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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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각경 약소서(略疏序) [배휴(裵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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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경 약소서(略疏序) [배휴(裵休)]


원각경언해 서:2ㄱ

大方廣圓覺脩多羅了義經略疏序
金紫光祿大夫守中書侍郞尙書門下平章事充集賢殿大學士 裴休 撰
龍沙章江禪院傳法沙門 如山 註序

원각경언해 서:2ㄴ

夫血氣之屬이 必有知고 凡有知者ㅣ 必同體니 所謂眞淨明妙며 虛徹靈通야 卓然而獨存者也ㅣ니

피와 氣分엣 주001)
기분(氣分)엣:
기운을 가진. 기분(氣分)은 현대어의 ‘기운’에 대응되며, 피 즉 혈기(血氣)에 대한 원기(元氣)를 뜻함. ‘-엣’은 처격 ‘에’와 관형격조사 ‘ㅅ’의 통합형.
주002)
류(類):
무리가. 동국정운식 한자음 ‘類’가 ‘ㅣ’로 끝나므로 주격조사(ㅣ)를 따로 쓰지 않음.
반기 아로미 주003)
아로미:
앎이. 아는 것이. ‘알-[知]+ -옴(명사형어미) + 이(주격조사)’로 분석되며, 음절적 원리에 따라 소리나는 대로 연철함.
잇고 믈읫 주004)
믈읫:
무릇[凡]. 일반적으로.
아롬 잇 거시 반기 주005)
반기:
반드시[必]. 15세기 국어에는 이 밖에도 ‘반시, 반개, 모’ 등이 함께 쓰임.
주006)
체(體):
근본이. 모든 법 그 자체가. 體톙+Ø(무형태의 주격조사).
가지니 주007)
가지니:
한가지이니. 같으니[同].
닐온 주008)
닐온:
이른바. 소위(所謂).
眞實며 조며 주009)
조며:
깨끗하며[淨]. 현대어 ‘좋다[好]’는 당시 ‘둏-’였으며 ‘좋-’과는 변별됨.
며 주010)
며:
밝으며. -[明]+-()며. 제1음절 어간 ‘-’이 양성모음이므로 매개모음 ‘/으’ 중 같은 양성 ‘’가 선택됨. 모음조화.
微妙며 虛며 며 주011)
며:
사무치며. 속까지 깊이 미치어 닿으며. 어간은 ‘-’임.
靈며 通야 卓然야 주012)
탁연(卓然)야:
탁연하여. 특별히 뛰어나.
【卓 로 주013)
로:
따로. 유달리. 특별히. 이보다 앞선 문헌에는 ‘로’가 일반적임.
난 이라】
오 주014)
오:
혼자. 《용비어천가》에는 ‘(38장)’, 그 이후 문헌에는 ‘오’, 《속삼강행실도》에는 ‘호(효22)’, 《번역박통사》에는 ‘호은자(상55)’ 등이 쓰임.
잇 거시니

大方廣圓覺脩多羅了義經略疏序
金紫光祿大夫守中書侍郞尙書門下平章事充集賢殿大學士 裴休 撰
龍沙章江禪院傳法沙門 如山 註序
피와 기운을 가진 무리는 반드시 앎이 있고, 무릇 앎이 있는 것은 반드시 체(體)가 한가지이니, 이른바 진실하며 깨끗하며 밝으며 미묘(微妙)하며 허(虛)하며 사무쳐서 신령(神靈)하며 통하고, 특별히 뛰어나【탁(卓)은 유달리 드러난 모양이라.】 혼자 있는 것이니

【종밀주석】 是衆生之本源故로 曰心地오 是諸佛之所得故로 曰

원각경언해 서:3ㄱ

菩提오 交徹融攝故로 曰法界오 寂靜常樂故로 曰涅槃이오 不濁不漏故로 曰淸淨이오 不妄不變故로 曰眞如ㅣ오 離過絶非故로 曰佛性이오 護善遮惡故로 曰摠持오 隱覆含攝故로 曰如來藏이오 超越玄閟故로 曰密嚴國이오

원각경언해 서:3ㄴ

統衆德而大備며 爍群昏而獨照故로 曰圓覺이니 其實은 皆一心也ㅣ라

주015)
이:
이것이.
衆生 주016)
중생(衆生):
중생. 제도(濟渡)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 모든 생명체.
根源일 주017)
근원(根源)일:
근원이므로. 본바탕이므로. 각자병서 폐지로 이 책부터 ‘-ㄹ⇒-ㄹ’로 적음.
닐오 주018)
닐오:
이르되. 말하되. 동사 어간 ‘니-[謂]’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닐ㅇ-’로 선택됨. 현재는 활용 양상이 바뀌어 ‘일ㄹ-’이 선택됨.
心地오 주019)
심지(心地)오:
심지이고. 심지요. ‘심지’는 마음의 본바탕. 또는 마음밭.
이 諸佛ㅅ 得샨 주020)
득(得)샨:
득하신. 얻은. ‘신’이 아니라 ‘샨’인 것은, 15세기 활용의 특징적 현상으로 꾸밈을 받는 ‘것’이 ‘得시-’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대상활용의 ‘-오/우-’가 삽입된 결과임. 得시-+-오-+-ㄴ⇒ 得샨.
거실 닐오 菩提 주021)
보리(菩提):
보리. 보리[<보디. bodhi]는 번뇌를 끊고 얻은 깨달음의 경지. 15세기말에 이미 ‘菩提(보뎨)〉보리’로 국어화함(육조,상19).
서르 주022)
서르:
서로. ‘날로, 일로’ 등 ‘로’로 끝나는 부사 일반형에 유추됨. 모음의 계열이 ‘음-음’에서 ‘음-양’으로 바뀌었으므로 ‘이화’, 청각인상은 ‘강화’됨.
며 노가 자펴실 주023)
자펴실:
잡히었으므로. 기본형 ‘자피다’는 ‘잡-+-히-’로 결합한 파생어인데, 피동사·사동사 2가지로 기능함. 여기서는 피동사.
닐오 法界 주024)
법계(法界):
법계. ‘법계’는 ① 세계 또는 우주 전체, ② 진리 자체인 진여(眞如). 여기서는 ②의 뜻.
寂靜 주025)
적정(寂靜):
아주 고요함. 번뇌를 끊어 고통을 멸한 해탈 열반의 경지.
며 常樂 주026)
상락(常樂):
상락하므로. 항상 즐거우므로.
닐오 涅槃 주027)
열반(涅槃):
탐(貪)·진(瞋)·치(痴)의 3독심(毒心)을 끊고, 깨달음을 얻어서 기쁨과 즐거움만 가득한 해탈의 경지.
이오 흐리디 아니며 디 주028)
디:
새지[漏]. 새나가지. ‘··다[漏]-다[酸]’는 성조(거-평)로 변별되는 최소대립어. ‘날이 새다[曙]’는 ‘:새·다’였음.
아니 닐오 淸淨이오 거츠디 주029)
거츠디:
허황하지. 허망하지. 어간 ‘거츨-’이 자음어미 ‘-디’ 앞에서 ‘-ㄹ’이 자동 탈락함.
아니며 變티 아니 닐오 眞如ㅣ오 허믈 주030)
허믈:
허물. 근대국어 시기에 ‘허물’로 원순모음화함. 양순음 ‘ㅁ’의 영향으로 평순모음 ‘ㅡ>ㅜ’로 원순모음화한 것으로, 자음에 의해 모음이 동화한 경우. 인접순행동화.
여희며 외욤 주031)
외욤:
그름. 잘못됨. 기본형은 ‘외다[非]’.
그츨 주032)
그츨:
그치므로. 끊으므로.
닐오 佛性이오 善을 간슈코 주033)
간슈코:
간수하고. 간직하고. 보호(保護)하고.
惡 마 닐오 摠持오 그기 주034)
그기:
그윽이.
두프며 주035)
두프며:
덮으며. 기본형은 ‘둪다’. 《구급방언해》(1466)부터 ‘덮다’가 보이기 시작함.
머구머 주036)
머구머:
머금어. 받아 지녀.
자바실 닐오 如來藏 주037)
여래장(如來藏):
여래와 같은 불성과 덕이 중생에게 갖추어져 있음.
이오 기픈  건널 주038)
건널:
건너므로. 건너뛰므로. ‘걷너다’형도 있고, 동의어로 ‘걷나다~건나다’형도 공존함.
닐오 密嚴國이오 주039)
한:
많은. 여러.
德을 모도아 주040)
모도아:
모아.
주041)
키:
크게. 크-+-이(부사파생접사). 파생명사는 접미사로 ‘-의’가 쓰여 ‘킈’.
며 주042)
며:
갖추며[具.備]. 갖추어지며.
어드우믈 주043)
어드우믈:
어둠을.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어두믈’로 적음. 명사형어미가 ‘-옴/움’인 것도 현재와 다름.

원각경언해 서:4ㄱ

주044)
야:
쬐어. 쪼여. 비춰. 한자 ‘삭(爍)’은 ‘빛나다, 녹이다, 태우다’는 뜻을 가짐. ‘- + -아’가 ‘야’로 됨은 당대에 ‘ㅚ’가 단모음이 아니라 하강이중모음 [oj]였다는 증거임.
오 비췰 닐오 圓覺이니 그 實은 다  미라

이것이 중생의 근원이므로 심지(心地)라 말하고, 이것이 모든 부처의 득하신 것이므로 ‘보리[菩提]’라 말하고, 서로 사무치며 녹아 잡히어 있으므로 법계(法界)라 말하고, 적정(寂靜)하며 항상 즐거우므로 열반(涅槃)이라 말하고, 흐리지 아니하며 새나가지 아니하므로 청정(淸淨)이라 말하고, 허망하지 아니하며 변하지 아니하므로 진여(眞如)라 말하고, 허물을 여의며 그름을 끊으므로 불성(佛性)이라 말하고, 선(善)을 간수하고 악(惡)을 막으므로 총지(摠持)라 말하고, 그윽이 덮으며 머금어 잡고 있으므로 여래장(如來藏)이라 말하고, 깊은 데를 건너뛰므로 밀엄국(密嚴國)이라 말하고, 많은 덕을 모아 크게 갖추며 많은 어두움을 쪼여 혼자 비치므로 원각(圓覺)이라 말하니. 그 실제는 모두 한 마음[心]이다.

