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불설아미타경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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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락국토에서 중생으로 태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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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국토에서 중생으로 태어남


舍利弗아 極樂國土애 衆生生者 皆是阿鞞跋致니 其中에 多有一生補處야 其數ㅣ 甚多야 非是算數 所能知之오 但可以無量無邊阿僧祇로 說이니라
Ⓒ 구결 | 세조 / 1464년(세조 10) 월 일

아미타경언해:15ㄱ

舍利弗 주001)
사리불(舍利弗):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하나. 지혜(智慧)가 가장 높다고 하여 ‘지혜(智慧) 제일’이라고 부른다. 수행 정진(修行精進)과 교화(敎化)가 뛰어났다고 전한다.
주002)
사리불(舍利弗)아:
사리불(舍利弗)아. 사리불(舍利弗)이여. ‘-아’는 호격조사.
極樂國土 주003)
극락국토(極樂國土):
극락정토(極樂淨土)를 달리 부르는 이름.
주004)
극락국토(極樂國土)애:
극락국토(極樂國土)에. ‘-애’는 처소부사격조사.
衆生 주005)
중생(衆生):
부처의 구제(救濟)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 가진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나니 주006)
나니:
태어난 이는. 생겨난 이는. 나-[生]+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보조사).
주007)
다:
모두. 다[皆](부사).
阿鞞跋致 주008)
아비발치(阿鞞跋致):
불퇴(不退). 무퇴(無退). 불퇴전(不退轉). 불퇴위(不退位)라는 뜻. 부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역량(力量)을 갖고 있지마는, 중생을 위하여 자신의 성불(成佛)을 뒤로 미루고 그냥 보살의 지위에 머물러 있는 이를 이른다.
【阿鞞跋致 믈리그우디 주009)
믈리그우디:
물러나 구르지. 믈리그울-[退轉]+디(연결어미). ‘믈리그울-’은 ‘므르-[退]+이(부사파생접미사)#그울-[轉]’로 분석된다. ‘그우-[轉]’는 ‘그울-[轉]’이 연결어미 ‘-디’ 앞에서 /ㄹ/ 탈락한 형태이다.
아니타 주010)
아니타:
아니하다. 아니다⟶아니타.
주011)
혼:
하는. -+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마리니 주012)
마리니:
말이니. 말[語]+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므르디 주013)
므르디:
물러나지. 므르-[退]+디(연결어미).
아니호미 주014)
아니호미:
아니함이. 아니함에는. 행위를 나타내는 명사이므로 이렇게 옮기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 아니-[非]+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15)
세:
세 (가지).
디 주016)
디:
뜻이. [意]+이(주격조사).
잇니 주017)
잇니:
있느니.
空位 주018)
공위(空位):
유(有)가 아닌 이름뿐인 지위.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는 지위.
주019)
공위(空位)예:
공위(空位)에. 처소부사격조사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 나타나는 형태.
드러 주020)
드러:
들어. 들-[入]+어(연결어미).
므르디 아니홈과 주021)
아니홈과:
아니함과. 아니-[非]+옴/움(명사형어미)+과(접속조사).
假行 주022)
가행(假行):
만유(萬有)를 이르는 말. 만유는 제각기 실체가 없고, 서로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가행(假行)이라고 한다.
애 드러 므르디 아니홈과 中念 주023)
중념(中念):
유(有)이면서 공(空)한 생각.
에 드러 므르디 아니홈괘라 주024)
아니홈괘라:
아니함이다. 아니-[非]+옴/움(명사형어미)+과(접속조사)+이(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중세국어 시기에는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 ‘-과/와’가 오고 그 다음에 격조사가 통합되었다.
주025)
:
한. [一](관형사).
주026)
염(念):
주관(主觀)인 마음이, 객관(客觀)인 대경(對境)을 마음에 분명히 기억하여 두고 잊지 않는 것.
주027)
상(相):
외계(外界)에 나타나 마음의 상상(想像)이 되는 사물의 모양.
