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아난아,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시방에 주변하게 가득한, 있는 허공에 7보를 가득히 채워 가지고
미진 〈같은〉 제불께 받들어 섬겨 공양하여 마음을 허하게 지냄이 없으면(=지내지 않는다면) 〈네〉 뜻엔 어떠하냐?
이 사람이 부처님께 보시한 인연으로 복 얻음이 많으냐, 많지 않〈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허공이 다함 없으며, 진보가 가없으니,
옛날 〈어떤〉 중생이 부처님께 돈일곱닢을 보시하고도 몸을 버림에 오히려 전륜왕위를 얻〈었〉으니,
하물며 또 현전의 허공이 이미 다하며, 불국토에 가득히 다 진보를 보시함에 있어서야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겁’이 다하도록
사의 주029) 하여도 오히려 능히 미치지 못할 것이니, 이 복이 어찌 다시 가장자리가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아난더러 이르시기를, “제불여래의 말씀이 허망〈함이〉 없으니,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몸에 4중죄와 10바라이죄를 구비하여〈져서〉 순식간에 곧 이 〈지〉방과 다른 지방의
아비지옥 주030) 아비지옥: 무간지옥. 8열지옥 중, 가장밑에 있는 대지옥.
을 지나며(=돌아다니며),
시방의 무간지옥을 다하여 지나지 아니할 곳이 없음에 이르러도 능히 일념에 이 법문을 가지고
말겁 가운데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 열어 보이면 이 사람의
죄장 주031) 죄장: 죄악이 선한 과(果)를 얻는데 장애가 된다는 뜻.
이 ‘염’을 응해서 소멸하고,
그 받아야 할 지옥고의 ‘인’을 변하여
안락국 주032) 을 이루어, 복 얻음이 앞의 보시한 사람보다 건너뛰기를
백배 천배 천만억배〈가 되〉며, 이와 같이 산수 비유의 능히 미치지 못함에 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