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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정속언해+책정보

遠滛祀
【쇽졀업슨 님신 이바디 말라】

19ㄴ

喪祭墳墓所當謹重謟瀆鬼神則惑矣故以遠滛祀次之
상 졔뎐 분묘 삼가 히 너길 거시어니와 다 귀신들 아여 손 이바 간댄 거시라 쇽졀업시 이받 졔 아니홈 버거 노라
원음사(遠滛祀)【부정한 귀신에게 제사 지내지 말라.】
상례(喪禮)·제례(祭禮)와 분묘는 삼가 소중하게 여길 것이며, 다른 귀신들에게 아첨하여 자손이 제사 지냄은 미혹한 짓이다. 부정하게 잔치나 제사를 하지 않음을 그 다음으로 한다.
夫祭祀之禮 各有等差 截然而不可紊也 秦漢以來 惑於方士 以古 鬼神靈仙虛無怪誕之語 盛行于世 又謂虐死不靈之鬼 豈非識理明義之士 世俗巫禱 狂妄尤甚 祠土神 結會社 迎舡躍馬之娛 跳浪兵械之戱 往往 不顧禁律 群聚年少 求福免禍 恣爲謟瀆 假使多行不義而祭祀 神亦不享 誠能順理脩爲

20ㄱ

 不事祈謟 神必降福 易曰自天佑之 吉無不利
■구결 풀이■
:
爲也 : 하야
: 니/이니
: 로/으로
爲旀 : 하며
伊羅爲尼 : 이라 하니
伊里五 : 이리오
:
:
爲古 : 하고
爲飛尼 : 하나니
伊羅豆 : 이라도
爲里五 : 하리오
爲面 : 하면
爲里尼 : 하리니
伊羅 : 이라
伊羅爲豆多 : 이라 하도다
졔홀 녜 각각 차 이셔 번드기 서르 섯디 몯 거시라 진 시절브터 한 시절브터  도류의게 소가 귀신니며 신션 거즛 괴이 말리 만히 나 니며  닐오 급피 주거 티 아니 귓거시라 건마 긘 엇디 식니 어딘 사미 아니료 셰쇼개 스이 간대로 비셰원호미 미츄미 심야 션 이바며 도 무 예 가 놀며  와 놀며 믈 오며 화살 가지고 노라 므듸므듸예 법 저티 아니코 져믄 사 모도고 복글 구고 글 면여지라 야 히 아여 너므 팀

