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해〕 이것은 또 연등의 근본을 끄시어 묘법이 전지(傳持)되어 지내온 경위를 밝히신 것이다. 첫 등명(燈明)부터 맨 뒤의 등명에 이르기까지 2만 명의 부처님이 계셨는데, 연등은 곧 최후의 등명 왕자이신 것이다. 〈각각의〉 이름과 자와 성이 모두 같으심은 도리가 같으심을 밝히신 것이다. 여덟 왕자가 계심은 성인의 자취를 살펴보시어 ‘법’을 표하심이니 등명에 의거하시어, 팔의(八意)가 계심은 미묘하게 밝은 진실한 마음에 의거하여 미묘하게 보아 살피는 뜻이 나되, 그 쓰임이 여덟이 있음을 나타내신 것이니, 미묘한 마음이 본래는 비어 있으되 능히 쓰임이 있으므로 이름이 유의(有意)이시니, 이것은 미묘한 유(有)이시고, 미묘한 마음에서 나와 쓰임이 좋지 못함이 없으므로 이름이 선의(善意)이시니 이는 미묘한 ‘선’이시고, 양을 헤아리지 못함이, 이름이 무량의(無量意)이시니 이는 미묘한 양이시고, 경(境)을 대하여 이롭게 쓰심이, 이름이 보의(寶意)이시니 이는 미묘한 보(寶)이시고, 유(類)를 〈접〉촉하여 기르심이 이름이 증의(增意)이시니 이는 미묘한 증(增)이시고 【‘증’은 더한다는 것이다.】 잘 능히 아심이, 이름이 제의의(除疑意)시니 【‘제의’는 의심을 던다는 것이다.】 이는 미묘한 각(覺)이시고, 사물 응답함이 메아리 같으심이, 이름이 향의(響意)시니 이는 미묘한 메아리이시고, 만법을 세우심이, 이름이 법의(法意)이시니 이는 미묘한 법이신 것이다. 사천하를 영〈도〉하심은 출가하지 않으신 시절에 사물에 얽매임을 면하지 못하심이다. 아버님이 ‘도’를 득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왕위 버리시고 출가하심은 뜻을 여의시며 얽매임을 제거하셔야 정각(正覺)에 가시는 바를 나타냄이다. 지승왕자가 보배 노리개를 두고 계시다가 아버님이 도를 득하셨다는 말을 듣고 〈그것을〉 버리시고 가시니, 그 뜻이 이와 같으시니, 심왕(心王)이 삼계(三界)란 집에서 나면 8식 아들이 따라 나서 여러 법사가 되시는 것이 또 이와 같으신 것이다. 【8식은 6식과 제7 말나식과 제8 아뢰야식이다. 안·이·비·설·신·의는 6근이고 색·성·향·미·촉·법은 6진이니, 눈에 보이는 것이 색진이고, 귀에 들림이 성진이고, 코로 맡음이 향진이고, 혀로 맛 봄이 미진이고, 몸에 더러움이 촉진이고 뜻에 집착함이 법진이니, 모두 합하여 12처이다. 또 6식은 본래 스스로가 한 마음이로되 6근에 다 의지하여 6식이 되니, 보는 것을 따라 인식이 되며, 들음을 따라 이식(耳識)이 되며, 맡음을 따라 비식이 되며, 맛봄을 따라 설식(舌識)이 되며, 더러움을 따라 신식이 되며, 분별함을 따라 의식(意識)이 되니, 근·진·식(根塵識)이 합하여 18계가 되는 것이다. 아뢰야는 여기서 일컫기로는 종자(種子)이며 또 장식(藏識)이라는 말이니, 세출세간(世出世間) 제법 종자를 능히 다 지녀 갖추었기 때문이다. ‘말나’는 의(意)라는 말이니, 시상(時常) 자세히 생각하므로 이름이 의이다. 제8을 생각하여 헤아려 나를 삼으니, 이와 같이 헤아림은 오직 제7에 있고 다른 식(識)에는 없으므로 홀로 이름을 의라고 하는 것이다. 앞의 6식은 근(根)을 따라서 이름을 얻고, 이 제7식은 체(體)를 당하여 이름을 세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