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오륜행실도 3집

  • 역주 오륜행실도 제3권
  • 오륜행실 열녀도
  • 오륜행실열녀도(五倫行實烈女圖)
  • 위씨참지(魏氏斬指)
메뉴닫기 메뉴열기

위씨참지(魏氏斬指)


오륜행실도 3:29ㄴ

魏氏斬指【唐】

오륜행실도 3:30ㄱ

樊彦琛 주001)
번언침(樊彦琛):
생애를 잘 알 수가 없음. 당(唐)나라 사람으로, 『구당서(舊唐書)』에 기록된 이야기인데, 『고금열녀전(古今列女傳)』에 ‘번언침처 위씨(樊彦琛妻魏氏)’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妻魏氏揚州 주002)
양주(揚州):
중국 강소성(江蘇省)의 중부에 위치한 도시. 양자강 북안의 대운하와의 위치함. 예부터 강남경제의 중심지로서의 번영을 누렸음. 따라서 문화의 발전을 이룩함으로서 시인, 묵객들의 문화 활동도 활발하였음. 당나라의 벼슬을 하였던 최치원(崔致遠)의 기념관이 이곳에 있음. 양주는 전국시대에는 초(楚)의 광능읍(廣陵邑), 진(秦)대에는 광능현, 한(漢)대에는 강도현(江都縣)으로 개편됨. 수나라 때에 대운하가 개통되면서 ‘양주’로 바뀌었음.
人 彦琛病 魏曰 公病且篤 不忍公獨死 彦琛曰 死生常道也 幸養諸孤使成立 相從而死 非吾取也 彦琛卒 値徐敬業 주003)
서경업(徐敬業):
서경업의 원래의 성은 이(李)씨임. 당나라 조주(曹州)의 이호(離狐) 사람으로 이적(李勣)의 손자이다. 용맹이 뛰어났으며 태복소경(太僕少卿), 미주자사(眉州刺史)를 역임하였으나 뒤에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좌천되기도 하였다. 무즉천(武則天)의 전정으로 백성의 불만이 크고 사회가 불안해지자 무즉천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10만 여명의 병사를 모아 격문을 돌리는 등 군사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뒤에 부하의 손에 의하여 살해당하였다.
難 陷兵中 聞其知音令鼓箏 주004)
고쟁(鼓箏):
쟁을 타다. ‘고(鼓)’는 동사로 쓰임. ‘쟁(箏)’은 거문고와 비슷한 중국의 악기. 비단실의 열석 줄로 된 현악기이다.
魏曰 夫亡不死 而逼我管絃 禍由我發 引刀斬其指 軍伍欲疆妻之 固拒不從 乃刃擬頸曰 從我者不死 魏厲聲曰 狗盜乃欲辱人 速死吾志也 遂見害
合巹 주005)
합근(合巹):
‘술잔을 맞춘다’는 뜻으로 혼인예식을 지냄을 의미함. 지금도 전통혼례식에서는 이 ‘합근’예식을 실시한다.
曾成偕老期 良人乘化 주006)
승화(乘化):
죽음을 의미.
盍相隨 佩銘幸養諸孤語 弔影當時獨自悲
遭時不幸陷兵中 逼使彈箏欲玷躬 斬指抗辭終遇害 留名千古播貞

