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오륜행실도 3집

  • 역주 오륜행실도 제3권
  • 오륜행실 열녀도
  • 오륜행실열녀도(五倫行實烈女圖)
  • 주씨구욕(朱氏懼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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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구욕(朱氏懼辱)


오륜행실도 3:55ㄱ

朱氏懼辱【元】

오륜행실도 3:55ㄴ

黃仲起 주001)
황중기(黃仲起):
원(元)나라 사람. 생애가 잘 알려지지 않음.
妻朱氏 杭州 주002)
항주(杭州):
절강성 북부 전당강(錢塘江) 하류에 위치함. 수나라 때 설치함. 중국 7대 고도(古都)가운데 하나. 5대시대의 오(吳), 월(越)과 남송(南宋)이 이곳에 도읍을 세움. 모두 237년 동안이었다. 명, 청대에는 항주부가 소재하였다.
人 至正十六年 張士誠 주003)
장사성(張士誠):
중국 원대 말기의 반란군의 지도자. 태주(泰州)의 백구장(白駒場) 사람으로 염장(鹽場)을 관리하였으나 염정(鹽丁)들 사이의 분쟁이 일어났는데, 이 틈을 타 난을 일으켰다. 스스로 성왕(誠王)이라고 하고, 국호를 대주(大周)라고 하였으며, 그는 양자강 하류, 강소성 소주를 함락하고, 오(吳)임금이라고 칭하기도 함. 한때는 절강성까지 진출하였다. 그런데 남경(南京)의 주원장(朱元璋)과의 항쟁 끝에 1367년 서달(徐達)의 명군에게 패배하여 포로가 되어 자살하였다.
寇杭州 其女臨安奴 倉皇言曰 賊至矣 我別母 求一死也 俄而賊驅諸婦 至其家 且指 주004)
차지(且指):
‘또 가리켜’라는 뜻이나, 언해에서는 ‘맛져’라고 하여 ‘맡겨’라고 하였음.
朱氏母子曰 爲我看守 日暮我當至也 朱聞之 懼受辱 遂與女俱縊死 妾馮氏 見其母子已死 嘆曰 我生何爲 徒受辱耳 亦自縊死 繼而仲起弟妻蔡氏 抱幼子玄童 與乳母湯氏 皆自縊 及暮賊至 見諸屍滿室 遂盡掠其家財而去
兇徒暴橫寇杭州 日暮倉皇抱百憂 守義輕生求一死 淸標凜烈照千秋
臨危孰不欲安全 母子俱亡最可憐 俄頃 주005)
아경(俄頃):
이윽고. 순간. 조금 있다가. 주로 ‘아경에’의 꼴로 쓴다.
數人相繼死 一家高義耀

