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효경언해

  • 역주 효경언해
  • 경(經) 1장
  • (고문 제3장) 제후(諸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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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제3장) 제후(諸侯)


3ㄴ

在上샹不블驕교면 高고而이不블危위고 制졔節졀謹근度도면 滿만而이不블溢일니 高고而이不블危위 所소以이長댱守슈貴귀오 滿만而이不블溢일은 所소以이長댱守슈富부ㅣ니 富부貴귀를 不블離리其기身신然연後후에사 能능保보其기社샤稷직며 而이和화其기民민人인리니 蓋개諸졔侯후之지孝효ㅣ라
Ⓒ 필자 | 공안국 /

우희 이셔 주001)
우희 이셔:
윗자리에 있으면서. ㅎ종성체언 ‘우’에 부사격 조사 ‘-의’가 통합되는 과정에 히읗이 삽입된 곡용을 한 형태임. 15세기에 쓰이던 중세국어 가운데 체언(명사, 수사, 대명사)과 조사가 결합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ㅎ이 덧붙는 낱말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하늘, 바다, 나라, 안’ 따위가 있다. 예를 들어 ‘바다’란 명사에 조사 ‘-이’가 붙는 경우 ‘바다이’가 되어야 마땅하다. ‘바다’는 ㅎ종성체언이므로 ‘바다+ㅎ+이’가 되어 ‘바다히’라고 썼다. 이런 영향이 현재 쓰이는 말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안, 암/수, 머리, 살’이 바로 그런 낱말들이다. 예를 들어 안팎(안ㅎ+밖), 암탉(암ㅎ+닭), 수평아리(수ㅎ+병아리),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등이 있다. 일종의 혼성자음접변의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ㅅ과 같이 거센소리가 없거나 된소리가 오는 경우는 더 이상 거센소리로 적을 수 없다. 따라서 꿩의 경우는 ‘암-수’가 결합되어도 ‘암꿩, 수꿩’으로 써야 하고, ‘소’의 경우도 ‘수소’가 된다.
교만티 아니면 노파도 위티 아니고 【믈  라】를 졔며 법도 삼가면 여도 넘디 아니니 노파도

4ㄱ

위티 아니홈은 기리 貴귀를 딕희 배오 여도 넘디 아니홈은 주002)
넘디 아니홈은:
넘치지 아니함은. ‘넘디’의 ‘--’는 시옷계 합용병서로서 뒤로 오면서 각자병서 ‘띠’ 형으로 글자가 변동되었다. ㅂ-계 합용병서와 함께 ‘-’와 같은 쓰임은 중세어 자료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ㅂ-계 합용병서의 소리값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학설이 분분하다. 15세기 국어 ㅂ-계 합용병서의 그 본질을 밝히고자 그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다. 마침내 철자대로 모두 발음되었다고 보는 자음군설과 된소리 표기로 보는 된소리설, 그리고 의도적인 발음을 지시하는 상징표기설, 순화음 w설, 삽입자음설, 장음 표기설 등 다양하게 개진되었다. 여기서는 지금까지 제시되었던 견해들과는 달리 ㅂ-계 합용병서의 첫글자 ㅂ은 잠재음을 표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중심으로 한 논의를 소개하기로 한다. 잠재음은 자질 도형에서 뿌리마다 소리값을 갖지 못한 불완전한 분절음으로 기저형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상정할 수 있다. 이러한 잠재음은 그 자체로써 표면상에 실현되지 못하므로 표기의 기준이 음소론적일 경우에는 표기상에 나타날 수 없다. 그러나 기저형 표기에 충실한 형태음소론적 표기법을 채택하는 경우에는 표기에 반영된다. 15세기 당시의 표기법은 이러한 두 가지 표기 방식이 뒤섞여 있으므로 잠재음 ㅂ은 표기자에 따라 또는 문헌에 따라서 수의적으로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어두 ㅂ계 합용병서의 첫 글자가 나타내는 잠재음 ㅂ은 기저형에서 뿌리마디 기본음을 갖지 못하므로 상위의 운율 구조에 배치되지 않아 표면형에서 음성으로 실현되지 못한다. 그러나 파생어나 복합어를 이룰 때는 뿌리마디 기본음이 삽입되면서 선행 음절의 종성으로 이동하게 된다. 음절 종성의 ㅂ은 내파성을 띠므로 그에 후행하는 장애음은 자연히 된소리로 소리가 난다. 근대국어에 이르러 ㅂ계 합용병서는 대부분 된소리로 발달하였는데 그 요인은 잠재음 ㅂ을 보존하면서 음절수의 확대를 금지하는 제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잠재음 ㅂ을 선행 음절의 종성으로 이동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이태희, 2005 참조).
 기리 富부를 딕희 배니 富부와 貴귀를 그 몸에 내디 아니 然연後후에사 能능히 그 社샤稷직【社샤 신이오 稷직은 곡셕신이니 나라히 의탁 듸라】을 안보며 그 셩 和화케 리니 諸졔侯후의 孝효ㅣ라
Ⓒ 역자 | 홍문관 / 1589년(선조 22)

