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졸음 중한 사람이
평상 주030) 평상: 밖에다 내어, 앉거나 드러누워서 쉴 수 있도록 만든, 나무로 된 침상의 한가지.
베개에 깊이 자거든,
그 집 사람이 저 〈사람〉이 잘 때에 비단을 두드리며(=다듬질 하며), 쌀을 찧으면,
그 사람이 꿈속에서 찧으며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따로 다른 물〈건〉으로 짓되(=여기되), 혹 북을 친다 하며, 혹 종을 친다 하며,
즉시 꿈 꿀 때에 스스로 그 종소리를 달리 여겨 나무〈와〉 돌의 소리로다. 만일
그때 문득 깨어 방아소리를(=방아 소리인 줄을) 빨리 알고 스스로 집 사람더러 이르되,
‘내가 정히 꿈 꿀 때에 이 찧는 소리를 ‘혹’하여 북소리라’고 하리라.
아난아, 이 사람은 꿈속에 어찌 정하며, 움직이며, 열며, 닫으며, 통하며, 막음을 생각하리오마는,
그 모습이 비록 〈잠을〉 자나 듣는 ‘성’은 어둡지 아니한 것이다.
비록 네 모습이 스러져
명광 주031) 이 올마간들(=목숨이 다른데로 옮아가 태어난들) 이 성〈품〉은 어찌 너를 위하여
소멸 주032)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