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儒曰天生五殼
正救百姓
飢厄
天福富家
正欲貧富相資
豊年樂歲
輸租以取贏
倍息以酬卷
富者
未必不籍貧者之力也
盖同鄕共里之人
有患難相恤之義
非其宗族
卽其友舊
非其傭佃
卽其比鄰
推此人心
施諸賑濟
以我有餘之粟
貸濟貧之之民
陰則天道之默相
陽則鄕曲之感恩
此張乖崖
所以歛報黃
27ㄴ
承事之兼濟
饒止翁
平價濟人而諸孫
擢高第也
論語曰君子
周急
不繼富
Ⓒ 필자 | 왕일암(중국-원) / 1345년(원나라 지정 5년)
녜 사름미 닐우듸
하히 주010) 하히: 하ㅎ[天]+-이(주격 조사). 하늘이. 이 대문의 후반부에서는 ㅎ종성이 소실된 ‘하리’의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곡식글 주011) 곡식글: 곡식(穀食)+-을(목적격 조사). 곡식을. ‘곡식글’은 중철 표기이다. 이 대문의 후반부에도 ‘곡식로’와 같은 중철 표기가 쓰였다.
내요 주012) 내요: 내-[生]+-옴(명사형 어미)+-(보조사). 냄은. 내는 것은.
히 주013) 의
주우리믈 주014) 주우리믈: 주우리-[飢]+-ㅁ(명사형 어미)+-을(목적격 조사). 굶주림을. 이 대문의 맨 앞에서는 ‘주으리-’로 쓰였다.
구호려 주015) 구호려: 구-[救]+-오-(삽입 모음)+-려(의도법 어미). 구제하려. 건지려.
코 주016) 하히
가면 주017) 가면: 가멸-[富]+-ㄴ(관형사형 어미). 부유한. ‘가멸-’의 어간 말음 ㄹ이 ㄴ 앞에서 탈락하였다.
집블 주018) 집블: 집[家]+-을(목적격 조사). 집을. ‘집블’은 중철 표기이다.
복
주샤미 주019) 주샤미: 주-[與]+-시-(높임법 선어말 어미)+-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주심이. 높임법의 ‘-시-’와 명사형 어미 ‘-옴’과 결합하면 ‘숌’이 되지 않고 항상 ‘샴’으로만 실현된다.
히
가난니 주020) 가난니: 가난-[貧]+-ㄴ(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 가난한 사람.
가며니 서르
뢰게[케] 주021) 뢰게: 뢰-(資賴)+-게(부사형 어미). 밑천으로 삼게. 의지하게. 바로 다음 문장에서는 ‘뢰’으로도 사용된 예가 있어 ‘뢰다’의 기본형도 있었던 것 같다.
시
디니 주022) 디니: (의존 명사)+-ㅣ니(서술격 조사). 것이니.
가면
예 주023) 예: [年]+-예(처격 조사). 해[年]에.
믜
셰 주024) 바티고 주025) 바티고: 바티-[貢]+-고(대등적 연결 어미). 바치고.
히 주026) 갑 주027) 받니 가며니도
가난 주028) 가난: 가난니[貧者]+-(관형격 조사). 가난한 사람의. ‘가난니’처럼 말음이 ‘ㅣ’인 명사에 관형격 조사 ‘-/의’나 호격 조사 ‘-아’가 연결되면 명사의 말음 ‘ㅣ’는 탈락한다.
힘믈 주029) 힘믈: 힘[力]+-을(목적격 조사). 힘을. ‘힘믈’은 중철 표기이다.
아니 뢰
줄리 주030) 줄리: 줄(의존 명사)+-이(주격 조사). 줄이. ‘줄리’는 중철 표기이다.
아니라
고 주031) 고: 고을[州]. 15세기에는 ‘올ㅎ’로 표기되었다.
주032) 히: ㅎ[里]+-이(주격 조사). 마을이. ‘ㅎ’은 ㅎ종성 체언이다.
사 사미 어려운 제 서르
구휼 주033) 구휼(救恤): 재난을 당한 사람이나 빈민에게 금품을 주어 구제함.
홀 줄리 잇니 제
아곳 주034) 아곳: 아[族]+-곳(강세 보조사). 친척이.
아니면 제 녯
벋디요 주035) 벋디오: 벋[友]+-이고(서술격 조사). 벗이고. ‘벋디오’는 중철 표기이다.
제
받 어우리 주036) 아니면 제 이웃히니 이 어엿비 너긴
주037) : 마음을. ‘’은 중철 표기이다.
가져셔 주어
거리쳐 주038) 거리쳐: 거리치-[濟]+-어(연결 어미). 구제하여. 건져.
내야 나믄 곡식로 가난 사믈
이면 주039) 이면: -[貸]+-이-(사동 접미사)+-면(종속적 연결 어미). 꾸어 주면. 빌려주면. 15세기 국어에서는 기본형이 ‘다’로 표기되었다.
그기션 주040) 그기션: 그기[陰]+-셔(상태의 보조사)+-ㄴ(보조사). 그윽한 데에서는.
하리 가마니
28ㄱ
셔 돕고
보 듼 주041) 보 듼: 보-[見]+-(관형사형 어미)#듸[所]+-ㄴ(보조사). 보는 데서는.
히
깃거 주042) 깃거: -[喜]+-어(연결 어미). 기뻐하여.
