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효경언해

  • 역주 효경언해
  • 전(傳) 14장
  • 제13장(고문 제20장) 간쟁(諫諍)
메뉴닫기 메뉴열기

제13장(고문 제20장) 간쟁(諫諍)


曾증子ㅣ 曰왈 若약夫부慈愛恭공敬경과 安안親친揚양名명은 參이 聞문命명矣의어니와 敢감問문從죵父부之지令령이 可가謂위孝효乎호ㅣ잇가

曾증子ㅣ 샤 주001)
증자(曾子)ㅣ 샤:
증자가 말씀하시되. 이는 증자가 공자께 여쭌 것이다. ‘曾증子ㅣ’의 ‘-ㅣ’는 윗 음절의 받침이 없고 ‘ㅣ’를 제외한 다름 모음으로 끝이 날 때 통합되는 주격 조사 ‘-이’의 이형이다. 주격조사 ‘-이’가 모음으로 끝난 말 뒤에 쓰이던 딴이(ㅣ)의 모습이다. 중세 국어 시기의 주격 조사에는 ‘-이/-ㅣ/-∅’가 있었다. 이들은 선행 체언의 음운 환경에 따라 상보적으로 쓰였다. 대왕이, 아들이, 친홈이에서처럼 자음 뒤에서는 ‘-이’가 쓰였고, ‘선조ㅣ’ 같이 모음 뒤에서는 ‘-ㅣ’가 쓰였다. -ㅣ모음 뒤에서는 ‘새’에서처럼 ‘∅’가 실현되었다. 근대 국어 시기에는 16세기 중엽에 등장한 새로운 주격 조사 ‘-가’가 쓰이기 시작했다. ‘-가’는 배가 에서와 같이 모음 뒤에서 쓰였다. 긔력이 와 같이 자음 뒤에서 -이가 쓰이는 것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주격조사의 선행음절이 ‘-ㅣ’모음으로 끝나는 경우는, 주격 조사 ‘∅’가 쓰임을 통해 -가의 쓰임이 완전히 자리 잡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주격조사 ‘-가’는 근대 국어 시기를 거치면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현대 국어에서는 선행 체언이 자음일 때 ‘-이’가, 모음일 때는 ‘-가’가 주격 조사로 쓰이고 있다. 증자(曾子)의 자는 자여(子輿)이며 공자의 문하생이다. 『대학』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대학』은 『예기』의 한 부분이며 4서 가운데 하나로, 그는 여기에서 유가의 덕목인 충(忠)과 서(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가에서 강조하는 효를 재확립하는 데 힘썼는데, ‘어버이를 기리고, 어버이를 등한시하지 않으며, 어버이를 부양한다’고 하여 효를 세 단계로 들었다.
만일 랑기와 공경기와 어버이를 편안시게 홈과 일홈을 베프기 參이 命명을 듣왓거니 주002)
명(命)을 듣왓거니:
명령을 받들었거니. ‘듣왓거니’의 기본형은 ‘듣다’이고 여기에 객체 존대 겸양 선어말어미 ‘--’의 변이형인 ‘-오-’가 오고 다시 과거시제 선어말어미 ‘-앗-’이, 다시 객체존대 겸양 선어말어미 ‘--’이 오고, 다시 양보의 방임형 연결어미 ‘-거니’가 통합되어 쓰인 형태다. 경어법에는 어휘 경어와 문법 경어가 있다. 중세국어에서의 어휘적 경어법의 겸양법도 ‘뫼시다, 드리다, 진지, 계시다’ 등과 같이 어휘 자체가 겸양을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을 존중하는 경어표현이다. 여기 겸양법은 그것이 사용될 상황이 되면 동사 어간에 ‘--, --, --’ 등의 선어말어미를 통합시킴으로써 경의를 드러냈다. 동사 어간의 끝자음이 ㄷ, ㅈ, ㅊ 등일 때에는 ‘--’, 그 말음이 ㄹ이나 모음일 때에는 ‘--’, 그 밖의 환경일 때에는 ‘--’이 통합된다. ‘--’등의 받침은 모음 앞에서 ㅸ-으로 적힌다. ㅸ이 사라진 단계로오면 ‘-오-/-우-’로 적힌다. 아직도 그런 화석화 된 형태가 쓰임을 알 수 있다.
와 敢감히 묻노니 아븨 令령을 조츰이 주003)
조츰이:
좇음이. 따름이. 어기지 않고 복종함이.
可가히 孝효

