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구급간이방언해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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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중풍(中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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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풍(中風)


구급간이방언해 권1:1ㄱ

中風
宜服和劑方牛黃淸心圓至寶丹小續命湯排風湯省風湯御藥院方木香保命丹得效方解語湯

 마니라 주001)
 마니라:
+맞-+-(동명사형 어미)+-이라(서술격 조사). 바람 맞음이라. 동명사형 어미는, 형태는 관형사형과 같고 기능은 명사형과 같은 어미로서, 현대어의 ‘어른, 어르신, 여남은, 가물’ 등이 이에 속한다. 중세 시기에는 현재보다 동명사형이 많이 쓰였고, 고대의 이른 시기에는 알타이 제어처럼 명사형과 관형사형의 구별이 없던 때도 있었을지 모른다.
화졔애 우황쳥심원 지보단 쇼속 풍탕 풍 어약원방애 목향보단 득효애 어탕과 머고미 맛니

구급간이방언해 권1:1ㄴ


바람 맞음이라
화제방에는 우황청심원, 지보단, 소속명탕, 배풍탕, 생풍탕, 어약원방에는 목향보명단, 득효방에는 해어탕을 먹음이 마땅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卒中法 圓白天南星 두렫고  두야머주저깃 불휘 濕紙裹煨 南木香 蒼朮 삽듓 불휘니 비치 프러코  기니 白羊眼半夏  의 눈  모롭 불휘 用百沸湯就銚蘸少頃各一錢半 辢細辛 甘草 石菖蒲 돌 서리예 난 숑의맛 불휘 細切各一錢 剉散分作二服水一盞半生薑七厚片煎取其半乘熱調蘇合香圓三圓灌下痰盛者加全蝎二枚炙先以皂角去弦皮細辛或生南星半夏

구급간이방언해 권1:2ㄱ

爲末揭以管子 대 吹入鼻中俟其噴嚔卽進前藥牙噤者中指點南星細辛末幷烏梅肉 홧 여름 검게 그려 니 頻擦自開

믄득 주002)
믄득:
17세기 말에 일어난 원순 모음화 현상에 의해 근대 한국어에 와서는 ‘문득’으로 어형이 바뀌고 의미에 변화가 일어났다. 중세 한국어 문헌에서는 일반적으로 ‘갑자기’의 뜻으로 널리 쓰였지만, 현대에는 주로 생각이나 느낌이 갑자기 일어날 때에 쓴다.
 맛거든 주003)
 맛거든:
+맞-+-거든. 바람 맞거든.
두렫고 주004)
두렫고:
둥글고.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는 ‘두렵-’이라는 어형이 흔히 쓰였고, ‘두렫-’은 중세 한국어 문헌 중에는 〈소학언해〉와 이곳에만 나오는 듯하다. 〈구급방(언해)〉에서는 ‘도렫-’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대어에 와서 ‘뚜렷하-’로 어형이 바뀌면서 의미도 아주 달라졌다.
주005)
:
-+-ㄴ(관형사형 어미). 흰.
두야머주저깃 불휘 저즌 주006)
저즌:
젖-+-은(관형사형 어미). 중세 한국어의 관형사형 어미에는 ‘ㄴ’계와 ‘ㄹ’계의 2가지가 있었는데, 이 ‘ㄴ, ㄹ’ 어미 앞에 오는 어간의 말음이 모음이냐 자음이냐에 따라, 또 어간의 모음이 양성 모음이냐 음성 모음이냐에 따라 ‘-ㄴ/-/-은, -ㄹ/-/-을’로 구분 표기함을 원칙으로 하였다. 이런 표기를 모음조화 표기법이라 부른다. ‘저즌, 구은, , 두터운, 더운’ 등은 이 모음조화 표기법의 원칙에 따라 표기한 것이지만, ‘[麻], 마를[不]’처럼 이 원칙에 어긋나게 표기한 것도 상당히 많다.
죠예 주007)
죠예:
종이에. ‘죠’는 ‘죠희, 죵희, 죵, 조희’ 등으로 변천 표기되다가 ‘종이’로 고정되었다. 15세기의 처격 조사에는 ‘-애/-에/-/-의/-예’가 있었는데 i나 j 뒤에서는 ‘-예’가 선택되었다.
주008)
:
-+-아(연결 어미). 싸서. 중세 한국어 시대의 특이한 음운 현상으로 어두 자음군이 있었음을 들 수 있다. 이 시대의 어두 자음군이란 ‘ㅂ’이 ‘ㄷ, ㅅ, ㅈ, ㅌ, , ’ 등과 함께 병서(竝書)되어 어두에 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문헌에 나오는 어두 자음군의 어휘 예로 ‘[垢], -[辛], [蜜], [時], -[醎], 디-[裂]’ 등을 들 수 있다. 이 어두 자음군의 ‘ㅂ’은 발음되었을 듯한 것도 있고(‘’의 경우), 경음 부호로 ‘ㅂ’을 쓴 것도 있고(‘-’의 경우), 전혀 발음되지 않으면서 과잉 표기의 결과로 ‘ㅂ’을 쓴 것(‘디-’의 경우)의 3가지가 있는 듯하다. 현대어에 ‘휩싸다[휘-+다]’와 같은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의 ‘ㅂ’은 발음되었을 듯하다.
구으니와 주009)
구으니와:
굽-+-은(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와(접속 조사). 구운 것과. 훈민정음의 초기 문헌에는 이 낱말은 ‘구니와’로 표기된다. ‘굽-’은 ‘ㅂ’ 불규칙 동사이므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이 어간에 연결되면 어간 말음 ‘ㅂ’은 w로 변하거나 탈락되어 ‘ㅗ/ㅜ’나 ‘ㅡ’로 표기하였다. 이 ‘ㅂ’은 자음 어미 앞에서는 그대로 유지되는데,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이런 ‘ㅂ’ 불규칙 현상을 형태 음소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 자로 적었다. 그러나 〈능엄경(언해)〉(1461년) 이후의 문헌에는 이 ‘ㅸ’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낱말을 현대식으로 정확히 표기하면 ‘구운 이와’가 된다. *煨: 화롯불에 구울 외, 묻어 구울 외.
남목과 삽듓 불휘와  의 주010)
의:
15세기의 관형격 조사는 앞에 오는 체언의 모음이 양성이냐 음성이냐에 따라 ‘-’와 ‘-의’로 구분하여 표기함이 원칙이었으나 이 표기처럼 예외가 많다.
 주011)
:
-+-ㄴ(관형사형 어미). 같은. 15세기 문헌에 ‘-’와 ‘-’의 두 가지 표기가 나오지만 이들의 실제 발음은 동일했을 것이다. 자음 어미 앞에서 ‘-’이라는 형태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예. ‘더시니’. 또 ‘더라’도 참고할 것) 이 시대 이 낱말의 어간은 ‘-’와 ‘-’의 쌍형으로 존재했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16세기에 와서 거의 1음절 어간으로 고정된 듯하다. 이 문헌에서는 ‘티, , 거든, 게, 고, 리라, 야, ’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모롭 불휘 일 번 솟글 주012)
솟글:
솟-(솟다)+긇-(끓다)+-(관형사형 어미). 솟아 끓은. ‘솟-’과 ‘긇-’의 복합형이다.
므레 아니 한  주013)
아니 한 :
아니[不]+한[多]+[間]. 잠깐.
모니 주014)
모니:
-(담그다)+-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 담근 것. ‘-오-’는 ‘의도법 선어말 어미’, 또는 ‘1인칭 화자 표시 선어말 어미, 대상 표시 선어말 어미’ 등으로 부르는 학자들이 많으나, 관형사형 어미 ‘-온, -올’, 명사형 어미 ‘-옴’, 연결 어미 ‘-오’, 감동법 선어말 어미 ‘-옷-’의 경우에는 이 ‘-오-’의 정확한 기능을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확한 기능을 알 수 없는 경우에 우선 이 형태소의 이름을 ‘삽입 모음’이라고 해 둔다. 아래의 ‘사로니’와 똑같은 구성이다. ‘·-’은 ‘담그다’의 뜻이고, 현대어의 ‘담다[容]’는 중세 문헌에서는 ‘:담·다’로 표기된다. *蘸 담글 잠.
각  돈 반과 온 주015)
온:
-+-(관형사형 어미). 매운. 세종대의 문헌이라면 ‘’으로 표기된다. ‘-’도 ‘ㅂ’ 불규칙 용언이므로 모음 어미 앞에서 어간 말음 ‘ㅂ’이 ‘오’로 바뀌고 ‘-’의 ‘’(매개 모음)가 줄어든 것이다.
셰 불휘와 감

구급간이방언해 권1:2ㄴ

초와 돌 서리예 난 숑의맛 불휘 리 사로니 주016)
사로니:
사-(썰-)+-오-(삽입 모음)+-ㄴ+이(의존 명사). 썬 것. ‘사-’은 ‘사흘-, 싸-, 싸흘-, 흘-, 서흘-, 써흘-’로도 문헌에 나타난다. 표준말의 ‘썰-’, 경상도 방언의 ‘쌀-, 싸리-’의 옛 형태이다.
각  돈을 대도히 주017)
대도히:
모두.
사라 주018)
사라:
사-+-아(연결 어미).
두 복애 화 주019)
화:
호-+-아. 나누어. ‘호-’는 15·16세기 문헌에 ‘난호-, 논호-’라는 표기로도 나타난다. 제1 음절에서 ‘ㅏ’ 또는 ‘ㅗ’로 발음되는 모음을 ‘’로 절충해서 표기했을 가능성을 말해 주는 좋은 예이다.
라 주020)
라:
-+-아. 만들어. ‘-’은 중세 문헌에서 ‘글-, 글-, -, -, 들-, -’로도 나타난다.
믈  되 닷 홉과  두터운 주021)
두터운:
두텁-+-은(관형사형 어미).
닐굽 편 조쳐 주022)
조쳐:
겸하여, 아울러, 함께. 이 말은 기원적으로 동사 ‘조치-(좇다, 따르다)’에 연결 어미 ‘-어’가 붙어서 이루어진 것으로 의미가 다소 달라진 전성 부사로 쓰인다. 경우에 따라 조사 ‘-조차, -마저, -로부터’의 뜻으로 쓰일 때가 있는데, 그 의미도 사실상 서로 관련이 있다. 〈구급간이방(언해)〉의 권1에 ‘조쳐’가 16회 나오고, 이 낱말과 의미상 관계 있다고 보이는 ‘조차’가 1회, ‘조초’가 1회 나온다. 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더운 소로  눌러 므리 큰 져근 보 로 조차 나게 라[令人更迭以熱手按腹令水從大小便出]〈권1, 66ㄱ〉”, “말 몯 거든 회홧 고 구스게 니기 봇가 삼경 후에  우희 졋바뉘이고  조초 머기라[失音 槐花炒香熟三更後床上仰臥隨意服]〈권1, 16ㄴ〉”.
글효니 주023)
글효니:
긇-+-이-(사동 접미사)+-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 끓인 것.
바니어든 주024)
바니어든:
반(半)+-이-+-거든.
더운 주025)
더운:
덥-+-은(관형사형 어미). 더운. 따뜻한.
제 소합원 세 환을 프러 주026)
프러:
플-+어. 풀어. ‘플-’은 ‘믄득, 믈, 블’ 등과 마찬가지로 입술 소리 ‘ㅁ, ㅂ, ㅍ’ 아래에서 모음 ‘ㅡ’가 원순 모음화하여 ‘ㅜ’로 바뀐 것이다.
이베 브 주027)
브:
븟-(붓-)+-오-(삽입 모음)+-(종속적 연결 어미). 붓되. ‘븟-’은 ‘ㅅ’ 불규칙 동사로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어간 말음 ‘ㅅ’을 ‘’로 바꾸어 적다가 16세기에 오면 ‘ㅅ’이나 ‘’을 적지 않고 ‘ㅇ’으로 적었다. ‘’으로 적었을 경우에도 서울 지방의 실제 발음은 ‘브오’였을 가능성이 크다. 세종대의 일반적인 표기법으로는 ‘븟-’과 같은 음성 모음 어간 뒤에서는 어미 ‘-우’를 적는 일이 원칙이었지만 ‘브’처럼 예외가 많았다. 여기 들어 있는 ‘-오-’는 특별한 기능을 갖고 있지 않는 듯하다.
하니란 주028)
하니란:
하-[多]+-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많은 사람은.
젼갈 두 나 주029)
나:
낯+-(목적격 조사). 낱을. ‘낯’은 ‘낱’으로도 표기되는 것으로 보아 중세 한국어 시대에 두 가지로 발음했었던 듯하다. 현대어에서 ‘밭은, 밭에’를 ‘바츤, 바테’라고 발음하는 일과 관계 있는 것 같다. 이 문헌에는 ‘낯’으로만 나온다.
구어 주030)
구어:
굽-+-어. 구워. 위의 ‘구으니와’와 마찬가지로 ‘굽-’의 ‘ㅂ’이 탈락된 것이다. 세종대의 문헌에는 ‘구’로 나온다.
녀흐라 주031)
녀흐라:
녛-+-으라(명령형 종결 어미). 넣으라.
몬져 주032)
몬져:
먼저. 세종대 문헌에는 ‘몬져’로 표기되다가 세조대 문헌에 오면 ‘몬저’로도 표기되기도 한다. ‘몬져’를 ‘몬저’로 적게 된 것은 ‘져’와 ‘저’의 발음이 원래는 구별되다가([ʦə]와 [ʧə]로) 이 구별이 없어지면서 두 가지 표기가 생긴 것으로 믿어진다. 이렇게 ‘저’와 ‘져’의 발음이 같아지는 일을 학자들은 ‘ㅈ’ 구개음화라고 부른다. 제1 음절의 모음 ‘ㅗ’가 제2 음절의 모음 ‘ㅓ’에 역행 동화되어 ‘먼저’로 바뀐다.
조각을 시울와 주033)
시울와:
시울+-와(접속 조사). 시울과. ‘시울’은 현대어 ‘눈시울, 입시울’에 남아 있다. ‘가장자리’라는 뜻이다. 접속 조사 ‘-와’는 모음과 ‘ㄹ’ 아래에서 쓰이고, 그 외의 경우에는 ‘-과’가 쓰였지만, 16세기부터 혼동되어 쓰이다가 (예. 믈과 긔용과 술위과 과 죵 다 서 빌요〈여씨향약 36〉) 18세기에 와서 현대어의 쓰임처럼 고정된다.
거플 주034)
거플:
거플+-을(목적격 조사). 꺼풀을. 껍질을.
앗고 주035)
앗고:
앗-+-고(대등적 연결 어미). 없애고. ‘앗다’는 ‘빼앗다, 없애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현대어 ‘빼앗다’는 ‘빼다’와 ‘앗다’의 복합형이다.
셰신이어나 두야머주저기어나 모로비어나 을 주036)
을:
+-을(목적격 조사). 가루를. ‘, 노(노루), (나루), 시르(시루), (자루, 柄), 쟈(자루, 袋)’ 등의 명사는 접속 조사 ‘-와’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연결되면 어말의 ‘’가 탈락하여 1음절로 줄어든다.
라 대롱

