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오륜행실도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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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행실도 서문


오륜서1ㄱ

五倫行實圖 序
上之二十有一年丁巳月正元日 誕誥八方 以休老勞農之義 尋以鄕飮酒鄕約條例士冠昏儀釐爲一編 又敎若曰 我朝儀物之備隆自我 英陵盛際 聖神相承治敎休明 而三剛二倫之書 後先彙成 列于學官 爲化民成俗之本 今欲講行鄕禮宜自二書而表章之乃命其書曰五倫行實以臣晩秀與聞是役俾爲之序臣謹拜手稽首言曰臣聞禮也者序也序也者倫叙也品秩也叙之以君臣父子兄弟夫婦朋友之倫秩之以尊卑貴賤等級 隆殺之品敬爲主

오륜서1ㄴ

而和爲用之朝廷鄕里閨門之中上下莫不和敬而三物之敎興二南之化行垂而爲天下則立而爲萬世法恭惟我 殿下孝冠百王道接千聖明於人倫之至察於庶物之品推躬行心得之餘懋時敏日躋之工治必師古事必率舊百度惟貞兆民允協然以大禹不自假之衷常有文王如未見之歎丕惟曰使斯民不得爲堯舜之民時予之責也亦惟曰使斯世不得爲唐虞之世時予之責也旣又曰咨不遜不親勉哉敷敎此乃我 殿下所以命臣等潤色而臣等所以承命考校者也而其爲書上摭純行姱節旁

오륜서2ㄱ

搜卓烈懿範傳以記之繪以象之詩以詠之贊以褒之使匹夫匹婦一開卷一涉目油然起感怵然興惕皆有以知其爲臣忠爲子孝爲婦貞長其長友其友之爲性分之所固有職分之所當然不待司徒典樂之屬誘掖薰陶之功賢者俯而就之愚者跂以及之此又我 聖祖所以創命裒輯而我 殿下所以修述闡明者也臣等管蠡何敢贊一辭於其間哉書曰天叙有典勑我五典五惇哉天秩有禮自我五禮五庸哉同寅協恭和衷哉易之繫曰觀其會通以行其典禮推而行之存乎道不言而信存乎德行斯民也

오륜서2ㄴ

堯舜之民也斯世也唐虞之世也 唐虞之敎行于斯世而堯舜之治及於斯民在 殿下注措施爲之動合堯舜唐虞臣敢書此以備暬御之箴
是歲孟夏 嘉善大夫 行承政院左承旨 兼經筵參贊官 春秋館修撰官 奎章閣直提學 知製敎 臣 李晩秀 奉敎謹序
Ⓒ 필자 | 이만수 / 1797(정조 21년) 4월

오륜행실도 서(序)
정조 21년(1797) 정사(丁巳)년 정월 주001)
정사(丁巳)년 정월:
윤음을 내린 날을, ‘上之二十有一年丁巳月正元日’이라고 적고 있는데, ‘정사년 정월 초하루[丁巳正月元日]’이라고 해야 맞으니, 한자의 순서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실록에는, ‘丁巳二十一年春正月壬寅朔’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초하루에, 늙은이는 쉬게 하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위로해야 한다는 뜻과, 향음주, 향약조례, 사관혼의(士冠婚儀) 주002)
사관혼의(士冠婚儀):
동자(童子)가 직분을 받아 사(士)의 지위에 있으면, 나이 20세에 관례를 치르는 일과 혼례를 치르는 일.
를 찾아 가르치도록 하라는 바를 한 권으로 합하여 엮어[一編] 팔방에 탄고(誕誥) 주003)
탄고(誕誥):
교서(敎書)를 반포함. 여기서는 앞에 실린 윤음 즉, 「어제양로무농반행소학오륜행실향음주례향약윤음(御製養老務農頒行小學五倫行實鄕飮酒禮鄕約綸音)」을 반포하였다는 말이다.
하신 바,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우리나라의 의식(儀式)이 높이 갖추어진 것은, 우리 세종[英陵] 주004)
세종[英陵]:
영릉(英陵)은 세종(世宗)의 능호임. 세종을 말함.
