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의육물에 대한 설명과 가섭의 공덕·위력에 관한 이야기 17
[삼의육물에 대한 설명과 가섭의 공덕·위력에 관한 이야기 17]
◯
녜 주001) 達尼迦 주002) ㅣ
그윗 주003) 그윗: 공공의. 관청의. 그위[公, 官]+ㅅ(관형격조사). 관형격조사 ‘ㅅ’은 존칭 유정과 무정 평칭에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무정 평칭 체언 뒤에 사용됨.
거슬
일버늘 주004) 일버늘: 훔치거늘. 도둑질하거늘. 일벗-[盜, 賊](ㅅ불규칙)+어늘(연결어미). → 〈5ㄱ〉지.
甁沙王 주005) 병사왕(甁沙王): Bimbisāra. 빈바사라(頻婆娑羅). 죽림정사를 지어 부처님께 바친 마갈타국 왕의 이름.
이 三寶
信敬 주006) 더니
達尼迦ㅣ 袈裟
니벳거늘 주007) 니벳거늘: 입었거늘. 닙-[着]+아/어+잇-+거늘.
보고 묻디 아니대 比丘ㅣ
부텻긔 주008) 부텻긔: 부처님께. 부텨[佛]+ㅅ긔(낙차점·처소의 부사격조사).
주009) : 말씀드리기를. 말씀드리되. -[白](ㅂ불규칙)+오(연결어미). → 〈21ㄴ〉가.
이
達尼迦ㅣ 아래 엇던
業 주010) 업(業): karma. 갈마(羯磨)라 음역. 몸[身], 입[口], 뜻[意]으로 짓는 말과 동작과 생각과 그 세력을 말함.
을
시므관 주011) 시므관: 심기에. 심었기에. 시므-[植]+관(원인·이유의 연결어미). 중세국어에서 동사 ‘심다’는 불규칙적인 교체를 보이는데, 모음어미 앞에서는 ‘-’으로 자음어미 앞에서는 ‘시므-’로 교체를 보임.
甁沙王이 이리
赦니고 주012) 사(赦)니고: 용서하는 것입니까? 赦-+(현재시상 선어말어미)+니+(상대높임 선어말어미)+고(설명의 의문법 종결어미). 상위자를 상대한 화자의 공손한 진술을 표시하는 ‘--, --’은, 설명법 종결어미 ‘-다’ 앞에서는 ‘--’로, 의문법 종결어미 ‘-가, -고’ 앞에서는 ‘--’으로 변동됨.
부톄 니샤 過去에
金翅鳥 주013) 금시조(金翅鳥): garuḍa. 인도 신화의 상상의 새. 수미산 아래 살며 용을 잡아먹는다는 용맹스러운 새임.
王이
이쇼 주014) 이쇼: 있었는데. 이시-[有]+오(양보의 연결어미).
모미 커 두 갯 六千 餘 里러니 녜 海
월인석보 25:30ㄱ
中에
드러 주015) 드러: 들어가. 들-[入]+아/어(보조적 연결어미).
龍 자바 먹거든
龍 주016) 용(龍): 용들의. 龍+ㅎ(복수접미사)+/의(관형격조사). 여기 접미사 ‘’은 ‘-과, - 도’ 등 조사와 통합될 때, ㅎ말음체언과 마찬가지로 ‘콰, 토’와 같이 합음되어 쓰였음.
녯 주017) 녯: 평상시의, 보통의. 녜[常]+ㅅ(관형격조사).
法에 金翅鳥
므여 주018) 므여: 무서워하여. 두려워하여. 므-[畏]+아/어.
녜 袈裟 求야 宮門
우희 주019) 우희: 위에. 웋[上](ㅎ말음체엄)+/의(특이 처소의 부사격조사). → 〈7ㄱ〉알.
뒷거든 주020) 뒷거든: 두어 있거든. 두었거던. 두면. 두-[置]+어#잇[有]+거든(조건의 연결어미). 이는 ‘두-’와 ‘잇-’의 비통사적 합성어임.
金翅鳥ㅣ 袈裟 보고 恭敬心을 내야
나 주021) 나: 나아가. 낫-[進]+아/어(ㅅ불규칙).
드러 龍 자바 먹디 아니니 金翅鳥ㅣ 龍 머 저기면 개로
바 주022) 바: 바다를. 바[海]+(목적격조사).
