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효로써. 두음회피현상을 거치면서 ‘님금〉임금’이 되었다. 그 어원은 니사금(尼師今) 혹은 닛금이라 한다. 필자(1994)에 따르면, ‘님’은 ‘니마〉님〉임’으로 소리가 변한 것으로 태양신을 이른다. 두음법칙은 단어 첫머리에서 발음하기 까다로운 자음을 발음하기 쉽게 고치는 음운규칙이다. 국어의 단어 첫머리에는 두 개 이상의 자음군이 올 수 없고 ‘ㅇ·ㄹ’도 올 수 없으며 ‘이’나 ‘이-’로 시작되는 이중모음 앞에 ‘ㄴ’도 올 수 없다. 그래서 이러한 자음이나 자음군이 단어 첫머리에 놓이면 이들을 발음하기 쉽게 바꾸게 된다. 말하자면 이러한 자음들이나 어두 자음군이 단어 첫머리에 놓이면 이들을 발음하기 쉬운 소리로 바꾸게 된다. 그 전제는 이러하다. (1)그 자음을 떨어뜨린다. (2)그 자음을 다른 자음으로 바꾼다. (3)그 자음의 앞이나 뒤에 모음을 끼워 넣는다. 한편, 한자 가운데 ‘녀·뇨·뉴·니’로 시작되는 것들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 ‘ㄴ’을 떨어뜨려 ‘여·요·유·이’로 바뀐다(여자·요소·유대·익명). ‘녀·뇨·뉴·니’에서 ‘ㄴ’이 구개음화된 ㄴ[ɲ]로 발음되어야 하는데 단어 첫머리에서는 이 소리를 발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낱말의 첫머리가 아니면 ‘ㄴ’이 떨어지지 않는다(남녀·당뇨). 수량 단위 의존명사 ‘냥(兩)·년(年)·자’ 등은 항상 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쓰이므로 단어 첫머리에 놓이지 않은 것으로 다루어 원형을 유지한다(다섯 냥, 몇 년). 한자 중에 ‘랴·려·례·료·류·리’로 시작되는 것들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 유음화된 ‘ㄹ’을 떨어뜨린다(양심·예의). 단어 첫머리에서 모음 앞의 ‘ㄹ’을 발음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어 첫머리가 아니라면, ‘ㄹ’이 떨어지지 않는다(개량·사례). ‘렬’과 ‘률’은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도 모음이나 ‘ㄴ’ 뒤에서는 ‘ㄹ’을 떨어뜨려 ‘열·율’로 변한다(나열·비율). 의존명사 ‘리(里)’는 항상 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쓰이므로 단어 첫머리에 놓이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어 ‘리’가 그대로 남는다(몇 리, 천 리). 한자 중에 ‘라·래·로·뢰·루·르’로 시작되는 것들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 ‘ㄹ’을 ‘ㄴ’으로 바꾸어 ‘나·내·노·뇌·누·느’로 변한다(낙원·내일·노인). 그러나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는 ‘ㄹ’이 ‘ㄴ’으로 바뀌지 않는다(쾌락·거래). 이와 함께 고유어의 경우는 어떠한가. ‘냐옹·녀석·니은(ㄴ)’ 등 ‘ㄴ’이 두음법칙을 따르지 않는 단어가 드물게 나타난다. 의존명사 ‘년·닢·리’ 등은 항상 다른 말 뒤에 붙어 쓰이므로 단어 첫머리에 놓이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어 ‘ㄴ·ㄹ’을 유지하고 있다. 한자어 밖의 외래어에서, 특히 젊은 세대에서 ‘ㄴ’과 ‘ㄹ’이 두음법칙을 따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뉴스·라디오·라면). 다만 외래어의 경우, 어두자음군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매개모음 ‘으’가 사이에 들어가게 된다(드럼·스킨). 중세어에서는 단어 첫머리에서 ‘ㄴ’이 ‘이·여·예’ 등의 앞에 올 수 있었다(니[齒]·녀름[여름]·녀편·녯날[옛날]). ‘ㄹ’도 단어 첫머리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으나 대부분 한자어였다(라귀[나귀]·러울[너구리]). 중세어에서는 ‘ㅲ·ㅳ.ㅄ.ㅶ.ㅴ.ㅵ’ 같은 ‘ㅂ-’계 자음군도 단어 첫머리에 나타날 수 있었다. ‘ㅺ.ㅼ.ㅽ’과 같은 ‘ㅅ-’ 계 자음군도 단어 첫머리에 올 수 있었는데 발음상으로는 ‘ㄲ·ㄸ·ㅃ’과 같은 된소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서는 ‘ㄴ, ㄹ’로 시작되는 한자가 단어 첫머리에 오더라도 원음대로 적고 발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 모음이나 ㄴ 뒤에 오는 ‘렬·률’도 그대로 적도록 하고 있는데 모음 뒤에서는 ‘열·율’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아직도 북한의 지역어에서는 구개음화를 겪지 않은 소리들이 문화어로 통용되고 있다.
