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행실도 3:16ㄴ
禮宗罵卓 주001) 예종매탁(禮宗罵卓): 예종(禮宗)이 동탁(董卓)을 꾸짖다. 예종은 황보 규의 아내에게, 사후에 붙여진 호(號)이다. 『후한서(後漢書)』 「열녀전」에는, ‘황보규처(皇甫規妻)’라는 제목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여러 『열녀전(列女傳)』에는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 이처럼 『오륜행실도』에 수록된 인물은 『열녀전』 인물뿐만 아니라 중국의 역사서를 망라하여 직접 뽑아 엮은 사람들이 많다.
【漢】오륜행실도 3:17ㄱ
禮宗皇甫䂓妻 不知何氏女 䂓卒 妻年猶盛而容色美
董卓 주002) 동탁(董卓): 동탁(139~192)의 자는 중영(仲穎)이며, 지금의 감숙성 민현(甘肅省 珉縣)이다. 소제(少帝)를 강제로 폐위시키고, 헌제(獻帝)를 옹립한 뒤에 공포 정치를 행해 후한의 멸망을 가속화하였다. 190년 동탁은 수도를 낙양에서 장안으로 천도하고, 태사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동탁은 192년 부하장수인 여포에게 살해 되었다. 여포는 사손서(士孫瑞)와 함께 동탁의 암살을 모의, 동탁이 헌제를 만나기 위해 미앙전(未央殿)에 왔을 때 이숙(李肅) 등을 시켜 동탁을 습격하게 하여 그를 죽였다.
爲相國 承其名 聘以
軿輜 주003) 병치(輧輜): 가벼운 수레. 부인이 타는 휘장을 두른, 소가 끄는 수레.
百乘馬二十匹 奴婢錢帛充路妻乃輕服詣卓門 跪自陳請 辭甚
酸愴 주004) 卓使侍者拔刀圍之而謂曰
孤之威敎 주005) 고지위교(孤之威敎): 나의 위엄이 있는 명령(敎令). ‘고(孤)’는 동탁 자신을 말함.
欲令四海風靡 何有不行於一婦人乎 妻知不免 乃立罵卓曰 君
羌胡 주006) 강호(羌胡): 오랑캐. ‘강호(羌胡)’는 옛 중국의 ‘이적(夷狄)’을 뜻함.
之種 毒害天下猶未足邪 妾之先人 淸德
奕世 주007) 皇甫氏文武上才爲漢忠臣君親非其趣使走吏乎 敢欲行非禮於爾君夫人耶 卓乃引車庭中 以
其頭懸軛 주008) 기두현액(其頭懸軛): 그의 머리를 수레 채에 매어달다. ‘기(其)’는 예종을 가리킴. ‘액(軛)’은 멍에, 수레의 끌채임.
鞭撲交下 妻謂持杖者曰 何不重乎 速盡爲惠 遂死車下 後人圖畵 號曰禮宗
오륜행실도 3:17ㄴ
淸德傳家節自純 肯從兇豎浼吾身 縱然四海皆風靡 威令難施一婦人
不畏庭前列劒鋒 陳辭立罵儘從容 甘心一死全淸節 後世圖形號禮宗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녜종은 한 적
황보규 주009) 황보규(皇甫規): 황보규(104~174)는 안정(安定) 조나(朝那) 사람으로, 자는 위명(威明)이다. 동한 시기의 무장으로 벼슬은 태산태수(泰山太守), 중랑장(中郞將)등을 지냈다. 사후에 대사농(大司農)으로 추증 되었다.
의 쳬니 죽으매 녜종이 오히려
졈고 얼골이 아다오니 주010) 졈고 얼골이 아다오니: 젊고 얼굴이 아름다우니. 원문 ‘년유성이용색미(年猶盛而容色美)’을 직역하면, ‘오히려 왕성할 나이로서 얼굴색[容色]이 아름다우니’이니, ‘얼굴색이 아름답다’라는 말처럼 ‘얼골’의 뜻이 완전히 현대말처럼 변하였음을 알 수 있다. 15세기 때는 ‘얼골/얼굴’이 ‘모습, 틀’의 뜻으로만 쓰였다. 『삼강행실도』의 ‘곱다’에서 『오륜행실도』의 ‘아름답다’로 바뀐 것도 매우 적극적인 표현이다.
반적 동탁이 주011) 반적 동탁이: 반적(叛賊) 동탁(董卓)이. 반적은 ‘반역자, 역적’이란 말이다.
그 고으믈 듯고
술위 승과 이십필과 주012) 술위 승과 이십필과: 수레 일백 승(乘)과 말 이십 필(匹)과. 『삼강행실도』에서는 ‘덩 일백과 스므 필(匹)로’라고 하였다. ‘’은 ‘공주나 옹주가 타던 가마’이다. ‘스므 필’이 ‘이십 필’로 셈말이 달라졌다.
노비와 믈을 주고
다거 주013) 녜종이 탁의 집의 가 슬피 비니 탁이 모든 군로 여곰 에워고 칼로
저혀 주014) 저혀: 저어하여. 두려워하여. ‘젛-/저허-+여(연결어미)’.
오 내 위엄이 텬하에 니 엇디 겨집을
오륜행실도 3:18ㄱ
이긔디 못리오 녜죵이 욕을 면티 못 줄 알고
셔셔 주015) 탁을 지저 오
너 오랑캐 라 주016) 너 오랑캐라: 너는 오랑캐의 종자다. 너는 오랑캐놈이다. 원문 ‘강호지종(羌胡之種)’는 매우 거세게 욕을 하는 것이다. ‘강호(羌胡) 종자’의 ‘강호’는 중국 5호 16국(五胡十六國) 시대 오호(五胡)의 하나인데, 서장(西藏) 티베트(Tibet) 계통의 유목 민족이다. ‘오랑캐 ’를 15세기 『삼강행실도』에서는 ‘되’(되놈)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 말은 한(漢)나라에서 만주 지방에 살던 여진족을 낮잡는 뜻으로 이르던 매우 치욕스런 말이다.
텬하 독해고 오히려 죡디 못여 날을 핍박고져 냐 탁이 대노여 녜종의 마리 술위채에 고 매로 어즈러이 티니 녜종이 오
이 텨 수이 죽게 라 주017) 이 텨 수이 죽게 라: 매우 쳐서 쉽게(빨리) 죽게 하라. ‘이’는 ‘-[猛, 辛]+이’의 말인데, ‘사납다. 맵다’의 뜻이다. 『삼강행실도』에서는 ‘’와 같이 표기한 것으로 보아, ‘-’이 부사형 어미 ‘이’가 붙어 ‘맵게’ 또는 ‘매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고 인여 술위 아래셔 죽으니 후사이
그 얼골을 그리고 주018) 그 얼골을 그리고: 그 얼굴을 그리고[圖畵].
일홈여 오 녜종이라 니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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