오륜행실도 3:56ㄱ

주006)
청편(靑篇):
역사서. ‘청사(靑史)’라는 의미이다.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원나라 황듕긔의 쳐 쥬시 항쥬 사이니 지뎡【원슌뎨대 년호라】십뉵년에 도적 댱셩이 항쥬 티니 그 이 어미려 닐오 도적이 쟝 니디라 주007)
도적이 쟝 니디라:
도둑이 장차 이를 것이다. 집까지 쳐들어 올 것이라는 말.
내 어미 니별고  번 죽으려 이다 주008)
내 어미 니별고  번 죽으려 이다:
내가 어머니를 이별하고 한번 죽으려고 합니다. 원문 ‘我別母 求一死也’의 언해인데, ‘한 번 죽으려 하다’라는 말은 ‘내 한 사람만 죽기를 구하다’의 뜻으로 보인다.
더니 이윽여 주009)
이윽여:
이슥하여. 때가 조금 지난 듯 하여. 저녁 무렵에.
도적이 모든 겨집을 모라와 주010)
도적이 모든 겨집을 모라 와:
도둑이 모든 계집을 몰아와. 동네 여인들을 모두 끌고 와서.
쥬시 모녀 맛져 오 주011)
쥬시 모녀 맛져 오:
주씨 모녀(母女)를 맡기고 말하기를. ‘맛져’의 15세기 기본형은 ‘맛디다’이며, ‘맛디다/마다〉맛티다〉맏디다〉맛지다/맏지다〉맡기다’ 따위로 표기가 변하였다. 즉 ‘맛져’는 18세기 후기의 표기로서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네 오 뉘예 佛事  리니 나 滅度 後에 내 弟子 너를 마노라 야시(네가 다음 세상에서 불사를 매우 잘하리니 내가 멸도한 뒤에 내 제자를 너에게 맡길 것이다 하시거늘)〈석보상절 11:14〉. 나라 아 맛디시고 道理 호라 아가샤(나라를 아우에게 맡기시고 도리를 배우러 밖에 나가시어)〈월인석보 1:5〉. 자로 制度ㅣ 날 仁政을 맛됴리라 하 우흿 金尺이 리시니[尺生制度 仁政將託 肆維天上 迺降金尺](자는 제도를 낳으니 인정을 맡기고자 하늘에서 금자를 내려주셨으니)〈용비어천가 83장〉.
날을 위여 딕희여시라 내 져녁에 도라오리라 주012)
내 져녁에 도라오리라:
내가 저녁에 돌아올 것이다. ‘저녁’이란 말은 15세기엔 나타나지 않는다. 『삼강행실도』에서는 ‘나조’이라 한 것인데, 이 시기에는 ‘낮[晝]’과 ‘나좋[夕, 暮]’가 함께 쓰이다가 현대말에서는 비슷한 표기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낮[晝]’과 ‘저녁[夕, 暮]’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나좋’와 형태적으로 전혀 다른 ‘저녁’이 발생한 이유는 잘 알 수 없다. 분석하면 ‘저(저기)+녘(쪽)’ 또는 ‘저물+녘’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니 쥬시 욕볼가 두려 로 더브러  목여 죽으니 쳡 풍시 쥬시 모녜 다 죽으믈 보고 주013)
쳡 풍시 쥬시 모녜 다 죽으믈 보고:
첩(妾) 풍씨(馮氏)는 주씨(朱氏) 모녀(母女)가 모두 죽은 것을 보고. ‘쳡’을 『삼강행실도』에서는 ‘고마’라는 우리말로 풀이하였다. 『훈몽자회』(1527)에서는 ‘妾 고마 쳡 俗稱小娘子’(첩은 고마라는 뜻인데, 속칭 ‘어린 낭자(처녀)를 부르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작고 귀여운 어린아이를 부를 때 “꼬마야!”라고 한다. 이 ‘꼬마’는 엉뚱하게도 ‘첩’을 이르는 ‘고마’에서 유래된 말이다. ‘첩’에 대한 호칭은 남자의 신분에 따라 ‘작은 마님’, ‘소실(小室)’, ‘작은 사람’, ‘작은 각시’ 등 다양한데, 모두 ‘작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작다’는 것은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렇게 연상지어 첩을 ‘고마’라고 불렀던 것이다. ‘작고 어린’ 것을 뜻하는 ‘고마’가 첩을 나타내는 말로 활용된 것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2004. 서해문집) 참조.
탄식여 오 내 산들 무엇리오 주014)
내 산들 무엇리오:
내가 산들 무엇하리오? 15세기 ‘무슴’은 ‘무슨, 무엇’의 뜻이었는데 18세기에 와서 ‘무엇’의 표기로 바뀌면서 ‘무슨’과 ‘무엇’이 뚜렷이 구분되었다.