23ㄱ

ㅣ라 니리잇가

〈전(傳) 제13장 간쟁(諫諍)〉
증자가 〈공자께〉 말씀하기를, 사랑하는 것과 공경함과 어버이를 편안하게 하는 것과 이름을 떨치는 것은 제가(삼이) 명을 들었사오나 감히 묻자오니 아비의 명령을 따르기만 한다면 가히 효라고 이를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子ㅣ 曰왈 是시何하言언與여오 是시何하言언與여오 昔셕者쟈애 天텬子ㅣ 有유爭臣신七칠人인이면 雖슈無무道도ㅣ나 不블失실其기天텬下하고 諸졔侯후ㅣ 有유爭臣신五오人인이면 雖슈無무道도ㅣ나 不블失실其기國국고 大대夫부ㅣ 有유爭臣신三삼人인이면 雖슈無무道도ㅣ나 不블失실其기家가고 士ㅣ 有유爭友우면 則즉身신不블離리於어令령名명고 父부ㅣ 有유爭子면 則즉身신不블陷함於어

23ㄴ

不블義의니 故고로 當당不블義의얀 則즉 子不블可가以이不블爭於어父부ㅣ며 臣신不블可가以이不불爭於어君군이라 故고로 當당不블義의則즉爭之지니 從죵父부之지令령이 又우焉언得득爲위孝효乎호ㅣ리오