구급간이방언해 권1:3ㄱ

으로
주037)
대으로:
대+-으로(도구 부사격 조사). 대롱으로. 도구의 부사격 조사는 앞의 체언이 양성 모음으로 끝나면 ‘-로’, 음성 모음으로 되어 있으면 ‘-으로’로 적음이 원칙이었으나, 이 표기는 예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예외가 너무 많으므로 이를 예외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차라리 제2 음절 이하에서 ‘ㅡ’와 ‘ㆍ’가 구별되지 않았다고 봄이 사실에 더 가까울 듯하다.
주038)
:
-+-어. 떠. 동사 ‘-’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어간의 마지막 모음 ‘ㅡ’는 탈락된다. 앞 (7)의 ‘’는 ‘-’의 ‘’가 줄어진 것이다.
곳굼긔 주039)
곳굼긔:
고ㅎ[鼻]+ㅅ(사이 시옷)+[孔]+-의(처소 부사격 조사). 콧구멍에. ‘고ㅎ’는 ‘ㅎ’ 끝소리 명사로서, 16세기 후반의 문헌에서부터 유기음화한 ‘코’의 형태로 문헌에 나온다. ‘ㅎ’ 끝소리 명사의 ‘ㅎ’은 이 체언이 단독으로 쓰이거나 뒤에 사이시옷이 오면 반드시 탈락된다. ‘ㅎ’ 끝소리 명사는 15·16세기 문헌에 70여 개 나오는데, 대체로 어간 말음이 ‘ㄹ’이거나 모음으로 되어 있다. 예. 갈ㅎ[劒]〈1:56ㄴ, 1:68ㄴ〉, 돌ㅎ[石]〈1:41ㄱ, 1:77ㄴ〉, 세ㅎ[三]〈1:10ㄴ, 1:16ㄴ〉. ‘’은 단독으로 쓰이거나 격조사 ‘-ㅅ, -와’ 및 보조사 ‘-마다’ 앞에서는 ‘구무’로, 모음으로 된 조사 앞에서는 ‘’으로 어형이 바뀐다. 이런 특수한 곡용(曲用)을 하는 명사에 ‘구무’ 외에도 ‘나모[木]〈1:41ㄱ, 1:69ㄱ〉, 불무[冶], 녀느/녀[他]’ 등이 있다. 처소의 부사격 조사에는 ‘-/-의’와 ‘-애/-에/-예’의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그러나 ‘-’와 ‘-애’, ‘-의’와 ‘-에’가 어떻게 서로 구별되었는지 알 수 없고, 동일한 체언 뒤에 이들이 함께 오는 일도 있었다. 예. 처믜〈1:103ㄴ〉, 처〈1:26ㄴ〉, 처메〈구급방(언해), 하:7ㄴ, 하:66ㄱ〉.
부러 주040)
부러:
불-[吹]+-어. 불어. ‘:불-’은 원래 방점이 2개 찍힌 상성조(上聲調)이지만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평성조(平聲調)로 변하여 방점을 찍지 않는다. 상성의 방점을 가진 모든 용언 어간이 이렇게 모음 어미 앞에서는 평성이 되어 버리는데, 이것은 현대어에서 예컨대 원래 장음이었던 ‘놀-[遊]’이 ‘놀아’에서는 단음으로 바뀌는 일과 같은 것이다.
드려 주041)
드려:
들-[入]+-이-(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들이어. 넣어.
욤호 주042)
욤호:
욤+--(용언화 접미사)+-옴(명사형 어미)+-(목적격 조사). 재채기함을. ‘욤’은 ‘옴, 츼옴, 최옴, 츼음, , 임’ 등의 어형으로도 문헌에 나온다. 이 낱말은 20세기에 와서 ‘재채기’로 바뀌었는데, 제1 음절에서 ‘〉/재’의 음운 변화(‘ㅣ’ 모음 역행 동화), 제3 음절에서 ‘옴→기’의 유추(類推)에 의한 어형 교체(‘-옴’과 ‘-기’는 모두 명사형 어미이다.)를 겪었던 듯하다. *噴 재채기 분, *嚔 재채기 체.
기드려 주043)
기드려:
기드리-+-어. 기다려. ‘기들이-, 기리-, 기도로-, 기돌오-, 기두르-, 기들오-, 기들우-, 기오-, 기우-’ 등의 이표기들이 있다.
우흿 주044)
우흿:
우ㅎ-+-의-+-ㅅ(관형격 조사). 위의.
약을 머교 주045)
머교:
먹-+-이-(사동 접미사)+오(연결 어미). 먹이되.
주046)
니:
이[齒]. 중세 한국어 시대(14·15·16·17세기)에는 ‘ㄴ+ㅣ(또는 j)’의 음운 연결이 어두에 올 수 있었다. 이 ‘ㄴ’이 어두에서 탈락되는 일은 18세기 근대 한국어 시대에 와서 완성된다.
마고므니란 주047)
마고므니란:
마고(접두사)+믈-(동사 어간)+-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악문 사람은. ‘마고’는 ‘막다’에서 파생된 부사였을 듯하나 여기서는 접두사로 처리한다. 뒤에 오는 동사에 따라 ‘마주, 합쳐, 마구, 함부로, 막아서’ 등의 의미를 덧붙인다. ‘마고믈다’는 ‘마구 물다, 악물다, 꽉 물다’의 뜻이다. ‘믈-’의 모음이 원순 모음화했고, 어미 ‘ㄴ’ 위에서 어간 말음 ‘ㄹ’이 탈락했다(‘ㄹ’ 불규칙 동사).
가락애 주048)
가락애:
(長)+가락(손가락)+-애(처소 부사격 조사). 장지 손가락에.
두야머주저기와 셰  주049)
:
(가루)+-(목적격 조사). ‘, 노(노루), (나루), 시르(시루), (자루, 柄), 쟈(자루, 袋)’ 등의 명사는 접속 조사 ‘-와’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연결되면 어말의 ‘’가 탈락하여 1음절로 줄어든다.
무텨 주050)
무텨:
묻-[染]+-히-(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묻혀. ‘무티-’는 18세기 이후 구개음화하여 ‘무치-’로 발음된다. 그러나 이 말은 ‘묻-’에서 온 말이기 때문에 현대 표기로는 형태 음소적 표기 원칙에 따라 ‘묻히-’로 적고 그 발음은 ‘무치-’로 한다.
그려 외욘 홧 여름  조쳐 조 주051)
조:
자주. 형용사 ‘-(잦다)’에 부사 형성 접미사 ‘-오’가 연결된 전성 부사이다.
니예 츠면 주052)
츠면:
-[擦]+-으면. 문지르면, 비비면. 원문에 ‘츠면’으로 되어 있으나 ‘츠면’을 잘못 적은 것이다.
절로 주053)
절로:
저절로. ‘절로’는 18세기 말까지 ‘졀로, 졀노’ 등으로도 표기되었고, 그 중첩형(reduplicated form)인 ‘저절로’는 20세기에 들어와 나타난다.
벙으리리라 주054)
으리리라:
을-(벌다)+-이-(피동 접미사)+-리-(미래의 선어말 어미)+-라(서술 종결 어미). 벌어지리라.

갑자기 바람 맞거든, 둥글고 흰 천남성(
두여머조자기
) 뿌리를 젖은 종이에 싸 구운 것과 남목향, 삽주 뿌리, 흰 양의 눈 같은 반하(
끼무릇
) 뿌리를 백 번 솟끓는 물에 잠깐 담근 것(데친 것) 각 한 돈 반과, 매운 세신 뿌리와 감초와, 돌 사이에 난 창포 뿌리 가늘게 썬 것 각 한 돈을 모두 썰어 두 복(
두 번 먹을 양
)으로 나눠 만들어 물 한 되 반과 생강 두꺼운 것 일곱 편을 넣어 끓인 것이 반이 되면 더울 때 소합원 세 환을 풀어 입에 붓되, 침이 많은 사람은 전갈 두 마리를 구워 넣으라. 먼저 조각(皂角)을 가장자리와 껍질을 없애고 세신이나 천남성이나 반하를 가루로 만들어 대롱으로 떠서 콧구멍에 불어 넣어 재채기하는 것을 기다려 위의 약을 먹이는데, 이를 악물고 있는 사람은 가운뎃손가락에 천남성과 세신 가루를 묻혀, 그을려 말린 매화 열매(
매실
)의 살과 함께 자주 이에 문지르면 저절로 〈이가〉 벌어질 것이다.

中風不省人事涎潮口噤語言不出得病之日便進此樂可使風退氣和用栢葉 즉 닙 一握 葱白 팟 믿   一握連根 細硏如泥無灰酒 됴 술 一鍾

구급간이방언해 권1:3ㄴ

同煎一二十沸去柤溫服不拘時如不飮酒分作四五次服

 마자  주055)
:
인기(人氣), 인사(人事). 사람의 기운.
리고 주056)
리고:
리-+-고(연결 어미).
추미 올아 다와텨 주057)
다와텨:
다와티-+-어(연결 어미). 들이닥쳐.
입을 마고믈오 주058)
믈오:
믈-+-고(연결 어미). 자음 ‘ㄹ’ 아래에서 ‘ㄱ’이 탈락된 것이다.
말 몯 거든 주059)
거든:
-+-거든(연결 어미). 하거든.
믄득 이 약을 머기면 주060)
머기면:
먹-+-이-(사동 접미사)+-면(연결 어미). 먹이면.
어로 미 업스며 긔운이 편안리니 주061)
편안리니:
편안-+-리-(미래 선어말 어미)+-니. 편안하리니, 편안해질 것이니.
즉 주062)
즉:
측백(側柏). 한자 ‘側’의 음이 ‘즉’에서 ‘측’으로 유기음화하였는데, 그 시기는 16세기 후반이 될 듯하다.
닙  줌과 팟 믿   불휘 조니  줌과를 로니 주063)
로니:
나른히, 곱게, 연하게. ‘론다’에서 전성된 부사인데, ‘-’가 탈락되었다.
티 두드려 주064)
두드려:
두드리-+-어(연결 어미).
됴 술  죵과  열 스믈 소솜 주065)
소솜:
아마도 ‘솟-’에서 파생된 명사로 생각되는데, 물이 끓어 솟아오르는 횟수를 말하는 단위로 쓰인 듯하다.
글혀

구급간이방언해 권1:4ㄱ

즈 앗고 닐 주066)
닐:
-+-(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ㄹ(목적격 조사). 따스한 것을.
머교 니 주067)
니:
‘니’는 원래 ‘때, 시간’이란 뜻이었는데, 근대에 들어와 ‘일정한 때에 먹는 밥’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혜디 주068)
혜디:
혜-+-디(보조적 연결 어미). 헤아리지.
말라 주069)
말라:
말-+-라(종결 어미).
다가 주070)
다가:
‘만일에, 만약에’란 뜻의 고유어였는데, 15세기 후반부터 ‘만일에’와 같은 한자어와 함께 쓰이다가 차차 ‘다가’는 안 쓰이게 되었다.
술옷 주071)
술옷:
술[酒]+-옷(보조사). ‘-옷’은 ‘-곳, -, , -봇’의 이형태를 가지는 보조사로서, 흔히 ‘한정(限定)’의 보조사라 불린다. 현대어로 ‘-만’으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정확히 번역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그냥 생략하기도 한다.
몯 먹거든 너덧 번에 화 머기라

바람 맞아 인사불성이고 침이 올라 들이닥쳐 입을 악물고 말을 못하거든 곧 이 약을 먹이면 가히 바람이 없어지고 기운이 편안해질 것이니, 측백 잎 한 줌과 파 밑 흰 데를 뿌리까지 한 줌을 연하게 흙처럼 〈되도록〉 두드려, 좋은 술 한 종지와 함께 일이십 번 솟게 끓여 찌꺼기는 걸러내고 따스한 것을 먹이는데, 시간을 헤아리지 말라(=수시로 먹이라). 만약에 술을 못 먹으면 네다섯 번에 나누어 먹이라.

卒中風涎潮昏塞不知人 大附子 一枚生去皮臍切作八片 以水二梡生薑一兩切同煎至一大盞去滓溫冷服一法加沉香一錢一法加展砂 쥬사 末少匕凡中風無問冷熱虛實皆可服盖此藥能正氣消痰散風神效

구급간이방언해 권1:4ㄴ

과리 주072)
과리:
급(急)히. 갑자기.
 마자 추미 올아 다와텨 아야 주073)
아야:
아-+-아(연결 어미). 아득하여, 혼미하여.
 주074)
:
한자어 ‘인기(人氣)’를 당시의 표기로 적은 것. ‘’은 규범적 표기일 뿐이고 현실 발음은 ‘인’이라 믿어진다. ‘사람의 기운’이란 뜻이다.
모거든 큰 부  나 거플와 브르도 주075)
브르도:
브르-(접두사)+돋-+-(관형사형 어미). 불룩이 돋은, 부르돋은.
것 앗고 여듧 조각애 사라 믈 두 사발애   량 사로니와 주076)
사로니와를:
사-+-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와(접속 조사)+-를(목적격 조사). 썬 것을.
 글혀  사바리 외어든 즈 앗고 욘히 주077)
욘히:
‘-’은 ‘따스하다[溫]’의 뜻이지만, ‘욘히’의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다. 한자어 ‘溫冷’을 번역하여 ‘욘히’라 했으므로 우선 ‘뜨뜻미지근하게’로 번역해 둔다.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낱말이다.
야 머그라  법엔 팀향  돈을 더 녀코 주078)
녀코:
녛-+-고(연결 어미). 넣고.
 법엔 쥬사 로니 주079)
로니:
-[摩]+-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 간 것.
져고맛 술로 나 더 녀흐라 니라 믈읫  마

구급간이방언해 권1:5ㄱ

사 긔운이 며 주080)
며:
(冷)-+-며(연결 어미). 냉하며, 차며.
며 주081)
며:
(熱)-+-며(연결 어미). 더우며, 열이 있으며. ‘’도 규범적인 한자음 표기일 뿐이고 당시의 현실 발음은 ‘열’이었다.
긔운 사오나옴 됴호 혜디 말오 다 머고미 맛니 이 약 히 긔운을 고티며 건춤을 삭게 주082)
삭게:
삭-[消]+-게(연결 어미).
고 풍긔 업게 요매 주083)
요매:
-+-오-(삽입 모음)+-ㅁ+-애. 함에. 중세 시대에 ‘-’의 명사형은 ‘홈’과 ‘욤’의 두 가지 형태가 있었다. 아마도 이 동사의 어간이 ‘-’와 ‘-’의 두 가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 됴니라

갑자기 바람 맞아 침이 올라 들이닥쳐 혼미하여 인사를 모르면, 큰 부자(附子) 하나를 껍질과 부르돋아난 것을 없애고 여덟 조각으로 썰어, 물 두 사발에 생강 한 냥 썬 것과를 한데 끓여 한 사발이 되면 찌꺼기를 없애고 뜨뜻미지근하게 하여 먹으라. 다른 처방에는 침향 한 돈을 더 넣고 또 다른 처방에는 주사 간 것을 작은 술로 하나 더 넣으라 한다. 무릇 바람 맞은 사람의 기운이 냉하거나 열이 있거나 기운이 나쁘거나 좋거나 상관없이 다 먹는 것이 마땅하니, 이 약은 능히 기운을 고치며 담을 삭이고 풍기가 없게 함에 가장 좋다.

中風忽然昏若醉形體昏悶四肢不收涎潮於上鬲氣閉不通 光明晉礬  번 一鬲 猪牙皂角 四箇肥實幷不曾蛀者去黑皮 細末硏勻輕者半錢匕重者三錢匕溫水調灌下不大嘔吐但微微

구급간이방언해 권1:5ㄴ

冷涎出一二升便得醒醒次緩而調理不可大吐

 마자 믄득 어즐야  주084)
:
-+-ㄴ(관형사형 어미). 취(醉)한.
며 답답고 네 활기 몯 며 추미 우흐로 올아 긔운이 마가 티 몯거든  번  과 도 주085)
도:
돝+-(관형격 조사). 돼지의.
엄  조각 지고 염글오 주086)
염글오:
염글-+-고. 여물고. ‘ㄹ’ 아래에서 ‘ㄱ’이 탈락된 예이다.
좀 아니 머그니 네 나 거믄 거플 앗고 리 라 고게 야 병이 니란 주087)
니란:
(輕)-+-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병의 증세가) 가벼운 사람은.
반 돈

구급간이방언해 권1:6ㄱ

만 고 듕니란 주088)
니란:
(重)-+-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병의 증세가) 무거운 사람은.
세 돈을  주089)
:
-+-. ‘-’은 ‘따뜻하다’의 뜻인데, 이 문헌에는 ‘거든’〈1:70〉과 ‘거든’〈1:74, 1:85〉이 함께 사용된다. 음절말 위치에서 ‘ㅅ’은 이미 15세기부터 ‘ㄷ’과 중화되었다고 보이는데, 이 문헌에서 사용된 ‘거든’과 그 밖의 ‘욘히〈1:4〉, 닐〈1:11〉, 얏닌〈1:41〉’ 등의 ‘ㅅ’은 절음화하지 않고 [s]로 발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표기는 예외적인 것이고 이들은 모두 ‘거든, 욘히, 닐, 하얏닌’으로 표기함이 옳다.
므레 프러 이베 브 너무 토티 아니케 고 오직 젹젹  추미 두 되만 나면 곧 니라 주090)
니라:
-+--+-니-+-라. (정신이) 맑아진다. 또랑또랑해진다.
버거 날회야 주091)
날회야:
형용사 ‘날회-’(천천히 하다, 느리게 하다)에서 전성된 부사인데, 중세 문헌에는 ‘날호야, 날호여, 날회야, 날회여, 날회예’ 등의 형태가 나타난다. 천천히.
됴리고 너무 토티 아니케 라

바람 맞아 갑자기 어지러워 취한 듯하며 답답하고 사지를 못 쓰며 침이 위로 올라 기운이 막혀 통하지 못하면, 맑은 백반 한 냥과 돼지 어금니 같은 조각(皂角) 살지고 여물고 좀먹지 않은 것 네 낱을 검은 껍질을 벗기고 가늘게 갈아 고르게 하여, 병이 가벼운 사람은 반 돈쯤 하고, 병이 중한 사람은 세 돈을 따스한 물에 풀어 입에 부어 너무 토하지 않게 하고, 오직 조금씩 찬 침이 한두 되쯤 나오면 곧 정신이 맑아진다. 다음에는 천천히 몸조리하고 너무 토하지 않게 하라.

