
힐난(詰難):
잘못된 점을 들어 비난함.
애 맛디 몯리라 니 澄觀 너겨 주658)
너겨:
여겨. 어떤 대상을 어떤 성격, 상태, 자격을 가진 대상으로 판단하여.
니니라】
주659)
날:
나와. ‘날와’로도 표현함.
다 許호 너무 닙고【날 다 호 澄觀이 圭峯ㅅ 書 對答호 디 내  다 니라】 眞子 주660)
진자(眞子):
진정한 아들.
ㅅ 印을 虛히 當호니【眞子

원각경언해 서:75ㄱ

 澄觀書에 닐오 轉輪眞子ㅣ 어루 가비리라 니 轉輪眞子 轉輪聖王 주661)
전륜성왕(轉輪聖王):
인도 신화에서 통치의 수레바퀴를 굴려, 세계를 통일·지배한다는 이상적인 제왕. 불교에서는 몸에 32상(相)·7보(寶)를 갖추고, 무력에 의하지 않고 정법에 의해 세계를 정복·지배한다고 함.
이 一千 아 中에 嫡夫人ㅅ 주662)
적부인(嫡夫人)ㅅ:
정실(正室)부인의.
나혼 나히 주663)
:
가장. 去聲은  노 소리라(정음언해). ‘’은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맨 위’를 뜻하는 ‘맏이[伯]’.
하니 주664)
하니:
많은 사람. 하-+-ㄴ+이(의존명사).
나 取야 輪王位 닛니라 주665)
닛니라:
잇느니라. 계승하느니라.
印 澄觀 書ㅅ 그테 닐오 다가 번 보아 머리 아로 印면 주666)
인(印)면:
인가(印可)하면.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수하여 제자가 그 법을 깨달아 얻은 것을 스승이 증명하고 인정하면.
외야 주667)
외야:
다시. 영변화 파생어인 ‘외[更]’(능1:86)를 비롯하여 ‘외여(내훈2하13), 노외야(두초25:53)’ 등이 있음.
므스기 주668)
므스기:
무엇이. 현대어 의문대명사 ‘무엇’에 해당되며, 단독형은 ‘므스’이고 모음조사 앞에서는 ‘므슥’, 공동격조사 앞에서는 ‘므슴’으로 나타남. 므스고(원각,서22). 므스게 료(월10:25). 므슴과 뇨(육조,상5).
더으료 니라】

강설(講說)은 비록 태(泰)보다 범람(汎濫)하나【옛날 서로 전하기를, 포주(蒲州) 땅의 듣지 못한 태(泰)와 치주(淄州) 땅의 반만한 조(沼)라 하는 말이 있나니, 그것은 이 사람이 총혜(聰慧)한 높은 덕(德) 있는 스님이라는 〈평가를〉 듣지 못하고 강(講)하였거니와, 나(=종밀)는 어리석은 끝의 무리이건마는 과거의 생애에 작은 인연(因緣)이 있으므로 화엄경소(華嚴經疏)를 펼쳐 찾아 살펴 잠깐 끝을 보고 소주(疏主)를 보고 배우지 아니하고 있던 때에 먼저 두 번을 강설하니, 그 행적이 고덕(古德)과 같되 현명함과 어리석음이 가지런하지 아니하므로 ‘범람(汎濫)’이라고 말한 것이다. 태(泰)와 조(沼)는 다 옛날 사람의 이름이고, 소주(疏主)는 화엄경소(華嚴經疏)를 지은 징관(澄觀)이다.】 배움은 안(安)을 스승 삼아【안(安)을 스승 삼는다 함은 진(晉)나라 도안법사(道安法師)가 당대(當代)에 천하의 으뜸이었는데, 후대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배우되 안(安)을 스승으로 삼지 않으면 의(義)가 힐난(詰難)에 맞지 아니할 것이라고 하였으니 징관(澄觀)으로 여겨 말한 것이다.】 나와 같다고 허락함을 지나치게 입고【나와 같다 함은, 징관(澄觀)이 규봉(圭峯)의 서(書)에 응하여 답하되 뜻이 내 마음과 같다고 한 것이다.】 진자(眞子)의 인(印)을 헛되이 당하니【진자(眞子)는, 징관(澄觀)의 서(書)에 〈그대를〉 전륜진자(轉輪眞子)와 가히 비교할 수 있으리라 일렀으니, 전륜진자(轉輪眞子)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일천 명의 아들 중에서 적부인(嫡夫人)이 낳은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 하나를 취하여 전륜성왕의 왕위를 잇느니라. 인(印)은, 징관(澄觀) 서(書)의 끝에 이르기를, 만약에 한 번 보고 멀리 아는 것을 인(印)하면 다시 무엇이 더하리오 하고 말한 것이다.】

再逢親友야

원각경언해 서:75ㄴ

彌感佛恩와

원각경언해 서:76ㄱ

久慨孤貧야 將陳法施호려 야

원각경언해 서:76ㄴ

親 버들 주669)
버들:
벗을. 벋〉벗. 〉뜻. 붇〉붓.
다시 맛나 주670)
맛나:
만나. 어원은 ‘맞-[迎]+나-[出]’에서 비롯되었으나 15세기에는 ‘맛나-[逢]’의 뜻으로 재어휘화함.
【法華経에 닐오 가비건댄 사미 親 버듸 지븨 가 술 醉야 누엣거늘 주671)
누엣거늘:
누워 있는데. 1461년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누거늘’로 적음. ‘누◦-+-어 잇-+-거늘’로 분석됨. 15세기 문헌에 이미 ‘-엣-〉-엇-’으로 문법화한 예가 있음. 國土 머것다 시니(능2:63).
주672)
:
때에. [時]+의→. 모음조사와 통합할 때 체언 말음 ‘ㅡ’가 탈락함.
親 버디 그윗 주673)
그윗:
관청의. ‘그위’는 관청(官廳). ‘구위’(두초15:5)도 있음. ‘그위실~구위실’은 관리(官吏).
일로 나갈 제 값업슨 주674)
값업슨: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무가(無價).
寶珠로 옷 안해 야 주675)
야:
매어. 동여 묶어.
주고 니거늘 주676)
니거늘:
가거늘. 갔는데.
그 사미 醉야 누어셔 주677)
누어셔:
누워서. 자음어미 앞에서는 ‘눕-’, 모음어미 앞에서는 ‘누◦-~누우-’가 선택되는데 ‘누◦-’형이 일반적임. ‘굽-[炙]’도 같음. 구어(구방,하26).
아디 몯야 니러 주678)
니러:
일어나. ‘닐-[起]+-어’. 당시 ‘일-’은 ‘이루어지다[成]’의 뜻.
노녀 주679)
노녀:
이리저리 놀며 다녀. 노닐어. ‘놀-[遊]+니-[行]’의 합성인데 당시엔 ‘노니-[遊]’형이 쓰임.
다 나라해 가 衣食 젼로 주680)
젼로:
까닭으로. 때문에.
브즈러니 求야 甚히 艱難더니 주681)
간난(艱難)더니:
가난하더니. ‘빈(貧)’의 번역어. 간난>가난.
後에 親 버디 보고 닐오 주682)
:
아. 감탄사.  슬프다(嗚呼哀哉)(영가,서:15).
丈夫ㅣ여 엇뎨 衣食 爲야

원각경언해 서:77ㄱ

이 호매 니르뇨 주683)
니르뇨:
이르렀는가. ‘엇뎨’와 호응하여 의문법어미 ‘-오’가 쓰임. 설명의문문.
내 녜 널로 五欲 주684)
오욕(五欲):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오경(五境)에 집착해 일으키는 5가지 욕구. 색욕·재물욕·명예욕·식욕·수면욕.
  주685)
케:
‘게’의 축약형. 여기 ‘-’는 대동사(代動詞)로서 ‘즐기-’ 정도로 풂.
호려 야 아모 年月日에 값 업슨 寶珠로 네 옷 안해 요니 주686)
요니:
매니. 매었는데. ‘-요-’는 1인칭활용어미 ‘-오-’의 변이형.
이제 現在커늘 주687)
현재(現在)커늘:
이제까지 있거늘.
네 몰라 受苦이 주688)
수고(受苦)이:
수고로이.
시름야 사로 주689)
사로:
살아갈 것을. 생계(生計)를.
求니 甚히 어리도다 주690)
어리도다:
어리석구나. ‘어리다’는 ‘어리석다[愚]’.
네 이제 이 보로 주691)
:
쓸. ‘-’에 결합한 ‘-우-’는 이른바 대상활용 선어말어미. ‘-’는 ‘용(用)·고(苦)’, ‘쓰-/스-’는 ‘서(書)·관(冠)’의 뜻으로 변별됨.
것 밧고면 녜 어루 다이 주692)
다이:
뜻대로. ‘다이’는 ‘다’로 적었음. ‘다히’형도 있음. 다히 가놋다(任意過)(남명,상61).
야 업슨 것 업스리라 니라】
부텻 恩을 더욱 感와 孤貧 주693)
고빈(孤貧):
어려서 아버지를 잃은 것과 가난한 것.
을 오래 애와텨 주694)
애와텨:
애타 하여. 슬퍼하여.
져머셔 주695)
져머셔:
어려서. 근대국어 시기에 ‘ㄹ’이 첨가되고(졂-), 의미도 현대어와 같아짐.
아비 업슬시 주696)
업슬시:
없는 것이. ‘시’는 ‘(의존명사)+이(주격조사)’.
孤ㅣ오 艱難시 貧이니 衆生 諸佛 慈尊 주697)
자존(慈尊):
가장 자비로운 분.
머르실 주698)
머르실:
머시므로. (중생과는) 멀리 떨어져 계시므로.
孤ㅣ오 福慧 주699)
복혜(福慧):
‘복’은 편안하고 만족한 상태와 그에 따른 기쁨. ‘혜’는 지혜.
업슬 貧이라】
 法施 주700)
법시(法施):
법보시. 불법을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 깨닫게 함.
 펴려 야 【法施 淸淨  뮈워 주701)
뮈워:
움직여.
名利 라  업시 야 法으로 게 布施시라 주702)
보시(布施)시라:
보시하는 것이다. ‘보시’는 다른 사람에게 물질 등을 베풀어주는 것으로,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가 가장 대표적임.

친한 벗을 다시 만나【법화경(法華經)에 이르기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친한 벗의 집에 가서 술에 취하여 누워 있는데, 이 때 친한 벗이 관청의 일로 나갈 적에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보배구슬로 〈누워 자는 친구의〉 옷안에 매어 주고 가거늘, 그 사람은 취하여 누워서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 〈나중에〉 일어나 놀며 다녀 다른 나라에 가서 옷과 밥 때문에 부지런히 구하고 심히 가난하더니, 후에 친한 벗이 보고 말하기를, 아 장부여. 어찌 옷과 밥을 위하여 이 같음에 이르렀는가? 내가 옛날 너로 하여금 오욕(五欲)을 가장 즐기게 하려고 하여 아무 연월일(年月日)에 값나가는 보배구슬로써 네 옷안에 매었는데, 이제까지 있거늘 네가 몰라서 수고로이 시름하여 살아갈 방도를 구하고 있으니 심히 어리석구나. 네가 이제 이 보배로 쓸 것을 바꾸면 항상 가히 뜻대로 바꾸어 없는 것이 없으리라고 하였다.】 부처님의 은혜를 더욱 느끼어 고빈(孤貧)을 오래 애타 하여【어려서 아비 없는 것이 고(孤)이고 가난한 것이 빈(貧)이니, 중생(衆生)은 모든 부처의 가장 자비로운 분이 머시므로 고(孤)이고, 복혜(福慧)가 없으므로 빈(貧)이다.】 장차 법시(法施)를 펴려 하여【법시(法施)는 청정(淸淨)한 마음을 움직여 세상의 명예와 세속적 이익을 바라는 때[垢]가 없게 하여 올바른 교법(敎法)으로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採集般若며

원각경언해 서:77ㄴ

綸貫華嚴며 提挈毘尼며 發

원각경언해 서:78ㄱ

明唯識호니

般若 주703)
반야(般若):
최상의 지혜(智慧). 모든 미혹(迷惑)을 끊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을 가리키며, 모든 법을 통달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 뫼호며無著 天親 주704)
무착(無著)·천친(天親):
둘 다 인명.
두 論과 大雲 주705)
소(疏):
경(經)·논(論)을 주해한 것.
와 肇公 註를 뫼화 金剛般若 주706)
금강반야(金剛般若):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의 줄임말.
ㅅ 疏一卷 주707)
초(鈔):
중요한 내용만 뽑아 기록한 글.
一卷을 니라】
華嚴을 綸貫며 주708)
윤관(綸貫)며:
벼리를 두루 꿰어 엮으며.
【華嚴疏 中엣  주709)
:
마디의. ‘마’는 글을 나눈 토막.
次第 주710)
차제(次第):
차례. 목차. ‘뎨〉례[序]’로 국어화함. 道場(도댱)〉도량.
 一部 經文에 여 주711)
여:
꿰어[貫]. 내용을 서로 통하게 엮어.
講 사로 經文을 記持야 주712)
기지(記持)야:
적어 가지고.
이 疏 가져다가 사기게 주713)
사기게:
새기게. 풀이하게.
야 五卷을 라 일후믈 華嚴綸貫 주714)
화엄윤관(華嚴綸貫):
화엄경윤관. 규봉 종밀선사의 저술.
이라 니라】
毗尼 주715)
비니(毗尼):
교단의 규범.
드러 주716)
드러:
들어. 내보이거나 제시하거나 끌어와.
자며 주717)
자며:
잡으며. 안에 있게 하며.