子ㅣ 샤 이 엇딘 말고 주004)
이 엇딘 말고:
이 어찌 된 말인가. 이 무슨 말인가. 당치않음을 강조하는 말투임. ‘엇딘’의 단독형은 ‘엇디’이고 여기에 ‘-이다’의 관형사형 어말어미 ‘-ㄴ’이 통합되고 줄어든 형이다. 연철과 구개음화, 경음화를 겪으면서 ‘엇디〉어〉어띠〉어찌’로 소리가 변하였다. 구개음화 현상은 국어사로 볼 때 경상도와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어에서부터 먼저 시작하여 북부지역어로 번져 나아간 발음경제에 따른 소리의 달라짐이다. 한편 경음화는 ㄱ·ㄷ·ㅂ·ㅅ·ㅈ과 같은 평음이 ㄲ·ㄸ·ㅃ·ㅆ·ㅉ과 같은 된소리, 즉 경음으로 바뀌는 소리의 변동 현상을 이른다. 첫 음절머리에서의 경음화는 특별한 이유 없이 소리가 되게 나므로 이를 무조건 변화라 한다. 하지만 제 2음절 이하에서는 그렇지 않다. 경음화는 일종의 강음화현상이다. 변하는 그 갈래는 다양하다. 받침소리 7개(ㄱ·ㄷ·ㅂ·ㄴ·ㄹ·ㅁ·ㅇ) 중 ㄱ·ㄷ·ㅂ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책방[책빵]·짚신[집씬]). 이것은 ㄱ·ㄷ·ㅂ 뒤에서 평음을 이어서 발음할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음운현상이다. 나머지 경음화는 그렇지 않다.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 끝소리가 ㄴ·ㅁ과 같은 비음일 때는 그 뒤에서 어미의 첫소리가 경음화된다(안고[안꼬]·담다가[담따가]). 그런데 피동형이나 사동형에서는 피동·사동 접미사 ‘-기’가 ‘끼’로 경음화되지 않는다(안기다[피동형-사동형, 안끼다×]·남기다[사동형, 남끼다×]). 관형형어미 ‘-(으)ㄹ’ 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올 사람[올싸람], 올듯말듯[올뜻말뜻], 먹을 것[먹을껏], 빨대[빨때]). ‘곧 갈게, 갈지도 모른다, 갈수록 태산’에 나타나는 어미 ‘-(으)ㄹ게·(으)ㄹ지·(으)ㄹ수록’이 ‘-(으)ㄹ께·(으)ㄹ찌·(으)ㄹ쑤록’ 으로 발음되는 것도 ‘-(으)ㄹ’이 경음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의문형 어미 ‘-(으)ㄹ까’도 ‘-(으)ㄴ가’에 나타나는 ‘-가’가 ‘-(으)ㄹ’ 뒤에서 경음화되어 생긴 것이다.
이 엇딘 말고 녜 天텬子ㅣ 주005)
천자(天子)ㅣ:
천자가. 모음으로 끝이 나는 음절 뒤에 붙는 주격조사 ‘-이’에서 따온 딴이 ‘-ㅣ’가 통합된 형이다. 주격조사 ‘-이’가 모음으로 끝난 말 뒤에 쓰이던 딴이(ㅣ)의 모습이다. 중세 국어 시기의 주격 조사에는 ‘-이/-ㅣ/-∅’가 있었다. 이들은 선행 체언의 음운 환경에 따라 상보적으로 쓰였다. 여기 천자란 중국 왕조시대의 통치자의 별다른 부름말이다. 하느님인 천제(天帝)의 아들로서 천제를 대신하여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주공 단(旦)에서 말미암은 천명사상(天命思想)에서 시작된 부름말로, 진(秦)나라 때는 신격화된 군주로서의 황제라는 부름말이 쓰였다. 그러다 한나라 때 유가사상이 퍼지면서 황제와 동등한 정식 이름으로써 다시 살려 청나라의 말엽까지 사용되었다. 천지의 신들에게 제사 지낼 때와 외국 군주와의 교섭 등에서 주로 쓰였다.
토 신하 닐굽 사을 두면 비록 道도ㅣ 업스나 그 天텬下하를 일티 아니고 諸졔侯후ㅣ 토 신하 다 사을 두면 비록 道도ㅣ 업스나 그 나라 일티 아니고

24ㄱ

태위 토 신하 세 사을 두면 비록 道도ㅣ 업스나 그 집을 일티 아니고 士ㅣ 토 벋을 두면 몸이 어딘 일홈에 나디 아니고 아비 토 아을 두면 몸이 올티 아니  디디 아니니 故고로 올티 아니  當당야 아이 可가히 아븨게 토디 아니티 몯 거시며 신해 可가히 님금 토디 아니티 몯 거시라 故고로 올티 아니  當당면 토니 아븨 令령을 조츰이  엇디 시러곰 孝효ㅣ 되리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삼아!〉 이 무슨 말인가, 이 무슨 말인가? 옛날 천자는 바른말 하는 신하 일곱 사람을 두면 비록 〈자신이〉 무도하여도 그 천하를 잃지 않았고, 제후는 바른말 하는 신하 다섯 사람만 두면 비록 〈자신이〉 무도하여도 그 나라를 잃지 않았다. 대부는 바른말 하는 신하 세 사람만 두면 비록 〈자신이〉 무도해도 그 집안을 잃지 않고, 선비에게 바른말 하는 벗이 있으면 그 몸에서 명예로움이 떠나지 않을 것이며, 아버지에게 바른말 하는 아들이 있다면 그 몸이 의롭지 못한 일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아버지가 의롭지 못한 일을 했을 때는 아들로서는 아버지에게 바른말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신하로서는 임금에게 바른말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의롭지 못한 일을 당하였을 때에는 바른말을 해야 하니 아버지의 명령만 따른다고 또 어찌 효도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24ㄴ

右우 傳뎐之지十십三삼章쟝이라

右우 傳뎐의 열셋잿 章쟝이라
Ⓒ 역자 | 홍문관 / 1589년(선조 22)