오륜행실도 3:30ㄴ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당나라 번언침의 쳐 위시 양쥬 사이니 언침이 병들매 주007)
병들매:
병(病)들매. 병이 드니. 『삼강행실도』에서는 ‘病얫거늘’이라 풀이하였다.
위시 오 공의 병이 듕니 주008)
병이 듕니:
병이 위중(危重)하니. 위독(危篤)하니. 병이 깊이 드니.
내 마 홀로 사라 공의 죽 양을 엇디 보리오 주009)
내 마 홀로 사라 공의 죽 양을 엇디 보리오:
원문 ‘不忍公獨死’을 직역하면, ‘공께서 홀로 죽는 것은 참아 견딜 수 없습니다.’이다. 그러므로 이 언해는 의역(意譯)한 것이니, 『삼강행실도』에서 ‘그듸의 오 주구믈 디 몯노라’(그대의 혼자 죽음을 참지 못하노라)라고 직역한 것과 대조적이다.
언침이 오 은 덧덧 일이니 주010)
은 덧덧 일이니:
사생(死生)은 늘 그러한 일이니. 죽고 사는 일은 늘 그런 것이니. ‘덧덧다’는 ‘늘 그러하다. 한결같다. 상도(常道)이다. 원래 그런 것이다’라는 말이다. 중세어 ‘덛덛다/덧덧다’의 뜻이 현대말에 와서 ‘굽힘이 없이 당당하다’로 전성(轉成)하였다. ¶微妙히  미 本來 圓滿 덛더디 住  아나[悟妙明心이 元所圓滿 常住心地나]〈능엄경언해 2:21〉. 本來ㅅ 眞은 妄이 업서 얼의여 덛덛야 變티 아니커늘[本眞은 無妄야 凝常不變커]〈법화경언해 1:109〉. 덧덧 거 허러 리며 쇽을 어즈러이 은 나라 법으로 더을 라[敗常亂俗之民은 王法所加ㅣ라]〈경민편(신역) 23〉.
그 어린 식들을 길러 셩닙미 올흔디라 주011)
셩닙미 올흔디라:
성립(成立)함이 옳은 것이니. ‘성립’은 ‘〈가문을〉 일으켜 세우다, 성장시키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원문 ‘제고(諸孤)’는 ‘아비가 죽어 고아가 된 자식들’을 가리킨다.
와 죽으믄 나의 라 배 아니라 주012)
와 죽으믄 나의 라 배 아니라:
따라 죽음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언침이 죽은 후에 위시 난리 만나 도적의게 잡히이니 도적이 그 음뉼 알믈 듯고 주013)
그 음뉼 알믈 듯고:
그가 음률(音律) 앎을 듣고. 그가 악기를 다룰 줄 안다는 말을 듣고.
을 라 니 주014)
을 라 니:
쟁(箏)을 타라 하니. 아쟁을 연주하라 하니.
위시 오 지아비 와 죽디 아녓다가 날을 풍뉴로 핍박니 이 나의 타시