中風癱瘓口眼喎斜涎潮語澁渾身疼痛應一切風疾悉皆治愈 生附子 一兩 天南星 두야머주저깃 불휘 二錢半並炮 全蝎 二錢半炒 麤末每服三錢

구급간이방언해 권1:6ㄴ

水二盞生薑十五片煎至七分去滓放溫服

 마자 왼녁 올녁을 다 몯 며 주092)
며:
-+-며(연결 어미). 쓰며. 15, 16세기 문헌에서 ‘-’는 ‘사용하다, 맛이 쓰다’의 뜻으로, ‘쓰-’는 ‘글을 쓰다, 모자를 쓰다’의 뜻으로 대체로 구별되어 사용하였다. 그러나 17세기 이후가 되면 이들은 혼용 표기된다.
입과 눈과 기울며 추미 올아 다와텨 말미 굳며 주093)
굳며:
굳-+-+-며(연결 어미). 굳고 단단하며, 어둔하며.
모미 다 알거든 대도 앗 주094)
앗:
람+-앗(관형격 조사). 바람의.
병을 다 고티니라 부  과 두야머주저깃 불휘 두 돈 반을 다 죠예  믈 저져 구으니와 젼갈 두 돈 반 봇그니와 사라  복애 세 돈곰 야 믈 두 되예 

구급간이방언해 권1:7ㄱ

열다 편을  녀허 글히니 반 남거든 주095)
남거든:
남-+-거든(연결 어미). 본말은 ‘남-+-거든’에서 ‘-’가 탈락된 것이다. 〈구급간이방〉 권1에는 ‘남-’만 5, 6회 나오고, 〈구급방(언해)〉에는 ‘남닐’이 2회(〈상38ㄴ, 상54ㄴ〉) 나타난다. 남짓하거든. 남짓 되거든.
즈 앗고 닐 머그라

바람 맞아 왼쪽 오른쪽을 다 못 쓰며 입과 눈이 기울고 침이 올라 들이닥쳐 말이 어둔하며 몸이 다 아픈 등 대부분의 바람 맞은 병을 다 고친다. 부자 한 냥과 천남성 뿌리 두 돈 반을 다 종이에 싸서 물 적셔 구은 것과, 전갈 두 돈 반 볶은 것을 썰어 한 복에 세 돈씩 해서 물 두 되에 생강 열다섯 편을 한데 넣어 끓인 것이 반 남짓 되거든 찌꺼기는 없애고 따뜻한 것을 먹으라.

卒暴中風涎潮氣閉牙關緊急眼目上視破損傷風搐搦潮作 甜葶藶 두루믜나 香白芷 구리댓 불휘 天南星 두아머주저깃 불휘 半夏 모롭 불휘 湯洗去滑 巴豆 去殼不去油各等分並生用 細末每服半錢用生薑自然汁一呷調下牙關緊急湯劑灌不下者此藥輒能治之

구급간이방언해 권1:7ㄴ

믄득  마자 추미 올아 긔운이 막딜이며 어귀 굳고 누 티고 주096)
티고:
티(접두사)+-+-고. 치뜨고.
헌로  드러 거두혀며 주097)
거두혀며:
거두-+혀-(끌다)+-며(연결 어미). 거두어 당기다. 오그라들다.
뷔트리혀미 주098)
뷔트리혀미:
뷔트리-+혀-+-오-(삽입 모음)+-ㅁ(명사형 어미)+-이. 비틀려 당김이. 비틀림이. ‘혀-’가 삽입 모음 ‘-오-’와 만나면, ‘-오-’가 줄어들고 그 대신에 ‘혀-’의 방점이 거성에서 상성으로 바뀐다.
이시락업스락 주099)
이시락업스락:
이시-+-락(연결 어미)+없-+-(으)락(연결 어미). 있다가 없다가.
거든 두루믜나와 구리댓 불휘와 두야머주저깃 불휘와 모롭 불휘 더운 므레 시서 믯믜즌 주100)
믯믜즌:
믯믲-+-은. 미끈미끈한. 중세 문헌에는 ‘믯믯-’가 많이 나오지만 ‘믯믲-’도 드물게 나타난다.
것 업게 요니와 주101)
요니와:
-+-요-+-ㄴ+이+-와. 한 것과. 중세 문헌에서 ‘-’ 뒤에 오는 삽입 모음은 ‘-오-’가 아니라 ‘-요-’가 된다.
파두 거플 앗고 기름으란 앗디 아니니와 게 화 리 라 반 돈곰

구급간이방언해 권1:8ㄱ

머고  즛디허 주102)
:
-+-오-(삽입 모음)+-ㄴ. 짠.
즙  머곰만 야 프러 머그라 어귀 굳라 약을 브도 리오디 몯니도 이 약이 믄득 수이 고티니라

갑자기 바람 맞아 침이 올라 기운이 막히며 입아귀가 굳고 단단해지며, 눈을 치뜨고 헌데로 바람이 들어 오그라들거나(=수축되거나) 비틀림이 있다가 없다가 하면, 첨정력(
두루미냉이
)과 향백지(
구리대 뿌리
)와 천남성 뿌리와 반하 뿌리를 더운 물에 씻어 미끈미끈한 것 없게 한 것과, 파두를 껍질 벗기고 기름은 없애지 않은 것을 같은 양으로 나누어 가늘게 갈아 반 돈씩 먹되, 생강을 짓찧어 짠 즙 한 모금쯤 해서 풀어 먹으라. 입아귀가 굳어 약을 부어도 삼키지 못하는 사람도 이 약으로 즉시 쉽게 고친다.

男子婦人中風左癱右瘓行步艱難語言蹇澁口眼喎斜並皆治之 蒼朮 삽듓 불휘니 비치 프러고  기니 四兩 泔浸一宿 草烏頭 바곳 불휘 四兩 酒浸一宿 切作片子焙乾同爲細末用浸烏頭酒打麪糊爲丸

구급간이방언해 권1:8ㄴ

如桐子大每服二十丸空心一服臨臥一服日進二服

남진이어나 겨지비어나  마자 왼녁 올녁을 다 몯  거름 거로미 주103)
거름 거로미:
걷-+-음(파생 접미사)+걷-+-오-(삽입 모음)+-ㅁ+-이. ‘ㄷ’ 불규칙 활용을 하는 동사 ‘걷-’에서 ‘-음’이 연결되어 명사 ‘거름’이 파생되었고, ‘걷-’의 명사형에는 삽입 모음 ‘-오-’가 첨가되었다. 이렇게 15세기 문헌에서는 파생 명사 접미사로는 ‘-(으/)ㅁ’이, 명사형 어미로는 ‘-옴/-움’이 연결되었으나, 16세기 이후에는 차차 이 둘의 구별 없이 ‘-(으/)ㅁ’만으로 통일되었다.
어려우며 말미 저주브며 주104)
저주브며:
저줍-+-(으)며. 말을 더듬거리며.
입과 눈과 기울어든 삽듓 불휘 넉 을 므레 주105)
므레:
믈-+-에. 뜨물에.
마  밤 재요니와 주106)
재요니와:
자-+-이-(사동 접미사)+-오-(삽입 모음)+-ㄴ+이+-와. 재운 것과.
바곳 불휘 넉  수레 마  밤 재요니와 나볃나벼디 주107)
나볃나벼디:
납작납작하게. 얇게.
사라 브레 외

구급간이방언해 권1:9ㄱ

야  리 라 바곳 맛던 주108)
맛던:
-+-앗-(시상 선어말 어미)+-더-(회상 선어말 어미)+-ㄴ. 잠갔던. ‘-앗-’은 시상 선어말 어미라고 불리지만, 원래 이 형태소는 ‘-아(보조적 연결 어미)+이시-[有]’의 변형이다.
수레 진으로 주109)
진으로:
진+-으로. ‘’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 올 때 그 모양이 ‘’로 바뀐다. 밀가루로. ‘진’라는 낱말은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데 ‘麪’(밀가루 면)을 번역한 것이다.
플 수어 환 로 머귓 여름마곰 주110)
여름마곰:
여름+-마곰(보조사). ‘여름’은 동사 ‘열-’에서 파생된 명사이고, ‘-마곰’은 ‘-만큼’의 뜻을 가진 보조사이다. 열매만큼, 열매만하게.
야  스믈 환곰 머고 심에  번 먹고 누을 제  번 머거  두 번곰 머그라

남자나 여자나 바람 맞아 왼쪽 오른쪽을 다 못 써 걸음 걷는 것이 어렵고 말을 더듬거리며 입과 눈이 기울거든, 삽주 뿌리 넉 냥을 뜨물에 잠가 하룻밤 재운 것과 초오두 뿌리 넉 냥을 술에 잠가 하룻밤 재운 것을 납작납작하게 썰어 불에 말려 한데 가늘게 갈아, 초오두를 잠갔던 술로 밀가루 풀을 쑤어 환을 만들되, 오동 열매만큼 하게 해서 함께 스물 환씩 먹되, 공심에 한 번 먹고 잘 때 한 번 먹어 하루 두 번씩 먹으라.

中風多以香油 기름 生薑汁灌之吐卽醒

 맛거든 기르미어나  즙이어나 이베 브 토면 즉재 리라

바람 맞거든 참기름이나 생강즙을 입에 부어, 토하면 즉시 깰 것이다.

구급간이방언해 권1:9ㄴ

癱瘓中風半身不遂語言蹇澁口眼喎斜肢體麻痺 草烏頭 바곳 불휘 一斤黑豆一斗同煮豆爛熟去豆不用 蒼朮 삽듓 불휘니 비치 프러고  기니 二斤 泔浸去皮 葱白 팟 믿   三斤 細切 同擣爲劑焙乾爲細末好醋麪糊爲丸如桐子大每服十丸至二十丸食前溫酒下日進三服大效

왼녁 올녁을 다 몯 며  마자  겨틀 주111)
겨틀:
곁-+-을. 곁을. 쪽을.
몯 며 말미 저주브며 입과 눈과 기

구급간이방언해 권1:10ㄱ

울며 지와 몸과 범븨여 주112)
범븨여:
범븨-+-어. 거치적거려. 마비되어.
  거든 바곳 불휘  근을 거믄   말와  글혀 이 므르닉거든 으란 앗고 삽듓 불휘 두 근을 므레 마 것 밧기고 팟 믿   세 근을 리 사라  허 브레 외야 리 라 됴 초애 진으로 플 수어 머귓 여름마곰 환 라  열 환곰 머고 스믈 환 지히 밥 아니 머거셔

구급간이방언해 권1:10ㄴ

 수레  세 번곰 머그면 장 됴리라

왼쪽 오른쪽을 다 못 쓰고 바람 맞아 한 쪽을 못 쓰며, 말을 더듬고 입과 눈이 기울며, 사지와 몸이 마비되어 남의 살 같거든, 초오두 뿌리 한 근을 검은 콩 한 말과 함께 끓여 콩이 무르익거든 콩은 없애고 삽주 뿌리 두 근을 뜨물에 잠가 껍질 벗기고, 파 밑 흰 데 세 근을 가늘게 썰어 한데 찧어 불에 말려 가늘게 갈아, 좋은 식초에 밀가루로 풀 쑤어 오동 열매만 하게 환을 만들어 함께 열 환씩 먹되, 스물 환에 이르러 식전에 따뜻한 술로 하루 세 번씩 먹으면 가장 좋을 것이다.

卒中風不省人事多因痰壅用白礬二錢重生硏末生薑自然汁調斡開口灌下其涎或吐或化下便醒

과리  마자  몯 료 추미 올아 다와티 다시니 번 두 돈을 므그니 주113)
므그니:
묵직이. 이 낱말은 〈구급간이방〉에만 두어 번 나타나는데, 그 의미가 확실하지 않지만 한자 ‘重’을 번역한 것이므로 ‘묵직이’로 해석한다.
라 라  즛디허  즙에 프러 입

구급간이방언해 권1:11ㄱ

리혀고
주114)
버리혀고:
버리-(벌리다)+-혀-(강세 접미사)+-고. 벌리게 하고. ‘-혀-’는 원래 ‘혀-’(끌다)라는 동사였으므로 ‘버리-+혀-’의 복합 동사로 볼 수 있지만, 원래의 의미가 상실되었다고 보고 여기서는 동사 어간에 붙는 접미사로 처리한다.
브라 그 춤을 토커나 주115)
토커나:
토-+-거나. 토하거나.
사가 주116)
사가:
삭-+-아. 삭아.
리거나 면 곧 리라

갑자기 바람 맞아 인사 못 차리는 것은 침이 올라 다그치는 탓이니, 백반 두 돈을 묵직이 달아 갈아서, 생강 짓찧어 짠 즙에 풀어 입 벌리게 하고 부어라. 그 침을 토하거나 〈그 침이〉 삭아 내리거나 하면 곧 깰 것이다.

中風五臟擁熱言語蹇澁手足不隨神情冒昧大膓澀滯 冬麻子 돌열 半升 白米 三合 水二升硏濾麻子取汁煮粥空心食之

 마자  안해 덥단 주117)
덥단:
덥-+달-+-ㄴ(관형사형 어미). 덥게 단. 몹시 단. 뜨거운.
긔운이 야 말미 저주브며 손바 디 몯며 미 아며 대벼니 굳거든 돌열 반

구급간이방언해 권1:11ㄴ

되와   서 홉과 믈 두 되예 열 라 바톤 주118)
바톤:
밭-+-오-(삽입 모음)+-ㄴ. 밭은. 거른.
즙으로 쥭 수어 심에 머그라

바람 맞아 배 안에 뜨거운 기운이 가득하여, 말을 더듬고 손발을 쓰지 못하며, 가슴이 아득하며 대변이 굳거든, 돌삼 씨 반 되와 흰 쌀 세 홉을, 물 두 되에 삼씨 갈아 걸러낸 즙으로 죽을 쑤어 공복에 먹으라.

中風言語蹇澁手足不隨大膓擁滯 薏苡人 율믜 三合冬麻子 돌열 半升 水三升硏濾麻子取汁用煮薏苡人煮粥空心食之

 마자 말미 저줍고 손발 몯 며 대벼니 굳거든 율믜 서 홉과 돌열 반 되 믈 서 되예 라 바타 그 믈로 율믜 쥭 수

구급간이방언해 권1:12ㄱ

어 심에 머그라

바람 맞아 말 더듬고 손발 못 쓰며 대변이 굳거든, 율무 세 홉과 돌삼 씨 반 되를 물 석 되에 갈아 걸러서 그 물로 율무 죽 쑤어 공복에 먹으라.

中風手足不隨言語蹇澁嘔吐煩燥惛憒不下 白粱米飯  조밥 半升以漿水浸 葛粉 츩 불휘 외야 론  四兩 漉出粟飯以葛粉拌令勻於豉汁中煮調和食之

 마자 손발 몯 고 말미 저주브며 토고 답답야 어즐며 긔운이 리디 아니거든  조 밥 반 되 글힌

구급간이방언해 권1:12ㄴ

므레 마 둣다가 주119)
둣다가:
두-+-ㅅ-+-다가. 두었다가. 동사 ‘두-’는 ‘잇-[有]’과 연결될 때 보조적 연결 어미 ‘-어’를 취하지 않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잇-’은 줄어들어 ‘ㅅ’만 남는 일도 자주 있었다. 따라서 이 낱말은 ‘두어 잇다가’, 또는 ‘두엇다가’의 변형인 셈이다.
거려 내야 츩 불휘 외야 론  넉 애 섯거 주120)
섯거:
-+-어. 섞어. ‘-’의 받침 ‘ㅺ’의 ‘ㅅ’이 자음 동화(역행 동화)하여 ‘ㄲ’으로 바뀌었다.
고게 야 국 주121)
국:
쟝[豉]+-ㅅ(사이 시옷)+국. 된장국. 장국.
의 글혀 머그라

바람 맞아 손발 못 쓰고 말을 더듬거리며 토하고 답답하여 어지러워하며 기운이 내리지 않거든, 흰 차조 밥 반 되를 끓인 물에 잠가 두었다가 걸러 내어, 칡뿌리를 말려서 간 가루 넉 냥에 섞어 고르게 하여 장국에 끓여 먹으라.