【종밀주석】 背之면 則凡이오 順之면 則聖이며 迷之면 則生死ㅣ 始고 悟之면 則輪廻ㅣ 息니라

背叛면 주045)
배반(背叛)면:
등지고 돌아서면. 거스르면.
凡夫ㅣ오 주046)
범부(凡夫)ㅣ오:
범부이고. 번뇌에 얽매여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 聖人(성인).
順면 聖人이며 모면 生死ㅣ 비릇고 주047)
비릇고:
비롯되고. 시작되고.
알면 輪廻ㅣ 주048)
윤회(輪廻)ㅣ:
윤회가. ‘윤회’는 생명이 있는 것, 즉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고 하는 사상. 물이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가 비가 되는 것과 같다.
긋니라 주049)
긋니라:
그치느니라. 기본형은 ‘긏다’.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ㅊ’과 같은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쓴 것임.

등지고 돌아서면 범부(凡夫)이고 이를 따르면 성인(聖人)이며, 모르면 생사가 시작되고 알면 윤회(輪廻)가 그치느니라.

【종밀주석】 親而求之면 則止觀定慧오 推而廣之면 則六度萬行이니 引而爲智然後에 爲正智고 依而爲因然後에 爲正因니 其實은 皆一法也ㅣ라

원각경언해 서:4ㄴ

갓가이 주050)
갓가이:
가까이.
求면 止觀定慧오 주051)
지관정혜(止觀定慧)오:
지관(止觀)과 정혜(定慧)이고.
주052)
지(止):
마음이 한 경지에 안주하여 동요가 전혀 없이 안정된 상태.
주053)
정(定):
적정(寂靜)한 상태에 들어 진리를 체득하는 것으로 선정(禪定)과 같은 뜻.
의 다 일후미오 주054)
일후미오:
이름이고. 이름이요. ‘일홈’도 함께 쓰임.
주055)
관(觀):
선정에 들어 지혜로써 진리와 실상(實相)을 제대로 보는 것.
 慧의 다 일후미라  처 주056)
처:
처음.
닷고 주057)
닷고:
닦음을. -[修]+-옴+→닷고. 제1음절 어간 모음이 양성(ㅏ)이므로 명사형어미는 ‘옴/움’ 중에서 ‘옴’이, 다시 목적격조사 ‘/을’ 중에서 ‘’이 선택됨. 모음조화.
닐오 止觀이오 매 주058)
매:
마지막에. 마침내.
일우믈 주059)
일우믈:
이룸을.
닐오 定慧라 주060)
인(因):
원인. 결과를 일으키는 근거.
이 正과 助왜 잇니 이 正 닷고밀 주061)
닷고밀:
닦음이므로. 닦는 것이므로.
닐오 親이라】
미러 주062)
미러:
미루어[推].
너피면 주063)
너피면:
넓히면. 어간 ‘너피-’는 ‘넙-[廣]’에 사동접사 ‘-히-’의 결합. 축약(유기음화).
六度 주064)
육도(六度):
보살이 열반에 이르기까지 수행해야 할 6가지 조목. ① 보시(布施):널리 자비를 베푸는 행위, ② 지계(持戒):재가(在家)·출가(出家)·소승·대승 등의 일체 계행(戒行), ③ 인욕(忍辱):모욕과 번뇌를 참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음, ④ 정진(精進):항상 수양에 힘쓰며 게으르지 않음, ⑤ 선정(禪定):마음을 고요하게 통일하는 것, ⑥ 지혜(智慧):사악한 지혜와 나쁜 소견을 버리고 참지혜를 얻는 것.
萬行 주065)
만행(萬行):
수행자가 지켜야 할 일체의 행동.
이니 주066)
혀:
이끌어. 이보다 앞선 문헌에서는 ‘’가 일반적이며 간혹 ‘혀’로도 씀.
주067)
지(智):
모든 사리(事理)의 옳고 그름과 사정(邪正)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사 後에 주068)
후(後)에:
후에야. …한 뒤에야 비로소.
正智외오 브터 因 사 後에 正因이 외니 그 實은 다  法이라

가까이 구하면 지관(止觀)·정혜(定慧)이고,【지(止)는 정(定)의 다른 이름이고, 관(觀)은 혜(慧)의 다른 이름이다. 또 처음 닦음을 말하되 지관(止觀)이라 하고, 마지막에 이룸을 정혜(定慧)라 한다. 인(因)에는 정(正)과 조(助)가 있나니, 이것은 정(正)한 닦음이므로 친(親)이라고 말한다.】 미루어 넓히면 육도(六度) 만행(萬行)이니 이를 이끌어 지혜를 삼은 후에야 비로소 바른 지혜[正智]가 되고, 의지하여 원인을 삼은 후에야 바른 원인[正因]이 되나니, 그것이 실은 모두 한 법(法)이다.

【종밀주석】 終日圓覺而未嘗圓覺者 凡夫也ㅣ오 欲證圓覺而未極圓覺者 菩薩也ㅣ오 具足

원각경언해 서:5ㄱ

圓覺而住持圓覺者 如來也ㅣ시니

終日록 주069)
종일(終日)록:
종일토록. 날이 다하도록. ‘-록/도록’은 한도를 나타내는 어미.
圓覺호 주070)
원각(圓覺)호:
원만하게 깨닫되. 부처의 원만한 깨달음을 갖되.
간도 주071)
간도:
잠깐동안도.
圓覺 몯 닌 주072)
닌:
하는 사람은. -[爲]+--(현재시제)+-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ㄴ(보조사).
凡夫ㅣ오 圓覺 證코져 주073)
증(證)코져:
증명코자. 증거하고자. 믿음과 수행한 공(功)이 나타나 진리에 부합하고자.
호 圓覺 至極히 몯 닌 菩薩 주074)
보살(菩薩):
성불하기 위해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이오 圓覺이 자 圓覺애 住持시닌 주075)
주지(住持)시닌:
주지하시는 이는. 머물러 가지시는 사람은.
如來ㅣ시니 【住持 便安히 住야 주076)
주(住)야:
변화가 없이 한 경지에 머물러.
가져 이실시라】

날이 다하도록 부처의 원만한 깨달음을 갖되, 잠깐도 원각(圓覺)을 못한 사람은 범부(凡夫)이고, 원각(圓覺)을 증명하고자 하되 원각을 지극히 하지는 못하는 사람은 보살(菩薩)이고, 원각(圓覺)이 갖추어져 원각에 주지(住持)하시는 사람은 여래(如來)이시니【주지(住持)는 편안히 머물러 가지고 있는 것이라.】

【종밀주석】 離圓覺면 無六道고 捨圓覺면 無三乘고

원각경언해 서:5ㄴ

非圓覺이면 無如來시고 泯圓覺면 無眞法니 其實은 皆一道也ㅣ라

圓覺 여희면 주077)
여희면:
여의면. 떠나면[離]. ‘여다’형도 있음. ‘여위다/여외다’는 ‘마르다[瘦.수]’는 뜻.
六道 주078)
육도(六道):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지 못한 중생들이 윤회전생(輪廻轉生)하게 되는 여섯 세계.
업고 圓覺 리면 주079)
리면:
버리면. ‘버리다’는 ‘벌이다[設], 벌리다[開]’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냄.
三乘 주080)
삼승(三乘):
중생을 열반에 이르게 하는 3가지 교법. ①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이를 관조하여 해탈을 얻음[성문승], ② 스승에게 의지하지 않고 이치를 관조하여 깨달음[연각승], ③ 보살이 육바라밀 법문에 의해 스스로 해탈하고 남까지 해탈시켜 성불함[보살승].
업고 주081)
업고:
없고. 명사 ‘값’은 음절말자음 ‘’을 그대로 씀. 값 기드리니(법화2:187).
圓覺 아니면 如來 업스시고 圓覺 업스면 眞實ㅅ 주082)
진실(眞實)ㅅ:
진실한. 참된.
法 업스니 그 實은 다  道ㅣ라

원각(圓覺)을 떠나면 육도(六道)가 없고, 원각을 버리면 삼승(三乘)이 없고, 원각(圓覺)이 아니면 여래(如來)가 없으시고, 원각이 없으면 진실한 법(法)이 없으니, 그 실제로는 모두 하나의 도(道)이다.

【종밀주석】 三世諸佛之所證이 盖證此也ㅣ시며 如來ㅣ 爲一大事샤 出現이 盖爲此也ㅣ시며 三藏十二部一切脩多羅ㅣ 盖銓此也ㅣ시니라

三世 주083)
삼세(三世):
과거·현재·미래.

원각경언해 서:6ㄱ

諸佛ㅅ 證샤미 주084)
증(證)샤미:
증명하심이. 증거하심이.
이 證시며 如來ㅣ  큰 이 爲샤 주085)
나:
나서. 태어나서.
現샤미 주086)
현(現)샤미:
나타나심이. 한자어 ‘出現(출현)’을 ‘나 現다’고 번역함.
이 爲시며【法華애 니샤 주087)
니샤:
이르시되. 말씀하시기를.
諸佛이 오직  큰 잀 因緣 젼로 주088)
젼로:
때문에. 까닭으로.
世間 주089)
세간(世間):
중생심의 세계. 중생들이 사는 이 세상.
애 나 現시니라 시니라】
三藏 十二部 주090)
삼장 십이부(三藏十二部):
‘삼장’은 경(經)·율(律)·논(論)의 세 불경을 총칭하는 말. 석가의 가르침을 경(經), 석가가 가르친 윤리·도덕적인 실천규범을 율(律), 석가의 가르침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철학 체계를 논(論)이라 하며, 장(藏)은 이들을 담고 있는 광주리로 대장경(大藏經)을 말함. ‘십이부’는 석가모니의 교설을 그 성질과 형식에 따라 구분하여 12부로 분류하여 놓은 불교 경전.
一切 脩多羅 주091)
수다라(脩多羅):
범어 수트라(sutra)의 한자 음역어. 석가모니 자신의 주요 설법을 적은 문헌. 경(經).
ㅣ 이 니시니라

과거·현재·미래 모든 부처의 증명하심이 이것[원각]을 증명하시며, 여래가 한 가지 큰 일을 위해 출현하신 것이 이것을 위한 것이며【법화경(法華經)에 이르시되, 모든 부처는 오직 한 가지 큰 일 때문에 세간(世間)에 출현하신 것이라 하셨느니라.】 삼장 십이부의 온갖 경(經)이 이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종밀주석】 然이나 如來ㅣ 垂敎샤 指法이 有顯密시며 立義ㅣ 有廣略시며 乘時ㅣ 有先後시며 當機ㅣ 有深淺시니

