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여소학언해

  • 역주 여소학언해
  • 여소학 제2권
  • 제4-하편. 여자의 덕을 말한 글
  • 6) 어른 섬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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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른 섬기는 법


事성길 長얼울장

禮례절례 記긔록긔에 曰일늘월 尊놉플존 長얼운쟝이 於어조어 己몸긔에 踰넘을유 等등쑤등어던 不못불 敢감히감 問물을문 其그기 年년며 侍모실시 坐안즐좌며 不안햘불 畫걸획 地지며 手손슈 無말무 容모양용며 將장찻장 卽갈즉 席리석에 容얼굴용 母말무 怍붓그럴작며 衣옷의 母말무 撥헛흘발며 足발죡 母말무 蹶

2:28ㄴ

익글어즐궐며

얼운 성기넌 법

례긔에 왈 존쟝이 주001)
존쟝이:
존장(尊長)이. 연세가 높은 어른이.
제게 주002)
제게:
자기보다.
월등거던 감히 그 럴 주003)
럴:
나이를.
뭇지 못며 리에 드러갈 제 얼굴이 주004)
얼굴이:
얼굴을.
북그러워지 주005)
북그러워지:
부끄러워하지.
말며 옷이 헛츠게 주006)
헛츠게:
흩어지게.
말며 발이 밀끄러즈게 주007)
밀끄러즈게:
미끌어지게.
말고 모서 주008)
모서:
모셔.
안서넌 솟으로 주009)
솟으로:
손으로.
을 긋지 안코 손짓지 못너니라

6) 어른 섬기는 법

『예기』에 말하기를, 존장이 자기보다 월등하거든 감히 그의 나이를 묻지 못하며, 자리에 들어갈 때 얼굴이 부끄러워하지 말며, 옷이 흩어지게 말며, 발이 미끄러지게 말고, 모셔 앉아서는 손으로 땅을 긋지 않고, 손짓하지 못하느니라 하였다.

見볼견 父부친부 之어조지 執잡을집에 不안할불 謂일늘위 之어조지 進갈진이면 不못불 敢감히감 進갈진며 不안햘불 謂일늘위 之어조지 退물너갈퇴면 不못불 敢감히감 退물너갈퇴고 不안할불 問물을물이면 不못불 敢감히감 對답니라

부집얼 주010)
부집얼:
아버지 집을. 원문에는 ‘부지집(父之執)’인데 이를 언해한 말이다.
보 주011)
보:
보매.
오 지 주012)
오 지:
나오라고 하지.
니면 오지 못며 물

2:29ㄱ

너 지 니면 물너지 못고 뭇지 니면 감히 먼여 주013)
먼여:
먼저. 먼저’는 15세기에 ‘몬져’로 나온다. 이 ‘몬져’는 후기 중세국어에서 명사적 용법과 부사적 용법을 가지고 있었다. ‘ 法이 몬졔니 업고’의 ‘몬져’는 명사이고, ‘ 몬져 니시니’의 ‘몬져’는 부사이다. 그런데 지금은 부사적 용법만 남아 있다. 15세기의 ‘몬져’는 근대국어 시기를 거쳐 20세기 초 문헌에도 보인다. 그런데 ‘몬져’는 18세기 문헌에 ‘먼져’로 나오기도 한다. 이는 ‘몬져’의 제1음절의 모음 ‘ㅗ’가 ‘ㅓ’로 변한 어형이다. ‘ㅗ〉ㅓ’는 ‘몬〉먼지’, ‘보션〉버선’ 등에서도 확인된다. 18세기의 ‘먼져’는 20세기 초반 문헌에서도 보인다. 그런데 ‘먼져’는 19세기 문헌에 ‘먼저’로 나오기도 한다. 이는 ‘먼져’의 제2음절 모음이 단모음으로 바뀐 어형이다. 19세기 말의 〈한불자전〉(1920)과 〈한영자전〉(1938)에도 ‘먼져’와 ‘몬져’가 함께 실려 있다. 그러나 〈국한회어〉(1895), 〈조선어사전〉(1920) 등에는 ‘먼저’만 나온다. 이로써 ‘먼저’는 ‘몬져〉먼져〉먼저’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먼저’ 형이 보이는 것은 19세기이다.
말지 못나니라

아버지 집을 봄에 나오라고 하지 아니하면 나오지 못하며, 물러가라 하지 아니하면 물러가지 못하고, 묻지 아니하면 감히 먼저 말하지 못한다.