中風筋骨風冷頑痺或多不睡 酸棗人 예초  솝 半兩 炒令黃硏末以酒三合浸汁 粳米   三合 先以粳米煮作粥臨熟下酸棗人汁更煮三五沸空心食之

 마자 힘과 왜 주122)
왜:
+-와+-이(주격 조사). 뼈가. 중세 시대에는 접속 조사 ‘-와, -과’ 등이 연결될 때 마지막 체언 뒤에도 이 조사가 더 붙는 일이 흔히 있었다.
슬혀 주123)
슬혀:
슬히-(시리다)+-어. 시려.
범븨오   자

구급간이방언해 권1:13ㄱ

주124)
 자디:
잠을 자지. 중세 문헌에서 명사 ‘잠’은 항상 ‘’으로, 동사 ‘자-’는 항상 ‘자-’로 표기되었다. 이 두 낱말의 모음이 실제로 다르게 발음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고, 초기 훈민정음 문헌(‘’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월인천강지곡〉인 듯하다.)에서 동사는 ‘자-’로, 명사는 ‘’으로 표기한 것이 관행적으로 그렇게 적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동사와 명사의 모음을 다르게 적게 된 이유는 당시 각 지역의 방언에서 명사 ‘잠’은 ‘잠, 잼, 좀’ 등으로 소리내었기 때문에 이 여러 방언의 모음을 절충식으로 표기하여 ‘’으로 적은 것이고, 동사 ‘자-’는 모든 방언에서 ‘자-’로 발음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적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을 중부 지역의 현실 발음에 따라 ‘잠’으로 적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 근대 시기에 들어와서이다.
몯거든 예초  솝 반 을 누르게 봇가 론 을 술 서 홉애 마 즙 내야 몬져   서 홉으로 쥭 수어 니거갈 저긔 그 예촛  즙을 녀허 다시 세 소소미어나 주125)
소솜:
동사 ‘솟-’에서 파생된 명사로 생각된다. 물이 끓어 솟음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그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 명사처럼 사용되었다.
다 소소미어나 글혀 심에 머그라

바람 맞아 힘줄과 뼈가 시려 마비되고 또 잠을 자지 못하거든, 예추(
멧대추
) 씨 속 반 냥을 누르게 볶아 간 가루를 술 세 홉에 잠가 즙 내어 먼저 흰 쌀 세 홉으로 죽 쑤어 익어갈 때 그 예추 씨 즙을 넣어 다시 세 솟음이나 다섯 솟음 끓여 공복에 먹으라.

中風煩熱失音頭痛頭風驚悸用淡竹葉 소옴댓닙 一握煎湯服

 마자 답답야 덥달며 말 몯며

구급간이방언해 권1:13ㄴ

머리 알며 머리예  드러 놀라 옴옴거든 주126)
옴옴거든:
옴옴-+-거든(연결 어미). 옴직옴직하거든, 두근두근하거든. ‘옴옴’은 ‘悸(두근거릴 계)’를 번역한 말인데, 이 낱말은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례이다. ‘가슴이 옴직옴직하다, 즉 가슴이 두근두근하다’는 뜻인 듯하다.
소옴댓닙  줌 글힌 므를 머그라

바람맞아 답답하여 덥게 달아올라 말을 못하며 머리 아프고 머리에 바람 들어 놀라 옴직옴직하거든 담죽잎(
솜댓잎
) 한 줌 끓인 물을 먹으라.

中風有熱氣實者服之 天南星 두야머주저깃 블휘 湯泡七次八錢 木香 一錢 㕮咀分二服每服用生薑七片水一盞半煎至一盞溫服

 마자 덥달오 긔운 됴 사 머교 두야머주저깃 불휘 더운 므레 닐굽 번

구급간이방언해 권1:14ㄱ

시소니 주127)
시소니:
싯-+-오-(삽입 모음)+-ㄴ+이. 씻은 것.
여듧 돈과 목향  돈과 사라 두 복애 화 주128)
화:
호-(나누다)+-아. 나누어. ‘호-’는 중세 문헌에서 ‘난호-, 논호-, 호-, 나노-’ 등으로 표기되어 나타난다. 이중 ‘난호-, 나노-, 논호-’가 현실음이고, ‘호-’는 이들 방언형을 절충하여 통일한 규범적 어형으로 믿어진다.
 복애  닐굽 편곰 녀허 믈  되 반애 글혀  되 외어든 닐 머그라

바람 맞아 덥게 달아오르고 기운 좋은 사람을 먹이되, 천남성 뿌리를 더운 물에 일곱 번 씻은 것 여덟 돈과 목향(木香) 한 돈을 썰어 두 복에 나누어, 하나에 생강 일곱 편씩 넣어 물 한 되 반에 끓여 한 되 되거든 따스한 것을 먹으라.

身體角弓反張四肢不收煩亂欲死者 淸酒 五升 鷄白矢 의    一升 搗篩合和揚之千遍乃飮之大人服一升日三少小服五合差

모미 두의틀오 주129)
두의틀오:
두의-(접두사)+틀-+-고. 뒤틀고. 뒤틀리고. 접두사 ‘두의-’는 ‘두위-, 뒤-, 드위-, 드의-’ 등으로도 표기되었다.
네 활기 몯 며 답답고 어

구급간이방언해 권1:14ㄴ

즐야 주거 가거든  술 닷 되예 의    야  되 허 주130)
허:
-(찧다)+-어. 찧어. 이 〈구급간이방〉 권1에는 ‘딯-’이 20여 회 나오고 ‘-’이 3회(10장, 14장, 17장) 나온다. ‘딯-’는 보수적 표기로 보이고 이 문헌의 시대에 이 낱말은 경음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조 시기 〈구급방(언해)〉에 ‘-’이 등장한다.
처  섯거 일쳔 번을 저 머교 얼운 사으란  되옴  세 번 머기고 져므니란 닷 홉곰 머기면 됴리라

몸이 뒤틀리고 사지를 못 쓰며 답답하고 어지러워 죽어 가거든, 맑은 술 닷 되에 닭의 똥 흰 데를 가려 한 되를 찧어 쳐 한데 섞어 1천 번을 저어 먹이되, 어른은 한 되씩 하루 세 번 먹이고 아이는 닷 홉씩 먹이면 좋을 것이다.

中風通身冷口噤不知人者 川獨活 四兩 好酒 一升 煎至半升分溫服

 마자 모미 다 고 입 마고믈오 주131)
마고믈오:
마고-(접두사)+믈-(동사 어간)+-고. 악물고. ‘마고’는 ‘막다’에서 파생된 부사였을 듯하나 여기서는 접두사로 처리한다. 뒤에 오는 동사에 따라 ‘마주, 합쳐, 마구, 함부로, 막아서’ 등의 의미를 덧붙인다. ‘마고믈다’는 ‘마구 물다, 악물다, 꽉 물다’의 뜻이다. ‘믈-’의 모음이 원순모음화했다.


구급간이방언해 권1:15ㄱ

모거든 쳔독활 넉 을 됴 술  되애 글혀 반 되어든 화 닐 머그라

바람 맞아 몸이 다 차고 입 악물고 인사 모르거든, 천독활 넉 냥을 좋은 술 한 되에 끓여 반 되 되거든 나누어 따스한 것을 먹으라.

中風口噤不知人者 芥子 계 一升초 三升 煮取一升傅頭以布裹之日一度

 마자 입 마고믈오  모거든 계  되 초 서 되예 글혀  되 외어든 머리예 브티고 뵈로  요   번곰 라

바람 맞아 입 악물고 인사 모르거든, 겨자 한 되를 식초 석 되에 끓여 한 되가 되면 머리에 붙이고 베로 싸매되 하루 한 번씩 하라.

구급간이방언해 권1:15ㄴ

젼국 五升 吳茱萸 一升 以水七升煮取三升漸飮之

젼국 닷 되와 오슈유  되 믈 닐굽 되예 글혀 서 되 외어든 졈졈 머그라

전국 닷 되와 오수유 한 되를 물 일곱 되에 끓여 석 되 되거든 조금씩 먹으라.

白朮 삽듓 불휘 四兩 以酒三升煮取一升頓服

삽듓 불휘 넉 을 술 서 되예 글혀  되어든 믄득 머그라

삽주 뿌리 넉 냥을 술 석 되에 끓여 한 되 되거든 곧 먹으라.

服淡竹瀝 소옴 댓진 一升 服荊瀝 가나못 진 一升

구급간이방언해 권1:16ㄱ


소옴 댓진  되 머그라 가나못 진  되 머거도 됴니라

담죽력(
솜댓진
) 한 되를 먹으라. 가시나무의 진액 한 되를 먹어도 좋다.

中風口噤不開 獨活 一兩搗碎 黑豆 거믄  一合炒熟 以酒二大盞煎至一盞三分去滓分爲三服放溫不計時候拗開口灌之

 마자 입 마고믈오 버리디 몯거든 독홠 불휘   흐니와 주132)
흐니와:
-(빻다)+-+-은+이+-와. ‘-’와 ‘-’이 어간끼리 합성한 낱말이다. 중세 시대에는 이렇게 용언 어간이 보조적 연결 어미 없이 합성하여 새 용언을 만드는 일이 많았고, 현대어의 ‘돌보다, 빌붙다, 걷잡다, 검푸르다’ 등이 동일한 예들이다.
거믄  두

구급간이방언해 권1:16ㄴ

홉 닉게 봇그니와 술 두 되예 글혀  되 남거든 즈 앗고 세 번에 화 닐 니 혜디 말오 이블 버리혀고 브라

바람 맞아 입 악물고 벌리지 못하거든, 독활(獨活) 뿌리 한 냥 빻아 찧은 것과 검은 콩 두 홉 익게 볶은 것을 술 두 되에 끓여 한 되 남짓하거든 찌꺼기를 없애고 세 번에 나누어 따뜻한 것을 시간 헤아리지 말고 입을 벌리고 부으라.

失音 槐花 회화나못 곳 炒香熟三更後床上仰臥隨意服

말 몯 거든 회홧 고 구스게 니기 봇가 삼경 후에  우희 졋바뉘이고 주133)
졋바뉘이고:
졋바-(접두사)+눕-+-이-(사동 접미사)+-고. 자빠져 눕게 하고. ‘졋바-’는 이 시대 문헌에 ‘졋바눕다, 졋바누이다/졋바뉘이다, 졋바디다’ 등이 있는데, 이 ‘졋바-’의 어원을 알 수 없다.
 조초 머기라

말을 못 하거든, 회화 꽃을 구수하게 익혀 볶아 삼경 후에 평상 위에 반듯이 눕히고 마음에 따라 〈적당히〉 먹이라.

구급간이방언해 권1:17ㄱ

中風失音 白殭蠶 절로 주거   누에 七枚爲末酒調服

 마자 말 몯 거든 절로 주거  누에 닐굽 나 라 수레 프러 머기라

바람 맞아 말 못 하거든, 저절로 죽어서 마른 누에 일곱 낱을 갈아 술에 풀어 먹이라.

韭菜 염교 搗汁服

염교 허  즙을 머기라

염교 찧어 짠 즙을 먹이라.

濃煮桂汁 계핏 즙 服一升覆取汗亦可末桂着舌下漸漸嚥汁

구급간이방언해 권1:17ㄴ

계피 디투 글힌 믈  되 먹고 두터이 더퍼  내라  계핏 을 혀 아래 녀허 졈졈 그 므를 도 됴니라

계피 진하게 끓인 물 한 되를 먹고 두껍게 덮어 땀 내라. 또 계피 가루를 혀 아래 넣어 조금씩 그 물을 삼켜도 좋다.

濃煮大豆汁  글힌 믈 舍亦佳

 디투 글힌 므를 머거도 됴니라

콩 진하게 끓인 물을 먹어도 좋다.

卒不得語酒五合和人乳汁 사 졋 中半分爲二服

과리 말 몯 거든 술 닷 홉을 사

구급간이방언해 권1:18ㄱ

져제 섯거 화 두 번에 머기라

갑자기 말 못하거든 술 다섯 홉을 사람의 젖에 섞어 나누어 두 번에 먹이라.

豆豉 젼국 煮取濃汁放溫稍稍服之立效

젼국을 디투 글혀 닐 젹젹 머그면 됴리라

전국을 진하게 끓여 따스한 것을 조금씩 먹으면 좋을 것이다.

卒中風不語舌根强硬 陳醬 무근  五合 三年者妙 人乳汁 사 졋 五合 相和硏以生布絞取汁不計時候少少與服良久當語

과리  마자 말 몯 고 혓불휘

구급간이방언해 권1:18ㄴ

세어든
주134)
굳세어든:
굳-[固]+세-[勁]+-거든. 굳고 세거든. 경직되거든. 굳어지거든.
삼 년 무근  닷 홉을 사 졋 닷 흡애 라 프러 뵈로  그 즙을 니 혜디 말오 젹젹 머그면 이고 말리라

갑자기 바람 맞아 말 못하고 혀뿌리가 굳어지거든, 삼 년 묵은 장 다섯 홉을 사람의 젖 다섯 홉에 갈아 풀어 베로 짜 그 즙을 시간 헤아리지 말고 조금씩 먹으면 이윽고 말하리라.

中風失音不語煩熱頭痛 黑豆 거믄  二升 淨淘過 羌活 二兩 獨活 二兩 荊芥 가 一兩 擣羅爲末先以水五大梡煮黑豆令爛去豆取汁入諸藥末慢火煎十餘沸次漸入無灰酒一升煎爲膏盛於瓷器中每服不計時候以溫酒調下

구급간이방언해 권1:19ㄱ

半匙頭

 마자 말 몯 며 덥다라 머리 알거든 주135)
알거든:
알-[痛]+-거든. 아프거든. ‘알-’는 어원적으로 동사 ‘앓-’에 형용사화 접미사 ‘--’가 연결되어 형용사로 바뀐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접미사 ‘--/-브-’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형용사에 ‘믿브-[信], 저프-[恐], 뉘읏브-[悔], 잇브-[困], 슬프-, 깃브-[悅], 웃브-[可笑], 밧-[忙], 골-[未滿], -[勞]’ 등이 있다. 이런 형용사화 접미사에는 ‘--/-브-’ 외에 ‘-ㅂ-, -압-/-업-/-옵-’ 등이 있다.
거믄  두 되 조히 주136)
조히:
좋-[淨]+-이(부사화 접미사). 맑게. 깨끗하게. 현대어의 ‘좋다’는 중세 시대에는 ‘둏다’였는데, 17세기말 ‘ㄷ’ 구개음화가 일어나서 중세의 ‘좋다’와 ‘둏다’가 동음 충돌(homonymous clash)을 일으키자, 중세의 ‘좋다’는 폐어가 되고 대신 ‘다, 다’가 사용되었다.
이로니와 주137)
이로니와:
일-[淘]+-오-(삽입 모음)+-ㄴ+이+-와. 인 것과.
활 두 과 독활 두 과 가  과 디허 처 이 외어든 몬져 믈 큰 다 사발애 거믄 콩을 므르글혀 으란 앗고 그 므레 약 론 을 녀허 브레 여라 주138)
여라:
열[十]+남-[餘]+-. 여남은. ‘열’의 ‘ㄹ’에 ‘남’의 ‘ㄴ’이 동화되어 ‘열람’이 되었다가, 다시 ‘ㄹ’이 하나 탈락된 형태이다.
소솜 글히고 버거 졈졈 됴 술  되 녀코 글혀

구급간이방언해 권1:19ㄴ

의어든
주139)
얼의어든:
얼의-[凝]+-거든. 엉기거든.
사그르세 다마 두고 머글 제 니 혜디 말오  수레 반 술옴 프러 머그라

바람 맞아 말 못하며 덥고 달아올라 머리 아프거든, 검은 콩 두 되를 깨끗하게 인 것과 강활(羌活) 두 량과 독활 두 량과 형개(荊芥) 한 량을 찧어 쳐 가루가 되면 먼저 다섯 큰 사발의 물에 검은 콩을 무르게 끓여 콩은 없애고 그 물에 약을 간 가루를 넣어 약한 불에 여남은 솟음 끓이고 다음에는 조금씩 좋은 술 한 되를 넣고 끓여 엉기거든 사기그릇에 담아 두고, 먹을 때 시간을 헤아리지 말고 따뜻한 술에 반 술씩 풀어 먹으라.

