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당인 - 이문형이 왜적의 칼을 맞다
유학 이문형은 서울 사람으로 참의 이거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어버이 섬김을 어긋남이 없고 널리 경서와 사기를 능통하더라. 나이 열여섯에 임진왜란을 만나 그 아비를 좇아 임금이 피란 가 계신 곳을 향하여 가는 도중 이천 땅에 이르러 왜적을 만났더라. 왜적이 칼을 빼어 윽박지르매 굴하지 아니하자 왜적이 그 아비를 죽이고자 하였다. 문형이 하늘을 부르며 소리 높여 울면서 말하기를, 나를 죽여라 나를 죽여라 하고, 몸으로써 그 아비와 어미를 가리어 덮고 적의 칼날에 스스로 죽으매 왜적의 무리가 서로 돌아보며 칼을 거두었더라. 문형은 마침내 죽고 아비와 어미는 죽음을 면하였다. 소경대왕 선조 때 정문을 받았다.
Ⓒ 역자 | 정호완 / 201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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