長얼운쟝 者니쟈 賜줄을 少절믈쇼 者니쟈 賤쳔쳔 者니쟈ㅣ 不못불 敢감히감 辭양나니라

얼운이 주014)
얼운이:
어른이. ‘얼운’은 어원적으로 ‘어르-[交合]+-우-(사동접사)+-ㄴ(관형사형 어미)’로 분석된다. “아비 怒야 구여 얼우려커늘 孫氏 마니 댓수헤에 가 목야 엿거 〈속삼강 열:17ㄱ〉”에 ‘얼우다’가 보인다. ‘ㄹ’ 뒤의 ‘ㅇ’이 16세기에 자음의 성격을 잃게 됨에 따라 ‘어룬’으로 바뀌었다. 모음체계가 다시 정립되었던 17세기와 18세기에는 ‘어룬’이 ‘어론’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18세기 후기에 형태소 내부의 ‘ㅗ’가 ‘ㅜ’로 바뀐 변화가 일어나면서 ‘어룬’으로 굳어진 다음, 19세기에 제2음절의 모음이 ‘ㅡ’로 바뀌어 현대에 이르고 있다.
주넌 거슬 절문이와 주015)
절문이와:
젊은이와.
쳔니 주016)
쳔니:
천한 이가.
감히 양지 못니라

어른이 주는 것을 젊은 이와 천한 이가 감히 사양하지 못하느니라.

婦부인부 人인 坐안즐좌 以써이 夫외졍부 之어조지 齒년치치나니라

부인의 안넌 례 외졍의 주017)
외졍의:
남편의.
년치로 주018)
년치로:
연치(年齒)대로. 나이 차례대로.
니라

부인의 앉는 차례는 남편의 나이대로 하느니라.

尊놉플존 客빈 之어조지 前압젼넌 不안할불 叱꾸지슬즐 拘구나니라

놉픈 손님 압희서넌 주019)
압희서넌:
앞에서는.
도 꾸짓지 못니라

높은 손님 앞에서는 개도 꾸짖지 못하느니라.

2:29ㄴ

侍모실시 食먹을식 於 어조어 君군군 子군  則곳즉 先먼여션 飯먹을반 而어조이 後뒤후 그칠이요 少 적을쇼 飯먹을반 而어조이 亟급극 之어조지고 數조 삭 噍씨블쵸야 毋말무 爲위 口입구 容모양용나니라

얼운얼 모시고 밥을 먹으랴면 주020)
먹으랴면:
먹으려면.
맛보넌 일톄로 주021)
일톄로:
일체(一體)로. 한 가지로.
먼여 주022)
먼여:
먼저.
시작야 권넌 일톄로 야즁에 주023)
야즁에:
야중(夜中)에. 밤중에.
그치고 작께 떠느서 주024)
떠느서:
떠내어서.
급히 먹고 조 져쟉야 주025)
져쟉야:
저작(詛嚼)하여. 씹어.
입짓설 주026)
입짓설:
입짓을. 입을 달싹거리거나 입맛을 봄.
지 못너니라

어른을 모시고 밥을 먹으려면 맛보는 일체로 먼저 시작하야 권하는 일체로 밤중에 그치고 작게 떠내서 급히 먹고 자주 씹어서 입짓을 하지 못하느니라.

凡대범범 爲위위 長얼운쟝 者니쟈 糞방쓸분 之어조지 禮례졀례 必반득필 加더읠가 帚뷔츄 於어조어 箕키긔 上위샹야 以써이 袂소메 拘리울구 而어조이 退물녀갈퇴며 以써이 箕키긔 自스스리 鄕향향 而어조이 扱거둘흡 之어조지야 其그기 塵문지지이 不안햘불 及이를급 長얼운쟝 者니쟈나니라

