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해〕 공경하여 여기니 이 경전이 세간에 성행하여 사람이 이어 외워 깊이 나아감을 원치 않을 이가 없으되 늘 보면서도 잘 〈이해〉하기가 어려움은 경전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만 전기가 어렵게 하기 때문인 것이다. 【‘전기’는 주석이다.】 ‘전’은 경전이 통함으로 뜻을 삼는 것이다. 말씀이 통달하거든 그만둘 것이거늘 다 명상을 어지러이 나누며 다변을 속절없이 숭상하여 【‘다변’은 장자에 이르되 ‘합쳐진 엄지 발가락과 곁에 덤으로 난 손가락이 천성에서 나되 덕에 남는 것이다.’ 하고, 또 이르되 ‘여러 방면으로 오장의 뜻에 변지 하는 것은 인의의 행에 기울어졌다.’고 한 것이다. ‘변’은 합쳐진 것이고 ‘지’는 곁에 〈덤으로〉 난 것이다. ‘생’과 함께 나는 것이 성품이고 사람마다 한가지로 얻는 것이 ‘덕’이다. 【‘다방’은 여러 끝이다.】】 연기가 펼쳐진 듯한 자세한 과목과 티끌 나는 듯한 잡스러운 말이 도도 만만하여 【‘도도 만만’은 물이 많은 모양이다.】 아득하여 궁구하지 못할 것이므로 잘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근래의 경전 밝히는 ‘체’를 그윽이 보니, 다만 경전의 뜻을 〈풀이〉하고 케케묵은 말에 의지하지 아니하여 작으면서도(=간략하면서도) 〈뜻을〉 다 하며(=밝히며) 깊으면서도 밝게 하고자 하여 뜻 새김을 과목에서 벗어나지 아니하고 말 세움을 모름지기 윤관을 구하니 【‘윤관’은 실을 꿰는 것이다.】 빛나게 하여 문채가 있으며 환하게 쉽게 알 것이므로 이제 문득 본받아 이 요해를 만들건만, 그러나 뜻은 있고 재주가 없어서 못 미침을 깊이 부끄러워 한다. 망녕된 뜻을 품은 처음에는 그윽이 여기되 법화〈경〉은 3승의 은괄이며 【굽은 것 고치는 것은 ‘은’이고, 모난 것 바르게 하는 것은 ‘괄’이다.】 큰 일의 지남이라서 【황제가 치우와 싸우실 제 치우가 많은 안개를 만들어 군사가 어지러워 하거늘 황제가 남녘 가리키는 수레를 만들어 사방을 보이시어(=가리키셔서) 치우를 잡아 죽이신 것이다.】, 화엄경과 실로 서로 종시라 하여 이에 두 해를 화엄경론을 골똘히 생각하여 우리 부처님께서 강령하신 본래의 뜻을 깊이 상고하며 또 종장께 물으며 강사에 깊은 뜻을 더듬으며 【‘사’는 흥정을 벌이는 것이니 장개의 제자가 많아서 가는 곳마다 저자와 같으므로 글하는 곳을 ‘사’라 하느니라.】 지자와 자은스님의 자세한 ‘소’와 옛날과 지금에 지은 사람의 주해를 다 궁구하여 들은 말을 모아 원각, 능엄, 유마 등 여러 경전을 고증하여 중요한 뜻을 증명하며 사법을 의론하여 바르게 한 후에야 붓을 〈들도록〉 명하니, 비록 과목을 세우며 뜻 새김이 옛말과 다름이 있으나, 문자를 모아 간추리고 뜻을 모음(=깨달음)은 적이 화엄에 부합하니 어지러움을 제거하고 ‘실’을 올리어 힘쓰는 것은 일대사 불지견을 밝힘에 있건만 내가 허락하지 못하니 통달한 사람은 진실로 옛날을 옳다 하고 지금을 그르다 하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말을 그만두게 하지 않거든 어떻든지 자세히 보아 옳고 그름을 한 차례 교정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