원각경언해 서:6ㄴ

그러나 如來ㅣ 쵸 주092)
쵸:
가르침을. 치-[敎]+-옴(명사형어미)+(목적격).
드리우샤 주093)
드리우샤:
드리우시되. 베풀어 전하시되.
주094)
법(法):
‘다르마(dharma)’의 번역으로 본래는 어떤 사물의 형태를 의미하며, 그 사물을 다른 어떤 사물이 아닌 고유한 것으로 유지시켜 주는 힘. 불교의 ‘다르마’는 다의적인 의미와 용법을 지니고 있어 고정적인 단어로 확정해 말하는 것은 경솔한 단정이 되기 쉬움. 의미가 다양하나, 여기서는 교법(敎法), 정법(正法), 묘법(妙法) 등 불법(佛法).
치샤미 주095)
치샤미:
가리키심이. 중세어 ‘치다’는 ‘가르치다[敎]·가리키다[指]’ 두 뜻을 모두 가짐.
번득홈과 주096)
번득홈과:
분명함과. 뚜렷함과.
秘密호미 주097)
비밀(秘密)호미:
비밀함이. 비밀스러움이.
겨시며 주098)
의(義):
도리(道理). 의의(意義). 여러 가지 차별(구분)의 상태 등.
셰샤미 주099)
셰샤미:
세우심이. 어간 ‘셰-’는 ‘셔-[立]’에 사동접사 ‘-ㅣ-’가 결합한 파생어.
너붐과 주100)
너붐과:
넓음과. 기본형은 ‘넙다’이며 ‘너붐’은 이것의 명사형. 근대국어 시기에 어간말에 ‘ㄹ’이 첨가됨.
져고미 주101)
져고미:
적음이. 간략함이.
겨시며 時節 샤미 주102)
샤미:
타심이. 살펴 얻음이.
先後ㅣ 겨시며 當 주103)
기(機):
석가의 가르침에 접하여 발동되는 수행자의 정신적 능력. 중생의 종교적 소질·역량·기근(機根) 등.
기품과 주104)
기품과:
깊음과. ‘기품’은 형용사 ‘깊-’의 명사형.
녀투미 주105)
녀투미:
얕음이. ‘녀툼’은 형용사 어간 ‘녙-[淺.천]’에 명사형어미 ‘-움’의 통합형.
겨시니

그러나 여래(如來)는 가르침을 드리우시되, 법(法)을 가리키심이 분명함과 비밀스러움이 있으시며, 의(義)를 세우심에 넓음과 간략함이 있으시며, 때를 타심에 선후가 있으시며, 당한 기(機)가 깊음과 얕음이 있으시니

【종밀주석】 非上根圓覺智면 其孰能大通之리오 故로 如來ㅣ 於光明藏애 與十二大士와로 密說而顯演샤 潛通而廣被샤 以印定其法샤 爲一切經之宗也시니라

上根 주106)
상근(上根):
교법을 듣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기류(機類).
圓 주107)
원(圓):
원만한. 온전한.
智 아니면 주108)
뉘:
누가. 누[誰]+ㅣ(주격).
能히 주109)
키:
크게. 크-[大]+-이(부사파생접사).
通리오 그럴 如來ㅣ 光明藏 주110)
광명장(光明藏):
광명진언경(光明眞言經).
애 十二 大士와로 秘密히 니시며 주111)
니시며:
이르시며. 말씀하시며.
顯히 주112)
현(顯)히:
뚜렷이.
펴샤 그기 주113)
그기:
그윽이. 잘 드러나지 않게.

원각경언해 서:7ㄱ

通시며 너비 주114)
너비:
널리.
니피샤 주115)
니피샤:
입히시어. 어간 ‘니피-’는 닙-[被]+-히-(사동접사).
그 法을 印定샤 주116)
인정(印定)샤:
인가 결정하시어. 사승(師僧)이 제자가 도를 깨우쳤음을 인정해 증명해 주시어.
一切 經엣 으믈 주117)
으믈:
으뜸을. 마루[宗]를. 현대어로는 부사어로 푸는 것이 자연스러움. 으뜸으로. ‘읏듬’형이 더 자주 쓰임.
사시니라

높은 근기(根機)의 원만한 지혜가 아니면 누가 능히 크게 통하리요. 그러므로 여래(如來)는, 광명진언경(光明眞言經)에서 12 대사(大士)들과 비밀히 말씀하시며 뚜렷이 펴시고, 그윽이 통하시며 널리 입히시고 그 법(法)을 인정(印定)하시어 일체의 경(經) 가운데서 으뜸으로 삼으신 것이다.

【종밀주석】 圭峯禪師ㅣ 得法於荷澤嫡孫南印上足道圓和尙야 一日에 隨衆僧야 齋于州民任灌의 家더니 居下位야 以次로

원각경언해 서:7ㄴ

受經제 遇圓覺了義야 卷未終軸야셔 感悟流涕고 歸야 以所悟로 告其師대 師ㅣ撫之曰호 汝ㅣ 當大弘圓頓之敎리로다 此經은 諸佛이 授汝耳샷다

圭峯禪師 주118)
규봉선사(圭峯禪師):
당나라 고승. 평생 선·교(禪敎) 일치를 표방하였음.
ㅣ 荷澤 嫡孫 南印 上足 道圓和尙 法을 得야【荷澤 주119)
뎘:
절의.
일후미니 六祖ㅅ 弟子 神會禪師ㅣ 사더니라 주120)
사더니라:
살았더니라. ‘-더니라’는 과거의 일을 회상하여 일러줄 때 쓰는 어미구조체.
嫡孫 正室엣 孫子ㅣ라 南印 惟忠禪師ㅣ니 神會ㅅ 弟子 法如의 주121)
인(印):
구체적인 표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인계(印契)·밀인(密印)·수인(手印)이라고도 함.
 傳니 南宗 六祖셔 날 南印이라 니라 上足 주122)
상족(上足):
법을 이은 제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
 法 니 弟子ㅣ라 道圓 南印 門人이

원각경언해 서:8ㄱ

라】
一日에 衆僧을 조차 주123)
조차:
좇아. 따라.
州民 任灌의 지븨 주124)
지븨:
집에서. ‘, 우ㅎ, 녁, 밑, 곁, ’ 등은 처격조사로 ‘의’를 취함.
齋더니 주125)
재(齋)더니:
재를 지내더니. ‘재’는 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
아랫 位예 이셔 次第로 주126)
차제(次第)로:
차례로. ‘뎨〉차례’로 국어화함.
經을 바 제 圓覺了義 맛나 주127)
맛나:
만나. 어원상 ‘맞-[迎]+나-[出]’이나 당시에 이미 ‘맛나-[逢]’의 뜻으로 쓰였으며, 16세기에는 ‘만나-[逢]’로도 적음.
卷ㅅ 軸을 디 주128)
디:
마치지. 기본형은 ‘다’이며, 8종성법에 따라 ‘ㅊ’과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씀.
몯야셔 아로 주129)
아로:
앎을. 깨달음을.
感動야 믈 주130)
믈:
눈물. ‘믈〉물’은 ‘ㅡ’ 모음이 인접한 순음성 자음 ‘ㅁ’의 영향으로 순행동화한 결과임.
흘리고 도라와 아론 주131)
아론:
안[悟]. 깨달은. 알-+-오-+-ㄴ. 이때의 ‘-오-’는 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
고로 주132)
고로:
것으로. ‘곧’은 처소(處所)와 의존명사 ‘바, 것’의 의미로 쓰임.
스 니른대 주133)
니른대:
말한즉. ‘-ㄴ대’는 설명이나 원인을 나타내는 ‘-ㄴ즉’에 대응되는 어미.
스이 慰勞야 닐오 네 반기 圓頓敎 주134)
원돈교(圓頓敎):
원돈교. 원만하면서 단박에 깨우치는 교법(敎法).
 키 너피리로다 주135)
너피리로다:
넓힐 것이로다.
이 經은 諸佛이 너를 심기샷다 주136)
심기샷다:
심기셨구나. 원문 ‘授’를 고려하여 ‘내리셨구나’로 풂. 동사 ‘심기시다’에 감동법 선어말 ‘-옷-’이 붙어 부정법을 만들고 있으므로 과거시제로 해석함.

규봉선사(圭峯禪師)가 하택(荷澤)의 적손(嫡孫)인 남인(南人) 수제자 도원화상(道圓和尙)에게서 법(法)을 득하여【하택(荷澤)은 절 이름이니 육조(六祖)의 제자 신회선사(神會禪師)가 살았더니라. 적손(嫡孫)은 정실에게서 난 손자라. 남인(南印)은 유충선사(惟忠禪師)이니, 신회의 제자 법여(法如)의 인(印)을 전하니. 남종(南宗) 육조께서 나므로 남인(南印)이라고 한 것이다. 상족(上足)은 법을 이은 제자라. 도원(道圓)은 남인(南印)의 문인이다.】 하루는 뭇 스님을 따라 주의 백성 임권(任灌)의 집에서 재(齋)를 올리더니,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차례로 경(經)을 받을 적에 원각요의경(圓覺了義經)을 만나 책의 권의 두루마리를 마치지 않아서 깨달음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고, 돌아와 깨달은 바를 스승께 말한즉 스승이 어루만져 치사하며 말하기를 ‘네가 반드시 원돈(圓頓)의 가르침을 크게 넓힐 것이로다. 모든 부처님이 이 경(經)을 너에게 내리셨구나.’ 하셨다.

【종밀주석】 禪師ㅣ 旣佩南宗密印야 受圓覺懸記고 於是예 閱大藏經律며 通唯識起信等論야 然後에 頓轡於華嚴法界며 宴坐於圓覺妙場야 究一雨之所霑며 窮五敎之殊

원각경언해 서:8ㄴ

致야

禪師ㅣ 마 주137)
마:
이미. 벌써.
南宗ㅅ 秘密 印을 주138)
차:
차고[佩.패]. 기본형은 ‘-’인데, 모음어미가 뒤에 오면 어간의 ‘丶’가 탈락함.
圓覺 懸記 주139)
현기(懸記):
미리 깨달음의 결과를 예언함.
 受고【懸記 미리 授記시라 주140)
수기(授記)시라:
수기하는 것이다. ‘수기’는 부처가 제자들에게 미래에 부처가 되리라고 예언하는 것.
이 大藏經律 주141)
대장경률(大藏經律):
대장경의 경(經)과 율(律)을.
을 보며 唯識起信等論 주142)
유식기신등론(唯識起信等論):
유식론·기신론 등 여러 논(論).
 通야 그리 주143)
그리:
그렇게 한.
後에 華嚴法界예 주144)
화엄법계(華嚴法界)예:
화엄법계에. 처격조사 ‘예’는 선행 체언이 ‘ㅣ’ 또는 반모음 ‘ㅣ(界곙)’로 끝난 경우에 쓰임.
셕 주145)
셕:
고삐를. ‘셗’은 고삐[轡.비].
머믈우며 주146)
머믈우며:
머물게 하며. 어간 ‘머믈-’에 사동접사 ‘-우-’가 결합한 파생어. 분철함.
圓覺妙場애 주147)
묘장(妙場)애:
묘한 도량에.
便安히 안자  비의 저지샤 주148)
저지샤:
적시어지심을. 스며드심을. 어간 ‘저지-’는 ‘젖-’에 피동접사 ‘-ㅣ-’가 결합한 파생어.
窮究 주149)
궁구(窮究):
깊이 연구함.
며 다 敎 주150)
다 교(敎):
오교(五敎). ① 소승교(小乘敎), ② 시교(始敎), ③ 종교(終敎), ④ 돈교(頓敎), ⑤ 원교(圓敎).
 다 들 窮究야