원각경언해 서:78ㄴ

律文 주718)
율문(律文):
계율을 설한 경전.
ㅅ 疏 뫼화 修行 사 조이 주719)
조이:
종요로이.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요긴하게.
行홀 거슬 取야 三卷을 니라】
唯識 주720)
유식(唯識):
일체의 제법(諸法)은 오직 식(識)이 변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
發明 주721)
발명(發明):
경(經)의 뜻을 깨달아 밝힘. 변명(辨明)의 뜻으로도 쓰임. 그르믄 발명 못 거시니(첩해신어1:29).
호니【唯識 大論 大疏애 精純 주722)
정순(精純):
깨끗하고 순수한.
正 들 야 주723)
야:
가리어. 구별하여 골라.
三十本頌 사겨 兩卷을 니라】

반야(般若)를 모으며【무착(無著)·천친(天親)의 두 논(論)과 대운(大雲)의 소(疏)와 조공(肇公)의 주(註)를 모아 금강반야(金剛般若)의 소(疏) 1권과 초(鈔) 1권을 만들었다.】 화엄경(華嚴經)을 윤관(綸貫)하며【화엄경소(華嚴經疏) 중에 있는 마디의 차례를 일부(一部) 경문(經文)에 꿰어 강론할 사람으로 하여금 경문(經文)을 적어 가지고 이 소(疏)를 가져다가 새기게 하여 5권을 만들어 화엄경윤관(華嚴經綸貫)이라고 이름지었다.】 비니(毗尼)를 끌어와 잡으며【율문(律文)의 소(疏)를 모아 수행(修行)하는 사람이 종요롭게 행할 것들을 취하여 3권을 만들었다.】 유식(唯識)을 열어 밝히니【유식(唯識) 대론(大論) 대소(大疏)에 정순(精純)하며 정(正)한 뜻을 가려서 30본의 송(頌) 주724)
송(頌):
‘춤이 곁들여 있는 노래’란 뜻에서 나왔으나, 성덕(盛德)을 찬미하는 시로 바뀌었음.
을 새겨 두 권을 만들었다.】

然이나 醫方萬品에 宜選對治며 海寶千般애 先求如意니

원각경언해 서:79ㄱ

그러나 醫方萬品 주725)
의방만품(醫方萬品):
만 가지 종류의 의술. 곧 수많은 의술의 처방.
에 모로매 마 주726)
마:
맞는. 그것에 대응하는. ‘대(對)’의 번역.
고툐 주727)
고툐:
고치는 것[방법]을. 잘못된 것을 쓸모 있고 바르게 함을.
욜디며 주728)
욜디며:
가려야 할 것이며. 선택해야 할 것이며. 다〉가리다.
바 주729)
바:
바다의. [해(海)]의 동의어로 ‘바다ㅎ, 바, 바’ 등이 공존함. ‘바’은 ‘바+ㅅ+보’에서 ‘ㅅ’의 영향으로 ‘바’의 ‘ㄹ’이 탈락함. 바(월10:13)~바(두초8:38), 바믈(월인석보2:64)~바믈(두초20:15).
보 一千 가지예 몬져 주730)
몬져:
먼저. (차례 등에서) 앞서서.
如意 求홀디니【梵語엔 摩尼오 예셔 주731)
예셔:
여기서. 당나라에서.
닐오맨 주732)
닐오맨:
이르기는. 말하기는.
如意니 데 주733)
데:
마음에. 마음속으로.
求논 주734)
구(求)논:
구하는. 찾는 바. 꾸밈을 받는 ‘쳔…物’이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求-’ 뒤에 대상활용의 ‘-오-’를 넣음.
쳔 보 衣服 飮食 갓갓 주735)
갓갓:
가지가지. 갖가지.
物을 이 구스리 能히 내야 티 주736)
티:
뜻같이. 마음같이. 뜻대로[如意].
어들 닐오 如意라】

그러나 의방만품(醫方萬品)에 모름지기 그것에 맞는 고치는 방법을 가려야 할 것이며, 바다의 보배 일천 가지 중에 먼저 여의주(如意珠)를 구해야 할 것이니【범어(梵語)에는 마니(摩尼)이고, 여기 당나라에서 이르기는 여의(如意)이니, 마음에 구하는 바 재물, 보배, 의복, 음식 등 갖가지 물건을 이 구슬이 능히 나오게 하여 뜻대로 얻으므로 여의(如意)라고 말한다.】

觀夫文富義博은 誠讓雜華ㅣ어니와 指體投機 無偕圓覺니

원각경언해 서:79ㄴ

보니 주737)
보니:
보니까. 보매. 살펴보건대.
그리 가멸며 주738)
가멸며:
풍부하며. ‘가멸-’은 현대어 ‘가멸-’로 변화함.
디 너부 주739)
너부:
넓음은. ‘너붐’은 어간 ‘넙-[廣]’의 명사형. 모음조화에는 ‘너부믄’이 맞음.
眞實로 雜華 주740)
잡화(雜華):
여러 가지 꽃. 화엄경(華嚴經)을 가리킴.
辭讓려니와 주741)
사양(辭讓)려니와:
사양할 것이거니와. ‘화엄경’에는 못 미친다는 뜻.
【雜華 華嚴經이니 萬行 주742)
만행(萬行):
구도자가 수업(修業)할 모든 행동.
주743)
과(果):
어떤 원인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결과.
感호미 주744)
감(感)호미:
어떤 상태가 되게 함이.
天地 내욘 주745)
내욘:
낸. 만들어낸 바. 의미상 목적어가 ‘곶’이므로 ‘내-’ 뒤에 대상활용의 ‘-오(요)-’가 개입함.
一切 한 고지 며 萬德 주746)
만덕(萬德):
많은 덕행.
이 몸 莊嚴 주747)
장엄(莊嚴):
장식함. 동사로서, 좋고 아름답게 꾸미고 장식함. 현대어 ‘장엄(莊嚴)’은 ‘엄숙하고 위엄이 있음’을 뜻하는 형용사로 사뭇 다름.
호미 金玉과 기벳 주748)
기벳:
깁으로 된. ‘깁’은 비단.
一切 한 고지 주749)
고지:
꽃과. 뒤에 ‘-’ 등 용언이 오면 비교의 대상이 됨.
 닐오 雜이라】
주750)
체(體):
모든 법 그 자체.
쳐 주751)
쳐:
가리켜. ‘치-’는 당시에 ‘가르치다[敎], 가리키다[指]’는 뜻을 모두 가짐.
주752)
기(機):
교법을 듣고 그에 따라 수행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는 능력.
마초 주753)
마초:
맞추는 것은. 여기 ‘마초-’는 ‘정도에 맞게 하다.’는 뜻.
圓覺애 디 주754)
디:
비교하지. 견주지. 대적하지.
몯니

보니까, 글이 풍부하며 뜻이 넓은 것은 진실로 잡화(雜華) 즉 화엄경에는 사양할 것이거니와【잡화(雜華)는 화엄경(華嚴經)이니 만행(萬行)이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천지(天地)가 만들어낸 일체의 많은 꽃과 같으며, 만덕(萬德)이 몸을 장식함이 금과 옥, 비단으로 된 일체의 많은 꽃과 같으므로 잡(雜)이다.】 체(體)를 가리켜 기(機)에다 맞추는 것은 원각경(圓覺經)에 비교하지 못하니

故로 參詳諸論며 反復百家야 以利其器코 方

원각경언해 서:80ㄱ

爲疏解호니

그럴 주755)
그럴:
그러므로. 그럴새.
주756)
논(論):
부처의 가르침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철학 체계.
마초아 주757)
마초아:
맞추어.
仔細히 주758)
자세(仔細)히:
자세히. 한글로도 적음. 셰히(금삼5:28).
며 百家 주759)
백가(百家):
여러 학자들의 저술.
 다시곰 야 그 그르슬 주760)
그르슬:
연장을. ‘기(器)’는 ‘그릇[皿], 연장[具]’의 뜻.
나게 주761)
나게:
날카롭게[利].
코 주762)
코:
‘고’의 축약형. 하고서야.
【論

원각경언해 서:80ㄴ

語에 닐오 工匠바지 주763)
공장(工匠)바지:
공장(工匠). (연장을 가지고) 물품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기술자’를 뜻하는 ‘바지’가 당시에 자립명사와 접미사로 모두 쓰임. 匠 바지라(법화,서21), 金바지(월20:2).
그 이 이대 코져 주764)
코져:
하고자. ‘고지어’의 축약형.
홀딘댄 주765)
홀딘댄:
할진댄. 할 것이라면.
반기 주766)
반기:
반드시. 이 밖에도 ‘반시, 반개, 모’ 등이 공존함.
몬져 그 그르슬 나게 니라 니라】
비르서 주767)
비르서:
비로소. 15세기 문헌에는 이외에 영변화 파생어 ‘비릇(두초16:31)’을 비롯하여, ‘비르소(몽33), 비르수(두초21:21), 비루수(두초7:23)’ 등이 공존함.
疏解 주768)
소해(疏解):
경(經)·논(論) 등을 쉽게 풀이한 해설서.
 로니

그러므로 많은 논(論)을 맞추어 자세하게 하며, 백가(百家)를 다시금 맞추어 그 연장을 날카롭게 하고서야【논어(論語)에 이르기를, 공장(工匠)이 그 일을 잘하고자 할진댄 반드시 먼저 그 연장을 날카롭게 해야 하느니라 하였다.】 비로소 소해(疏解)를 만드니

冥心聖旨며 極思硏精야 義備性相고 禪兼頓漸야

원각경언해 서:81ㄱ

 聖人 주769)
성인(聖人):
깨달음을 얻은 사람. 즉 부처님.
데 주770)
데:
뜻에. 〉뜻. 근대국어 시기에 끝소리가 ‘ㅅ’으로 마찰음화함.
어울우며 주771)
어울우며:
어울리게 하며.
들 至極이 주772)
지극(至極)이:
지극하게. 정도나 상태를 최고도로.
야 다마 주773)
다마:
갈고 다듬어. 어간 ‘다-’은 ‘-+다-’에서 ‘ㄷ’ 위에서 ‘ㄹ’ 탈락한 형태.
精히 주774)
정(精)히:
정교하게.
야 디 주775)
성(性):
나면서부터 가진 본연의 성질. 평등진여.
주776)
상(相):
현상 차별의 상대적 모습.
고 주777)
고:
갖추어지고. ‘-’은 ‘-[具備]’에서 자음어미 앞에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ㅈ’의 전청자 ‘ㅅ’을 씀.
주778)
선(禪):
정신 통일의 명상. 마음의 통일과 안정을 구하는 정신 집중.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지혜를 양성하여 진실한 이치에 상응해 가는 수행법.
주779)
돈(頓):
돈교(頓敎). 법문(法門)을 듣는 즉시 단박에, 또는 빠르게 불과(佛果)를 깨닫게 해 주는 교법.
주780)
점(漸):
점교(漸敎). 오랫동안 수행을 쌓은 다음에 불과(佛果)를 얻게 되는 교법(敎法).
과 兼야 주781)
겸(兼)야:
겸하여. 아울러 지녀.

마음을 성인(聖人)의 뜻에 어울리게 하며, 뜻을 지극하게 하여 갈고 다듬어 정교하게 하여 뜻에 성(性)과 상(相)이 갖추어지고, 선(禪)은 돈(頓)과 점(漸)을 겸하여

勒成三卷야 以傳强學노니

원각경언해 서:81ㄴ

三卷 주782)
삼권(三卷):
세 권. 서·상·하권으로 구성된 원각경대소.
일워 주783)
일워:
이루어. 어간 ‘일우-’는 ‘일-[成]’에 사동접사 ‘-우-’ 결합.
세우 주784)
세우:
세게. 강하게. ‘홀’을 꾸밈. 세-[强]+-우(부사파생접사).
홀 주785)
홀:
배울. 배우는 사람. ‘세우 홀 게[强學]’는 근성(根性)이 밝고 날카로우며, 지기(志氣)가 뛰어나게 굳세며, 용맹 정진하는 사람을 가리킴.
주786)
게:
거기에. ‘强學’을 가리킴. 홈 업슨 게 호 사미라(學於無學者也)(법화1:34).
傳노니 주787)
전(傳)노니:
전하나니. 주어는 이 ‘서’를 쓴 ‘나’ 종밀임. ‘-오-’는 1인칭활용어미.

〈상·중·하〉 삼권(三卷)을 이루어 강하게 배우는 사람 거기에 전하나니

然이나 上中下品에 根과 欲과 性괘 殊

원각경언해 서:82ㄱ

그러나 上中下品 주788)
상중하품(上中下品):
상품·중품·하품.
주789)
근(根):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능력.
과 欲과 性괘 다【根은 一向야 주790)
일향(一向)야:
언제나 한결같아. 꾸준하여.
聖道 주791)
성도(聖道):
불교에서, 자력문(自力門)으로 도를 깨닫는 교법.
 니왇 根이니 주792)
신(信):
불법에 대한 믿음의 힘.
주793)
진(進):
부지런히 신심을 수행하는 힘.
주794)
염(念):
생각을 오로지 집중하여 온갖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힘.
주795)
정(定):
산란한 마음을 그치고 평등하게 유지하는 선정의 힘.
주796)
혜(慧):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할 줄 아는 힘.
왜라 欲 즐길시니 시혹 쳔 즐기며 시혹 일훔 들요 주797)
들요:
들림을. 한문 주해의 ‘名聞(명문)’은 ‘세상의 평판이나 명성’.
즐기며 定 즐기며 慧 즐교미 種種 이 가지 아니라 性은 種性이니 시혹 一와 三과 四와 五왓 乘엣 性 等이며 시혹 주798)
탐(貪):
탐욕.
주799)
진(瞋):
노여움.
주800)
치(癡):
어리석음.
等分 주801)
등분(等分):
등급의 구분.
괏 行 等이며 八萬四千行애 니르로미 주802)
니르로미:
이르는 것이[至]. 어느 정도나 범위에 미침이.
일후미 種種性 주803)
종종성(種種性):
갖가지 성(性). 여러 가지의 성질(性質).
이라】

그러나 상·중·하품에 근(根)과 욕망과 성질이 다르므로【근(根)은 언제나 한결같게 성도(聖道)를 일으키는 근본이니, 믿음[信]과 부지런한 수행[進]과 생각의 집중[念]과 선정[定]과 지혜[慧]라. 욕(欲)은 즐기는 것이니 혹은 재물을 즐기며, 혹은 이름나는 것을 즐기며, 정(定)을 즐기며, 혜(慧)를 즐기는 것이 갖가지라서 이것 한 가지가 아니라. 성(性)은 종성(種性)이니 혹은 일(一)·삼(三)·사(四)·오(五)의 승(乘)의 성(性) 등이며. 혹은 탐(貪)·진(瞋)·치(癡)와 같은 등분(等分)의 행(行) 등이며 〈이것에서〉 팔만사천 행(八萬四千行)에 이르는 것, 이름이 종종성(種種性)이다.】

今將法彼曲成며 從其易簡야

원각경언해 서:83ㄴ

更搜精要야 直注本經노니

이제  주804)
:
장차. 앞으로. 한자어 ‘장차(將次)’의 한글 표기.
委曲히 주805)
위곡(委曲)히:
자세하고 찬찬하게.
일우 法바며 주806)
법(法)바며:
본받으며[效]. ‘법(法)’과 ‘받-[受]’의 구(句) 구성으로 보지 않고 동사 ‘법(法)’에 대한 번역이므로 합성동사 ‘법(法)받다’로 파악함. ‘법(法)’과 ‘본(本)’ 둘다 ‘옳거나 바르거나 훌륭하여 따르거나 배울 만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이나 태도나 대상’을 뜻함. 둘이 공존하다가 ‘본받다’로 합류됨. 본바도미(월8:25).
【周易에 닐오 天地ㅅ 化ㅣ 萬物을 委曲히 일우고 기티디 주807)
기티디:
끼치지. 남겨놓지[遺].
아니타 주808)
아니타:
‘아니다’의 축약형. 아니하다.
니라】
쉬우며 簡호 조차 주809)
조차:
좇아. 좇고.
다시 精微 주810)
정미(精微):
자세하고 치밀한. ‘조왼’과 동격으로 문맥상 ‘精微하며’로 풀이함.
조외닐 주811)
조외닐:
종요로운 것을. ‘종요롭다’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몹시 요긴하다.
더드머 주812)
더드머:
더듬어. 이리저리 살펴 찾아.
本經 주813)
본경(本經):
이 경전(經典). 원각경.
에 바 사기노니 주814)
사기노니:
새기나니. 알기 쉽게 풀이하나니. ‘--’가 아니라 ‘-노(←+오)-’인 것은 주어(화자)가 ‘나(종밀)’이므로 ‘인칭활용’으로 ‘-오-’가 삽입된 결과임.