리니
괴아 주043) 괴아(張乖崖): 송(宋)나라 태종(太宗)과 진종(眞宗) 양대에 걸쳐 이름을 떨친 명신(名臣).
의 의
겸졔 주044) 호 야
가포며 주045) 가포며: 갚-[報]+-오며(대등적 연결 어미). 갚으며. 어미 ‘-오며’는 ‘-며/으며’의 변이된 표기이다.
요지의 갑슬
히 주046) 여 사름믈 거느리치니
손 주047) 들히
노픈 주048) 노픈: 높-[高]+-은(관형사형 어미). 높은.
급뎨호미라
【괴아와 와 요지 다 녯 어딘 사미라 주049) : (黃承事)+-ㅣ(주격 조사). 황승사(黃承事)라는 사람이.
셰예 주050) 셰예: 셰(每歲)+-예(처격 조사). 매년에.
모밀 주051) 닉거 주052) 닉거: 닉-[熟]+-거(종속적 연결 어미). 익거든.
돈 주고 바다 주053) 바다: 받-[受]+-아(연결 어미). 받아. 사서[買入].
둣다가 주054) 둣다가: 두-[置]+-어(연결 어미)+잇-(완료의 보조 형용사)+-다가(종속적 연결 어미). 두어 있다가. 두었다가. 중세 국어에서 동사 어간에 연결 어미 ‘-어’와 상태의 보조 형용사 ‘잇-’을 연결하면 완료상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동사 ‘두다[置]’를 완료상으로 표시하면 ‘두어잇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두다’의 완료형이 중세 국어에서 ‘두어잇다’로 쓰인 일은 없고 ‘두어잇다’에서 연결 어미 ‘-어’가 생략된 ‘뒷다’나, ‘뒷다’에서 다시 반모음 j가 생략된 ‘둣다’로만 나타난다는 점이 여느 동사와 다르다. 여기서는 ‘둣다가’가 쓰였지만 ≪구급 간이방≫ 권7:41ㄴ에는 “붇을 조히 시서 초아 뒷다가”에서 보듯이 ‘뒷다가’가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주055) 예 모밀히 몯 니거 민가니 주056) 민가니: 민간(民間)+-이(주격 조사). 민간이. 일반 백성이.
가난 저긔 니 주057) 니(長利): 곡식을 꾸어 주고 받을 때에는 한 해 이자로 본디 곡식의 절반 이상들 받는 변리(邊利). 대개 봄에 꾸어 주고 가을에 받는다.
주고 말도 더 받디 아니니 주058) 아니니: 아니-[不]+-니(종속적 연결 어미). 아니하니. 중세 국어에서 ‘아니-’에 유성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제외)가 연결되면 ‘아니-’의 ‘’가 수의적으로 탈락한다.
그 음덕 주059) 음덕(陰德): 남에게 알려지지 않게 행하는 덕행.
으로 소니 번연며 주060) 셰셰로 주061) 벼슬 사미 하더니라 주062) 하더니라: 하-[多]+-더-(과거 시상 선어말 어미)+-니라(평서법 어미). 많았다.
】 논어에 닐우듸 어딘 사름믄
셜워니 주063) 셜워니: 셜워-[苦]+-(ㅗ간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 고통 받는 사람. 여기서는 궁핍한 사람을 가리킨다.
쥐주고 주064) 쥐주고: 쥐주-[救]+-고(대등적 연결 어미). 구하여 주고.
가며니 주065) 가며니: 가멸-[富]+-ㄴ(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목적격 조사). 부유한 사람을.
닛디 주066) 닛디: 닛-[繼]+-디(보조적 연결 어미). 잇지. 여기서 ‘닛디 말라’라고 한 것은 부유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보태 주지 말라는 뜻이다.
말라 도다
Ⓒ 언해 | 김안국(조선) / 1518년(중종 13)
옛 선비가 이르기를, “하늘이 곡식을 냄은 바로 백성의 굶주림을 구하려는 것이고, 하늘이 부유한 집을 복 주심은 바로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서로 의지해 살게 하시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풍년에는 관청에 조세를 바치고 이자(利子)는 몇 배(倍)로 받으니, 부유한 사람도 가난한 사람의 힘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같은 고을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어려울 때 서로 구제할 줄 알고 있으니, 이는 제 친척이 아니면 곧 자기의 옛 벗일 것이고, 자기 밭의 소작인이 아니면 곧 제 이웃들이므로 이런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서 베풀며 구제해 내고 남은 곡식으로 가난한 사람을 꾸어 주면, 그윽한 곳에서는 하늘이 가만히 돕고 밝게 보는 데에서는 마을이 그 은덕을 기뻐할 것이다. 장괴애(張乖崖)와 황승사(黃承事)가 여러 사람 살리는 것을 공경하여 갚으며, 요지옹(饒止翁)이 쌀값을 풍년이나 흉년이나 한 가지로 하여 사람을 살리니 자손들이 높이 급제하였다.【장괴애와 황승사와 요지옹은 다 옛적의 어진 사람들이다. 황승사는 매년 메밀이 익으면 돈 주고 사서 두었다가 이듬해 메밀이 아직 익기 전 백성들이 가난할 때에 꾸어 주고, 받을 때는 한 말도 더 받지 아니하니 그 덕행으로 자손이 드러나며 대대로 벼슬한 사람이 많았다.】 ≪논어≫에 이르기를, “덕 있는 사람은 궁핍한 사람을 도와주고 부유한 사람에게는 보태 주지 말라.”라고 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0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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