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을 증명하면 이(離)와 미(微)가 끊기니 동쪽 가에 있지 아니하며 서쪽에 있지 아니하니라. 강남의 2,3월에 꽃 피고 바람이 더우니 자고가 울음을 가장 즐기노라. [자고는 남방에 있는 새이니 봄에 우는데 그것의 모습이 꿩과 같으니라.]
【주】〈증(證)은 아는 것이고 실(實)은 평실(平實)이고 상(相)은 체상(體相)이니, 평하고 실하여 허망함 없는 온전히 떳떳한 체상을 아는 것을 말하느니라. 이(離)는 없음이요 미(微)는 있음이고, 동은 있는 것에 속하고 서는 없는 것에 속하니 이 실상은 세 구절에 붙지 아니하므로 말씀하시되 “동쪽 가에 있지 아니하며 서쪽에 있지 아니하다.” 하시니라. 그러나 실상이 둘이 있으니 진공 실상과 묘유 실상이니, 진공 실상은 떨어지는 물이 떨어지는 것마다 어는 뜻이므로 상 없는 상을 말하되 실상이라 하고, 묘유 실상은 버들이 파라며 꽃이 붉은 뜻이라. 묻되, “만약 이 뜻이 갖추어진다면 움직임과 있음이 완연하거니 어찌 이 세 구절이 아니리오?” 대답하되, “오직 그 병을 덜고 그 법일랑은 덜지 말지니라. 만약 이 실상은 비면 밑이 사뭇 비고 있으면 밑이 사뭇 있으니, 비거나 있거나 함에 낱낱이 대(對)가 끊어지니 어찌 세 구절에 거리끼겠는가?” 셋째, 넷째 구절은 유와 무에 붙지 아니한 평범한 명상(名相)이니 한 중이 풍혈께 묻되 “말하거나 잠잠함에 이(離)와 미(微)에 붙으니 어찌 통하여 범치 아니하겠습니까?” 혈이 말씀하시되 “강남 삼월 속에 자고가 우는 곳에서 온갖 꽃이 향기로움을 항상 생각하노라.” 하시니라. [풍혈은 절 이름이니 연소 선사 살던 곳이라.]〉
Ⓒ 역자 | 김동소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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