시대부터 착한 도(道)를 서로 계승하여, 정치와 교화가 아름답고 밝게 되자, 『삼강행실(三綱行實)』와 『이륜행실(二倫行實)』이라는 책이 선·후로 발간되어 학관(學官)에 반포됨으로써, 백성을 감화시키고 풍속을 좋게 이루게 하는 근본이 되었으니, 이제 향음례(鄕飮禮)를 강론하고 행하게 하려면, 마땅히 이 두 책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하고, 그 책을 『오륜행실(五倫行實)』이라고 이름을 지은 다음에 신(臣) 이만수(李晩秀) 주005)
이만수(李晩秀):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성중(成仲), 호는 극옹(屐翁)·극원(屐園). 정신(正臣)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철보(喆輔)이고, 아버지는 좌의정 복원(福源)이며, 어머니는 안수곤(安壽坤)의 딸임. 1783년(정조 7) 사마시에 합격하고 음보(蔭補)로 부사과를 지냈으며, 1789년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음. 이어 직각이 되고 도당록(都堂錄; 홍문관의 수찬(修撰)․교리(校理) 등을 선발하기 위해 작성한 의정부의 제2차 추천기록)에 등록되었음. 1795년 대사성으로 규장각 제학을 겸했으며, 이듬해 정리자(整理字) 만드는 일을 감독하였고, 이듬해 대사간에 이어 1799년 대사성으로 우유선(右諭善)을 겸했고, 1800년 제조․예조판서․검교직제학․이조판서 등을 차례로 지냈으며, 이어 공조판서를 거쳐, 순조가 즉위한 뒤 수원부유수가 되어 화령전(華寧殿)을 완성한 공으로 품계가 숭정대부(崇政大夫)에 올랐음.
가 이 사업에 간여한 일이 있음을 들으시고, 이 책의 서문을 쓰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신은 삼가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아래와 같이 쓰옵니다.
신이 듣건대 예(禮)라는 것은, 질서로 하는 일이며, 질서에는 윤리에 대한 질서와 계급에 대한 질서가 있다. 군신(君臣)·부자(父子)·형제(兄弟)·부부(夫婦)·붕우(朋友)의 윤리에 대한 질서와 존비(尊卑)·귀천(貴賤)에 등급을 질서가 있게 하려면, 공경을 주가 되게 하고, 화목한 것에 힘써야 합니다. 조정에서나 향리에서나 규문(閨門) 주006)
규문(閨門):
집안에서 부녀자가 거처하는 곳.
에서도 이렇게 한다면,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화목하고,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삼물(三物) 주007)
삼물(三物):
백성에게 가르쳐야 할 세 가지 일. 곧 육덕(六德), 육행(六行), 육예(六藝)를 이름. 육덕은 ‘지(知), 인(仁), 성(聖), 의(義), 충(忠), 화(和)’이며, 육행은 ‘효도, 형제 우애, 친족 화목, 외척 친목, 친구의 믿음, 구휼’이며, 육예는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임.
의 교화(敎化)가 일어나고, 이남(二南) 주008)
이남(二南):
『시경(詩經)』 국풍(國風)의 소남(召南)과 주남(周南) 편을 말함. 소(召)는 중국 기산현(岐山縣)의 한 지명이며, 이 편에 전하는 노래는 소공(召公) 석(奭)이 다스리던 남방 제후(諸侯)의 나라에서 불리던 민요를 수록했는데, ‘작소(鵲巢)’ 이하 14편이 수록되었음. 주남 편은 ‘관저(關雎)’·‘갈담(葛覃)’·‘권이(卷耳)’ 등 11편으로 구성되었음.
의 풍화(風化)가 실행되며 드리워서, 이것이 천하의 법칙이 되고, 세워서 만대의 모범이 되는 것입니다.
공손히 제가 생각하건대, 전하께서는 효도는 백왕(百王) 주009)
백왕(百王):
온 임금. 모든 임금.