이제 장차 저 위곡(委曲)하게 이룬 것을 본받으며주역(周易)에 이르길, 천지(天地)의 변화가 만물을 위곡(委曲)히 이루고 남겨놓지는 아니하였다고 하였다.】 쉬우며 간략함을 좇고 다시 정미(精微)하며 종요로운 것을 더듬어서 이 경전(
원각경
)에 바로 새기나니

庶卽事卽心이며 日益日損者矣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서:84ㄱ

거 주815)
거:
거의.
곧이리 주816)
곧이리:
있는 그대로의 일이. ‘즉사(卽事)’에 대한 직역.
곧미며 날로 더으고 주817)
더으고:
더하고[加]. ‘-다’형을 기준 삼아 ‘더으다’가 ‘더다’로 바뀜. 유추.
날로 주818)
날로:
날마다.
더루미니라 주819)
더루미니라:
덜어내는 것이다. 덜-[損]+-움(명사형어미)+-ㅣ니라(어미구조체).
【老子ㅣ 닐오 學호 날로 더으고 道호 날로 더니라 주820)
더니라:
덜어내는 것이다. ‘덜-[損]’의 ‘ㄹ’이 ‘ㄴ’ 앞에서 자동 탈락함.
니 이제 뎌 말 들 비러 날로 더로로 주821)
더로로:
더는 것으로. ‘더롬’은 ‘덜-[損]’의 명사형. 모음조화에는 ‘더룸’이 맞음.
그추믈 주822)
그추믈:
그침을. 그치는 것을. 끊는 것을.
삼고 날로 더우로 주823)
더우로:
더함으로. ‘더으-[加]’의 명사형 ‘더움’에 조사 ‘로’의 통합형. ‘더우므로’[←더움+으로]가 모음조화에 맞음.
일우 주824)
일우:
이룸을. 이루는 것을. 모음조화에 ‘일우믈’이 맞음.
사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거의 ‘있는 그대로의 일[卽事]’이 ‘있는 그대로의 마음[卽心]’이며 날마다 더하고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다.【노자(老子)가 말하기를 학문하는 것은 날마다 더하고, 도(道)를 닦는 것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이제 저 말 뜻을 빌려 날마다 덜어내는 것으로 의혹 끊는 것을 삼고, 날마다 지혜 이룸을 삼은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2년 9월 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141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원(元)과 형(亨)과 리(利)와 정(貞)과:원형이정(元亨利貞)은. 현재는 ‘元과…貞은’처럼 끝 체언에 바로 격 또는 보조사가 붙는데, 중세국어는 끝 체언까지 접속조사 ‘와/과’가 붙고 뒤에 격 또는 보조사가 붙음.
주002)
건(乾):주역에 나오는 괘(卦)의 이름으로, 상형은 ‘≡’으로 ‘하늘’을 상징함.
주003)
비르슬시오:비롯되는 것이고. 처음 시작되는 것이요.
주004)
비르서:비로소. 15세기 문헌에 영접사 파생어 ‘비릇’을 비롯하여 ‘비르소, 비르수, 비루수’ 등이 쓰임.
주005)
기분(氣分):현대어의 ‘기운’에 대응되며, 피 즉 혈기(血氣)에 대한 원기(元氣)를 뜻함.
주006)
비릇고:비롯되고. 시작되고.
주007)
상(常):열반의 4가지 공덕. 곧 상·락·아·정(常樂我淨) 중 하나. 절대적인 영원함.
주008)
아(我):능동적인 자재자(自在者).
주009)
정(淨):청정한 것.
주010)
적정(寂靜):번뇌가 끊어진 것을 적(寂), 고통이 끊어진 것을 정(靜)이라 함. 즉 열반의 상태.
주011)
자재(自在):마음대로 무엇이나 자유로우며, 장애될 것이 없음.
주012)
방소(方所):일정한 처소나 위치.
주013)
미묘(微妙):규정지을 수 없게 뚜렷하지 않고 야릇함.
주014)
진로(塵勞):번뇌. 세속적 노고.
주015)
전일(專一):마음을 오직 한 곳에만 씀.
주016)
부드러우믈:부드러움[柔]에.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부드러믈’로 적음.
주017)
닐위오:이르고[致]. 어떤 정도에 미치고. 자동사.
주018)
도경(道經):중국의 사상가 노자(老子)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책. 노자(老子) 또는 도덕경(道德經). 약 5,000자 상하 2편.
주019)
닐위다:이르렀다[至].
주020)
자연(自然):자연스런.
주021)
성(性):나면서부터 가진 본연의 성품.
주022)
안정(安靜):심신이 편안하고 고요함.
주023)
괴외며:고요하며. ‘괴외-’의 발음은 [koj-oj-hʌ-]. 모음충돌로 ‘괴-’[koj-joj-hʌ-](두중, 24:55)로도 변하고, ‘j’음이 생략되어 ‘고요-’[ko-jo-hʌ-](두중,2:16)로도 적음. 여기 ‘ㅚ’는 현대어처럼 단모음이 아니라 하향이중모음 [oj]임.
주024)
뮈유믈:움직임을. 능엄경언해(1462)에는 무유(7:81)로도 적음. ‘ㅟ’가 [uj]임은 ‘괴외며’와 같음.
주025)
강강(剛强):마음이나 기력이 굽힘 없이 단단하고 강함.
주026)
젼혀:온전히.
주027)
마:이미. 벌써.
주028)
닐위요미:이르는 것이[致].
주029)
:마음을. [心]에 대한 방언형 ‘’과 ‘’ 등을 절충하여 ‘’으로 정하고 이를 이상적 표준음으로 보급하려 했을 것으로 봄.
주030)
닷가:닦아. -[修]+-아. ‘다’(석13:20)로 적기도 함. 이 때 ‘ㅺ’은 된소리 [k’]로 해석됨.
주031)
일우니:이루나니. ‘일우-’는 ‘일-[成]’에 사동접사 ‘-우-’가 결합한 파생어.
주032)
수(粹)며:순수하며.
주033)
섯근:섞은. 섞인. 이질적인 것이 합쳐진. ‘서’으로 적기도 함. 구슬 서 帳이며(석13:24).
주034)
빗나며:빛나며. ‘빗’은 ‘빛’에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ㅊ’과 같은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쓴 것임. 표기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빈나며]로 비자음화하였을 것임.
주035)
감:감. 가는 것.
주036)
옴:옴. 오는 것.
주037)
세 :세 가장자리에. 삼세(三世)에. 원문 ‘三際(삼제)’에 대한 번역으로, 과거·미래·현재, 또는 전세·내세·현세를 가리킴.
주038)
어우러:아울러. 합하여.
주039)
가온:가운데. 《월인석보》 권14에는 ‘가’(14:80)로도 적었음. ‘ㅸ’ 표기는 실제로 쓰인 음소가 아니라 ‘가’형과 ‘가온’형의 절충적 표기를 위해 만들어낸 추상적 음소일 듯. 이 표기법이 연서법(連書法)이며, 주로 외국어음(중국음) 표기에 활용함. 《조선관역어》(1408년)는 ‘ㅸ’의 존재를 보여주지 않음. (85) 江心 把剌戞噴得(*바 가븐).
주040)
밧기:밖이. [外]+ 이→밧기.
주041)
시방(十方):불교에서, 동·서·남·북의 사방과 건(乾)·곤(坤)·간(艮)·손(巽)의 사우(四隅) 및 상하를 아울러 일컬음.
주042)
며:사무치며. 깊은 곳까지 스며들며.
주043)
멸(滅)티:망하여 없어지지.
주044)
아니커니:아니 하거니.
주045)
열반(涅槃):열반경.
주046)
니논:말하는 바.
주047)
사산(四山):네 개의 큰산.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산에 빗댐.
주048)
중생(衆生):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
주049)
여희며:여의며. 떠나며.
주050)
상(相):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주051)
멀우리오:멀게 하리오. ‘멀우-’는 ‘멀-[盲]’에 사동접사 ‘-우-’가 결합한 사동사.
주052)
공등(空等):공(空) 같은 것들. ‘공’은 실체(實體)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음.
주053)
연(緣)야:인연을 맺어.
주054)
색등(色等):색(色) 같은 것들. ‘색’은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 곧 물질 세계.
주055)
체(體):만물의 일정 불변하는 본 모양.
주056)
중도(中道):유(有)·공(空)의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진실된 도리.
주057)
진성(眞性):인위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성질.
주058)
눈멀에:눈멀게. ‘ㄹ’과 ‘ㅣ’(i, j) 다음에서 ‘ㄱ’이 약화한 것을 ‘◦’로 적음.
주059)
일니라:잃느니라. ‘일니라(능2:2)’와 공존하다가 《능엄경언해》 이후 단일자로만 씀.
주060)
므레:물에. 흐름[流]에. ‘믈[水]-물[衆]’은 서로 다른 단어.
주061)
이션:있어서는.
주062)
이주(驪珠):여의주.
주063)
바래:바다에. 바[海]+애. 어간이 ‘바다ㅎ’라면 ‘바다해’.
주064)
비취오:비치고. ‘비취-’는 자·타동사 두 가지로 쓰임.
주065)
무시생사(無始生死):죽고 사는 것이 시작이 없음.
주066)
유정(有情):마음이 있는 중생.
주067)
디게:꺼지게[滅].
주068)
:가[邊]. 끝.
주069)
믿:밑. ‘밑’의 8종성가족용법에 따른 표기.
주070)
:턱[頤.이].
주071)
명월보주(明月寶珠):밝은 달 같은 보배로운 구슬. 여의주.
주072)
차:사무쳐. 꿰뚫어.
주073)
아닌니:아니하나니. 아니-+-니(어미구조체). 자음어미가 오면 ‘’의 ‘丶’가 탈락하고 유기음화(아닣+다→아니타) 또는 비자음화함(아닣니→아닌니).
주074)
오:혼자. ‘’(용35장)로 적기도 함.
주075)
비취요:비춤은. 비추는 것은.
주076)
어듭디:어둡지. 후에 순음성 자음 ‘ㅂ’의 영향으로 ‘어둡-’으로 변함. 인접역행동화.
주077)
미혹(迷惑):정신이 헷갈려서 갈팡질팡함.
주078)
아디:알지. 어미 ‘-디’ 앞에서 어간 ‘알-’의 말음 ‘ㄹ’이 자동 탈락함.
주079)
조체(照體):빛을 내는 본체. 마음[心]을 가리킴.
주080)
걸안잔:걸어앉아 있는. 어간 ‘걸앉-’은 ‘걸-[跪]+앉-[坐]’의 합성어로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다.’는 뜻.
주081)
계륜(桂輪):달[月]의 별칭. 계수나무가 있다 하여 유래함.
주082)
퍼런:퍼런[碧]. 파란. 구름 없는 가을밤의 하늘빛을 표현함.
주083)
공적(空寂):텅 비고 고요하다는 뜻으로, 자성(自性) 곧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불성(佛性)이 그러함.
주084)
클셔:크구나. 크-+-ㄹ셔[감탄법 어미]. 우러러 감탄하는 말. 형용사 어간에 통합됨. 각자병서 폐지로 ‘클쎠→클셔’로 적음.
주085)
만법(萬法):우주 간에 존재하는 정신적·물질적인 일체의 것.
주086)
브터:붙어. 의지하여.
주087)
비르수미여:비롯됨이여. 비릇-[始]+ -움[명사형어미]+ ㅣ여[호격조사]. ‘비롯되다’는 ‘어떤 일이 시작되다’는 자동사.
주088)
허위(虛僞):헛되고 거짓됨.
주089)
상(相):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주090)
:모습을. 한자어 ‘樣姿’의 한글 표기.
주091)
나토:나타냄을. ‘나토-’는 ‘낟-[現]’에 사동접사 ‘-호-’가 결합한 파생어.
주092)
식(識):대상을 식별하여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 알음.
주093)
환(幻):없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일종의 영상. 허깨비. 참된 것이 아니고 거짓된 것. 중생심은 모두 환(幻)임.
주094)
야:가득하고. (공간 안에) 꽉 차고. 중세 언해문에서 ‘…야…야’ 형이 거듭될 때는 앞 어절을 ‘…하고’로 풀이하는 것이 자연스러움.
주095)
청정(淸淨):깨끗함. 어떤 생각에 쏠리거나 휘둘리거나 집착함이 없는 가장 순수한 상태.
주096)
가온:가운데에.
주097)
드리디:받아들이지[容納]. 한동아리로 들게 하지.
주098)
덕(德):도를 행하여 체득한 품성.
주099)
용(用):사물의 운용 및 활동. 즉 물건에 갖추어진 기능.
주100)
업스나:끝없으나. 가없으나.
주101)
가짓:가지의.
주102)
성(性):나면서부터 가진 본연의 성품.
주103)
니러:일어나. 닐-[起]+-어. ‘일-’은 이루어지다[成].
주104)
상(相):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주105)
외욘디라:된지라. 된 것이라서. ‘ㄴ디라’는 이유나 근거가 되는 과거 사실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주106)
경(境):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대상.
주107)
지(智):시비(是非)와 사정(邪正)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주108)
번득며:뚜렷하며. 분명하며.
주109)
노교:녹임을. 녹인 것을.
주110)
득(得)혼디라:얻은지라. 득한 것이라서.
주111)
훤니:훤하니.
주112)
해인(海印):바다가 만상(萬象)을 비춘다는 뜻으로, 일체를 깨달아서 아는 ‘부처의 지혜’를 이름.
주113)
바리:바다가. 15세기 문헌에는 ‘바[海]’ 외에 ‘바다ㅎ, 바’ 형도 공존함.
주114)
만상(萬象):온갖 사물. 형상이 있는 온갖 물건과 세상의 모든 일. 만유(萬有).
주115)
번드기:뚜렷이. 번득+이.
주116)
나토미:나타남이.
주117)
그리멧:그림자의. ‘그리메’는 ‘그르메(곡15), 그림제(월2:55)’와 동의어.
주118)
회회(恢恢):넓고 크고 먼 모양.
주119)
황황(晃晃):번쩍번쩍하고 환하게 빛남.
주120)
어위크며:넓고 크며. 어간 ‘어위크-’는 ‘어위-[闊.寬]’와 ‘크-[大]’의 합성어.
주121)
사의(思議):생각하여 헤아리는 것.
주122)
머리:멀리. ‘멀-’에 접사 ‘-이’가 결합한 파생부사.
주123)
부톄:부처가. 부텨(평-평)+ㅣ(주격.거성)→부:톄[평-상].
주124)
증(證):증득. 바른 지혜로써 진리를 깨달아 얻음.
주125)
물(物)의:중생이. ‘의’는 의미상 주격.
주126)
몰로:모르는 것을. 15세기에 모음어미와 통합할 때 ‘ㄹ·ㄹ’로 활용하는 용언은 -[急], 누르-[壓], 브르-[呼], 므르-[退], 흐르-[流] 등이 있음. 라. 눌러 등.
주127)
