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벽온신방
- 벽온신방(辟瘟新方)
- 온역병원(瘟疫病源)
- 온역병원 1
온역병원 1
벽온신방:1ㄱ
辟瘟新方瘟疫病源 시병 주001) 되 근원이라
시병(時病)：
시환(時患). 때에 따라 유행하는 상한병(傷寒病)이나 전염성 질환.
疫癘之發 皆由一歲之內節氣不和寒暑乖候則民多疾疫病 無少長率皆相似如有鬼癘之氣 故云疫癘或溝渠不泄穢惡不修薰蒸 而成者或地多死氣鬱發 而成者或官吏枉抑怨讟 而成者其證使人痰盛煩熱頭痛身疼增寒壯熱項强睛疼甚至聲啞或赤眼口瘡腮腫喉痹咳嗽噴嚔
Ⓒ 저자 | 안경창 / 1653년(효종 4) 3월 일
역녀 주002) 의 병은 다 주003) 주004) 안 주005) 시졀 주006) 긔운 주007) 이 사오나와 주008) 치우며 주009) 더위 주010) 고로디 주011) 못여 주012) 사이 이 병 만하 주014) 아 주015) 어룬 주016) 업시 증셰 주017) 여 주018) 귀신의 긔운이 인 주019) 니 혹 쳔 주020) 을 츠디 주021) 아녀 주022) 더러온 주023) 긔운이 사의게 이거나 주024) 그 주025) 사 주근 주026) 긔운이 만커나 주027) 관원 주028) 이 사오나와 원망 주029) 이 만하도 되니 주030) 그 증 주031) 은 담 주032) 이 셩며 주033) 답답며 머리 알며 주034) 몸이 알며 치우락 주035) 더우락 주036) 며 목이 고며 주037) 눈망올 주038) 이 알며 주039) 목이 쉬며 눈이 블그며 주040) 입이 헐며 주041) 볼 주042) 이 브으며 주043) 목 안히 범븨며 주044) 기 주045) 과 최옴 주046) 을 니라
역녀(疫癘)：
여역(癘疫). 역병(疫病). 전염성 열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
한[一].
：
해[年].
안：
안ㅎ[內]+-(처격 조사). 안에. ‘안ㅎ’은 ㅎ끝소리 명사이다. 명사 ‘안[內]’에 조사가 연결되면 위에서처럼 명사와 조사 사이에 ㅎ이 나타나는 명사를 ‘ㅎ끝소리 명사’ 또는 ‘ㅎ종성 체언’이라 한다. 즉 휴지(休止)나 사이 ㅅ 앞에서는 그냥 ‘안’으로 쓰여 명사의 끝에 ㅎ이 나타나지 않지만, ‘-이, -, -, -로, -과, -도’ 등의 조사 앞에서는 ㅎ이 나타나 ‘안ㅎ’으로 쓰였다. 그리하여 ‘안히, 안, 안, 안로, 안콰, 안토’ 등으로 표기되었다. 이러한 ㅎ끝소리 명사는 수사(數詞)를 포함하여 중세 국어에서 모두 80여 낱말이 쓰였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시졀(時節)：
계절.
긔운：
기운.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오관(五官)으로 느껴지는 현상.
사오나와：
사오납-[劣]+-아(연결 어미). 나빠서. 사나워. 험하여. ‘사오납-’은 ㅂ불규칙 용언이어서 어간 ‘사오납-’에 모음의 어미가 연결되면 어간 말음 ㅂ은 ‘오/우’로 교체된다.
치우며：
칩-[寒]+-으며(대등적 연결 어미). 추우며. ‘칩다’는 ㅂ불규칙 용언이다.
더위：
덥-[暑]+-위(명사 접미사). 더위. 덥+위→더〉더위.
고로디：
고로-[和]+-디(보조적 연결 어미). 고르지.
못여：
못-[不]+-여(여결 어미). 못하여. 음절말에서의 ㅅ과 ㄷ의 혼기 현상으로 15세기에서부터 굳건히 유지되던 부정사 ‘몯-’가 ‘못-’로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 책 5ㄱ에는 여전히 ‘몯-’형태가 쓰이고 있어 유동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용언 어간 ‘-’에 붙는 연결 어미로는 ‘-야’가 규범이었는데 여기서는 ‘-여’로 교체되기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 ‘야’ 형태는 더 이상 찾을 수가 없다.
벽온신방:1ㄴ
리 주013) 리：
-[爲]+-ㄹ(관형사형 어미)+이(것, 의존 명사). 하는 것. 하는 일.
만하：
많-[多]+-아(연결 어미). 많아. 중세 국어에서는 어간이 ‘만-’이어서 연결 어미 ‘-아’가 연결되면 ‘만야’의 형태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만야’ 대신에 ‘만하’로 쓰인 것을 볼 때 어간이 ‘만-’에서 현대어와 같은 ‘많-’으로 재구조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중에서도 이 책 8ㄴ에는 재구조화되기 전의 ‘만여’가 아직 남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아：
아이.
어룬：
얼우-[嫁]+-ㄴ(동명사 어미). 어른. 중세 국어에서는 ‘얼운’으로 표기되었다.
증셰(症勢)：
병을 앓을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태나 모양.
여：
-[如一]+-ㅣ여(연결 어미). 한결같아.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꼭 같아. 어미 ‘-ㅣ여’의 모음 ㅣ는 바로 다음의 ‘여’로 인한 움라우트 현상으로 첨가된 것이다. ‘-’는 15세기에 주로 부사 형태로 쓰였는데 그 표기가 ㄹ 다음의 ㄱ이 탈락한 ‘티’로 나타난다.