오륜행실도 3:56ㄴ

갓 욕을 볼 이라
주015)
갓 욕을 볼 이라:
한갖 욕을 볼 따름이다. 치욕을 당하게 될 일만 있을 뿐이다.
고  목여 죽고 듕긔의 뎨수 채시 어린 아을 안고 주016)
듕긔의 뎨수 채시 어린 아을 안고:
황중기의 제수(弟嫂) 채씨(蔡氏)가 어린 아들을 안고. 원문 ‘제처(弟妻)’를 ‘제수(弟嫂)’고 풀이하였다. 이 말을 『삼강행실도』에서는 ‘의 겨집’(아우의 계집)이라 언해하였다.
유모 탕시로 더브러 주017)
유모 탕시로 더브러:
유모(乳母) 탕씨(湯氏)와 함께. ‘유모’를 『삼강행실도』에서는 ‘졋어미’(젖어미)라고 언해하였다. 『오륜행실도』에서는 『삼강행실도』에서 언해한 순우리말 낱말을 대다수 한자어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자어가 우리말을 이기고 대중의 입에 깊이 뿌리내렸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의역(意譯)보다는 직역(直譯) 위주로 언해한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다 목여 죽으니 져녁에 도적이 도라와 죽엄이 집에 득믈 보고 주018)
죽엄이 집에 득믈 보고:
주검이 집에 가득함을 보고. ‘죽엄’은 ‘주검’을 형태소에 따라 표기한 형태이다. 『오륜행실도』는 철저하게 형태소를 분리하여 표기한 것으로 특별하다. 그러나 현대말에서는 15세기 초기 표기처럼 ‘주검’이라 하여, ‘소리나는 대로 적기’를 따르고 있다. ‘주검’이라는 말은 ‘죽-[死](동사 어간)+엄(파생접미사)’으로 이루어진 파생어입니다. 현대말은 한글맞춤법 제3절 제19항에서 형태소를 구분하여 적기와 소리 나는 대로 적기를 구분하여 두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죽다’에서 파생한 말 중 ‘죽음’과 ‘주검’이 있는데, 그 구분하는 기준은 ‘-이’와 ‘-음/-ㅁ’이다. 「한글맞춤법」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을 보면, “제19항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 (예) 걸음, 묶음, 믿음, 얼음, 엮음, 울음, 웃음, 졸음, 죽음, 앎, 만듦. 다만, 어간에 ‘-이’나 ‘-음’이 붙어서 명사로 바뀐 것이라도 그 어간의 뜻과 멀어진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 거름[비료], 고름[膿], 노름(도박). [붙임] 어간에 ‘-이’나 ‘음’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 귀머거리, 너머, 마감, 마개, 마중, 무덤, 비렁뱅이, 쓰레기, 올가미, 주검.” 이렇게 세 가지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그 집 믈을 노략여 가니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27. 주씨구욕(朱氏懼辱)【원(元)나라】 - 주씨가 욕볼 것을 두려워하다
원나라 황중기(黃仲起)의 아내 주씨는 항주(杭州) 사람이다. 지정(至正)【원나라 순제 때 연호다.】 16년에 도적 장사성(張士誠)이 항주를 침략하니, 그 딸이 어머니한테 이르기를, “도둑이 장차 쳐 올 것입니다. 내가 어머니를 이별하고 한번 죽으려고 합니다.”라고 하더니, 이윽고 도둑이 모든 여자를 몰고 와서 주씨의 모녀(母子)를 맡기며 말하기를, “나를 위하여 지키고 있으라. 내 저녁에 돌아오리라.” 하니, 주씨는 욕볼까 두려워하여 딸과 함께 목매어 죽었다. 첩 풍씨(馮氏)는 주씨 모녀가 모두 죽은 것을 보고 탄식하며 말하기를, “내가 산들 무엇하리요? 한갓 욕을 볼 따름이다.”라고 하고, 또한 목매어 죽었다. 황중기의 제수(弟嫂) 채씨(蔡氏)가 어린 아들을 안고 유모 탕씨(湯氏)와 함께 다 목매어 죽었다. 저녁에 도둑이 돌아와 주검이 집에 가득한 것을 보고, 그 집의 재물을 노략질하여 갔다.
흉악한 무리들 폭력을 휘둘러 항주를 치니
날은 저물어 다급한데 온갖 걱정 끌어안고.
의리를 지키어 목숨을 가벼이 죽음을 구하니
맑은 푯대 의연한 매운 그녀 천년을 비추어.
위험을 당하여 누구인들 안전을 구하지 않으랴
모녀가 함께 죽다니 너무나 슬프고 가련하여라.
이윽고 여러 가족들 이어서 스스로 죽으니
한 집안의 높은 정의 청사(靑史)에 빛나라.
Ⓒ 역자 | 이수웅 / 2016년 11월 일

