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식기 원과
본 주001) 애 갈 제
닐우듸 주002) 닐우듸: 니르-[謂]+-우-(삽입 모음)+-듸(설명법 연결 어미). 이르되. 이르기를. 15세기 국어에서부터 설명법 어미로는 ‘-’가 일관되게 쓰였고 이 문헌에서도 변함없이 ‘-’가 쓰였는데, 이 대문에 와서는 ‘-듸’가 집중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훗 두 예 주003) 훗 두 예: 후(後)+-ㅅ(사이시옷)+두[二]+[年]+-예(처격 조사). 이 년 후에.
도라 디나갈 제 그듸 어머님
뵈오다 주004) 뵈오다: 뵈-[拜謁]+-오-(객체 높임 선어말 어미)+-리-(미래 시상 선어말 어미)+-ㆁ-(상대 높임 선어말 어미)+-다(평서법 어미). 뵈올 것이오. 객체 높임법의 ‘-오-’는 15세기 국어의 ‘--’에 해당하는데, 이는 높임법의 선어말 어미 ‘--’에 매개모음 ‘’가 연결된 형태이다. 그 후 ㅸ이 소멸되면서 ‘--’는 ‘-오-’로 변하였다. 그리고 상대 높임법의 ‘-ㆁ-’은 본래의 ‘--’에서 ‘ㅣ’가 줄고 ‘ㆁ’만으로 높임을 나타낸 것인데 이는 본래의 ‘--’보다 높임의 등급이 한 단계 낮은 경우에 쓰였다. 그리하여 여기 쓰인 ‘뵈오다’를 15세기 표기법으로, 그것도 높임의 등분을 ‘쇼셔’체로 하여 나타낸다면 ‘뵈리다’가 될 것이다.
날
고 주005) 그
날리 주006) 날리: 날[日]+-이(주격 조사). 날이. ‘날리’는 중철 표기이다.
갓가와 오거 원기
차반 주007) 라지라 주008) 라지라: -[設]+-아지라(청원의 종결 어미). 만들어 달라.
대 어미 닐우듸 두
여희여 주009) 여희여: 여희-[離]+-여(연결 어미). 여의어. 이별하여.
머리셔 주010) 닐운 주011) 닐운: 니르-[謂]+-우-(삽입 모음)+-ㄴ(관형사형 어미). 이른. 말한.
마 주012) 엇디
미드리오 주013) 미드리오: 믿-[信]+-으리오(미래 시상 의문법 어미). 믿겠는가?
닐우듸 거은
유신 주014) 유신: 유신-[有信]+-ㄴ(관형사형 어미). 신의가 있는.
사미라
그릇디 주015) 그릇디: 그릇-[違]+-디(보조적 연결 어미). 어기지. 그릇되지. ‘그릇디’에서 ‘--’는 폐쇄음 사이에서 탈락하는 현상에 따라 ‘그릇디’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현대어의 ‘깨끗하지 않다’가 ‘깨끗지 않다’로 되는 예에서도 볼 수 있다.
아니리라 어미 닐우듸 그러면
술 주016) 술: 술[酒]. 이 문헌의 10ㄴ, 21ㄱ에는 ‘수을’[酒]로 쓰였다.
비조리라 주017) 비조리라: 빚-[釀]+-오-(삽입 모음)+-리라(미래 시상 평서법 어미). 빚겠다.
그 나래
과연히 주018) 와
어믜게 주019) 어믜게: 어미[母]+-의게(여격 조사). 어머니에게. 명사 ‘어미’의 말음 ㅣ가 조사 ‘-의게’ 앞에서 탈락하였다.
절고 술 머그니 거은 범식긔
라 주020) 라: (字)+-ㅣ라(서술격 조사). 자(字)이다. 자(字)는 예전에 이름을 소중히 여겨 함부로 부르지 않았던 관습이 있어서 흔히 장가든 뒤에 본이름 대신으로 불렀던 또 하나의 이름이다.
후에 원기 되여셔 닐우듸 내
죽쟈 시[사?]졋 벋 주021) 죽쟈 시[사?]졋 벋: 죽음도 삶도 같이 할 벗. 〈규장각본〉(1727)에는 이 구절을 “죽쟈 사쟈 사괴 벗”으로 나타내고 있는데다 한문 원문에는 이를 ‘死友’(사우)로 나타내고 있어 “죽쟈 시졋 벋”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死友는 죽음을 함께 할 수 있을 만큼 극친한 벗을 가리킨다.
범거을 몯
보애라 주022) 보애라: 보-[見]+-아(연결 어미)+-ㅣ라(서술격 조사). 보아서 그러는 것이다.
이33ㄴ
고 주023) 주그니 범식기
메 주024) 메: [夢]+-에(처격 조사). 꿈에. ‘메’는 중철 표기이다.