업신여기지. ‘업슈이’의 기본형은 ‘없다’이고 여기에 부사화 어미 ‘-이‘가 통합된 형임. 전설모음화와 단모음화를 거쳐서 ‘업슈〉업수〉업스〉업시’로 소리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전설모음화는 본디 전설모음이 아닌데 앞서는 치조 파찰음 뒤에서 전설모음으로 그 소리가 변동하는 현상이다. 전설모음화는 현재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업숭이라 함을 보아도 ‘업수-’형이 가능하다. 현행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이 역행동화에 의해 이루어진 발음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였다. 해서 괴기, 손잽이, 멕이다 등은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풋내기, 시골내기 등의 내기나 냄비 등은 이 모음역행동화 형들로서 변한 소리를 인정한다. 또 위의 차비와 채비도 역사적으로는 한자어 차비에서 온 것으로 보이지만 어원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아 채비를 표준어로 인정한다. 마침내 이 모음역행동화 형들은 대부분은 표준어로 인정하기 않고 있고, 아지랑이 역시 아지랭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지랑이의 경우는 표준어 규정 제 9항 밑에 붙임으로 따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본 것이다.
기뻐하는 마음을. ‘깃거’의 기본형은 ‘깃거다’인데 여기에 관형사형 어말어미 ‘-’이 통합되었다. 연철과 역행동화를 따라서 ‘깃거다〉기다〉기꺼하다-기뻐하다’로 소리가 변천을 겪어왔다. ㅅ-계 합용병서의 단일화를 거쳐서 ‘기다〉기꺼하다’로 소리가 변동하였다.
어더 그 先션君군을 셤기며
나라를 다스리는 이는 감히 홀아비와 과부에게도 업신여기지 아니하니, 하물며 선비와 백성이랴. 그러므로 백성의 기뻐하는 마음을 얻어 그 어른을 섬겼으며,
하물며 아내와 자식에게서랴? ‘안해’는 ㅎ종성체언 ‘안’에 접미사 ‘-애’가 유착하여 이루어진 형태인데 뒤로 오면서 음운탈락과 연철이 일어나면서 안해〉안애〉아내로 소리가 변하였다. 15세기에 쓰이던 중세국어 가운데 체언(명사, 수사, 대명사)과 조사가 결합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ㅎ이 덧붙는 낱말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하늘, 바다, 나라, 안’ 따위가 있다. 예를 들어 ‘바다’란 명사에 조사 ‘-이’가 붙는 경우 ‘바다이’가 되어야 마땅하다. ‘바다’는 ㅎ종성체언이므로 ‘바다+ㅎ+이’가 되어 ‘바다히’라고 썼다. 이런 영향이 현재 쓰이는 말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안, 암/수, 머리, 살’이 바로 그런 낱말들이다. 예를 들어 안팎(안ㅎ+밖), 암탉(암ㅎ+닭), 수평아리(수ㅎ+병아리),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집우(ㅎ)〉집웅〉지붕 등이 있다. 그러나 ㅅ과 같이 거센소리가 없거나 된소리가 오는 경우는 더 이상 거센소리로 적을 수 없다. 따라서 꿩의 경우는 ‘암-수’가 결합되어도 ‘암꿩, 수꿩’으로 써야 하고, ‘소’의 경우도 ‘수소’가 된다. ‘-가’는 의문형 종결어미로 간접 의문을 제기한다. 분포로 보아 ‘-ㄴ가’의 빈도가 높다. 문장을 끝내주는 종결법 문체라고 볼 수 있다. ‘며’에서 아래아의 변이와 원순모음화를 거치면서 ‘며〉하믈며〉하물며’로 소리가 변하였다. 일종의 동화현상으로서 청각인상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음운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순음성 자음 앞뒤에서 중설모음 ‘ㅡ’가 올 때 ㅜ로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故고로 사의 깃거 을 어더 그 어버이 셤기니라
집을 다스리는 이는 감히 가신이나 계집종에게도 〈믿음을〉 잃지 아니하니 하물며 아내와 자식이랴. 그러므로 〈많은〉 사람의 기뻐하는 마음을 얻음으로써 그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다.