2:30ㄱ

얼운얼 위야 방 쓰넌 례 소로 주027)
소로:
소매로. ‘매’가 17세기 문헌에서는 ‘소매’로 바뀌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이 당시에 ‘ㅁ, ㅂ, ㅍ’과 인접한 환경에서 ‘ㆍ’가 ‘ㅗ’로 바뀌는 산발적인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소매’가 굳어진 것이 현대어형 ‘소매’이다. 18세기부터 나타나는 ‘소’의 제2음절은 18세기 중엽에 어두 음절의'ㆍ'가 ‘ㅏ’로 바뀜에 따라 ‘ㆎ’가 ‘ㅐ’로 바뀌는 변화가 18세기 후반에 일어났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었던 표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ㅏ’의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19세기의 ‘사매, 사, 삼애’의 제1음절 ‘ㅏ’이다.
리우고 물너며 씰어서 주028)
씰어서:
쓸어서. ‘ㅡ〉ㅣ’의 전부모음화.
제게로 향고 키예 주029)
키예:
키에. 쓰레받기에.
거두워서 주030)
거두워서:
거두어서.
문지 주031)
문지:
먼지가. ‘몬’가 19세기에 ‘몬’, ‘몬지’, ‘먼지’, ‘문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먼지’와 ‘몬지’로 정리된다. 18, 19세기에 나타나는 ‘몬지’, ‘문지’ 등은 ‘몸지’와 함께 여러 지역의 방언에 남아 있다. ‘문지’(현재 강원, 경기, 경상, 전남, 충북, 함경), ‘몬지’(강원, 경기, 경북, 전남, 충청), ‘몸지’(충청).
얼운의게 미츠지 주032)
미츠지:
미치지. 힘이나 능력 따위가 가 닿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안케니라

어른을 위해 방을 쓰는 예는 소매로 가리고 물러가며 쓸어서 나에게로 향하게 하고, 키(쓰레받기)에 거두어서 먼지가 어른에게 미치지 않게 하느니라.

孟셩 子군에 曰일늘월 徐쳔천셔 行길 後뒤후 長얼운쟝 者니쟈을 謂일늘위 之어조지 弟공경뎨요 疾을질 行길 先먼여션 長얼운쟝 者니쟈 謂일늘위 之어조지 不안햘불 弟공경뎨니라

에 왈 천천이 야 얼운 주033)
얼운:
어른.
뒤에 넌 거슬 공경 일으고 니 주034)
니:
빨리.
야 주035)
야:
행하여.
얼운 먼저 넌 거슬 공경지 안넌 일으니라 주036)
공경지 안넌 일으니라:
공경(恭敬)하지 않는다 이른다. 원문에는, ‘불제(不弟)’라고 함.

『맹자』에 말하기를, 천천히 행하여 어른 뒤에 가는 것을 공경한다고 이르고, 빨리 행하여 어른보다 먼저 가는 것을 공경하지 않는다 이른다 하였다.

老늘글로 吾오 老늘글로야 以써이 及이를급 人남인 之어조지 老늘글로고 幼

2:30ㄴ

얼일유 吾오 幼얼일유야 以써이 及이를급 人남인 之어조지 幼얼일유니라
Ⓒ 필자 | 박문호 / 1882년(고종 19) 4월

 늘근이럴 공경야 남의 늘근이게 미츠고 주037)
미츠고:
미치고.
얼인 거설 주038)
얼인 거설:
어린 것을.
랑야 남의 얼인 것세 주039)
얼인 것세:
어린 것에.
미츠니라
Ⓒ 언해 | 박문호 / 1882년(고종 19) 4월