어엿비:불쌍히. 가엾이. 의미가 이동하여 현재는 ‘예쁘다[美]’는 뜻의 ‘어여삐’로 쓰임.
주128)
차탄(嗟嘆):한숨지어 탄식함.
주129)
두쇼:두었으되. 가졌으되. 가졌는데.
주130)
몯거뇨:못하는가.
주131)
사량(思量):생각하여 헤아림.
주132)
삼칠일(三七日):21일.
주133)
닐온:이른바. 소위(所謂).
주134)
십력(十力):부처님에게만 있는 10가지 지혜의 힘. ① 옳고 그름을 변별하는 힘, ② 선악의 업과 그 과보를 여실히 아는 힘, ③ 선정과 해탈 등을 여실히 아는 힘, ④ 중생의 근기(根機)의 상하·우열을 아는 힘, ⑤ 중생의 갖가지 욕구를 아는 힘, ⑥ 중생의 온갖 경계를 아는 힘, ⑦ 온갖 수행해 나아가는 길을 아는 힘, ⑧ 중생의 숙명을 아는 힘, ⑨ 중생들의 미래 일을 아는 힘, ⑩ 일체의 번뇌가 다한 것을 아는 힘.
주135)
올오샤:온전하게 하시어. 어간 ‘올오-’는 ‘올-[全]+-오-(사동접사)’로 결합된 파생어. 15세기 다른 책에는 ‘오오-’형도 공존함.
주136)
마군(魔軍):악마의 군병(軍兵). 마구니. 싯달태자가 수행할 때 성도(成道)를 방해하려고 온 마왕과 그 권속.
주137)
것그시며:꺾으시며.
주138)
마왕파순(魔王波旬):석가모니와 그의 제자들의 수행을 방해하려고 한 마왕 이름.
주139)
제도(濟度):미혹의 경계에 있는 중생들을 인도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들게 함.
주140)
방광(放光):방(放)은 열다[開], 광(光)은 광명(光明)으로, 부처가 백호로 무량세계(無量世界)에 광명을 내쏨.
주141)
삼천계(三千界):불교에서 말하는 소천(小千)·중천(中千)·대천(大千) 세계의 통칭. 삼천대천세계.
주142)
비취여시:비추시거늘.
주143)
저픈:두려운. 어간 ‘저프-’는 ‘젛-[懼]+-브-(파생접사)’에 의한 파생형용사.
주144)
나토거늘:나타내거늘.
주145)
요란(擾亂):시끄럽고 어지러움.
주146)
믈러니거늘:물러가거늘. ‘믈러니-[退行]’는 ‘믈ㄹ-[退]+-어+니-[行]’로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
주147)
사심(四心):자비희사(慈悲喜捨), 즉 자애로움[慈], 가엾이 여김[悲], 기뻐함[喜], 모든 것을 버려서 집착하지 않는 마음[捨]의 4가지 무량심. 사무량심(四無量心).
주148)
무량심(無量心):헤아릴 수 없이 끝없는 마음.
주149)
뵈오져커신마:보이고자 하시건마는.
주150)
간난(艱難):가난[貧]. 간난(艱難)〉가난[貧]. 내훈(1:30)에 ‘가난’으로 적음.
주151)
진금장(眞金藏):진짜 금창고.
주152)
해:많이. 하-[多]+-ㅣ(부사파생접사). 당시엔 접사를 쓰지 않은 예도 있음. 하(석6:23). 브르[飽](두초7:14).
주153)
알리:아는 사람이.
주154)
이대:잘[善].
주155)
몯호미:못함이. 못하는 것이.
주156)
뒷:두고 있는. 가지고 있는.
주157)
두펴쇼미:덮여 있음이. ‘덮-’과 ‘둪-’이 공존함.
주158)
뵈노라:보이노라. ‘-노라’는 화자(나. 부처)가 ‘자기 나름으로는 한다고’ 표현할 때 씀.
주159)
아빌:아비를.
주160)
려:버려[棄]. 어간 ‘버리-’는 ‘벌이다[나열]’는 뜻으로 다른 단어.
주161)
몰롬과:모름과. 모르는 것과. ‘몰롬’은 ‘모-[不知]’의 명사형.
주162)
가뵤:비교함은. 비유함은. 견줌은. ‘가비-’는 ‘비교하다, 비유하다, 견주다’.
주163)
일코:잃어버리고. 잃고.
주164)
업스니라:없는 것이라.
주165)
:하므로. 할새. ‘-ㄹ새’는 모음으로 끝나는 어간에 붙어, 어떤 사실을 제기하면서 뒤에 그 설명을 덧붙이는 뜻을 나타내는 옛말 투의 연결어미.
주166)
그우뇨:굴러다님을. 어간 ‘그우니-’는 ‘그울-[轉]’과 ‘니-[行]’의 합성어.
주167)
부루나(富樓那):부처님 10대 제자의 한 사람. ‘富婁那’로도 적음. 가비라성 부근의 바라문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정반왕의 국사(國師)의 아들로 석가모니와 나이가 같았음. 부처가 성도한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찾아가 귀의함. 득도한 후, 각지를 떠돌며 포교에 전념했으며, 교묘한 언변으로 교화하는 일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였다 하여 ‘설법제일(說法第一)’이라고 불림.
주168)
려:더러. 에게.
주169)
새바:새벽에. ‘새박[晨]’은 ‘새배, 새볘’ 등과 공존함.
주170)
거우루로:거울로. ‘거우로’형도 쓰임. 끝음절 모음이 탈락하여 현재의 ‘거울’이 됨.
주171)
비취오:비추고. ‘ㅟ’의 ‘j’ 아래서 ‘-고’의 ‘ㄱ’이 약화함.
주172)
고:기뻐하고. ‘愛’의 직역. 대구 한자는 ‘瞋’[진.성내다].
주173)
과:낯과. ‘’은 ‘[面]’의 8종성가족용에 따른 표기. ‘얼굴’은 형체(形體)를 뜻했으며 현재보다 의미영역이 넓음.
주174)
진심(嗔心):성내는 마음.
주175)
귓거시라:귀신이라고. ‘귓것’은 ‘귀(鬼)+ㅅ+것’.
주176)
니:달리니[疾走]. 자음어미 앞에서 ‘-’, 매개모음을 포함한 모음어미 앞에선 ‘-’가 선택됨. 거늘(원,서47). 락 도로오락(두초25:51).
주177)
미츈디라:미친지라. ‘미치-[狂]+-우-(선어말어미)+-ㄴ(관형형어미)+(의존명사)+-ㅣ라’의 통합형.
주178)
외야:다시. 다시는.
주179)
업스니다:없습니다.
주180)
져머셔:어려서. 당시 ‘어리다’는 ‘어리석다’는 뜻.
주181)
나히:나이가. 나ㅎ[年]+이[주격조사].
주182)
녀:다녀. 어원은 ‘-[走]+니-[行]’의 합성이나 당시에 이미 ‘니-[行]’로 새 어휘가 됨.
주183)
믿나라해:본국에. ←밑[本]+나라ㅎ[國]+애.
주184)
가며러:가멸어. 부유하여. 재산이 많아.
주185)
아:아비의. ←아비+. 관형격조사 ‘’와 통합할 때 ‘아비’의 ‘ㅣ’가 탈락함.
주186)
마초아:마침[適].
주187)
머리셔:멀리서.
주188)
걸안자:걸어앉아. 어간 ‘걸앉-’은 ‘걸-[踞]+앉-[坐]’의 비통사적 합성어.
주189)
보궤(寶机):보배로 꾸민 책상.
주190)
바댓거든:받들었는데[承].
주191)
찰리(刹利):찰제리(刹帝利)의 준말. 크샤트리야의 음역. 인도의 4성(姓) 중 하나로 다른 3성을 지배하는 왕종(王種). 최상 계급인 바라문 다음의 지위. 토전주(土田主).
주192)
거사(居士):① 인도의 네 계급 중에서 상공업에 종사하는 재물이 많고 부유하게 사는 호족. ② 속인으로서 불교에 귀의한 남자. 여기서는 ①의 뜻.
주193)
위요(圍遶):주위를 둘러쌈.
주194)
얫거늘:하여 있거늘.
주195)
두리여:두려워하여. 무섭게 여겨.
주196)
다와다:다그치어. ←다왇-+-아.
주197)
브릴가:부릴까. 시킬까.
주198)
거늘:달리거늘[질주].
주199)
장자(長者):인도에서 덕망이 높고 재산이 많은 노인을 높여 부르는 말.
주200)
일라:일컬어. ‘稱怨’의 직역으로 ‘소리쳐’가 나을 듯. 모음어미 앞에서는 ‘일-’, 자음어미 앞에서는 ‘일-’이 선택됨.
주201)
자표:잡힘을. 어간 ‘자피-’는 ‘잡-[執]+-히-(피동접사)’.
주202)
사오나오:(능력이) 모자람을[下劣.하열]. 못난 것을.
주203)
방편(方便):그때의 형편에 따라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수단 방법.
주204)
:모습이. ←+ㅣ.
주205)
시든:시든. 파리한. 憔悴(초췌)에 대한 번역임.
주206)
기:조용조용히. 천천히[徐].
주207)
츼유리라코:치우리라 하고.
주208)
브즈러니:부지런히.
주209)
나혼:낳은. ‘나’이 아닌 것은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아’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어간 뒤에 대상활용의 ‘-오-’를 넣은 결과임.
주210)
깃그나:기쁘나. 기쁘기는 하나. ←-[喜]+-으나.
주211)
:오히려. 아직.
주212)
사미로라:사람이로다.
주213)
츼이더니:치우게 하더니[令除]. 어간 ‘츼이-’는 츼-[除]+-이-(사동접사).
주214)
드나로:드나듦을.
주215)
어려이:어렵게. ‘어려비’와 ‘어려이’의 절충적 표준음으로 ‘어려’를 제정하여 통일하려다가, 《능엄경언해》(1461)부터 폐지함.
주216)
아:아들에게.
주217)
아과:친족과. 친척과.
주218)
맛디다:맡기다. 맡긴다고. ‘맛디-’는 -[任]+-이-(사동접사).
주219)
아로미:아는 것이. 앎에. ‘아롬’은 ‘알-[知]’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형.
주220)
법륜(法輪):‘다르마 차크라’의 번역.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레바퀴로 비유함. 부처님의 교화와 설법을 가리켜 법륜을 굴린다고 함.
주221)
돈(頓):돈교(頓敎). 법문(法門)을 듣는 즉시 단박에, 또는 빠르게 불과(佛果)를 깨닫게 해 주는 교법(敎法).
주222)
점(漸):점교(漸敎). 오랫동안 수행을 쌓은 다음에 불과(佛果)를 얻게 되는 교법(敎法).
주223)
니르와샤:일으키시어. ‘-왇/-’은 힘줌[강조]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
주224)
다 時:점교(漸敎)의 다섯 단계의 때.
주225)
달오:다름을. 다른 것을. ‘달옴’은 ‘다-’의 명사형.
주226)
예:사이에. 체언 말음 ‘ㅣ(i)’나 ‘ㅣ’ 하향중모음(ㅐ,ㅔ,ㅚ 등) 아래에서 처격조사는 ‘예’임.
주227)
유위법(有爲法):여러 가지 원인과 조건이 모여 형성된 것. 인연에 의해 생멸(生滅) 변화하는 현상계의 모든 사물. 인과 관계로 구속되어 있는 존재.
주228)
업수믈:없음을. 없는 것을. ‘업숨’은 없-[無]+-움(명사형어미).
주229)
최시유교(初時有敎):초시의 가르침.
주230)
편계(徧計):빈틈없는 계획.
주231)
자보:잡음을. 헤아려 요량함에.
주232)
브트샤:의거하시어. 붙으시어.
주233)
제법(諸法):우주 사이에 있는 유형 무형의 모든 존재. 인연에 따라 발생하고 존재하는 차별의 현상.
주234)
공(空):없음.
주235)
의타원성(依他圓成):다른 것에 기대어 원만히 성취함.
주236)
법상(法相):모든 법의 모양. 만유의 자태(姿態).
주237)
경(境):인식의 대상.
주238)
유(有):존재.
주239)
중도교(中道敎):두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올바른 도의 가르침.
주240)
여래지견(如來知見):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깨닫고 비추어보는 여래와 같은 지혜.
주241)
삼승(三乘):부처님 교법(敎法)을 수레에 비유하여 중생을 태워 생사에서 해탈케 한다는 뜻으로,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의 3가지 교법. 세 가지 길.
주242)
일승(一乘):하나의 길.
주243)
샤:만드시고. 어미 ‘-아/어’를 ‘-고’로 푸는 것이 자연스런 경우.
주244)
권(權):방편(方便)의 별칭. 거짓말을 둘러대서라도 정도(正道)에 이르게 하기 위한 수단 방법.
주245)
드리시니:들게 하시니.
주246)
동귀교(同歸敎):함께 돌아가도록 하는 가르침.
주247)
천제(闡提):욕망을 끊지 못한 사람. 성불(成佛)하지 못하는 원인을 가진 사람을 가리킴. 일천제(一闡提).
주248)
니르리:이르기까지.
주249)
뒷니:둔 것은. 있는 사람은. ‘有心’에 대한 번역.
주250)
일정(一定)히:어떤 모양이나 범위가 확고하게.
주251)
반기:반드시. 마땅히[當]. ‘반시’와 공존함.
주252)
상(常)며:생겨나지도 멸하지도 않고 영원히 불변하며.
주253)
아(我)며:자재(自在)하여 일정하게 정한 처소가 없으며.
주254)
상주교(常住敎):열반경에서 말한 가르침. 온갖 중생에게 보편적으로 불성의 상주함을 인정하며 어떤 것이든지 기연(機緣)이 익숙해지면 반드시 성불한다고 말한 가르침.
주255)
나토시고:나타내시고. 어간 ‘나토-’는 ‘낟-+-호-[사동접사]’.
주256)
마초아:맞추어.
주257)
이제(二諦):두 가지 진리. 제(諦)는 ‘진리’.
주258)
기드룜:기다림. 때가 오기를 바람. 모음조화에는 ‘기드륨’이 맞음.
주259)
제일의제(第一義諦):깊고 묘한 진리. 중도의 진리가 모든 법 가운데 제일이라는 뜻.
주260)
사교미:새김이. 해석이.
주261)
노겨:녹여. 합쳐.
주262)
교미니:밝힘이니. ‘굠’은 어간인 사동사 ‘기-’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
주263)
즉(卽)야:같아. 가까워.
주264)
심령(心靈):마음의 작용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존재.
주265)
돈(頓):돈교(頓敎). 법문(法門)을 듣는 즉시 단박에, 또는 빠르게 불과(佛果)를 깨닫게 해 주는 교법(敎法).
주266)
유(類)ㄴ뎌:부류(部類)인저. 종류인저. ‘-ㄴ뎌’는 ‘-고나, -ㄹ셔’ 같은 감탄법 종결어미.
주267)
그럴:그러므로. ‘-ㄹ’는 앞말이 뒷말의 원인이나 전제가 됨을 나타내는 어미. 이전 문헌에서는 ‘-ㄹ’로 적음.
주268)
여래(如來):석가모니의 10가지 호칭 중 하나.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 본래 의미는 ‘진리에 따라 그와 같이 온’이라는 뜻.
주269)
적광토(寂光土):고요하고 빛나는 진리의 땅.
주270)
범(凡):범부(凡夫). 번뇌에 얽매여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주271)
성(聖):성인(聖人). 깨달음을 얻은 사람.
주272)
수용신(受用身):자증(自證)하여 얻은 법락(法樂)을 수용키 위해 나타내는 불신(佛身).
주273)
타수용(他受用):중생에게 깨달음을 향수(享受)하게 하려고 하는 부처님의 측면.
주274)
주(主):주인. 주체자.
주275)
반(伴):동무. 짝. 상대자.
주276)
몯거시늘:모이시거늘.
주277)
보살중(菩薩衆):여러 보살들.
주278)
버리고:벌이고. 나열하고.
주279)
권속(眷屬):권고(眷顧)와 예속(隷屬). 친히 따르고 순응하며 부속된 것. 예컨대 처자(妻子)나 노복(奴僕). 또는 불보살을 따르는 협시존(脇侍尊) 등을 가리킴.
주280)
