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월인석보 제21(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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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천 설법 2


[도리천 설법 2]
주001)
:
‘때’의 옛말. 후기 중세국어의 한 특징으로 어두에 두 자음이 올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초성 합용병서 중에서 ‘ㅂ’계(ᄠ, ᄡ, ᄧ, ᄩ)와 ‘ㅄ’계(ᄢ, ᄣ)는 진정한 자음군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時]’ 이외에도 ‘[意], [筏], [垢], -[浮, 開], -[躍]; [米], [種], -[苦, 用]; [隻], 디-[眷], -[織, 醎]; -[彈], -[皴]; [鑿], [蜜], -[貫], -[貸]; [時], 리[疱], 리-[裂], 르-[刺]’와 같은 예들이 있었다. 15세기 문헌의 ‘’에 대응하는 단어가 〈계림유사〉에 ‘菩薩’(*)로 표기되었던 점이나, 현대국어의 ‘입쌀, 좁쌀’, ‘입짝, 접짝’, ‘욉씨, 볍씨’, ‘부릅뜨-’, ’휩쓸-’, ‘입때, 접때’ 등에 보이는 ‘ㅂ’으로 미루어 이들 ‘ㅂ’은 발음이 되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현대국어의 ‘입때, 접때’의 ‘ㅂ’은 중세국어의 ‘’의 ‘ㅂ’이 화석화된 것이다.
四衆이 圍繞 주002)
위요(圍繞):
요잡(繞匝). 부처의 둘레를 돌아다니는 일.

월인석보 21 상:5ㄴ

더니
주003)
더니:
++아+있+더+니. 어미 ‘-아’와 ‘이시-/잇-’[有]의 합성은 동작의 완료 상태를 표시하였다. 15세기 중엽에 이의 단축형인 ‘-앳/엣-’이 많이 쓰였고, 16세기에는 ‘-앗/엇-’이 일반화되었다.
如來ㅅ 모매 터럭 주004)
터럭:
① 사람이나 길짐승의 몸에 난 길고 굵은 털. ② (주로 ‘터럭만큼’, ‘터럭만 하다’ 꼴로 쓰여) 아주 작거나 사소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구무 주005)
구무:
‘구멍’의 옛말.
마다 즈믄 주006)
즈믄:
‘천(千)’의 옛말. 〈훈몽자회〉까지는 사용되었던 ‘온’[百], ‘즈믄’[千] 등과 같은 수사가 16세기 말에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신증유합〉에는 “千 일쳔쳔”, “百 일”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즈믄’의 경우에는 이미 〈계림유사〉 시기부터 그 사용이 약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계림유사〉에서의 예가 그러한 양상을 보여준다. ‘百曰醞, 千曰千, 萬曰萬’.
光明을 펴샤 三千大千 주007)
삼천대천(三千大千):
‘三千大千’의 한자음 표기가 ‘삼천·때쳔’으로 되어 있어 동일한 한자인 ‘千’의 표기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각으로 보인다.
世界 주008)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소천, 중천, 대천의 세 종류의 천세계가 이루어진 세계. 이 끝없는 세계가 부처 하나가 교화하는 범위가 된다. 삼천 대계·삼천 대천·삼천 세계·일대 삼천 대천세계·일대 삼천 세계.
 비취시니 光明마다 千葉蓮花 주009)
천엽연화(千葉蓮花):
꽃잎이 천 개나 되는 연꽃. 화(花)의 한자음 표기 ‘횡’는 ‘황’의 잘못이다.
주010)
ㅣ:
(일부 받침 없는 체언류 뒤에 붙어) -가.
잇고 주011)
곳:
‘곶’. ‘꽃’의 옛말. ‘곶’이 팔종성가족용의 적용으로 ‘곳’으로 표기된 것이다. 〈훈민정음〉의 본문에는 “終聲復用初聲”이라고 하였지만 해례 종성해는 8자 종성 체계로 규정하였다. “ㄱㆁㄷㄴㅂㅁㅅㄹ 八字可足用也”라 하여 종성표기에는 이 여덟 초성으로 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如곶爲梨花 의갗爲狐皮 而ㅅ字可以通用 故只用ㅅ字”라고 한 것이다. ‘곶’이나 ‘의갗’과 같은 예로 보아 당시의 학자들이 현대 정서법이 채택한 형태음소적 원리도 알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이나 ‘엿의갓’과 같이 쓰도록 규정한 것은 그들이 글쓰는 이들의 실용적인 편의를 위해 음소적 원리를 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용비어천가(곶, 깊고, 높고, 좇거늘, 닢, 빛 등)와 월인천강지곡(곶, 낱, 붚, , 앒, 높고, 맞나 등)에서는 형태음소적 원리에 의한 표기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온마다 化佛 주012)
화불(化佛):
부처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는 일. 또는 그 불신(佛身). 좁은 의미에서는 부처의 상호(相好)를 갖추지 않고 범부, 범천, 제석, 마왕 따위의 모습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이 겨샤 威光 주013)
위광(威光):
감히 범하기 어려운 위엄과 권위.
와에 주014)
와에:
기본형은 ‘와다’. ‘눈부시다’의 옛말.
비취샤 몯 가비리러니 주015)
가비리러니:
가비++리+러+니. ‘가비다’는 ‘비교하다, 비유하다’의 옛말. ‘’는 존자(尊者)에 관련된 비자(卑者)의 동작, 상태를 표시하는 겸양법선어말어미로, 어간말음이 ‘ㄷ, ㅈ, ㅊ’이면 ‘--’으로 나타났고, 뒤에 오는 어미가 자음으로 시작되면 ‘ㅸ’는 ‘ㅂ’으로 교체되었다. ‘리’는 미래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러’는 과거에 완결되지 않은 동작의 회상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 ‘ㅣ’ 모음 뒤에서는 ‘더’가 ‘러’로 실현된다. ‘비교하겠더니’.
天子 주016)
천자(天子):
천제(하느님)의 아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자를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또는 왕(王)이라고 하였다.
히 아못

