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다 호믄
욷사 주001) 욷사: 윗사람. ‘웃사’의 ㅅ말음이 ㄷ으로 혼용된 표기이다. 바로 다음인 하:18ㄱ-3행에서는 ‘웃사’으로 나온다.
이 아래사을 에엿비 녀기단 마리니 웃사이 만일 랑티
아니면 주002) 아니면: 아니-[不]+-면(종속적 연결어미). 아니하면. 중세 국어에서 부정(否定)을 나타내는 보조 용언 ‘아니-’에 모음이나 유성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제외)가 연결되면 수의적으로 ‘--’가 탈락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여기서도 ‘아니면 → 아니면’이 되었다.
모 아래사이
울얼 배 주003) 울얼 배: 울얼-[仰]+-ㄹ(관형사형 어미)+바(所, 의존 명사)+-ㅣ(주격 조사). 우러르는 바가. 15세기 문헌에는 어간이 ‘울월-’로 나타난다.
업서 노픈
남기 주004) 남기: 나모[木]+-ㅣ(주격 조사). 나무가. 중세 국어에서 명사 ‘나모’에 모음의 조사가 연결되면 명사의 형태가 특수한 형태로 교체된다. 즉, ‘나모’에 모음의 조사가 붙으면 말음 ㅗ가 탈락하고 기원을 알 수 없는 ㄱ이 첨가되어 ‘나모’는 ‘’의 형태로 교체된다. 그리하여 격조사 ‘-이, -, -, -로 …’ 등이 ‘나모’에 연결되면 각각 ‘남기, 남, 남, 남로’와 같은 형태로 된다. 다만 모음의 조사라도 접속 조사 ‘-와’ 앞에서는 이러한 교체가 일어나지 않고 ‘나모와’가 되어 ‘나모’의 형태를 유지한다. 즉, 휴지(休止)나 자음 앞에서는 ‘나모’ 그대로이지만 모음의 격조사(‘-와’ 제외) 앞에서는 ‘’으로 교체되었다. 이와 같은 교체를 보이는 명사에는 ‘구무/, 녀느/, 불무/붊’ 등이 있다.
섯긔매 주005) 섯긔매: 성기매[踈].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부터 ‘성긔-’의 형태가 등장한다. ‘섯긔-’는 그 뒤 15세기 후반에 가서 처음 나타난다. ¶성긘 그므레 여도 디 아니며(법화경 언해 3:56ㄱ).
새
븟디 주006) 븟디: 븓-[附]+-[走]+-디(보조적 연결어미). 들러붙지. ‘븓다’가 말음에서의 ㅅ, ㄷ이 서로 혼용됨으로써 ‘븟다’로 되었다.
아니며 못므리
여외매 주007) 여외매: 마르면[渴].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여위-’로 나타난다. ¶渴 믈 여윌 씨라(능엄경 언해 9:71ㄴ).
고기 초이기 어려옴 니 이러고 효도로
호미 주008) 호미: -[責]+-오-(삽입모음)+-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꾸짖음이. 나무라기가.
어렵디 아니냐 그러므로 사이 親친며 踈소니 잇고 은혜 다며
等등 주009) ㅣ 이시니
姑고息식 주010) 고식(姑息):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아니하고 임시변통으로 하는 방식.
으로
【姑고息식은 안즉 주011) 안즉고 그 주012) 그: 그-[誤]+-ㄴ(관형사형 어미). 그릇된. 잘못된. 옳지 못한.
일도 고티디 아니탄 주013) 아니탄: 아니-[不]+-다(평서법 종결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아니한다는.
마리라】 랑
여훈언해 하:18ㄴ
을 삼디 말며
溺닉愛 주014) 익애(溺愛): 닉. 흠뻑 빠져 심히 사랑함.
로
【溺닉愛 랑애 너모 디단 주015) 마리라】 德덕을
삼디 말오 주016) 삼디 말오: 삼지 말고. 중세 국어에서 어간 말음이 ㄹ이거나 j일 경우에 그 다음에 오는 어미의 두음 ㄱ은 탈락하였다. 그러나 이 현상은 16세기 후반에 사라져 그 이후로는 ㄹ과 j 아래에서도 ㄱ은 유지되었다. 이 책에서도 ㄱ탈락 현상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수명을 다한 지가 오래된 ㄱ탈락의 예가 여기에 유일하게 남아 있다.