선사가 이미 남종(南宗)의 비밀한 도장[密印]을 차고 원각(圓覺)할 것이라는 현기(懸記)를 받고【현기(懸記)는 미리 수기(授記)하는 것이다.】 이에 대장경의 경(經)과 율(律)을 보며 유식(唯識)·기신(起信) 등 논(論)을 통하고 그리한 연후에 화엄법계(華嚴法界)에 고삐를 머물게 하며, 원각(圓覺)의 묘한 도량에 편안히 앉아 한 줄기 비가 적시어지심을 궁구하며 다섯 가지 가르침[五敎]의 다른 뜻을 깊이 연구하여

【종밀주석】 乃爲之疏解니 凡大疏三卷 大鈔十三卷 略疏兩卷 小鈔六卷 道場脩證儀一十八卷이 並行於世니

원각경언해 서:9ㄱ

疏解 주151)
소해(疏解):
경(經)·논(論) 등을 쉽게 풀이한 해설서.
니 주152)
니:
만드니. -+-니. 어간 말음 ‘ㄹ’이 비자음 ‘ㄴ’ 위에서 자동 탈락함.
믈읫 大疏 三卷과 大鈔 주153)
대초(大鈔):
아주 중요한 것만 뽑아 기록한 글.
十三卷과 畧疏 주154)
약소(畧疏):
간략하게 해석한 해설서.
兩卷과 小鈔 六卷과 道場脩證儀 一十八卷이 다 世예 行니 주155)
행(行)니:
쓰이나니. 유통되나니.

소해(疏解)를 만드니, 무릇 대소(大疏) 3권과 대초(大鈔) 13권과 약소(畧疏) 2권과 소초(小鈔) 6권과 도량수증의(道場脩證儀) 18권이 모두 세상에 유통되나니

【종밀주석】 其叙敎也ㅣ 圓며 其見法也ㅣ 徹며 其釋義也ㅣ 端如析薪며 其入觀也ㅣ 明若秉燭며 其辭也ㅣ 極於理而已오 不虛騁며 其文也ㅣ扶於敎而已오 不苟節며 不以其所長

원각경언해 서:9ㄴ

으로 病人故로 無排斥之說며 不以其未至로 蓋人故로 無胸臆之論야 蕩蕩然히 實十二部經之眼目이며 三十五祖之骨髓며 生靈之大本이며 三世之達道ㅣ니 後世예 雖有作者ㅣ라도 不能過矣리니

그 敎 펴미 주156)
펴미:
펴는 것이.
두려우며 주157)
두려우며:
원만하며. ‘두렵다’는 [圓], ‘두립다’는 [懼.구]의 뜻.
그 法 보미 며 그  사교미 주158)
사교미:
새김이. 풀이하는 것이.
고다 나모 며 주159)
며:
째듯하며. 쪼개듯하며.
그 觀애 드로미 주160)
드로미:
들어가는 것이. 모음조화에는 ‘드루미’가 맞음.
가 燭 자본 주161)
자본:
잡은. 잡은 바.
며 그 마리 理예 至極 미오 虛히 이디 주162)
이디:
달리지. 16세기 후반부터 ‘리다’형으로 바뀌어 감.
아니며 그 그리 주163)
그리:
그리. 그렇게.
敎 도 주164)
도:
도울[扶].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도’로 적었음. ‘도◦-’형이 우세하며 ‘도오-’형도 공존함. 도아(법화1:14), 도와(원,상1-2:118).
미오 구챠히 주165)
구챠히:
구차하게. ‘구챠’는 한자어 ‘苟且’의 한글 표기.
미디 아니며 그 잘 호로 주166)
호로:
함으로. 하는 것으로써.

원각경언해 서:10ㄱ

 病이 주167)
병(病)이:
병이 되게. 병처럼.
너기디 주168)
너기디:
여기지.
아니 할아논 주169)
할아논:
훼방하는. 비방하는. 기본형은 ‘할아다’.
말 업스며 그 니르디 주170)
니르디:
이르지[至]. 다다르지.
몯호로  둡디 아니 臆度앳 주171)
억도(臆度)앳:
근거없이 억지로 우겨대는.
議論 업서 훤츨히 주172)
훤츨히:
넓고 시원하게. 훤칠히.
實로 十二部經엣 眼目이며 三十五祖 주173)
삼십오조(三十五祖):
서른다섯 분 조사(祖師). ‘조사’는 불교에서 한 종파를 열었거나 그 종파의 법맥을 이은 선승(禪僧).
骨髓 주174)
골수(骨髓):
가장 중심이 되는 것.
【三十五祖 西域 주175)
서역(西域):
중국 서쪽 여러 나라들.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및 인도까지 포함함.
에 迦葉과 阿難과 商那和修와 優波毱多와 提多迦와 彌遮迦와 佛陁難提와 伏陁蜜多와 脇尊者와 富那耶奢와 馬鳴菩薩와 毗羅尊者와 龍樹菩薩와 迦那提婆와 羅睺羅와 僧伽難提와 僧伽耶舍와 鳩摩羅馱와 闍夜多와 婆修盤陀와 摩拏羅와 鶴勒那夜遮와 師子尊者와 舍那婆斯多와 優波掘와 婆

원각경언해 서:10ㄴ

須蜜와 僧伽羅叉와 達磨와 中國에 達磨와 慧可와 僧璨과 道信과 弘忍과 惠能과 神會왜라 주176)
신회(神會)왜라:
신회라. ‘왜-’는 접속조사 ‘와’와 서술격조사 ‘ㅣ-’가 통합된 형태.
生靈 주177)
생령(生靈):
생명.
의 큰 根源이며四生 주178)
사생(四生):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의 생물이 태어나는 4가지 방식.
이 다 靈 주179)
식(識):
대상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을 머구머 이실 닐오 生靈이라】
三世옛  주180)
:
사무친. 통달한.
道ㅣ니 後世예 비록 지리 주181)
지리:
짓는 이가. -[作]+-(으)ㄹ+이[의존명사]+Ø(무형태의 주격조사).
이셔도 能히 더으디 주182)
더으디:
더하지[加].
몯리니

그 가르침을 펴는 것이 원만하며, 그 법(法) 보는 것이 사무치며, 그 뜻을 새기는 것이 곧아 나무 쪼개듯하며, 그 관(觀)에 들어가는 것이 밝아 촛불 잡은 듯하며, 그 말은 이치에 지극할 따름이고 헛되이 달리지 아니하며, 그 글은 가르침을 도와줄 따름이요 구차하게 꾸미지 아니하며, 그 잘 하는 것으로 남을 병되게 여기지 아니하므로, 훼방하는 말이 없으며 그 다다르지 못함으로 남을 덮지 아니하므로 근거 없이 억지로 우겨대는 논(論)이 없어, 넓고 시원하게 실로 12부경의 안목이며, 서른다섯 분 조사(祖師)의 골수(骨髓)이며【35조(祖)는 서역(西域)에 가섭, 아난, 상나화수, 우바국다, 제다가, 미차가, 불타난제, 복타밀다, 협존자, 부나야사, 마명보살, 비라존자, 용수보살, 가나제바, 라후라, 승가난제, 승가야사, 구마라타, 사야다, 바수반타, 마나라, 학륵나야차, 사자존자, 사나바사다, 우바굴, 바수밀, 승가라차, 달마, 그리고 중국(中國)에 달마, 혜가, 승찬, 도신, 홍인, 혜능, 신회이다.】 생령(生靈)의 큰 근원이며【사생(四生)이 다 신령한 식(識)을 머금고 있으므로 생령(生靈)이라 이른다.】 삼세(三世)의 통달한 도(道)이니 후세에 비록 짓는 이가 있어도 〈이보다〉 능히 더하지는 못할 것이니

【종밀주석】 其四依之一乎디 或淨土之親聞乎디 何盡其義味ㅣ 如此也오 或曰 道無形야 視者ㅣ 莫能覩며 道無方야 行

원각경언해 서:11ㄱ

者ㅣ莫能至니 況文字乎ㅣ여 在性之而已니 豈區區數萬言으로 而可詮之哉리오

四依옛 주183)
사의(四依)옛:
4가지 의지해야 할 것의.
나힌디 주184)
나힌디:
하나인 것인지. ‘-ㄴ디’는 ‘이다’나 모음으로 끝나는 형용사의 어간에 붙어, 막연한 의문이나 감탄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四依 法을 븓고 주185)
븓고:
의지하고. ‘븥고’의 8종성가족용 표기.
사 븓디 아니며 義 븓고 마 븓디 아니며 智 븓고 識을 븓디 아니며 了義 주186)
요의(了義):
불법(佛法)의 이치를 분명히 말하여 나타낸 것.
 븓고 不了義 븓디 아니시라  唐애셔 生과 肇와 融과 叡와 네 法師 주187)
법사(法師):
설법자. 포교사.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는 사람. 항상 청정하게 수행하고 설법하면서 세상의 귀감이 되어 중생을 이끄는 스님.
 四依라 니라】
시혹 주188)
시혹:
혹은. 한자어 ‘時或’의 한글 표기.
淨土애 親히 드른디 주189)
드른디:
들은 것인지.
엇뎨 그 義와 마 다오미 주190)
다오미:
다함이. ‘다-[盡]+-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다오미’. ‘다다〉다하다’는 기준형 ‘-다’형에 유추된 결과임.
거뇨 주191)
거뇨:
같은가.
或이 닐오 道ㅣ 얼굴 주192)
얼굴:
형체(形體). 실체. 근대국어 시기에 ‘안면, 낯’의 의미로 축소됨.
업서 보리 주193)
보리:
보는 이가.
能히 보디 몯며 道ㅣ 方所 주194)
방소(方所):
방위. 처소. 갈곳.
업서 行리 能히 니르디 몯니 며 文字ㅣ녀 주195)
문자(文字)ㅣ녀:
문자이겠는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性에 이실 미니 엇뎨 區區 數萬 말로【區區 져근 이라】

원각경언해 서:11ㄴ

주196)
어루:
가히. 넉넉히.
니리오 주197)
니리오:
이르리오. 말할 수 있겠는가. 일종의 수사의문문으로 ‘문자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표현임.

