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 〈示古原上人〉
〈示古原上人〉
1ㄱ
話頭上有疑不斷면 是名眞疑니화두에 의심이 그치지 아니하면 이 이름이 진실의 의심이니
1ㄴ
若疑一上少時고 又無疑者ㅣ면만약 의심을 한번 잠깐 하고, 또 의심을 아니하면
非眞心發疑라 屬做作니라
진실의 마음에 의심을 발하는(내는) 것이 아니라 꾸며 지어냄에 속하니라.
2ㄱ
是故로 昏沈掉擧ㅣ 皆入作得리라이러므로 졸음과 잡념이 다 마음에 들어 으뜸이 될 것이다.
更要坐得端正호리라
다시 반드시 앉되 단정히 할 것이다.
一者앤 睡魔來커든 當知是何境界호리니
첫째는 졸음이 오거든 반드시 ‘이 어떤 경계인고’ 하여 알 것이니,
纔覺眼皮重야
겨우 눈꺼풀이 무거운 것을 알았거든
便著精彩야
문득 깨끗이 하여,
提話頭一二聲야
화두를 한두 소리를 거하여《거는 마음에 얹어 가지어 있는 것이다.》,
睡魔ㅣ 退커든 可如常坐ㅣ니라
졸음이 물러가거든 상례의 모양으로 앉음이 마땅하니라.
若不退커든 便下地야 行數十步야
만약 물러가지 아니하거든 문득 땅에 내려 수십 걸음을 걸어
眼頭ㅣ 淸明커든 又去坐야 千萬照顧話頭며 及常常鞭起疑야
눈이 (맑고) 깨끗하거든 또 앉아 한껏 화두를 살펴보며 때(시상)에 의심을 더 일으키어
久久면 工夫ㅣ 純熟야 方
4ㄱ
能省力리라오래면 공부가 익어 반드시 능히 힘씀이 적을 것이다
做到不用心提話頭야도 自然現前時얀
공부를 하여서 마음을 써 화두를 거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나타난 때에 이르러는,
4ㄴ
境界及身心이 皆不同先已며경계와 또 몸과 마음이 다 예와 같지 아니하며
夢中에도 亦記得話頭리니 如是時예 大悟ㅣ 近矣리라
꿈에도 또 화두를 얹을 것이니, 이런 시절에 크게 앎이 가까울 것이다.
5ㄱ
却不得將心야 待悟ㅣ니라또 마음을 가지어 앎을 기다리지 말지니라.
但動中靜中에 要工夫 無間斷호리니
오직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거나 함에 반드시 공부를 그침 없게 할 것이니,
自然히 塵境은 不入고 眞
5ㄴ
境은 日增야 漸漸有破無明力量리라자연히 더러운 경계는 들지 않고 진실의 경계는 날로 더하여 점점 무명(을) 헐(무너뜨릴) 힘이 있을 것이다.
力量이 充廣면 疑團이 破며 無明이 破리니 無明이 破면 則見妙道리라
힘이 충실하며 넓으면 의단이 무너지며《단은 무더기이다.》, 무명이 무너질 것이니, 무명이 무너지면 곧 미묘한 도리를 볼 것이다
夫參禪은 妙在惺惺니
참선은 종요로움이 깨달음에 있느니,
靈利者ㅣ 先於公案애 撿
6ㄴ
點야 有正疑커든靈利 주099) 사미 몬져 주100) 公案 주101) 애 펴 주102) 正 疑心이 잇거든 주103) ≪靈利 날씨라 주104) 公案 그윗 주105) 글와리니 주106) 사미 다 從 주107) 話頭 公案이라 니라≫
영리：
누뇌가 명석하고 불도에 투철한 사람.
몬져：
먼저.
공안：
도를 깨치게 하기 위하여 내는 과제, 곧 화두를 가리킨다.
펴：
살펴.
잇거든：
있거든. 있으면.
날씨라：
날랜 것이다. 나+ ++ㅣ+라.
그윗：
공공의. 관청의. 그위+ㅅ.
글와리니：
글월이니. 글왈+이+니.
-：
-므로.
영리한 사람이 먼저 공안에(을) 살펴 바른 의심이 있거든《영리는 날랜 것이다. 공안은 공공의 글월이니 사람이 다 따르므로 화두를 공안이라 한다.》,
却不急不緩야 提話頭야 密密廻光自看면 則易得大悟야 身心이 安樂
7ㄱ
리라 도 주108) 아니며 늣도 주109) 아니야 話頭 擧야 隱密히 光 두르 주110) 제 주111) 보면 수 주112) 키 주113) 아로 주114) 得야 주115) 몸과 괘 주116) 便安리라 ≪光 비치니 주117) 주118) 니니라 주119) ≫
도：
빠르지도.