〈제3장 제후(諸侯)〉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지 아니하면 〈벼슬이〉 높아도 위태롭지 않고, 마디【재물 쓰는 마디라】를 절제하고 삼가 법도를 지키면 가득하여도 넘치지 않는다. 〈벼슬이〉 높아도 위태롭지 아니함은 오래도록 존귀함을 지킬 수 있을 것이요, 〈재물이〉 많아도 넘치지 않으면 오래도록 부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부귀가 그 몸에서 떠나지 않은 뒤라야 능히 그 나라의 사직(社稷)【사(社)란 땅신이고, 직(稷)은 곡식의 신이니 나라가 의탁하는 신이다.】을 보전하며 그 백성을 화평하게 하리니 〈이것이〉 대략 제후가 효도하는 길이다.
Ⓒ 역자 | 정호완 / 2014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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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우희 이셔:윗자리에 있으면서. ㅎ종성체언 ‘우’에 부사격 조사 ‘-의’가 통합되는 과정에 히읗이 삽입된 곡용을 한 형태임. 15세기에 쓰이던 중세국어 가운데 체언(명사, 수사, 대명사)과 조사가 결합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ㅎ이 덧붙는 낱말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하늘, 바다, 나라, 안’ 따위가 있다. 예를 들어 ‘바다’란 명사에 조사 ‘-이’가 붙는 경우 ‘바다이’가 되어야 마땅하다. ‘바다’는 ㅎ종성체언이므로 ‘바다+ㅎ+이’가 되어 ‘바다히’라고 썼다. 이런 영향이 현재 쓰이는 말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안, 암/수, 머리, 살’이 바로 그런 낱말들이다. 예를 들어 안팎(안ㅎ+밖), 암탉(암ㅎ+닭), 수평아리(수ㅎ+병아리),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등이 있다. 일종의 혼성자음접변의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ㅅ과 같이 거센소리가 없거나 된소리가 오는 경우는 더 이상 거센소리로 적을 수 없다. 따라서 꿩의 경우는 ‘암-수’가 결합되어도 ‘암꿩, 수꿩’으로 써야 하고, ‘소’의 경우도 ‘수소’가 된다.
주002)
넘디 아니홈은:넘치지 아니함은. ‘넘디’의 ‘--’는 시옷계 합용병서로서 뒤로 오면서 각자병서 ‘띠’ 형으로 글자가 변동되었다. ㅂ-계 합용병서와 함께 ‘-’와 같은 쓰임은 중세어 자료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ㅂ-계 합용병서의 소리값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학설이 분분하다. 15세기 국어 ㅂ-계 합용병서의 그 본질을 밝히고자 그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다. 마침내 철자대로 모두 발음되었다고 보는 자음군설과 된소리 표기로 보는 된소리설, 그리고 의도적인 발음을 지시하는 상징표기설, 순화음 w설, 삽입자음설, 장음 표기설 등 다양하게 개진되었다. 여기서는 지금까지 제시되었던 견해들과는 달리 ㅂ-계 합용병서의 첫글자 ㅂ은 잠재음을 표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중심으로 한 논의를 소개하기로 한다. 잠재음은 자질 도형에서 뿌리마다 소리값을 갖지 못한 불완전한 분절음으로 기저형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상정할 수 있다. 이러한 잠재음은 그 자체로써 표면상에 실현되지 못하므로 표기의 기준이 음소론적일 경우에는 표기상에 나타날 수 없다. 그러나 기저형 표기에 충실한 형태음소론적 표기법을 채택하는 경우에는 표기에 반영된다. 15세기 당시의 표기법은 이러한 두 가지 표기 방식이 뒤섞여 있으므로 잠재음 ㅂ은 표기자에 따라 또는 문헌에 따라서 수의적으로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어두 ㅂ계 합용병서의 첫 글자가 나타내는 잠재음 ㅂ은 기저형에서 뿌리마디 기본음을 갖지 못하므로 상위의 운율 구조에 배치되지 않아 표면형에서 음성으로 실현되지 못한다. 그러나 파생어나 복합어를 이룰 때는 뿌리마디 기본음이 삽입되면서 선행 음절의 종성으로 이동하게 된다. 음절 종성의 ㅂ은 내파성을 띠므로 그에 후행하는 장애음은 자연히 된소리로 소리가 난다. 근대국어에 이르러 ㅂ계 합용병서는 대부분 된소리로 발달하였는데 그 요인은 잠재음 ㅂ을 보존하면서 음절수의 확대를 금지하는 제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잠재음 ㅂ을 선행 음절의 종성으로 이동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이태희, 200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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