귀신이 제사를 받아들이는 까닭에. ‘디라’의 ‘디’는 의존명사로 기원형인 ‘’에 주격조사 ‘-이’가 유착되어 형성된 것이다. 다시 의존명사 ‘디’에 설명의 연결형 어미가 통합된 것임. 이러한 류의 의존명사는 반드시 관형형 어미 아래 통합되는 분포상의 제약이 있다. 이러한 의존명사의 의존적인 특징이 관형사형 어미와 유착하여 이루어지는 어미와 조사가 우리말의 문법적인 특징의 가장 대표적인 교착성을 발달시켜 왔다. 의존명사 가운데 기원의존명사로 보이는 ‘, ’가 그 중심에 선다.
효행으로써 나라를 다스리시니. 흔히 효치(孝治)라고 이른다. 효치가 발전한 모습이 충치(忠治)가 된다.
이럿 디라 詩시예 닐오 큰 德덕行을 네녁 나라히 順슌다 니라
무릇 그러하니 살아서는 어버이가 편안히 여기시고 〈돌아가시어〉 제사하면 귀신이 이를 받는다. 이런 까닭에 천하가 평화로워지며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화란이 일어나지 아니한다. 그런 고로 밝으신 임금이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심이 이와 같았으므로, 『시경』 〈대아 억편〉에 이르기를, “임금의 덕행이 위대하니 사방의 나라가 〈모두〉 그를 따른다.”라고 하였다.
右우 傳뎐之지四章쟝이니 釋셕民민用용和화睦목上샹下하無무怨원다
Ⓒ 필자 | 공안국 /
右우 傳뎐의 넷잿 章쟝이니 셩이
13ㄱ
和화睦목야 우히며 아래 怨원이 업슴을 사기다
Ⓒ 역자 | 홍문관 / 1589년(선조 22)
윗(오른쪽) 글은 〈성현이 지으신〉 전의 넷째 장이니, 백성이 화목하게 함으로써 위와 아래가 원망이 없게 함을 풀이한 것이다.
