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입히시는 기의(機宜)가 대략 두 가지가 있으니, 처음은 가려냄이고 후는 널리 모음이니, 처음은 이르되 명(名)과 상(相)에 즐겨 집착하여 글로 아는 것을 삼는 이와, 행위(行位)에 매여 걸어 성경(聖境)을 높이 미는 이와, 뜻에 공(空)을 숭상하여 말씀에 다달아 무(無)에 손 되는 이와, 【손이 다 주인을 향하니 이제 본래 무(無)를 세우는 사람이 말씀을 다 무(無)에 가서 향하니라.】 천진(天眞)을 제 믿어 나아 배움을 가볍게 여기며 싫어할 이와 【천진은 이 자연스러운 뜻이니, 뜻에 이르되 내 자연히 이 부처이니 어찌 다시 부처를 구하며 번뇌가 자연히 본래 없건만 다시 어디에 끊으리오? 하니 곧 이 경(經) 중의 임병(任病)이라.】 먼저 들음을 굳게 잡아 삼을 메고 금 버리는 이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권(權)과 실(實)이 문(門)이 크니, 만약 먼저 권(權)을 듣고 후에 실(實)을 들어 곧 먼저의 권(權)의 말을 잡고 후의 실(實)한 말을 믿지 아니하면 큰 이익을 잃을 것이니, 사람이 먼저 사람을 메어 있다가 후에 금장(金藏)을 만나 힘이 능히 다 메지 못하고, 또 앞의 공(功)을 아껴 능히 버리지 못하여 금(金)을 가지지 아니함 같으니라.】 위와 같은 이는 다 그 그릇이 아니고 위를 뒤집은 이는 곧 다 이 그릇이라.
【닐오 비록 그를 나 本性이 여희며 相 보나 녜 비취니와 【名과 相과애 著 게주020)
【디 空 崇尙 게 드위혀니라】 다 아라 漸漸 닷니와 【나 호 가야이 너기며 슬희여주024)
슬희여:
슬희여-(싫어하다) + -.
게 드위혀니라】 法 求호 게을이 아니 니왜 【金 린 게 드위혀니라】 次第로 알 드위혀니 곧 이 이 經을 이긔여 니길주025)
니길:
니기-(익히다) + -ㄹ.
그르시라】
【이르되 비록 그를 찾으나 본성(本性)이 여의며 상(相)을 보나 항상 마음을 비취니와 【명(名)과 상(相)에 착(著)한 것이 뒤집히니라.】 인(因)이 과해(果海)를 안으며 과가 인의 근원에 통하는 이와 【행위에 걸린 것이 뒤집히니라.】 비록 공하나 끊기지 아니하여 중도가 뚜렷한 이와 【뜻이 공을 숭상한 것이 뒤집히니라.】 다 알아 점점 닦는 이와 【나아 배움을 가볍게 여기며 싫어하는 것이 뒤집히니라.】 법을 구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아니하는 이가 【금 버린 것이 뒤집히니라.】 차례로 앞을 뒤집으니 곧 이 이 경을 이겨서 익힐 그릇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