삼매(三昧):들뜨거나 가라앉은 마음을 모두 떠나 평온한 마음을 견지하는 것. 흩어짐 없이 집중된 마음의 상태.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지혜는 흩어짐 없이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 상태에서 비롯되므로, 불교에서 삼매의 상태가 강조되며, 선원(禪院)에서 스님들이 좌선(坐禪)하거나 선정(禪定) 수행을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삼매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임.
주281)
법회(法會):불법을 강설(講說)하는 모임.
주282)
주(住)샤미라:머무르심이다. 일정한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다.
주283)
문수대사(文殊大士):보현보살과 짝하여 부처님 왼쪽에 있으며 불법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 문수보살. 만수대사(曼殊大士).
주284)
니르와샨:일으키신. 니르-[起]+-왇-(힘줌의 접미사)+-()샤-+-오-(대상법 선어말어미)+-ㄴ(관형형어미). 주체높임 선어말어미 ‘-()시-’는 모음어미가 뒤에 오면 ‘-()샤-’로 교체됨.
주285)
무러시:물으시거늘. ‘묻다’가 타동사이므로 확인법의 ‘-아/어-’ 중에서 ‘-어-’가 선택되어 ‘무러-’로 실현됨.
주286)
박가지존(薄伽至尊):석가모니의 10가지 호칭 중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란 뜻.
주287)
구경(究竟):사물을 궁구(窮究)해 가다가 마침내 도달한.
주288)
과(果):원인에 따라 생겨나는 결과.
주289)
선남자(善男子):대승법을 믿는 신심(信心) 있는 남자. 여기선 ‘문수보살’을 가리킴.
주290)
법왕(法王):법을 설하는 주왕(主王)이란 뜻으로 석가여래를 가리킴. 법에 자재(自在)하여 더이상 위가 없으므로 무상법왕(無上法王)임.
주291)
다라니문(陀羅尼門):다라니(dharani)는 총지(摠持)라 번역되며, 우주 실상에 계합하여 한량없는 묘법(妙法)을 지닌 문. 이것으로 일체 공덕을 들여오기도 내기도 하므로 ‘문(門)’을 붙임.
주292)
진여(眞如):우주 만유의 본체로서 있는 그대로의 평등한 진리이자 깨달음 그 자체.
주293)
보리(菩提):보디(bodhi)의 음역으로, 정각(正覺)의 지혜.
주294)
열반(涅槃):탐(貪)·진(瞋)·치(痴), 3가지 독심(毒心)을 끊고, 고요해진 평정의 경지. 깨달음을 얻어 해탈한 경지.
주295)
바라밀(波羅蜜):피안에 도달하다[到彼岸], 깨달음의 언덕으로 건너간다는 뜻으로 ‘완성’이란 의미로도 쓰임.
주296)
흘려내야:흘러나오게 하여. ‘흐르-’의 사동형 ‘흘리-’와 ‘나-[出]’의 사동형 ‘내-’가 ‘-어’로 연결된 통사적 합성어.
주297)
보살(菩薩):부처가 되고자 하는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주298)
교수(敎授)다:교수한다. 가르쳐 심는다. 敎授는 쳐 심길씨라(석6:46).
주299)
체(體):사물의 근본 바탕.
주300)
멧:꿈 같은. 꿈속의.
주301)
얼구를:형체를. 현재는 ‘얼굴’이 ‘낯[面]’의 의미로 축소됨.
주302)
무명(無明):진리를 알지 못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이것이 고(苦)의 원인. ‘어둡다’는 뜻으로, 중생들은 번뇌망상 때문에 모든 것을 그릇되게 보고 그릇되게 생각하여 거기에 집착하기 때문에 어둡다는 것.
주303)
가비니라:비유한 것이다. 견준 것이다.
주304)
아(我):나.
주305)
인(人):남. 타인.
주306)
뉘:누가. 누[誰.대명사]+ㅣ[주격조사].
주307)
그우루믈:구르는 것을. 미혹의 세계에서 생사를 되풀이하는 것을.
주308)
바리오:받으리오. 받겠는가. 의문사 ‘누’와 관계되어 라체 설명의문문 종결어미 ‘-오’가 쓰임.
주309)
종종(種種)앳:갖가지의.
주310)
환화(幻化):우주 만물이 허깨비처럼 변하는 것.
주311)
각심(覺心):미망(迷妄)을 떠나 깨달아 있는 본래 마음. ‘미망’은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것.
주312)
다아:다하여. 다-[盡]+-아. ‘더으-’는 ‘더하다[加]’는 뜻.
주313)
두려우면:원만하면. 온전하면.
주314)
법(法):법계(法界). 우주 전체의 존재가 그대로 드러난 진리.
주315)
부톄로:부처[佛]이로되.
주316)
염(念):생각. 경험한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 작용.
주317)
니루믈:일어남을. 일어남으로.
주318)
브터:붙어. 말미암아. 15세기에 ‘브터’는 ‘븥-’의 활용형과 보조사로도 쓰임. ‘/을, 로’를 앞세운 경우도 있음. 命을브터. 녜로브터.
주319)
표침(漂沈):뜨고 가라앉음.
주320)
인천(人天):인간계와 천상계.
주321)
간:잠깐. 한자 ‘暫間’이 우리말처럼 바뀌어 ‘잠’으로도 적음.
주322)
길시니:잠기는 것이니.
주323)
삼악도(三惡道):지옥, 아귀, 축생의 세계. 죄업을 지은 결과로 태어나서 고통을 받는 악한 곳을 총칭함.
주324)
딜시라:꺼지는(또는 빠지는) 것이다. ‘디-’는 한자 [沒·淪·陷]의 뜻이며 《용비어천가》·《월인석보》 등에 ‘디-’가 쓰인 것으로 보아 ‘ㅴ=ㅺ’으로서 된소리였을 것임.
주325)
:언덕은. ‘’은 ‘언덕, 가장자리’.
주326)
옮디:옮아가지. 이동하지.
주327)
녀:가는 것을. 녀-[行]+-움(명사형어미)+. ‘녀믈’이 모음조화에 맞는 표기.
주328)
니:달리나니. ‘니’의 ‘ㄷ’이 비자음 ‘ㄴ’ 위에서 비자음화한 표기. -[走]+--(현재시제)+-니.
주329)
망(妄):이치에 어긋나는 망령된 생각.
주330)
님자:임자를. 주체(主體)를. ‘님자ㅎ[主宰]’는 ㅎ종성체언.
주331)
고지:꽃이. 15세기에는 ‘곶’이었음.
주332)
애(愛):애욕.
주333)
다면:다하면. 없애면.
주334)
광(鑛):광물. 땅속 같은 곳에서 캐내 녹이기 이전 상태의 무기물.
주335)
불엿:불리어 있는. 어간 ‘불이-’는 ‘(쇠붙이를) 불리다, 녹이다, 단련하다’는 뜻.
주336)
돌히라:돌이다. 돌ㅎ[石]+이라.
주337)
이(理):경험적 인식을 초월해 언제나 바뀌지 않으며 보편적이며 평등한 진여(眞如).
주338)
닷곰과:닦음과. -[修]+-옴+과.
주339)
증(證)홈:증득함. 바른 지혜로써 진리를 깨달아 얻음.
주340)
그츠나:그치나. 끊어지나.
주341)
릿:다리의. 계단의.
주342)
차등(差等):차이가 나는 등급.
주343)
전전(前前):전번의 그 전번.
주344)
외욤:그름. 잘못됨. ‘외-[非]’의 명사형.
주345)
아로미:깨달은 것이.
주346)
후후(後後):뒤의 뒤.
주347)
니샤:이르시되. 말씀하시길.
주348)
이든:착한. 선(善)한.
주349)
버디:벗이. 벋〉벗.
주350)
쳐:가르쳐. 알게 일러주어.
주351)
알에:알게. ‘-ㄹ’ 아래에서 ‘-게’의 ‘ㄱ’ 약화를 후음 ‘◦’로 적음.
주352)
맛나며:만나며. 어원은 ‘맞-[迎]+나-[出]’이나 이미 ‘맛나-[逢]’로 재구조화됨.
주353)
조:깨끗한. ‘좋다[好]’는 뜻은 ‘둏다’였음.
주354)
발명(發明):경(經)의 뜻을 깨달아 밝힘.
주355)
잇비:힘들게. 잇브-+-이(부사파생접사). ‘잇브-’는 ‘-[勞]’에 형용사화 접사 ‘-브-’가 결합한 파생형용사.
주356)
분별던:걱정하던[慮]. 생각하던.
주357)
영(永)히:영원히.
주358)
법계(法界):진리 자체인 진여(眞如).
주359)
료미:가림이. 보이지 않게 막히거나 덮임이. 장애됨이. ‘리-[礙]’의 명사형은 ‘룜’.
주360)
자재(自在)티:자재치. 속박이나 장애 없이 마음대로 하지.
주361)
십신위(十信位):보살이 수행하는 계위(階位) 52위 중, 처음의 10위(位). 부처님의 교법을 믿어 의심이 없는 지위.
주362)
아론:안. 인식한 바.
주363)
이럴:이럴새. 그러므로.
주364)
:함께.
주365)
적멸(寂滅):니르바나의 번역. 생(生)도 멸(滅)도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경지. 열반(涅槃).
주366)
버횸:벰. 베는 것. ‘버히-’의 명사형인데, ‘버흄’이 모음조화에 맞음.
주367)
료로:가림으로.
주368)
성위(聖位):상당히 높은 단계의 위계(位階).
주369)
구경각(究竟覺):무명(無明)의 번뇌를 완전히 없애고 본각(本覺)의 이치를 체득한 경지.
주370)
해탈(解脫):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난 경지.
주371)
아니니:아닌 것이. 아니-+-ㄴ(관형형어미)+이(의존명사)+Ø(무형태 주격조사).
주372)
제상(諸相):만유의 자태.
주373)
비취요매:비춤에. 비추기에.
주374)
니르다:이르렀다[至]. 어떤 상태에 가 닿았다.
주375)
과위(果位):깨달음을 성취한 지위. 불과(佛果).
주376)
며:하물며. 앞 사실을 전제로 할 때, 뒷 사실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자명함을 나타내는 말.
주377)
기(起):일어남. (어떤 심리 작용이) 마음속에서 생겨남.
주378)
멸(滅):없어짐.
주379)
니저:잊어. 어떤 일이나 대상을 생각해낼 수 없거나 알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주380)
두려우며:온전하며. 원만하며.
주381)
고매:밝음과. 다음에 ‘-[等]’이 오므로 ‘곰+애’의 ‘애’는 비교의 부사격조사.
주382)
오니녀:같은 것이겠는가. 중세국어의 특이한 의문법 형태로 ‘-이, -이니가’ 등이 있음. ‘며’ 뒤의 서술 내용을 더욱 강조함.
주383)
오:…과 같음은. 대등함은. 한자 ‘等’의 새김으로 모음어미 앞에서는 ‘오-’, 자음어미 앞에서는 ‘-’이 선택됨.
주384)
호미라:같음이라. 같다는 것이다. 선행 명사 ‘부텨’는 비교의 대상.
주385)
마구(馬廐):마구간(馬廏間). 말 기르는 곳.
주386)
:말은. [馬]-:말[言]-·[斗].
주387)
챗:채찍의. 채[鞭.편]+-ㅅ(관형격조사).
주388)
그리메:그림자에. 그르메(곡15), 그림제(월2:55)도 공존함.
주389)
뮈여니와:움직이거니와.
주390)
:갓. 이제 막. 겨우.
주391)
즉재:즉시. 《석보상절》은 ‘즉자히’만, 《월인석보》는 ‘즉자히(1-12권까지)’와 ‘즉재(13-25권)’를 선택하였음.
주392)
툐:침을. 때림을. 어간 ‘티-[鞭撻.편달]’는 17세기에는 ‘치-’로 구개음화함.
주393)
상근(上根):교법을 듣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기류(機類).
주394)
드로매:들어감에[入].
주395)
니를오:이르고[至]. 다다르고. 어간은 ‘니를-’인데 ‘니르-, 니-’형도 공존함.
주396)
삼관(三觀):공(空)·가(假)·중(中) 삼제(三諦)의 진리를 관찰하는 방법. ‘공관’은 사마타(奢摩他)의 정관(靜觀)으로, 모든 상념과 번뇌를 끊고,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켜 적정(寂靜)한 상태를 견지하는 것. ‘가관’은 삼마발제(三摩鉢提)의 환관(幻觀)으로, 혼침(昏沈)이나 도거(掉擧)를 떠나 심신이 평온하게 안정된 상태. ‘중관’은 선나(禪那)의 적관(寂觀)으로,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지혜를 양성하여 진실한 이치에 상응해 가는 것.
주397)
제륜(諸輪):여러 가지 차별. 또는 차이.
주398)
듣그레:티끌에. 《석보상절》 등에는 ‘드틀’이 더 흔하며, 간혹 ‘몬’(석11:21)도 보임.
주399)
무톗:묻혀 있는. 어간 ‘무티-’는 ‘묻-[埋]’에 피동접사 ‘-히-’의 결합.
주400)
모로매:모름지기. 사리나 도리에 비추어 반드시. ‘몰로매’는 ‘모름에’의 뜻.
주401)
다룔:다스릴.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法’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다리-’ 뒤에 대상활용의 ‘-오-’를 넣어 ‘다룔’로 표현함.
주402)
펴릴:펼 것이므로.
주403)
가비건댄:비유하건대는. 견주건대는.
주404)
마니보(摩尼寶):‘마니’라는 보배. 여의주.
주405)
체성(體性):본성.
주406)
광(鑛):땅속에서 캐낸 자연 상태의 광물질.
주407)
:때가. ‘때[垢.구]’는 순수하지 못한 요소.
주408)
보:보배의. ‘보性’은 불성(佛性).
주409)
라:갈아. 연마하여.
주410)
다리디:다스리지. 좋은 상태로 바로잡아 만들지.
주411)
내:끝내. ‘’은 ‘-[終]’의 파생명사이고, ‘-내’는 어떤 기간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됨을 나타내는 접미사. 현대어 ‘마침내’와는 쓰임이 조금 다름. 정음 초기 문헌에는 거의 ‘아니, 몯’ 등 부정어를 수반함.
주412)
이티:이같이. 이처럼.
주413)
진여법(眞如法):우주 만물의 평등하며 차별 없는 절대 진리.
주414)
잇거든:있는데. 가정이나 조건을 나타내는 현대어의 ‘-거든’과는 다르며, 다음 말을 끌어내기 위해 관련될 만한 사실을 먼저 베풀어 말할 때 쓰는 ‘-ㄴ데’ 정도에 대응됨.
주415)
훈습(熏習):‘향이 그 냄새를 옷에 배게 한다’는 뜻으로, 여러 방법으로 진여(眞如)를 몸에 익혀감.
주416)
닷디:닦지. 어간 ‘-’ 다음에 자음어미가 오면 ‘ㅺ→ㅅ’으로 단순화함.
주417)
삼관(三觀):공(空)·가(假)·중(中) 삼제(三諦)의 진리를 관찰하는 방법. → 58장.
주418)
기며:맑게 하며. 현대의 ‘맑게 하며’에 대응됨. 접사를 이용한 사동 표현이 현대어보다 많음.
주419)
기샤:밝히시어. 어미 ‘-아/어’가 중복될 경우 앞을 ‘-고’로 푸는 것이 자연스러움.
주420)
진(眞):사마타의 정관(靜觀)과 같음.
주421)
가(假):삼마발제의 환관(幻觀)과 같음.
주422)
구(俱):삼제의 중관(中觀)과 같으며 선나의 적관(寂觀).
주423)
상(相):외계에 나타나 마음에 상상이 되는 사물의 모양.
주424)
니와다:일으키어[起]. ‘-왇-’은 강조의 의미를 더하는 접사.
주425)
기드룜:기다림. 어간 ‘기드리-[待]’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형. ‘기드륨’(원,하2-2:12)도 공존함.