텨든 주023) 텨든: 치면. 티-[打]+어든(조건의 연결어미). ‘ㄷ, ㅌ’의 구개음화 현상은, 문헌상으로 17세기와 18세기의 교체기에 완성된 것으로 봄.
므리
갈아디여 주024) 갈아디여: 갈라지어. 갈아디-[擗]+아/어(연결어미).
龍이 나거든 자바 먹니 그제 龍이 金翅鳥의게
쳐 주025) 쳐: 쫓겨. -[追]+이(피동접미사)+아/어.
즉재 袈裟
바기예 주026) 바기예: 정수리에. 바기[頂]+에/애/예(처소의 부사격조사). ‘-애’는 체언의 끝모음이 양성일 때, ‘-에’는 체언의 끝 모음이 음성일 때, ‘-예’는 체언의 끝 모음이 ‘이〔i〕’나, 부모음 ‘ㅣ〔y〕’일 때 쓰임.
이여
주027) : 가장자리를. 변두리를. 여기서는 바닷가를. [邊]+(목적격조사).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등에서 ‘’으로 씌었으나, 동시대의 『석보상절』〈19:4ㄱ〉(그지업스며 업스시니), 『월인석보』〈19:38ㄴ〉( 업시 저지 시니라) 등에 ‘’으로도 씌었음.
조차 주028) 더니 주029) 더니: 달리더니. -[走](ㄷ불규칙)+더(과거시상 선어말어미)+니.
그제 金翅鳥ㅣ
婆羅門 주030) 바라문(婆羅門): brāhmaṇa의 음역. 인도의 4성(姓) 중 하나로서 최상 계급. 바라문교의 사제(司祭). 정행(淨行)을 닦는 출가자 또는 재가자.
이
외야 주031) 외야: 되어. 외-[爲]+아/어. 이는 ‘-(평-평)’〈용가 98〉의 ‘ㅸ’ 소실로 ‘외-’가 됨. 실사(實辭)로는 ‘軍馬ㅣ 니다’〈용가 98〉가 유일하며, 접미사 ‘- 다(평-평-거)’는 『석보상절』, 『월인석보』에 씌었음. 연결어미 ‘-아’는 어간 모음 ‘ㅣ〔j〕’에 동화되어 ‘-야’로 변동됨.
龍
차 주032) 며 種種로
구지조 주033) 구지조: 꾸짖되. 구짖-/구짇-[叱]+오. 이는 초기문헌에 두 가지 이형태를 보이는바, 그 쓰임으로 보아서 ‘구짖-’이 대체로 많이 쓰였으며, 이것이 현대어 ‘꾸짖-’에 이어진 것으로 보며, ‘구짇-’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아서, 후자는 방언의 반영이 아닌가 함.
네 엇뎨 袈裟
월인석보 25:30ㄴ
더디디 주034) 더디디: 던지지. 〈벗어〉 던지지. 더디-[放]+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다 주035) 아니다: 아니하느냐? 않느냐? 아니-+(현재시상 선어말어미)+ㄴ다(라체 2인칭 의문법 종결어미). 중세국어의 의문법은 설명의문, 판정의문, 주어의 인칭 등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주어의 인칭에 제약 없이 사용되는 의문법 종결어미 ‘-녀/니아(판정의문), 뇨/니오(설명의문)’와 주어가 2인칭일 때만 사용되는 ‘-ㄴ다(판정의문과 설명의문 비구분)’, 내적 사유 구문에 사용되는 ‘-ㄴ가/ㄴ고/ㅭ가/ㅭ고’가 있음.
龍이
주가 주036) 주가: 죽을까. 죽-[死]+(으)ㅭ가(추측의 종결어미).
두려 더
구디 주037) 구디: 굳이. 굳게. 굳-[堅](평성, 형용사)+이(부사 파생접미사). 이는 동음어로 ‘굳-(평성, 동사)’로 ‘단단해지-’로도 쓰였음(곧 덛더디 굳니〈금삼 2:29ㄴ〉).
자바
리디 주038) 리디: 버리지. 리-[捨]+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터니 주039) 아니터니: 않더니. 아니-+더(과거시상 선어말어미)+니(이유·설명의 연결어미).
그제 바
주040) : 가에. 끝에. 변두리에. [邊]+애(처소의 부사격조사).