인：
잇-[有]+-(관형사형 어미). 있는. 15세기 국어의 자음 연접에서 ‘-ㅎㄴ-’의 연속은 ‘-ㄷㄴ-’으로 표기된다. 이때 ㄷ은 ㄴ 앞에서 ㄴ으로 동화되지만 표기는 동화를 반영하지 않은 ‘-ㄷㄴ-’과 반영한 ‘-ㄴㄴ-’이 혼용되었다.(‘니-’와 ‘니-’) 이와 마찬가지로 ‘-ㅅㄴ-’의 연접에서도 ‘ㄴㄴ’으로 자음 동화가 일어나는데, 여기서는 동화를 그대로 반영하여 ‘인’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 책에는 ‘잇’의 표기는 없고 ‘인’으로만 나타난다.
쳔：
개천. 한문 溝渠(구거)를 여기서는 ‘쳔’으로 번역하였으나 ≪간이 벽온방≫에는 ‘쉬’(2ㄴ)으로 번역하고 있음이 참고 된다.
츠디：
츠-[浚渫]+-디(보조적 연결 어미). 〈개울이나 못을〉 치지. ‘츠다〉치다’(전설모음화).
아녀：
아니-[不]+-여(연결 어미). 아니하여. 중세 국어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보조 용언 ‘아니-’에 모음이나 유성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제외)가 연결되면 수의적으로 ‘--’가 탈락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아니야→아니야/아니여→아냐/아녀’로 된 것이다.
더러온：
더럽-[汚]+-(관형사형 어미). 더러운.
이거나：
-[熏]+-이-(피동 접미사)+-거나(선택형 어미). 쐬거나.
：
ㅎ[地]+-(처격 조사). 땅에.
주근：
죽-[死]+-은(관형사형 어미). 죽은.
만커나：
많-[多]+-거나(선택형 어미). 많거나.
관원(官員)：
벼슬아치.
원망(怨望)：
못마땅하게 여기어 탓하거나 불평을 품고 미워함.
되니：
되니. 중세 국어의 동사 ‘외다’가 이 책에 와서는 현대어와 같은 ‘되다’로 변하였다.
증：
증세(症勢). 증상(症狀).
담(痰)：
가래.
셩며：
셩-[盛]+-며(대등적 연결 어미). 많이 나며.
알며：
알-[痛]+-며(대등적 연결 어미). 아프며. 형용사 ‘알다’는 동사 어간 ‘앓-’에 접미사 ‘--’가 연결되어 형성된 파생어이다. 이 ‘알다’에서 ㄹ탈락이 일어나 오늘날의 ‘아프다’가 되었다. 이 책에 이미 ‘아프다’의 어형이 등장하고 있다. “머리 아프고”(4ㄴ).
치우락：
칩-[寒]+-으락(반복형 어미). 추우락. 춥다가. 차다가.
더우락：
덥-[暑]+-으락(반복형 어미). 더우락. 덥다가. 여기서는 몸에 열이 남을 뜻한다.
고며：
곧-[直]+-며(대등적 연결 어미). 곧으며. 뻣뻣하며. 언해문의 “목이 고며”에 해당하는 한문 원문이 項强(항강)으로 되어 있는데, 항강은 목 뒤가 뻣뻣하고 아프며 목을 잘 돌리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눈망올：
눈알.
알며：
앓-[痛]+-며(대등적 연결 어미). 앓으며.
블그며：
븕-[赤]+-으며(대등적 연결 어미). 붉으며. 붉어지며. ‘븕다〉붉다’(원순모음화).
헐며：
헐-[傷]+-며(대등적 연결 어미). 헐며. 짓무르며.
볼：
뺨의 한복판.
브으며：
븟-[腫]+-으며(대등적 연결 어미). 〈종기가〉 부으며. ‘븟+으며⟶브며〉브으며’
범븨며：
범븨-[痹]+-며(대등적 연결 어미). 마비되며. 막힌 듯하며. 언해문의 “목 안히 범븨며”를 한문 원문에서는 喉痹(후비)로 표현하고 있는데, 후비는 목구멍 속에 종기가 나거나 목 안이 벌겋게 붓고 아프며 막힌 감이 있는 병을 말한다.
기：
기침.
최옴：
재채기. ≪구급 간이방≫이나 ≪간이 벽온방≫에는 ‘욤’으로 표기되고 있다.
Ⓒ 언해 | 안경창 / 1653년(효종 4) 7월 16일
벽온신방
온역병원전염병이 되는 근원이다.
전염성 열병은 모두 일년 동안 계절의 기운이 좋지 않아 춥고 더움이 고르지 못함으로써 사람이 이 병에 걸리는 일이 많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증세(症勢)가 똑같아서 귀신의 기운이 있는 듯하니, 혹시 개천을 깨끗하게 치지 아니하여 그 더러운 기운이 사람에게 쐬게 되거나, 그 땅에 사람 죽은 기운이 많거나, 벼슬아치의 횡포가 심해 〈백성의〉 원성(怨聲)이 많아도 〈병이〉 된다. 그 증세는 가래[痰]가 많으며 답답하며 머리가 아프고 몸도 아프며 차다가 열이 났다가 하며 목 뒤가 뻣뻣하고 눈알이 아프며 목이 쉬고 눈이 붉어지며 입이 헐고 볼이 붓고 목 안이 막힌 듯하며 기침과 재채기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