주426)
그츤:그친. 끊어진.
주427)
섯시:섞듯이. ‘-’[交.混] 뒤에 자음어미가 와 종성이 ‘ㅼ→ㅅ’으로 단순화함.
주428)
섯다:섞다. 섞는다.
주429)
이십오륜(二十五輪):선정(禪定)의 스물다섯 가지 방법.
주430)
:함께. 역사적으로 ‘〉함께’로 변한 것은 ‘’과 ‘’가 폐쇄 연접되어 ‘ㅴ’의 초두 ‘ㅂ’이 앞 음절 말음 ‘ㄴ’을 동화시킨 결과임.
주431)
섯구미:섞음이. 섞는 것이.
주432)
니라:같으니라. 같은 것이다. 훈민정음(언해)에서는 ‘니라’로 적음. ‘-’와 ‘-’은 19세기 이후까지 공존함.
주433)
단복원수(單複圓修):삼관을 홑으로[單], 겹으로[複], 또는 삼관을 온전히[圓] 닦는 것.
주434)
칠관(七觀):진리를 관찰하는 7가지의 방법.
주435)
수머실:숨어 있을[潛伏.잠복]. ‘시’는 ‘이시-[有]’의 이형태.
주436)
니언:뿐이언정. 뿐이지. ‘-(이)언’은 앞 사실을 인정(가정)하되 뒷 사실이 그에 매이지 않음을 나타내는 어미.
주437)
네 상(相):사상(四相). 즉 아·인·중생·수명상. ① 아상(我相):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온(五蘊)이 화합하여 조직된 것이 ‘나’라는 존재인데도 참다운 나[實我]가 있다고 집착하는 것. ② 인상(人相):우리는 사람이니 지옥이나 축생과는 다르다고 집착하는 견해. ③ 중생상(衆生相):중생들이 잘못된 소견으로 자기 몸은 오온(五蘊)이 거짓으로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견해. ④ 수명상(壽命相):선천적으로 길든 짧든 일정한 목숨을 받았다고 착각하는 견해.
주438)
기려든:칭찬하는데. ‘기리-[讚]’는 타동사이므로 확인법 선어말어미 ‘-거-’의 이형태 ‘-어-’가 선택됨.
주439)
구지저든:꾸짖는데.
주440)
구디:굳게. 굳-[固]+-이(부사파생접사).
주441)
장식(藏識):모든 법(法)의 종자를 함장하고 있으므로 본식(本識)이라고 함. 선(善)과 악(惡)의 행업에 따라 알라야식의 과상(果相)이 달라지기 때문에 과보식(果報識)이라고도 함.
주442)
마니:가만히. 중세어에 ‘니(석24:50), 가마니(유합,하55)’도 공존함.
주443)
제근(諸根):감각을 일으키는 모든 기관.
주444)
노로미:노는 것이[遊戱].
주445)
긋디:그치지. 끊어지지. ‘긏디’에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ㅊ’과 같은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씀. 이 때의 ‘ㅅ’은 [t].
주446)
알리로다:알 것이로다.
주447)
거스논:거스르는. 거역하는. 거슬-[違拒]+--(현재시제)+-오-(대상활용)+-ㄴ.
주448)
체(體):만물의 본 모양. 일체 차별 현상의 근본.
주449)
작병(作病):짓는 병. 억지로 갖가지 행을 지어서 깨달음을 구하는 병.
주450)
임병(任病):맡기는 병. 번뇌가 바로 깨달음이라는 관념적 이해를 통해 번뇌에 그대로 맡기는 병.
주451)
지병(止病):그치는 병. 억지로 번뇌에 대한 생각을 그쳐 깨달음을 구하는 병.
주452)
멸병(滅病):없애는 병. 번뇌를 끊어버린 공적(空寂)한 것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병.
주453)
 고:마음의 꽃을. ‘마음’을 꽃에 빗댐. 심화(心華).
주454)
장·중·하(長中下):부처님 멸도 후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이들이 참회할 수 있도록 정한 세 기한(期限). 장(長)은 120일, 중(中)은 100일, 하(下)는 80일.
주455)
염(念):마음 작용의 일종. 경험한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주456)
일정(一定)며:확고히 정하며.
주457)
별습(別習):하나의 관(觀)을 특별히 닦는 것.
주458)
각별(各別)히:특별히. 따로따로.
주459)
닷시오:닦는 것이고. 1464년 문헌까지만 하여도 ‘닷씨오’로 씀.
주460)
편습(徧習):3가지 관(觀)을 모두 닦는 것.
주461)
호습(互習):3가지 관(觀)을 서로 닦는 것.
주462)
업장(業障):삼장(三障)의 하나로 말과 몸과 생각으로 악업(惡業)을 지어 정도(正道)를 가로막고 선심(善心)을 방해하는 장애.
주463)
혹장(惑障):미혹함으로 인해 정각(正覺)을 막는 장애.
주464)
혜신(慧身):지혜의 몸.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하는 것.
주465)
자성(自性):자기 성품. ‘참된 나[眞我]’를 가리키며 불성(佛性)을 가진 자기 성품.
주466)
적정(寂靜):마음에 번뇌가 없고 몸에 괴로움이 없는 편안한 상태.
주467)
야:가득하여. 어떤 것이 공간 범위 안에 꽉 차 있어.
주468)
알:앞에. 16세기 문헌에는 ‘앏’로 거듭적은 예가 많음. 어간 ‘앒’의 형태 유지와 제2음절 초성 ‘ㅍ’의 폐쇄지속시간이 긴 것을 중철로 반영함.
주469)
이럴:이럴새. 이러므로.
주470)
다 가짓 일훔:이 경(經)의 5가지 이름. ① 대방광원각다라니(大方廣圓覺陁羅尼), ② 수다라요의(修多羅了義), ③ 비밀왕삼매(秘密王三昧), ④ 여래결정경계(如來決定境界), ⑤ 여래장(如來藏).
주471)
찰(刹)앳:찰토(刹土)에 있는. ‘찰토’는 ‘나라, 국토’를 달리 이르는 말.
주472)
복(福)애:복(福)보다. 비교의 대상.
주473)
건너며:건너며. 뛰어나며. ‘걷너-, 걷나-~건나-’형이 공존함.
주474)
순(純)히:순수하게. 다른 것 섞임이 없이. 오로지.
주475)
칠보(七寶):일곱 가지 보배. 금, 은, 유리(검푸른 보배), 마노(짙은 녹색 보배), 수정, 백산호, 적진주.
주476)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대천세계(大天世界)의 삼천 배 되는 세계. 한 부처님의 교화권(敎化圈). 우주는 무수한 삼천대천세계로 이루어졌다 함. 수미산 주위에 사대주(四大洲)가 있고, 그 주위에 철위산(鐵圍山)이 있어 이를 사천하(四天下)라 하며, 이것의 천 배가 소천세계(小天世界), 소천세계의 천 배가 중천세계(中天世界), 중천세계의 천 배가 대천세계.
주477)
사하:쌓아. 용언이 연거푸 어미 ‘-어/아’로 이어질 때는 앞 어절을 ‘-고’로 푸는 것이 어울림. 쌓고. 積은 싸씨라(월,서23). 각자병서 폐지로 ‘싸하→사하’로 적음.
주478)
와:채워. 어간 ‘오-’는 ‘-[滿]+-ㅣ-(사동접사)+-오-(사동접사)’의 파생임. 사동접미사가 거듭 쓰임. ‘오다[乘, 燃], 오다[浮]’도 같음.
주479)
:써. ‘以’에 대한 직역. 以  논 디라(월,서5). ‘그것을 가지고’란 뜻의 접속부사.
주480)
드르니:들은 것. 들은 것과. 후행하는 ‘다’가 주격 표지를 지배함. 문맥상 ‘들은 것만’으로 풀이함.
주481)
몯다:못하다. 못하다고. 자음어미 앞에서 ‘-’가 생략되기도 함. 븓디 몯고(월2:62). 다디 몯더시니(법화4:121).
주482)
반게(半偈):게구(偈句)의 절반. ‘게’는 불경을 한시 형식으로 만든 글.
주483)
하사(河沙):항하사(恒河沙). 모래알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데서 무한한 것을 비유함.
주484)
소승(小乘)에:소승보다. 대승(大乘)과 대비되는 말로, 경전에 대한 주석적 연구가 중심을 이룬 흐름의 경향을 ‘소승’이라 함. 소승불교에서 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단계인 ‘아라한과’를 얻은 것보다.
주485)
더으니:더하니. 더 나으니.
주486)
법(法):‘다르마(dharma)’의 번역. 정법(正法), 묘법(妙法) 등 일체의 부처님 교법(敎法).
주487)
가지디:가지지. 17세기 이후 ‘-디〉-지’ 구개음화를 거쳐 정착됨.
주488)
아니홈:아니함. 않은 것이.
주489)
기(機):부처의 가르침에 감동하고 이끌려 생기는 중생의 정신적 변화.
주490)
니피디:입히지. ‘닙-[被]’에 사동접미사 ‘-히-’가 결합함. 축약[유기음화].
주491)
젼라:까닭이다. 젼[故]+ㅣ라.
주492)
파가(巴歌):중국 파(巴)지방 산골의 노래.
주493)
화(和)리:서로 응하는 이가. 소리에 맞추어 따라하는 이가.
주494)
사량(似量):사비량(似比量). 사이비한 인식.
주495)
나:원숭이의. 잔나비의. 납爲猿(정음해례,용자)
주496)
봄놀이고:뛰놀게 하고. ‘봄:놀-’은 ‘뛰어놀다[踊躍]’는 뜻으로 ‘봅:놀-’로도 적었고(박초,상42), ‘봄:뇌-’형과 공존함. 뜻과 소리가 변화하여 현대어 ‘뽐내다’가 됨. ‘봄놀이-’는 어근 ‘봄놀-’에 사동접사 ‘-이-’ 결합형.
주497)
파협(巴峽):중국 파(巴)지방 산골.
주498)
놀애니:노래[歌]이니. ‘놀래’(첩해신어6:8)는 ‘노래’(동문유해,상53)와 동일한 발음이었을 것임.
주499)
내요:냄을. 내는 것을.
주500)
녀트며:얕으며. 한문 ‘천근(淺近)’에서 ‘천(淺)’에 대한 번역.
주501)
갓가온:가까운. ‘속되다’는 뜻. 近 通俗.
주502)
권(權):방편(方便)의 별칭. 옳지는 않은 수단.
주503)
드러:들어[擧]. 내세워.
주504)
들이면:듣게 하면. ‘들이-’는 ‘듣-[聞]’의 사동사.
주505)
쉬이:쉽게. 쉬. ‘쉬~수’로도 적었으나 ‘ㅸ’ 폐지로 ‘쉬이(영가,하109)~수이(능1:34)’로 적음.
주506)
현량(現量):마음이 현재의 현상을 그대로 느껴 아는 것. 가령, 꽃은 꽃으로 보고, 노래는 노래로 듣고, 냄새는 냄새로 맡고, 매운 것은 매운 대로 맛보고, 굳은 것은 굳은 대로 느끼는 것.
주507)
불과(佛果):불도 수행을 원인으로 하여 얻는 최상의 경지. 즉 부처의 경지를 얻는 과보.
주508)
후득지(後得智):근본지로 진리를 깨달은 뒤, 다시 분별의 얕은 지혜를 일으켜 의타기성(依他起性)의 속사(俗事)를 요지(了知)하는 지혜.
주509)
실상리(實相理):있는 그대로의 진리.
주510)
정심(定心):의식(意識)을 통일하여 한 곳에 집중하는 마음.
주511)
기:밝게. 똑똑하게. 환히.
주512)
시라:밝은 것이다.
주513)
산심(散心):한 대상에 마음이 쏠리지 않고, 어수선하게 흩어진 마음. ↔ 정심.
주514)
오식(五識):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5경(境)에 대하여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닿는 5가지 인식작용.
주515)
경체(境體):인식 대상 자체.
주516)
조비:좁게. 바짝. ‘좁-’에 부사파생접사 ‘-이’ 통합형.
주517)
현현(顯現):명백하게 드러나듯, 또는 드러내듯.
주518)
비량(比量):삼량(三量)의 하나. 이미 아는 사실로써 아직 알지 못하는 사실을 추측하여 앎.
주519)
범부(凡夫)로셔:범부로부터. ‘로셔’는 출발점처소의 부사격조사.
주520)
등각(等覺):① 부처의 다른 이름. 모든 부처님이 깨달은 것은 한결같이 평등하므로 등각이라 함. ② 보살이 수행하는 가장 높은 지위로서 그 지혜가 만덕(萬德) 원만한 부처와 대개 같다는 뜻.
주521)
:연기(煙氣)를. 내[냄새]-[연기]는 최소대립어.
주522)
아니:아는 것과 같으니.
주523)
증언량(證言量):여러 부처의 경(經)의 가르침으로 진리에 부합하는 것.
주524)
열리:여는 사람이.
주525)
마초:맞추어. 맞게. 맞-+-호(부사파생접사).
주526)
관혜(觀慧):관심(觀心)이나 관법(觀法)을 수행하는 지혜. 사리(事理)를 관찰하는 지혜.
주527)
조왼:종요로운.
주528)
니니:말하는 이가.
주529)
심식(心識):마음. 정신. 심의식(心意識)을 대신하는 말.
주530)
미러:미루어[推]. 이미 알려진 사실로써 다른 것을 헤아리거나 짐작해.
주531)
일가(一家):학문이나 예술의 한 유파.
주532)
펼시:펴는 것이. 펴-+-ㄹ+(의존명사)+이(주격조사).
주533)
탐착(貪着):만족할 줄 모르고 사물에 더욱 집착함.
주534)
셰욜:세울. ‘몸 셰욜’은 ‘立身(입신)’의 직역으로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세워 출세함’.
주535)
설곡(雪曲):양춘백설(陽春白雪)이라는 노래.
주536)
대답(對答)리:서로 응하여 답하는 이가.
주537)
져곤디라:적은지라. 어미구조체 ‘-ㄴ디라’는 이유나 근거가 되는 사실을 나타내는 어미.
주538)
요의(了義):불법의 이치를 끝까지 다한 가르침.
주539)
용장(龍藏):용궁에 감추어진 대장경.
주540)
양춘백설(陽春白雪):중국 초나라에서 가장 고상하다는 노래. 훌륭한 사람의 언행을 범인(凡人)은 이해하기 어려움을 비유할 때 쓰임.
주541)
두만:두엇만. 두어 사람만.
주542)
경장(經藏):경(經)이라고 불리는 부처님의 설법을 총칭하는 말.
주543)
부르리:자세히 설명하는 이가. 演은 부를씨라(월,서7). ‘브르다[呼.歌]’와는 뜻과 활용이 전혀 다름.
주544)
수므니라:숨은 것이다. 세상이나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게 된 것이다.
주545)
외도(外道):불교 이외의 다른 교(敎). 현재는 ‘외음(外淫)’의 뜻으로 의미 하강.
주546)
정교(正敎):사교(邪敎)가 아닌 바른 종교. 불도(佛道).
주547)
야릴:헐어버리므로. ‘야리-’는 [破.壞]의 뜻.
주548)
사갈대룡(沙竭大龍):여덟 큰 용왕의 하나. 다르마팔마의 선신(善神)으로 바다에 살며 물을 공급하는 일을 맡은 신(神).
주549)
기티샨:남기신[遺]. 기틸유(遺)(유합,하13). 주체높임 선어말어미 ‘-시-’가 모음어미 앞에서 ‘-샤’로 실현됨. 관형사형에 나타나는 선어말어미 ‘-오-’는 ‘대상활용’으로서 꾸밈을 받는 ‘付囑’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쓰임. 부텻 기티샨 付囑→부톄 付囑 기티시다.
주550)
부촉(付囑):불법을 널리 펴고 보호하기를 거듭 부탁함. 촉루(囑累).
주551)
경률(經律):삼장(三藏), 즉 대장경 중에서 경(經)을 모아 놓은 경장과 율(律)을 모아 놓은 율장.
주552)
종밀(宗密):규봉(圭峰) 종밀선사.
주553)
초(髫)애:다박머리 시절에. 髫 다박머리 초. ‘다박머리’는 어린이의 다보록하게 난 짧은 머리털. 또는 그런 머리털을 가진 아이. (큰말) 더벅머리.
주554)
노고(魯誥):노나라 공자(孔子)의 글.
주555)
아:아이. 아이의.
주556)
