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정의문사(貞義刎死)【한나라】 - 정의가 목을 찔러 죽다
한나라 때 악양자(樂洋子)가 길에서 떨어진 금 한 덩이를 주워, 돌아와 그 아내에게 주었다. 아내가 말하기를, “첩은 들으니 뜻있는 선비는 도천(盜泉)【도적 도(盜) 자로 이름을 지은 샘이다.】의 물을 마시지 아니하고, 청렴한 사람은 차래(嗟來)【혀를 차며 어서 오라고 하는 말이다.】하는 음식을 먹지 아니한다고 합니다. 그런데(그러니) 어찌하여 길에서 주운 것을 주워 그 행실을 더럽힐 것이오?” 하였다. 악양자는 크게 부끄러워하여 금을 내어 버리고, 스승을 쫓아 글을 배우며 7년 동안을 돌아오지 아니하였다. 〈그동안〉 아내는 시어머니를 지성으로 봉양하며 또 먼 길의 지아비에게 음식을 날라 주었다. 시어머니가 이웃집의 닭을 잡아 곧 먹으려고 하자, 악양자의 처는 닭을 보고 울며 말하기를, “집이 가난하여 밥상에 남의 집 고기가 있으니 이것은 나의 불효함이다.” 하였는데, 시어머니가 부끄러워하여 그 고기를 버리었다. 후에 도적이 그 처를 범하고자 하여 먼저 그 시어머니를 겁박하니, 처가 칼을 들고 나왔다. 도적이 말하기를, “네가 나를 따르지 않으면 너의 시어머니를 죽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처가 하늘을 우러러 길이 탄식하고 칼을 들어 목을 찔러 죽으니, 도적이 또한 시어머니를 놓고 갔다. 그리하여 태수(太守)가 듣고 도적을 잡아 죽이고, 예로서 영장하고, 정의(貞義)라는 이름을 내렸다.
길에서 황금을 주워오다니 옛 사람이 부끄러워 해
몰래 이웃집의 닭을 잡아 삶다니 집의 가난을 울어.
시어머니 개과천선하고 남편은 부지런히 배우고 배워
마음을 가다듬어 너그럽게 간하니 부덕의 새로움이라.
도둑이 몰래 침범하여 시어머니를 죽이겠다고 협박
정의에게는 내 말을 따르면 몸 온전히 보존하리라고.
이에 칼을 들어 자신 목을 찔러 도둑의 간담을 꺾으니
그 의리와 매운 정절의 모습 그림으로 그려 빛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