윗(오른쪽) 글은 〈성현이 지으신〉 전의 열세째 장이다.
Ⓒ 역자 | 정호완 / 2014년 3월 15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5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증자(曾子)ㅣ 샤:증자가 말씀하시되. 이는 증자가 공자께 여쭌 것이다. ‘曾증子ㅣ’의 ‘-ㅣ’는 윗 음절의 받침이 없고 ‘ㅣ’를 제외한 다름 모음으로 끝이 날 때 통합되는 주격 조사 ‘-이’의 이형이다. 주격조사 ‘-이’가 모음으로 끝난 말 뒤에 쓰이던 딴이(ㅣ)의 모습이다. 중세 국어 시기의 주격 조사에는 ‘-이/-ㅣ/-∅’가 있었다. 이들은 선행 체언의 음운 환경에 따라 상보적으로 쓰였다. 대왕이, 아들이, 친홈이에서처럼 자음 뒤에서는 ‘-이’가 쓰였고, ‘선조ㅣ’ 같이 모음 뒤에서는 ‘-ㅣ’가 쓰였다. -ㅣ모음 뒤에서는 ‘새’에서처럼 ‘∅’가 실현되었다. 근대 국어 시기에는 16세기 중엽에 등장한 새로운 주격 조사 ‘-가’가 쓰이기 시작했다. ‘-가’는 배가 에서와 같이 모음 뒤에서 쓰였다. 긔력이 와 같이 자음 뒤에서 -이가 쓰이는 것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주격조사의 선행음절이 ‘-ㅣ’모음으로 끝나는 경우는, 주격 조사 ‘∅’가 쓰임을 통해 -가의 쓰임이 완전히 자리 잡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주격조사 ‘-가’는 근대 국어 시기를 거치면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현대 국어에서는 선행 체언이 자음일 때 ‘-이’가, 모음일 때는 ‘-가’가 주격 조사로 쓰이고 있다. 증자(曾子)의 자는 자여(子輿)이며 공자의 문하생이다. 『대학』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대학』은 『예기』의 한 부분이며 4서 가운데 하나로, 그는 여기에서 유가의 덕목인 충(忠)과 서(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가에서 강조하는 효를 재확립하는 데 힘썼는데, ‘어버이를 기리고, 어버이를 등한시하지 않으며, 어버이를 부양한다’고 하여 효를 세 단계로 들었다.
주002)
명(命)을 듣왓거니:명령을 받들었거니. ‘듣왓거니’의 기본형은 ‘듣다’이고 여기에 객체 존대 겸양 선어말어미 ‘--’의 변이형인 ‘-오-’가 오고 다시 과거시제 선어말어미 ‘-앗-’이, 다시 객체존대 겸양 선어말어미 ‘--’이 오고, 다시 양보의 방임형 연결어미 ‘-거니’가 통합되어 쓰인 형태다. 경어법에는 어휘 경어와 문법 경어가 있다. 중세국어에서의 어휘적 경어법의 겸양법도 ‘뫼시다, 드리다, 진지, 계시다’ 등과 같이 어휘 자체가 겸양을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을 존중하는 경어표현이다. 여기 겸양법은 그것이 사용될 상황이 되면 동사 어간에 ‘--, --, --’ 등의 선어말어미를 통합시킴으로써 경의를 드러냈다. 동사 어간의 끝자음이 ㄷ, ㅈ, ㅊ 등일 때에는 ‘--’, 그 말음이 ㄹ이나 모음일 때에는 ‘--’, 그 밖의 환경일 때에는 ‘--’이 통합된다. ‘--’등의 받침은 모음 앞에서 ㅸ-으로 적힌다. ㅸ이 사라진 단계로오면 ‘-오-/-우-’로 적힌다. 아직도 그런 화석화 된 형태가 쓰임을 알 수 있다.
주003)