업수미 주028)
업수미:
없음이. 없-[無]+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29)
공(空):
실체(實體)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는 것. 곧, 세상의 모든 것은 인연(因緣)에 따라 생긴 가상(假相)이며, 영구(永久) 불변(不變)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니 주030)
긔:
그것이. 그[其]+ㅣ(주격조사).
般若 주031)
반야(般若):
모든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불법(佛法)의 참다운 이치를 깨닫는 최상의 지혜.
ㅣ니 두 生死 주032)
생사(生死):
중생(衆生)의 한평생 시종(始終)을 이름. 이에는 분단생사(分段生死)와 변역생사(變易生死)가 있다.
여흴니라 주033)
여흴니라:
여읜 때문이니라. 여의기 때문이니라. 여희-[離]+ㄹ니라(종결어미).
주034)
몯:
못. 몯[不].
 주035)
:
갖은. 구비된. -[具]+(관형사형어미).
주036)
법(法):
법(法)이. ‘법(法)’은 물(物), 심(心), 선(善), 악(惡)의 모든 사상(事相)이다.
업수미 주037)
업수미:
없음이. 없-[無]+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假ㅣ니 주038)
가(假)ㅣ니:
가(假)이니. ‘-ㅣ니’는 ‘-ㅣ(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로 분석된다.
주039)
가(假):
만유(萬有)를 이르는 말. 만유는 제각기 실체(實體)가 없고, 서로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하는 것이므로 가(假)라고 한다. ‘허(虛)하다’는 뜻과 통한다.
빌씨니 주040)
빌씨니:
빌리는 것이니. 빌-[假]+ㄹ씨니(연결어미). ‘-ㄹ씨니’는 ‘-ㄹ(관형사형어미)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로 분석된다.
本來 주041)
본래(本來):
본디. 또는 처음부터.
업슨 주042)
업슨:
없는. 없-[無]+은(관형사형어미).
거긔 주043)
거긔:
거기에. 그곳에. 것에.
이슈미 주044)
이슈미:
있음이. 이시-[有]+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비룸 주045)
비룸:
빌림. 빌림과. 빌-[假]+옴/움(명사형어미).
니라 주046)
니라:
같으니라. -[如]+니라(종결어미).
解脫 주047)
해탈(解脫):
속세의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나 편안한 경지에 이르는 일이다.
이니 뎌기 주048)
뎌기:
행적(行蹟)이. 뎍(行蹟)+이(주격조사).
니라 주049)
니라:
구비(具備)된 때문이니라. -[具]+니라(종결어미).
나토 주050)
나토:
하나도. 나ㅎ[一]+도(보조사).
아니며 주051)
아니며:
아니며. 아니[非]+∅(서술격조사)+며(연결어미).
다도 주052)
다도:
다르도. 다르지도. 다-[異]+디(연결어미 생략)+도(보조사).
아니호미 주053)
아니호미:
아니함이. 아니-[不]+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54)
중(中):
양(兩)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중정(中正)한 것.
이니 주055)
중(中)이니:
중(中)이니. 중이란 것이니.
法身 주056)
법신(法身):
법계(法界)의 이치와 일치(一致)하는 부처의 몸. 또는 그 부처가 설한 정법(正法).
이니 眞實ㅅ 주057)
진실(眞實)ㅅ:
진실(眞實)의.
境界 주058)
경계(境界):
과보(果報)에 의하여 각자에게 주어진 지위(地位)나 처지를 이름.
주059)
증(證):
신심(信心)과 수행한 공(功)이 나타나서 진리에 부합(附合)함.
니라 주060)
증(證)니라:
증(證)한 때문이니라. 증(證)하기 때문이니라.
주061)
두:
두 (가지). 두[二](관형사).
生死 分段生死 주062)
분단생사(分段生死):
육도(六道)에 윤회하는 범부(凡夫)들의 나고 죽는 일. 분단(分段)은 분한(分限)과 형단(形段)이란 뜻이다. 범부는 각자의 업인(業因)에 따라서 신체의 크고 작음과 가늘고 굵은 형단(形段)이 있고, 목숨의 길고 짧은 분한(分限)이 있어서 분단(分段)으로 생사(生死)하므로 분단생사(分段生死)라 한다.