오륜행실도 3:31ㄱ

라 고 그 손가락을 버히니 도적이 인여 안 삼고져 여 칼을 목에 견우고 주015)
칼을 목에 견우고:
칼을 목에 겨누고. ‘견우다/겨누다’.
저혀 오 날을 조면 죽이디 아니리라 위시 크게 지저 오 개 도적놈아 주016)
개 도적놈아:
개같은 도적놈아. 원문 ‘狗盜’는 그야말로 ‘이 개같은 놈아!’라는 욕이다. 『삼강행실도』에서는 ‘가히라(개이다)’라고 표기한 것이 여기서는 ‘개’가 되었다. 개를 뜻하는 어간 ‘갛’은 ‘개’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한데, ‘개’는 중세 국어에서 원래는 ‘가히’였다. ‘가히〉가이〉개(모음 [ㅐ]는 원래[ㅏㅣ]로 발음했으나 현대말에 단모음이 된 것임)’의 과정을 거쳐서 [개]가 된 것인데, [개]의 고어형인 [가히]의 어원을 분석해 보면 ‘갛+-이(명사 접미사)’이다.
사을 겁욕니 리 죽이미 나의 이라 대 도적이 인여 죽이니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15. 위씨참지(魏氏斬指)【당나라】 - 위씨가 손가락을 자르다
당나라 번언침(樊彦琛)의 아내 위 씨는 양주(揚州) 사람이다. 번언침이 병들매, 위(魏)씨가 말하기를, “공의 병이 중하니 내 차마 홀로 살아 공의 죽는 모습을 어찌 보리요.”라고 말하였다. 번언침이, “죽고 사는 것은 상도(常道)이니, 그대는 어린 자식들을 길러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옳은 것이다. 따라서 죽는 것은 나의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번언침이 죽은 뒤에 위씨는 난리를 만나 도적에 잡히었다. 도적이 그녀의 음율(音律)의 조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쟁(箏)을 타라고 하였다. 위씨가 말하기를, “지아비를 따라서 죽지 아니 하였다가 나를 풍류(風流)로 핍박하니, 이것은 나의 탓이다.” 하고, 그 손가락을 잘랐다. 도적이 인하여 아내를 삼고자 하였다. 칼을 목에 겨누고 협박하여 말하기를, “나를 따르면 죽이지 아니 하리라.”라고 하였다. 위씨는 크게 꾸짖어 말하기를, “개 같은 도적놈아! 사람을 겁탈하고 능욕하다니! 빨리 죽여라. 나의 뜻이다.”라고 하니, 도적이 인하여 죽이었다.
혼인을 하여서는 백년해로를 기약하고는
지아비 하늘에 가셨음에 어찌 못 따라가.
어린 것들 잘 기르기 바란다는 말씀 새기니
지아비의 그때 모습 얼른거려 홀로 슬퍼해.
불행한 때를 만나 병난(兵難)가운데 빠졌는데
협박하여 쟁(箏)을 타라하고 몸을 욕보이고자해.
손가락을 잘라 반항하다 마침내 죽임을 당하여
남긴 이름 천고의 정절의 바람으로 드날리다.
Ⓒ 역자 | 이수웅 / 2016년 11월 일