월인석보 21 상:6ㄱ

주017)
인연(因緣):
인(因)과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곧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과 그를 돕는 외적이고 2간접적인 힘이다. 유연(由緣). 결과를 내는 친인은 인(因), 결과를 내는데 보조되는 것은 연(緣)이다. 벼에 대하여 씨는 ‘인’이고, 물·흙·온도 따위는 ‘연’이 된다.
으로 이 이리 겨신 주018)
겨신:
어미 ‘-ㄴ’은 뒤에 부정적인 표현을 수반한다. 그와 같은 어미로는 ‘-ㄴ동’ 이외에 ‘-디’, ‘-’, ‘-드란’ 등이 있다.
몰라더니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도리천 설법 2]
그때 사중이 둘러쌌더니 여래의 몸에 털구멍마다 천개의 광명을 펴시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시니 광명마다 꽃잎이 천 개나 되는 연꽃이 있고 꽃 가운데마다 화불이 계시어 위광이 눈부시게 비추시어 못 비교하겠더니 천자들이 아무 인연으로 이 일이 있으신 줄 모르더니
Ⓒ 역자 | 한재영 / 2010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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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때’의 옛말. 후기 중세국어의 한 특징으로 어두에 두 자음이 올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초성 합용병서 중에서 ‘ㅂ’계(ᄠ, ᄡ, ᄧ, ᄩ)와 ‘ㅄ’계(ᄢ, ᄣ)는 진정한 자음군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時]’ 이외에도 ‘[意], [筏], [垢], -[浮, 開], -[躍]; [米], [種], -[苦, 用]; [隻], 디-[眷], -[織, 醎]; -[彈], -[皴]; [鑿], [蜜], -[貫], -[貸]; [時], 리[疱], 리-[裂], 르-[刺]’와 같은 예들이 있었다. 15세기 문헌의 ‘’에 대응하는 단어가 〈계림유사〉에 ‘菩薩’(*)로 표기되었던 점이나, 현대국어의 ‘입쌀, 좁쌀’, ‘입짝, 접짝’, ‘욉씨, 볍씨’, ‘부릅뜨-’, ’휩쓸-’, ‘입때, 접때’ 등에 보이는 ‘ㅂ’으로 미루어 이들 ‘ㅂ’은 발음이 되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현대국어의 ‘입때, 접때’의 ‘ㅂ’은 중세국어의 ‘’의 ‘ㅂ’이 화석화된 것이다.
주002)
위요(圍繞):요잡(繞匝). 부처의 둘레를 돌아다니는 일.
주003)
더니:++아+있+더+니. 어미 ‘-아’와 ‘이시-/잇-’[有]의 합성은 동작의 완료 상태를 표시하였다. 15세기 중엽에 이의 단축형인 ‘-앳/엣-’이 많이 쓰였고, 16세기에는 ‘-앗/엇-’이 일반화되었다.
주004)
터럭:① 사람이나 길짐승의 몸에 난 길고 굵은 털. ② (주로 ‘터럭만큼’, ‘터럭만 하다’ 꼴로 쓰여) 아주 작거나 사소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주005)
구무:‘구멍’의 옛말.
주006)
즈믄:‘천(千)’의 옛말. 〈훈몽자회〉까지는 사용되었던 ‘온’[百], ‘즈믄’[千] 등과 같은 수사가 16세기 말에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신증유합〉에는 “千 일쳔쳔”, “百 일”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즈믄’의 경우에는 이미 〈계림유사〉 시기부터 그 사용이 약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계림유사〉에서의 예가 그러한 양상을 보여준다. ‘百曰醞, 千曰千, 萬曰萬’.
주007)