그 사의(四依)의 하나인 것인지【사의(四依)는 법(法)에 의지하고 사람을 의지하지는 아니하며, 의(義)에 의지하고 말에는 의지하지 아니하며, 지(智)에 의지하고 식(識)에는 의지하지 아니하며, 요의(了義)에 의지하고 불료의(不了義)에는 의지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또 당나라에서는 생(生)·조(肇)·융(融)·예(叡)의 네 분의 법사(法師)를 사의(四依)라고 하니라.】 혹은 정토(淨土)에서 〈여래의 말씀을〉 친히 들은 것인지, 어찌 그 의(義)와 맛을 다함이 이와 같은가? 혹자는 말하기를, 도(道)는 형체가 없어 보는 이가 능히 보지 못하며, 도(道)는 방위가 없어 가는 이가 능히 다다르지 못하나니, 하물며 문자야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것은〉 성품에 있을 따름이니, 어찌 구구한 수만 마디 말로【구구(區區)는 자잘한 모양이라.】 가히 말할 수 있겠는가?

【종밀주석】 對曰噫라 是不足以語道也ㅣ로다 前에 不云乎아 統衆德而大備며 爍群昏而獨照者ㅣ 圓覺也ㅣ라 니 盖圓覺은 能出一切法고 一切法이 未嘗離圓覺…傳于中國者니 五千餘卷이니 其所詮者 何也오 戒定慧…圓覺而已리니 圓覺이 一法이로 張萬行而求之者 何오 衆生之根器ㅣ

원각경언해 서:12ㄱ

異也니라

對答야 닐오 噫라【噫 애와텨 주198)
애와텨:
애타 하여. 슬프게 여겨. 애와티-+-어. 慨 애와틸씨라(월,서15)
 소리라】
이 足히 道 니디 몯리로다 알 주199)
알:
앞에. 앞에서. 앒+(처소의 부사격조사).
아니 니녀 주200)
니녀:
일렀느냐. 말했느냐.
한 德을 모도아 주201)
모도아:
모아. 어간 ‘모도-’는 ‘몯-[集]’에 사동접사 ‘-오-’가 결합한 파생어.
주202)
키:
크게. 파생부사. 파생명사는 ‘킈’.
며 주203)
며:
갖추며.
한 어드우믈 야 주204)
야:
쪼여. 비추어.
오 주205)
오:
혼자. 홀로.
비취 주206)
비취:
비치는. ‘비취-’는 자·타 양용동사. 여기서는 ‘자동사’로 쓰임.
거시 圓覺이라 니 圓覺은 能히 一切法을 내오 一切法이 간도 圓覺 여희디 주207)
여희디:
여의지[離]. 떠나지.
아니니 이제 經律論 三藏ㅅ 그리 中國에 傳니 주208)
전(傳)니:
전한 것이. 傳-+-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Ø(형태없는 주격조사).
五千餘卷이니 그 닐온 주209)
닐온:
이른. 말한바.
거슨 므스고 주210)
므스고:
무엇인고. 의문대명사 ‘므스’ 때문에 보조사 ‘고’가 붙음.
戒定慧 미니라 戒定慧 주211)
계정혜(戒定慧):
계(戒)는 율(律) 가운데 제정되어 있는 각각의 조목. 정(定)은 적정한 상태에 들어 진리를 체득하는 것으로 선정(禪定)과 같음. 혜(慧)는 진리를 깨닫는 지혜.
 닷가 求논 거슨 므스고 圓覺 미니라 주212)
미니라:
뿐이니라. 따름이니라.
圓覺이  法이로 萬行 주213)
만행(萬行):
구도자가 수업할 모든 행동.
 펴 求샤 엇뎨오 주214)
엇뎨오:
어째서인가?
衆生 根器 주215)
근기(根器):
근성(根性)의 기류(器類). 즉 사람의 인적 특성에 따른 분류. ‘器킝’에 형태 없는 주격조사가 쓰였으므로 ‘根器가’로 풀이함.
다니라 주216)
다니라:
다르기 때문이니라.

대답하여 말하기를, 희(噫)라【희(噫)는 애타 하는 소리라.】 이것은 족히 도(道)를 말하지 못할 것이로다. 앞에 말하지 않았느냐? 많은 덕(德)을 모아 크게 갖추며 많은 어둠을 쪼여(=비추어) 혼자 비치는 것이 원각(圓覺)이라고 하였으니, 원각(圓覺)은 능히 온갖 법(法)을 내고, 온갖 법(法)이 잠깐 동안도 원각을 떠나지 아니하니, 이제 경·율·론(經律論) 삼장의 글이 중국에 전하는 것이 5천 여 권이니, 그 말한 것은 무엇인고? 계·정·혜(戒定慧)일 뿐인 것이다. 계·정·혜(戒定慧)를 닦아서 구하는 것은 무엇인고? 원각(圓覺)일 뿐이니라. 원각(圓覺)은 하나의 법(法)이로되 만행(萬行)을 펴 구하심은 어째서인고? 중생의 근기(根器)가 다르기 때문이니라.

【종밀주석】 然則大藏이 皆圓覺之經이오 此疏

원각경언해 서:12ㄴ

乃大藏之疏也ㅣ니

그러면 大藏 주217)
대장(大藏):
대장경. 불교 경전(經典)의 총서(叢書). 일체경(一切經), 삼장경(三藏經) 또는 장경(藏經) 등으로 약칭함. 석가의 설법을 기록한 경장(經藏), 교단(敎團)의 계율 및 그것을 해설한 율장(律藏), 경(經)의 주석 문헌(注釋文獻)인 논장(論藏)을 집대성한 불교의 대경전임. 후대에는 석가뿐 아니라 그 제자를 비롯해 인도·중국 등지의 모든 조사(祖師)·고승(高僧)들이 남긴 저서나 문헌들도 이에 포함시킴.
이 다 圓覺經 주218)
원각경(圓覺經):
부처의 원만한 깨달음을 보인 경(經).
이오 이 疏 大藏ㅅ 疏ㅣ니

그러면 대장경(大藏經)이 모두 부처의 원만한 깨달음을 보인 경(經)이요, 이 소(疏)는 대장경의 소(疏)이니

【종밀주석】 羅五千軸之文야셔 而以數卷之疏로 通之호미 豈不至簡哉리오 何言其繁也오

五千 주219)
축(軸):
둘둘 말도록 되어 있는 물건의 가운데 끼는 막대. 종이를 세는 단위의 하나. 두루마리 하나.
ㅅ 그를 버려셔 주220)
버려셔:
벌여서. 나열해서. 기본형은 ‘버리다’. ‘리다’는 버리다[棄]는 뜻.
數卷 疏로 通호미 엇뎨 至極이 젹디 아니리오 엇뎨 하다 주221)
하다:
많다. 번잡하다고. ‘다’는 ‘하다[爲]’는 뜻임.
니뇨 주222)
니뇨:
말하느뇨. 말하는가.

5천 두루마리의 글을 나열해서 수권의 소(疏)로써 통하는 것이 어찌 지극히 적지 아니하리오? 어찌 많다고 말하느뇨?

【종밀주석】 及其斷言語之道며 息思想之心며 忘能所며 滅影像 然後에 爲得也ㅣ니 固不在詮表耳니라

원각경언해 서:13ㄱ

말 길히 주223)
말 길히:
말길이.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도가.
그츠며 주224)
그츠며:
그치며. 끊어지며.
논 주225)
논:
생각하는. ‘다’는 [思]의 뜻.
미 업스며 주226)
능(能):
능동으로 인식하는 주체. 주관.
주227)
소(所):
피동으로 인식되는 대상. 객관.
 니즈며 그리멧 주228)
그리멧:
그림자의. 고려어 방언에 ‘그리매’가 있었음. 蠷螋(구수) 影亇伊汝乙伊[*그리마ㅣ너흐리](향약구급방.13세기)
像이 업수메 주229)
업수메:
없음에. ‘업숨’은 ‘없-’에 명사형어미 ‘-움’의 통합형.
미츤 주230)
미츤:
미친. 다다른.
後에 주231)
후(後)에:
후에야 비로소.
得니 本來 닐어 주232)
닐어:
일러. 말하여.
나토매 주233)
나토매:
나타냄에.
잇디 아니니라

말길이 끊어지며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며, 능(能)과 소(所)를 잊으며 그림자의 상(像)이 없음에 미친 후에야 비로소 득(得)하니, 본래 말하여 나타냄에 있지 아니하니라.

【종밀주석】 嗚呼ㅣ라 生靈之所以往來者ㅣ 六道也ㅣ니 鬼神은 沈幽愁之苦고 鳥獸 懷獝狘之悲고 修羅 方瞋고 諸天은 正樂니 可以整心慮야 趣菩提 唯人道ㅣ 爲能耳니 人而不爲면 吾末如之何也已矣로다

원각경언해 서:13ㄴ

嗚呼 주234)
오호(嗚呼):
슬프거나 탄식할 때 내는 소리.
ㅣ라 【嗚呼 애와티 주235)
애와티:
애타 하는. 애닯아 하는.
마리라】
生靈의 가며 오 고디 六道 주236)
육도(六道):
중생이 죽어 머무르는 6가지 세계.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을 가리킴.
ㅣ니 鬼神은 어드워 시름왼 주237)
시름왼:
걱정스러운. 시름된.
苦애 곗고 주238)
곗고:
잠겨 있고. 원문 ‘沈’을 고려함. 기-+-어 잇-+-고.
鳥獸 獝狘ㅅ 슬푸믈 주239)
슬푸믈:
슬픔을. 어간 ‘슬프-’는 ‘슳-+-브-’에 의해 형성된 파생어로, ‘슬품’은 ‘슬프-’의 명사형.
가졧고【獝 새 놀라  이오 狘은 즁 주240)
즁:
짐승. 뒤헤 모딘 (後有猛獸)(용30장). 즘(내훈,상21)~즘(두초22:51). 모든 생명체를 뜻하던 ‘衆生’에서 의미 축소됨.
 이라】
修羅 뵈야로 주241)
뵈야로:
바야흐로. ‘보야로’와 공존함.
瞋心고 주242)
진심(瞋心)고:
성내고.
諸天은 正히 즐기니 어루  고텨 菩提예 가 오직 人道ㅣ 能히 니 사미오 디 아니면 내 엇뎨 려뇨 호미 업스리로다

오호라.【오호(嗚呼)는 애타 하는 말이다.】 생명이 가며 오는 곳이 육도(六道)이니, 귀신(鬼神)은 어둡고 걱정스러운 고통에 잠겨 있고, 조수(鳥獸)는 휼월(獝狘) 주243)
휼월(獝狘):
새가 놀라 나는 모양과 짐승들이 놀라 내닫는 모양.
의 슬픔을 가지고 있고【휼(獝)은 새가 놀라서 나는 모양이요, 월(狘)은 짐승이 내닫는 모양이라.】 수라(修羅)는 바야흐로 성을 내고, 모든 천상(天上)은 정(正)히 즐기나니 가히 마음을 고쳐 보리[菩提]에 가는 것은 오직 인도(人道) 주244)
인도(人道):
육도의 하나로 인간계(人間界). 과거에 오계(五戒)나 십선(十善)의 인(因)을 닦은 이가 이곳에 태어난다고 함. 오계(五戒)는 살생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 십선(十善)은 십악(十惡)을 짓지 않는 것. 10악은 살생, 도둑질, 그릇된 음행, 거짓말, 이간질, 악담, 꾸민 말, 탐욕, 성냄, 삿된 소견.
에서만 능히 갈 수 있나니, 사람이고서 〈보리에〉 가지 않으면 내가 어찌 하겠는가? 할 것이 없으리로다.