의 으뜸이요, 도통(道統) 주010)
도통(道統):
송(宋)나라 때의 유학자 주희(朱熹:1130~1200)가 주창한, 영구불변한 도(道:세계의 도리)의 전승자의 계보. 도는 영구불변으로서 역대의 성인(聖人)이 계승하여 내려왔다는 주장은 『상서(尙書)』의 「홍범(洪範)」편, 『논어(論語)』의 「요왈(堯曰)」편, 『중용(中庸)』 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당(唐)나라 한유(韓愈; 768~824)가 이를 맹자(孟子; BC372?~BC289?)에까지 미치게 하였으며, 이것을 계승한 주희가 상고(上古)의 신성(神聖)-요(堯)-순(舜)-우(禹)-탕(湯)-문왕(文王)과 무왕(武王)-공자(孔子)-안연(顔淵), 그리고 증자(曾子)-자사(子思)-맹자(孟子)-이정자(二程子; 정호·정이 형제) 등 계보를 설명, 정주학(程朱學)이 유학의 정통임을 주장하였음.
천성(千聖) 주011)
천성(千聖):
천 명의 성현. 모든 성현.
을 계승하여, 인륜(人倫)의 지극함을 밝히고, 서물(庶物) 주012)
서물(庶物):
여러 가지 온갖 물건.
품류(品類) 주013)
품류(品類):
물건(物件)의 갖가지 종류(種類).
도 살피시어 몸소 행하고, 마음에 얻은 이유를 미루어 때로는 민첩하게 하고, 날로 나아가는 공부에 힘쓰셨습니다. 정치는 반드시 옛 일을 스승으로 삼고, 모든 일도 반드시 옛 법을 따라서 하셨기 때문에, 백 가지 제도가 오직 곧게 되고, 여러 백성들이 믿고 마음을 합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전하께서는 대우(大禹) 주014)
대우(大禹):
중국 고대의 성왕(聖王)인 우왕(禹王)의 경칭(敬稱).
와 같으시어 자만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시고, 문왕(文王) 주015)
문왕(文王):
주(周)나라 무왕(武王)의 아버지. 은(殷)나라 주왕(紂王) 때 서백(西伯)이 되어 인자(仁慈)로써 백성을 다스렸음. 주왕이 폭역하므로 제후(諸侯)들이 모두 서백을 좇아 군주(君主)로 받들었음. 뒤에 그의 아들 무왕이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즉위하자 문왕(文王)이라 시호를 추증하였음.
처럼 보아도 못 본 듯이 칭찬하는 마음을 품어, 항상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들은 요순(堯舜) 주016)
요순(堯舜):
요임금과 순임금. 요임금은 중국 고대 전설상의 성제(聖帝). 오제(五帝)의 한사람. 백성이 잘 따라 평화로웠다고 하며, 순 역시 요의 뒤를 이어 선정(善政)을 베푼 임금임. 요순 두 임금은 서로 제왕의 자리를 사양하다가 왕위에 오른 뒤에는 태평성대를 이룬 제왕의 모범으로서 받들어지고 있음.
의 백성들처럼 만들지 못한 것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을 당우(唐虞) 주017)
당우(唐虞):
중국의 도당씨(陶唐氏)와 유우씨(有虞氏). 곧 요와 순의 시대를 함께 이르는 말로 중국 사상의 이상적 태평 시대로 치는 시대임.
의 시대처럼 만들지 못한 것도 나의 잘못이다.”라고 하셨고, 또 말씀하시기를, “아! 공손하지 못하고, 친절하지 못하니, 힘쓰기 바란다.”라고 하시며, 이에 교명(敎命) 주018)
교명(敎命):
임금이 훈유(訓諭)하는 명령. 또는 그 명령을 적은 글. 여기서는 앞의 윤음(綸音)을 가리킨다.
을 반포하셨습니다.
이것이 이내 우리 전하께서 신들에게 명하여 이 책을 윤색하게 한 것이고, 신들도 전하의 명을 받들어 상고해서 교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말한다면, 위로는 순결한 행실과 아름다운 절개를 싣고, 옆으로 높은 공열(功烈) 주019)
공열(功烈):
드높고 큰 공적.