20ㄴ

니 가챠여 왼 이를 만히 면 이바다도 귀시니 흠티 아니코 진실로 니예 올히 면 비셰원 아니여도 귀시니 복글 주리라 쥬역에 닐오 하리 도오시니 됴코 브리 이리 업도다
제사하는 예법에 각각 차등(差等)이 있어 서로 혼란됨이 없이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진(秦)나라 한(漢)나라 시절부터 신선의 술법을 닦는다는 경사(經師)나 도류(道流)들에게 속아 귀신이며 신선이라고 하는 거짓되고 괴이한 말이 많이 나돌아 다니며, 또 이르기를, “급하게 죽어서 영검이 없는 귀신이다.”라고 하건만, 그들인들 어찌 사리를 아는 어진 사람이 아니겠는가? 세속에서 무당이 망령되게 비는 것이 미친 정도가 심해서 땅의 귀신에게 제사 지내며, 무리를 지어 배[舟]에 가서 놀고 말을 타고 놀며 물결을 밟고 화살을 갖고 놀면서 종종 금하고 있는 법도 무시한다. 어린 사람을 모아서 복을 빌고 나쁜 운수를 면하고 싶다고 하면서 제멋대로 아첨하여 너무 더럽히니, 가령 옳지 않은 일을 많이 하면 제사를 지내도 귀신이 흠향(歆饗)하지 아니할 것이고, 진실로 사리에 맞게 하면 빌지 않아도 귀신이 복을 줄 것이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하늘이 도우시니 이롭지 않은 일이 없다.”라고 하였다.
님신 : 신(神).
이바디 : 잔치. 대접. 제사.
아여 : 아-[謟]+-여(연결 어미). 아첨하여.
이바 : 이받-[祀]+-(명사형 어미)+-(보조사). 제사 지냄은. 명사형 어미 ‘-ㅁ’ 앞에는 삽입 모음 ‘-오/우-’의 개입이 필수적이었는데 여기서는 명사형 어미가 삽입 모음을 배제한 채 쓰였다.
간댄 : 간대-[惑]+-ㄴ(관형사형 어미). 미혹(迷惑)한. 망령(妄靈)된.
쇽졀업시 : 부정(不淨)하게.
이받 : 동사 ‘이받다’의 어간이 그대로 명사로 쓰인 것이다. 원래 ‘이받다’의 명사는 ‘이바디’이다.
아니홈 : 아니-[不]+-옴(명사형 어미)+-(목적격 조사). 아니함을. ‘아니홈’은 중철 표기이다.
졔홀 : 졔-[祭祀]+-오-(삽입 모음)+-ㄹ(관형사형 어미). 제사하는.
: 예법(禮法).
차(差等) : 차별.
번드기 : 분명히[截然].
섯디 : -[混]+-디(보조적 연결 어미). 섞지. 동사 ‘-’의 어간말 자음군 ㅺ이 자음 앞에서 자음군 단순화로 ㄱ이 탈락하였다.
진(秦)나라 :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 춘추 전국 시대에 지금의 감숙(感肅) 지방에서 일어나 기원전 221년 시황제가 주나라 및 육국(六國)을 멸망시키고 최초로 중국을 통일하였는데, 기원전 206년 한나라 고조에게 멸망하였다.
브터 : -부터(보조사). ‘브터〉부터’ (원순모음화).
한(漢)나라 : 진(秦)나라에 이어 중국을 통일한 왕조(BC 202∼AD 220).
(經師) : 경문(經文)을 읽거나 외는 법사.
도류(道流) : 도교를 믿고 그 도를 닦는 사람. 한문 원문에는 ‘·도류’를 묶어 방사(方士)라 하였는데, 이는 신선의 술법을 닦는 사람을 일컫는다.
소가 : 속-[惑]+-아(연결 어미). 속아. 미혹되어.
귀신니며 : 귀신(鬼神)+-이며(접속 조사). 귀신이며. ‘귀신니며’는 중철 표기이다.
신셔 : 신션(神仙)+-(관형격 조사). 신선의.
말리 : 말[言]+-이(주격 조사). 말이. ‘말리’는 중철 표기이다.
만히 : 많이. 다음 대문에는 ‘마니’로 표기된 예가 나타난다.
니며 : -[走]+니-[行]+-며(대등적 연결 어미). 다니며. 이 낱말은 ‘니-〉니-〉니-〉다니-’의 변천 과정을 거쳤다. 이 문헌에도 21ㄴ에 ‘니-’ 형태가 등장한다.
급피 : 급히[急]. ‘급피’는 ‘급히’의 중철 표기이다.
티 : -[靈]+-디(보조적 연결 어미). 영검이 있지.
귓거시라 : 귓것[鬼]+-이라(서술격 조사). 귀신이다. 도깨비이다.
건마 : -[爲]+-건마(종속적 연결 어미). 하건마는. 15세기에는 ‘건마’으로 표기되었다.
긘 : 그[其]+-ㅣ(서술격 조사)+-ㄴ(종속적 연결 어미). 그들인들.
식니(識理) : 사리(事理)를 앎.
셰쇼개 : 셰쇽(世俗)+-애(처격 조사). 세속에. 세상에.
스 : 무당.
간대로 : 망령되게.
비셰원 :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이 낫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비는 일.
미츄미 : 미치-[狂]+-움(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미친 것이.
션 : 토지와 마을을 지켜 준다는 서낭신. 한문 원문에는 土神(토신)으로 되어 있다.