〈삼강행실언해문〉
樊彦琛이 病얫거늘 겨집 魏氏 닐오 그듸의 오 주구믈 디 몯노라 야 彦琛이 닐오 아 길어 내라 조차 주구미 몯리라 彦琛이 죽거늘 徐敬業의 亂애 兵馬애 자펴 갯거늘 風流다 듣고 箏 놀라 야 魏氏 닐오 남진 죽거늘 죽디 몯얫거늘 나 風流라 니 내 다시라 고 갈로 가라 베티니라 軍士ㅣ 구틔여 어루려 커늘 긋 거스더니 갈로 모 견져 닐오 내 말 드르면 죽디 아니리라 야 魏氏 목 되와 닐오 狗盜아【狗 가히라】 사 辱호려 니 리 주구미 내 디라 야 주기니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4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관련자료
이 기사는 전체 1개의 자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번언침(樊彦琛):생애를 잘 알 수가 없음. 당(唐)나라 사람으로, 『구당서(舊唐書)』에 기록된 이야기인데, 『고금열녀전(古今列女傳)』에 ‘번언침처 위씨(樊彦琛妻魏氏)’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주002)
양주(揚州):중국 강소성(江蘇省)의 중부에 위치한 도시. 양자강 북안의 대운하와의 위치함. 예부터 강남경제의 중심지로서의 번영을 누렸음. 따라서 문화의 발전을 이룩함으로서 시인, 묵객들의 문화 활동도 활발하였음. 당나라의 벼슬을 하였던 최치원(崔致遠)의 기념관이 이곳에 있음. 양주는 전국시대에는 초(楚)의 광능읍(廣陵邑), 진(秦)대에는 광능현, 한(漢)대에는 강도현(江都縣)으로 개편됨. 수나라 때에 대운하가 개통되면서 ‘양주’로 바뀌었음.
주003)
서경업(徐敬業):서경업의 원래의 성은 이(李)씨임. 당나라 조주(曹州)의 이호(離狐) 사람으로 이적(李勣)의 손자이다. 용맹이 뛰어났으며 태복소경(太僕少卿), 미주자사(眉州刺史)를 역임하였으나 뒤에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좌천되기도 하였다. 무즉천(武則天)의 전정으로 백성의 불만이 크고 사회가 불안해지자 무즉천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10만 여명의 병사를 모아 격문을 돌리는 등 군사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뒤에 부하의 손에 의하여 살해당하였다.
주004)
고쟁(鼓箏):쟁을 타다. ‘고(鼓)’는 동사로 쓰임. ‘쟁(箏)’은 거문고와 비슷한 중국의 악기. 비단실의 열석 줄로 된 현악기이다.
주005)
합근(合巹):‘술잔을 맞춘다’는 뜻으로 혼인예식을 지냄을 의미함. 지금도 전통혼례식에서는 이 ‘합근’예식을 실시한다.
주006)
승화(乘化):죽음을 의미.
주007)
병들매:병(病)들매. 병이 드니. 『삼강행실도』에서는 ‘病얫거늘’이라 풀이하였다.
주008)
병이 듕니:병이 위중(危重)하니. 위독(危篤)하니. 병이 깊이 드니.
주009)
내 마 홀로 사라 공의 죽 양을 엇디 보리오:원문 ‘不忍公獨死’을 직역하면, ‘공께서 홀로 죽는 것은 참아 견딜 수 없습니다.’이다. 그러므로 이 언해는 의역(意譯)한 것이니, 『삼강행실도』에서 ‘그듸의 오 주구믈 디 몯노라’(그대의 혼자 죽음을 참지 못하노라)라고 직역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010)
은 덧덧 일이니:사생(死生)은 늘 그러한 일이니. 죽고 사는 일은 늘 그런 것이니. ‘덧덧다’는 ‘늘 그러하다. 한결같다. 상도(常道)이다. 원래 그런 것이다’라는 말이다. 중세어 ‘덛덛다/덧덧다’의 뜻이 현대말에 와서 ‘굽힘이 없이 당당하다’로 전성(轉成)하였다. ¶微妙히  미 本來 圓滿 덛더디 住  아나[悟妙明心이 元所圓滿 常住心地나]〈능엄경언해 2:21〉. 本來ㅅ 眞은 妄이 업서 얼의여 덛덛야 變티 아니커늘[本眞은 無妄야 凝常不變커]〈법화경언해 1:109〉. 덧덧 거 허러 리며 쇽을 어즈러이 은 나라 법으로 더을 라[敗常亂俗之民은 王法所加ㅣ라]〈경민편(신역) 23〉.
주011)
셩닙미 올흔디라:성립(成立)함이 옳은 것이니. ‘성립’은 ‘〈가문을〉 일으켜 세우다, 성장시키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원문 ‘제고(諸孤)’는 ‘아비가 죽어 고아가 된 자식들’을 가리킨다.
주012)
와 죽으믄 나의 라 배 아니라:따라 죽음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주013)
그 음뉼 알믈 듯고:그가 음률(音律) 앎을 듣고. 그가 악기를 다룰 줄 안다는 말을 듣고.
주014)
을 라 니:쟁(箏)을 타라 하니. 아쟁을 연주하라 하니.
주015)
칼을 목에 견우고:칼을 목에 겨누고. ‘견우다/겨누다’.
주016)
개 도적놈아:개같은 도적놈아. 원문 ‘狗盜’는 그야말로 ‘이 개같은 놈아!’라는 욕이다. 『삼강행실도』에서는 ‘가히라(개이다)’라고 표기한 것이 여기서는 ‘개’가 되었다. 개를 뜻하는 어간 ‘갛’은 ‘개’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한데, ‘개’는 중세 국어에서 원래는 ‘가히’였다. ‘가히〉가이〉개(모음 [ㅐ]는 원래[ㅏㅣ]로 발음했으나 현대말에 단모음이 된 것임)’의 과정을 거쳐서 [개]가 된 것인데, [개]의 고어형인 [가히]의 어원을 분석해 보면 ‘갛+-이(명사 접미사)’이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