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선을 모름지기 세밀히 알 것이니 고요하여 하염없어 4구에 건너뛰니라. 둥근 부채를 비록 가져 달의 둘레를 견주나 날쌘 매는 울타리 가에 토끼를 치지 아니하느니라.
【주】〈규봉(圭峯)께서 말씀하시되, 달마(達磨)의 전하신 바가 이 여래의 청정한 선이며 또 이름이 최상 승선(最上乘禪)이니, 그 선(禪)이 고요하며 하염없어 4구를 건너뛰니라 하시니, 4구는 유구(有句)와 무구(無句)와 비유비무구(非有非無句)와 역유역무구(亦有亦無句)이라. 둥근 부채는 말씀을 비유하고 달 둘레는 여래선을 비유하시니, 말씀하시되 날랜 매는 바로 허공의 대붕을 칠지언정 어찌 울 밑의 토끼를 돌아보겠는가 하니, 상지(上智)는 최상 승선을 문득 증명하거니 어찌 말씀에 있겠는가? 그러므로 말씀하시되 “둥근 부채를 비록 가져 달 둘레를 견주나 날랜 매는 울타리 가의 토끼를 치지 아니하느니라.” 하시니라. [대붕은 곤어(鯤魚)가 화하여 된 큰 새이니 한번 날개를 치면 구만리씩 가느니라.]
Ⓒ 역자 | 김동소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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