翰林學士崔婁伯. 水原戶長尙翥之子. 年十五時. 父因獵爲虎所害. 婁伯欲捕虎. 母止之. 婁伯曰. 父讎可不報乎. 卽荷斧跡虎. 虎旣食飽臥. 婁伯直前叱虎曰. 汝食吾父. 吾當食汝. 虎乃掉尾俛伏. 遽斫而刳其腹. 取父骸肉. 安於器. 納虎肉於瓮. 埋川中. 葬父弘法山西廬墓. 一日假寐. 其父來詠詩云. 披榛到孝子廬. 情多感淚無窮. 負土日加塚上. 知音明月淸風. 生則養死則守. 誰謂孝無始終. 詠訖遂不見. 服闋. 取虎肉盡食之
시崔父山中獵兎狐. 却將肌肉餧於菟. 當時不有兒郞孝. 誰得揮斤斫虎顱.
捕虎償寃最可憐. 山西廬墓又三年. 小詞來誦眞非夢. 端爲哀誠徹九泉
원문>
누백포호 고려한림학사 최 누백은 수원 호장의 아들인데, 나이 열 다섯인 때 아비가 사냥 갔다가 범에게 물려서 가 잡으려 하니, 어미가 말리니, 누백이 이르되, “아비의 원수를 갚지 않겠습니까?” 하고, 즉시 도끼 메고 자취 밟아 가니 범이 이미 배불리 먹고 누웠기에, 바로 드러가 꾸짖되, “네가 내 아비를 먹었으니 내 반드시 너를 먹겠다.” 하니까, 꼬리 저으며 엎드리니, 베고 배 갈라 아비의 살과 뼈를 내어 그릇에 담고 범의 고기는 독에 담아 내에 묻고 아비 묻고 시묘살이 하더니, 하루는 수잠이 들었는데, 아비가 와서 글을 읊기를, “도효자려(到孝子廬)하니≪개암나무 헤치고 효자 여막에 오니≫ 정다감(情多感)하여 누무궁(淚無窮)이로다.≪뜻에 느꺼움이 많아 눈물이 다함 없도다.≫ 부토(負土)하여 일가총상(日加塚上)하나니≪흙 지어 나날이 무덤 위에 올리니≫ 지음(知音)은 명월청풍(明月淸風)이시니라.≪알아 주시는 이는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이시다.≫ 생칙양(生則養)하고 사칙수(死則守)하니≪살아서는 봉양하고 죽어서는 지키니≫ 수위효무시종(誰謂孝無始終)고≪누가 이르되 효도가 끝이 없다 하던가?≫” 다 읊고는 문득 보이지 않았다. 누백이 거상 마치고 범의 고기를 다 먹었다.
번역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