열섨:열 살의. [:설]은 ‘새해 첫날[元旦]’과 ‘나이 세는 말[歲]’ 두 가지를 나타냄. 이 당시 [·살]은 화살[矢]과 바퀴살[輻]의 뜻을 나타냄.
주557)
글워리니:글[文]이니. 《용비어천가》에만 ‘글’로 적었고, 다른 문헌에서는 ‘글왈~글월’을 함께 쓰다가 ‘글월’로 정착됨.
주558)
유교(儒敎):인의(仁義)를 근본으로 하는 공자·맹자의 가르침.
주559)
사미실:사람이시므로.
주560)
관(冠)야:성년이 되어서. 관(冠)은 ‘나이 20살, 남자가 갓을 쓰고 어른이 되는 예식’ 등을 나타냄.
주561)
축분(竺墳):부처님의 가르침. 불교(佛敎).
주562)
조져:틀어 매어. 단단히 잡아매어.
주563)
슬시니:쓰는 것이니[冠]. 동사 어간 ‘스-’는 이전에는 ‘쓰-[冠, 書]’로 적었음. ‘-’는 ‘(맛이) 쓰다[苦]·(물건을) 쓰다[用]’로 달랐음.
주564)
천축국(天竺國):중국에서 인도[인디아]를 이르던 말.
주565)
석교(釋敎):석가모니의 가르침. ‘불교’를 가리킴.
주566)
전제(筌罤):‘전(筌)’은 물고기 잡는 통발, ‘제(罤)’는 토끼 잡는 올가미. 모두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편.
주567)
디며:꺼지며[陷]. 빠지며[溺]. 《용비어천가》 등에는 ‘디-’가 일반적이고 《능엄경언해》부터 ‘디-’가 쓰임. ‘ㅺ=ㅴ=[k’]=된소리’로 해석됨.
주568)
톳기:토끼[兎]. 지명에는 ‘투’형도 있음(용7:53).
주569)
니주미:잊음이. ‘니줌’은 ‘닞-[忘]’에 명사형어미 ‘-움’의 통합형.
주570)
조박(糟粕):술을 걸러내고 남은 찌끼. 지게미.
주571)
술주여미라:술찌끼라. 술지게미라. ‘술[酒]+주여미[糟]’의 합성어. 16세기에는 ‘술즈의[粕]’형도 나타남(유합,하61).
주572)
닑거늘:읽거늘. 여기 ‘-거늘’은 ‘이렇게 하는데 그와는 딴판으로’의 뜻으로 풀이됨.
주573)
윤편(輪扁):윤편. 수레공.
주574)
무루:묻되. 묻기를. 어미구조체 ‘-우’ 등 모음어미 앞에서 ‘듣-’은 ‘들-’이 선택됨.
주575)
마리고:말입니까? 상대높임의 ‘-()-’ 다음의 의문형어미 ‘-고’는 앞의 ‘엇던’ 때문임. 설명의문문.
주576)
성인(聖人):지덕(智德)이 뛰어나 세인의 모범으로서 숭상 받을 만한 사람.
주577)
겨시니가:계십니까? 상대높임의 의문형.
주578)
주그시니라:돌아가셨느니라. 15세기에 ‘죽다’를 ‘도라가다’로 표현한 예가 발견되지 않음.
주579)
군(君):당신. 상대방을 높여 이름.
주580)
행(幸)혀:다행히. 운 좋게. 어쩌다가 혹시.
주581)
바와:바늘과. 선행 어간말음이 ‘ㄹ’이거나 ‘ㅣ[i, j]’ 뒤에서 조사 ‘과’의 ‘ㄱ’ 약화를 ‘와’로 적음.
주582)
개자(芥子):겨자씨와 갓 씨. 열매는 원기둥 모양의 꼬투리로 자루가 짧고 안에 갈색의 노란 씨가 들어 있음. 극히 적음을 비유함.
주583)
가섭(迦葉)려:가섭더러. 가섭에게. 석가모니 10대 제자의 한 사람. 10대 제자가 아닌 가섭과 구분키 위해 마하(摩訶)를 앞에 붙이기도 함. 항상 소욕(少欲)·지족(知足)을 실천하여 두타행[頭陀行:번뇌와 의식주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산과 들에 노숙하면서 빌어먹고 검박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을 닦았기에 ‘두타제일’이라고 불림.
주584)
도솔천(兜率天):6욕천의 넷째 세계. 최하에서 최상의 순서는 ① 사천왕천, ② 도리천, ③ 야마천, ④ 도솔천, ⑤ 화락천, ⑥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일찍이 석가모니도 이곳에서 수행했다 함.
주585)
그우리고:굴리고. 어떤 물체를 굴려 옮겨가고. ‘그울-’에 사동접사 ‘-ㅣ-’가 결합된 사동사.
주586)
염부제(閻浮提):수미산을 중심으로 4개로 인간세계를 나눈 것 중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 ‘남염부제’라고도 함. 4대주는 동비제하(東毘提訶), 서구다니(西瞿陀尼), 남염부제(南閻浮提), 북구로주(北俱盧洲).
주587)
바 :바늘날을. 바늘끝[針鋒]을. ‘ㅎ’은 ㅎ종성체언.
주588)
어려우녀:어려우냐.
주589)
쉬우녀:쉬우냐.
주590)
오:사뢰되. 모음어미 ‘-오’ 앞에서 ‘오-[白]’가 선택됨.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로 적었음.
주591)
어려우다:어렵습니다. ‘--’는 청자인 ‘부텨’를 높여 표현하는 문법소.
주592)
정인정연(正因正緣):정인연(正因緣), 친인연(親因緣)과 같은 말. 다른 것에 의존하는 관계. 인과의 법칙. 인과 관계. 인(因)과 연(緣). 인은 결과를 낳게 하는 직접적 또는 내부적 원인, 연은 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 하는 간접적 또는 외부적 원인.
주593)
맛나미:만나는 것이.
주594)
예셔:여기보다. ‘예’는 바늘과 겨자씨가 맞는 것.
주595)
남종(南宗):남종선(南宗禪)의 준말로, 중국의 선종에서 제6조 혜능(慧能, 638~713)을 계승한 수행의 전통. 제5조 홍인(弘忍)의 두 제자로부터 유래한 남북 양종 중에서, 장안(長安)이나 낙양(洛陽) 등 북방에서 번성한 신수(神秀)의 종풍에 대립해 강남(江南)의 남방에서 성행한 혜능의 종풍(宗風).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가르침을 전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와, 수행자가 각자가 지닌 불성(佛性)을 깨달을 때 그대로 부처가 된다는 돈오(頓悟)를 표방함.
주596)
심지(心地):마음의 본바탕.
주597)
아론:안. 깨달은. 여기 ‘-오-’는 ‘대상활용’으로서 꾸밈을 받는 ‘’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쓰임.
주598)
일훔호:이름하되. 이름짓되. 16세기 문헌에 ‘일홈, 일흠’도 나타남.
주599)
진증(眞證):옳은 것임을 인증함.
주600)
십지(十地):보살이 수행하여 성불하기까지 총 52단계의 수행 중에서 제41부터 제50 단계까지를 말함. 이에 이르러야 보살은 비로소 불성(佛性)을 보며 중생을 구제하고 지혜를 갖추기 때문에, 10성(聖)이라 하며 성인의 칭호를 받음.
주601)
디뇨미니:지니는 것이니. 디니다[持]〉지니다.
주602)
승기(僧祗):아승기(阿僧祇)의 준말. 셀 수 없이 많은 수, 또는 그런 시간. 항하사(恒河沙)의 1만 배, 나유타(那由他)의 1만분의 1이 되는 수.
주603)
디닐오:지니기 때문이요.
주604)
축(軸):둘둘 말도록 되어 있는 물건[두루말이]의 가운데 끼는 막대. 경전(經典)을 뜻함.
주605)
의천(義天):뜻의 하늘. ‘뜻[義]’을 하늘에 빗댐.
주606)
비취요니:비치니. 당대 문헌에 ‘비취다’로만 나타남. 타동사로 쓰인 것은 ‘비추다’, 자동사로 쓰인 것은 ‘비치다’로 풀이함.
주607)
공공(空空)야:일체 사물이 실체가 없이 공(空)하며, 또 그 공(空)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공하여.
주608)
자최:자취[跡]. 자취가.
주609)
벼리:별이. [:별]은 ‘星’, [별ㅎ]은 ‘벼랑[崖]’으로 구별됨.
주610)
찬연(璨然):(옥빛처럼) 눈부시게 빛남.
주611)
아:지난날. 예전. 일찍.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에서 [下]는 [아·래], [前日]은 [:아·래]임. 다른 문헌에서는 [아·래~아라](下), [:아·](前日)로 구분하여 사용됨.
주612)
덛덛:늘 한결같은[常]. 현대어의 ‘굽힐 것이 없이 당당하고 어엿하다.’는 뜻의 ‘떳떳하다’와는 다름.
주613)
무상(無常):생멸 변화가 언제나 존재함.
주614)
다니:하더니. 하였는데. ‘-다-’는 회상시제 선어말어미 ‘-더-’에 1인칭활용어미 ‘-오-’가 통합된 이형태.
주615)
일정(一定)히:확실하게.
주616)
반기:반드시. 필연적으로 꼭.
주617)
외요:됨을. 된다는 것을.
주618)
아로라:알았다. ‘알-+-오-+-라’로 분석되며 주체가 화자이므로 ‘-오-’가 사용됨. 동사의 부정법(不定法, aorist)으로 과거시제를 표시하며, 형용사·서술격조사 등과 결합하면 현재시제를 표시함.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청산별곡). 별헤 룐 빗 다호라(동동).
주619)
부텨:부처를. 모음조화에는 ‘부텨를’이 맞음.
주620)
종지(種智):불교에서, 지혜를 세 가지로 분류한 삼지(三智)의 하나. 일체 만상(萬相)의 진리를 낱낱이 구체적으로 아는 부처의 지혜.
주621)
닐옴도:이르는 것도. 일컫는 것도. ‘닐옴’은 ‘니르-[謂]’의 명사형. 모음어미가 오면 ‘닐◦-’가 선택됨.
주622)
닷고:닦음은. 닦는다는 것은. ‘-[修]’에 명사형어미 ‘-옴’의 통합형은 ‘닷곰’.
주623)
해:많이. ‘하-[多]+-ㅣ[부사화접사]’. 접사 없는 ‘하’도 부사로 쓰임. 모미 하 커(월2:51).
주624)
드루믈:들음을. 듣는 것에.
주625)
녀:다녀. 다니면서. 어원적 표기인 ‘니-’와 비자음화형인 ‘니-’가 공존함. ‘니-’는 지속적인 행위를 나타낼 때 쓰임.
주626)
국읍(國邑):나라의 여러 고을.
주627)
선지식(善知識):불법을 설(說)하여 중생을 불도(佛道)로 들게 하는 덕 높은 스님. 선종의 전개와 함께 ‘화두(話頭)를 타파한 도인’을 가리키다가, 점차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이는 ‘선지식’이라 하게 됨. 의미 확대.
주628)
뵈야:찾아보아. 찾아보고. 사동사와 피동사가 동일함.
주629)
법문(法門):부처님의 교설(敎說). 이를 따라 배우면 성인(聖人)의 지혜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문(門)’을 씀.
주630)
호미라:배우는 것이라. ‘호다〉우다(여사서)’를 거쳐 ‘배우다’로 정착됨.
주631)
더드머:더듬어. 이리저리 살펴 찾아.
주632)
강(講):강론하여 설명하는 것. 강설(講說).
주633)
태(泰)예:태(泰)라는 사람보다.
주634)
범람(汎濫)나:넘쳐흐르나.
주635)
포주(蒲州)·치주(淄州):둘 다 중국의 지명.
주636)
반(半)만:반만한. 무엇에 비교하여 그것과 같은 정도의.
주637)
조(沼):사람 이름.
주638)
뎌:저것은. ‘그것은’이 어울림. 전해지는 말. 모음조화에는 ‘뎌는’이 맞음.
주639)
총혜(聰慧):총명하고 슬기로움.
주640)
강(講)야니와:강론하였거니와.
주641)
어린:어리석은. ‘어리-’는 ‘愚’의 뜻.
주642)
그텟:끝에 있는. 끝에 속한.
주643)
무리언마:무리이건마는. ‘무리’는 같은 ‘종류·부류’를 뜻하는 ‘류(流)’의 번역. ‘마’은 앞 내용을 일단 인정은 하면서 거기에 의문을 나타내거나 양해를 구하거나 상반된 내용을 담은 어절을 다음에 잇는 보조사. 마〉마는.
주644)
아:과거의. 옛날의.
주645)
소주(疏主):소(疏)를 쓴 사람. ‘소’는 경(經)·논(論)을 주해한 것.
주646)
아니야신:아니하고 있던. 여기 ‘시’는 ‘이시-[有]’의 이형태.
주647)
이리:행한 일이. 행적이.
주648)
고덕(古德)에:덕이 높은 옛 승려와. 형용사 ‘-’의 지배를 받는 ‘에’는 비교의 부사격.
주649)
어디롬과:어짊과. 현명함과. ‘어디롬’은 ‘어딜-[賢]’에 명사형어미 ‘-옴’ 통합형.
주650)
어류미:어리석음이. ‘어륨’은 ‘어리-[愚]+-움’.
주651)
디:가지런하지. 비교 대상과 서로 나란하게 놓인 상태에 있지.
주652)
징관(澄觀):중국 당(唐)나라 승려(738~839). 청량대사(淸凉大師), 화엄보살(華嚴菩薩) 등으로 불림. 화엄종(華嚴宗) 제4대조로 화엄경소(華嚴經疏)(60권) 등을 저술함.
주653)
안(安):도안법사(道安法師).
주654)
도안법사(道安法師):중국 동진(東晋)시대의 승려(312~385). 흔히 석도안(釋道安)으로 불림. 하북성(河北省) 출생으로 초기 중국불교의 기초를 닦은 대표적 학승(學僧). 최초의 경전목록인 종리중경목록(綜理衆經目錄)을 지었고, 승려들의 의식이나 행규(行規)를 정하고, 승려는 모두 석(釋)을 성(姓)으로 할 것을 제창함. 자주적인 중국 불교 교단을 창설하고 많은 고승을 육성해냈으며 경전을 직접 연구하는 방법을 수립하는 등 큰 공적을 남김.
주655)
당대(當代):그 대(代). 또는 그 시대. 과거의 그 때나 지금의 이 때를 가리킬 수도 있음.
주656)
읏드미러니:으뜸이더니. 으뜸이었는데.
주657)
힐난(詰難):잘못된 점을 들어 비난함.
주658)
너겨:여겨. 어떤 대상을 어떤 성격, 상태, 자격을 가진 대상으로 판단하여.
주659)
날:나와. ‘날와’로도 표현함.
주660)
진자(眞子):진정한 아들.
주661)
전륜성왕(轉輪聖王):인도 신화에서 통치의 수레바퀴를 굴려, 세계를 통일·지배한다는 이상적인 제왕. 불교에서는 몸에 32상(相)·7보(寶)를 갖추고, 무력에 의하지 않고 정법에 의해 세계를 정복·지배한다고 함.
주662)
적부인(嫡夫人)ㅅ:정실(正室)부인의.
주663)
:가장. 去聲은  노 소리라(정음언해). ‘’은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맨 위’를 뜻하는 ‘맏이[伯]’.
주664)
하니:많은 사람. 하-+-ㄴ+이(의존명사).
주665)
닛니라:잇느니라. 계승하느니라.
주666)
인(印)면:인가(印可)하면.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수하여 제자가 그 법을 깨달아 얻은 것을 스승이 증명하고 인정하면.
주667)
외야:다시. 영변화 파생어인 ‘외[更]’(능1:86)를 비롯하여 ‘외여(내훈2하13), 노외야(두초25:53)’ 등이 있음.
주668)
므스기:무엇이. 현대어 의문대명사 ‘무엇’에 해당되며, 단독형은 ‘므스’이고 모음조사 앞에서는 ‘므슥’, 공동격조사 앞에서는 ‘므슴’으로 나타남. 므스고(원각,서22). 므스게 료(월10:25). 므슴과 뇨(육조,상5).
주669)
버들:벗을. 벋〉벗. 〉뜻. 붇〉붓.
주670)
맛나:만나. 어원은 ‘맞-[迎]+나-[出]’에서 비롯되었으나 15세기에는 ‘맛나-[逢]’의 뜻으로 재어휘화함.
주671)
누엣거늘:누워 있는데. 1461년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누거늘’로 적음. ‘누◦-+-어 잇-+-거늘’로 분석됨. 15세기 문헌에 이미 ‘-엣-〉-엇-’으로 문법화한 예가 있음. 國土 머것다 시니(능2:63).