【종밀주석】 休ㅣ 常遊禪師之閫域야 受禪師之顯訣야 無以自効 輒直讚其法야 而

원각경언해 서:14ㄱ

普告大衆耳로니 其他 備乎本序云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주245)
휴(休):
배휴(裵休)(797~870). 규봉 종밀선사에게 화엄경을 배웠으며, ‘원각경소’를 지을 때 종밀선사가 배휴에게 그 서문을 짓게 함.
녜 주246)
녜:
늘. 항상. 한자어 ‘常例(례)’의 비자음화한 표기.
禪師ㅅ 閫域 주247)
곤역(閫域):
문지방의 안팎. 閫 문젼곤. 域 뮨젼역(자회,중4).
에 녀 【閫 門ㅅ젼이오 주248)
문(門)ㅅ젼이오:
문 앞이고. ‘젼’은 한자어 ‘前’의 한글 표기.
域은 라 주249)
라:
가장자리라. 주변이라.
禪師ㅅ 顯 주250)
결(訣):
긴요한 뜻을 담은 방법.
을 바다 【訣 조왼 주251)
조왼:
종요로운. 능엄경언해 이전 문헌에서는 ‘조’으로 적었음.
法이라】
갑디 주252)
갑디:
갚지. 한문 주해 ‘效’를 참고하여 ‘본받지’로 풀이함.
몯릴 주253)
몯릴:
못할 것이므로.
곧 그 法을 바 기려 大衆에 너비 니 미로니 그 나닌 주254)
나닌:
남은 것은.
本序 주255)
본서(本序):
규봉 종밀의 ‘원각경서’.
니라 주256)
니라:
갖추어져 있느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배휴(裵休)가 늘 선사의 문지방 안팎에 다녀【곤(閫)은 문의 앞이요, 역(域)은 가장자리이다.】 선사의 분명한 결(訣)을 받아서【결(訣)은 종요로운 법이다.】 내가 본받지 못할 것이므로 곧 그 법(法)을 바로 기려 대중(大衆)에게 널리 말할 따름이니, 그 나머지는 본서(本序)에 갖추어져 있느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2년 9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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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기분(氣分)엣:기운을 가진. 기분(氣分)은 현대어의 ‘기운’에 대응되며, 피 즉 혈기(血氣)에 대한 원기(元氣)를 뜻함. ‘-엣’은 처격 ‘에’와 관형격조사 ‘ㅅ’의 통합형.
주002)
류(類):무리가. 동국정운식 한자음 ‘類’가 ‘ㅣ’로 끝나므로 주격조사(ㅣ)를 따로 쓰지 않음.
주003)
아로미:앎이. 아는 것이. ‘알-[知]+ -옴(명사형어미) + 이(주격조사)’로 분석되며, 음절적 원리에 따라 소리나는 대로 연철함.
주004)
믈읫:무릇[凡]. 일반적으로.
주005)
반기:반드시[必]. 15세기 국어에는 이 밖에도 ‘반시, 반개, 모’ 등이 함께 쓰임.
주006)
체(體):근본이. 모든 법 그 자체가. 體톙+Ø(무형태의 주격조사).
주007)
가지니:한가지이니. 같으니[同].
주008)
닐온:이른바. 소위(所謂).
주009)
조며:깨끗하며[淨]. 현대어 ‘좋다[好]’는 당시 ‘둏-’였으며 ‘좋-’과는 변별됨.
주010)
며:밝으며. -[明]+-()며. 제1음절 어간 ‘-’이 양성모음이므로 매개모음 ‘/으’ 중 같은 양성 ‘’가 선택됨. 모음조화.
주011)
며:사무치며. 속까지 깊이 미치어 닿으며. 어간은 ‘-’임.
주012)
탁연(卓然)야:탁연하여. 특별히 뛰어나.
주013)
로:따로. 유달리. 특별히. 이보다 앞선 문헌에는 ‘로’가 일반적임.
주014)
오:혼자. 《용비어천가》에는 ‘(38장)’, 그 이후 문헌에는 ‘오’, 《속삼강행실도》에는 ‘호(효22)’, 《번역박통사》에는 ‘호은자(상55)’ 등이 쓰임.
주015)
이:이것이.
주016)
중생(衆生):중생. 제도(濟渡)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 모든 생명체.
주017)
근원(根源)일:근원이므로. 본바탕이므로. 각자병서 폐지로 이 책부터 ‘-ㄹ⇒-ㄹ’로 적음.
주018)
닐오:이르되. 말하되. 동사 어간 ‘니-[謂]’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닐ㅇ-’로 선택됨. 현재는 활용 양상이 바뀌어 ‘일ㄹ-’이 선택됨.
주019)
심지(心地)오:심지이고. 심지요. ‘심지’는 마음의 본바탕. 또는 마음밭.
주020)
득(得)샨:득하신. 얻은. ‘신’이 아니라 ‘샨’인 것은, 15세기 활용의 특징적 현상으로 꾸밈을 받는 ‘것’이 ‘得시-’의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대상활용의 ‘-오/우-’가 삽입된 결과임. 得시-+-오-+-ㄴ⇒ 得샨.
주021)
보리(菩提):보리. 보리[<보디. bodhi]는 번뇌를 끊고 얻은 깨달음의 경지. 15세기말에 이미 ‘菩提(보뎨)〉보리’로 국어화함(육조,상19).
주022)
서르:서로. ‘날로, 일로’ 등 ‘로’로 끝나는 부사 일반형에 유추됨. 모음의 계열이 ‘음-음’에서 ‘음-양’으로 바뀌었으므로 ‘이화’, 청각인상은 ‘강화’됨.
주023)
자펴실:잡히었으므로. 기본형 ‘자피다’는 ‘잡-+-히-’로 결합한 파생어인데, 피동사·사동사 2가지로 기능함. 여기서는 피동사.
주024)
법계(法界):법계. ‘법계’는 ① 세계 또는 우주 전체, ② 진리 자체인 진여(眞如). 여기서는 ②의 뜻.
주025)
적정(寂靜):아주 고요함. 번뇌를 끊어 고통을 멸한 해탈 열반의 경지.
주026)
상락(常樂):상락하므로. 항상 즐거우므로.
주027)
열반(涅槃):탐(貪)·진(瞋)·치(痴)의 3독심(毒心)을 끊고, 깨달음을 얻어서 기쁨과 즐거움만 가득한 해탈의 경지.
주028)
디:새지[漏]. 새나가지. ‘··다[漏]-다[酸]’는 성조(거-평)로 변별되는 최소대립어. ‘날이 새다[曙]’는 ‘:새·다’였음.
주029)
거츠디:허황하지. 허망하지. 어간 ‘거츨-’이 자음어미 ‘-디’ 앞에서 ‘-ㄹ’이 자동 탈락함.
주030)
허믈:허물. 근대국어 시기에 ‘허물’로 원순모음화함. 양순음 ‘ㅁ’의 영향으로 평순모음 ‘ㅡ>ㅜ’로 원순모음화한 것으로, 자음에 의해 모음이 동화한 경우. 인접순행동화.
주031)
외욤:그름. 잘못됨. 기본형은 ‘외다[非]’.
주032)
그츨:그치므로. 끊으므로.
주033)
간슈코:간수하고. 간직하고. 보호(保護)하고.
주034)
그기:그윽이.
주035)
두프며:덮으며. 기본형은 ‘둪다’. 《구급방언해》(1466)부터 ‘덮다’가 보이기 시작함.
주036)
머구머:머금어. 받아 지녀.
주037)
여래장(如來藏):여래와 같은 불성과 덕이 중생에게 갖추어져 있음.
주038)
건널:건너므로. 건너뛰므로. ‘걷너다’형도 있고, 동의어로 ‘걷나다~건나다’형도 공존함.
주039)
한:많은. 여러.
주040)
모도아:모아.
주041)
키:크게. 크-+-이(부사파생접사). 파생명사는 접미사로 ‘-의’가 쓰여 ‘킈’.
주042)
며:갖추며[具.備]. 갖추어지며.
주043)
어드우믈:어둠을.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어두믈’로 적음. 명사형어미가 ‘-옴/움’인 것도 현재와 다름.
주044)
야:쬐어. 쪼여. 비춰. 한자 ‘삭(爍)’은 ‘빛나다, 녹이다, 태우다’는 뜻을 가짐. ‘- + -아’가 ‘야’로 됨은 당대에 ‘ㅚ’가 단모음이 아니라 하강이중모음 [oj]였다는 증거임.
주045)
배반(背叛)면:등지고 돌아서면. 거스르면.
주046)
범부(凡夫)ㅣ오:범부이고. 번뇌에 얽매여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 聖人(성인).
주047)
비릇고:비롯되고. 시작되고.
주048)
윤회(輪廻)ㅣ:윤회가. ‘윤회’는 생명이 있는 것, 즉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고 하는 사상. 물이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가 비가 되는 것과 같다.
주049)
긋니라:그치느니라. 기본형은 ‘긏다’.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ㅊ’과 같은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쓴 것임.
주050)
갓가이:가까이.
주051)
지관정혜(止觀定慧)오:지관(止觀)과 정혜(定慧)이고.
주052)
지(止):마음이 한 경지에 안주하여 동요가 전혀 없이 안정된 상태.
주053)
정(定):적정(寂靜)한 상태에 들어 진리를 체득하는 것으로 선정(禪定)과 같은 뜻.
주054)
일후미오:이름이고. 이름이요. ‘일홈’도 함께 쓰임.
주055)
관(觀):선정에 들어 지혜로써 진리와 실상(實相)을 제대로 보는 것.
주056)
처:처음.
주057)
닷고:닦음을. -[修]+-옴+→닷고. 제1음절 어간 모음이 양성(ㅏ)이므로 명사형어미는 ‘옴/움’ 중에서 ‘옴’이, 다시 목적격조사 ‘/을’ 중에서 ‘’이 선택됨. 모음조화.
주058)
매:마지막에. 마침내.
주059)
일우믈:이룸을.
주060)
인(因):원인. 결과를 일으키는 근거.
주061)
닷고밀:닦음이므로. 닦는 것이므로.
주062)
미러:미루어[推].
주063)
너피면:넓히면. 어간 ‘너피-’는 ‘넙-[廣]’에 사동접사 ‘-히-’의 결합. 축약(유기음화).
주064)