과 거룩한 모범이 될 만한 일들을 채취하여, 글로 기록하고 그림으로 형용하며, 시(詩)로 읊고 찬(贊) 주020)
찬(贊):
인간의 훌륭함, 사물의 아름다움 등을 찬양하는 한문체의 글. 원래는 신명(神明)에게 바치는 글이었으나 후세에 변하여 잡찬(雜贊)·애찬(哀贊)·사찬(史贊) 등으로 나누어졌음. 잡찬은 인물·서화(書畵)·문장 등에 대한 찬으로 대표적인 예는 족자나 액자로 된 회화 속에 쓰여진 시(詩)·가(歌)·문장 등이 있고, 애찬이란 남의 죽음을 애도하고 고인의 덕을 찬양하는 글로서 한(漢)나라의 채옹(蔡邕)이 쓴 “의랑호공부인애찬(議郞胡公夫人哀贊)”은 유명함. 사찬이란 『사기(史記)』 『한서(漢書)』 등을 비롯한 역대 사서의 책 끝에 그 책에 수록된 인물에 대한 포폄(褒貶 : 칭찬함과 나무람)을 적은 것임. 우리나라도 예부터 많은 학자·지명인사들에 의한 여러 가지 찬이 전해짐.
으로 기려서, 필부(匹夫)와 필부(匹婦)들로 하여금 책을 펴서, 한 번만 눈으로 보아도 그 감동된 마음과 애절한 심정이 자연스럽게 생기도록 하였습니다. 신하로서는 충성하고, 자식으로서는 효도하고, 아내로서는 정조를 지키며,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하고, 친구를 친구로 대접한다는, 각자가 타고난 성품과 당연히 해야 할 직분을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사도(司徒) 주021)
사도(司徒):
중국의 관직명. 순임금 때에는 주(主)로 교육(敎育)만을 맡았으나, 주(周)나라 때에는 호구(戶口)·전토(田土)·재화(財貨)·교육(敎育)을 맡아보았음. 전한(前漢) 때에 대사도(大司徒)로 이름을 고치어, 대사마(大司馬)·대사공(大司空)과 아울러 삼공(三公)이라 했음.
전악(典樂) 주022)
전악(典樂):
음악을 맡은 관원. 조선시대 장악원에서 음악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정6품 잡직. 궁중에서 음악을 맡아보던 잡직으로, 임시로 봉급을 주기 위해 두었던 체아직(遞兒職) 녹관(祿官)이다. 이 중에 가장 우두머리였으므로 아래로 종6품 부전악·정7품 전율·종7품 부전율·정8품 전음·종8품 부전음·정9품 전성·종9품 부전성 모두를 거느렸음. 음악교육과 연습에 관한 일을 맡았으며, 정원은 1명이었고 영조 때에 1명을 더 늘려 2명이 되었음.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음악인인 악사(樂師)에게 주었으며, 그 아래에는 종6품 잡직인 부전악 2명을 두었고, 1명은 악사, 1명은 악생(樂生)이나 악공(樂工)을 임명했음.
의 소속이 깨우치거나, 가르쳐 주는 공력을 기다릴 것 없이, 어진 사람은 머리를 숙이고 여기에 따르게 되며, 어리석은 사람도 걸음을 빨리 하여 따라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 성조(聖祖) 주023)
성조(聖祖):
거룩한 조상. 곧 성인이나 성왕의 조상을 이름. 여기서는 세종 임금을 말함.
께서 처음으로 편집하라고 명하신 것이요, 전하께서도 계승하여 천명하신 것입니다. 이제 신들이 관려(管蠡) 주024)
관려(管蠡):
관규여측(管窺蠡測)의 준말. 대롱으로 엿보고 송곳이 가리키는 곳을 살핀다는 뜻으로, 작은 소견이나 자기 견해를 겸손하게 말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
같은 소견으로 어찌 그 중간에 한 말씀으로 찬사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다만 『상서(尙書)』 주025)
상서(尙書):
중국 전통 산문의 근원. 한대(漢代) 이전까지는 ‘서(書)’라고 불렸는데, 이후 유가사상의 지위가 상승됨에 따라 소중한 경전이라는 뜻을 포함시켜 한대(漢代)에는 『상서(尙書)』라 하였으며, 송대(宋代)에 와서 『서경(書經)』이라 부르게 되었음. 현재는 『상서』와 『서경』 두 명칭이 혼용되고 있으며, 우(虞), 하(夏), 상(商), 주(周) 시대의 역사적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음.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상서는 5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周) 당시의 원본이 아니라 위진남북조시대에 나온 위작(僞作)임. 상서는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로 인해 소실되어 전승과정이 복잡하고 진위(眞僞)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판본으로는 금문상서(今文尙書)와 고문상서(古文尙書)가 있음.