卒患偏口喎語澁取衣中白魚 옷 옛 반대 좀 摩耳下穴口向左摩右穴向右摩左穴似正卽止

과리 입 기울오 말미 굳거든 옷 이예 잇 반대좀을 귀 아래 오목  초 이비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녁

구급간이방언해 권1:20ㄱ

오목  고 올녁으로 기울어든 왼녁 오목  초 이비 평 거든 즉재 말라

갑자기 입이 기울어지고 말이 굳어지거든, 옷 사이에 있는 반대좀[蟫]을 귀 아래 오목한 데 문지르되, 입이 왼쪽으로 기울었거든 오른쪽 오목한 데 문지르고, 오른쪽으로 기울었거든 왼쪽 오목한 데 문지르되, 입이 평평한 듯하거든 즉시 그만하라.

口眼喎斜用萆麻子去殼硏碎塗在手心以一盂子置在手心萆麻子上用熱水貯盂中口正則急取盂子右歪塗左手心左歪塗右手心口眼纔正急洗去藥或隨病處貼亦可

구급간이방언해 권1:20ㄴ

입과 눈괘 기울어든 비마  거플 앗고 라 주140)
라:
-(빻다)+-[硏]+-아. 빻아 갈아.
바애 고 위 비마 우희 바티고 더운 므 그 위애 브 둣다가 입곳 거든 리 위 아라 올녁으로 기울어든 왼녁 바애 고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녁 바애 라 입과 눈과  바거든 리 약을 시서 리라   녀긔 브텨도 됴

구급간이방언해 권1:21ㄱ

니라

입과 눈이 기울거든, 피마자 씨를 껍질을 없애고 빻아 갈아 손바닥에 바르고 사발을 피마자 위에 받치고 더운 물을 그 사발에 부어 두었다가 입이 바로 되면 빨리 사발을 치워라. 오른쪽으로 기울었거든 왼쪽 손바닥에 바르고 왼쪽으로 기울었거든 오른쪽 손바닥에 발라, 입과 눈이 막 바로 되면 빨리 약을 씻어 버려라. 또 병든 곳에 붙여도 좋다.

大鱔魚 큰 웅에 一條以針刺頭上血左歪塗右右歪塗左平正卽洗去鱔魚放之則不發

큰 에 나 침으로 머리 어 주141)
어:
르-[刺]+-어. 찔러. 어간 끝 음절이 ‘-르/-’로 된 용언 중 어떤 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어간의 마지막 모음 ‘ㅡ/ㆍ’가 탈락하는 일이 있다. 예를 들어 ‘르-’가 ‘어, 올, 옴, 오, 이다’ 등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활용하는 용언에 ‘게으르-[懶], 고-[均], 그르-[解], 기르-[養], 다-[異], 두르-[圍], 바-[正], 오-[登]’ 등이 있다.
피 내야 왼녁이 기울어든 올녁의 고 올녁이 기울어든 왼녁의 라 커든 즉재 시서 리고 그 에 므레 노면 이 다시 나디 아니리라

큰 웅어 한 마리를 침으로 머리를 찔러 피 내어, 〈입의〉 왼쪽이 기울거든 오른쪽에 바르고 오른쪽이 기울거든 왼쪽에 발라 바로 되거든 즉시 씻어버리고, 그 웅어를 물에 놓아 주면 병이 다시 나지 않을 것이다.

구급간이방언해 권1:21ㄴ

肉桂 두터운 계피 一兩半 刮去麤皮擣羅爲末 酒一大盞調肉桂令勻以慢火煎成膏去火良久用匙攤在一片帛上貼在腮上頻頻更用熱瓦子 더운 디새 熨令熱透專看正卽去却桂膏患左貼右患右貼左

두터운 계피   반을 웃거플 가 주142)
가:
-[刮]+-아. 갉아.
앗고 디허 주143)
처:
츠-[篩]+-어. (체로) 쳐.
이 주144)
이:
[末, 粉]+-이(주격 조사). 가루가. ‘-르/-’로 끝나는 명사 중 어떤 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이(가루가), (가루를), (가루의)’처럼 표기되는 것이 있다. 이런 변화를 하는 명사에 ‘노[獐], 시르[甑], 자[袋], [柄]’ 등이 있다.
외어든 술  되예 계피 프러 브레 주145)
브레:
-(접두사)+블[火]+-에. 뜬불에, 약한 불에.
달혀 주146)
곱:
굳기름. 굳은 기름. 엉긴 기름. 한자 ‘膏’ 또는 ‘脂’를 번역한 말이다.
거든 블 믈리고 주147)
믈리고:
므르-[退]+-이-(사동 접미사)+-고. 물러나게 하고, 물리고. 동사 ‘므르-’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연결되면 ‘믈러, 믈룰, 믈룸, 믈리다’처럼 변화한다. 이렇게 활용하는 용언에 ‘누르-[壓], 모-[不知], -[裁], 부르-[呼], 흐르-[流], 이르-[早]’ 등이 있다.

구급간이방언해 권1:22ㄱ

야
주148)
이야:
이윽하여, 오래지 아니하여, 한참 있다가. ‘이’은 현실적인 표기가 아니고 당시의 방언형 ‘이윽’과 ‘이슥’을 절충한 규범적인 표기이다. 16세기에 오면 이런 표기는 차차 사라지고 현실음대로 ‘이윽’과 ‘이슥’으로 표기된다. 15세기에 ‘ㅿ’이 들어 있는 어형은 모두 이런 방법으로 표기되었던 것이다.
술로  헌것 우희 라 애 브티고 조 다시 더운 디새 주149)
디새:
기와. 이 낱말은 원래 ‘*딜새’였는데 ‘ㄹ’이 탈락된 것이다. ‘디새’는 17세기말에 ‘ㄷ’ 구개음화를 겪어 ‘지새’가 되었다가, 다시 한자 ‘瓦’의 간섭을 받아 ‘지와’로 바뀌었는데, 이 ‘지’를 ‘ㄱ’ 구개음화의 결과로 잘못 해석하여 ‘기와’로 과잉 수정된 것이다.
로 눌러 울호 주150)
울호:
울[熨]-+-오-(삽입 모음)+-. 다림질하되. 다리되.
더운 긔운이 게 고 젼위야 주151)
젼위야:
젼위(專爲)+--+-야. ‘젼위’라는 말은 문헌에 드물게 보이는데, 한자 ‘專爲’의 음을 적은 것인 듯하다. ‘專爲’는 ‘오직 한 가지 일만을 위하여 하다’라는 뜻이다.
보 주152)
보:
보-+-오-(삽입 모음)+-. 중세 문헌에서 설명형 연결 어미 ‘-’는 거의 삽입 모음 ‘-오-’를 선행한다. 이 예에서는 삽입 모음 ‘-오-’가 생략된 듯하지만 거성 성조를 지녔던 ‘보-’와 역시 거성 성조를 가진 ‘-오-’가 합해서 상성 성조를 갖게 되었다.
커든 즉재 아라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녀긔 브티고 올녁으로 기울어든 왼녀긔 브티라

두꺼운 계피 한 냥 반을 위 껍질을 갉아 없애고 찧어 쳐 가루가 되면, 술 한 되에 계피를 풀어 약한 불에 달여 곱(굳기름)같이 되면 불을 물리고, 한참 있다가 숟가락으로 떠서 헝겊 위에 발라 뺨에 붙이고 다시 자주 더운 기와로 눌러 다리되, 더운 기운이 통하게 하고 정성껏 보되, 〈기울어진 입이〉 바로 되거든 즉시 치워라. 〈입이〉 왼쪽으로 기울거든 오른쪽에 붙이고 오른쪽으로 기울거든 왼쪽에 붙이라.

中風口眼喎斜 葀蔞 하래 去子皮用穰水調如稀糊入大麥麪調左喎塗右右喎塗左

구급간이방언해 권1:22ㄴ

才正便急洗去

 마자 입과 눈과 기울어든 하래 와 거플와 앗고 솝앳 거슬 므레 프로 누근 주153)
누근:
눅-+-은. 눅은. 묽은.
플티 야 보릿  드려 라 이비 왼녁이 기울어든 올녁의 고 올녁이 기울어든 왼녁의 라  커든 믄득 시서 리라

바람 맞아 입과 눈이 기울거든, 괄루(
하늘다래
)를 씨와 껍질을 없애고 속의 것을 물에 풀되, 묽은 풀같이 만들어 보릿가루를 넣어 말아서, 입이 왼쪽이 기울거든 오른쪽에 바르고, 오른쪽이 기울거든 왼쪽에 발라 곧 바로 되면 얼른 씻어 버리라.

蜘蛛子 거믜 摩其偏急處叩齒候正則止亦

구급간이방언해 권1:23ㄱ

可向火摩之

거믜 입 기운 주154)
기운:
기울-+-ㄴ+-. 기운 데.
고 아라웃니 두드려 주155)
두드려:
두드리-+-어(연결 어미). 두드려.
보 바거든 말라  브레 여 롬도 주156)
롬도:
-+-오-(삽입 모음)+-ㅁ+-도. 바름도. 바르는 것도.
됴니라

거미를 입 기운 데 바르고 아래윗니를 두드려 보되, 바르게 되거든 그만하라. 또 불에 쬐어 바르는 것도 좋다.

以石灰向右卽於左邊塗之向左卽於右邊塗之才正如舊卽須以水洗下大妙

셕회 로 올녁으로 기울어든 즉재 왼녁의 고 왼녁으로 기울어든 즉

구급간이방언해 권1:23ㄴ

재 올녁의 라  호미 녜 거든 즉재 믈로 시서 료미  됴니라

석회를 바르되, 오른쪽으로 기울거든 즉시 왼쪽에 바르고, 왼쪽으로 기울거든 즉시 오른쪽에 발라서, 곧 똑바름이 예전과 같으면 즉시 물로 씻어 버리는 것이 가장 좋다.

皂角煮成膏如前貼洗

조각을 글혀 얼의어든 우희 셕회  법티 야 브텨 둣다가 시서 리라

조각을 끓여 엉기거든 위의 석회 바르는 법같이 하여 붙여 두었다가 씻어 버리라.

生鹿肉 사 고기 幷生椒 죠피 同搗傅之右患傅左左患傅右看正卽除之

사 고기와 죠피와  디허 브

구급간이방언해 권1:24ㄱ

툐 올녁으로 기울어든 왼녁의 브티고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녁의 브툐 평커든 즉재 아 리라

사슴의 날고기와 생조피를 한데 찧어 붙이되, 〈입이〉 오른쪽으로 기울거든 왼쪽에 붙이고, 왼쪽으로 기울거든 오른쪽에 붙이되, 바르게 되면 즉시 없애 버리라.

天南星 두야머주저깃 불휘 不以多少爲末生薑自然汁調左喎貼右右喎貼左正洗去

두야머주저깃 불휘 하나 져그나  라  즛디허  즙에 라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녁의 브티고 올녁으로

구급간이방언해 권1:24ㄴ

기울어든 왼녁의 브툐 커든 시서 리라

천남성 뿌리를 많거나 적거나 가루로 만들어 생강 짓찧어 짠 즙에 말아, 〈입이〉 왼쪽으로 기울거든 오른쪽에 붙이고 오른쪽으로 기울거든 왼쪽에 붙이되 바르게 되면 씻어 버리라.

中風面目相引口偏着耳牙車急舌不得轉獨活 三兩 竹瀝 댓진 生地黃汁 各一升 合煎取一升頓服之卽愈

 마자 과 눈과 서르 혜여 주157)
혜여:
혀-+-여. 끌어, 당겨. ‘혀-’는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는 ‘-’로 표기되었다. ‘혀-’가 ‘혜-’로 적힌 것은 어미 ‘-여’의 j(요드) 음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비 기우러 귀예 가며 어귀 세여 혀 놀이디 몯거든 독홠 불휘 석 과 댓진과 디 즛

구급간이방언해 권1:25ㄱ

디허  즙 각  되와  글혀  되 외어든 다 머그면 즉재 됴리라

바람 맞아 낯과 눈이 서로 당겨 입이 기울어 귀로 가며 아귀 굳어 혀를 놀리지 못하거든, 독활 뿌리 석 냥과 죽력과 생지황 짓찧어 짠 즙 각각 한 되를 한데 끓여 한 되가 되거든 〈그것을〉 다 먹으면 즉시 좋아진다.

牡蠣 굸죠갯 거플 燒粉 礬石 번 火煨 附子 竈下黃土 가마 믿 마촘 아랫 누런  各等分爲末取三年雄雞冠血 의 머리 벼셋 피 和藥傅其上持鏡候纔欲復故便急洗去之不速去便過不復還也

굸죠갯 거플 론 분과 번 달혀 시그니와 부와 가마 믿 마촘 아랫 누런 과

구급간이방언해 권1:25ㄴ

게 화 라 삼 년 무근 수의 머리 벼셋 피 약애 라 그 우희 고 거우루 가져셔 보 져기 녜 거든 리 시서 리라 리 시서 리디 아니면 곧 기운 녁으로 더 가 다시 티 아니리라

모려(굴조개) 껍데기 태운 가루와 백반 달여 식은 것과 부자와 가마솥 밑 바로 아래의 누런 흙 등을 같은 양으로 나누어 갈고, 삼 년 묵은 수탉의 머리 벼슬의 피를 약에 섞어 그 위에 바르고, 거울을 가져와 보아 약간이라도 옛날과 같거든 빨리 씻어 버리라. 빨리 씻어 버리지 않으면 곧 기운 쪽으로 더 가서 다시는 똑바르게 되지 않으리라.

竹瀝 댓진 三升 防風 防己 이흐름너출 升麻 桂心 계피 갓근 솝 芎藭 궁궁잇 불휘 各二兩 麻黃 四兩 羚羊角 산의  三兩 㕮咀以水四升合竹瀝煮取一升半分

구급간이방언해 권1:26ㄱ

三服日服一劑常用效

댓진 서 되와 방과 이흐름너출와 맛 불휘와 계피 갓근 솝과 잇 불휘 각 두 과 마 넉 량과 산의  석 과 사라 믈 넉 되예 댓진 게 주158)
게:
한 곳에.
글혀  되 반이어든 세헤 화 머고   졔옴 머그면 됴리라

죽력(대나무진) 세 되와 방풍, 방기(이흐름너출), 승마 뿌리와 계피 깎은 속과, 궁궁이 뿌리 각 두 냥, 마황 넉 냥, 영양각(산양의 뿔) 석 냥을 썰어 물 넉 되에 댓진을 한 곳에 끓여 한 되 반이 되거든 셋으로 나누어 먹되, 하루 한 제씩 먹으면 좋을 것이다.

靑松葉 프른 솘닙 一斤 搗令汁出淸酒一斗漬一宿

구급간이방언해 권1:26ㄴ

近火一宿初服半升漸至一升頭面汁出卽止

프른 솘닙  근을 즛디허  즙을  술  마래 마  밤 재야 븘 겨틔 노하 밤 디나거든 처 반 되 먹고 졈졈  되 머거 머리예와  나거든 즉재 말라

푸른 솔잎 한 근을 짓찧어 짠 즙을 맑은 술 한 말에 담가 하룻밤 재워 불 옆에 놓아, 하룻밤 지나거든 처음에 반 되를 먹고 점점 한 되를 먹어 머리와 얼굴에 땀나면 즉시 그만하라.

酒煮桂 계피 取汁以故布榻病上正則丘左

구급간이방언해 권1:27ㄱ

喎榻右右喎榻左此秘方不傳余常用大效

수레 계피 글힌 즙을  헌거싀 무텨 병  브툐 커든 아라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녁의 브티고 올녁으로 기울어든 왼녁의 브티라 이 비밀 문이라  알외디 몯리니 내 녜  니  됴타

술에 계피 끓인 즙을 낡은 헝겊에 묻혀 병든 데 붙이되, 〈입이〉 똑바로 되면 치워라. 〈입이〉 왼쪽으로 기울거든 오른쪽에 붙이고 오른쪽으로 기울거든 왼쪽에 붙이라. 이는 비밀스런 처방이라. 남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이니, 내가 늘 써 보니 매우 좋다.

大皂莢 一兩 去皮子下篩以三年大酢 세  무근

구급간이방언해 권1:27ㄴ

됴 초
和左喎塗石右喎塗左乾更塗之

큰 조협  을 거플와  앗고 라 처 삼 년 무근 됴 초애 라 왼녁으로 기울어든 올녁의 고 올녁으로 기울어든 왼녁의 로 거든 다시 라

큰 조협 한 냥을 껍질과 씨를 없애고 갈아 쳐서 삼 년 묵은 좋은 식초에 말아, 왼쪽으로 기울거든 오른쪽에 바르고 오른쪽으로 기울거든 왼쪽에 바르되, 마르면 다시 바르라.

