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니 보는가? 이 어떤 얼굴인가? 생각해 의논하며 생각하면 어지러운 산이 가려지리라. 이로부터 조계문 밖에서 구절이 예와 같이 흘러 떨어져 인간 세상으로 향하리라. [조계는 당 의봉 중에 조숙량이라 하는 나그네가 육조 대사께 땅을 바쳐 사시게 하니 그 땅에 두 봉우리와 큰 계곡이 있었으니, 조숙량의 성씨로 인해 조계라 하니라.]
【주】〈이것이 어떤 얼굴인가 함은 묻는 것의 면목이라. 스승께서 모든 사람에게 가르쳐 물어 말씀하시되, “보는가 못 보는가, 이 어떤 면목인가?” 하시니 이는 맨 처음 긴히 온전히 잡아 바로 가르치신 곳이니, 만약 상근 대지(上根大智)이면 말하심을 겨우 들으시고 곧 낙처(落處)를 알 것이거니와 중하(中下)의 사람은 생각해 의논함을 면하지 못할 것이니, 이로부터 난산(亂山)이 격(隔)하여 본래 면목을 보지 못할 것이므로 말씀하시되 “생각하고 의논하며 사량(思量)하면 난산이 격하리라.” 하시니라. 영가께서 조계에 가시어 하룻밤을 주무시고 문 밖에서 이 구절을 불러내시니 이 구절을 불러내심은 사람이 알게 하시고자 한 것이니, 만약 생각해 의논하여 산이 가리면 이 한 구절이 예와 같이 땅에 떨어질 것이므로 말씀하시되 “예와 같이 흘러 떨어져 인간 세상으로 향하리라.” 하시니라.〉
Ⓒ 역자 | 김동소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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