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월광동자 주007) 월광동자: 마갈타국 왕사성 장자 덕호의 아들. 후에 성불함.
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부처의 발에 정례하고 부처께 여쭙기를
“내가 생각하니 옛날 항하사겁에 부처가 세상에 나오시니 이름이 수천이시더니
모든 보살을 가르치시어 물의 정을 닦아 익혀 삼마지에 들었는데
몸 가운데의 물의 성질이 빼앗김이 없어 처음 눈물과 침에서부터 이같이 다하여 땀과 정과 피와 대소변처럼 몸 가운데 빙빙 도는 물의 성질이 한 가지인 것을 보아
물이 몸 가운데와 세계 밖의
부당왕찰 주008) 부당왕찰: 모든 외부의 세계. 세계해 밖의 모든 향수해.
에 있는 모든 향수해와 한가지이니 차별없이 보라고 하시므로
내가 이 때에 처음 이 관을 이루어 오직 그 물을 보고 몸 없음을 얻지 못하여 비구가 되어 있음을 당하였으므로
집안에 편안히 선정하고 있는데 내 제자가 창에서 엿보아 집안을 보니
오직 맑은 물이 가득히 집안에 있음을 보고 곧 볼 것이 없으므로
젊어 앎이 없어 한 기와의 조각을 가져와 물안에 던져 물을 일으켜 소리를 내고 돌아보고 가버렸으므로
내가 선정에서 나온 후에 문득 마음이 아픔을 알았는데 사리불이 위해귀를 만난듯하여
내가 생각하기를 이제 내가 이미 아라한도를 얻어 오래 병들 인연을 떠나있는데
어째서 오늘 문득 마음 아픔이 생겼는가? 장차 물러 잃지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그 때에 동자가 내 앞에 빨리 와서 앞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네가 다시 물을 보거든 곧 문을 열어 이 물에 들어가 기와의 조각을 없애라고 하니
동자가 교를 받아 뒤에 선정에 든 때에 또다시 물을 보니
기와조각이 완연하므로 문을 열고 들어내니
내가 뒤에 선정에서 나와 몸이 처음과 같아졌습니다.
수많은 부처를 만났는데 이같이 산해자재통왕여래께 이르러서야 비로소 몸 없음을 얻어
시방계에 있는 모든 향수해와 성이 진공에 어우러져 둘이 없으며 다름이 없어
이제 여래에게 동진 이름을 얻어 보살회에 참여하니
부처가 원통을 물으시므로 내가 물의 성질의 한 맛이 유통하여 무생인을 얻어 보리를 원만하게 함이 이 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