變易生

아미타경언해:15ㄴ

주063)
변역생사(變易生死):
삼계(三界)의 윤회(輪廻)를 이미 벗어난 성자(聖者)가 성불(成佛)하기까지 받는 삼계 밖의 생사. 변역(變易)은 예전의 형상(形相)이 변하여 딴 모양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변역생사(變易生死)는 원(願)에 의한 생사이므로, 육체나 수명이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변한다고 한다.
ㅣ니 分 주064)
분(分):
분(分)은. ‘-’은 보조사.
제여 주065)
제여:
제각기. 제각각. 제여곰[各自]+ㅅ(관형격조사). ‘제여곰’은 여기서 관형절의 주어인 바, 주격의 자리에 관형격조사가 왔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관형절과 명사절의 주어 명사 다음에 관형격조사가 통합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가니니 주066)
가니니:
간 것이니. 가 -[行]+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목수믜 주067)
목수믜:
목숨의. 목숨[命]+(관형격조사).
그지라 주068)
그지라:
끝이다. 그지[限]+∅(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段 그티니 주069)
그티니:
끝이니. 긑[末]+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모 주070)
모:
몸의. 몸[身]+(관형격조사).
얼구리라 주071)
얼구리라:
형상(形狀)이다. 모습이다. 얼굴[形狀]+이(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變易 주072)
변역(變易):
다르게 바뀌는 것.
고텨 주073)
고텨:
고쳐. 다시. 고티-[改]+어(연결어미). ‘고티-’는 ‘곧-[直]+히-(사동접미사)’에서 온 말이다.
욀씨니 주074)
욀씨니:
되는 것이니. 외-[爲]+ㄹ씨니(연결어미).
주075)
인(因):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原因).
올며 주076)
올며:
옮으며. 옮-[遷/移]+며(연결어미).
果ㅣ 주077)
과(果)ㅣ:
과(果)가. ‘과(果)’는 인연(因緣)으로 해서 생기는 모든 법(法). 곧, 원인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모든 법(法)을 이른다.
밧골씨라 주078)
밧골씨라:
바꾸는 것이다. 밧고-[換/易]+ㄹ씨라.
그 中에 一生補處 주079)
일생보처(一生補處):
단 한 번의 생[一生]만 마치면 바로 부처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지위(位). 곧, 등각(等覺)의 지위를 이른다.
주080)
해:
많이. 하-[多]+ㅣ(부사파생접미사).
이셔 주081)
이셔:
있어서. 이시-[有]+어(연결어미).
一生 주082)
일생(一生):
한 평생(平生).
번 주083)
번:
한번. ‘[一]#번(番)’
날씨니 주084)
날씨니:
나는 것이니. 태어나는 것이니. 나-[生]+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번 다 주085)
다:
다른. 다-[他]+ㄴ(관형사형어미).
地位 주086)
지위(地位):
보살이 수행하는 지위 점차(漸次)의 계위(階位).
주087)
지위(地位)예:
지위(地位)에.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 오는 처소부사격조사.
주088)
난:
난. 태어난. 나-[生]+ㄴ(관형사형어미).
後ㅣ면 주089)
후(後)ㅣ면:
후(後)이면.
妙覺地位 주090)
묘각지위(妙覺地位):
불과(佛果) 중 하나. 보살(菩薩) 수행(修行)의 지위(地位) 점차(漸次)인 52위(位)나 41위(位)의 마지막 지위(地位)이다. 등각위(等覺位)에 있는 보살이 다시 1품(品)의 무명(無明)을 끊고 이 지위에 들어간다고 한다. 곧, 온갖 번뇌를 끊어버린 부처의 자리이다.
예 오씨니 等覺位 주091)
등각위(等覺位):
보살(菩薩)이 수행하는 지위(地位) 점차(漸次) 중에서 제51위(位)를 말함. 이는 보살의 극위(極位)로서, 그 자체가 만덕(萬德) 원만(圓滿)한 부처와 같다는 뜻이므로 ‘등각(等覺)’이라 한다. 곧, 깨달음의 수준이 부처와 거의 같다는 데서 온 말이다. 등정각(等正覺).