에 이르기를, “천서(天敍) 주026)
천서(天敍):
하늘에서 부여한 차서(次序). 즉 순서 있게 구분하여 벌여 나가는 관계.
도 법칙이 있는데, 우리 인간은 오전(五典) 주027)
오전(五典):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道理). 곧 부자(父子) 사이의 친애(親愛). 군신(君臣) 사이의 의리(義理), 부부(夫婦) 사이의 분별(分別), 장유(長幼) 사이의 차서(次序), 붕우(朋友) 사이의 신의(信義). 아버지는 의리(義理)로, 어머니는 자애(慈愛)로, 형은 우애(友愛)로, 아우는 공경(恭敬)으로, 자식은 효도(孝道)로 각각(各各) 대하여야 할 마땅한 길.
을 바로잡아야 하니, 이 오전을 도타이 하라. 천질(天秩) 주028)
천질(天秩):
하늘이 만물에 질서를 지어 줌. 또는 그 질서.
도 예(禮)가 있으니, 우리 인간도 오례(五禮) 주029)
오례(五禮):
나라에서 행하는 5가지 의례(儀禮). 대사(大祀) ·중사(中祀) ·소사(小祀) 등의 제사에 관한 길례(吉禮), 본국(本國) 및 이웃나라의 국상(國喪)이나 국장(國葬)에 관한 흉례(凶禮), 출정(出征) 및 반사(班師)에 관한 군례(軍禮), 국빈(國賓)을 맞이하고 보내는 빈례(賓禮), 즉위 ·책봉 ·국혼(國婚) ·사연(賜宴) ·노부(鹵簿) 등에 관한 가례(嘉禮) 등을 말함.
를 써야 할 것인바, 이 오례를 떳떳이 하라. 다 같이 공경한 마음으로 협력하여, 융화를 이루어 착하게 하라.” 했고, 또 『주역(周易)』 주030)
주역(周易):
유교 경전으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짐. 공자가 극히 진중하게 여겨 받들고 주희(朱熹)가 ‘역경(易經)’이라 이름하여 숭상한 이래로 『주역』은 오경의 으뜸으로 손꼽히게 되었음. 『주역』은 상경(上經)·하경(下經) 및 십익(十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십익은 단전(彖傳) 상하, 상전(象傳) 상하, 계사전(繫辭傳) 상하, 문언전(文言傳)·설괘전(說卦傳)·서괘전(序卦傳)·잡괘전(雜卦傳) 등 10편을 말함.
계사(繫辭) 주031)
계사(繫辭):
괘사(卦辭)와 효사(爻辭)를 통틀어 이르는 말. 점술가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역』은 8괘(八卦)와, 그것을 결합한 64괘, 그리고 각 괘의 길흉을 서술한 괘사(卦辭), 각 괘를 이루는 여섯 개의 효를 설명한 효사(爻辭)가 중심이 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괘사와 효사를 합친 것을 계사(繫辭)라고 함.
에서 말하기를, “그 기회와 변통을 보아 법과 예를 행하라. 미루어 행하는 것은 도(道)에 있으며, 말을 아니해도 믿게 되는 것은 덕과 행동에 있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백성은 요순의 백성이요, 이 세상도 당우(唐虞)의 세상입니다. 당우의 교화를 이 세상에 행함과 동시에 요순의 정치가 이 백성에게 미치게 된 것은 전하께서 모든 정치를 하실 때마다 요순과 당우에 부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이 감히 이러한 사연을 써서, 궐내(闕內)에 계실 때일지라도 항상 경계하시는 자료가 될까 하여, 삼가 갖추어 씁니다.