원기
블러 주025) 블러: 브르-[呼]+-어(연결 어미). 불러. 동사 어간 ‘브르-’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어간 ‘브르-’는 ‘블ㄹ-’로 교체된다.
닐우듸 거아 내
아모 주026) 날 주거 아모
주027) : 때[時]. 이 문헌의 31ㄱ에는 ‘’로 나타난다.
주028) (送葬): 송장을 장지(葬地)로 보냄. 장사(葬事) 지냄.
니 날
닛디 주029) 닛디: 닞-[忘]+-디(보조적 연결 어미). 잊지. 어간 ‘닞-’이 자음 앞에서 8종성 제한 규칙에 따라 ‘닛-’으로 교체되었다.
아니커든
미처 주030) 미처: 및-[及]+-어(연결 어미). 미쳐.~까지 미치도록.
오나라 주031) 범식기
여 주032) 여: -[走]+-이-(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달려.
가니 마
발인 주033) 여
무들 주034) 무들: 묻-[埋]+-을(관형사형 어미). 묻을.
해 주035) 해: ㅎ[地]+-애(처격 조사). 땅에. ‘ㅎ’은 ㅎ종성 체언이다.
가쇼듸 주036) 가쇼듸: 가-[往]+-아(연결 어미)+이시-[완료의 보조 용언]+-오-(삽입 모음)+-듸(설명법 연결 어미). 가 있되. 완료의 보조 용언 ‘이시-’는 ‘이’가 탈락한 ‘시-’만으로 연결된다.
곽기 주037) 곽기: 곽(槨)+-이(주격 조사). 관(棺)이. ‘곽기’는 중철 표기이다.
아니 가거 그 어미
디퍼 주038) 디퍼: 딮-[杖]+-어(연결 어미). 짚어. 만져.
곽글
머믈워 주039) 머믈워: 머믈-[停]+-우-(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머무르게 하여. 멈추게 하여.
두고 보니
주040) : -[白]+-ㄴ(관형사형 어미)+[馬]. 흰 말.
고 주041) 우르고 주042) 우르고: 우르-[叫]+-고(대등적 연결 어미). 울부짖고.
오거 어미 닐우듸 이 거이로다 거이 와
예 주043) 예: 상여(喪輿). 송장을 싣고 묘지까지 나르는 제구(諸具).
두드리며 닐우듸
니거라 주044) 니거라: 니-[行]+-거라(명령법 어미). 가거라. 떠나라.
원가 주045) 원가: 원(元伯, 인명)+-아(호격 조사). 원백아. ‘원가’는 중철 표기이다.
길히 주046) 길히: 길ㅎ[路]+-이(주격 조사). 길이. ‘길ㅎ’은 ㅎ종성 체언이다.
다니
이리셔 주047) 여희져 주048) 여희져: 여희-[離]+-져(청유법 어미). 작별하자.
범식기 곽글 자바
니 주049) 니: -[引]+-니(종속적 연결 어미). 당기니.
나 니거늘 주050) 나니거늘: 낫-[進]+-아(연결 어미)+니-[行]+-거늘(종속적 연결 어미). 나아가매. 동사어간 ‘낫-’ 다음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오면 어간은 ‘-’으로 교체된다.
이셔 주051) 이셔: 이시-[有]+-어(연결 어미). 있어서.
묻고 나모
심므고 주052) 심므고: 시므-[植]+-고(대등적 연결 어미). 심고. ‘심므고’는 중철 표기이다.
가니라
Ⓒ 편찬 | 김안국 / 1518년(중종 13)
33ㄴ
范式與張元伯 並告歸鄕里 式謂元伯 曰後二年 當過拜尊親 乃共剋期日 期將至 元伯請設饌以候之 母曰二年之別 千里結言 何相信耶 對曰巨卿 信士 決不乖違 母曰若然 當醞酒 至其日 巨卿果至 升當拜飮 巨卿 式字也 後元伯疾篤 歎曰恨不見吾死友范巨卿 尋卒 式 忽夢見元伯 呼曰巨卿 吾以某日死 某時葬 子未我忘 豈能相及 式便馳往赴之 喪已發引 旣至壙 而柩不肯進 其母撫之遂停柩移時 乃見素車白馬號哭而來 母曰是必巨卿也 巨卿旣至 叩喪言曰行矣元伯 死生異路 永從此辭 式因引柩 於是乃前 式遂留止冢次 爲脩墳樹而去
千里相期二載餘 眼靑堂上見華裾 壽觴共進浮春色 始喜吾兒語不虛
白馬馳來是巨卿 夢中相感亦丁寧 攀號永訣柩還進 誠信應通地下靈
Ⓒ 편찬 | 김안국 / 1518년(중종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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