주672)
:때에. [時]+의→. 모음조사와 통합할 때 체언 말음 ‘ㅡ’가 탈락함.
주673)
그윗:관청의. ‘그위’는 관청(官廳). ‘구위’(두초15:5)도 있음. ‘그위실~구위실’은 관리(官吏).
주674)
값업슨: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무가(無價).
주675)
야:매어. 동여 묶어.
주676)
니거늘:가거늘. 갔는데.
주677)
누어셔:누워서. 자음어미 앞에서는 ‘눕-’, 모음어미 앞에서는 ‘누◦-~누우-’가 선택되는데 ‘누◦-’형이 일반적임. ‘굽-[炙]’도 같음. 구어(구방,하26).
주678)
니러:일어나. ‘닐-[起]+-어’. 당시 ‘일-’은 ‘이루어지다[成]’의 뜻.
주679)
노녀:이리저리 놀며 다녀. 노닐어. ‘놀-[遊]+니-[行]’의 합성인데 당시엔 ‘노니-[遊]’형이 쓰임.
주680)
젼로:까닭으로. 때문에.
주681)
간난(艱難)더니:가난하더니. ‘빈(貧)’의 번역어. 간난>가난.
주682)
:아. 감탄사.  슬프다(嗚呼哀哉)(영가,서:15).
주683)
니르뇨:이르렀는가. ‘엇뎨’와 호응하여 의문법어미 ‘-오’가 쓰임. 설명의문문.
주684)
오욕(五欲):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오경(五境)에 집착해 일으키는 5가지 욕구. 색욕·재물욕·명예욕·식욕·수면욕.
주685)
케:‘게’의 축약형. 여기 ‘-’는 대동사(代動詞)로서 ‘즐기-’ 정도로 풂.
주686)
요니:매니. 매었는데. ‘-요-’는 1인칭활용어미 ‘-오-’의 변이형.
주687)
현재(現在)커늘:이제까지 있거늘.
주688)
수고(受苦)이:수고로이.
주689)
사로:살아갈 것을. 생계(生計)를.
주690)
어리도다:어리석구나. ‘어리다’는 ‘어리석다[愚]’.
주691)
:쓸. ‘-’에 결합한 ‘-우-’는 이른바 대상활용 선어말어미. ‘-’는 ‘용(用)·고(苦)’, ‘쓰-/스-’는 ‘서(書)·관(冠)’의 뜻으로 변별됨.
주692)
다이:뜻대로. ‘다이’는 ‘다’로 적었음. ‘다히’형도 있음. 다히 가놋다(任意過)(남명,상61).
주693)
고빈(孤貧):어려서 아버지를 잃은 것과 가난한 것.
주694)
애와텨:애타 하여. 슬퍼하여.
주695)
져머셔:어려서. 근대국어 시기에 ‘ㄹ’이 첨가되고(졂-), 의미도 현대어와 같아짐.
주696)
업슬시:없는 것이. ‘시’는 ‘(의존명사)+이(주격조사)’.
주697)
자존(慈尊):가장 자비로운 분.
주698)
머르실:머시므로. (중생과는) 멀리 떨어져 계시므로.
주699)
복혜(福慧):‘복’은 편안하고 만족한 상태와 그에 따른 기쁨. ‘혜’는 지혜.
주700)
법시(法施):법보시. 불법을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 깨닫게 함.
주701)
뮈워:움직여.
주702)
보시(布施)시라:보시하는 것이다. ‘보시’는 다른 사람에게 물질 등을 베풀어주는 것으로,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가 가장 대표적임.
주703)
반야(般若):최상의 지혜(智慧). 모든 미혹(迷惑)을 끊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을 가리키며, 모든 법을 통달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주704)
무착(無著)·천친(天親):둘 다 인명.
주705)
소(疏):경(經)·논(論)을 주해한 것.
주706)
금강반야(金剛般若):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의 줄임말.
주707)
초(鈔):중요한 내용만 뽑아 기록한 글.
주708)
윤관(綸貫)며:벼리를 두루 꿰어 엮으며.
주709)
:마디의. ‘마’는 글을 나눈 토막.
주710)
차제(次第):차례. 목차. ‘뎨〉례[序]’로 국어화함. 道場(도댱)〉도량.
주711)
여:꿰어[貫]. 내용을 서로 통하게 엮어.
주712)
기지(記持)야:적어 가지고.
주713)
사기게:새기게. 풀이하게.
주714)
화엄윤관(華嚴綸貫):화엄경윤관. 규봉 종밀선사의 저술.
주715)
비니(毗尼):교단의 규범.
주716)
드러:들어. 내보이거나 제시하거나 끌어와.
주717)
자며:잡으며. 안에 있게 하며.
주718)
율문(律文):계율을 설한 경전.
주719)
조이:종요로이.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요긴하게.
주720)
유식(唯識):일체의 제법(諸法)은 오직 식(識)이 변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
주721)
발명(發明):경(經)의 뜻을 깨달아 밝힘. 변명(辨明)의 뜻으로도 쓰임. 그르믄 발명 못 거시니(첩해신어1:29).
주722)
정순(精純):깨끗하고 순수한.
주723)
야:가리어. 구별하여 골라.
주724)
송(頌):‘춤이 곁들여 있는 노래’란 뜻에서 나왔으나, 성덕(盛德)을 찬미하는 시로 바뀌었음.
주725)
의방만품(醫方萬品):만 가지 종류의 의술. 곧 수많은 의술의 처방.
주726)
마:맞는. 그것에 대응하는. ‘대(對)’의 번역.
주727)
고툐:고치는 것[방법]을. 잘못된 것을 쓸모 있고 바르게 함을.
주728)
욜디며:가려야 할 것이며. 선택해야 할 것이며. 다〉가리다.
주729)
바:바다의. [해(海)]의 동의어로 ‘바다ㅎ, 바, 바’ 등이 공존함. ‘바’은 ‘바+ㅅ+보’에서 ‘ㅅ’의 영향으로 ‘바’의 ‘ㄹ’이 탈락함. 바(월10:13)~바(두초8:38), 바믈(월인석보2:64)~바믈(두초20:15).
주730)
몬져:먼저. (차례 등에서) 앞서서.
주731)
예셔:여기서. 당나라에서.
주732)
닐오맨:이르기는. 말하기는.
주733)
데:마음에. 마음속으로.
주734)
구(求)논:구하는. 찾는 바. 꾸밈을 받는 ‘쳔…物’이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求-’ 뒤에 대상활용의 ‘-오-’를 넣음.
주735)
갓갓:가지가지. 갖가지.
주736)
티:뜻같이. 마음같이. 뜻대로[如意].
주737)
보니:보니까. 보매. 살펴보건대.
주738)
가멸며:풍부하며. ‘가멸-’은 현대어 ‘가멸-’로 변화함.
주739)
너부:넓음은. ‘너붐’은 어간 ‘넙-[廣]’의 명사형. 모음조화에는 ‘너부믄’이 맞음.
주740)
잡화(雜華):여러 가지 꽃. 화엄경(華嚴經)을 가리킴.
주741)
사양(辭讓)려니와:사양할 것이거니와. ‘화엄경’에는 못 미친다는 뜻.
주742)
만행(萬行):구도자가 수업(修業)할 모든 행동.
주743)
과(果):어떤 원인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결과.
주744)
감(感)호미:어떤 상태가 되게 함이.
주745)
내욘:낸. 만들어낸 바. 의미상 목적어가 ‘곶’이므로 ‘내-’ 뒤에 대상활용의 ‘-오(요)-’가 개입함.
주746)
만덕(萬德):많은 덕행.
주747)
장엄(莊嚴):장식함. 동사로서, 좋고 아름답게 꾸미고 장식함. 현대어 ‘장엄(莊嚴)’은 ‘엄숙하고 위엄이 있음’을 뜻하는 형용사로 사뭇 다름.
주748)
기벳:깁으로 된. ‘깁’은 비단.
주749)
고지:꽃과. 뒤에 ‘-’ 등 용언이 오면 비교의 대상이 됨.
주750)
체(體):모든 법 그 자체.
주751)
쳐:가리켜. ‘치-’는 당시에 ‘가르치다[敎], 가리키다[指]’는 뜻을 모두 가짐.
주752)
기(機):교법을 듣고 그에 따라 수행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는 능력.
주753)
마초:맞추는 것은. 여기 ‘마초-’는 ‘정도에 맞게 하다.’는 뜻.
주754)
디:비교하지. 견주지. 대적하지.
주755)
그럴:그러므로. 그럴새.
주756)
논(論):부처의 가르침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철학 체계.
주757)
마초아:맞추어.
주758)
자세(仔細)히:자세히. 한글로도 적음. 셰히(금삼5:28).
주759)
백가(百家):여러 학자들의 저술.
주760)
그르슬:연장을. ‘기(器)’는 ‘그릇[皿], 연장[具]’의 뜻.
주761)
나게:날카롭게[利].
주762)
코:‘고’의 축약형. 하고서야.
주763)
공장(工匠)바지:공장(工匠). (연장을 가지고) 물품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기술자’를 뜻하는 ‘바지’가 당시에 자립명사와 접미사로 모두 쓰임. 匠 바지라(법화,서21), 金바지(월20:2).
주764)
코져:하고자. ‘고지어’의 축약형.
주765)
홀딘댄:할진댄. 할 것이라면.
주766)
반기:반드시. 이 밖에도 ‘반시, 반개, 모’ 등이 공존함.
주767)
비르서:비로소. 15세기 문헌에는 이외에 영변화 파생어 ‘비릇(두초16:31)’을 비롯하여, ‘비르소(몽33), 비르수(두초21:21), 비루수(두초7:23)’ 등이 공존함.
주768)
소해(疏解):경(經)·논(論) 등을 쉽게 풀이한 해설서.
주769)
성인(聖人):깨달음을 얻은 사람. 즉 부처님.
주770)
데:뜻에. 〉뜻. 근대국어 시기에 끝소리가 ‘ㅅ’으로 마찰음화함.
주771)
어울우며:어울리게 하며.
주772)
지극(至極)이:지극하게. 정도나 상태를 최고도로.
주773)
다마:갈고 다듬어. 어간 ‘다-’은 ‘-+다-’에서 ‘ㄷ’ 위에서 ‘ㄹ’ 탈락한 형태.
주774)
정(精)히:정교하게.
주775)
성(性):나면서부터 가진 본연의 성질. 평등진여.
주776)
상(相):현상 차별의 상대적 모습.
주777)
고:갖추어지고. ‘-’은 ‘-[具備]’에서 자음어미 앞에서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ㅈ’의 전청자 ‘ㅅ’을 씀.
주778)
선(禪):정신 통일의 명상. 마음의 통일과 안정을 구하는 정신 집중.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지혜를 양성하여 진실한 이치에 상응해 가는 수행법.
주779)
돈(頓):돈교(頓敎). 법문(法門)을 듣는 즉시 단박에, 또는 빠르게 불과(佛果)를 깨닫게 해 주는 교법.
주780)
점(漸):점교(漸敎). 오랫동안 수행을 쌓은 다음에 불과(佛果)를 얻게 되는 교법(敎法).
주781)
겸(兼)야:겸하여. 아울러 지녀.
주782)
삼권(三卷):세 권. 서·상·하권으로 구성된 원각경대소.
주783)
일워:이루어. 어간 ‘일우-’는 ‘일-[成]’에 사동접사 ‘-우-’ 결합.
주784)
세우:세게. 강하게. ‘홀’을 꾸밈. 세-[强]+-우(부사파생접사).
주785)
홀:배울. 배우는 사람. ‘세우 홀 게[强學]’는 근성(根性)이 밝고 날카로우며, 지기(志氣)가 뛰어나게 굳세며, 용맹 정진하는 사람을 가리킴.
주786)
게:거기에. ‘强學’을 가리킴. 홈 업슨 게 호 사미라(學於無學者也)(법화1:34).
주787)
전(傳)노니:전하나니. 주어는 이 ‘서’를 쓴 ‘나’ 종밀임. ‘-오-’는 1인칭활용어미.
주788)
상중하품(上中下品):상품·중품·하품.
주789)
근(根):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능력.
주790)
일향(一向)야:언제나 한결같아. 꾸준하여.
주791)
성도(聖道):불교에서, 자력문(自力門)으로 도를 깨닫는 교법.
주792)
신(信):불법에 대한 믿음의 힘.
주793)
진(進):부지런히 신심을 수행하는 힘.
주794)
염(念):생각을 오로지 집중하여 온갖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힘.
주795)
정(定):산란한 마음을 그치고 평등하게 유지하는 선정의 힘.
주796)
혜(慧):사리(事理)를 분별하여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분별할 줄 아는 힘.
주797)
들요:들림을. 한문 주해의 ‘名聞(명문)’은 ‘세상의 평판이나 명성’.
주798)
탐(貪):탐욕.
주799)
진(瞋):노여움.
주800)
치(癡):어리석음.
주801)
등분(等分):등급의 구분.
주802)
니르로미:이르는 것이[至]. 어느 정도나 범위에 미침이.
주803)
종종성(種種性):갖가지 성(性). 여러 가지의 성질(性質).
주804)
:장차. 앞으로. 한자어 ‘장차(將次)’의 한글 표기.
주805)
위곡(委曲)히:자세하고 찬찬하게.
주806)
법(法)바며:본받으며[效]. ‘법(法)’과 ‘받-[受]’의 구(句) 구성으로 보지 않고 동사 ‘법(法)’에 대한 번역이므로 합성동사 ‘법(法)받다’로 파악함. ‘법(法)’과 ‘본(本)’ 둘다 ‘옳거나 바르거나 훌륭하여 따르거나 배울 만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이나 태도나 대상’을 뜻함. 둘이 공존하다가 ‘본받다’로 합류됨. 본바도미(월8:25).
주807)
기티디:끼치지. 남겨놓지[遺].
주808)
아니타:‘아니다’의 축약형. 아니하다.
주809)
조차:좇아. 좇고.
주810)
정미(精微):자세하고 치밀한. ‘조왼’과 동격으로 문맥상 ‘精微하며’로 풀이함.
주811)
조외닐:종요로운 것을. ‘종요롭다’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몹시 요긴하다.
주812)
더드머:더듬어. 이리저리 살펴 찾아.
주813)
본경(本經):이 경전(經典). 원각경.
주814)
사기노니:새기나니. 알기 쉽게 풀이하나니. ‘--’가 아니라 ‘-노(←+오)-’인 것은 주어(화자)가 ‘나(종밀)’이므로 ‘인칭활용’으로 ‘-오-’가 삽입된 결과임.
주815)
거:거의.
주816)
곧이리:있는 그대로의 일이. ‘즉사(卽事)’에 대한 직역.
주817)
더으고:더하고[加]. ‘-다’형을 기준 삼아 ‘더으다’가 ‘더다’로 바뀜. 유추.
주818)
날로:날마다.
주819)
더루미니라:덜어내는 것이다. 덜-[損]+-움(명사형어미)+-ㅣ니라(어미구조체).
주820)
더니라:덜어내는 것이다. ‘덜-[損]’의 ‘ㄹ’이 ‘ㄴ’ 앞에서 자동 탈락함.
주821)
더로로:더는 것으로. ‘더롬’은 ‘덜-[損]’의 명사형. 모음조화에는 ‘더룸’이 맞음.
주822)
그추믈:그침을. 그치는 것을. 끊는 것을.
주823)
더우로:더함으로. ‘더으-[加]’의 명사형 ‘더움’에 조사 ‘로’의 통합형. ‘더우므로’[←더움+으로]가 모음조화에 맞음.
주824)
일우:이룸을. 이루는 것을. 모음조화에 ‘일우믈’이 맞음.
책목차이전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