이 해(1797) 맹하(孟夏) 주032)
맹하(孟夏):
초여름(이른 여름). 음력 4월을 달리 이르는 말.
가선대부 행승정원 좌승지 겸 경연참찬관 춘추관수찬관 규장각직제학 지제교 신 이만수(李晩秀)는 교명을 받들고 삼가 서(序)를 씁니다.
Ⓒ 역자 | 성낙수 / 2016년 11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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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정사(丁巳)년 정월:윤음을 내린 날을, ‘上之二十有一年丁巳月正元日’이라고 적고 있는데, ‘정사년 정월 초하루[丁巳正月元日]’이라고 해야 맞으니, 한자의 순서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실록에는, ‘丁巳二十一年春正月壬寅朔’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주002)
사관혼의(士冠婚儀):동자(童子)가 직분을 받아 사(士)의 지위에 있으면, 나이 20세에 관례를 치르는 일과 혼례를 치르는 일.
주003)
탄고(誕誥):교서(敎書)를 반포함. 여기서는 앞에 실린 윤음 즉, 「어제양로무농반행소학오륜행실향음주례향약윤음(御製養老務農頒行小學五倫行實鄕飮酒禮鄕約綸音)」을 반포하였다는 말이다.
주004)
세종[英陵]:영릉(英陵)은 세종(世宗)의 능호임. 세종을 말함.
주005)
이만수(李晩秀):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성중(成仲), 호는 극옹(屐翁)·극원(屐園). 정신(正臣)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철보(喆輔)이고, 아버지는 좌의정 복원(福源)이며, 어머니는 안수곤(安壽坤)의 딸임. 1783년(정조 7) 사마시에 합격하고 음보(蔭補)로 부사과를 지냈으며, 1789년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음. 이어 직각이 되고 도당록(都堂錄; 홍문관의 수찬(修撰)․교리(校理) 등을 선발하기 위해 작성한 의정부의 제2차 추천기록)에 등록되었음. 1795년 대사성으로 규장각 제학을 겸했으며, 이듬해 정리자(整理字) 만드는 일을 감독하였고, 이듬해 대사간에 이어 1799년 대사성으로 우유선(右諭善)을 겸했고, 1800년 제조․예조판서․검교직제학․이조판서 등을 차례로 지냈으며, 이어 공조판서를 거쳐, 순조가 즉위한 뒤 수원부유수가 되어 화령전(華寧殿)을 완성한 공으로 품계가 숭정대부(崇政大夫)에 올랐음.
주006)
규문(閨門):집안에서 부녀자가 거처하는 곳.
주007)
삼물(三物):백성에게 가르쳐야 할 세 가지 일. 곧 육덕(六德), 육행(六行), 육예(六藝)를 이름. 육덕은 ‘지(知), 인(仁), 성(聖), 의(義), 충(忠), 화(和)’이며, 육행은 ‘효도, 형제 우애, 친족 화목, 외척 친목, 친구의 믿음, 구휼’이며, 육예는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임.
주008)
이남(二南):『시경(詩經)』 국풍(國風)의 소남(召南)과 주남(周南) 편을 말함. 소(召)는 중국 기산현(岐山縣)의 한 지명이며, 이 편에 전하는 노래는 소공(召公) 석(奭)이 다스리던 남방 제후(諸侯)의 나라에서 불리던 민요를 수록했는데, ‘작소(鵲巢)’ 이하 14편이 수록되었음. 주남 편은 ‘관저(關雎)’·‘갈담(葛覃)’·‘권이(卷耳)’ 등 11편으로 구성되었음.
주009)
백왕(百王):온 임금. 모든 임금.
주010)
도통(道統):송(宋)나라 때의 유학자 주희(朱熹:1130~1200)가 주창한, 영구불변한 도(道:세계의 도리)의 전승자의 계보. 도는 영구불변으로서 역대의 성인(聖人)이 계승하여 내려왔다는 주장은 『상서(尙書)』의 「홍범(洪範)」편, 『논어(論語)』의 「요왈(堯曰)」편, 『중용(中庸)』 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당(唐)나라 한유(韓愈; 768~824)가 이를 맹자(孟子; BC372?~BC289?)에까지 미치게 하였으며, 이것을 계승한 주희가 상고(上古)의 신성(神聖)-요(堯)-순(舜)-우(禹)-탕(湯)-문왕(文王)과 무왕(武王)-공자(孔子)-안연(顔淵), 그리고 증자(曾子)-자사(子思)-맹자(孟子)-이정자(二程子; 정호·정이 형제) 등 계보를 설명, 정주학(程朱學)이 유학의 정통임을 주장하였음.
