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의 효양행]
제천을 위하여 설법하시며, 시방에 현신하여【‘시방’은 동방, 동남방, 남방, 서남방, 서방, 서북방, 북방, 동북방과 윗쪽으로 상방, 아랫쪽으로 하방이다. ‘현신’은 몸을 나타내어 보이시는 것이다】 설법하시기를 “운이 다달아 오므로【‘운’은 시절이라고 하는 말이다】 내려가 부처가 되리라” 하시었다. 그때 육십 육억 제천이 모이어 보살이 어느 나라에 내려 가시게 할 것인가를 의론하였다.
마갈국은 왕이 바르지 못하고, 구살대국은 부모와 종족이【‘종족’은 친척이다】 바르지 못하고, 화사대국은 왕이 위엄이 없어 남의 손에 쥐여 있으며, 유나리국은 싸움을 즐기고 깨끗한 행적이 없으며, 차발수국은 거동이 허황되고 분별이 없고 성질이 거칠고, 진중하지 못하니【‘추솔’은 거들거려 찬찬하지 못한 것이다】 거기에 나지 못할 것이다. 한 하늘의, 당영이 보살께 묻기를 “어느 나라에 가셔서 나시겠습니까?” 보살이 말씀하기를 “이제 석종이 가장 번성하니, 농사가 잘되고, 쾌락이 끝이 없고, 백성도 많으며, 덕이 있고, 석종들이 다 부처의 법을 울월으며, 왕도 어질고, 부인도 어질고, 지난 옛날 오백세에도【‘세’는 누리이다】 보살의 어머니가 되시니 그 나라에 가서 나겠다(태어나겠다).【‘모’는 어머님이다】 또 중생의 발심이 익어 맑고 깨끗한 법을 능히 배울 것이며【‘청정’은 맑고 깨끗한 것이다】 가비라국 염부제의 가운데나 집안 가운데에서 석가씨가 제일이니, 감자씨의 자손이며, 정반왕도 전세의 인연이 계시며【옛날 설산에 한 앵무가 있었는데 어버이가 다 눈이 멀었으므로 과실을 따서 먹이더니 그때에 한 밭임자가 씨를 뿌리며 원하기를 중생과 어울려 같이 먹겠다고 하였으므로 앵무가 그 곡식을 줏어 어버이를 먹이었는데, 밭임자가 노하여 그물을 쳐서 그 앵무를 잡으니 앵무가 말하기를 “남에게 줄 뜻이 있음을 알고 가져 갔는데 어째 잡는가?” 밭임자가 묻기를 “누구를 위하여 가져 갔느냐?” “(앵무가) 대답하기를 눈이 먼 어버이를 봉양하는 것이다.” 밭임자가 칭찬하면서 “짐승도 이토록 효도하는구나. 이제부터는 의심말고 가져가라”고 하니 그 앵무는 여래이시고, 밭임자는 사리불이고, 눈이 먼 어버이는 정반왕과 마야 부인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