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자지 - 허씨가 손가락을 자르다
허씨는 김포현 사람이니, 현감 이유경(李有慶)의 아내다. 젊어서부터 내훈, 삼강행실, 열녀전 등 글을 읽어 그 뜻을 통하였다. 나이 열하나에 아비가 중풍에 걸리니, 똥을 맛보고, 한데 나가 빌어 병이 이윽고 나았다. 혼가하여서는 지아비 섬기기를 능히 공경하고, 시아버지, 시어머니 섬기기를 능히 정성으로 하였다. 지아비의 병이 심해져서, 허씨가 얼음눈 위에 꿇어, 밤낮으로 하늘에 빌어, 몸으로 지아비를 대신하고 싶다 하더니, 마침내 지아비가 죽으니, 칼을 가져다가, 그 왼손 세 손가락을 찔러, 반드시 죽으려고 하는 정성을 나타내니, 흐르는 피가 넘쳐 옷이 물들었다. 지금의 조정에서 정문을 세웠다.
Ⓒ 역자 | 이상규 / 2015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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