〈삼강행실언해문〉
黃仲起의 리 두립사리 어미 朱氏려 닐오 도기 오니 내 어마님 여희여 가아 주구려 노다 이고 도기 한 겨집 모라 와 朱氏의 어 쳐 닐오 딕희라 나조 내 오리라 야 朱氏 듣고 受辱가 두리여 와 다 목 야 죽거늘 고마 馮氏 보고 닐오 내 사라 므슴리오 受辱 미로다 고  목 야 죽거늘 仲起의 의 겨집 蔡氏 져믄 아기 안고 졋어미 湯氏와 다 목 야 죽거늘 나조 도기 와 生計 다 서러 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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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황중기(黃仲起):원(元)나라 사람. 생애가 잘 알려지지 않음.
주002)
항주(杭州):절강성 북부 전당강(錢塘江) 하류에 위치함. 수나라 때 설치함. 중국 7대 고도(古都)가운데 하나. 5대시대의 오(吳), 월(越)과 남송(南宋)이 이곳에 도읍을 세움. 모두 237년 동안이었다. 명, 청대에는 항주부가 소재하였다.
주003)
장사성(張士誠):중국 원대 말기의 반란군의 지도자. 태주(泰州)의 백구장(白駒場) 사람으로 염장(鹽場)을 관리하였으나 염정(鹽丁)들 사이의 분쟁이 일어났는데, 이 틈을 타 난을 일으켰다. 스스로 성왕(誠王)이라고 하고, 국호를 대주(大周)라고 하였으며, 그는 양자강 하류, 강소성 소주를 함락하고, 오(吳)임금이라고 칭하기도 함. 한때는 절강성까지 진출하였다. 그런데 남경(南京)의 주원장(朱元璋)과의 항쟁 끝에 1367년 서달(徐達)의 명군에게 패배하여 포로가 되어 자살하였다.
주004)
차지(且指):‘또 가리켜’라는 뜻이나, 언해에서는 ‘맛져’라고 하여 ‘맡겨’라고 하였음.
주005)
아경(俄頃):이윽고. 순간. 조금 있다가. 주로 ‘아경에’의 꼴로 쓴다.
주006)
청편(靑篇):역사서. ‘청사(靑史)’라는 의미이다.
주007)
도적이 쟝 니디라:도둑이 장차 이를 것이다. 집까지 쳐들어 올 것이라는 말.
주008)
내 어미 니별고  번 죽으려 이다:내가 어머니를 이별하고 한번 죽으려고 합니다. 원문 ‘我別母 求一死也’의 언해인데, ‘한 번 죽으려 하다’라는 말은 ‘내 한 사람만 죽기를 구하다’의 뜻으로 보인다.
주009)
이윽여:이슥하여. 때가 조금 지난 듯 하여. 저녁 무렵에.
주010)
도적이 모든 겨집을 모라 와:도둑이 모든 계집을 몰아와. 동네 여인들을 모두 끌고 와서.
주011)
쥬시 모녀 맛져 오:주씨 모녀(母女)를 맡기고 말하기를. ‘맛져’의 15세기 기본형은 ‘맛디다’이며, ‘맛디다/마다〉맛티다〉맏디다〉맛지다/맏지다〉맡기다’ 따위로 표기가 변하였다. 즉 ‘맛져’는 18세기 후기의 표기로서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네 오 뉘예 佛事  리니 나 滅度 後에 내 弟子 너를 마노라 야시(네가 다음 세상에서 불사를 매우 잘하리니 내가 멸도한 뒤에 내 제자를 너에게 맡길 것이다 하시거늘)〈석보상절 11:14〉. 나라 아 맛디시고 道理 호라 아가샤(나라를 아우에게 맡기시고 도리를 배우러 밖에 나가시어)〈월인석보 1:5〉. 자로 制度ㅣ 날 仁政을 맛됴리라 하 우흿 金尺이 리시니[尺生制度 仁政將託 肆維天上 迺降金尺](자는 제도를 낳으니 인정을 맡기고자 하늘에서 금자를 내려주셨으니)〈용비어천가 83장〉.
주012)
내 져녁에 도라오리라:내가 저녁에 돌아올 것이다. ‘저녁’이란 말은 15세기엔 나타나지 않는다. 『삼강행실도』에서는 ‘나조’이라 한 것인데, 이 시기에는 ‘낮[晝]’과 ‘나좋[夕, 暮]’가 함께 쓰이다가 현대말에서는 비슷한 표기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낮[晝]’과 ‘저녁[夕, 暮]’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나좋’와 형태적으로 전혀 다른 ‘저녁’이 발생한 이유는 잘 알 수 없다. 분석하면 ‘저(저기)+녘(쪽)’ 또는 ‘저물+녘’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주013)