늣도：
늦지도.
두르：
뒤치어. 돌이켜. 두르-[廻]+어.
제：
자기가. 스스로가. :제. 저+ㅣ(임자자리토). 성조가 상성임. 제(평성)는 매김자리로 쓰였음.
수：
쉬. 쉽게.
키：
크게.
아로：
앎을. 알-[悟]+옴+.
-야：
-하여.
-괘：
-이. -과(연결토)+ㅣ(임자자리토). 연결토의 경우 당시에는 연결되는 마지막 단어까지 되풀이 해서 다 붙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음.
비치니：
빛이니.
：
마음을.
니니라：
이른다. 이르는 것이다.
또 빠르지도 않으며 늦지도 아니하여 화두를 거하여 은밀히 빛을 뒤치어(돌이켜) 자기(스스로)가 보면 쉬 크게 앎을 얻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광은 빛이니 마음을 이른다.》.
若用心이 急면 則動肉團心야 血氣不調等病이
7ㄴ
生리니 非是正路ㅣ라만약 마음씀이 급하면 심장이 움직여 혈기가 조화롭지 못한 등의 병이 날 것이니 바른 길이 아니다.
但發盡正信心야 眞心中에 有疑면 則自然히 話頭ㅣ 現前리라
오직 바른 신심을 내어 진실한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자연히 화두가 나타날 것이다.
若涉用力擧話時옌 工夫ㅣ 不得力在리라
만약 힘을 써서 화두를 거함에(거하는데) 간섭한 때에는 공부가 힘을 얻지 못할 것이다.
若動中靜中에 所疑公
8ㄴ
案이 不散며 不衝며 話頭ㅣ 不急며 不緩야 自然現前면만약 다니거나 가만히 있거나 함에 의심하는 공안이 흩어지지 아니하며, 다그치지 아니하며, 화두가 빠르지 아니하며, 늦지 아니하여 자연히 나타나면,
9ㄱ
如是之時예 工夫ㅣ 得力리라이러한 시절에야 공부가 힘을 얻을 것이다.
却要護持此箇念頭야 常常相續게야
또 모름지기 이 염을 호지하여 언제나(늘) 잇게 하여
9ㄴ
於坐中에 更加定力으로 相資ㅣ 爲妙니라앉은 가운데 다시 정력으로 서로 도움이 종요로운 것이다.
忽然築著磕著애 心路ㅣ 一斷면 便有大悟리니
믄득 주156) 맛로매 주157) 맷 길히 디위 주158) 그츠면 주159) 곧 키 아로미 이시리니 ≪築著磕著 주160) 맛다 주161) 마리니 주163) 工夫ㅣ 니거 주164) 주165) 時節이니 녜 香嚴和尙 주166) 이 工夫ㅣ 至極야셔 忽然히 집터 닷다가 주167) 으로 주168) 대수 주169) 툔 주170) 소리예 알며 靈雲和尙 주171) 도 工夫ㅣ 至極야셔 桃花ㅅ 곳 보고 아니 다 이 築著磕著 디내야 주172) 아시니라≫
믄득：
문득.
맛로매：
맞닥뜨림에. 맛닥침에. 맛- + 옴+애.
디위：
한번.
그츠면：
그치면. 끊어지면. 긏-[斷]+으면.
축착개착：
가는 데마다 가득하여 여기서도 부딪치고 저기서도 부딪쳐 앞․뒤, 좌․우 아무데서나 그 물건과 만난다는 뜻.
맛다：
맞닥뜨리다. 막닥치다.
10ㄱ
논 주162) 논：
하는.
마리니：
말이니.
니거：
익어. 닉-[熟]+어.
：
깨달을. - +.
향엄화상：
당나라 승려. 등주 향엄산에 주석했다고 함. 지한선사.
닷다가：
닦다가.
으로：
조약돌로. +으로.
대수：
대숲.
툔：
치는. 친. 티- +오+ㄴ.
영운화상：
당나라 승려. 복주 영운산에 주석했다고 함. 기륵선사.
디내야：
지내어서. ‘’는 강조의 뜻을 가진 도움토.
문득 맞닥뜨림에 마음의 길이 한번 끊어지면 곧 크게 앎이 있을 것이다《축착개착은 맞닥뜨리다고 하는 말이니 공부가 익어 깨달을 시절이니, 옛날 향엄화상이 공부가 지극하여서 홀연히 집터(를) 닦다가 조약돌로 대숲을 치는 소리에 알며(깨달았으며), 영운화상도 공부가 지극하여서 복숭아꽃을 보고 아니(깨달았으니), 다 이 축착개착을 지내어서 아신 것이다.》
悟了코 更問悟後事件라
알고서 다시 안 뒤의 일들을 물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