儉者
不求奢侈之謂
朴者
不務華靡之謂
古之人君
有卑宮室而惡衣服者
有惜百金而不作露臺者
有以靑布
緣寢殿葦簾者
有宮中服御
用瓦器者
彼貴爲天子
富有四海
尙且節用
24ㄴ
况乎臣庶之家
禮制有分限
財産有窮盡而可以僭肆侈靡
不顧其後也哉
食可飽而不必求珍奇也
衣可煖而不必尙華麗也
廬可居而不必務廣大也
吉凶賓嘉
寧過於儉而不可過於奢
寧過於嗇而不可過於豊
如此則一家之所需易足
一歲之所得易給
旣免稱貸擧息
又且省事寡過
無求於人
由是
富者
可保其富
貧者
可離其貧
一家之泰由此而興矣
豈不樂哉
孔子曰以約
失之者鮮矣
Ⓒ 필자 | 왕일암(중국-원) / 1345년(원나라 지정 5년)
검타 주010) 호
샤치티 주011) 샤치티: 샤치(奢侈)-+-디(보조적 연결 어미). 사치하지.
아니호미오
박다 주012) 호
빗내 주013) 빗내: 빛나-[麗]+-ㅣ(부사 접미사). 빛나게. ‘빛’이 자음 앞에서 8종성 제한 규칙에 의해 ‘빗’으로 교체되었다.
아니시니 주014) 아니시니: 아니-[不]+-ㄹ(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ㅣ니(서술격 조사). 아니하는 것이니. 아니한다는 말이니.
녜
님구25ㄱ
미 주015) 님구미: 님굼[君]+-이(주격 조사). 임금이.
지블
기 주016) 고
오 주017) 사오나이
리도 주018) 리도: -[爲]+-ㄹ(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도(보조사). 하는 사람도.
겨시며 주019) 겨시며: 겨시-[有]+-며(대등적 연결 어미). 계시며.
그믈 주020) 앗 주021) 앗: 앗기-[嗇]+-어(종속적 연결 어미). 아끼되. ‘앗기-’는 15세기에 ‘아-’ ‘앗-’ 등으로 변이된 표기가 함께 쓰였다. 어미 ‘-’에는 삽입 모음 ‘ㅗ/ㅜ’가 선행하는 ‘-오/우’로 사용되어야 함에도 여기서는 특이하게 ‘-어-’가 선행된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아니
지리 주022) 지리: 짓-[作]+-을(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 지을 사람. 어간 ‘짓-’이 모음 어미 앞에서 ‘-’으로 교체되었다.
도 겨시며
프른 주023) 프른: 프르-[靑]+-ㄴ(관형사형 어미). 푸른. ‘프르-〉푸르-’(원순모음화).
뵈 주024) 거스로 츰뎐 주025) 츰뎐(寢殿): 임금의 침방(寢房)이 있는 전각.
발 주026) 발: 무엇을 가리기 위해 늘어뜨리는 물건. 한문 원문에 ‘위렴(葦簾)’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가느다란 갈대 줄기를 실이나 노로 엮어서 만든 발을 말한다.
션 주027) 션(縇): 옷이나 방석 등의 가장자리에 덧대는 좁은 헝겊.
도리 주028) 도리: 도-[廻]+-ㄹ(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 두르는 사람.
도 겨시며 에셔 시
그르슬 주029) 그르슬: 그릇[器]+-을(목적격 조사). 그릇을.
딜어스로 주030) 딜어스로: 딜엇[瓦器]+-으로(조격 조사). 질것으로. 질그릇으로.
시리 주031) 시리: -[用]+-시-(높임 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 쓰시는 사람.
겨시니
뎌 주032) 귀호미 주033) 귀호미: 귀-[貴]+-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귀함이. 귀하기가.
님구미시며
가며로미 주034) 가며로미: 가멸-[富]+-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부유함이.
나라 두샤 오히려 존졀여
시곤 주035) 시곤: -[用]+-시-(높임 선어말 어미)+-고(대등적 연결 어미)+-ㄴ(보조사). 쓰시고는. 어미 ‘-곤’ 다음에는 대개 ‘며’라는 부사가 온다.
며 신하
사 주036) 지비
법졔 주037) 니 주038) 니: -[定]+-ㄴ(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 +∅(zero 주격 조사). 정한 것이. ‘니’는 ‘니’의 중철 표기이다.
이시며 셰가니
그츨 주리 주039) 그츨 주리: 긏-[止, 盡]+-을(관형사형 어미)#줄(의존 명사)+-이(주격 조사). 그칠 줄이. 다할 줄이.
잇곤
히 주040) 히: 참람(僭濫)히. 분수에 넘쳐 지나치게.
샤치야
흣이를 주041) 흣이를: 흐(後)+-ㅅ(사이시옷)+일[事]+-을(목적격 조사). 훗일을.
혜디
아니려 주042) 아니려: 아니-[不]+-려(의문법 어미). 아니하랴.
바비 주043) 브를 주044) 브를: [腹]+브르-[飽]+-ㄹ(관형사형 어미). 배부를.
니오 주045) 니오: (의존 명사)+-이고(서술격 조사). 뿐이고. ‘니오’는 중철 표기이다.
구틔여 주046) 귀 거슬 말며 오 더울 니오 구틔여 빗내 말며 지블 살 니오 구틔여
너로고 주047) 크게 말며 됴 일
구즌 주048) 구즌: 궂-[凶]+-은(관형사형 어미). 궂은.