炒大豆  三升 令焦以酒三升淋取汁頓服亦治口噤不開

콩 서 되 누르봇가 술 서 되예 마 우러

구급간이방언해 권1:28ㄱ

난 므를 다 머그라  입 마고믈오 버리디 몯니도 고티니라

콩 석 되를 누르게 볶아 술 석 되에 잠가 울어 난 물을 다 먹으라. 또 입 악물고 벌리지 못하는 이도 고친다.

諸藥不能瘥者 枳實上靑  우희 프른 거플 刮取末欲至心止得茹五升微火炒去濕氣以酒一斗漬微火煖令得藥味隨性飮之主口僻眼急大驗治緩風急風並佳以治身直不得屈伸反覆者枳樹皮 나못 거플 亦得

녀나 주159)
녀나:
다른 남은. 그 밖의. 다른 여러. 이 낱말은 더 이상 분석하기 힘들므로 관형사로 분류한다.
약으로 됴오디 주160)
됴오디:
됴-[好]+-ㅣ오-(사동 접미사)+-디(보조적 연결 어미). ‘-ㅣ오-’는 모두 사동 접미사인 ‘-이-’와 ‘-오-’가 이중으로 접미된 것이다. 이렇게 사동 접미사가 이중으로 붙은 예에 ‘업시오다, 오다, 오다, 降오다’ 등이 있다.
몯  마

구급간이방언해 권1:28ㄴ

 병을  우희 프른 거플 솝 애 다게 고니 닷 되 져고맛 브레 봇가 저즌 긔운 업거든 술  마래 마 져고맛 브레 덥게 야 마시 우러나거든 제 머글 으로 머그면 입 기울며 눈 기운 도  됴며 느즌 과 과  마 에 다 됴니라  모미 고다 구브며 펴며 두위눕디 주161)
두위눕디:
뒤집어 눕지. ‘두위-’는 ‘두위구우리다, 두위드듸다, 두위잊다, 두위저기다, 두위틀다, 두위티다, 두위혀다/두위다, 두위힐후다’ 등에도 들어 있는데, ‘뒤, 뒤집어’ 등의 뜻을 가진 접두사로 생각된다.
몯거든 나못 거프 이 

구급간이방언해 권1:29ㄱ

으로 야 수레 마 머거도 됴니라

다른 여러 약으로 좋게 하지 못하는 바람 병을, 탱자의 위 푸른 껍질 속청에 닿게 갉은 것 다섯 되를 작은 불에 볶아 젖은 기운이 없거든 술 한 말에 잠가 작은 불에 덥게 하여 맛이 우러나거든, 제 먹을 양 만큼 먹으면 입이 기울고 눈이 기운 데도 매우 좋으며, 늦은 바람과 갑작스런 바람 맞은 병에 다 좋은 것이다. 또 몸이 곧아, 굽고 펴고 뒤집어 눕지 못하거든 탱자나무 껍질을 이와 같이 하여 술에 잠가 먹어도 좋다.

中風手臂不仁口面喎僻 附子 桂心 계피 갓근 솝 各五兩 細辛 防風 人參 乾薑   各六兩 治下篩酒服方寸匕日三稍增之

 마자 손과 왜 주162)
왜:
+-와+-이. 팔이.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서는 이 ‘’이 ‘ㅎ’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15세기 후반부터 이 낱말의 어두음이 유기음화하고, 어말의 끝소리 ‘ㅎ’이 차차 안 쓰이게 된다. 15세기부터 어두에서 유기음으로 바뀐 낱말들이 있었다. 예. 닷〉탓[咎], 돕〉톱[爪], ㅎ〉(ㅎ)[臂], 잔〉찬(讚), 즉〉측(則), 〉(讖).
  고 입과 괘 기울어든 부와 계피 갓근 솝 각 닷 과 셰 불휘와  불휘와 심과   각 엿 과 라 처 수레  술옴 프러

구급간이방언해 권1:29ㄴ

 세 번곰 머고 졈졈 더 머그라

바람 맞아 손과 팔이 남의 살 같고 입과 얼굴이 기울거든, 부자와 계피 깎은 속 각 다섯 냥과 세신 뿌리, 방풍 뿌리, 인삼, 마른 생강 각 여섯 냥을 갈아 쳐서 술에 한 숟갈씩 풀어 하루 세 번씩 먹되 점차 더 먹으라.

暗風倒地用北細卒爲末每挑一字搐鼻中

모딘  마자 해 업더디거든 셰신을 라 죠고매  곳굼긔 불라

모진 바람 맞아 땅에 엎어지거든 세신을 갈아 조금 떠서 콧구멍에 불라.

中風耳痛有汁熬杏仁 고  솝 令赤黑色搗如膏緜裹塞耳中日三易之

 마자 귀 알고 믈 나거든 고  솝 검븕게 봇그닐 곱티 디허 소옴애  귀

구급간이방언해 권1:30ㄱ

고조 주163)
고조:
곶-[揷]+-오-(삽입 모음)+-. 꽂되. ‘곶-’이 경음화한 시기는 17세기 후반으로 추측된다. ‘-’이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은 〈역어유해〉(1690년)인 듯하다.
 세 번곰 라 라

바람 맞아 귀 아프고 물이 나거든, 살구 씨 속 검붉게 볶은 것을 곱같이 찧어 솜에 싸서 귀에 꽂되, 하루 세 번씩 갈아 하라.

中風白汗 石膏 甘草 炙等分爲末 以酒服一匕日移一丈一服忌蒜

 마자   나거든 셕고와 감초 브레 니와 게 화 라 이 외어든 수레  술옴 프러 먹고 약 머근  오라거든   복을 머고 마란 먹디 말라

바람 맞아 흰 땀이 나거든, 석고와 감초를 불에 쬔 것을 등분하여 갈아 가루가 되면, 술에 한 술씩 풀어서 먹고 약 먹은 지 오래되었거든 또 한 복을 먹되, 마늘은 먹지 말라.

구급간이방언해 권1:30ㄴ

卒中風頭面腫杵杏仁 고  솝 如膏傅之

과리  마자 머리와 과 븟거든 고  곱티 디허 브티라

갑자기 바람 맞아 머리와 얼굴이 붓거든 살구 씨를 곱같이 찧어 붙이라.

中風無藥備用急取頂心髮 바기옛 머리터리 一撮毒掣之以省人事爲度

 마자 과리  약곳 업거든 리 바기옛 머리터리  져봄을 이 자바 요 주164)
오:
-[引]+-오. 당기되.
 리록 주165)
리록:
리-[省]+-록. 차리도록. ‘리-’는 ‘정신 차리다’의 뜻인데, 이 낱말은 〈석보상절〉(13:46, 24:52)에 ‘차리-’라고도 표기되어 있다.
라

바람 맞아 갑자기 쓸 약이 없거든, 빨리 정수리의 머리카락 한 줌을 세게 잡아당기되 정신 잃지 않도록 하라.

구급간이방언해 권1:31ㄱ

灸顖會 頰車 地倉 百會 肩井 曲池 風市 足三里 絶骨 閒使 風池

신회와 협거와 디과 회와 견졍과 곡디와 풍시와 죡삼리와 졀골와 간와 풍디와 라

신회, 협거, 지창, 백회, 견정, 곡지, 풍시, 족삼리, 절골, 간사, 풍지를 뜸뜨라.

急灸足大趾下橫文隨年壯立愈
Ⓒ 편찬 | 성종(조선) 명찬 / 1489년(성종 20)

리 밠 엄지가락 아랫  금을 나 마초 면 됴리라
Ⓒ 편찬 | 성종(조선) 명찬 / 1489년(성종 20)