니르니라 주092)
니르니라:
이르니라. 말하는 것이다. 니르-[謂]+니라(종결어미).
等覺애셔 주093)
등각(等覺)애셔:
등각(等覺)에서. ‘등각(等覺)’은 모든 부처의 깨달음이 한결같이 평등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애셔’는 부사격조사.
金剛乾慧 주094)
금강건혜(金剛乾慧):
금강(金剛)의 건혜(乾慧). 보살 5계위(階位) 중 하나이다. ‘건혜(乾慧)’는 건조하여 윤기를 머금지 못한 지혜(智慧)라는 뜻으로, 지혜는 있으나 선정(禪定)을 터득하지 못한 것을 이른다.
예 번 나면 주095)
나면:
나면. 태어나면. 생겨나면. 나-[生/出]+면(연결어미).
後에 주096)
후(後)에:
후에. 뒷날.
妙覺 주097)
묘각(妙覺):
보살(菩薩)의 52위(位) 중 맨 마지막에 도달하는 자리. 곧, 온갖 번뇌를 끊어버린 부처의 자리이다.
오니 주098)
오니:
오르느니. 오-[上]+(직설법 선어말어미)+니(연결어미).
나다 주099)
나다:
난다. 난다(고).
논 주100)
논:
하는. -+(직설법 선어말어미)+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마 주101)
마:
말은. 말[語]+(보조사).
사라나다 주102)
사라나다:
살아난다. 살아난다고. 사라나-[蘇]+다(종결어미). ‘살-[生]+아(연결어미)#나-[出]+다(종결어미)’로 분석되는 통사적 합성어.
논 주103)
논:
하는.
마리 주104)
마리:
말이. 말[語]+이(주격조사).
아니라 주105)
아니라:
아니라. 아니[非]+∅(서술격조사)+라(연결어미).
부텻 주106)
부텻:
부처의.
지븨 주107)
지븨:
집에. 집[家]+의(처소부사격조사). ‘집[家]’은 처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나다 주108)
나다:
난다고.
논 디라 주109)
디라:
뜻이다.
補 보탈씨오 주110)
보탈씨오:
보태는 것이고. 보타-[補]+ㄹ씨오(연결어미).
處 고디니 주111)
고디니:
곳이니.
부텻 고대 주112)
부텻 고대:
부처의 곳에. 부처의 지위(地位)에. 부텨[佛]+ㅅ(사잇소리)#곧[所]+애(처소부사격조사).
주113)
와:
와서. 오-[來]+아(연결어미).
보탈씨라 주114)
보탈씨라:
보태는 것이다. 보타-[補]+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數ㅣ 주115)
수數)ㅣ:
수(數)가. 수효(數爻)가. ‘-ㅣ’는 주격조사.
甚히 주116)
심(甚)히:
심히. 매우.
주117)
하:
많아. 하-[多]+아(연결어미).
算數 주118)
산수(算數):
산수(算數)가. 산수(算數)로. 관형절의 주어여서 주격의 자리에 관형격조사가 왔다. 그러나 주어 명사가 무정물(無情物)이므로 부사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能히 주119)
능(能)히:
능(能)히.
아디 주120)
아디:
아는 것이. 아는 바가. 알-[知]+오/우(선어말어미)+ㅭ(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주격조사).
아니오 주121)
아니오:
아니고.
오직 주122)
오직:
오직[但].
無量 주123)
무량(無量):
헤아릴 수 없이 많거나 끝이 없는 수(數). 곧, 무한량(無限量)의 수.
無邊 주124)
무변(無邊):
끝이 없음. 가이없음.
阿僧

아미타경언해:16ㄱ

주125)
아승기(阿僧祇):
산수(算數)로 표현할 수 없는 무량(無量)한 수를 이른다. 항하사(恒河沙)의 억곱절. 나유타(那由他)의 억분의 일.