도 : 무리. 패. 한문 원문에 나오는 “결회사(結會社)”와 “결사(結社)”를 이 문헌에서는 모두 “도 무”로 언해하였고, 일사문고본에는 각각 “모히 샤단을 글아”(33ㄴ)와 “샤단을 자”(35ㄴ)로 언해하고 있다. 이로써 ‘도’와 ‘샤단’은 모두 社(사)를 뜻하는 같은 뜻의 낱말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도 結社(결사)라 하면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단체를 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무 : 뭇-[結]+-어(연결 어미). 만들어. 맺어. 어간 ‘뭇-’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뭇-’은 ‘-’으로 교체된다.
예 : [舟]+-예(처격 조사). 배에.
: 말[馬].
와 : -[騎]+-ㅣ오-(사동 접미사)+-아(연결 어미). 태워.
믈 : 믌결[浪]+-(목적격 조사). 물결을. 사이시옷은 대체로 형태소 경계에서 앞 음절의 말음으로 표기되는 전통에 따라 주로 ‘믌결’로 표기되었다. 그러면서도 뒤 음절의 초성이 ㄱ, ㄷ, ㅂ, ㅅ일 때는 ㅅ을 뒤 음절의 초성에 내려 쓸 수 있어 ‘믈’과 같은 표기가 등장한 것이다.
오며 : -[蹈]+-며(대등적 연결 어미). 밟으며. 동사 어간 ‘-’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어간이 ‘오-’로 교체되어 ‘오며’가 되었다.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오며’가 ‘며’로 나타난다.
므듸므듸예 : 종종. 가끔. 한문 원문에 “往往(왕왕)”으로 나타나 있다.
저티 : 젛-[畏]+-디(보조적 연결 어미). 두려워하지.
져믄 : 졈-[少]+-은(관형사형 어미). 어린.
모도고 : 모도-[聚]+-고(대등적 연결 어미). 모으고.
글 : (厄)+-을(목적격 조사). 액을. 액(厄)은 사나운 운수, 또는 사나운 운수로 생기는 나쁜 일을 말한다.
면여지라 : 면-[免]+-여(연결 어미)+지-(원망의 보조형용사)+-라(평서법 어미). 면하고 싶다.
자히 : 건방지게. 제멋대로. 방자(放恣)하게.
너므 : 너무.
팀니 : 팀-[瀆]+-니(종속적 연결 어미). 더럽히니. 일사본에는 “덜어이니”로 번역하였다.
가챠(假借) : 가령. 가사(假使).
: 옳지 않은.
흠(歆饗) : 신명(神明)이 제물을 받아서 먹음.
니예 : 니(理)+-예(처격 조사). 사리에.
쥬역(周易) : 단순히 ≪역(易)≫이라고도 한다. 이 책은 점복(占卜)을 위한 원전(原典)과도 같은 것이며, 동시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흉운(凶運)을 물리치고 길운(吉運)을 잡느냐 하는 처세상의 지혜이며 나아가서는 우주론적 철학이기도 하다.
하리 : 하[天]+-이(주격 조사). 하늘이. 중세 국어에서 ‘하ㅎ’은 ㅎ종성 체언이었는데 여기서는 ㅎ종성이 소멸되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 문헌의 10ㄱ에는 ㅎ종성이 유지되고 있는 ‘하히’를 볼 수 있다.
도오시니 : 도우시니.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도시니’로 표기되었다.
브리(不利) : 불리한. 이롭지 않은. ≪이륜행실도≫에는 한자어 ‘부득이(不得已)’를 언해문에서 ‘브듸이’(21ㄴ)로 표기한 예가 있다.
한(漢) : 진(秦)나라가 기원전 206년에 멸망한 뒤 항우(項羽)와 패권을 겨루어 승리한 농민 출신 유방(劉邦; 高祖)에 의해 창건되었다. 기원전 206년 유방이 항우에 의해 한왕(漢王)으로 봉해졌는데 한(漢)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한다. 한나라는 기원후 8년에 외척인 왕망(王莽)에게 제위(帝位)를 빼앗겨 한때 중단되었으나 25년에 일족인 유수(劉秀; 光武帝)에 의해 부활하였다. 따라서 왕망이 찬탈하기 전의 한나라를 전한(前漢), 부활 후의 한나라를 후한(後漢)이라 한다. 또한 전한의 도읍은 장안(長安)에, 후한은 낙양(洛陽)에 두었기 때문에 도읍의 위치에 의해 전한을 서한(西漢), 후한을 동한(東漢)이라고도 한다. 중국에서 최초로 통일국가가 성립된 것은 진나라 때이지만 진나라가 천하통일 후 15년 만에 멸망한 것과는 달리, 진나라에 이어 통일왕국을 건설한 한나라는 중간에 17년의 중단 시기가 있으나 중국 왕조 가운데 400여 년에 걸쳐 가장 긴 지배력을 유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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