님금이 효(孝)로:임금이 효로써. 두음회피현상을 거치면서 ‘님금〉임금’이 되었다. 그 어원은 니사금(尼師今) 혹은 닛금이라 한다. 필자(1994)에 따르면, ‘님’은 ‘니마〉님〉임’으로 소리가 변한 것으로 태양신을 이른다. 두음법칙은 단어 첫머리에서 발음하기 까다로운 자음을 발음하기 쉽게 고치는 음운규칙이다. 국어의 단어 첫머리에는 두 개 이상의 자음군이 올 수 없고 ‘ㅇ·ㄹ’도 올 수 없으며 ‘이’나 ‘이-’로 시작되는 이중모음 앞에 ‘ㄴ’도 올 수 없다. 그래서 이러한 자음이나 자음군이 단어 첫머리에 놓이면 이들을 발음하기 쉽게 바꾸게 된다. 말하자면 이러한 자음들이나 어두 자음군이 단어 첫머리에 놓이면 이들을 발음하기 쉬운 소리로 바꾸게 된다. 그 전제는 이러하다. (1)그 자음을 떨어뜨린다. (2)그 자음을 다른 자음으로 바꾼다. (3)그 자음의 앞이나 뒤에 모음을 끼워 넣는다. 한편, 한자 가운데 ‘녀·뇨·뉴·니’로 시작되는 것들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 ‘ㄴ’을 떨어뜨려 ‘여·요·유·이’로 바뀐다(여자·요소·유대·익명). ‘녀·뇨·뉴·니’에서 ‘ㄴ’이 구개음화된 ㄴ[ɲ]로 발음되어야 하는데 단어 첫머리에서는 이 소리를 발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낱말의 첫머리가 아니면 ‘ㄴ’이 떨어지지 않는다(남녀·당뇨). 수량 단위 의존명사 ‘냥(兩)·년(年)·자’ 등은 항상 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쓰이므로 단어 첫머리에 놓이지 않은 것으로 다루어 원형을 유지한다(다섯 냥, 몇 년). 한자 중에 ‘랴·려·례·료·류·리’로 시작되는 것들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 유음화된 ‘ㄹ’을 떨어뜨린다(양심·예의). 단어 첫머리에서 모음 앞의 ‘ㄹ’을 발음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어 첫머리가 아니라면, ‘ㄹ’이 떨어지지 않는다(개량·사례). ‘렬’과 ‘률’은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도 모음이나 ‘ㄴ’ 뒤에서는 ‘ㄹ’을 떨어뜨려 ‘열·율’로 변한다(나열·비율). 의존명사 ‘리(里)’는 항상 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쓰이므로 단어 첫머리에 놓이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어 ‘리’가 그대로 남는다(몇 리, 천 리). 한자 중에 ‘라·래·로·뢰·루·르’로 시작되는 것들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 ‘ㄹ’을 ‘ㄴ’으로 바꾸어 ‘나·내·노·뇌·누·느’로 변한다(낙원·내일·노인). 그러나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는 ‘ㄹ’이 ‘ㄴ’으로 바뀌지 않는다(쾌락·거래). 이와 함께 고유어의 경우는 어떠한가. ‘냐옹·녀석·니은(ㄴ)’ 등 ‘ㄴ’이 두음법칙을 따르지 않는 단어가 드물게 나타난다. 의존명사 ‘년·닢·리’ 등은 항상 다른 말 뒤에 붙어 쓰이므로 단어 첫머리에 놓이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어 ‘ㄴ·ㄹ’을 유지하고 있다. 한자어 밖의 외래어에서, 특히 젊은 세대에서 ‘ㄴ’과 ‘ㄹ’이 두음법칙을 따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뉴스·라디오·라면). 다만 외래어의 경우, 어두자음군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매개모음 ‘으’가 사이에 들어가게 된다(드럼·스킨). 중세어에서는 단어 첫머리에서 ‘ㄴ’이 ‘이·여·예’ 등의 앞에 올 수 있었다(니[齒]·녀름[여름]·녀편·녯날[옛날]). ‘ㄹ’도 단어 첫머리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으나 대부분 한자어였다(라귀[나귀]·러울[너구리]). 중세어에서는 ‘ㅲ·ㅳ.ㅄ.ㅶ.ㅴ.ㅵ’ 같은 ‘ㅂ-’계 자음군도 단어 첫머리에 나타날 수 있었다. ‘ㅺ.ㅼ.ㅽ’과 같은 ‘ㅅ-’ 계 자음군도 단어 첫머리에 올 수 있었는데 발음상으로는 ‘ㄲ·ㄸ·ㅃ’과 같은 된소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서는 ‘ㄴ, ㄹ’로 시작되는 한자가 단어 첫머리에 오더라도 원음대로 적고 발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단어 첫머리가 아닌 곳에서 모음이나 ㄴ 뒤에 오는 ‘렬·률’도 그대로 적도록 하고 있는데 모음 뒤에서는 ‘열·율’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아직도 북한의 지역어에서는 구개음화를 겪지 않은 소리들이 문화어로 통용되고 있다.
