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심신을 경계함[警戒章]
부인의 덕행은 몸 단정히 하는 것보다 큰 일이 없고, 몸 단정히 할 요체는 경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으니, 부유하고 귀하게 살면 늘 교만하게 될까 두려워하며, 가난하고 천하게 살더라도 늘 패망하고 잘못될까 두려워하며, 편안하게 살더라도 늘 환란을 두려워하여 잔을 받들어 손에 들고 있지만 늘 기울어질 듯이 여기며, 땅을 가려서 발을 디딜 때에도 늘 웅덩이에 빠지는 듯이 여기면, 한 번 스치는 미미한 생각이나 혼자 거처할 때에도 가히 삼가지 아니하지 못할 것이다. 보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나 어찌 하늘을 숨기며,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나 어찌 마음을 속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숙연
(엄숙)
히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항상 규범과 법도를 두며, 담연히 순결하여 그릇되거나 사벽한 데 간여하지 아니하고, 거동할 때에 시부모께 대하는 것같이 하며, 규문 안에서는 사보
(스승)
의 자리에 임하는 것같이 해야 한다. 어두운 데 게으르지 아니하며 밝은 데에서도 교만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행하기를 정성으로 하고 가지기를 오래도록 하여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데에서도 다르지 아니한다면, 이로 말미암아 덕이 가족에게 올바르게 베풀어지고, 행실이 천지신명에게 통하여 백 가지 행복이 다 이르게 될 것이다. 염려가 떳떳함이 있으면 행동하는 일이 반드시 잘못이 없게 되고, 근심할 것을 생각하여 미리 막음은 이로써 화를 면하기 위한 까닭이니, 잠시라도 경계하지 아니하면 재해를 모으는 것이 되며, 덕을 쌓았더라도 몸을 마치면 뉘우친들 어찌 따르리오? 이런 때문에 옛날의 그릇된 것을 보면 나는 곧 〈교훈을〉 얻는 것이 되며, 나타나지 않는 것을 근심하고 두려워하면 내 무슨 허물이 있으리오? 『
시경』에 이르기를, “너가 집에 있는 것을 보니 오히려 옥루(屋漏)에서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라고 하며, 『
예기』에 이르기를, “그 보이지 않은 데에도 경계하고 삼가며, 그 듣지 못하는 데에도 두려워한다.”라고 하니, 곧 이를 말하는 것이다.
【◯ 옥루는 집 서북(西北)의 구석진 곳이니 사람이 어두운 집에 있어도 능히 옥루에서도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