쳡 풍시 쥬시 모녜 다 죽으믈 보고:첩(妾) 풍씨(馮氏)는 주씨(朱氏) 모녀(母女)가 모두 죽은 것을 보고. ‘쳡’을 『삼강행실도』에서는 ‘고마’라는 우리말로 풀이하였다. 『훈몽자회』(1527)에서는 ‘妾 고마 쳡 俗稱小娘子’(첩은 고마라는 뜻인데, 속칭 ‘어린 낭자(처녀)를 부르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작고 귀여운 어린아이를 부를 때 “꼬마야!”라고 한다. 이 ‘꼬마’는 엉뚱하게도 ‘첩’을 이르는 ‘고마’에서 유래된 말이다. ‘첩’에 대한 호칭은 남자의 신분에 따라 ‘작은 마님’, ‘소실(小室)’, ‘작은 사람’, ‘작은 각시’ 등 다양한데, 모두 ‘작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작다’는 것은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렇게 연상지어 첩을 ‘고마’라고 불렀던 것이다. ‘작고 어린’ 것을 뜻하는 ‘고마’가 첩을 나타내는 말로 활용된 것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2004. 서해문집) 참조.
주014)
내 산들 무엇리오:내가 산들 무엇하리오? 15세기 ‘무슴’은 ‘무슨, 무엇’의 뜻이었는데 18세기에 와서 ‘무엇’의 표기로 바뀌면서 ‘무슨’과 ‘무엇’이 뚜렷이 구분되었다.
주015)
갓 욕을 볼 이라:한갖 욕을 볼 따름이다. 치욕을 당하게 될 일만 있을 뿐이다.
주016)
듕긔의 뎨수 채시 어린 아을 안고:황중기의 제수(弟嫂) 채씨(蔡氏)가 어린 아들을 안고. 원문 ‘제처(弟妻)’를 ‘제수(弟嫂)’고 풀이하였다. 이 말을 『삼강행실도』에서는 ‘의 겨집’(아우의 계집)이라 언해하였다.
주017)
유모 탕시로 더브러:유모(乳母) 탕씨(湯氏)와 함께. ‘유모’를 『삼강행실도』에서는 ‘졋어미’(젖어미)라고 언해하였다. 『오륜행실도』에서는 『삼강행실도』에서 언해한 순우리말 낱말을 대다수 한자어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자어가 우리말을 이기고 대중의 입에 깊이 뿌리내렸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의역(意譯)보다는 직역(直譯) 위주로 언해한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주018)
죽엄이 집에 득믈 보고:주검이 집에 가득함을 보고. ‘죽엄’은 ‘주검’을 형태소에 따라 표기한 형태이다. 『오륜행실도』는 철저하게 형태소를 분리하여 표기한 것으로 특별하다. 그러나 현대말에서는 15세기 초기 표기처럼 ‘주검’이라 하여, ‘소리나는 대로 적기’를 따르고 있다. ‘주검’이라는 말은 ‘죽-[死](동사 어간)+엄(파생접미사)’으로 이루어진 파생어입니다. 현대말은 한글맞춤법 제3절 제19항에서 형태소를 구분하여 적기와 소리 나는 대로 적기를 구분하여 두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죽다’에서 파생한 말 중 ‘죽음’과 ‘주검’이 있는데, 그 구분하는 기준은 ‘-이’와 ‘-음/-ㅁ’이다. 「한글맞춤법」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을 보면, “제19항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 (예) 걸음, 묶음, 믿음, 얼음, 엮음, 울음, 웃음, 졸음, 죽음, 앎, 만듦. 다만, 어간에 ‘-이’나 ‘-음’이 붙어서 명사로 바뀐 것이라도 그 어간의 뜻과 멀어진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 거름[비료], 고름[膿], 노름(도박). [붙임] 어간에 ‘-이’나 ‘음’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 귀머거리, 너머, 마감, 마개, 마중, 무덤, 비렁뱅이, 쓰레기, 올가미, 주검.” 이렇게 세 가지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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