업슈이 녀기디:업신여기지. ‘업슈이’의 기본형은 ‘없다’이고 여기에 부사화 어미 ‘-이‘가 통합된 형임. 전설모음화와 단모음화를 거쳐서 ‘업슈〉업수〉업스〉업시’로 소리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전설모음화는 본디 전설모음이 아닌데 앞서는 치조 파찰음 뒤에서 전설모음으로 그 소리가 변동하는 현상이다. 전설모음화는 현재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업숭이라 함을 보아도 ‘업수-’형이 가능하다. 현행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이 역행동화에 의해 이루어진 발음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였다. 해서 괴기, 손잽이, 멕이다 등은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풋내기, 시골내기 등의 내기나 냄비 등은 이 모음역행동화 형들로서 변한 소리를 인정한다. 또 위의 차비와 채비도 역사적으로는 한자어 차비에서 온 것으로 보이지만 어원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아 채비를 표준어로 인정한다. 마침내 이 모음역행동화 형들은 대부분은 표준어로 인정하기 않고 있고, 아지랑이 역시 아지랭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지랑이의 경우는 표준어 규정 제 9항 밑에 붙임으로 따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본 것이다.
깃거 을:기뻐하는 마음을. ‘깃거’의 기본형은 ‘깃거다’인데 여기에 관형사형 어말어미 ‘-’이 통합되었다. 연철과 역행동화를 따라서 ‘깃거다〉기다〉기꺼하다-기뻐하다’로 소리가 변천을 겪어왔다. ㅅ-계 합용병서의 단일화를 거쳐서 ‘기다〉기꺼하다’로 소리가 변동하였다.
며 안해과 식가:하물며 아내와 자식에게서랴? ‘안해’는 ㅎ종성체언 ‘안’에 접미사 ‘-애’가 유착하여 이루어진 형태인데 뒤로 오면서 음운탈락과 연철이 일어나면서 안해〉안애〉아내로 소리가 변하였다. 15세기에 쓰이던 중세국어 가운데 체언(명사, 수사, 대명사)과 조사가 결합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ㅎ이 덧붙는 낱말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하늘, 바다, 나라, 안’ 따위가 있다. 예를 들어 ‘바다’란 명사에 조사 ‘-이’가 붙는 경우 ‘바다이’가 되어야 마땅하다. ‘바다’는 ㅎ종성체언이므로 ‘바다+ㅎ+이’가 되어 ‘바다히’라고 썼다. 이런 영향이 현재 쓰이는 말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안, 암/수, 머리, 살’이 바로 그런 낱말들이다. 예를 들어 안팎(안ㅎ+밖), 암탉(암ㅎ+닭), 수평아리(수ㅎ+병아리),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집우(ㅎ)〉집웅〉지붕 등이 있다. 그러나 ㅅ과 같이 거센소리가 없거나 된소리가 오는 경우는 더 이상 거센소리로 적을 수 없다. 따라서 꿩의 경우는 ‘암-수’가 결합되어도 ‘암꿩, 수꿩’으로 써야 하고, ‘소’의 경우도 ‘수소’가 된다. ‘-가’는 의문형 종결어미로 간접 의문을 제기한다. 분포로 보아 ‘-ㄴ가’의 빈도가 높다. 문장을 끝내주는 종결법 문체라고 볼 수 있다. ‘며’에서 아래아의 변이와 원순모음화를 거치면서 ‘며〉하믈며〉하물며’로 소리가 변하였다. 일종의 동화현상으로서 청각인상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음운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순음성 자음 앞뒤에서 중설모음 ‘ㅡ’가 올 때 ㅜ로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귀신이 흠향디라:귀신이 제사를 받아들이는 까닭에. ‘디라’의 ‘디’는 의존명사로 기원형인 ‘’에 주격조사 ‘-이’가 유착되어 형성된 것이다. 다시 의존명사 ‘디’에 설명의 연결형 어미가 통합된 것임. 이러한 류의 의존명사는 반드시 관형형 어미 아래 통합되는 분포상의 제약이 있다. 이러한 의존명사의 의존적인 특징이 관형사형 어미와 유착하여 이루어지는 어미와 조사가 우리말의 문법적인 특징의 가장 대표적인 교착성을 발달시켜 왔다. 의존명사 가운데 기원의존명사로 보이는 ‘, ’가 그 중심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