닐디니라 주126)
닐디니라:
이르는 것이다. 말할지니라. 니-[說]+오/우(선어말어미)+ㅭ(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 언해 | 간경도감 / 1464년(세조 10) 월 일

사리불아, 극락국토에서 중생으로 태어난 이는 다 아비발치(阿鞞跋致)니라.【‘아비발치(阿鞞跋致)’는 물러나 구르지 아니한다고 하는 말이니, 물러나지 아니함이(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 공위(空位)에 들어 물러나지 아니함과 가행(假行)에 들어 물러나지 아니함과 중념(中念)에 들어 물러나지 아니함이다. 한 생각[念]도 상(相)이 없음이 ‘공(空)’이다. 그것이 ‘반야(般若)’이니 두 생사(生死)를 여읜 때문이다. 못 갖은(구비하지 못한) 법(法)이 없음이 ‘가(假)’이니, ‘가(假)’는 빌리는 것이다. 본래(本來) 없는 거기에 법(法)이 있음이 빌림과 같으니라. 그것이 ‘해탈(解脫)’이니 행적(行蹟)이 구비된 때문이니라. 하나도 아니며 다르지도 아니함이 중(中)이고, 그것이 법신(法身)이니 진실(眞實)의 경계(境界)를 증(證)하기 때문이니라. 두 생사(生死)는 ‘분단생사(分段生死)’와 ‘변역생사(變易生死)’이다. ‘분(分)’은 제각기 간 것이니 목숨의 끝이다. ‘단(段)’은 끝이니 몸의 형상(形相)이다. ‘변역(變易)’은 고쳐 되는 것이니, 인(因)이 옮으며 과(果)가 바뀌는 것이다.】 그 중에 일생보처(一生補處)가 많이 있으며,【‘일생(一生)’은 한번 나는 것이다. 한번 다른 지위(地位)에 난 후면 묘각지위(妙覺地位)에 오르는 것이니, ‘등각위(等覺位)’를 이른다. 등각(等覺)에서 금강건혜(金剛乾慧)에 한번 나면 후에 묘각(妙覺)에 오르느니, ‘난다’고 하는 말은 ‘살아난다’는 말이 아니라, 부처의 집[地位]에 태어난다는 뜻이다. ‘보(補)’는 보태는 것이고, ‘처(處)’는 곳이니 부처의 곳에 와서 보태는 것이다.】 그 수(數)가 심히 많아서 산수(算數)로 능히 아는 것이 아니고, 오직 무량(無量), 무변(無邊)의 아승기(阿僧祇)로 이르는 것이다.
Ⓒ 역자 | 김무봉 / 2008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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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사리불(舍利弗):부처의 10대 제자 중 하나. 지혜(智慧)가 가장 높다고 하여 ‘지혜(智慧) 제일’이라고 부른다. 수행 정진(修行精進)과 교화(敎化)가 뛰어났다고 전한다.
주002)
사리불(舍利弗)아:사리불(舍利弗)아. 사리불(舍利弗)이여. ‘-아’는 호격조사.
주003)
극락국토(極樂國土):극락정토(極樂淨土)를 달리 부르는 이름.
주004)
극락국토(極樂國土)애:극락국토(極樂國土)에. ‘-애’는 처소부사격조사.
주005)
중생(衆生):부처의 구제(救濟)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 가진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주006)
나니:태어난 이는. 생겨난 이는. 나-[生]+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보조사).
주007)
다:모두. 다[皆](부사).
주008)
아비발치(阿鞞跋致):불퇴(不退). 무퇴(無退). 불퇴전(不退轉). 불퇴위(不退位)라는 뜻. 부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역량(力量)을 갖고 있지마는, 중생을 위하여 자신의 성불(成佛)을 뒤로 미루고 그냥 보살의 지위에 머물러 있는 이를 이른다.
주009)
믈리그우디:물러나 구르지. 믈리그울-[退轉]+디(연결어미). ‘믈리그울-’은 ‘므르-[退]+이(부사파생접미사)#그울-[轉]’로 분석된다. ‘그우-[轉]’는 ‘그울-[轉]’이 연결어미 ‘-디’ 앞에서 /ㄹ/ 탈락한 형태이다.
주010)
아니타:아니하다. 아니다⟶아니타.
주011)
혼:하는. -+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주012)
마리니:말이니. 말[語]+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주013)
므르디:물러나지. 므르-[退]+디(연결어미).
