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네〉 뜻엔(=마음엔) 어떠하냐?
이와 같은 다른 〈여러〉 방〈면〉에 〈있는〉 많은 유위상이 저것을 인하여 〈생겨〉나느냐? 또 허공에 있는 것인가?
만일 저것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부루나야, 또 해가 비칠 때에 이미 이것이 해의 밝음이므로 시방 세계가 한가지로 햇 비치될 것이거늘,
어찌하여 공중에 또 둥근 해를 보느냐?
만일, 이것이 〈허〉공의 밝음이라면, 허공이 마땅히 스스로 비칠 것이거늘,
어찌하여 밤중〈에〉
운무 주058) 가 끼었을 때에는 광명 비침이 나지 아니하느냐?
이 밝음이 해가 아니며, 공〈도〉 아니며, 공과 해와도 다르지 아니한 것을 마땅히 알 것이로다.
‘상’을 보건댄(=보면) 본래 허망하여 가히 가리켜서 말할 것 없음이, 〈마치〉
공화 주059) 공화: 흐린 눈으로 공중을 바라보면 공중에 꽃이 있는 것처럼 보이듯이, 본래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한 것이라고 잘못 아는 것을 비유한 말.
를 얻어 허공의 과실을 열게 하려는 듯이 하니,
어찌 서로 침로하여 멸하는 뜻을
힐난 주060) 하겠는가?
‘성’을 보건댄 본래 ‘진’이라서 오직 묘각명〈뿐〉이니,
묘각명한 마음이 먼저 수·화가 아니거니,
어찌하여 또 서로 〈받아〉들이지 아니함을 물으리오(=묻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