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밀주석】 本淸淨之輪廻며 無差別之種類等故ㅣ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1의1:9ㄴ
本來 淸淨 輪廻며 差別
업슨 주012) 업슨: 없는. ‘없-’은 형용사이므로 ‘--’가 쓰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
種類等인 젼라
【다가 塵染中에 輪廻 니며 差別中에 種類 니면 곧 녀트며 주013) 갓가와 주014) 갓가와: 가까워. 갓갑/갓가오-[近]+아(연결어미). 갓가〉갓가와.
이 주015) 이: 이것이. 이(지시대명사)+∅(주격조사).
常情엣 주016) 이리어니와 주017) 이리어니와: 일이거니와. 일+이(서술격조사)+거/어+니와. ‘-거-’는 과거시제, 완료 또는 확정법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그러나 /ㄱ/은 서술격조사,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 되어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으로 실현되므로, 여기서는 ‘-어-’로 나타난 것이다.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이중모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이제 三章 經文에 無明 주018) 무명(無明): 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번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잘못된 의견이나 집착 때문에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 상태.
이 實로 體 이숌 주019) 이숌: 있음. 이시-[有]+옴/움(명사형어미). ‘잇-’의 이형태는 세 가지이다. 모음 앞에서는 ‘이시-’, 자음 앞에서는 ‘잇-’이 쓰이며, 모음 앞이되 연결어미 ‘-어/아, -고’나 부사 ‘마니’의 뒤일 경우에는 ‘시-’가 쓰인다.
아니라 주020) 아니라: 아니라. 아니-+라. 중세국어에서는 ‘아니’가 부사로도 쓰이고 명사로도 쓰였다. 중세국어나 현대국어에서 형용사 ‘아니-’가 서술격조사와 동일한 활용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형용사 ‘아니-’가 기원적으로는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의 구조로부터 문법적 성격이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아니라’가 ‘아닐-+아’의 구조에서 변화한 것이라면, 중세국어의 ‘-라’가 종결형식으로도 쓰이고 연결형식으로도 쓰이는 현상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다’의 변이형인 ‘-라’는 종결형이고 ‘-아’가 ‘-라’로 나타난 것은 연결형이 되는 것이다.
本來 身과 心과 生死ㅣ 업스며 根과 塵과 內外왜 淸淨 아니홈 업서 圓覺이 너비 주021) 너비: 널리. 넙-+이(부사파생접미사). 파생명사는 ‘넙-+의’로 구성된 ‘너븨’이다. 이른바 척도류 형용사에서 이런 대립이 나타난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키 : 킈’ 등. 그러나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비취며 寂滅이 둘 업수믈 마 나토시며 주022) 나토시며: 나타내시며. 낱-[現]+오(사동접미사)+시+며.
一切 衆生이 本來 成佛호매 니르리 주023) 니르리: 이르기까지. 니를-[至]+이(부사형어미).
다시곰 주024) 다시곰: 다시금. 다시+곰(강조의 보조사). -곰〉-금.
여러 나토샤 理와 智왜 니 이제 이 淸淨 中에 輪廻ㅅ 法을 묻오며 주025) 묻오며: 여쭈며. 묻-+(겸양 선어말어미)+며. 묻며〉묻오며. ‘--’을 ‘--’으로 표기하기도 하나, ‘ㅸ’은 훈민정음 문자 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對答시며 둘 업슨 中에 差 원각경언해 하1의1:10ㄱ
別 種類ㅅ 數를 묻오며 對答실 기프며 秘密며 微妙 디 주026) 외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본래 청정한 윤회이며 차별 없는 종류 등인 까닭이다. 【만일 진염(塵染) 중에 윤회를 이르며 차별 중에 종류를 이르면 곧 얕으며 가까워 이것은 상정(常情)의 일이거니와 이제 3장(章) 경문(經文)에 무명(無明)이 실로 본체가 있음이 아니라, 본래의 몸과 마음과 생사가 없으며 근(根)과 진(塵)과 내외가 청정하지 아니함이 없어 원각이 널리 비치며 적멸이 둘 없음을 이미 나타내시며 일체 중생이 성불함에 이르도록 다시금 열어 나타내시어 리(理)와 지(智)가 밝으니, 이제 이 청정한 가운데에 윤회의 법을 여쭈오며 대답하시며 또 둘 없는 가운데에 차별이 있는 종류의 수를 여쭈오며 대답하시므로 깊으며 비밀스러우며 미묘한 뜻이 되니라.】
Ⓒ 역자 | 이유기 / 2005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