주014)
아니호미:아니함이. 아니함에는. 행위를 나타내는 명사이므로 이렇게 옮기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 아니-[非]+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15)
세:세 (가지).
주016)
디:뜻이. [意]+이(주격조사).
주017)
잇니:있느니.
주018)
공위(空位):유(有)가 아닌 이름뿐인 지위.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는 지위.
주019)
공위(空位)예:공위(空位)에. 처소부사격조사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 나타나는 형태.
주020)
드러:들어. 들-[入]+어(연결어미).
주021)
아니홈과:아니함과. 아니-[非]+옴/움(명사형어미)+과(접속조사).
주022)
가행(假行):만유(萬有)를 이르는 말. 만유는 제각기 실체가 없고, 서로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가행(假行)이라고 한다.
주023)
중념(中念):유(有)이면서 공(空)한 생각.
주024)
아니홈괘라:아니함이다. 아니-[非]+옴/움(명사형어미)+과(접속조사)+이(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중세국어 시기에는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 ‘-과/와’가 오고 그 다음에 격조사가 통합되었다.
주025)
:한. [一](관형사).
주026)
염(念):주관(主觀)인 마음이, 객관(客觀)인 대경(對境)을 마음에 분명히 기억하여 두고 잊지 않는 것.
주027)
상(相):외계(外界)에 나타나 마음의 상상(想像)이 되는 사물의 모양.
주028)
업수미:없음이. 없-[無]+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29)
공(空):실체(實體)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는 것. 곧, 세상의 모든 것은 인연(因緣)에 따라 생긴 가상(假相)이며, 영구(永久) 불변(不變)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주030)
긔:그것이. 그[其]+ㅣ(주격조사).
주031)
반야(般若):모든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불법(佛法)의 참다운 이치를 깨닫는 최상의 지혜.
주032)
생사(生死):중생(衆生)의 한평생 시종(始終)을 이름. 이에는 분단생사(分段生死)와 변역생사(變易生死)가 있다.
주033)
여흴니라:여읜 때문이니라. 여의기 때문이니라. 여희-[離]+ㄹ니라(종결어미).
주034)
몯:못. 몯[不].
주035)
:갖은. 구비된. -[具]+(관형사형어미).
주036)
법(法):법(法)이. ‘법(法)’은 물(物), 심(心), 선(善), 악(惡)의 모든 사상(事相)이다.
주037)
업수미:없음이. 없-[無]+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38)
가(假)ㅣ니:가(假)이니. ‘-ㅣ니’는 ‘-ㅣ(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로 분석된다.
주039)
가(假):만유(萬有)를 이르는 말. 만유는 제각기 실체(實體)가 없고, 서로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하는 것이므로 가(假)라고 한다. ‘허(虛)하다’는 뜻과 통한다.
주040)
빌씨니:빌리는 것이니. 빌-[假]+ㄹ씨니(연결어미). ‘-ㄹ씨니’는 ‘-ㄹ(관형사형어미)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로 분석된다.
주041)
본래(本來):본디. 또는 처음부터.
주042)
업슨:없는. 없-[無]+은(관형사형어미).
주043)
거긔:거기에. 그곳에. 것에.
주044)
이슈미:있음이. 이시-[有]+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45)
비룸:빌림. 빌림과. 빌-[假]+옴/움(명사형어미).
주046)
니라:같으니라. -[如]+니라(종결어미).
주047)
해탈(解脫):속세의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나 편안한 경지에 이르는 일이다.
주048)
뎌기:행적(行蹟)이. 뎍(行蹟)+이(주격조사).
주049)
니라:구비(具備)된 때문이니라. -[具]+니라(종결어미).
주050)
나토:하나도. 나ㅎ[一]+도(보조사).
주051)
아니며:아니며. 아니[非]+∅(서술격조사)+며(연결어미).
주052)
다도:다르도. 다르지도. 다-[異]+디(연결어미 생략)+도(보조사).
주053)
아니호미:아니함이. 아니-[不]+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주054)
중(中):양(兩)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중정(中正)한 것.
주055)
중(中)이니:중(中)이니. 중이란 것이니.
