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태 5]
근이 이루어져 태에 나아 근과 경과 섞여진 것이 이름이 촉이니 ‘촉’은 닿는 것이다. 앞의 경을 받아들임이 수이고, 수함이 있으므로 애심이 나서 사랑하여 취하니, ‘애심’은 사랑하는 마음이요, ‘취’는 가진다는 것이다. 애취하므로 혹 업이 서로 맺어 선악의 형체가 있게 되니 이것이 유이다. ‘유’는 있다는 것이다. 맺음이 있는 까닭에 삼계에 태어나는 인연이 되니 이것이 생이고, 생이 있으면 노, 사고, 뇌가 따르니, 이것이 생기상이다. ‘노’는 늙는다는 것이고, ‘사’는 죽는다는 것이고, ‘우’는 근심한다는 것이고, ‘비’는 슬퍼한다는 것이고, ‘고’는 몸 아픈 것이고, ‘뇌’는 마음이 슬픈 것이고, ‘노사’는’고이고, ‘우비’는 뇌이고, ‘생기’는 일어난다는 것이다. 면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중요한 것으로 삼을 것인가? 알아 두어라. 저 무명이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 한 마음의 근원이 훤히 미묘하게 맑은데 지견의 지를 세워 망진이 갑자기 일어난 까닭에 무명이 있는 것이니 만약 지견의 견이 없으면 지성이 진정하여 미묘히 맑음에 돌아가 사뭇 정할 것이니 이것이 무명멸이다. 그렇게 되면 행으로부터 아래는 멸하지 않을 것이 없을 것이니, 밑이 이미 없어지므로 끝에 붙은 데가 없게 되니 이것이 수단상이다. ‘수단’은 닦아서 끊는다는 것이다.
○ 자세히 말하자면 십이 인연법이고, 대충 말하자면 사체법이니 ‘사체’는 고, 집, 멸, 도이니 ‘체’는 허하지 않아 실하다는 것이요, ‘집’은 모인다는 것이니 수고가 모여 있으면 없게 하여 도리를 닦는다는 것이다. 무명연행으로부터 노, 사, 우, 비, 고, 뇌까지는 고집체이고, 무명멸로부터 고, 뇌, 멸까지는 멸도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