반시 道도로 치며 禮녜로 치고 그
치워며 주017) 더워호믈
셰 주018) 셰: 자세히. 15세기에는 부사의 형태가 ‘仔細히’로 나타나다가 15세기 후반에는 ‘셔히’가 새로 등장하였다. 그 후 16세기에 들면서는 부사로서 ‘셰히’ ‘셔히’에 ‘셰’가 더 추가되었다.
아라 치워거든 오스로 주어 여곰 그 덥고져 願원을
일오고 주019) 그
주으려 주020) 주으려: 주으리-[飢]+-어(연결어미). 굶주려.
며 블러홈을 펴 주으려 거바브로 더야 여곰 그 브르고져 願원을 일오고 병이 잇거 湯탕藥약으로 주고 힘이 疲피로거 安안逸일로 위로디니 그런고로
바기 주021) 박: 단맛의 박. ‘박’은 감호(甘瓠)를 말하는데, 감호(甘瓠)는 박이 익어서 박속을 먹을 수 있는 박을 가리킨다.
구븐 남긔
여훈언해 하:19ㄱ
너출고 주022) 너출고: 너출-[蔓]+-고(대등적 연결어미). 넌출지고. 뻗치고. 치렁치렁 늘어지고. 여기서 ‘너출-’은 동사 어간이지만 한편으로 이는 명사로서의 용법도 가진다. ¶퍼뎟 너추리 모 횟돌앳도다(초간 두시언해 15:8ㄱ). 이와 같이 동사의 어간과 명사가 서로 일치하는 예를 중세 국어에서 제법 볼 수 있다. ‘/-[腹], 빗/빗-[梳], /-[帶], 신/신-[鞋], 품/품-[懷]’ 등.
모
리 주023) 리: 플[草]+-이(주격 조사). 풀이. ‘플’을 ‘’로 적고 있는데, 15세기 국어나 그 이후의 국어에서 ᄪᅠ의 병서자가 쓰인 일은 없다.
기 못애 繁번셩니 엇디 모 아 랑야 치 아래 順슌티 아니미 이시리오 그러나 우희
인 주024) 인: 잇-[有]+-(관형사형 어미). 있는. ‘인’은 자음동화가 일어난 대로 표기한 것이다.
사이
맛당히 주025) 맛당히: 마땅히. 그 다음 행에는 ‘맛히’로 표기하고 있다.
宜의臼구 주026) 의구(宜臼): 주(周)나라의 제12대 천자인 폭군 유왕(幽王. 재위: 기원전 782년~771년)이 태자인 의구(宜臼)를 폐한 사건이 있다. 당시 유왕은 애첩인 포사(褒姒)에게 깊이 빠져 있었는데, 그녀가 자신이 낳은 아들인 백복(伯服)을 태자로 삼고자 했다. 이렇게 되자 태자 의구(宜臼)는 외가인 신(申)나라의 제후에게로 몸을 피해 달아났다. 이에 유왕이 신나라를 정벌했고, 화가 난 신나라의 제후는 유목 민족인 견융(犬戎)을 끌어들여 유왕에 대항하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유왕(幽王)은 유목 민족인 견융(犬戎)의 침입을 받게 되고, 결국은 견융족(犬戎族)의 손에 살해되고 만다. 평소 말을 쉽게 하고 행동을 가볍게 한 유왕(幽王)의 군자답지 못함이 유목 민족에게 참살당하는 끔찍한 사건을 초래한 것이다. 유왕(幽王)이 견융 족에게 참살당한 후 의구(宜臼)가 천자의 자리에 올라 평왕(平王. 재위 기원전 771년~720년)이 되었는데, 평왕은 더 이상 도읍지인 호경(鎬京)을 지키지 못하고, 기원전 770년에 동쪽의 낙읍(洛邑. 낙양)으로 도읍지를 옮기게 된다. 이때부터 주(周)나라의 국력과 천자의 권력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더 이상 제후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제후들의 세상인 춘추시대(春秋時代)가 시작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유왕(幽王)의 군자답지 못한 처신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宜의臼구 幽유王왕의 太태子ㅣ라】 볼디오 아래 인 사이 맛이
佰奇긔 주027) 백기(伯奇): 기. 주(周)나라의 어진 재상인 윤길보(尹吉甫)의 아들. 유향(劉向)의 『열녀전(列女傳)』에는 ‘윤길보의 아들 백기는 지극히 효성스러워 계모를 잘 섬겼으나 계모가 백기를 모함하여 죽이기 위해 벌을 잡아 독침을 뽑고 치마에 매어달았는데, 백기가 보고 다가가서 떨어버리려 하자 계모는 이를 두고 백기가 내 옷을 벗기려 한다 하니 길보가 드디어 의심하였다. 이로써 백기는 마침내 자살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佰奇긔 尹윤吉길甫(보)의 아리라 주028) 아리라: 아[子]+-이라(서술격 조사). 아들이다.