주056)
법신(法身):법계(法界)의 이치와 일치(一致)하는 부처의 몸. 또는 그 부처가 설한 정법(正法).
주057)
진실(眞實)ㅅ:진실(眞實)의.
주058)
경계(境界):과보(果報)에 의하여 각자에게 주어진 지위(地位)나 처지를 이름.
주059)
증(證):신심(信心)과 수행한 공(功)이 나타나서 진리에 부합(附合)함.
주060)
증(證)니라:증(證)한 때문이니라. 증(證)하기 때문이니라.
주061)
두:두 (가지). 두[二](관형사).
주062)
분단생사(分段生死):육도(六道)에 윤회하는 범부(凡夫)들의 나고 죽는 일. 분단(分段)은 분한(分限)과 형단(形段)이란 뜻이다. 범부는 각자의 업인(業因)에 따라서 신체의 크고 작음과 가늘고 굵은 형단(形段)이 있고, 목숨의 길고 짧은 분한(分限)이 있어서 분단(分段)으로 생사(生死)하므로 분단생사(分段生死)라 한다.
주063)
변역생사(變易生死):삼계(三界)의 윤회(輪廻)를 이미 벗어난 성자(聖者)가 성불(成佛)하기까지 받는 삼계 밖의 생사. 변역(變易)은 예전의 형상(形相)이 변하여 딴 모양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변역생사(變易生死)는 원(願)에 의한 생사이므로, 육체나 수명이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변한다고 한다.
주064)
분(分):분(分)은. ‘-’은 보조사.
주065)
제여:제각기. 제각각. 제여곰[各自]+ㅅ(관형격조사). ‘제여곰’은 여기서 관형절의 주어인 바, 주격의 자리에 관형격조사가 왔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관형절과 명사절의 주어 명사 다음에 관형격조사가 통합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주066)
가니니:간 것이니. 가 -[行]+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주067)
목수믜:목숨의. 목숨[命]+(관형격조사).
주068)
그지라:끝이다. 그지[限]+∅(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주069)
그티니:끝이니. 긑[末]+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주070)
모:몸의. 몸[身]+(관형격조사).
주071)
얼구리라:형상(形狀)이다. 모습이다. 얼굴[形狀]+이(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주072)
변역(變易):다르게 바뀌는 것.
주073)
고텨:고쳐. 다시. 고티-[改]+어(연결어미). ‘고티-’는 ‘곧-[直]+히-(사동접미사)’에서 온 말이다.
주074)
욀씨니:되는 것이니. 외-[爲]+ㄹ씨니(연결어미).
주075)
인(因):어떤 결과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原因).
주076)
올며:옮으며. 옮-[遷/移]+며(연결어미).
주077)
과(果)ㅣ:과(果)가. ‘과(果)’는 인연(因緣)으로 해서 생기는 모든 법(法). 곧, 원인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모든 법(法)을 이른다.
주078)
밧골씨라:바꾸는 것이다. 밧고-[換/易]+ㄹ씨라.
주079)
일생보처(一生補處):단 한 번의 생[一生]만 마치면 바로 부처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지위(位). 곧, 등각(等覺)의 지위를 이른다.
주080)
해:많이. 하-[多]+ㅣ(부사파생접미사).
주081)
이셔:있어서. 이시-[有]+어(연결어미).
주082)
일생(一生):한 평생(平生).
주083)
번:한번. ‘[一]#번(番)’
주084)
날씨니:나는 것이니. 태어나는 것이니. 나-[生]+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주085)
다:다른. 다-[他]+ㄴ(관형사형어미).
주086)
지위(地位):보살이 수행하는 지위 점차(漸次)의 계위(階位).
주087)
지위(地位)예:지위(地位)에. ‘-예’는 음절부음 [j] 다음에 오는 처소부사격조사.
주088)
난:난. 태어난. 나-[生]+ㄴ(관형사형어미).
주089)
후(後)ㅣ면:후(後)이면.
주090)
묘각지위(妙覺地位):불과(佛果) 중 하나. 보살(菩薩) 수행(修行)의 지위(地位) 점차(漸次)인 52위(位)나 41위(位)의 마지막 지위(地位)이다. 등각위(等覺位)에 있는 보살이 다시 1품(品)의 무명(無明)을 끊고 이 지위에 들어간다고 한다. 곧, 온갖 번뇌를 끊어버린 부처의 자리이다.