빨리 엄지발가락 아래의 가로지른 금을 나이에 맞춰 뜨면 좋을 것이다.
Ⓒ 역자 | 김동소 / 2007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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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 마니라:+맞-+-(동명사형 어미)+-이라(서술격 조사). 바람 맞음이라. 동명사형 어미는, 형태는 관형사형과 같고 기능은 명사형과 같은 어미로서, 현대어의 ‘어른, 어르신, 여남은, 가물’ 등이 이에 속한다. 중세 시기에는 현재보다 동명사형이 많이 쓰였고, 고대의 이른 시기에는 알타이 제어처럼 명사형과 관형사형의 구별이 없던 때도 있었을지 모른다.
주002)
믄득:17세기 말에 일어난 원순 모음화 현상에 의해 근대 한국어에 와서는 ‘문득’으로 어형이 바뀌고 의미에 변화가 일어났다. 중세 한국어 문헌에서는 일반적으로 ‘갑자기’의 뜻으로 널리 쓰였지만, 현대에는 주로 생각이나 느낌이 갑자기 일어날 때에 쓴다.
주003)
 맛거든:+맞-+-거든. 바람 맞거든.
주004)
두렫고:둥글고.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는 ‘두렵-’이라는 어형이 흔히 쓰였고, ‘두렫-’은 중세 한국어 문헌 중에는 〈소학언해〉와 이곳에만 나오는 듯하다. 〈구급방(언해)〉에서는 ‘도렫-’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대어에 와서 ‘뚜렷하-’로 어형이 바뀌면서 의미도 아주 달라졌다.
주005)
:-+-ㄴ(관형사형 어미). 흰.
주006)
저즌:젖-+-은(관형사형 어미). 중세 한국어의 관형사형 어미에는 ‘ㄴ’계와 ‘ㄹ’계의 2가지가 있었는데, 이 ‘ㄴ, ㄹ’ 어미 앞에 오는 어간의 말음이 모음이냐 자음이냐에 따라, 또 어간의 모음이 양성 모음이냐 음성 모음이냐에 따라 ‘-ㄴ/-/-은, -ㄹ/-/-을’로 구분 표기함을 원칙으로 하였다. 이런 표기를 모음조화 표기법이라 부른다. ‘저즌, 구은, , 두터운, 더운’ 등은 이 모음조화 표기법의 원칙에 따라 표기한 것이지만, ‘[麻], 마를[不]’처럼 이 원칙에 어긋나게 표기한 것도 상당히 많다.
주007)
죠예:종이에. ‘죠’는 ‘죠희, 죵희, 죵, 조희’ 등으로 변천 표기되다가 ‘종이’로 고정되었다. 15세기의 처격 조사에는 ‘-애/-에/-/-의/-예’가 있었는데 i나 j 뒤에서는 ‘-예’가 선택되었다.
주008)
:-+-아(연결 어미). 싸서. 중세 한국어 시대의 특이한 음운 현상으로 어두 자음군이 있었음을 들 수 있다. 이 시대의 어두 자음군이란 ‘ㅂ’이 ‘ㄷ, ㅅ, ㅈ, ㅌ, , ’ 등과 함께 병서(竝書)되어 어두에 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문헌에 나오는 어두 자음군의 어휘 예로 ‘[垢], -[辛], [蜜], [時], -[醎], 디-[裂]’ 등을 들 수 있다. 이 어두 자음군의 ‘ㅂ’은 발음되었을 듯한 것도 있고(‘’의 경우), 경음 부호로 ‘ㅂ’을 쓴 것도 있고(‘-’의 경우), 전혀 발음되지 않으면서 과잉 표기의 결과로 ‘ㅂ’을 쓴 것(‘디-’의 경우)의 3가지가 있는 듯하다. 현대어에 ‘휩싸다[휘-+다]’와 같은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의 ‘ㅂ’은 발음되었을 듯하다.
주009)
구으니와:굽-+-은(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와(접속 조사). 구운 것과. 훈민정음의 초기 문헌에는 이 낱말은 ‘구니와’로 표기된다. ‘굽-’은 ‘ㅂ’ 불규칙 동사이므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이 어간에 연결되면 어간 말음 ‘ㅂ’은 w로 변하거나 탈락되어 ‘ㅗ/ㅜ’나 ‘ㅡ’로 표기하였다. 이 ‘ㅂ’은 자음 어미 앞에서는 그대로 유지되는데,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이런 ‘ㅂ’ 불규칙 현상을 형태 음소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 자로 적었다. 그러나 〈능엄경(언해)〉(1461년) 이후의 문헌에는 이 ‘ㅸ’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낱말을 현대식으로 정확히 표기하면 ‘구운 이와’가 된다. *煨: 화롯불에 구울 외, 묻어 구울 외.
주010)
의:15세기의 관형격 조사는 앞에 오는 체언의 모음이 양성이냐 음성이냐에 따라 ‘-’와 ‘-의’로 구분하여 표기함이 원칙이었으나 이 표기처럼 예외가 많다.
주011)
:-+-ㄴ(관형사형 어미). 같은. 15세기 문헌에 ‘-’와 ‘-’의 두 가지 표기가 나오지만 이들의 실제 발음은 동일했을 것이다. 자음 어미 앞에서 ‘-’이라는 형태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예. ‘더시니’. 또 ‘더라’도 참고할 것) 이 시대 이 낱말의 어간은 ‘-’와 ‘-’의 쌍형으로 존재했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16세기에 와서 거의 1음절 어간으로 고정된 듯하다. 이 문헌에서는 ‘티, , 거든, 게, 고, 리라, 야, ’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주012)
솟글:솟-(솟다)+긇-(끓다)+-(관형사형 어미). 솟아 끓은. ‘솟-’과 ‘긇-’의 복합형이다.
주013)
아니 한 :아니[不]+한[多]+[間]. 잠깐.
주014)
모니:-(담그다)+-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 담근 것. ‘-오-’는 ‘의도법 선어말 어미’, 또는 ‘1인칭 화자 표시 선어말 어미, 대상 표시 선어말 어미’ 등으로 부르는 학자들이 많으나, 관형사형 어미 ‘-온, -올’, 명사형 어미 ‘-옴’, 연결 어미 ‘-오’, 감동법 선어말 어미 ‘-옷-’의 경우에는 이 ‘-오-’의 정확한 기능을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확한 기능을 알 수 없는 경우에 우선 이 형태소의 이름을 ‘삽입 모음’이라고 해 둔다. 아래의 ‘사로니’와 똑같은 구성이다. ‘·-’은 ‘담그다’의 뜻이고, 현대어의 ‘담다[容]’는 중세 문헌에서는 ‘:담·다’로 표기된다. *蘸 담글 잠.
주015)
온:-+-(관형사형 어미). 매운. 세종대의 문헌이라면 ‘’으로 표기된다. ‘-’도 ‘ㅂ’ 불규칙 용언이므로 모음 어미 앞에서 어간 말음 ‘ㅂ’이 ‘오’로 바뀌고 ‘-’의 ‘’(매개 모음)가 줄어든 것이다.
주016)
사로니:사-(썰-)+-오-(삽입 모음)+-ㄴ+이(의존 명사). 썬 것. ‘사-’은 ‘사흘-, 싸-, 싸흘-, 흘-, 서흘-, 써흘-’로도 문헌에 나타난다. 표준말의 ‘썰-’, 경상도 방언의 ‘쌀-, 싸리-’의 옛 형태이다.
주017)
대도히:모두.
주018)
사라:사-+-아(연결 어미).
주019)
화:호-+-아. 나누어. ‘호-’는 15·16세기 문헌에 ‘난호-, 논호-’라는 표기로도 나타난다. 제1 음절에서 ‘ㅏ’ 또는 ‘ㅗ’로 발음되는 모음을 ‘’로 절충해서 표기했을 가능성을 말해 주는 좋은 예이다.
주020)
라:-+-아. 만들어. ‘-’은 중세 문헌에서 ‘글-, 글-, -, -, 들-, -’로도 나타난다.
주021)
두터운:두텁-+-은(관형사형 어미).
주022)
조쳐:겸하여, 아울러, 함께. 이 말은 기원적으로 동사 ‘조치-(좇다, 따르다)’에 연결 어미 ‘-어’가 붙어서 이루어진 것으로 의미가 다소 달라진 전성 부사로 쓰인다. 경우에 따라 조사 ‘-조차, -마저, -로부터’의 뜻으로 쓰일 때가 있는데, 그 의미도 사실상 서로 관련이 있다. 〈구급간이방(언해)〉의 권1에 ‘조쳐’가 16회 나오고, 이 낱말과 의미상 관계 있다고 보이는 ‘조차’가 1회, ‘조초’가 1회 나온다. 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더운 소로  눌러 므리 큰 져근 보 로 조차 나게 라[令人更迭以熱手按腹令水從大小便出]〈권1, 66ㄱ〉”, “말 몯 거든 회홧 고 구스게 니기 봇가 삼경 후에  우희 졋바뉘이고  조초 머기라[失音 槐花炒香熟三更後床上仰臥隨意服]〈권1, 16ㄴ〉”.
주023)
글효니:긇-+-이-(사동 접미사)+-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 끓인 것.
주024)
바니어든:반(半)+-이-+-거든.
주025)
더운:덥-+-은(관형사형 어미). 더운. 따뜻한.
주026)
프러:플-+어. 풀어. ‘플-’은 ‘믄득, 믈, 블’ 등과 마찬가지로 입술 소리 ‘ㅁ, ㅂ, ㅍ’ 아래에서 모음 ‘ㅡ’가 원순 모음화하여 ‘ㅜ’로 바뀐 것이다.
주027)
브:븟-(붓-)+-오-(삽입 모음)+-(종속적 연결 어미). 붓되. ‘븟-’은 ‘ㅅ’ 불규칙 동사로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어간 말음 ‘ㅅ’을 ‘’로 바꾸어 적다가 16세기에 오면 ‘ㅅ’이나 ‘’을 적지 않고 ‘ㅇ’으로 적었다. ‘’으로 적었을 경우에도 서울 지방의 실제 발음은 ‘브오’였을 가능성이 크다. 세종대의 일반적인 표기법으로는 ‘븟-’과 같은 음성 모음 어간 뒤에서는 어미 ‘-우’를 적는 일이 원칙이었지만 ‘브’처럼 예외가 많았다. 여기 들어 있는 ‘-오-’는 특별한 기능을 갖고 있지 않는 듯하다.
주028)
하니란:하-[多]+-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많은 사람은.
주029)
나:낯+-(목적격 조사). 낱을. ‘낯’은 ‘낱’으로도 표기되는 것으로 보아 중세 한국어 시대에 두 가지로 발음했었던 듯하다. 현대어에서 ‘밭은, 밭에’를 ‘바츤, 바테’라고 발음하는 일과 관계 있는 것 같다. 이 문헌에는 ‘낯’으로만 나온다.
주030)
구어:굽-+-어. 구워. 위의 ‘구으니와’와 마찬가지로 ‘굽-’의 ‘ㅂ’이 탈락된 것이다. 세종대의 문헌에는 ‘구’로 나온다.
주031)
녀흐라:녛-+-으라(명령형 종결 어미). 넣으라.
주032)
몬져:먼저. 세종대 문헌에는 ‘몬져’로 표기되다가 세조대 문헌에 오면 ‘몬저’로도 표기되기도 한다. ‘몬져’를 ‘몬저’로 적게 된 것은 ‘져’와 ‘저’의 발음이 원래는 구별되다가([ʦə]와 [ʧə]로) 이 구별이 없어지면서 두 가지 표기가 생긴 것으로 믿어진다. 이렇게 ‘저’와 ‘져’의 발음이 같아지는 일을 학자들은 ‘ㅈ’ 구개음화라고 부른다. 제1 음절의 모음 ‘ㅗ’가 제2 음절의 모음 ‘ㅓ’에 역행 동화되어 ‘먼저’로 바뀐다.
주033)
시울와:시울+-와(접속 조사). 시울과. ‘시울’은 현대어 ‘눈시울, 입시울’에 남아 있다. ‘가장자리’라는 뜻이다. 접속 조사 ‘-와’는 모음과 ‘ㄹ’ 아래에서 쓰이고, 그 외의 경우에는 ‘-과’가 쓰였지만, 16세기부터 혼동되어 쓰이다가 (예. 믈과 긔용과 술위과 과 죵 다 서 빌요〈여씨향약 36〉) 18세기에 와서 현대어의 쓰임처럼 고정된다.
주034)
거플:거플+-을(목적격 조사). 꺼풀을. 껍질을.
주035)
앗고:앗-+-고(대등적 연결 어미). 없애고. ‘앗다’는 ‘빼앗다, 없애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현대어 ‘빼앗다’는 ‘빼다’와 ‘앗다’의 복합형이다.
주036)
을:+-을(목적격 조사). 가루를. ‘, 노(노루), (나루), 시르(시루), (자루, 柄), 쟈(자루, 袋)’ 등의 명사는 접속 조사 ‘-와’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연결되면 어말의 ‘’가 탈락하여 1음절로 줄어든다.
주037)
대으로:대+-으로(도구 부사격 조사). 대롱으로. 도구의 부사격 조사는 앞의 체언이 양성 모음으로 끝나면 ‘-로’, 음성 모음으로 되어 있으면 ‘-으로’로 적음이 원칙이었으나, 이 표기는 예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예외가 너무 많으므로 이를 예외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차라리 제2 음절 이하에서 ‘ㅡ’와 ‘ㆍ’가 구별되지 않았다고 봄이 사실에 더 가까울 듯하다.
주038)
:-+-어. 떠. 동사 ‘-’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어간의 마지막 모음 ‘ㅡ’는 탈락된다. 앞 (7)의 ‘’는 ‘-’의 ‘’가 줄어진 것이다.
주039)
곳굼긔:고ㅎ[鼻]+ㅅ(사이 시옷)+[孔]+-의(처소 부사격 조사). 콧구멍에. ‘고ㅎ’는 ‘ㅎ’ 끝소리 명사로서, 16세기 후반의 문헌에서부터 유기음화한 ‘코’의 형태로 문헌에 나온다. ‘ㅎ’ 끝소리 명사의 ‘ㅎ’은 이 체언이 단독으로 쓰이거나 뒤에 사이시옷이 오면 반드시 탈락된다. ‘ㅎ’ 끝소리 명사는 15·16세기 문헌에 70여 개 나오는데, 대체로 어간 말음이 ‘ㄹ’이거나 모음으로 되어 있다. 예. 갈ㅎ[劒]〈1:56ㄴ, 1:68ㄴ〉, 돌ㅎ[石]〈1:41ㄱ, 1:77ㄴ〉, 세ㅎ[三]〈1:10ㄴ, 1:16ㄴ〉. ‘’은 단독으로 쓰이거나 격조사 ‘-ㅅ, -와’ 및 보조사 ‘-마다’ 앞에서는 ‘구무’로, 모음으로 된 조사 앞에서는 ‘’으로 어형이 바뀐다. 이런 특수한 곡용(曲用)을 하는 명사에 ‘구무’ 외에도 ‘나모[木]〈1:41ㄱ, 1:69ㄱ〉, 불무[冶], 녀느/녀[他]’ 등이 있다. 처소의 부사격 조사에는 ‘-/-의’와 ‘-애/-에/-예’의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그러나 ‘-’와 ‘-애’, ‘-의’와 ‘-에’가 어떻게 서로 구별되었는지 알 수 없고, 동일한 체언 뒤에 이들이 함께 오는 일도 있었다. 예. 처믜〈1:103ㄴ〉, 처〈1:26ㄴ〉, 처메〈구급방(언해), 하:7ㄴ, 하:66ㄱ〉.
주040)
부러:불-[吹]+-어. 불어. ‘:불-’은 원래 방점이 2개 찍힌 상성조(上聲調)이지만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평성조(平聲調)로 변하여 방점을 찍지 않는다. 상성의 방점을 가진 모든 용언 어간이 이렇게 모음 어미 앞에서는 평성이 되어 버리는데, 이것은 현대어에서 예컨대 원래 장음이었던 ‘놀-[遊]’이 ‘놀아’에서는 단음으로 바뀌는 일과 같은 것이다.
주041)
드려:들-[入]+-이-(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들이어. 넣어.
주042)
욤호:욤+--(용언화 접미사)+-옴(명사형 어미)+-(목적격 조사). 재채기함을. ‘욤’은 ‘옴, 츼옴, 최옴, 츼음, , 임’ 등의 어형으로도 문헌에 나온다. 이 낱말은 20세기에 와서 ‘재채기’로 바뀌었는데, 제1 음절에서 ‘〉/재’의 음운 변화(‘ㅣ’ 모음 역행 동화), 제3 음절에서 ‘옴→기’의 유추(類推)에 의한 어형 교체(‘-옴’과 ‘-기’는 모두 명사형 어미이다.)를 겪었던 듯하다. *噴 재채기 분, *嚔 재채기 체.
주043)
기드려:기드리-+-어. 기다려. ‘기들이-, 기리-, 기도로-, 기돌오-, 기두르-, 기들오-, 기들우-, 기오-, 기우-’ 등의 이표기들이 있다.
주044)
우흿:우ㅎ-+-의-+-ㅅ(관형격 조사). 위의.
주045)
머교:먹-+-이-(사동 접미사)+오(연결 어미). 먹이되.
주046)
니:이[齒]. 중세 한국어 시대(14·15·16·17세기)에는 ‘ㄴ+ㅣ(또는 j)’의 음운 연결이 어두에 올 수 있었다. 이 ‘ㄴ’이 어두에서 탈락되는 일은 18세기 근대 한국어 시대에 와서 완성된다.
주047)
마고므니란:마고(접두사)+믈-(동사 어간)+-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악문 사람은. ‘마고’는 ‘막다’에서 파생된 부사였을 듯하나 여기서는 접두사로 처리한다. 뒤에 오는 동사에 따라 ‘마주, 합쳐, 마구, 함부로, 막아서’ 등의 의미를 덧붙인다. ‘마고믈다’는 ‘마구 물다, 악물다, 꽉 물다’의 뜻이다. ‘믈-’의 모음이 원순 모음화했고, 어미 ‘ㄴ’ 위에서 어간 말음 ‘ㄹ’이 탈락했다(‘ㄹ’ 불규칙 동사).
주048)
가락애:(長)+가락(손가락)+-애(처소 부사격 조사). 장지 손가락에.
주049)
:(가루)+-(목적격 조사). ‘, 노(노루), (나루), 시르(시루), (자루, 柄), 쟈(자루, 袋)’ 등의 명사는 접속 조사 ‘-와’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연결되면 어말의 ‘’가 탈락하여 1음절로 줄어든다.
주050)
무텨:묻-[染]+-히-(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묻혀. ‘무티-’는 18세기 이후 구개음화하여 ‘무치-’로 발음된다. 그러나 이 말은 ‘묻-’에서 온 말이기 때문에 현대 표기로는 형태 음소적 표기 원칙에 따라 ‘묻히-’로 적고 그 발음은 ‘무치-’로 한다.
주051)
조:자주. 형용사 ‘-(잦다)’에 부사 형성 접미사 ‘-오’가 연결된 전성 부사이다.
주052)
츠면:-[擦]+-으면. 문지르면, 비비면. 원문에 ‘츠면’으로 되어 있으나 ‘츠면’을 잘못 적은 것이다.
주053)
절로:저절로. ‘절로’는 18세기 말까지 ‘졀로, 졀노’ 등으로도 표기되었고, 그 중첩형(reduplicated form)인 ‘저절로’는 20세기에 들어와 나타난다.
주054)
으리리라:을-(벌다)+-이-(피동 접미사)+-리-(미래의 선어말 어미)+-라(서술 종결 어미). 벌어지리라.
주055)
:인기(人氣), 인사(人事). 사람의 기운.
주056)
리고:리-+-고(연결 어미).
주057)
다와텨:다와티-+-어(연결 어미). 들이닥쳐.
주058)
믈오:믈-+-고(연결 어미). 자음 ‘ㄹ’ 아래에서 ‘ㄱ’이 탈락된 것이다.
주059)
거든:-+-거든(연결 어미). 하거든.
주060)
머기면:먹-+-이-(사동 접미사)+-면(연결 어미). 먹이면.
주061)
편안리니:편안-+-리-(미래 선어말 어미)+-니. 편안하리니, 편안해질 것이니.
주062)
즉:측백(側柏). 한자 ‘側’의 음이 ‘즉’에서 ‘측’으로 유기음화하였는데, 그 시기는 16세기 후반이 될 듯하다.
주063)
로니:나른히, 곱게, 연하게. ‘론다’에서 전성된 부사인데, ‘-’가 탈락되었다.
주064)
두드려:두드리-+-어(연결 어미).
주065)
소솜:아마도 ‘솟-’에서 파생된 명사로 생각되는데, 물이 끓어 솟아오르는 횟수를 말하는 단위로 쓰인 듯하다.
주066)
닐:-+-(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ㄹ(목적격 조사). 따스한 것을.
주067)
니:‘니’는 원래 ‘때, 시간’이란 뜻이었는데, 근대에 들어와 ‘일정한 때에 먹는 밥’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주068)
혜디:혜-+-디(보조적 연결 어미). 헤아리지.
주069)
말라:말-+-라(종결 어미).
주070)