일
손 주049) 보기예
너모 주050) 검박고 너모 샤치히 말며 너모 쟉게 니언 너모
부허비 주051) 마롤디니 주052) 마롤디니: 말-[勿]+-오-(삽입 모음)+-ㄹ디니(종속적 연결 어미). 말 것이니.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마디니/마롤띠니’로 표기되었다.
이러면
짓 주053) 짓: 집의. 이는 ‘짒’이 ‘짓’으로 표기된 것이다. 명사 말음 ㅂ이 ㅅ(사이시옷) 앞에서 탈락하는 예는 중세 국어에서 유일하게 ‘집’이라는 명사에 한한다.
홀 이리 주054) 홀 이리: -[爲]+-오-(삽입 모음)+ㄹ#일[事]+-이(주격 조사). 할 일이.
쉬 주055) 쉬: 쉽게. 바로 다음에는 ‘수이’로 나타난다.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수’로 표기되었다.
치 주056) 치: -[滿]+-ㅣ(부사 접미사). 충분히.
쥰비코 주057) 예
어든 주058) 어든: 얻-[得]+-은(관형사형 어미). 얻은.
거시 수이
라아 주059) 라아: 라-[給]+아(연결 어미). 충분하여.
주060) : [他人]+-(관형격 조사). 남의.
25ㄴ
게
빋 주061) 아니 내오 일 쟉고 허믈
쟈가 주062) 사게 구홀 이리 업서
가며닌 주063) 가며닌: 가멸-[富]+-ㄴ(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ㄴ(보조사). 부유한 사람은.
그 가며롬 가졋고 가난니 그
가난 주064) 가난: 가난[貧]+-(목적격 조사). 가난을. ‘가난’은 중철 표기이다.
여희여 주065) 여희여: 여희-[離]+-어(연결 어미). 떠나. 벗어나.
지븨
부히 주066) 도외요미 주067) 도외요미: 도외-[爲]+-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됨이. 되는 것이.
일로 주068) 니러나리니 주069) 니러나리니: 닐-[起]+-어(연결 어미)+나-[生]+-리니(미래 시상 종속적 연결 어미). 일어날 것이니.
엇디
납디 주070) 납디: 즐겁지. ‘납-’에 대해서 다른 용례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설명을 일단 유보할 수밖에 없다. 그 의미는 한문 원문에 ‘낙(樂)’으로 되어 있는데다 일사본에서 ‘즐겁디’로 번역하고 있어 이에 근거하여 ‘즐겁지’로 풀이하였다. 혹시 ‘낙-’의 오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료 주071) 아니료: 아니-[不]+-료(의문법 어미). 아니하겠는가? 중세 국어에서 ‘아니-’에 유성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제외)가 연결되면 ‘아니-’의 ‘’가 수의적으로 탈락한다.
니르샤
조디 주072) 조디: 졸-[縮]+-디(명사형 어미). 간략하기. 줄이기.
호모로
그르 주073) 되리 주074) 되리: 되-[爲]+-ㄹ(관형사형 어미)+이[人](의존 명사)+∅(zero 주격 조사). 되는 사람이. 15세기에 ‘외-’로 사용되던 이 동사가 16세기부터는 ‘도외-, 도-, 도의-, 도이-’ 등의 변이된 표기로 많이 나타나고 있고 이 문헌에서도 ‘도외-, 도-, 도의-’ 등의 형태가 혼용되고 있다. 그런 중에서도 여기서는 현대어와 같은 ‘되-’의 형태가 등장한 것이다.
져그니라
Ⓒ 언해 | 김안국(조선) / 1518년(중종 13)
검(儉)하다 하는 것은 사치(奢侈)하지 않는 것이고 박(朴)하다 하는 것은 빛나게 하지 않는 것이니, 예전에 임금 중에는 집을 나직하게 하고 옷을 허름하게 입는 분도 계시며, 금을 아껴 노대(露臺)를 짓지 않는 분도 계시고, 푸른 베 조각으로 임금 침실에 있는 갈대 줄기로 만든 발[葦簾]의 가장자리를 두르는 분도 계시며, 궁중에서 쓰는 그릇을 질그릇으로 쓰시는 분도 계신다. 그 귀함이 임금이시며 부유함이 나라를 소유할 정도이지만 오히려 절약하여 쓰시는데, 하물며 신하와 서민의 집이 예법과 제도에 정한 것이 있으며 가산(家産)이 다하여 없어질 줄이 있거든, 훗날 일을 헤아리지 않고 분수에 넘게 사치하랴. 밥이 배부를 만큼 있는데 구태여 진기(珍奇)한 음식을 구하지 말며, 옷이 따뜻하게 입을 만큼 있는데 구태여 화려한 옷을 숭상치 말고, 집은 살 만한데 구태여 너르고 크게 하려고 하지 말며, 좋은 일과 궂은 일과 손님과 보는 일에 너무 검소할지언정 너무 사치하게 하지 말고. 너무 적게 할지언정 너무 허황하게 하지 말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 집의 할 일이(필요한 것이) 쉽게 충족히 준비되고, 한 해에 얻은 것이 쉽게 충분하게 되어 남에게 빚을 얻지 않으며, 또한 일이 적고 허물이 적어 사람에게 구할 일이 없다. 부유한 사람은 그 부유함을 유지하고 가난한 사람은 그 가난을 벗어나 한 집이 부유하게 되는 것이 이로부터 일어날 것이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공자가 이르시기를, “간략히 함으로 해서 그릇되는 사람은 적다.”라고 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0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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