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도곡 초나라공자가 나가 다니시다가 슬픈 울음 소리를 들으시고 가시니, 고 어라 하는 손이 사나운 옷 입고 환도 가지고 길가에 서서 울거늘, 수레 옮겨서 물으시니, 대답하되, “내 어린 때에 글 배우기를 즐겨 천하에 두루 다니더니, 어버이 죽으니, 큰 나무가 가만히 있으려 하여도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며 자식이 효도하려 하여도 어버이 기다리지 아니하나니, 가도 돌아오지 않을 것은 나이이며 가면 못 따라갈 이는 어버이니, 내 여기서 하직합니다.” 하고, 서서 울고 죽으니, 공자의 제자가 저를 보고, 즉시 돌아가 어버이에게 갈 사람이 열 셋이더라.
번역문>
니시다가 : +니-시-다가. 다니시다가.
우룸쏘리 : 울음소리. “우룸”과 “소리”의 연결을 강화하는 된소리되기 현상을 “쏘리”처럼 된소리로 적거나 “사 ”〈용비어천가 3:14〉처럼 ㅁ으로 끝나는 말 밑에 ㅂ을 덧붙이거나 뒤의 “ 소니”에서처럼 된이응(ㆆ) 따위를 덧붙임.
홇 : ㅎ-ㅗ-ㄹ+ㆆ. 할. “-ㅗ-”는 이 말의 꾸밈을 받는 말이 이 행위의 대상임을 나타내며, 된이응(ㆆ)은 매김말과 매김을 받는 말의 연결을 강화하는 된소리되기 현상을 표기하는 방법의 하나임.
사오나 : 사오나ㅸ-ᅟᆞᆫ. 사나운, 험악한. “사오나ㅸ-”은 “사오납다”의 ㅸ벗어난줄기임.
긼 : 길+ㅅ+~ㅐ. 길가에. “+ㅅ+”은 “길”과 “”의 연결을 강화하는 된소리되기 현상을 표기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이른바 사이시옷임.
셔어셔 : 셔-ㅓ셔. 서서.
울어늘 : 울-어늘. 울거늘. “-어늘”은 “-거늘”의 ㄱ이 “울-”의 ㄹ 밑에서 떨어진 변이형태임.
술위 : 수레.
브리샤 : 브리-샤. 부리시어, 시키시어.
무르신대 : 물-으시-ㄴ대. 물으시므로, 물으시니.
져믄 : 졈-ᅟᅳᆫ. 젊은, 어린. 이맘때는 “졈다”가 유소년기의 ‘어리다’는 뜻이었으나, 오늘의 “젊다”로 변하면서 뜻도 청소년기의 ‘젊다’는 뜻으로 변함.
: ㅴ~ㅢ. 때에.
호믈 : +ㅗ-ㅁ~ᅟᅳᆯ. 배움을. “다”는 ‘버릇되다’를 뜻하며, 하임(사동)의 “ㅗ”가 끼어들어 ‘버릇들이다’를 뜻하는 “호다”가 되므로, 오늘의 “배우다”보다는 “익히다”에 더 가까운 뜻을 나타냄.
즘게남기 : 즘게+남ㄱ~ㅣ. “즘게남ㄱ”은 “즘게나모”의 변이형이며, ‘큰 나무’를 뜻함.
니 : +ㅣ. 가만히.
이쇼려 : 이시-ㅗ려. 있으려.
미 : ~ㅣ. 바람이.
긋디 : 긋-디. “긋-”은 “긏다”의 “긏-”을 달리 적은 꼴이며, “긏다”는 오늘의 “그치다”로 변한 것임.
호려 : ㅎ-ㅗ려. 하려.
어버 : 업+ㅓ. 아비와 어미, 어버이.
기드리디 : 기드리-디. 기다리지.
나히며 : 낳~ㅣ며. “낳”은 오늘의 “나이”로 변한 것임.
니거든 : 니-거든. “니-”는 “가-”와 한뜻말로서, 시어 “예다”로,“다니다, 거닐다, 노닐다” 등의 일부로 남아 있음.
미처 : 및-ㅓ. 미치어. “및다”는 지금 “미치다”로 변한 것임.
이긔셔 : 이++ㅢ~셔. 이곳에서, 여기서. “”은 “곳”과 같은 말임.
하딕노다 : 하딕+-ㄴ-ㅗ--다. 하직합니다. “-ㅗ-”는 주체가 일인칭임을 나타내며, “--”는 상대높임의 안맺음씨끝으로서 지금말 “-습니다, -습니까” 등에 “ㅣ”로 남아 있음.
주근대 : 죽-ᅟᅳᆫ대. 죽으니.
뎌 : 저.
즉자히 : 즉시.
어버그 : 어~ㅢ그. 어버이에게. “ㅢ그”는 “ㅢ+그++ㅣ”로 분석되나, 오늘의 토씨 “에게”로 변한 것임. “ㅢ+그++ㅣ”를 직역하면 “의 그곳에”와 같음.
: 가-ㄹㆆ. 갈. 여기 된이응(ㆆ)은 매김말 “갈”과 매김을 받는 말 “사미”의 연결을 강화하는 된소리되기를 표시하는 방법의 하나라, “ 사미”는 “갈 싸미”로도 표기될 수 있음.
세히러라 : 셓~ㅣ-러-라. 셋이더라. “-러-”는 회상 때매김을 뜻하는 안맺음씨끝으로서 오늘은 대표형 “-더-”로 바뀜.
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