주091)
등각위(等覺位):보살(菩薩)이 수행하는 지위(地位) 점차(漸次) 중에서 제51위(位)를 말함. 이는 보살의 극위(極位)로서, 그 자체가 만덕(萬德) 원만(圓滿)한 부처와 같다는 뜻이므로 ‘등각(等覺)’이라 한다. 곧, 깨달음의 수준이 부처와 거의 같다는 데서 온 말이다. 등정각(等正覺).
주092)
니르니라:이르니라. 말하는 것이다. 니르-[謂]+니라(종결어미).
주093)
등각(等覺)애셔:등각(等覺)에서. ‘등각(等覺)’은 모든 부처의 깨달음이 한결같이 평등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애셔’는 부사격조사.
주094)
금강건혜(金剛乾慧):금강(金剛)의 건혜(乾慧). 보살 5계위(階位) 중 하나이다. ‘건혜(乾慧)’는 건조하여 윤기를 머금지 못한 지혜(智慧)라는 뜻으로, 지혜는 있으나 선정(禪定)을 터득하지 못한 것을 이른다.
주095)
나면:나면. 태어나면. 생겨나면. 나-[生/出]+면(연결어미).
주096)
후(後)에:후에. 뒷날.
주097)
묘각(妙覺):보살(菩薩)의 52위(位) 중 맨 마지막에 도달하는 자리. 곧, 온갖 번뇌를 끊어버린 부처의 자리이다.
주098)
오니:오르느니. 오-[上]+(직설법 선어말어미)+니(연결어미).
주099)
나다:난다. 난다(고).
주100)
논:하는. -+(직설법 선어말어미)+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주101)
마:말은. 말[語]+(보조사).
주102)
사라나다:살아난다. 살아난다고. 사라나-[蘇]+다(종결어미). ‘살-[生]+아(연결어미)#나-[出]+다(종결어미)’로 분석되는 통사적 합성어.
주103)
논:하는.
주104)
마리:말이. 말[語]+이(주격조사).
주105)
아니라:아니라. 아니[非]+∅(서술격조사)+라(연결어미).
주106)
부텻:부처의.
주107)
지븨:집에. 집[家]+의(처소부사격조사). ‘집[家]’은 처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주108)
나다:난다고.
주109)
디라:뜻이다.
주110)
보탈씨오:보태는 것이고. 보타-[補]+ㄹ씨오(연결어미).
주111)
고디니:곳이니.
주112)
부텻 고대:부처의 곳에. 부처의 지위(地位)에. 부텨[佛]+ㅅ(사잇소리)#곧[所]+애(처소부사격조사).
주113)
와:와서. 오-[來]+아(연결어미).
주114)
보탈씨라:보태는 것이다. 보타-[補]+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주115)
수數)ㅣ:수(數)가. 수효(數爻)가. ‘-ㅣ’는 주격조사.
주116)
심(甚)히:심히. 매우.
주117)
하:많아. 하-[多]+아(연결어미).
주118)
산수(算數):산수(算數)가. 산수(算數)로. 관형절의 주어여서 주격의 자리에 관형격조사가 왔다. 그러나 주어 명사가 무정물(無情物)이므로 부사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주119)
능(能)히:능(能)히.
주120)
아디:아는 것이. 아는 바가. 알-[知]+오/우(선어말어미)+ㅭ(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주격조사).
주121)
아니오:아니고.
주122)
오직:오직[但].
주123)
무량(無量):헤아릴 수 없이 많거나 끝이 없는 수(數). 곧, 무한량(無限量)의 수.
주124)
무변(無邊):끝이 없음. 가이없음.
주125)
아승기(阿僧祇):산수(算數)로 표현할 수 없는 무량(無量)한 수를 이른다. 항하사(恒河沙)의 억곱절. 나유타(那由他)의 억분의 일.
주126)
닐디니라:이르는 것이다. 말할지니라. 니-[說]+오/우(선어말어미)+ㅭ(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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