】 효측 주029) 디니 진실로 랑 이 이시면
뵈야로 주030) 어딘 겨집이 되여 일호미 當당時시예 드리오며
경 주031) 경: 경(慶事)+-ㅣ(주격 조사). 기쁜 일이.
훋손 주032) 훋손: 후(後)+ㅅ(사이시옷)+손(子孫). 후의 자손. 후손(後孫). ㅅ, ㄷ의 혼용으로 사이시옷을 ㄷ으로 표기하였다.
애 흐니라 다 모
아리 주033) 아리: 아[兒]+-(복수 접미사)+-이(주격 조사). 아이들이. 복수 접미사 ‘-’은 원래 ㅎ종성을 가진 ‘-ㅎ’이었으나 여기서는 ㅎ종성이 소실되었다.
愚우頑완니 주034) 우완(愚頑)니: 우완-[愚頑]+-ㄴ(관형사형 어미)+이(人, 의존 명사)+ø(zero 주격 조사). 어리석고 완고한 사람이.
만코 주035) 良냥善션니 주036) 양선(良善)니: 냥션니. 어질고 착한 사람이.
쟈여훈언해 하:19ㄴ
그니 주037) 여곰 時시時시로 치디 아니면
두리건댄 주038) 두리건댄: 두리-[恐]+-건댄(종속적 연결어미). 두려워하건댄.
게으 을 내여 즐겨 힘을 그 웃사을 셤기디 아닐디니 만일 웃사이 姑고息식면 아랫사이
허므리 주039) 허므리: 허믈[失]+-이(주격 조사). 허물이. 잘못 저지른 실수.
날로 만야
도혀 주040) 도혀: 도리어. 15세기에는 ‘도’로 표기되었다.
랑티 아니미 될디니라 이러모로
常샹常샹애 주041) 戒계야 쳐 오
새배 주042) 며
어으름 주043) 어으름: 어스럼. 조금 어둑한 상태. 중세 국어에서는 ‘어름’으로 나타난다.
에 브즈런며 삼가 일을 자바 호매 공경호믈 두어 감히 욷사의
왼 주044) 왼: 외-[非]+-ㄴ(관형사형 어미). 옳지 않은.
일 니디 말며 감히 웃사의 이 의논티 말아
孝효悌뎨 주045) 효제(孝悌): 효뎨.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에 대한 우애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의 道도 두터이
여훈언해 하:20ㄱ
며 仁인義의 이 두터이 고 가히 술먹기 너모 넘게 말며 가히
이 내여 주046) 法법을
어그릇디 주047) 어그릇디: 어그릋-[違]+-디(보조적 형결어미). 어기지.
말며 可가히
悖패逆역 주048) 패역(悖逆): 도리에 어긋나고 순리를 거스름.
야 몸을
닏디 주049) 닏디: 닞-[忘]+-디(보조적 연결어미). 잊지. ‘닛디’로 표기해야 하나 말음 ㅅ, ㄷ의 혼용으로 ‘닏디’로 표기한 것이다. 언해문에 나타난 ‘몸을 닏디’란 표현은 ‘망신(忘身)’을 번역한 말인데, 이는 자신의 직분을 잊고 잿밥에 눈이 팔려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자신의 인생을 망친다는 뜻이다.
말라 디니 그러티 아니면 하히 반시 禍화로 리와 목수미
일 주050) 그처디며 주051) 그처디며: 끊어지며. ‘긏다’[斷]와 ‘디다’[落]의 합성동사이다.
몸이 편안티
아녀 주052) 지비
昌챵熾치 주053) 티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