삼천대천(三千大千):‘三千大千’의 한자음 표기가 ‘삼천·때쳔’으로 되어 있어 동일한 한자인 ‘千’의 표기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각으로 보인다.
주008)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소천, 중천, 대천의 세 종류의 천세계가 이루어진 세계. 이 끝없는 세계가 부처 하나가 교화하는 범위가 된다. 삼천 대계·삼천 대천·삼천 세계·일대 삼천 대천세계·일대 삼천 세계.
주009)
천엽연화(千葉蓮花):꽃잎이 천 개나 되는 연꽃. 화(花)의 한자음 표기 ‘횡’는 ‘황’의 잘못이다.
주010)
ㅣ:(일부 받침 없는 체언류 뒤에 붙어) -가.
주011)
곳:‘곶’. ‘꽃’의 옛말. ‘곶’이 팔종성가족용의 적용으로 ‘곳’으로 표기된 것이다. 〈훈민정음〉의 본문에는 “終聲復用初聲”이라고 하였지만 해례 종성해는 8자 종성 체계로 규정하였다. “ㄱㆁㄷㄴㅂㅁㅅㄹ 八字可足用也”라 하여 종성표기에는 이 여덟 초성으로 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如곶爲梨花 의갗爲狐皮 而ㅅ字可以通用 故只用ㅅ字”라고 한 것이다. ‘곶’이나 ‘의갗’과 같은 예로 보아 당시의 학자들이 현대 정서법이 채택한 형태음소적 원리도 알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이나 ‘엿의갓’과 같이 쓰도록 규정한 것은 그들이 글쓰는 이들의 실용적인 편의를 위해 음소적 원리를 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용비어천가(곶, 깊고, 높고, 좇거늘, 닢, 빛 등)와 월인천강지곡(곶, 낱, 붚, , 앒, 높고, 맞나 등)에서는 형태음소적 원리에 의한 표기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012)
화불(化佛):부처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는 일. 또는 그 불신(佛身). 좁은 의미에서는 부처의 상호(相好)를 갖추지 않고 범부, 범천, 제석, 마왕 따위의 모습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주013)
위광(威光):감히 범하기 어려운 위엄과 권위.
주014)
와에:기본형은 ‘와다’. ‘눈부시다’의 옛말.
주015)
가비리러니:가비++리+러+니. ‘가비다’는 ‘비교하다, 비유하다’의 옛말. ‘’는 존자(尊者)에 관련된 비자(卑者)의 동작, 상태를 표시하는 겸양법선어말어미로, 어간말음이 ‘ㄷ, ㅈ, ㅊ’이면 ‘--’으로 나타났고, 뒤에 오는 어미가 자음으로 시작되면 ‘ㅸ’는 ‘ㅂ’으로 교체되었다. ‘리’는 미래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러’는 과거에 완결되지 않은 동작의 회상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 ‘ㅣ’ 모음 뒤에서는 ‘더’가 ‘러’로 실현된다. ‘비교하겠더니’.
주016)
천자(天子):천제(하느님)의 아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자를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또는 왕(王)이라고 하였다.
주017)
인연(因緣):인(因)과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곧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과 그를 돕는 외적이고 2간접적인 힘이다. 유연(由緣). 결과를 내는 친인은 인(因), 결과를 내는데 보조되는 것은 연(緣)이다. 벼에 대하여 씨는 ‘인’이고, 물·흙·온도 따위는 ‘연’이 된다.
주018)
겨신:어미 ‘-ㄴ’은 뒤에 부정적인 표현을 수반한다. 그와 같은 어미로는 ‘-ㄴ동’ 이외에 ‘-디’, ‘-’, ‘-드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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