육도(六度):보살이 열반에 이르기까지 수행해야 할 6가지 조목. ① 보시(布施):널리 자비를 베푸는 행위, ② 지계(持戒):재가(在家)·출가(出家)·소승·대승 등의 일체 계행(戒行), ③ 인욕(忍辱):모욕과 번뇌를 참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음, ④ 정진(精進):항상 수양에 힘쓰며 게으르지 않음, ⑤ 선정(禪定):마음을 고요하게 통일하는 것, ⑥ 지혜(智慧):사악한 지혜와 나쁜 소견을 버리고 참지혜를 얻는 것.
주065)
만행(萬行):수행자가 지켜야 할 일체의 행동.
주066)
혀:이끌어. 이보다 앞선 문헌에서는 ‘’가 일반적이며 간혹 ‘혀’로도 씀.
주067)
지(智):모든 사리(事理)의 옳고 그름과 사정(邪正)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주068)
후(後)에:후에야. …한 뒤에야 비로소.
주069)
종일(終日)록:종일토록. 날이 다하도록. ‘-록/도록’은 한도를 나타내는 어미.
주070)
원각(圓覺)호:원만하게 깨닫되. 부처의 원만한 깨달음을 갖되.
주071)
간도:잠깐동안도.
주072)
닌:하는 사람은. -[爲]+--(현재시제)+-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ㄴ(보조사).
주073)
증(證)코져:증명코자. 증거하고자. 믿음과 수행한 공(功)이 나타나 진리에 부합하고자.
주074)
보살(菩薩):성불하기 위해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주075)
주지(住持)시닌:주지하시는 이는. 머물러 가지시는 사람은.
주076)
주(住)야:변화가 없이 한 경지에 머물러.
주077)
여희면:여의면. 떠나면[離]. ‘여다’형도 있음. ‘여위다/여외다’는 ‘마르다[瘦.수]’는 뜻.
주078)
육도(六道):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지 못한 중생들이 윤회전생(輪廻轉生)하게 되는 여섯 세계.
주079)
리면:버리면. ‘버리다’는 ‘벌이다[設], 벌리다[開]’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냄.
주080)
삼승(三乘):중생을 열반에 이르게 하는 3가지 교법. ①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이를 관조하여 해탈을 얻음[성문승], ② 스승에게 의지하지 않고 이치를 관조하여 깨달음[연각승], ③ 보살이 육바라밀 법문에 의해 스스로 해탈하고 남까지 해탈시켜 성불함[보살승].
주081)
업고:없고. 명사 ‘값’은 음절말자음 ‘’을 그대로 씀. 값 기드리니(법화2:187).
주082)
진실(眞實)ㅅ:진실한. 참된.
주083)
삼세(三世):과거·현재·미래.
주084)
증(證)샤미:증명하심이. 증거하심이.
주085)
나:나서. 태어나서.
주086)
현(現)샤미:나타나심이. 한자어 ‘出現(출현)’을 ‘나 現다’고 번역함.
주087)
니샤:이르시되. 말씀하시기를.
주088)
젼로:때문에. 까닭으로.
주089)
세간(世間):중생심의 세계. 중생들이 사는 이 세상.
주090)
삼장 십이부(三藏十二部):‘삼장’은 경(經)·율(律)·논(論)의 세 불경을 총칭하는 말. 석가의 가르침을 경(經), 석가가 가르친 윤리·도덕적인 실천규범을 율(律), 석가의 가르침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철학 체계를 논(論)이라 하며, 장(藏)은 이들을 담고 있는 광주리로 대장경(大藏經)을 말함. ‘십이부’는 석가모니의 교설을 그 성질과 형식에 따라 구분하여 12부로 분류하여 놓은 불교 경전.
주091)
수다라(脩多羅):범어 수트라(sutra)의 한자 음역어. 석가모니 자신의 주요 설법을 적은 문헌. 경(經).
주092)
쵸:가르침을. 치-[敎]+-옴(명사형어미)+(목적격).
주093)
드리우샤:드리우시되. 베풀어 전하시되.
주094)
법(法):‘다르마(dharma)’의 번역으로 본래는 어떤 사물의 형태를 의미하며, 그 사물을 다른 어떤 사물이 아닌 고유한 것으로 유지시켜 주는 힘. 불교의 ‘다르마’는 다의적인 의미와 용법을 지니고 있어 고정적인 단어로 확정해 말하는 것은 경솔한 단정이 되기 쉬움. 의미가 다양하나, 여기서는 교법(敎法), 정법(正法), 묘법(妙法) 등 불법(佛法).
주095)
치샤미:가리키심이. 중세어 ‘치다’는 ‘가르치다[敎]·가리키다[指]’ 두 뜻을 모두 가짐.
주096)
번득홈과:분명함과. 뚜렷함과.
주097)
비밀(秘密)호미:비밀함이. 비밀스러움이.
주098)
의(義):도리(道理). 의의(意義). 여러 가지 차별(구분)의 상태 등.
주099)
셰샤미:세우심이. 어간 ‘셰-’는 ‘셔-[立]’에 사동접사 ‘-ㅣ-’가 결합한 파생어.
주100)
너붐과:넓음과. 기본형은 ‘넙다’이며 ‘너붐’은 이것의 명사형. 근대국어 시기에 어간말에 ‘ㄹ’이 첨가됨.
주101)
져고미:적음이. 간략함이.
주102)
샤미:타심이. 살펴 얻음이.
주103)
기(機):석가의 가르침에 접하여 발동되는 수행자의 정신적 능력. 중생의 종교적 소질·역량·기근(機根) 등.
주104)
기품과:깊음과. ‘기품’은 형용사 ‘깊-’의 명사형.
주105)
녀투미:얕음이. ‘녀툼’은 형용사 어간 ‘녙-[淺.천]’에 명사형어미 ‘-움’의 통합형.
주106)
상근(上根):교법을 듣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기류(機類).
주107)
원(圓):원만한. 온전한.
주108)
뉘:누가. 누[誰]+ㅣ(주격).
주109)
키:크게. 크-[大]+-이(부사파생접사).
주110)
광명장(光明藏):광명진언경(光明眞言經).
주111)
니시며:이르시며. 말씀하시며.
주112)
현(顯)히:뚜렷이.
주113)
그기:그윽이. 잘 드러나지 않게.
주114)
너비:널리.
주115)
니피샤:입히시어. 어간 ‘니피-’는 닙-[被]+-히-(사동접사).
주116)
인정(印定)샤:인가 결정하시어. 사승(師僧)이 제자가 도를 깨우쳤음을 인정해 증명해 주시어.
주117)
으믈:으뜸을. 마루[宗]를. 현대어로는 부사어로 푸는 것이 자연스러움. 으뜸으로. ‘읏듬’형이 더 자주 쓰임.
주118)
규봉선사(圭峯禪師):당나라 고승. 평생 선·교(禪敎) 일치를 표방하였음.
주119)
뎘:절의.
주120)
사더니라:살았더니라. ‘-더니라’는 과거의 일을 회상하여 일러줄 때 쓰는 어미구조체.
주121)
인(印):구체적인 표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인계(印契)·밀인(密印)·수인(手印)이라고도 함.
주122)
상족(上足):법을 이은 제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
주123)
조차:좇아. 따라.
주124)
지븨:집에서. ‘, 우ㅎ, 녁, 밑, 곁, ’ 등은 처격조사로 ‘의’를 취함.
주125)
재(齋)더니:재를 지내더니. ‘재’는 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
주126)
차제(次第)로:차례로. ‘뎨〉차례’로 국어화함.
주127)
맛나:만나. 어원상 ‘맞-[迎]+나-[出]’이나 당시에 이미 ‘맛나-[逢]’의 뜻으로 쓰였으며, 16세기에는 ‘만나-[逢]’로도 적음.
주128)
디:마치지. 기본형은 ‘다’이며, 8종성법에 따라 ‘ㅊ’과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을 씀.
주129)
아로:앎을. 깨달음을.
주130)
믈:눈물. ‘믈〉물’은 ‘ㅡ’ 모음이 인접한 순음성 자음 ‘ㅁ’의 영향으로 순행동화한 결과임.
주131)
아론:안[悟]. 깨달은. 알-+-오-+-ㄴ. 이때의 ‘-오-’는 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
주132)
고로:것으로. ‘곧’은 처소(處所)와 의존명사 ‘바, 것’의 의미로 쓰임.
주133)
니른대:말한즉. ‘-ㄴ대’는 설명이나 원인을 나타내는 ‘-ㄴ즉’에 대응되는 어미.
주134)
원돈교(圓頓敎):원돈교. 원만하면서 단박에 깨우치는 교법(敎法).
주135)
너피리로다:넓힐 것이로다.
주136)
심기샷다:심기셨구나. 원문 ‘授’를 고려하여 ‘내리셨구나’로 풂. 동사 ‘심기시다’에 감동법 선어말 ‘-옷-’이 붙어 부정법을 만들고 있으므로 과거시제로 해석함.
주137)
마:이미. 벌써.
주138)
차:차고[佩.패]. 기본형은 ‘-’인데, 모음어미가 뒤에 오면 어간의 ‘丶’가 탈락함.
주139)
현기(懸記):미리 깨달음의 결과를 예언함.
주140)
수기(授記)시라:수기하는 것이다. ‘수기’는 부처가 제자들에게 미래에 부처가 되리라고 예언하는 것.
주141)
대장경률(大藏經律):대장경의 경(經)과 율(律)을.
주142)
유식기신등론(唯識起信等論):유식론·기신론 등 여러 논(論).
주143)
그리:그렇게 한.
주144)
화엄법계(華嚴法界)예:화엄법계에. 처격조사 ‘예’는 선행 체언이 ‘ㅣ’ 또는 반모음 ‘ㅣ(界곙)’로 끝난 경우에 쓰임.
주145)
셕:고삐를. ‘셗’은 고삐[轡.비].
주146)
머믈우며:머물게 하며. 어간 ‘머믈-’에 사동접사 ‘-우-’가 결합한 파생어. 분철함.
주147)
묘장(妙場)애:묘한 도량에.
주148)
저지샤:적시어지심을. 스며드심을. 어간 ‘저지-’는 ‘젖-’에 피동접사 ‘-ㅣ-’가 결합한 파생어.
주149)
궁구(窮究):깊이 연구함.
주150)
다 교(敎):오교(五敎). ① 소승교(小乘敎), ② 시교(始敎), ③ 종교(終敎), ④ 돈교(頓敎), ⑤ 원교(圓敎).
주151)
소해(疏解):경(經)·논(論) 등을 쉽게 풀이한 해설서.