주011)
천성(千聖):천 명의 성현. 모든 성현.
주012)
서물(庶物):여러 가지 온갖 물건.
주013)
품류(品類):물건(物件)의 갖가지 종류(種類).
주014)
대우(大禹):중국 고대의 성왕(聖王)인 우왕(禹王)의 경칭(敬稱).
주015)
문왕(文王):주(周)나라 무왕(武王)의 아버지. 은(殷)나라 주왕(紂王) 때 서백(西伯)이 되어 인자(仁慈)로써 백성을 다스렸음. 주왕이 폭역하므로 제후(諸侯)들이 모두 서백을 좇아 군주(君主)로 받들었음. 뒤에 그의 아들 무왕이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즉위하자 문왕(文王)이라 시호를 추증하였음.
주016)
요순(堯舜):요임금과 순임금. 요임금은 중국 고대 전설상의 성제(聖帝). 오제(五帝)의 한사람. 백성이 잘 따라 평화로웠다고 하며, 순 역시 요의 뒤를 이어 선정(善政)을 베푼 임금임. 요순 두 임금은 서로 제왕의 자리를 사양하다가 왕위에 오른 뒤에는 태평성대를 이룬 제왕의 모범으로서 받들어지고 있음.
주017)
당우(唐虞):중국의 도당씨(陶唐氏)와 유우씨(有虞氏). 곧 요와 순의 시대를 함께 이르는 말로 중국 사상의 이상적 태평 시대로 치는 시대임.
주018)
교명(敎命):임금이 훈유(訓諭)하는 명령. 또는 그 명령을 적은 글. 여기서는 앞의 윤음(綸音)을 가리킨다.
주019)
공열(功烈):드높고 큰 공적.
주020)
찬(贊):인간의 훌륭함, 사물의 아름다움 등을 찬양하는 한문체의 글. 원래는 신명(神明)에게 바치는 글이었으나 후세에 변하여 잡찬(雜贊)·애찬(哀贊)·사찬(史贊) 등으로 나누어졌음. 잡찬은 인물·서화(書畵)·문장 등에 대한 찬으로 대표적인 예는 족자나 액자로 된 회화 속에 쓰여진 시(詩)·가(歌)·문장 등이 있고, 애찬이란 남의 죽음을 애도하고 고인의 덕을 찬양하는 글로서 한(漢)나라의 채옹(蔡邕)이 쓴 “의랑호공부인애찬(議郞胡公夫人哀贊)”은 유명함. 사찬이란 『사기(史記)』 『한서(漢書)』 등을 비롯한 역대 사서의 책 끝에 그 책에 수록된 인물에 대한 포폄(褒貶 : 칭찬함과 나무람)을 적은 것임. 우리나라도 예부터 많은 학자·지명인사들에 의한 여러 가지 찬이 전해짐.
주021)
사도(司徒):중국의 관직명. 순임금 때에는 주(主)로 교육(敎育)만을 맡았으나, 주(周)나라 때에는 호구(戶口)·전토(田土)·재화(財貨)·교육(敎育)을 맡아보았음. 전한(前漢) 때에 대사도(大司徒)로 이름을 고치어, 대사마(大司馬)·대사공(大司空)과 아울러 삼공(三公)이라 했음.
주022)
전악(典樂):음악을 맡은 관원. 조선시대 장악원에서 음악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정6품 잡직. 궁중에서 음악을 맡아보던 잡직으로, 임시로 봉급을 주기 위해 두었던 체아직(遞兒職) 녹관(祿官)이다. 이 중에 가장 우두머리였으므로 아래로 종6품 부전악·정7품 전율·종7품 부전율·정8품 전음·종8품 부전음·정9품 전성·종9품 부전성 모두를 거느렸음. 음악교육과 연습에 관한 일을 맡았으며, 정원은 1명이었고 영조 때에 1명을 더 늘려 2명이 되었음.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음악인인 악사(樂師)에게 주었으며, 그 아래에는 종6품 잡직인 부전악 2명을 두었고, 1명은 악사, 1명은 악생(樂生)이나 악공(樂工)을 임명했음.