仙人 주041) 선인(仙人): rsi. 1)세간을 떠나 산수 좋은 데 있으면서 신변자재한 술법이 있는 이. 2)바라문교도 등 외도의 수행자로서 신통력이 있는 이.
이 잇거늘 龍이 두려
仙人게
니거늘 주042) 니거늘: 가거늘. 가니. 니-[行]+거늘. 이는 같은 뜻의 동사로 ‘녀-[行]’가 훈민정음 제정 초기 문헌에 두루 쓰였음.
金翅鳥ㅣ
仙人 보고
나 주043) 드디
몯거늘 주044) 몯거늘: 못하거늘. 못하니. 몯-(상-평, 조동사)+거늘(설명·이유·원인의 연결어미). 어간말의 ‘’가 무성자음어미 앞에서 탈락된 것으로 봄.
仙人이 즉재
나 金翅鳥 爲야
說法 주045) 설법(說法): 가르침을 설하는 것. 중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써 불법(佛法)의 이치를 가르쳐 줌.
고 金翅鳥
쳐 주046) 龍 向야 서르
懺悔 주047) 참회(懺悔): 남에게 인내와 용서를 청하는 것. 자신의 죄를 불보살에게 고백하고 뉘우치는 것.
고 各各 가게 니 녯
仙人은 이젯 내 모미
긔오 주048) 긔오: 그것이고. 그 사람이고. 그[其](대명사)+ㅣ(서술격조사)+고/오(연결어미). 연결어미 ‘-오’는 서술격조사 ‘이’ 뒤에서 ‘ㄱ’이 약화되어 유성후두마찰음〔ɦ〕로 표기된 것임.
金翅鳥
甁沙王이
긔오 龍
達尼迦ㅣ 긔라 녜 袈裟ㅅ 히믈 니버 金翅鳥 머구믈
免코 주049) 면(免)코: 면하고. 免-+고. 어간의 ‘·’가 줄면서 ‘ㅎ’과 어미의 초성 ‘ㄱ’ 이 축약된 표기임.
이제 내 袈裟ㅅ 因緣
월인석보 25:31ㄱ
으로
王難 주050) 왕난(王難): 아주 큰 어려움. 큰 재난(災難).
버스니 주051) 이럴 袈裟ㅅ 威力이
不可思議 주052) 불가사의(不可思議):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삼의육물에 대한 설명과 가섭의 공덕·위력에 관한 이야기 17]
◯ 옛날에 달니가가 관청의 물건을 훔쳤는데 병사왕이 삼보를 믿고 존경하니, 달니가가 가사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묻지 아니하니, 비구가 부처님께 사뢰기를 “이 달니가가 옛날 어떤 ‘업’을 심었기에 병사왕이 이렇게 용서하는 것입니까?” 부처님이 이르시기를 “과거에 한 금시조왕이 있었는데 몸이 매우 커 두 날개의 사이가 육천여 리였는데 평상시에 바다에 들어가 용을 잡아먹으니, 용들의 보통 법에 금시조를 두려워하여 가사를 구하여 항상 궁문 위에 두면 금시조가 가사를 보고 공경심을 내어 들어와 용을 잡아먹지 않으니, 금시조가 용을 먹을 때 날개로 바다를 치면 물이 갈라져 용이 나오면 잡아먹으니 그때 한 용이 금시조에게 쫓겨 즉시 가사를 정수리에 이고 가장자리(바닷가)를 따라 도망가니, 그때 금시조가 바라문이 되어 용을 쫓아 달리며 갖가지로 꾸짖되, ‘네가 어찌 가사를 〈벗어〉 던지지 않느냐?’
용이 죽을까 두려워 〈가사를〉 더 굳게 잡고 버리지 않으니, 그때 바닷가에 한 신선이 있었는데, 용이 두려워 신선에게 가니 금시조가 신선을 보고 〈더〉 나오지 못하니, 신선이 즉시 나와 금시조를 위하여 설법하고 금시조를 가르쳐 용을 향하여 서로 참회하고 각각 가게 하니, 옛날의 선인은 지금의 내 몸이고, 금시조는 병사왕이 그 사람이고, 용은 달니가가 그 이이다. 옛날 가사의 힘을 입어 금시조에게 먹힘을 면하고 이제 또 내 가사의 인연으로, 아주 큰 어려움을 면하니 이러므로 가사의 위력은 미루어 헤아릴 수 없다.”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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