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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효경언해+책정보

12ㄱ

孝治 章第九
子曰 昔者 明王之以孝治天下也 不敢遺

12ㄴ

小國之臣 而況於公侯伯子男乎 故得萬國之歡心 以事其先君
제9장 효치(孝治)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날 밝으신 임금이 효로써 천하를 다스림에 감히 작은 나라의 신하도 버리지 아니하셨다. 하물며 공·후·백·자·남이랴. 그런 고로 모든 나라의 기뻐하는 마음을 얻음으로써 그 선왕을 섬겼느니라.
명왕지이효치천하야(明王之以孝治天下也) : 밝으신 임금이 효로써 세상을 다스림에. 효치란 효를 통치 이념으로 하여 세상을 질서 있고 평화롭게 다스려 나아감을 이른다. 효치는 곧 충성으로 가는 길목이며 가장 바탕이 된다. 조선조의 정조대왕은 자신의 통치 이념을 효로써 그 바탕을 삼았다. 정조는 『논어』에서 다루고 있는 “그 사람됨이 효성스럽고 우애가 있으면서 윗사람 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으니, 윗사람 범하길 좋아하지 않으면서, 난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 군자는 도의를 힘쓰니, 근본이 서면 도(道)가 생기니 효성과 우애는 인(仁)을 행하는 바탕”이라는 논리에 대해 확신에 찬 정치를 폈던 것이다. “우리 선대왕께서는 효제를 바탕으로 삼으시고 홀아비와 과부를 우선으로 하는 정사를 펴시면서 오십여 년을 두고 늘 근심 속에서 오직 선대의 뜻과 사업을 이어갈 생각을 하셨다.”는 언급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정조가 이처럼 어버이와 자식 사이의 사랑에 대해 관심을 둔 것은, 어버이와 자녀의 관계를 단순한 인륜이 아닌 하늘이 내려 준 천륜에 뿌리내림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효경』에서 “어버이와 자녀 관계의 도리는 하늘이 준 천성이다.”라고 한 것이나, “충이나 효 또는 열행(烈行)에 한 가지라도 관련이 되면 내가 반드시 높여 장려해서 오직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였다.”고 말한 것이나, “임금이 백성이 아니면 누구와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그래서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라고 말한 점을 통해서도 효에 대한 그의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물론 정조가 이와 같은 논리를 언급한 것은 풍속을 고르게 하고자 한 것이 목적이었지만, 여기서 중시할 부분은 군주라고 하더라도 솔선하여 효(孝)를 중시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깨닫고 있었다. 즉 정치지도자의 행위에 따라 나라의 정치가 결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알고 몸소 실천한 것이다. 효에 대한 정조의 생각은 이렇다. ‘조상으로부터 내려 받아 되돌리는 것을 효(孝)라 하고, 자손에게 내려주는 것을 자(慈)라 하며, 동족에게 베푸는 것을 목(睦)이라 하고, 동족에게 베푸는 것을 확장하면 인(仁)이라는 것이다.’ 이는 효제(孝悌)가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라는 유가(儒家) 윤리의 가치를 존중하고 현실로 옮긴 것이다. 인이 곧 사랑이라는 점에서 그의 효성은 아주 자연스럽게 애민정치, 곧 노인 공경으로까지 확대 심화되었다.
治國者 不敢侮於鰥寡 而況於士民乎 故得百姓之歡心 以事其先君
나라를 다스리는 이는 감히 홀아비와 과부도 업신여기지 아니하니 하물며 선비와 백성이랴? 그러므로 백성의 기뻐하는 마음을 얻어 그 선군을 섬긴다.

13ㄱ

治家者 不敢失於臣妾之心 而況於妻子乎 故得人之歡心 以事其親
집을 다스리는 이는 감히 가신과 계집종에게도 마음을(믿음을) 잃지 아니하니 하물며 아내와 자식이랴? 그러므로 사람의 기뻐하는 마음을 얻어 그 어버이를 섬긴다.
신첩(臣妾) : 첩실과. 신첩(臣妾)은 흔히 왕비와 후궁에 한해서 임금에게 자신을 칭할 때 썼던 부름말이다. 한편, 소첩(小妾)이란 사대부가에서 정실로 시집간 여자 또는 양민 신분으로 사대부가의 아내가 된 여자들이 남편에게 자신을 칭할 때 썼다. 달리 첩실인 사람이 그의 남편에게 쓰는 부름말에는 천첩(賤妾)이 있다.
夫然故生則親 安之 祭則鬼享之 是以 天下和平

13ㄴ

災害不生 禍亂不作 故明王之以孝治天下如此
무릇 그러하니 살아서는 어버이가 편안히 여기시고 〈돌아가시어〉 제사하면 귀신이 이를 받는다. 이런 까닭에 천하가 평화로워지며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화란이 일어나지 아니한다. 그런 고로 밝으신 임금이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심이 이와 같았다.
향(享) : 흠향(歆饗)하다. 신이나 조상의 영혼이 제사 음식을 받다. 달리 술이나 음식을 차려 대접하다. 사람은 죽어 그의 영혼을 살아 있다고 믿어왔다. 말하자면 영혼불멸을 믿는 것이다. 옛날 이집트나 중국인들은 사람의 영혼이 이중으로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이집트 사람들은 ‘카’ 곧 숨이란 사람이 죽은 뒤에도 살아남아 육체 곁에 남아 있으나, 영인 ‘바’는 죽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 믿었다. 중국인들은 죽으면 곧 사라지는 감각적인 영혼, 곧 백(魄)과 죽은 뒤에도 살아남아 조상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성적 원리인 혼(魂)을 갈라서 인식하였다. 한편 히브리인들은 영혼의 개념을 갖고는 있었으나 이를 육체와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영혼 불멸 사상을 계속 발전시켰다.
詩云 有覺德行 四國順之
『시경』 〈대아 억편〉에 이르기를, “임금의 덕행이 크고 거룩하니 사방의 나라가 〈모두〉 그를 따른다.”라고 하였다.
사국순지(四國順之) : 모든 나라들이 천자를 따른다. 위의 글은 「대아(大雅) 억(抑)」 장에 나오는바, 위무공(衛武公)이 주여왕(周厲王)을 나무라면서 자신을 경계한 말이다. 주송(周頌) 열문(烈文)에서는 문왕과 무왕의 덕을 칭찬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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