조츰이:좇음이. 따름이. 어기지 않고 복종함이.
주004)
이 엇딘 말고:이 어찌 된 말인가. 이 무슨 말인가. 당치않음을 강조하는 말투임. ‘엇딘’의 단독형은 ‘엇디’이고 여기에 ‘-이다’의 관형사형 어말어미 ‘-ㄴ’이 통합되고 줄어든 형이다. 연철과 구개음화, 경음화를 겪으면서 ‘엇디〉어〉어띠〉어찌’로 소리가 변하였다. 구개음화 현상은 국어사로 볼 때 경상도와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어에서부터 먼저 시작하여 북부지역어로 번져 나아간 발음경제에 따른 소리의 달라짐이다. 한편 경음화는 ㄱ·ㄷ·ㅂ·ㅅ·ㅈ과 같은 평음이 ㄲ·ㄸ·ㅃ·ㅆ·ㅉ과 같은 된소리, 즉 경음으로 바뀌는 소리의 변동 현상을 이른다. 첫 음절머리에서의 경음화는 특별한 이유 없이 소리가 되게 나므로 이를 무조건 변화라 한다. 하지만 제 2음절 이하에서는 그렇지 않다. 경음화는 일종의 강음화현상이다. 변하는 그 갈래는 다양하다. 받침소리 7개(ㄱ·ㄷ·ㅂ·ㄴ·ㄹ·ㅁ·ㅇ) 중 ㄱ·ㄷ·ㅂ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책방[책빵]·짚신[집씬]). 이것은 ㄱ·ㄷ·ㅂ 뒤에서 평음을 이어서 발음할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음운현상이다. 나머지 경음화는 그렇지 않다.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 끝소리가 ㄴ·ㅁ과 같은 비음일 때는 그 뒤에서 어미의 첫소리가 경음화된다(안고[안꼬]·담다가[담따가]). 그런데 피동형이나 사동형에서는 피동·사동 접미사 ‘-기’가 ‘끼’로 경음화되지 않는다(안기다[피동형-사동형, 안끼다×]·남기다[사동형, 남끼다×]). 관형형어미 ‘-(으)ㄹ’ 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올 사람[올싸람], 올듯말듯[올뜻말뜻], 먹을 것[먹을껏], 빨대[빨때]). ‘곧 갈게, 갈지도 모른다, 갈수록 태산’에 나타나는 어미 ‘-(으)ㄹ게·(으)ㄹ지·(으)ㄹ수록’이 ‘-(으)ㄹ께·(으)ㄹ찌·(으)ㄹ쑤록’ 으로 발음되는 것도 ‘-(으)ㄹ’이 경음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의문형 어미 ‘-(으)ㄹ까’도 ‘-(으)ㄴ가’에 나타나는 ‘-가’가 ‘-(으)ㄹ’ 뒤에서 경음화되어 생긴 것이다.
주005)
천자(天子)ㅣ:천자가. 모음으로 끝이 나는 음절 뒤에 붙는 주격조사 ‘-이’에서 따온 딴이 ‘-ㅣ’가 통합된 형이다. 주격조사 ‘-이’가 모음으로 끝난 말 뒤에 쓰이던 딴이(ㅣ)의 모습이다. 중세 국어 시기의 주격 조사에는 ‘-이/-ㅣ/-∅’가 있었다. 이들은 선행 체언의 음운 환경에 따라 상보적으로 쓰였다. 여기 천자란 중국 왕조시대의 통치자의 별다른 부름말이다. 하느님인 천제(天帝)의 아들로서 천제를 대신하여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주공 단(旦)에서 말미암은 천명사상(天命思想)에서 시작된 부름말로, 진(秦)나라 때는 신격화된 군주로서의 황제라는 부름말이 쓰였다. 그러다 한나라 때 유가사상이 퍼지면서 황제와 동등한 정식 이름으로써 다시 살려 청나라의 말엽까지 사용되었다. 천지의 신들에게 제사 지낼 때와 외국 군주와의 교섭 등에서 주로 쓰였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