다가:‘만일에, 만약에’란 뜻의 고유어였는데, 15세기 후반부터 ‘만일에’와 같은 한자어와 함께 쓰이다가 차차 ‘다가’는 안 쓰이게 되었다.
주071)
술옷:술[酒]+-옷(보조사). ‘-옷’은 ‘-곳, -, , -봇’의 이형태를 가지는 보조사로서, 흔히 ‘한정(限定)’의 보조사라 불린다. 현대어로 ‘-만’으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정확히 번역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그냥 생략하기도 한다.
주072)
과리:급(急)히. 갑자기.
주073)
아야:아-+-아(연결 어미). 아득하여, 혼미하여.
주074)
:한자어 ‘인기(人氣)’를 당시의 표기로 적은 것. ‘’은 규범적 표기일 뿐이고 현실 발음은 ‘인’이라 믿어진다. ‘사람의 기운’이란 뜻이다.
주075)
브르도:브르-(접두사)+돋-+-(관형사형 어미). 불룩이 돋은, 부르돋은.
주076)
사로니와를:사-+-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와(접속 조사)+-를(목적격 조사). 썬 것을.
주077)
욘히:‘-’은 ‘따스하다[溫]’의 뜻이지만, ‘욘히’의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다. 한자어 ‘溫冷’을 번역하여 ‘욘히’라 했으므로 우선 ‘뜨뜻미지근하게’로 번역해 둔다.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낱말이다.
주078)
녀코:녛-+-고(연결 어미). 넣고.
주079)
로니:-[摩]+-오-(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 간 것.
주080)
며:(冷)-+-며(연결 어미). 냉하며, 차며.
주081)
며:(熱)-+-며(연결 어미). 더우며, 열이 있으며. ‘’도 규범적인 한자음 표기일 뿐이고 당시의 현실 발음은 ‘열’이었다.
주082)
삭게:삭-[消]+-게(연결 어미).
주083)
요매:-+-오-(삽입 모음)+-ㅁ+-애. 함에. 중세 시대에 ‘-’의 명사형은 ‘홈’과 ‘욤’의 두 가지 형태가 있었다. 아마도 이 동사의 어간이 ‘-’와 ‘-’의 두 가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주084)
:-+-ㄴ(관형사형 어미). 취(醉)한.
주085)
도:돝+-(관형격 조사). 돼지의.
주086)
염글오:염글-+-고. 여물고. ‘ㄹ’ 아래에서 ‘ㄱ’이 탈락된 예이다.
주087)
니란:(輕)-+-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병의 증세가) 가벼운 사람은.
주088)
니란:(重)-+-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란(보조사). (병의 증세가) 무거운 사람은.
주089)
:-+-. ‘-’은 ‘따뜻하다’의 뜻인데, 이 문헌에는 ‘거든’〈1:70〉과 ‘거든’〈1:74, 1:85〉이 함께 사용된다. 음절말 위치에서 ‘ㅅ’은 이미 15세기부터 ‘ㄷ’과 중화되었다고 보이는데, 이 문헌에서 사용된 ‘거든’과 그 밖의 ‘욘히〈1:4〉, 닐〈1:11〉, 얏닌〈1:41〉’ 등의 ‘ㅅ’은 절음화하지 않고 [s]로 발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표기는 예외적인 것이고 이들은 모두 ‘거든, 욘히, 닐, 하얏닌’으로 표기함이 옳다.
주090)
니라:-+--+-니-+-라. (정신이) 맑아진다. 또랑또랑해진다.
주091)
날회야:형용사 ‘날회-’(천천히 하다, 느리게 하다)에서 전성된 부사인데, 중세 문헌에는 ‘날호야, 날호여, 날회야, 날회여, 날회예’ 등의 형태가 나타난다. 천천히.
주092)
며:-+-며(연결 어미). 쓰며. 15, 16세기 문헌에서 ‘-’는 ‘사용하다, 맛이 쓰다’의 뜻으로, ‘쓰-’는 ‘글을 쓰다, 모자를 쓰다’의 뜻으로 대체로 구별되어 사용하였다. 그러나 17세기 이후가 되면 이들은 혼용 표기된다.
주093)
굳며:굳-+-+-며(연결 어미). 굳고 단단하며, 어둔하며.
주094)
앗:람+-앗(관형격 조사). 바람의.
주095)
남거든:남-+-거든(연결 어미). 본말은 ‘남-+-거든’에서 ‘-’가 탈락된 것이다. 〈구급간이방〉 권1에는 ‘남-’만 5, 6회 나오고, 〈구급방(언해)〉에는 ‘남닐’이 2회(〈상38ㄴ, 상54ㄴ〉) 나타난다. 남짓하거든. 남짓 되거든.
주096)
티고:티(접두사)+-+-고. 치뜨고.
주097)
거두혀며:거두-+혀-(끌다)+-며(연결 어미). 거두어 당기다. 오그라들다.
주098)
뷔트리혀미:뷔트리-+혀-+-오-(삽입 모음)+-ㅁ(명사형 어미)+-이. 비틀려 당김이. 비틀림이. ‘혀-’가 삽입 모음 ‘-오-’와 만나면, ‘-오-’가 줄어들고 그 대신에 ‘혀-’의 방점이 거성에서 상성으로 바뀐다.
주099)
이시락업스락:이시-+-락(연결 어미)+없-+-(으)락(연결 어미). 있다가 없다가.
주100)
믯믜즌:믯믲-+-은. 미끈미끈한. 중세 문헌에는 ‘믯믯-’가 많이 나오지만 ‘믯믲-’도 드물게 나타난다.
주101)
요니와:-+-요-+-ㄴ+이+-와. 한 것과. 중세 문헌에서 ‘-’ 뒤에 오는 삽입 모음은 ‘-오-’가 아니라 ‘-요-’가 된다.
주102)
:-+-오-(삽입 모음)+-ㄴ. 짠.
주103)
거름 거로미:걷-+-음(파생 접미사)+걷-+-오-(삽입 모음)+-ㅁ+-이. ‘ㄷ’ 불규칙 활용을 하는 동사 ‘걷-’에서 ‘-음’이 연결되어 명사 ‘거름’이 파생되었고, ‘걷-’의 명사형에는 삽입 모음 ‘-오-’가 첨가되었다. 이렇게 15세기 문헌에서는 파생 명사 접미사로는 ‘-(으/)ㅁ’이, 명사형 어미로는 ‘-옴/-움’이 연결되었으나, 16세기 이후에는 차차 이 둘의 구별 없이 ‘-(으/)ㅁ’만으로 통일되었다.
주104)
저주브며:저줍-+-(으)며. 말을 더듬거리며.
주105)
므레:믈-+-에. 뜨물에.
주106)
재요니와:자-+-이-(사동 접미사)+-오-(삽입 모음)+-ㄴ+이+-와. 재운 것과.
주107)
나볃나벼디:납작납작하게. 얇게.
주108)
맛던:-+-앗-(시상 선어말 어미)+-더-(회상 선어말 어미)+-ㄴ. 잠갔던. ‘-앗-’은 시상 선어말 어미라고 불리지만, 원래 이 형태소는 ‘-아(보조적 연결 어미)+이시-[有]’의 변형이다.
주109)
진으로:진+-으로. ‘’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 올 때 그 모양이 ‘’로 바뀐다. 밀가루로. ‘진’라는 낱말은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데 ‘麪’(밀가루 면)을 번역한 것이다.
주110)
여름마곰:여름+-마곰(보조사). ‘여름’은 동사 ‘열-’에서 파생된 명사이고, ‘-마곰’은 ‘-만큼’의 뜻을 가진 보조사이다. 열매만큼, 열매만하게.
주111)
겨틀:곁-+-을. 곁을. 쪽을.
주112)
범븨여:범븨-+-어. 거치적거려. 마비되어.
주113)
므그니:묵직이. 이 낱말은 〈구급간이방〉에만 두어 번 나타나는데, 그 의미가 확실하지 않지만 한자 ‘重’을 번역한 것이므로 ‘묵직이’로 해석한다.
주114)
버리혀고:버리-(벌리다)+-혀-(강세 접미사)+-고. 벌리게 하고. ‘-혀-’는 원래 ‘혀-’(끌다)라는 동사였으므로 ‘버리-+혀-’의 복합 동사로 볼 수 있지만, 원래의 의미가 상실되었다고 보고 여기서는 동사 어간에 붙는 접미사로 처리한다.
주115)
토커나:토-+-거나. 토하거나.
주116)
사가:삭-+-아. 삭아.
주117)
덥단:덥-+달-+-ㄴ(관형사형 어미). 덥게 단. 몹시 단. 뜨거운.
주118)
바톤:밭-+-오-(삽입 모음)+-ㄴ. 밭은. 거른.
주119)
둣다가:두-+-ㅅ-+-다가. 두었다가. 동사 ‘두-’는 ‘잇-[有]’과 연결될 때 보조적 연결 어미 ‘-어’를 취하지 않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잇-’은 줄어들어 ‘ㅅ’만 남는 일도 자주 있었다. 따라서 이 낱말은 ‘두어 잇다가’, 또는 ‘두엇다가’의 변형인 셈이다.
주120)
섯거:-+-어. 섞어. ‘-’의 받침 ‘ㅺ’의 ‘ㅅ’이 자음 동화(역행 동화)하여 ‘ㄲ’으로 바뀌었다.
주121)
국:쟝[豉]+-ㅅ(사이 시옷)+국. 된장국. 장국.
주122)
왜:+-와+-이(주격 조사). 뼈가. 중세 시대에는 접속 조사 ‘-와, -과’ 등이 연결될 때 마지막 체언 뒤에도 이 조사가 더 붙는 일이 흔히 있었다.
주123)
슬혀:슬히-(시리다)+-어. 시려.
주124)
 자디:잠을 자지. 중세 문헌에서 명사 ‘잠’은 항상 ‘’으로, 동사 ‘자-’는 항상 ‘자-’로 표기되었다. 이 두 낱말의 모음이 실제로 다르게 발음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고, 초기 훈민정음 문헌(‘’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월인천강지곡〉인 듯하다.)에서 동사는 ‘자-’로, 명사는 ‘’으로 표기한 것이 관행적으로 그렇게 적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동사와 명사의 모음을 다르게 적게 된 이유는 당시 각 지역의 방언에서 명사 ‘잠’은 ‘잠, 잼, 좀’ 등으로 소리내었기 때문에 이 여러 방언의 모음을 절충식으로 표기하여 ‘’으로 적은 것이고, 동사 ‘자-’는 모든 방언에서 ‘자-’로 발음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적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을 중부 지역의 현실 발음에 따라 ‘잠’으로 적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 근대 시기에 들어와서이다.
주125)
소솜:동사 ‘솟-’에서 파생된 명사로 생각된다. 물이 끓어 솟음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그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 명사처럼 사용되었다.
주126)
옴옴거든:옴옴-+-거든(연결 어미). 옴직옴직하거든, 두근두근하거든. ‘옴옴’은 ‘悸(두근거릴 계)’를 번역한 말인데, 이 낱말은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례이다. ‘가슴이 옴직옴직하다, 즉 가슴이 두근두근하다’는 뜻인 듯하다.
주127)
시소니:싯-+-오-(삽입 모음)+-ㄴ+이. 씻은 것.
주128)
화:호-(나누다)+-아. 나누어. ‘호-’는 중세 문헌에서 ‘난호-, 논호-, 호-, 나노-’ 등으로 표기되어 나타난다. 이중 ‘난호-, 나노-, 논호-’가 현실음이고, ‘호-’는 이들 방언형을 절충하여 통일한 규범적 어형으로 믿어진다.
주129)
두의틀오:두의-(접두사)+틀-+-고. 뒤틀고. 뒤틀리고. 접두사 ‘두의-’는 ‘두위-, 뒤-, 드위-, 드의-’ 등으로도 표기되었다.
주130)
허:-(찧다)+-어. 찧어. 이 〈구급간이방〉 권1에는 ‘딯-’이 20여 회 나오고 ‘-’이 3회(10장, 14장, 17장) 나온다. ‘딯-’는 보수적 표기로 보이고 이 문헌의 시대에 이 낱말은 경음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조 시기 〈구급방(언해)〉에 ‘-’이 등장한다.
주131)
마고믈오:마고-(접두사)+믈-(동사 어간)+-고. 악물고. ‘마고’는 ‘막다’에서 파생된 부사였을 듯하나 여기서는 접두사로 처리한다. 뒤에 오는 동사에 따라 ‘마주, 합쳐, 마구, 함부로, 막아서’ 등의 의미를 덧붙인다. ‘마고믈다’는 ‘마구 물다, 악물다, 꽉 물다’의 뜻이다. ‘믈-’의 모음이 원순모음화했다.
주132)
흐니와:-(빻다)+-+-은+이+-와. ‘-’와 ‘-’이 어간끼리 합성한 낱말이다. 중세 시대에는 이렇게 용언 어간이 보조적 연결 어미 없이 합성하여 새 용언을 만드는 일이 많았고, 현대어의 ‘돌보다, 빌붙다, 걷잡다, 검푸르다’ 등이 동일한 예들이다.
주133)
졋바뉘이고:졋바-(접두사)+눕-+-이-(사동 접미사)+-고. 자빠져 눕게 하고. ‘졋바-’는 이 시대 문헌에 ‘졋바눕다, 졋바누이다/졋바뉘이다, 졋바디다’ 등이 있는데, 이 ‘졋바-’의 어원을 알 수 없다.
주134)
굳세어든:굳-[固]+세-[勁]+-거든. 굳고 세거든. 경직되거든. 굳어지거든.
주135)
알거든:알-[痛]+-거든. 아프거든. ‘알-’는 어원적으로 동사 ‘앓-’에 형용사화 접미사 ‘--’가 연결되어 형용사로 바뀐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접미사 ‘--/-브-’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형용사에 ‘믿브-[信], 저프-[恐], 뉘읏브-[悔], 잇브-[困], 슬프-, 깃브-[悅], 웃브-[可笑], 밧-[忙], 골-[未滿], -[勞]’ 등이 있다. 이런 형용사화 접미사에는 ‘--/-브-’ 외에 ‘-ㅂ-, -압-/-업-/-옵-’ 등이 있다.
주136)
조히:좋-[淨]+-이(부사화 접미사). 맑게. 깨끗하게. 현대어의 ‘좋다’는 중세 시대에는 ‘둏다’였는데, 17세기말 ‘ㄷ’ 구개음화가 일어나서 중세의 ‘좋다’와 ‘둏다’가 동음 충돌(homonymous clash)을 일으키자, 중세의 ‘좋다’는 폐어가 되고 대신 ‘다, 다’가 사용되었다.
주137)
이로니와:일-[淘]+-오-(삽입 모음)+-ㄴ+이+-와. 인 것과.
주138)
여라:열[十]+남-[餘]+-. 여남은. ‘열’의 ‘ㄹ’에 ‘남’의 ‘ㄴ’이 동화되어 ‘열람’이 되었다가, 다시 ‘ㄹ’이 하나 탈락된 형태이다.
주139)
얼의어든:얼의-[凝]+-거든. 엉기거든.
주140)
라:-(빻다)+-[硏]+-아. 빻아 갈아.
주141)
어:르-[刺]+-어. 찔러. 어간 끝 음절이 ‘-르/-’로 된 용언 중 어떤 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어간의 마지막 모음 ‘ㅡ/ㆍ’가 탈락하는 일이 있다. 예를 들어 ‘르-’가 ‘어, 올, 옴, 오, 이다’ 등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활용하는 용언에 ‘게으르-[懶], 고-[均], 그르-[解], 기르-[養], 다-[異], 두르-[圍], 바-[正], 오-[登]’ 등이 있다.
주142)
가:-[刮]+-아. 갉아.
주143)
처:츠-[篩]+-어. (체로) 쳐.
주144)
이:[末, 粉]+-이(주격 조사). 가루가. ‘-르/-’로 끝나는 명사 중 어떤 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이(가루가), (가루를), (가루의)’처럼 표기되는 것이 있다. 이런 변화를 하는 명사에 ‘노[獐], 시르[甑], 자[袋], [柄]’ 등이 있다.
주145)
브레:-(접두사)+블[火]+-에. 뜬불에, 약한 불에.
주146)
곱:굳기름. 굳은 기름. 엉긴 기름. 한자 ‘膏’ 또는 ‘脂’를 번역한 말이다.
주147)
믈리고:므르-[退]+-이-(사동 접미사)+-고. 물러나게 하고, 물리고. 동사 ‘므르-’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연결되면 ‘믈러, 믈룰, 믈룸, 믈리다’처럼 변화한다. 이렇게 활용하는 용언에 ‘누르-[壓], 모-[不知], -[裁], 부르-[呼], 흐르-[流], 이르-[早]’ 등이 있다.
주148)
이야:이윽하여, 오래지 아니하여, 한참 있다가. ‘이’은 현실적인 표기가 아니고 당시의 방언형 ‘이윽’과 ‘이슥’을 절충한 규범적인 표기이다. 16세기에 오면 이런 표기는 차차 사라지고 현실음대로 ‘이윽’과 ‘이슥’으로 표기된다. 15세기에 ‘ㅿ’이 들어 있는 어형은 모두 이런 방법으로 표기되었던 것이다.
주149)
디새:기와. 이 낱말은 원래 ‘*딜새’였는데 ‘ㄹ’이 탈락된 것이다. ‘디새’는 17세기말에 ‘ㄷ’ 구개음화를 겪어 ‘지새’가 되었다가, 다시 한자 ‘瓦’의 간섭을 받아 ‘지와’로 바뀌었는데, 이 ‘지’를 ‘ㄱ’ 구개음화의 결과로 잘못 해석하여 ‘기와’로 과잉 수정된 것이다.
주150)
울호:울[熨]-+-오-(삽입 모음)+-. 다림질하되. 다리되.
주151)
젼위야:젼위(專爲)+--+-야. ‘젼위’라는 말은 문헌에 드물게 보이는데, 한자 ‘專爲’의 음을 적은 것인 듯하다. ‘專爲’는 ‘오직 한 가지 일만을 위하여 하다’라는 뜻이다.
주152)
보:보-+-오-(삽입 모음)+-. 중세 문헌에서 설명형 연결 어미 ‘-’는 거의 삽입 모음 ‘-오-’를 선행한다. 이 예에서는 삽입 모음 ‘-오-’가 생략된 듯하지만 거성 성조를 지녔던 ‘보-’와 역시 거성 성조를 가진 ‘-오-’가 합해서 상성 성조를 갖게 되었다.
주153)
누근:눅-+-은. 눅은. 묽은.
주154)
기운:기울-+-ㄴ+-. 기운 데.
주155)
두드려:두드리-+-어(연결 어미). 두드려.
주156)
롬도:-+-오-(삽입 모음)+-ㅁ+-도. 바름도. 바르는 것도.
주157)
혜여:혀-+-여. 끌어, 당겨. ‘혀-’는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는 ‘-’로 표기되었다. ‘혀-’가 ‘혜-’로 적힌 것은 어미 ‘-여’의 j(요드) 음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주158)
게:한 곳에.
주159)
녀나:다른 남은. 그 밖의. 다른 여러. 이 낱말은 더 이상 분석하기 힘들므로 관형사로 분류한다.
주160)
됴오디:됴-[好]+-ㅣ오-(사동 접미사)+-디(보조적 연결 어미). ‘-ㅣ오-’는 모두 사동 접미사인 ‘-이-’와 ‘-오-’가 이중으로 접미된 것이다. 이렇게 사동 접미사가 이중으로 붙은 예에 ‘업시오다, 오다, 오다, 降오다’ 등이 있다.
주161)
두위눕디:뒤집어 눕지. ‘두위-’는 ‘두위구우리다, 두위드듸다, 두위잊다, 두위저기다, 두위틀다, 두위티다, 두위혀다/두위다, 두위힐후다’ 등에도 들어 있는데, ‘뒤, 뒤집어’ 등의 뜻을 가진 접두사로 생각된다.
주162)
왜:+-와+-이. 팔이. 초기 훈민정음 문헌에서는 이 ‘’이 ‘ㅎ’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15세기 후반부터 이 낱말의 어두음이 유기음화하고, 어말의 끝소리 ‘ㅎ’이 차차 안 쓰이게 된다. 15세기부터 어두에서 유기음으로 바뀐 낱말들이 있었다. 예. 닷〉탓[咎], 돕〉톱[爪], ㅎ〉(ㅎ)[臂], 잔〉찬(讚), 즉〉측(則), 〉(讖).
주163)
고조:곶-[揷]+-오-(삽입 모음)+-. 꽂되. ‘곶-’이 경음화한 시기는 17세기 후반으로 추측된다. ‘-’이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은 〈역어유해〉(1690년)인 듯하다.
주164)
오:-[引]+-오. 당기되.
주165)
리록:리-[省]+-록. 차리도록. ‘리-’는 ‘정신 차리다’의 뜻인데, 이 낱말은 〈석보상절〉(13:46, 24:52)에 ‘차리-’라고도 표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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