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윤회에 대하여 말씀해주심 가) 윤회의 근본과 곁가지 ② 끊기를 권함 4
【종밀주석】 先能除捨야 方可勤求ㅣ니 如出鑛金이 始堪爲器니라 故로 首棱에 云샤
원각경언해 하1의1:38ㄴ
如是貪欲이 有 名鬼倫이오 無 名天趣ㅣ니 有無ㅣ相傾야 起輪廻性니 有無二ㅣ 無며 無二ㅣ 亦滅야 於佛菩提에 方可希冀라 시니라 問從前야 但云貪愛시니 何故로 此云及除憎愛오 荅由愛身愛境야 境違於情커나 或身被惱故로 生憎也ㅣ니 是知憎亦由愛니 故雖兼憎나 意但說愛시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몬져 주010) 能히 덜며
려 주011) 려: 버려야. 리-[棄]+어(연결어미)+. ‘-’는 강조 또는 단독의 보조사로서, 체언, 조사, 어말어미 뒤에 두루 통합할 수 있음.
비르서 주012) 비르서: 비로소. 비릇-[始]+어(연결어미). 동사의 활용형이 부사로 굳어진 것.
어루 브즈러니 求리니 鑛
애 주013) 애: -에서. 중세국어의 ‘-에/애’는 현대국어의 ‘-에서’와 ‘-에’가 출현하는 환경에 두루 쓰임.
난 주014) 난: (밖으로) 나온. 나-[出]+ㄴ(관형사형어미).
金
이 주015) 이: -이라야. 이(서술격조사)+(강조·단독의 보조사).
비르서 어
원각경언해 하1의1:39ㄱ
루 그릇
롬 주016) 롬: 만듦. -[造]+옴(명사형어미).
니라 그럴 首棱에 니샤 이 貪欲이
잇닌 주017) 잇닌: 있는 것은. 잇-[有]++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ㄴ(보조사).
일후미 주018) 일후미: 이름이. ‘일훔’은 명사로서 [名]을 뜻하기도 하고, 동사의 명사형으로서 [命名] 또는 [稱]을 의미하기도 한다.
鬼倫
이오 주019) 이오: -이고. 연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된 것. /ㄱ/은 서술격조사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 되어 ‘ㅇ’으로 표기됨.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요’로 변화하지 않는 거이 원칙이다.
업스닌 주020) 업스닌: 없는 것은. 없-[無]+은(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ㄴ(보조사). ‘없-’은 형용사이므로 ‘--’가 결합하지 못한다. 현대국어에서는 ‘없-’이 ‘-느-’와 결합할 수 있음.
일후미 天趣ㅣ니
이슘과 주021) 이슘과: 있음과. 이시-+움(명사형어미)+과. ‘잇-’의 이형태는 세 가지이다. 모음 앞에서는 ‘이시-’, 자음 앞에서는 ‘잇-’이 쓰이며, 모음 앞이되 연결어미 ‘-어/아, -고’나 부사 ‘마니’의 뒤일 경우에는 ‘시-’가 쓰인다.
업수미 주022) 업수미: 없음이. 없-[無]+움(명사형어미)+이.
서르 기우려 輪廻ㅅ 性을
니르왇니 주023) 니르왇니: 일으키나니. 닐-[起]+으/(사동접미사)+왇(강조 접미사)++니.
이슘과 업수미 둘히 업스며 둘 업수미 滅야 佛菩提예 비르서 어루
라리라 주024) 시니라
무로 주025) 무로: 묻되. 묻/물-[問]+오. ‘묻-’은 ‘ㄷ’ 불규칙동사로서, 모음 어미 앞에서 ‘물-’로 교체됨.
알 주026) 브터 오직 貪愛 니시니 엇던 젼로
이 주027) 이: 이 곳에. ‘이’는 ‘이(대명사)+ㆁ+에(부사격조사)’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나, 다음 두 가지 현상은 ‘이’가 체언(대명사)으로 굳어진 것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1) 목적격조사가 ‘이’ 뒤에 바로 이어지기도 한다. 예 : 이 向야(금삼 4:62). (2) 다음 예문의 ‘이’가 나타난 위치는 부사어가 나타날 위치는 아니다. 이 위치는 관형어가 올 위치로 보이는데, ‘이’가 체언(대명사)이라면 설명이 가능한 현상이다. 예 : 이 一切 種智와 시니라(원각 하 1-2 :54ㄴ).
믜윰과 愛 덜라
니시뇨 주028) 니시뇨: 이르시는가. 니-+시+니+고/오(의문종결어미). 종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 /ㄱ/은 서술격조사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 되어 ‘ㅇ’으로 표기됨.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요’로 변화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니-, -리-’는 기원적으로 명사 ‘이’와 서술격조사를 구성 요소로 지니고 있어서 ‘-니-, -리-’ 뒤에서도 /ㄱ/ 약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뇨’는 ‘ㅇ’이 자음의 성질을 잃은 것임을 보여 준다.
對答호 모 愛며 境을 愛호 브터 境이
데 주029) 어긔어나 주030) 어긔어나: 어긋나거나. 어긔-[違]+거나. ‘-거나’의 ‘-거-’는 원래 확정법 선어말어미인데, 여기서는 /ㄱ/ 약화를 거쳐 ‘-어-’로 교체된 것. /ㄱ/은 서술격조사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 되어 ‘ㅇ’으로 표기됨.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지 않았다.
시혹 모미 惱 니블 믜유미 나니 이 믜유미 愛 브튼 아롤 디니 그럴 비록 믜유믈 兼나 든 오직 愛 니시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먼저 능히 덜어내며 버려야 비로소 가히 부지런히 구하리니, 쇳돌에서 〈밖으로〉 나온
(=벗어난)
금이라야 비로소 가히 그릇을 만듦
(=만들 수 있음)
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수능엄경에서 이르시되, 이 같은 탐욕이 있는 것은 귀륜(鬼倫)이고 없는 것은 이름이 천취(天趣)이니, 있음과 없음이 서로 기울여 윤회의 성을 일으키나니, 있음과 없음이 둘이 없으며 둘 없음이 또 멸하여야 불보리에 비로소 가히 바라리라
(=소원을 품을 수 있으리라)
하시니라. 묻되, 앞에서는 오직 탐애만을 말씀하시니, 어떤 까닭으로 여기에서 또 미움과 애착을 없애라 말씀하시는가 〈하고 묻는다면〉 대답하되, 몸을 애착하며 대경(對境)을 애착함으로 말미암아 대경이 뜻에 어긋나거나 혹 몸이 괴로움을 입으므로 미워함이 나나니, 이 미워함이 또 애착으로 말미암은 것인 줄을 알지니, 그러므로 비록 미움을 겸하나 뜻은 오직 애착을 말씀하신 것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5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