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늘그 주154) 늘그: 늙은이의. 노인이. 여기서는 ‘종경(宗鏡)’을 지칭함. 늙-[老]+은(관형사형)+#이(의존명사)+(관형격조사). 의존명사 ‘이’는 탈락. ‘’는 관형격조사의 주어적 용법. 서술어가 명사형이나 관형사형을 취할 때 주어 위치에 관형격조사가 쓰인다.
그리 주155) 그리: 그렇게. ‘리’는 기원적으로 연격(沿格) 조사라 기술되기도 하였다.
잡드로 주156) 잡드로: 붙듦은. 잡-[持]+들-[提]+옴+. 한문의 ‘提持’에 대한 번역.
엇뎨 니료 亂 定며
바라오 주157) 바라오: 위태로움을. 바랍-[危]+옴(명사형어미)+(대격조사). ‘ㅂ’ 불규칙활용. 殆 바라올 〈광주천자문 30ㄴ〉.
더위자바 주158) 더위자바: 움켜잡아. 더위-[攬. 잡다]+잡-[執]+아.
天地 便安니 邪
것고 주159) 正을
나토아 주160) 나토아: 나타내어. 낱-[現]+오(사동접미사)+아.
日月이
겨르도다 주161) 겨르도다: 한가롭도다. 겨를[暇]+(형용사파생 접미사)+으며. ‘ㄹ’ 탈락 일반적으로 ‘--’은 자음 앞에서, ‘-외-’(〈--)는 모음 앞에서 쓰이나, ‘-도-’ 앞에서 ‘-외-’가 쓰이는 예외가 있다.
因야 丹霞 주162) 단하(丹霞): 단하선사(丹霞禪師). 중국 등주(鄧州) 단하천연선사(丹霞天然禪師, 739~824)를 가리킴. 길을 가다가 해가 저물어 낙동(洛東)의 혜림사(慧林寺)에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몹시 추웠다. 그곳에서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 절 원주가 뒤늦게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노발대발했다. 단하는 막대기로 재를 뒤적이면서 “석가여래의 몸은 화장하여 많은 사리가 나왔다기에, 나도 이 부처님한테서 사리를 좀 받을까 해서.”라고 하니, 원주가 “목불에서 무슨 사리가 나온단 말이오!”라고 하자, “사리가 안 나올 바에야 나무토막이지 무슨 부처님이겠소?”라고 하였다 한다. 이것은 참 부처를 드러내기 위해 거짓 부처를 쳐버린 특이한 방편이다.
손
베푼 주163) 고 주164) 각호니
벼를 주165) 둘우매 주166) 둘우매: 휘두르매. 두르-[揮]+움+애. ‘르’ 불규칙활용.
世界 便安도다
【丹霞 天然禪師 사던 주167) 뫼히니 주168) 뫼히니: 산이니. 묗[山](ㅎ종성체언)+이+니.
院에 가 주169) 자다가 남기 주170) 남기: 나무와. 나모/[木. 樹]+이(비교부사격조사). ‘나모/’은 이른바 ㄱ 곡용명사이다. ‘나모’는 자음 앞에서, ‘’은 모음 앞에서 쓰임.
업거늘 부텨 세 주171) 세: 셋을. 셓[三](ㅎ종성체언)+(목적격조사).
야 주172) 디니라 주173) 디니라: 불을 때니라. 불을 피우니라. 딛-[燃]+니+라. 현대국어 ‘지피다’의 ‘지-’는 ‘딛-’에서 유래함. ¶ 서블 딛고=燃薪〈두초 9:14〉. 파 브티 야 로 블 디더 라〈구간 1:74ㄱ〉.
】
Ⓒ 언해 | 자성대비 / 1482년(성종 13)
이 늙은이가 그렇게 잡아 들추어냄은 또 어떻게 말하리오? 어지러움을 안정시키며 위태로움을 더위잡아 천지(天地)가 편안하니 삿됨[邪]을 꺾고 옳음[正]을 나타내어 일월(日月)이 한가롭도다. 인하여 단하(丹霞)선사가 손을 베푼 곳을 생각하니, 한 별을 휘두르매 세계가 편안하도다.【단하(丹霞)는 천연선사(天然禪師)가 살던 산이니, 원(법당)에 가서 자다가 나무가 없거늘 (나무로 만든) 부처 셋을 (도끼로) 패어(쪼개어) 불을 지피니라.】
금강반야바라밀경 제5
Ⓒ 역자 | 이유기 / 2007년 1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