내가 늙은 이를 공경하여 남의 늙은이에게 미치니, 내가 어린 것을 사랑하여야 남의 어린 것에 이른다.
Ⓒ 역자 | 이상규 / 2014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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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존쟝이:존장(尊長)이. 연세가 높은 어른이.
주002)
제게:자기보다.
주003)
럴:나이를.
주004)
얼굴이:얼굴을.
주005)
북그러워지:부끄러워하지.
주006)
헛츠게:흩어지게.
주007)
밀끄러즈게:미끌어지게.
주008)
모서:모셔.
주009)
솟으로:손으로.
주010)
부집얼:아버지 집을. 원문에는 ‘부지집(父之執)’인데 이를 언해한 말이다.
주011)
보:보매.
주012)
오 지:나오라고 하지.
주013)
먼여:먼저. 먼저’는 15세기에 ‘몬져’로 나온다. 이 ‘몬져’는 후기 중세국어에서 명사적 용법과 부사적 용법을 가지고 있었다. ‘ 法이 몬졔니 업고’의 ‘몬져’는 명사이고, ‘ 몬져 니시니’의 ‘몬져’는 부사이다. 그런데 지금은 부사적 용법만 남아 있다. 15세기의 ‘몬져’는 근대국어 시기를 거쳐 20세기 초 문헌에도 보인다. 그런데 ‘몬져’는 18세기 문헌에 ‘먼져’로 나오기도 한다. 이는 ‘몬져’의 제1음절의 모음 ‘ㅗ’가 ‘ㅓ’로 변한 어형이다. ‘ㅗ〉ㅓ’는 ‘몬〉먼지’, ‘보션〉버선’ 등에서도 확인된다. 18세기의 ‘먼져’는 20세기 초반 문헌에서도 보인다. 그런데 ‘먼져’는 19세기 문헌에 ‘먼저’로 나오기도 한다. 이는 ‘먼져’의 제2음절 모음이 단모음으로 바뀐 어형이다. 19세기 말의 〈한불자전〉(1920)과 〈한영자전〉(1938)에도 ‘먼져’와 ‘몬져’가 함께 실려 있다. 그러나 〈국한회어〉(1895), 〈조선어사전〉(1920) 등에는 ‘먼저’만 나온다. 이로써 ‘먼저’는 ‘몬져〉먼져〉먼저’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먼저’ 형이 보이는 것은 19세기이다.
주014)
얼운이:어른이. ‘얼운’은 어원적으로 ‘어르-[交合]+-우-(사동접사)+-ㄴ(관형사형 어미)’로 분석된다. “아비 怒야 구여 얼우려커늘 孫氏 마니 댓수헤에 가 목야 엿거 〈속삼강 열:17ㄱ〉”에 ‘얼우다’가 보인다. ‘ㄹ’ 뒤의 ‘ㅇ’이 16세기에 자음의 성격을 잃게 됨에 따라 ‘어룬’으로 바뀌었다. 모음체계가 다시 정립되었던 17세기와 18세기에는 ‘어룬’이 ‘어론’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18세기 후기에 형태소 내부의 ‘ㅗ’가 ‘ㅜ’로 바뀐 변화가 일어나면서 ‘어룬’으로 굳어진 다음, 19세기에 제2음절의 모음이 ‘ㅡ’로 바뀌어 현대에 이르고 있다.
주015)
절문이와:젊은이와.
주016)
쳔니:천한 이가.
주017)
외졍의:남편의.
주018)
년치로:연치(年齒)대로. 나이 차례대로.
주019)
압희서넌:앞에서는.
주020)
먹으랴면:먹으려면.
주021)
일톄로:일체(一體)로. 한 가지로.
주022)
먼여:먼저.
주023)
야즁에:야중(夜中)에. 밤중에.
주024)
떠느서:떠내어서.
주025)
져쟉야:저작(詛嚼)하여. 씹어.
주026)
입짓설:입짓을. 입을 달싹거리거나 입맛을 봄.
주027)
소로:소매로. ‘매’가 17세기 문헌에서는 ‘소매’로 바뀌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이 당시에 ‘ㅁ, ㅂ, ㅍ’과 인접한 환경에서 ‘ㆍ’가 ‘ㅗ’로 바뀌는 산발적인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소매’가 굳어진 것이 현대어형 ‘소매’이다. 18세기부터 나타나는 ‘소’의 제2음절은 18세기 중엽에 어두 음절의'ㆍ'가 ‘ㅏ’로 바뀜에 따라 ‘ㆎ’가 ‘ㅐ’로 바뀌는 변화가 18세기 후반에 일어났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었던 표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ㅏ’의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19세기의 ‘사매, 사, 삼애’의 제1음절 ‘ㅏ’이다.
주028)
씰어서:쓸어서. ‘ㅡ〉ㅣ’의 전부모음화.
주029)
키예:키에. 쓰레받기에.
주030)
거두워서:거두어서.
주031)
문지:먼지가. ‘몬’가 19세기에 ‘몬’, ‘몬지’, ‘먼지’, ‘문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먼지’와 ‘몬지’로 정리된다. 18, 19세기에 나타나는 ‘몬지’, ‘문지’ 등은 ‘몸지’와 함께 여러 지역의 방언에 남아 있다. ‘문지’(현재 강원, 경기, 경상, 전남, 충북, 함경), ‘몬지’(강원, 경기, 경북, 전남, 충청), ‘몸지’(충청).
주032)
미츠지:미치지. 힘이나 능력 따위가 가 닿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033)
얼운:어른.
주034)
니:빨리.
주035)
야:행하여.
주036)
공경지 안넌 일으니라:공경(恭敬)하지 않는다 이른다. 원문에는, ‘불제(不弟)’라고 함.
주037)
미츠고:미치고.
주038)
얼인 거설:어린 것을.
주039)
얼인 것세:어린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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