주023)
성조(聖祖):거룩한 조상. 곧 성인이나 성왕의 조상을 이름. 여기서는 세종 임금을 말함.
주024)
관려(管蠡):관규여측(管窺蠡測)의 준말. 대롱으로 엿보고 송곳이 가리키는 곳을 살핀다는 뜻으로, 작은 소견이나 자기 견해를 겸손하게 말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
주025)
상서(尙書):중국 전통 산문의 근원. 한대(漢代) 이전까지는 ‘서(書)’라고 불렸는데, 이후 유가사상의 지위가 상승됨에 따라 소중한 경전이라는 뜻을 포함시켜 한대(漢代)에는 『상서(尙書)』라 하였으며, 송대(宋代)에 와서 『서경(書經)』이라 부르게 되었음. 현재는 『상서』와 『서경』 두 명칭이 혼용되고 있으며, 우(虞), 하(夏), 상(商), 주(周) 시대의 역사적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음.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상서는 5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周) 당시의 원본이 아니라 위진남북조시대에 나온 위작(僞作)임. 상서는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로 인해 소실되어 전승과정이 복잡하고 진위(眞僞)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판본으로는 금문상서(今文尙書)와 고문상서(古文尙書)가 있음.
주026)
천서(天敍):하늘에서 부여한 차서(次序). 즉 순서 있게 구분하여 벌여 나가는 관계.
주027)
오전(五典):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道理). 곧 부자(父子) 사이의 친애(親愛). 군신(君臣) 사이의 의리(義理), 부부(夫婦) 사이의 분별(分別), 장유(長幼) 사이의 차서(次序), 붕우(朋友) 사이의 신의(信義). 아버지는 의리(義理)로, 어머니는 자애(慈愛)로, 형은 우애(友愛)로, 아우는 공경(恭敬)으로, 자식은 효도(孝道)로 각각(各各) 대하여야 할 마땅한 길.
주028)
천질(天秩):하늘이 만물에 질서를 지어 줌. 또는 그 질서.
주029)
오례(五禮):나라에서 행하는 5가지 의례(儀禮). 대사(大祀) ·중사(中祀) ·소사(小祀) 등의 제사에 관한 길례(吉禮), 본국(本國) 및 이웃나라의 국상(國喪)이나 국장(國葬)에 관한 흉례(凶禮), 출정(出征) 및 반사(班師)에 관한 군례(軍禮), 국빈(國賓)을 맞이하고 보내는 빈례(賓禮), 즉위 ·책봉 ·국혼(國婚) ·사연(賜宴) ·노부(鹵簿) 등에 관한 가례(嘉禮) 등을 말함.
주030)
주역(周易):유교 경전으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짐. 공자가 극히 진중하게 여겨 받들고 주희(朱熹)가 ‘역경(易經)’이라 이름하여 숭상한 이래로 『주역』은 오경의 으뜸으로 손꼽히게 되었음. 『주역』은 상경(上經)·하경(下經) 및 십익(十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십익은 단전(彖傳) 상하, 상전(象傳) 상하, 계사전(繫辭傳) 상하, 문언전(文言傳)·설괘전(說卦傳)·서괘전(序卦傳)·잡괘전(雜卦傳) 등 10편을 말함.
주031)
계사(繫辭):괘사(卦辭)와 효사(爻辭)를 통틀어 이르는 말. 점술가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역』은 8괘(八卦)와, 그것을 결합한 64괘, 그리고 각 괘의 길흉을 서술한 괘사(卦辭), 각 괘를 이루는 여섯 개의 효를 설명한 효사(爻辭)가 중심이 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괘사와 효사를 합친 것을 계사(繫辭)라고 함.
주032)
맹하(孟夏):초여름(이른 여름). 음력 4월을 달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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