주152)
니:만드니. -+-니. 어간 말음 ‘ㄹ’이 비자음 ‘ㄴ’ 위에서 자동 탈락함.
주153)
대초(大鈔):아주 중요한 것만 뽑아 기록한 글.
주154)
약소(畧疏):간략하게 해석한 해설서.
주155)
행(行)니:쓰이나니. 유통되나니.
주156)
펴미:펴는 것이.
주157)
두려우며:원만하며. ‘두렵다’는 [圓], ‘두립다’는 [懼.구]의 뜻.
주158)
사교미:새김이. 풀이하는 것이.
주159)
며:째듯하며. 쪼개듯하며.
주160)
드로미:들어가는 것이. 모음조화에는 ‘드루미’가 맞음.
주161)
자본:잡은. 잡은 바.
주162)
이디:달리지. 16세기 후반부터 ‘리다’형으로 바뀌어 감.
주163)
그리:그리. 그렇게.
주164)
도:도울[扶]. 《능엄경언해》 이전에는 ‘도’로 적었음. ‘도◦-’형이 우세하며 ‘도오-’형도 공존함. 도아(법화1:14), 도와(원,상1-2:118).
주165)
구챠히:구차하게. ‘구챠’는 한자어 ‘苟且’의 한글 표기.
주166)
호로:함으로. 하는 것으로써.
주167)
병(病)이:병이 되게. 병처럼.
주168)
너기디:여기지.
주169)
할아논:훼방하는. 비방하는. 기본형은 ‘할아다’.
주170)
니르디:이르지[至]. 다다르지.
주171)
억도(臆度)앳:근거없이 억지로 우겨대는.
주172)
훤츨히:넓고 시원하게. 훤칠히.
주173)
삼십오조(三十五祖):서른다섯 분 조사(祖師). ‘조사’는 불교에서 한 종파를 열었거나 그 종파의 법맥을 이은 선승(禪僧).
주174)
골수(骨髓):가장 중심이 되는 것.
주175)
서역(西域):중국 서쪽 여러 나라들.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및 인도까지 포함함.
주176)
신회(神會)왜라:신회라. ‘왜-’는 접속조사 ‘와’와 서술격조사 ‘ㅣ-’가 통합된 형태.
주177)
생령(生靈):생명.
주178)
사생(四生):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의 생물이 태어나는 4가지 방식.
주179)
식(識):대상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
주180)
:사무친. 통달한.
주181)
지리:짓는 이가. -[作]+-(으)ㄹ+이[의존명사]+Ø(무형태의 주격조사).
주182)
더으디:더하지[加].
주183)
사의(四依)옛:4가지 의지해야 할 것의.
주184)
나힌디:하나인 것인지. ‘-ㄴ디’는 ‘이다’나 모음으로 끝나는 형용사의 어간에 붙어, 막연한 의문이나 감탄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주185)
븓고:의지하고. ‘븥고’의 8종성가족용 표기.
주186)
요의(了義):불법(佛法)의 이치를 분명히 말하여 나타낸 것.
주187)
법사(法師):설법자. 포교사.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는 사람. 항상 청정하게 수행하고 설법하면서 세상의 귀감이 되어 중생을 이끄는 스님.
주188)
시혹:혹은. 한자어 ‘時或’의 한글 표기.
주189)
드른디:들은 것인지.
주190)
다오미:다함이. ‘다-[盡]+-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다오미’. ‘다다〉다하다’는 기준형 ‘-다’형에 유추된 결과임.
주191)
거뇨:같은가.
주192)
얼굴:형체(形體). 실체. 근대국어 시기에 ‘안면, 낯’의 의미로 축소됨.
주193)
보리:보는 이가.
주194)
방소(方所):방위. 처소. 갈곳.
주195)
문자(文字)ㅣ녀:문자이겠는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주196)
어루:가히. 넉넉히.
주197)
니리오:이르리오. 말할 수 있겠는가. 일종의 수사의문문으로 ‘문자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표현임.
주198)
애와텨:애타 하여. 슬프게 여겨. 애와티-+-어. 慨 애와틸씨라(월,서15)
주199)
알:앞에. 앞에서. 앒+(처소의 부사격조사).
주200)
니녀:일렀느냐. 말했느냐.
주201)
모도아:모아. 어간 ‘모도-’는 ‘몯-[集]’에 사동접사 ‘-오-’가 결합한 파생어.
주202)
키:크게. 파생부사. 파생명사는 ‘킈’.
주203)
며:갖추며.
주204)
야:쪼여. 비추어.
주205)
오:혼자. 홀로.
주206)
비취:비치는. ‘비취-’는 자·타 양용동사. 여기서는 ‘자동사’로 쓰임.
주207)
여희디:여의지[離]. 떠나지.
주208)
전(傳)니:전한 것이. 傳-+-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Ø(형태없는 주격조사).
주209)
닐온:이른. 말한바.
주210)
므스고:무엇인고. 의문대명사 ‘므스’ 때문에 보조사 ‘고’가 붙음.
주211)
계정혜(戒定慧):계(戒)는 율(律) 가운데 제정되어 있는 각각의 조목. 정(定)은 적정한 상태에 들어 진리를 체득하는 것으로 선정(禪定)과 같음. 혜(慧)는 진리를 깨닫는 지혜.
주212)
미니라:뿐이니라. 따름이니라.
주213)
만행(萬行):구도자가 수업할 모든 행동.
주214)
엇뎨오:어째서인가?
주215)
근기(根器):근성(根性)의 기류(器類). 즉 사람의 인적 특성에 따른 분류. ‘器킝’에 형태 없는 주격조사가 쓰였으므로 ‘根器가’로 풀이함.
주216)
다니라:다르기 때문이니라.
주217)
대장(大藏):대장경. 불교 경전(經典)의 총서(叢書). 일체경(一切經), 삼장경(三藏經) 또는 장경(藏經) 등으로 약칭함. 석가의 설법을 기록한 경장(經藏), 교단(敎團)의 계율 및 그것을 해설한 율장(律藏), 경(經)의 주석 문헌(注釋文獻)인 논장(論藏)을 집대성한 불교의 대경전임. 후대에는 석가뿐 아니라 그 제자를 비롯해 인도·중국 등지의 모든 조사(祖師)·고승(高僧)들이 남긴 저서나 문헌들도 이에 포함시킴.
주218)
원각경(圓覺經):부처의 원만한 깨달음을 보인 경(經).
주219)
축(軸):둘둘 말도록 되어 있는 물건의 가운데 끼는 막대. 종이를 세는 단위의 하나. 두루마리 하나.
주220)
버려셔:벌여서. 나열해서. 기본형은 ‘버리다’. ‘리다’는 버리다[棄]는 뜻.
주221)
하다:많다. 번잡하다고. ‘다’는 ‘하다[爲]’는 뜻임.
주222)
니뇨:말하느뇨. 말하는가.
주223)
말 길히:말길이.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도가.
주224)
그츠며:그치며. 끊어지며.
주225)
논:생각하는. ‘다’는 [思]의 뜻.
주226)
능(能):능동으로 인식하는 주체. 주관.
주227)
소(所):피동으로 인식되는 대상. 객관.
주228)
그리멧:그림자의. 고려어 방언에 ‘그리매’가 있었음. 蠷螋(구수) 影亇伊汝乙伊[*그리마ㅣ너흐리](향약구급방.13세기)
주229)
업수메:없음에. ‘업숨’은 ‘없-’에 명사형어미 ‘-움’의 통합형.
주230)
미츤:미친. 다다른.
주231)
후(後)에:후에야 비로소.
주232)
닐어:일러. 말하여.
주233)
나토매:나타냄에.
주234)
오호(嗚呼):슬프거나 탄식할 때 내는 소리.
주235)
애와티:애타 하는. 애닯아 하는.
주236)
육도(六道):중생이 죽어 머무르는 6가지 세계.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을 가리킴.
주237)
시름왼:걱정스러운. 시름된.
주238)
곗고:잠겨 있고. 원문 ‘沈’을 고려함. 기-+-어 잇-+-고.
주239)
슬푸믈:슬픔을. 어간 ‘슬프-’는 ‘슳-+-브-’에 의해 형성된 파생어로, ‘슬품’은 ‘슬프-’의 명사형.
주240)
즁:짐승. 뒤헤 모딘 (後有猛獸)(용30장). 즘(내훈,상21)~즘(두초22:51). 모든 생명체를 뜻하던 ‘衆生’에서 의미 축소됨.
주241)
뵈야로:바야흐로. ‘보야로’와 공존함.
주242)
진심(瞋心)고:성내고.
주243)
휼월(獝狘):새가 놀라 나는 모양과 짐승들이 놀라 내닫는 모양.
주244)
인도(人道):육도의 하나로 인간계(人間界). 과거에 오계(五戒)나 십선(十善)의 인(因)을 닦은 이가 이곳에 태어난다고 함. 오계(五戒)는 살생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 십선(十善)은 십악(十惡)을 짓지 않는 것. 10악은 살생, 도둑질, 그릇된 음행, 거짓말, 이간질, 악담, 꾸민 말, 탐욕, 성냄, 삿된 소견.
주245)
휴(休):배휴(裵休)(797~870). 규봉 종밀선사에게 화엄경을 배웠으며, ‘원각경소’를 지을 때 종밀선사가 배휴에게 그 서문을 짓게 함.
주246)
녜:늘. 항상. 한자어 ‘常例(례)’의 비자음화한 표기.
주247)
곤역(閫域):문지방의 안팎. 閫 문젼곤. 域 뮨젼역(자회,중4).
주248)
문(門)ㅅ젼이오:문 앞이고. ‘젼’은 한자어 ‘前’의 한글 표기.
주249)
라:가장자리라. 주변이라.
주250)
결(訣):긴요한 뜻을 담은 방법.
주251)
조왼:종요로운. 능엄경언해 이전 문헌에서는 ‘조’으로 적었음.
주252)
갑디:갚지. 한문 주해 ‘效’를 참고하여 ‘본받지’로 풀이함.
주253)
몯릴:못할 것이므로.
주254)
나닌:남은 것은.
주255)
본서(本序):규봉 종밀의 ‘원각경서’.
주256)
니라:갖추어져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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