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건타시리국 살타태자의 보시행 1]
○ 건타시리국왕〈의〉 태자가 영화를 즐기지 아니하시어 산에 도망하여 가 계시더니, 그때 깊은 골짜기에 〈굶〉주린 범이 일곱 〈마리〉 새끼를 낳아, 눈이 많이 오거늘 새끼들이 〈추위에〉 얼까 하여 사흘이 지나되 버리고 나가지 못하여 몹시 〈굶〉주려서 도로 〈낳은〉 새끼를 〈잡아〉 먹으려 하더니, 그때 선인들이 이르되, “누가 능히 〈자기〉 몸을 버려서〈라도〉 이를 구하려나?” 태자가 이르시되, “좋다, 나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하시고, 낭떠러지 머리에 가시어 굽어 보시고 대비심을 내시어, 산 머리에서 계시어 고요히 〈선〉정에 드시어 즉시 청정한 무생법인에 미치시어 지나간 무수〈한〉 「겁」의 일과 오지 아니한(미래의) 무수한 「겁」의 일을 보시고 돌아오셔서 스승과 오백 명의 동학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제 몸을 버릴 것이니, 원하건대 각각 수희하기를 바라노라.” 스승이 사뢰되, “도리 배운 지가 오래지 아니하여 알고 보는 것이 넓지 못하여서 어찌 문득 사랑하는 몸을 버리려 하시오?” 태자가 이르시되, “내가 옛 적에 원하되, 천 〈번〉 몸을 버리려 했으니, 이미 구백 아흔아홉 〈번〉 몸을 버렸으니 오늘〈까지〉 버린다면 천 〈번〉 몸이 차게 되므로 버리려 합니다.” 스승이 이르되, “그대 뜻이 높고 미묘하여 마땅히 먼저 도리를 얻으리니, 다시 〈몸을〉 버리지 말기를 바라노라.”
Ⓒ 역자 | 김영배 / 199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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